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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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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도시물리학: 우리는 어떻게 모여 사는가?

모빌리티 분석으로 이해하는 도시

작성자 : 박재혁·정우성·안용열 ㅣ 등록일 : 2021-05-11 ㅣ 조회수 : 757 ㅣ DOI : 10.3938/PhiT.30.010

저자약력

박재혁 박사는 미국 인디애나 대학교에서 정보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켈로그 경영 대학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계산 사회 과학 분야의 연구자로서, 그는 정보학과 네트워크 과학의 방법론들을 다양한 경제학과 경영학의 주제들 - 노동 시장 분석, 문화 산업 예측 등 - 에 적용하는 다학제적 연구를 해오고 있다. (jaehyuk.park@kellogg.northwestern.edu)

정우성 박사는 KAIST에서 복잡계 물리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Boston University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재직 중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사회물리학을 연구하고 있다.(wsjung@postech.ac.kr)

안용열 박사는 KAIST에서 복잡계 물리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Northeastern University 박사후연구원을 거쳐 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에서 재직 중이다. 네트워크 이론과 기계 학습을 이용하여 다양한 복잡계를 연구하고 있다.(yyahn@iu.edu)

How to Understand a City via Mobility

Jaehyuk PARK, Woo-Sung JUNG and Yong-Yeol AHN

Recent advancements in data science technologies have allowed researchers to utilize large-scale records of human mobility to study various topics from city growth models to tracing outbreaks and analyzing the labor market. In this paper, after introducing recent studies on human mobility using transportation data, we briefly review the existing studies by applying large-scale human mobility data to three different topics: epidemics, economics, and science of science. As the early attempts of interdisciplinary studies, these studies reveal how human mobility records can help us solve significant social, economic, and public health issues in our era.

들어가는 글

수렵과 채집을 하던 원시인들은 끊임없이 이동해야 했다. 농경이 시작되면서 방랑하지 않아도 되는 정착의 시대가 열렸고 본격적인 문명을 이루기 시작한다. 하지만 문명의 발달은 도리어 현대인들에게 다시 이동을 강요한다. 매일 집과 직장을 오가기 위해 도시 안 혹은 도시 사이를 이동한다. 교통 수단의 발달은 한반도를 불과 두 시간이면 가로지르고 드넓은 태평양도 반나절이면 건널 수 있게 했다. 보다 비옥한 토지를 찾아서 대륙을 건너던 과거처럼 새로운 직장을 찾아 낯선 도시와 국가로 이동하기도 한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도시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최근의 정보 혁명은 수없이 많은 연구 주제와 데이터를 던져준다.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자료가 축적되고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컴퓨터도 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는데 물리학자들의 기여가 커지면서, 이 분야의 인지도가 많이 올라갔다. 융합연구에서의 몸값도 꽤 높은 편이다.

교통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

한동안 도시의 이동을 이해하기 위해 대중교통망 자료를 많이 활용하였다. 우선 교통망, 가령 버스, 지하철 등의 노선 구조를 이해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마침 때맞추어 물리 분야에서 태동한 복잡계 연결망은 교통뿐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연결을 살펴보기에 최적이다.

교통망에서의 역이나 정류장은 연결망에서 점(node)으로 표시된다. 각 역을 잇는 노선은 연결망에서는 점을 잇는 선(link)이다. 초기의 연구는 대중에게 공개된 데이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항공망은 교통 데이터 연구의 대표적인 사례인데, 전세계의 비행기 노선망은 관련 국제기구(IATA)에서 공개하고 있다. 그래서 이 분야의 데이터를 다뤄보는 연습을 하려는 입문자들이 쉽게 접근하여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노선망 사이의 연결과 실제 항공망을 오가는 비행기의 통행량을 살펴보면, 특정 공항에 노선이 집중되는 척도없는 연결망(scale-free network) 특성을 관찰할 수 있다.

이외에도 버스, 철도, 지하철 등도 도시물리학의 집중적인 연구대상이다. 항공망과 마찬가지로 각 도시를 연결하는 대중교통의 노선도나 교통량의 정보가 공개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관련 연구의 문을 본격적으로 연 데이터는 미국 보스턴 지하철 노선망이었다.1) 당시 학계와 사회의 뜨거운 주목을 받던 복잡계 연결망 연구는 다양한 시스템을 구성하는 연결망의 구조를 만들어내는 법칙과 보편성을 발견했고, 이를 바탕으로 좁은세상 연결망(small-world network)이나 척도없는 연결망 등의 모형을 만들어냈다. 연결망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 연결되어 있다는 성질을 포착한 좁은세상 연결망과 연결수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설명하는 척도없는 연결망 모델은 우리가 세상을 한층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이후 보다 다양한 노선망을 복잡계 연결망으로 접근하고 이해하여 보편성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들이 시작되어, 도시 내에서의 통근,2) 글로벌 화물 이동3) 등의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로 이어진다.

Fig. 1. (a) Railroad network of Switzerland.[4] (b) Road network and its betweenness centrality of Dresden, Germany.[5]
Fig. 1. (a) Railroad network of Switzerland.4) (b) Road network and its betweenness centrality of Dresden, Germany.5)

교통 연구는 도시의 인프라와도 연결된다. 도시 내, 그리고 도시 사이의 도로나 철도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되었는지 알 수 있다면, 앞으로 새로운 도로와 철도의 건설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6)7) 교통 연결망뿐 아니라 전력망이나 상하수도 같이 생활에 밀접한 도시 인프라 역시 복잡계 연결망으로 이해할 수 있다.8)9) 어쩌면 교통망보다 더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통신과 인터넷 역시 같은 맥락으로 바라본다.10)

Fig. 2. Networks of principal roads in (a) Boston, USA, (b) London, UK and (c) New York, USA. The color corresponds to the additional travel time needed if the road is cut.[7]
Fig. 2. Networks of principal roads in (a) Boston, USA, (b) London, UK and (c) New York, USA. The color corresponds to the additional travel time needed if the road is cut.7)

물리적인 도로망에 차량과 사람의 이동량이나 패턴 분석이 더해진다면 더욱 복합적인 분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학제간 연구는 다음 절에서 보다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한편 사람들의 이동이 중력법칙을 따라, 각 도시의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 인구의 곱에 비례할 것이라는 예측이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그간 모델로만 존재하던 이동의 중력모형은 복잡계 연결망과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하여 실증적으로 밝혀지기 시작한다. 도로의 이동뿐 아니라 휴대폰 통화 등에서도 중력모형이 나타난다.11)12) 역시 물리학자들의 자연스러운 사고의 흐름을 따라, 왜 교통이나 통신 등 사람의 이동(human mobility)에서 중력모형이 나타나는지 매커니즘을 밝히는 이론연구로 연구자의 관심은 자연스레 이어진다. 최근에는 중력모형뿐 아니라 방사(radiation)에 의해 이동이 결정되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연구로 확장되는 등, 모빌리티의 근원을 밝히려는 물리학자의 추적이 계속되고 있다.

이동 데이터를 이용한 다양한 학제간 연구들

사람들의 이동 데이터에 숨겨진 통계적 패턴을 분석하는 것을 넘어, 최근의 학제간 연구는 특정 직종/집단의 이동 데이터를 이용하여 다양한 사회 현상을 설명하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전 세계적 보급은 정보산업 분야의 기업들이 대규모의 개인 단위의 이동 정보들을 수집/응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었고, 더불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온 인류의 컴퓨터를 사용한 계산 능력은 최근까지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했던 다양한 분석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이제 이러한 학제간 응용 연구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1) 이동 데이터를 이용한 전염병 연구, 2) 이동 데이터를 이용한 경제 연구, 그리고 3) 전문가의 이동에 따른 지역 과학 발전 및 새로운 아이디어의 전파.

1. 전염병 창궐 기간 동안의 인구 이동과 이에 따른 전염병의 확산

전염병, 특히 코로나19 같은 공기 매개 질병은 사람들의 이동 경로를 따라 전파된다. 따라서, 대규모 이동 연구는 초기부터 전염병 연구에 응용되었다.13)14)15) 항공망 네트워크와 승객 데이터를 이용하면 나라와 도시 사이의 전염병 전파를 시늉내고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알려졌고16)17)18) 최신 모델들은 이에 더해 출퇴근 이동 데이터, 스마트폰 데이터 등을 이용하여 더 세밀하게 전염병의 전파를 추적한다. 특히, 코로나19의 대유행 때문에 여러 스마트폰을 이용한 이동 추적 데이터들이 연구를 위해 공개되었다. 구글,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나 통신 회사들뿐만 아니라 Cuebiq, Safegraph 등 스마트폰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들에서 모은 데이터도 전염병 연구에 활발하게 쓰였다.19)20)21) 특히 이런 새로운 데이터들은 단순히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데 그치지 않고 관심지점(POI)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함으로써 POI에 대한 정보와 인구조사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전염병 모델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22)

Fig. 3. Mobility and spread of COVID-19 during January, 2020 in China (Fig. 2 in Ref. [24]). (a) Human mobility record provided by Baidu Inc., which shows a dramatic drop after January 23, 2020 (red line) - when travel restriction is started - compared to the same time in 2019 (grey line). (b) Relative movements of people from Wuhan to other regions in China. (c) Correlation of daily positive cases between Wuhan and other regions, weighted by mobility scale.
Fig. 3. Mobility and spread of COVID-19 during January, 2020 in China (Fig. 2 in Ref. 24)). (a) Human mobility record provided by Baidu Inc., which shows a dramatic drop after January 23, 2020 (red line) - when travel restriction is started - compared to the same time in 2019 (grey line). (b) Relative movements of people from Wuhan to other regions in China. (c) Correlation of daily positive cases between Wuhan and other regions, weighted by mobility scale.

COVID-19의 창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 중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들은 국민들의 지역 간 이동을 제한하거나, 자택 체류 정책들을 서둘러 시행함으로써, 해당 전염병의 전국적 전파를 막으려고 시도했다. 사람들의 휴대폰에서 얻은 이동 데이터는 이러한 정책이 실제로 사람들의 이동을 줄이는 효과가 있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를 통해 전파 속도가 늦춰졌는지를 분석할 기회를 제공해주었다.23) 예컨대, 중국 우한 지역 주민들의 실시간 이동 및 여행 기록 데이터를 활용한 연구들24)25)은 중국의 우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초반의 강력한 이동 제한 조치가 실제로 COVID-19의 전파를 늦추는 데에 어떠한 역할을 했는지를 질병 전파 모델과 실제 데이터를 함께 사용하여 보여주었다. 미국의 주 단위에서 행해진 자택 체류 명령의 효과를 분석한 최근의 연구26)는 미국 내에서는 정책 자체의 효과보다 사람들의 자발적인 이동 감소가 더 컸음을 보여주었다.

연결망 이론과 계산 능력의 발전은 대용량의 인구 이동 데이터 분석을 가능하게 했을 뿐 아니라 새로운 모델과 대규모 시늉내기를 활용한 분석을 가능하게 하였다. Kojaku et al.의 최근 연구27)는 소셜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친구 관계의 역설(Friendship Paradox)”과 다른 통계적 치우침을 고려하면, 전염병의 접촉자 추적 조사(contact tracing) 방법에 있어서 역방향 접촉자 추적 조사(backward tracing)가 순방향 접촉자 추적 조사(forward tracing)에 비해 실제 효과적임을, 인공적인 소셜 네트워크와 실제 이동 데이터로부터 얻어진 대학생들의 소셜 네트워크 양쪽 모두에서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여주었다. 휴대폰 데이터를 이용, 9천 8백만 명의 사람들의 세부 지역(census block group)으로부터 각종 관심 지점(POI) 간의 이동을 54억 개의 링크로 연결한 네트워크에 SEIR(susceptible-exposed-infectious-removed) 모델을 적용한 최근의 다른 연구22)는 사람들의 세부적인 이동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면 단순한 SEIR 모델로도 실제 확진자 추이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 연구의 모델은 (1) 소수의 관심 지점들이 슈퍼전파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균일하게 지역 내의 이동을 제한하기보다는 각 관심 지점의 최대 수용 인원을 줄이는 것이 방역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였다. 또한 (2) 인종적/사회경제적 소외 계층들은 직업/업무에 따른 이동을 갑자기 줄이기 힘들다. 그래서 이들이 주로 가던 공통의 관심 지점은 이전처럼 붐비는 위험지역이 된다. 이것이 소외 계층에서 전염율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는 것도 예측하였다.

2. 직장 이동 및 출퇴근의 이동의 패턴과 이에 따른 지역 경제의 발전

현대 사회에서 대부분의 지역 간 이주 및 도시들 간의 잦은 이동은 일 때문에 이루어진다. 구직에 성공한 사람들 혹은, 기존의 직장보다 더 나은 조건의 직장을 찾은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직장 근처로 이주한다. 그리고 이주한 도시에서, 그 사람들은 매일 자신들의 직장으로 출퇴근을 반복하며 잦은 이동을 반복한다. 따라서, 대용량의 노동자들의 이동 데이터를 분석, 직장 이동 패턴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현대 경제 시스템을 이해하려는 연구들이 최근에 활발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노동자들의 출퇴근은 어떤 패턴을 보일까? 대도시의 교통카드 기록을 활용한 최근의 한 연구는, 출퇴근 이동에 숨겨진 보편성을 보여주었다.28) 이 연구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의 기간 동안 중국 베이징 주민들의 출퇴근 패턴을 교통카드의 기록들을 통해 분석하여 평균 출퇴근 이동 시간이 사람들의 거주지/직장의 변화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약 45분의 출퇴근 시간을 기준으로, 이보다 길게 출퇴근하던 사람들은 새로운 직장/거주지로 옮긴 후 출퇴근 시간이 줄어드는 반면, 이보다 짧게 출퇴근하던 사람들은 새로운 직장/거주지로 옮긴 후 출퇴근 시간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음을 보였다. 직장인들이 출퇴근 시간과 거주 비용과의 상충관계를 고려해서 결정함으로써 나타나는 이러한 이동 패턴은 경제 혹은 사회 정책을 통해 변화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수도권의 출퇴근은 또 다른 측면을 보여주기도 한다.29) 아침 일찍 주거지에서 직장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정작 퇴근 후에는 곧바로 집으로 가지 않는다. 저녁 회식 역시 일과의 연장인 탓인지, 많은 한국인은 퇴근 후에도 번화한 곳을 들렀다가 밤늦게 귀가하는 패턴을 보여준다. 특히 강남은 상당히 특이한 특성을 갖고 있다.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직장과 회식, 혹은 밤문화를 즐기는 장소가 다양하다. 가령 분당에 거주하는 사람이 종로에 있는 직장을 다니고, 저녁 모임은 사당에서 가지는 식이다. 하지만 강남 지역은 마치 독립된 섬처럼, 강남에 사는 이의 상당수가 강남 지역으로 출근하고 저녁에도 강남에서 시간을 즐기다가 퇴근하는 경향이 강하다.

노동자들의 직장 이동은 지역 및 산업 간의 지식 교류를 촉진시키면서 지역 및 산업 경제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지역 내에서도 지역 내 노동자들의 활발한 직장 이동은 더 많은 배움의 기회를 제공할 뿐 아니라, 각 노동자들이 본인들에게 더 적합한 직업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줌으로써 지역 생산성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30) 회사나 공장의 입장에서도 다양한 지역의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것이 - 특히 대도시에 위치한 회사나 공장일수록 - 더 많은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1) 나아가, 직장인들의 국제 업무 출장 기록을 분석한 최근의 한 연구32)에서는, 한 국가의 특정 산업의 성장이 그 국가에 방문한 국제 업무 출장의 정도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법인 카드의 해외 지출 내역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이 연구에 따르면 특정 산업이 성장한 어떤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의 국제 업무 출장은, 관련 지식의 전파를 통해, 그 방문 국가들의 해당 산업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의 경제가 점점 더 지식 기반 산업들이 중요해지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새로운 지식의 생성과 전파를 돕는 노동자들의 이러한 직장 간 이동들은 현대의 경제 시스템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들을 가진 커리어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링크드인 (LinkedIn)이 가진 전 세계의 다양한 직장인들의 커리어 기록들을 활용하여 네트워크 관점에서 지역-산업 클러스터의 구성을 살펴본 최근의 연구33)는 노동자들의 지역, 산업 간 이동 기록들이 현대 경제의 구조를 분석하고 이해하는 데에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Fig. 4. Hierarchical structure of the labor flow network in Ref. [33] with two examples. (a) Clustering structure in the highest level, where each node represents each geo-industrial cluster and the size of node represents the size of employment in the geo-industrial cluster. (b)‑(e) Two examples to show the structures of lower level clusters in the labor flow network. Entropy figure for each network shows the relative entropy reduction, by moving to the lower level sub-network. (b),(c)Example of banking industry, where firms are clustered more by sub-industries than sub-regions. (d),(e)Example of retail, consumer good, and healthcare industry in US Midwest and South, where firms are clustered more by sub-regions than by sub-industries.
Fig. 4. Hierarchical structure of the labor flow network in Ref. 33) with two examples. (a) Clustering structure in the highest level, where each node represents each geo-industrial cluster and the size of node represents the size of employment in the geo-industrial cluster. (b)‑(e) Two examples to show the structures of lower level clusters in the labor flow network. Entropy figure for each network shows the relative entropy reduction, by moving to the lower level sub-network. (b), (c) Example of banking industry, where firms are clustered more by sub-industries than sub-regions. (d), (e) Example of retail, consumer good, and healthcare industry in US Midwest and South, where firms are clustered more by sub-regions than by sub-industries.

이 연구에서는 노동자들의 회사들 간 이동 기록들을 바탕으로 회사들 간의 노동 흐름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 네트워크에 클러스터링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사람들의 실제 이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회사들 간의 군집을 정의하였다. 그 결과, 비슷한 지역이나 산업에 위치한 회사들일수록 한 그룹에 묶이는 경향을 보였고, 이러한 군집에 있어서 지역 - 산업의 상대적 중요성은 해당 지역-산업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살펴보는 지역-산업 범주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그림 2 참조]. 나아가, 이 연구는 어떠한 지역 - 산업 클러스터에 고학력 노동자들이 몰리고 있는지, 그리고 이렇게 떠오르는 지역 - 산업 클러스터에 오는 고학력 노동자들이 주로 가진 직무 기능들은 무엇들인지를 분석해봄으로써 현대 경제 발전의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였다. 특히, 직무 기능의 밀접성은 직장 이동 패턴-특히나 다른 산업들 간의 직장 이동 - 뿐만 아니라 지역 노동 시장의 탄력성을 이해하고 예측하는 데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음을 최근의 연구들은 보여주고 있다.34)35)

3. 과학자, 발명가들의 이동에 따른 지역 과학 발전 및 새로운 아이디어의 전파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일반적인 노동자들의 직장 이동은 그들의 직무 능력과 아이디어의 이동과 교류를 통해 지역/국가의 사회 및 경제 발전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한 혁신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특정 직업군 - 과학자 혹은 발명가 - 들의 이동은 사회 및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크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관심을 가져왔다. 이와 더불어, 최근 Thomson Reuters, Microsoft와 같은 회사들이 각각 Web Of Science(WOS), Microsoft Academic Graph와 같은, 과학자들과 그들의 소속 기관 및 연구 실적들에 관한 대용량의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하기 시작하면서, 최근 이 분야의 연구는 더욱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들의 이동은 지역/국가의 학문 및 산업 발전에 영향을 미칠까? 과학자들의 이동은 그들 자신들의 협업 네트워크에 변화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전체 과학계의 협업 네트워크에서도 새로운 링크를 만들고 기존의 링크를 약화시키면서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36) 구 소련 시절 미국으로 건너온 러시아 과학자들이 미국 학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최근 연구37)는 러시아 과학자들이 건너온 후 구소련 지역의 연구들이 다른 연구들에 비해 더 많이 인용되는 결과를 보여주면서 과학자들의 물리적 이동이 실제로 국가들 간 과학 성과들의 교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효과는 과학자들뿐만이 아닌 발명가들의 이동에서도 찾아볼 수 있어서, 나치 치하의 독일에서 독일의 화학분야 발명가들이 미국으로 이주해 온 후,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 분야의 미국 특허가 유의미하게 증가된 사실을 찾아볼 수 있었다.38)

과학자들의 직장 이동은 어떠한 패턴을 가지고, 그들의 향후 연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까. Sugimoto et al.의 최근 연구39)는 전 세계 과학자들이 어떤 국가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전 세계의 지역들을 Incubator, Producer, 그리고 Recruiter의 역할들로 나누어 보여주었다. 과학자들의 연구 기관 이동은 다른 직업군들처럼 지역/분야별로 비슷한 곳들 사이에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는 반면,40) 다른 직업군들과는 다르게 연구 기관의 순위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41) 최근에 OECD에서 이루어진 연구42)에 따르면 과학자들의 국가 간 이동은 주로 대학/대학원 수준의 유학을 통해 이루어지고, 일반적으로 양방향으로 이뤄지며, 비자 발급 절차와 같은 정책적 접근성도 그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과학자들의 이동은 이동 후의 그들의 연구 실적과도 관련이 있어서, 엘리트 연구 기관에서 낮은 순위의 연구 기관으로 옮긴 과학자들은 이후의 연구 실적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주었다. 연구 기관의 순위는 과학자들의 기관 이동뿐 아니라 그들의 구직 활동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컴퓨터 공학, 경영학, 그리고 역사학의 서로 다른 세 분야의 19,000명에 가까운 교수들의 임용 실적을 분석한 최근 연구43)는 대학원생들의 학계의 교수 임용에서 학위를 받은 학교의 명망이 상당히 중요하고,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학교들 간의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었다. 직장 이동과 유사하게, 과학자들의 교수 임용을 통한 기관 이동도 새로운 아이디어나 연구 기술의 교류 및 전파에 중요한 경로가 되기 때문에, 이러한 임용에서의 명망에 따른 불평등은 다시 아이디어 전파 능력에서의 불평등을 야기하여 현재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44)

나오는 글

사람의 이동에는 삶의 모습이 온전히 담겨있다. 집과 직장을 오가며, 여가를 즐기기 위한 이동을 한다. 사람들이 오가는 데이터에서 단지 움직임 이외의 많은 것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가 넘치는 요즈음은 더욱 그러하다. 보다 편리한 교통망의 구축을 넘어서서 지역 산업을 이끄는 것뿐 아니라 과학의 발전을 이끌고 전염병 확산을 막아 전 인류의 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 현대인의 대부분은 도시에서 생활한다. 지금도 수많은 도시들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쏟아내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는 학자들의 분석을 기다린다.

각주
1)V. Latora and M. Marchiori, Physica A 314, 109 (2001).
2)G. Chowell, J. M. Hyman, S. Eubank and C. Castillo-Chavez, Phys. Rev. E 68, 066102 (2003).
3)P. Kaluza, A. Koelzsch, M. T. Gastner and B. Blasius, J. R. Soc. Interface 7, 1093 (2010).
4)M. Kurant and P. Thiran, Phys. Rev. E 74, 03611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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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M. Batty, Cities and Complexity (MIT Press, Cambridge,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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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R. Albert, I. Albert and G. L. Nakarado, Phys. Rev. E 69, 025103 (2004).
10)S.-H. Yook, H. Jeong and A.-L. Barabasi, Proc. Natl. Acad. Sci. (USA) 99, 13382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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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L. Hufnagel, D. Brockmann and T. Geisel, Proc. Natl. Acad. Sci. (USA) 101, 1512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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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V. Colizza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103, 201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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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D. Brockmann and D. Helbing, Science 342, 1337 (2013).
19)A. Aleta et al., Nature Human Behaviour 4, 964 (2020).
20)Y. Xu, Riccardo Di Clemente and Marta C. González, EPJ Data Science 10, 1 (2021).
21)N. E. Kogan et al., Science Advances 7, eabd6989 (2021).
22)S. Chang et al., Nature 589, 82 (2021).
23)Kyra H. Grantz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1, 1 (2020).
24)Moritz U. G. Kraemer et al., Science 368, 493 (2020).
25)Matteo Chinazzi et al., Science 368, 395 (2020).
26)Chenfeng Xiong et al.,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17, 20200344 (2020).
27)Sadamori Kojaku et al., Nature Physics 17, 652 (2021).
28)Jie Huang et al., Proc. Natl. Acad. Sci. (USA) 115, 12710 (2018).
29)K. Lee et al., Journal of the Korean Physical Society 57, 82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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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Michele Coscia, Frank M. H. Neffke and Ricardo Hausmann, Nature Human Behaviour 4, 1011 (2020).
33)Jaehyuk Park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0, 344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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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Esteban Moro et al., Nature Communications 12, 1 (2021).
36)Alexander M. Petersen,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 15, 20180580 (2018).
37)Ina Ganguli, Journal of Labor Economics 33, S257 (2015).
38)Petra Moser, Alessandra Voena and Fabian Waldinger, American Economic Review 104, 3222 (2014).
39)Cassidy R. Sugimoto et al., Nature News 550(7674), 29 (2017).
40)Luca Verginer and Massimo Riccaboni, Applied Network Science 5(1), 1 (2020).
41)Pierre Deville et al., Scientific Reports 4(1), 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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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Allison C. Morgan et al., EPJ Data Science 7(1), 4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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