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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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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우주가 온다

우리나라 달 탐사의 과학임무

작성자 : 김주현 ㅣ 등록일 : 2021-08-06 ㅣ 조회수 : 3,622 ㅣ DOI : 10.3938/PhiT.30.021

저자약력

김주현 박사는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에서 목성과 토성 대기의 근적외선 분광관측에 관한 연구로 2007년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후 박사후연구원으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 NASA의 JPL(제트추진연구소)에서 토성탐사선 카시니 호를 이용한 토성 대기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고,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UW-Madison)의 SSEC(우주과학 및 공학연구소)에서 허블우주망원경의 관측자료를 이용한 천왕성 대기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였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우주탐사 과학임무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탐사 프로젝트인 달탐사 개발 사업에 참여하여 달 탐사에서 획득될 과학자료를 관리하는 시스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kl0630@kari.re.kr)

Science Missions of the Korean Lunar Exploration Program

Joo Hyeon KIM

The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KPLO), which is the Korean first lunar and space exploration spacecraft, will be launched in August 2022 and arrive in a lunar orbit in December 2022. The KPLO will carry out nominal missions while in a lunar polar orbit an ~100-km altitude for one year. The KPLO has five lunar science mission payloads and one technology demonstration payload in order to achieve their own science and technology goals. The science payloads consist of four Korean domestic instruments and one internationally collaborated science instrument for scientific investigations on the lunar surface and in a space environment. The Korean dometstic science instruments are the gamma-ray spectrometer named KGRS, the wide-angle polarimetric camera named PolCam, the fluxgate magnetometer named KMAG, and the high resolution camera named LUTI. The name of the internationally collaborated science instrument is ShandowCam, which was developed by Arizona State University, U.S., and funded and managed by NASA. The science data acquired by the science payloads will be released to the public in order to enhance scientific and educational achievements. The science data acquired by each science instrument will be archived and released through the web sites of the KPDS (KARI Planetary Data System) for the Korean science instruments and the NASA PDS (Planetary Data System) for the internationally collaborated science instrument.

들어가는 글

요즘 인터넷이나 TV를 통해서 어디에선가 한 번쯤 들어 봤을 만한 IT 기업이 로켓을 발사했다거나, 어느 괴짜 CEO가 우주를 다녀왔다거나, 어디에선가 우주탐사선이나 우주망원경을 보낼 것이라는 등 하루가 멀다하고 우주탐사, 우주개발에 관한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 덕분인지 과거에는 우주라고 하면 ‘안드로메다’만큼 먼 이야기이며,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 생각했을 사람들도 ‘우주개발’과 ‘우주탐사’를 일상 속 평범한 대화 소재로 삼곤 한다. 이러한 우주에 대한 높아진 관심은 수십 년 전 냉전 시대의 산물로 등장한 ‘제1의 우주개발 전성시대’의 ‘우주’와는 달리, 지금의 ‘제2의 우주개발 전성시대’에서는 지적 호기심의 발로이자 인류의 평화적 활동 영역 확장이며, 또 하나의 자연이라는 의미의 우주가 요즘 우리가 이야기하는 바로 그 ‘우주’가 되었다. 특히 우리나라도 올해 차세대 중형위성의 발사성공,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의 개발, 그리고 지난 6월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로 미사일 지침 종료와 아르테미스 약정의 체결이라는 굵직굵직한 우주분야에서의 성과를 이루면서 높아진 우리나라의 우주분야 기술성숙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덕분에 우주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 산업계, 학계의 참여 노력도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1992년 8월 우리나라의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성공함으로써 ‘현대적’ 의미의 우주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물론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부터 독보적인 천문관측기기와 천문서적, 관측기록 등을 갖고 있는 천문우주과학의 강국이었으며, 고려시대의 주화(走火), 조선시대의 신기전(神機箭)과 같은 로켓기술의 원형을 개발한 적 있는, 그 어느 나라의 우주개발 역사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었으나, 일제침략 시기와 6·25 전쟁을 치르면서 천문우주분야의 과학과 기술은 뒷걸음질치게 되었다. 그러나 손에 꼽을 만큼의 숫자에 불과했던 대학 내 천문우주과학 및 항공우주분야의 학과가 1980년대 이후부터 급격히 늘어나면서 우주분야의 인재 양성에 속도가 붙었다. 게다가 지금까지 10여 기의 중·대형 인공위성 개발과 로켓 엔진 개발에 성공하면서 우주분야에서의 성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대학에서 대학생과 대학원생들도 초소형 위성개발에 성공하면서 우주분야의 교육기반은 더욱 체계적으로 다져지게 되었다.

Fig. 1. The Korean first lunar exploration program, 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KPLO has five science payloads and one technology demonstration payload. Ⓒ한국항공우주연구원
Fig. 1. The Korean first lunar exploration program, 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KPLO has five science payloads and one technology demonstration payload.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현재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개발 분야에서 세계적 실력을 인정을 받고 있으며, 위성의 수출과 위성영상의 보급 분야에 있어서도 크게 성장하였다. 특히 몇 년 전 국제회의에서 아랍에미레이트 우주탐사국(UAESA) 관계자를 만났을 때 아랍에미레이트가 우주개발 분야에서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랍에미레이트는 최근 화성까지 우주탐사, 우주개발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으며, 이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신흥 우주개발 국가인 만큼 그들이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위성분야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단적인 예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위성기술에 있어서는 이미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으나 지구궤도를 벗어나 심우주를 향한 우주탐사 분야에서만큼은 아직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발사된 지 정확히 30년이 되는 내년 8월,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탐사선인 시험용 달 궤도선 KPLO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가 발사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달 착륙, 소행성 탐사 등 지구 궤도를 벗어난 다양한 우주탐사 임무 또한 계획되어 있다. 바로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우주탐사 시대가 열리게 되는 것이다.

서 론

우리나라는 2007년 발표한 제1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의 우주개발사업 세부실천로드맵에서 (달에 착륙하지 않고 달 주변을 도는) 달 궤도선과 달 착륙선을 각각 2020년과 2025년에 발사하는 계획을 수립하여 밝힌 바 있다. 그 후 2011년 제2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서 이를 수정하여 달 궤도선은 2023년에, 달 착륙선은 2025년으로 그 발사일정을 변경하였다. 그 후 2013년 대통령 후보의 공약으로 달 궤도선은 2017년에, 달 착륙선은 2020년으로 발표되었고, 당시 대통령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발사 일정이 앞당겨지게 되었다. 그런데 달 탐사 개발 사업이 시작된 시기가 2016년이니, 앞서 언급된 모든 일정들은 모두 본격적으로 달 탐사 개발 사업이 착수되기 이전에 나온 일정들이었다. 물론 대부분의 대형 연구개발사업의 계획이 사전 기획연구나 타당성 조사와 같은 면밀한 사전 연구를 통해서 수립되지만, 당시 우리나라는 우주탐사 경험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현재도 우주개발 선진국이라 불리는 나라들도 우주탐사선을 개발할 때 실제 일정보다 지연되는 것은 흔한 일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달 궤도선 개발이 얼마나 걸릴지에 대해서 단정짓기는 무척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단지 달 궤도선 개발을 수행하는 연구진들은 계획된 일정에 발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어쨌든 많은 우여곡절과 만고의 노력 끝에 드디어 우리나라의 우주탐사를 위한 노력의 첫 결실인 달 궤도선 발사가 이제 불과 1년도 남지 않았다. (사실 달 궤도선이 지구에서 발사되어 달 궤도까지 도달하여 본격적인 임무를 수행하기까지 약 4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므로 실제로는 1년이 조금 더 남은 셈이기도 하다.) 그런데 1960년대부터 여러 번 탐사선을 보냈고, 심지어 사람도 다녀왔던 곳이 ‘달’인데 왜 우리나라는 지금 또 달에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것일까?

달은 지구의 밤하늘에서 가장 밝고, 가장 크게 보이는 천체이며,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며, 가장 가까우며, 인류가 유일하게 발을 디뎌본 천체이다. 그러나 그에 비해서 우리는 달에 대해서 생각보다 아는 것이 많지 않다. 누군가로부터 ‘달에 대해서 아는 대로 쓰시오’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우리가 쓸 수 있는 답은 얼마나 될까? 달에 대해서 특별히 관심을 갖거나, 달에 대한 정보를 구체적으로 찾아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지구의 유일한 위성이다’, ‘보름달, 반달, 그믐달로 모양이 변한다’, ‘태양빛을 반사해서 밝다’, ‘대기가 없다’, ‘밤낮의 온도차가 크다’, ‘달의 크기는 지구의 1/4 정도이다’, ‘달에 가면 물체의 무게가 1/6밖에 나가지 않는다’ 정도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조금 더 더한다면 ‘지구에서 달까지의 거리가 평균 38만 km 정도 되지만 1년 중 가장 가까워질 때에는 평상시보다 크게 보여서 슈퍼문이라고 부른다’, ‘달은 항상 같은 면만 지구를 바라보고 있다’ 정도까지도 쓸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조금 더 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달에도 작은 지진이 종종 일어난다’든지, ‘자원으로 쓸 만한 광물이 많다, 달에 물이 있을 수도 있다’, ‘작은 운석이 지금도 달에 떨어지고 있다’, ‘달이 생겨난 원인에는 몇 가지가 있다’ 정도를 더 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구체적인 내용까지 이야기하라고 하면 쉽게 답하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달에 대한 연구를 하는 사람도 – 그 대답의 깊이에 있어서는 차이가 나겠지만 – 쓸 수 있는 답의 가지 수를 따져보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들은 수천, 수만 년 동안 달을 바라보며 수많은 예술, 문학작품에서 묘사하고 노래를 불렀지만 그에 비해서 ‘달’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처럼 달은 풀지 못한 과학적 호기심을 잔뜩 안고 있으며, 심우주를 향한 우주탐사의 전초기지이자, 인류가 개척해야 할 새로운 터전이기 때문에 지금, 그리고 앞으로 한 동안은 간 적이 있더라도 가고, 또 갈 필요가 있다.

KPLO와 과학탑재체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이자, 지구 궤도(지구 주변에 떠 있는 인공위성이 다니는 길)를 벗어나 지구가 아닌 다른 천체인 달을 탐사하는 우리나라 첫 번째 우주탐사 프로젝트로 개발된 우주탐사선이 시험용 달 궤도선, 바로 ‘KPLO’이다.

KPLO는 미국 SpaceX사의 팰콘 9(Falcon 9) 발사체(로켓)를 이용하여 플로리다의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2022년 8월에 발사될 예정이다. 그리고 발사 후 약 4개월 동안의 여정을 지나 같은 해 12월 중순경에 달 궤도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PLO는 달 표면으로부터 평균 약 100 km 고도를 유지하며 달의 북극과 남극을 지나는 궤도로 하루에 12번, 즉 2시간마다 달을 한 바퀴씩 돌게 된다. 1년 동안 달 궤도에서 우주탐사를 위한 기술을 시험하고, 과학연구를 위한 달 표면과 주변 우주환경을 관측, 측정하는 임무, 즉, 과학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러한 임무들을 수행하기 위해서 KPLO에는 5대의 과학탑재체와 1대의 기술검증탑재체가 실린다.1) 과학탑재체는 말 그대로 과학임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KPLO에 탑재되는 장비로써 이들은 각각 고유의 과학 목적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기술검증탑재체는 우주에서 사용하기 위해서 새롭게 개발된 기술이 우주환경에서 잘 작동하는지 검증하기 위한 탑재체이다. 이와 같이 KPLO에 탑재된 과학탑재체와 기술검증탑재체가 각각 어떤 임무를 수행할 것인지 다음 본문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또한 이들 과학탑재체가 달 표면과 달 주변 우주환경을 관측․측정하여 얻은 달 과학 자료는 과학자들뿐만 아닌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에 공개될 예정이다. 과학자료의 공개는 어떻게 이루어질지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 자기장측정기(KPLO Magnetometer, KMAG)

Fig. 2. KMAG (Kplo MAGnetometer). ⓒ한국항공우주연구원/경희대학교
Fig. 2. KMAG (Kplo MAGnetometer). ⓒ한국항공우주연구원/경희대학교

달은 지구와 달리 전구적인(Global) 자기장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만약 달로 여행을 간다면 지구에서처럼 나침반을 이용해서 길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물론 요즘 지구에서도 나침반을 이용하여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경우는 흔치 않지만, 차량용 네비게이션이나 휴대폰의 지도 앱(App) 등과 같은 GPS (Global Positioning System)를 기반으로 하는 장치도 달에서 이용할 수 없다. 여기서 잠깐 본론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하면, 달에서 GPS를 이용한 장치 – 예를 들어 차량용 네비게이션 – 는 사용할 수 없다. 그 이유는 GPS는 지구 주변 상공 20,180 km에 떠있는 24개의 인공위성(실제로는 2021년 7월 현재 운영 중인 GPS 위성의 수는 31개)을 이용하여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장치인데 달은 이들 위성보다 훨씬 멀리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우주환경이 갖는 공간적 특수성(극저온, 진공, 무중력, 고방사능 등)과 함께 GPS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도 달 탐사가 지구에서의 탐험보다 더 어려운 이유 중 하나이다.

달에 자기장이 없는 것은 달의 내부구조가 지구와 다르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지구의 내부는 유체상태의 맨틀과 외핵이 존재하고, 이 유체상태의 물질 속에 포함된 도체가 움직이면서 자기장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자기장 생성원리를 다이나모 이론이라고 하는데 달의 내부구조에는 유체상태의 물질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다이나모 이론에 의한 자기장이 존재할 수가 없다. 그러나 달에는 전구적인 자기장은 존재하지 않지만, 달 표면 일부 지역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강한 자기장이 관측되고 있다. 이러한 국지적인 강한 자기장이 나타나는 현상을 자기이상(Magnetic anomaly)이라고 하며 달 과학자들에게는 주요 연구대상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이는 과거에 있었던 달의 내적(화산, 지진 등), 외적 요인(운석충돌 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자기이상을 연구함으로써 달의 과거를 알려줄 수 있는 단서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인 자기이상 지역으로는 달 표면에 소용돌이 문양으로 보여주는 루나 스월(Lunar Swirl)이라는 형태의 지형이 있으며, 이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라이너 감마(Reiner Gamma)이다. 루나 스월은 소용돌이 형태의 밝은 무늬를 띤 지역으로 자기이상 외에도 이러한 소용돌이 무늬가 왜 생겨났는지도 달 과학자들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KPLO에 탑재되는 자기장측정기인 KMAG의 주요 관측 대상 지역 중 하나도 바로 루나 스월이다.

KPLO에 탑재되는 자기장 측정기인 KMAG는 경희대학교 우주탐사학과에서 개발하였으며, 자기장의 방향에 따른 세기를 측정할 수 있는 플럭스게이트(Fluxgate) 자기장측정기이다. KMAG는 ±1000 nT(나노 테슬라)의 자기장 세기 범위 내에서 0.2 nT보다 작은 미세한 자기장의 변화까지도 측정할 수 있는 성능을 갖는다.2)

KMAG는 전자장치가 들어있는 전장박스와 붐(Boom)이라고 불리는 1.2 m 길이의 탄소섬유 막대로 구성되며[그림 2], 붐에는 3개의 정밀 자기장 측정센서가 장착되어 있다.2) 붐은 KPLO 발사 시에는 접혀 있다가 달 궤도에 도착한 후 펼쳐져 달 주변의 자기장을 측정하며 루나 스월뿐만 아닌 달 주변 우주환경의 자기장을 측정하는 과학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2. 감마선 분광기(KPLO Gamma-Ray Spectrometer, KGRS)

Fig. 3. KGRS (Kplo Gamma-Ray Spectrometer).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
Fig. 3. KGRS (Kplo Gamma-Ray Spectrometer).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지질자원연구원

과거 1960~70년대 미국과 (구)소련 간의 우주경쟁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달 탐사의 주요 목적이 지구를 벗어나서 우주공간을 지나 달로 가는 기술, 달에 착륙하는 기술, 사람이 우주에서 생존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것이었고, 이를 세계무대에 경쟁적으로 내세우며 국력을 과시하였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과학탑재체는 달 탐사선에 실려 보내졌고 주로 달 표면의 사진을 찍거나 지질학적 탐사를 수행하는 임무를 수행하였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와서 한동안 달 탐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다가, 냉전시대가 끝나고 1990년대부터 미국을 비롯하여 유럽, 중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 의해서 다시 달 탐사가 시작되었다. 그 주요 목적도 특정 국가와의 경쟁보다는 과학임무와 우주에서 활용할 다양한 기술에 대한 시험이 우선되었다. 특히, 달은 대기가 없기 때문에 지질학적 탐사가 중심이 되었고, 그 중 달에 존재하는 여러 광물들과 원소에 대한 많은 정보가 수집되었다. 이에 지구 지름의 1/4 크기, 질량은 약 1/81에 불과한 달이지만 인류가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자원들이 매우 풍부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달 탐사의 주요 목적 중에 하나로 등장한 것이 자원탐사이다.

희토류(Rare Earth Element, REE)라고 불리는 활용가치는 높은데 비해서 지구상에 존재하는 양이 많지 않은 원소들이 최근 달 탐사를 통하여 달에 상당량이 존재한다는 것이 알려지게 되면서 큰 주목을 받게 된다. 특히 달 탐사에 있어서 희토류와 함께 달의 암석과 광물을 구성하는 주요 원소이며 달의 지질역사를 연구함에 의미가 큰 칼륨(화학기호: K)과 인(화학기호: P)을 더하여 KREEP(K-REE-P)이라고 하여 달 탐사의 주요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KPLO에 탑재되는 과학탑재체 중 감마선분광기인 KGRS (KPLO Gamma-Ray Spectrometer)는 이러한 KREEP의 양과 분포를 비롯하여 달의 표면을 구성하는 광물과 원소들의 분포에 대한 감마선 분광지도를 만드는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이와 함께 핵융합의 연료로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불리는 헬륨-3(He-3)가 달에는 약 100만 톤 정도가 존재한다고 연구되었다. 이는 향후 지구뿐만 아니라 달 기지에서의 에너지원으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헬륨-3 분포에 대해서 조사하는 임무도 수행할 것이다.

달에는 대기는 없지만 1990년대부터 이루어진 다양한 달탐사 과학임무 덕분에 물(얼음)이 존재한다는 간접적인 증거들이 많이 관측되고 있다. 이에 많은 달 과학자들은 달의 물 존재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여 연구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서도 KGRS는 탐사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KGRS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개발을 맡고 있으며, 지금까지 달 표면을 탐사했던 다른 감마선 분광기보다 더욱 민감하고 넓은 에너지 영역을 측정할 수 있도록 개발되고 있다. 특히 KGRS는 KPLO 임무기간인 1년 동안 달 표면 전체의 물, 산소, 헬륨-3, 철, 칼슘, 티타늄, 규소, 라돈, 자연방사성 원소 등 다양한 원소에 대한 분포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 달 표면을 관측할 예정이며, 이와 함께 달의 우주방사선의 분포를 보여주는 지도도 함께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 KGRS는 에너지 크기 범위로 30 keV에서 12 MeV까지 범위에서 최대 8192채널의 감마선 분광자료를 얻을 수 있다.

3. 고해상도카메라(LUnar Terrain Imager, LUTI)

Fig. 4. LUTI (LUnar Terrain Imager; High resolution camera). ⓒ한국항공우주연구원
Fig. 4. LUTI (LUnar Terrain Imager; High resolution camera).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나라의 첫 우주탐사선인 KPLO가 발사되고, 달 탐사 임무가 시작되면 국민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얻게 될 자료는 아마도 영상자료, 즉, KPLO에서 촬영한 달 표면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이를 위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지금까지 저궤도 및 정지궤도 위성개발을 통해서 축적해온 고해상도 카메라 기술을 바탕으로 달의 표면에 대해서 정밀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고해상도 카메라인 LUTI (LUnar Terrain Imager)가 KPLO에 탑재될 예정이다. LUTI는 두 개의 카메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를 각각 LUTI A와 LUTI B라고 부른다. 각각의 카메라는 동일한 성능을 갖고 있으며, 화소 1개당 2.5 m 크기의 사물을 구분해낼 수 있는 성능, 즉 2.5 m/pixel의 분해능을 갖는다. 두 대의 카메라인 LUTI A와 B는 서로 2.7도 정도 어긋나게 설치되어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이는 한 번에 더 넓은 폭을 촬영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인데, LUTI는 달 표면으로 고도 100 km를 기준으로 할 때 한 번에 약 폭 10 km 정도의 달 표면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LUTI가 촬영한 고해상도의 달 표면 영상은 2030년에 개발할 계획인 한국형 달 착륙선의 착륙 후보지를 선정하기 위해서 활용될 것이며, 또한 KPLO에 탑재된 다른 과학탑재체들의 과학임무를 위한 자료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KPLO에 탑재된 다른 과학탑재체들의 과학임무 목적을 달성하는 데에도 함께 활용될 예정이며, 과거에 여러 나라들에 의해서 관측한 달 표면 영상이나 다양한 과학탑재체가 획득한 달 과학 자료와 함께 활용하여 달 표면의 시간적, 공간적 변화와 달 표면 지형과 지질학적 특성 연구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4. 광시야 편광카메라(wide-angle POLarimetric CAMera, PolCam)

Fig. 5. PolCam (wide angle POLarimetric CAMera).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천문연구원
Fig. 5. PolCam (wide angle POLarimetric CAMera).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천문연구원

달은 먼지와 같은 매우 고운 모래 상태의 표토(Regolith)가 표면을 덮고 있으며, 운석충돌 등으로 인한 자갈이나 바위들이 산재해 있다. 또한 달을 볼 때 어둡게 보이는 바다(물이 있어서 바다가 아니라 어둡고 평평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와 밝게 보이는 산으로 불리는 지형으로 달의 표면은 구분된다. 달에 있는 산과 바다는 서로 구성하고 있는 표면입자의 크기나 형태가 다르다. 즉, 지구로 말하자면 지역과 지형에 따라 모래와 흙의 입자 크기와 생김새, 색깔이 다른 것과 유사하다. 이는 생성 원인에 의한 차이, 구성하고 있는 물질의 종류, 달 표면에서 어떤 외부영향을 받았느냐가 원인이 된다. 또한, 같은 산, 같은 바다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어느 위도에 있는지, 태양이나 지구는 어느 방향에 있는지, 얼마나 외부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에 따라 그 구성입자의 색깔, 크기, 형태가 다르다. 특히 달은 대기가 없기 때문에 우주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즉, 우주에서 날아오는 크고 작은 운석들뿐만 아니라 태양으로부터 오는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입자(전자, 양성자 등)들이 달 표면으로 그대로 오게 된다. 그렇다 보니 달 표면은 비바람은 불지 않지만 운석이나 고에너지 입자들에 의한 풍화(Weathering)가 일어나며, 이는 달의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변화의 흔적이 된다. 이러한 입자의 크기나 모양, 풍화의 정도에 대해서 국지적인 조사는 샘플을 통해서 정보를 얻게 되지만 전체적인 분포와 지역 간 비교 등을 위해서는 편광에 의한 연구가 효과적이다. 빛은 그 진행 방향의 수직한 방향으로 진동(빛의 파동)하게 되는데, 이때 진동하는 방향이 특정한 방향의 성분을 갖게 되는 현상을 편광이라고 한다. 이는 빛이 반사될 때 반사시키는 물체의 표면 특성에 따라 진동하는 방향 성분이 달라진다. 이러한 편광 현상을 이용하여 물체를 관측하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상의 물리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광시야 편광카메라인 PolCam (wide angle Polarimetric Camera)은 이러한 편광 현상을 이용하여 달 표면을 구성하는 표토 입자의 크기와 모양 분포와 풍화의 정도를 연구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다. 또한, 티타늄(Ti) 광물에는 헬륨-3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달의 마그마 분출과 고체화 과정과도 관계가 깊어 PolCam이 티타늄 광물의 분포를 조사함으로써 달 자원의 분포와 함께 달의 지질학적 진화과정을 이해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olCam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두 개의 카메라가 중심축을 기준으로 양쪽으로 45도 방향을 바라보게 개발되었다[그림 5]. 각 카메라는 약 10도의 시야를 갖게 되며, 100 km 고도를 기준으로 할 때 각 카메라는 약 32.4 km 폭의 달 표면을 촬영하게 된다.3)

편광은 관측자가 관측대상을 바라보는 각도(위상각)를 다양하게 하면 대상에 대한 특성을 더욱 자세히 알 수 있기 때문에 PolCam의 두 카메라는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본다. PolCam은 달의 북위 70도에서 남위 70도까지 중저위도 지역을 촬영하며 달 표면의 편광지도를 만들어 달의 표면입자들의 특성을 연구하기 위한 정보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특히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많은 달 탐사가 있었지만 편광카메라가 달 탐사선에 실리게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PolCam이 세계 최초의 달 편광지도를 만든다는 것에 의의가 크며 달 표면 광물·암석·표토에 관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5. 영구음영지역카메라(ShadowCam)

Fig. 6. ShadowCam. ⓒ한국항공우주연구원/Arizona State University
Fig. 6. ShadowCam. ⓒ한국항공우주연구원/Arizona State University

KPLO에는 국내 기관에서 개발한 탑재체뿐만 아니라 국제 협력을 위해서 해외에서 개발한 과학탑재체도 함께 실리게 된다. 이에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미국의 NASA가 협력하기로 하고, KPLO에 탑재될 국제협력 과학탑재체를 미국 내에 공모하였고, 아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의 마크 로빈슨(Mark S. Robinson) 교수팀이 제안한 영구음영지역 카메라인 쉐도우캠(ShadowCam)이 선정되었다. ShadowCam을 개발하는  마크 로빈스 교수팀은 현재도 달 탐사를 수행하고 있는 미국의 LRO(달 정찰위성; Lunar Reconnaisance Orbiter)에 탑재된 고해상도 카메라인 LROC (LRO Camera)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LROC는 지금까지 달 탐사에 이용된 카메라 중 가장 높은 해상도를 갖는 NAC (Narrow Angle Camera)와 넓은 화각으로 달 표면 전체를 촬영한 WAC (Wide Angle Camera)로 구성되어 있다. 쉐도우캠은 이러한 LROC의 기술을 바탕으로 성능을 더욱 향상시켜 달의 영구음영지역(Permanently Shadowed Region, PSR)을 촬영할 계획이다. 영구음영지역은 달의 남극과 북극에 위치해 있는 지역으로, 지구 자전축은 공전궤도에 대해서 23.5° 기울어져 자전하는 데에 비해서 달은 공전궤도에 대해서 거의 기울어짐 없고, 공전궤도도 불과 5도 정도만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남극과 북극 지역에 있는 크레이터(Crater; 운석 충돌공)의 안쪽에는 태양빛이 직접 도달할 수 없어 항상 그림자가 드리워진 지역이 있다. 바로 이 지역을 영구음영지역이라고 부른다. 그렇다보니 영구음영지역은 달의 다른 곳들에 비해서 온도가 훨씬 낮은 상태로 수백, 수천만 년 이상 유지되어 왔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달 표면의 여러 지역 중 얼음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영구음영지역”, 즉, 항상 그림자가 드리워진 어두운 지역이기 때문에 지금껏 그 실체를 가시광선으로 관측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쉐도우캠은 지금까지 달 탐사선에 탑재된 카메라들 중 가장 좋은 성능을 가졌다는 카메라인 LROC의 NAC보다 800배 이상 높은 감도(빛에 민감한 정도)를 갖기 때문에 태양빛이 직접 들지 않는 영구음영지역의 모습도 촬영할 수 있다. 쉐도우캠은 영구음영지역을 촬영함으로써 달의 영구음영지역 내의 물(얼음)의 증거와 암석 특성을 밝히는 영상자료를 획득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와 함께 태양광이 미치지 않는 지역에서의 물을 포함한 휘발성(volatile) 물질들에 대한 변화, 그리고 미래의 달 극지역 착륙에 대비한 지형에 관한 정보 등을 획득하는 임무도 수행하게 될 예정이다.

6. 우주인터넷 탑재체(Disruption Tolerance Network PayLoad, DTNPL)

Fig. 7. DTNPL (Disruption Tolerance Network PayLoad).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Fig. 7. DTNPL (Disruption Tolerance Network PayLoad).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한국전자통신연구원

DTNPL (Disruption Tolerance Network PayLoad)이라고 불리는 우주인터넷 탑재체는 달 궤도에서 과학임무를 수행하는 과학탑재체는 아니지만, 지상에서 개발한 기술이 우주에서도 잘 작동하고 실제 우주에서 사용함에 있어서 문제가 없는지 검증하기 위한 기술검증 탑재체로 KPLO에 탑재될 예정이다. DTNPL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우주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경우 빈번하게 발생될 수 있는 인터넷 통신의 지연과 단절을 극복하기 위해서 개발하고 있다. 즉, DTNPL은 약 38만 km나 되는 지구-달 사이의 거리와 지구-달-탐사선의 위치로 인해서 인터넷 연결이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메시지, 영상, 파일 등의 전송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개발된 장비로써 KPLO에 탑재되어 달 궤도에서 시험될 예정이다.

과학자료의 관리와 공개(Science data management and release)

고대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는 전투에서 승리를 확신한 후 국민들에게 “Ve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라는 유명한 승전보를 알렸다. 이를 우리나라의 달 탐사 성공을 위한 요소에 비유해 보면 달에 도달하는 기술인 “왔노라”, 달 궤도에서 달과 우주에서의 임무를 의미하는 “보았노라”, 우주의 극한 환경을 극복하는 “이겼노라”, 그리고 달 탐사 임무를 통해서 얻어진 과학정보를 모든 사람과 공유하는 과학자료의 공개는 “ ”(따옴표)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KPLO의 과학탑재체들은 달 표면으로부터 평균 100 km 고도의 궤도를 돌면서 달 표면과 우주환경에 대한 영상, 자기장, 감마선 등 다양한 형태의 과학자료를 수집하게 된다. 이렇게 수집된 달 과학자료는 우선 각 과학탑재체 개발기관에서 탑재체의 전기·기계적 특성이나 측정 환경에 의해서 발생하는 여러 잡음이나 왜곡 등을 보정하고, 실제 연구에 사용될 수 있는지 과학자료의 품질을 검증하게 된다. 그리고 각 과학탑재체들이 갖는 고유의 목적, 즉, 과학연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각 과학탑재체를 개발한 기관들이 우선적으로 분석·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이루어지기 위한 일정기간(지구에서 과학자료를 수신하고 약 1년 정도)이 경과하면 과학자료들은 누구나 원한다면 사용할 수 있도록 인터넷에 공개될 계획이다. 인터넷을 통해서 공개되는 과학자료들은 KPLO로부터 전송받은 과학자료의 원본(‘텔레메트리’라고 한다.) 그대로 공개하는 것은 아니고 앞서 언급한 보정과 검증과정을 거친 후 공개하게 된다. 이러한 과학자료의 공개는 국내에서 개발한 과학탑재체와 해외에서 개발한 과학탑재체에 의해서 획득된 과학자료가 각각 다른 웹사이트에서 공개된다. 국내에서 개발한 과학탑재체가 관측한 과학자료는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개발 중인 KPDS (KARI Planetary Data System, 그림 8)을 통해서, 미국의 쉐도우캠 과학자료는 NASA의 PDS (Planetary Data System)를 통해서 공개될 것이다. 공개되는 과학자료는 누구나 자유롭게 내려받아 교육,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

Fig. 8. KPDS (KARI Planetary Data System) Science Data Search window. ⓒ한국항공우주연구원
Fig. 8. KPDS (KARI Planetary Data System) Science Data Search window.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맺음말

처음 도전하는 우주탐사 프로젝트인 경우 우주탐사선 본체인 BUS의 개발, 탐사선이 가는 길인 궤적과 궤도의 설계, 극한 우주환경의 극복, 우주탐사선의 관제와 통신 등 기술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우주탐사선이 우주로 갔을 때 무엇을 하느냐, 즉, 임무를 개발하는 것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우리나라 우주탐사의 첫 발을 내딛는 KPLO도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주탐사를 위한 기술과 독창적 과학임무의 시험무대이자, 앞으로 우리나라의 달 탐사를 위한 길찾기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우주개발은 기술집약적이며 그 시대 최고의 과학지식과 첨단기술이 필요한 분야이다. 그렇다보니 기술보호와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기술이 상당히 투입되는 만큼 국가 간 기술 이전이 매우 제약적이다. 뿐만 아니라 인적·물적자원의 투입 또한 상당한 수준을 요구한다. 그렇다보니 국가 간 기술격차가 클 수밖에 없으며, 국가적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이다. 즉, 기존에 갖고 있는 기술력뿐만 아니라 국가의 사회적, 경제적 여건 또한 중요한 요소가 된다. 우리나라도 우주개발 기술, 과학지식 역량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제적, 사회적 여건도 이제 달에 도달할 만큼 발전하였으며, 그 어느 때보다 과학과 기술에 집중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우리는 더 멀리 심우주를 향한 도전을 준비할 때이다. 그렇기에 NASA의 카시니(Cassini) 토성 탐사선이 임무를 종료하고 토성의 대기 속으로 산화된 2017년 이후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토성에 우리도 한 번 과감히 탐사선을 보내어 과학임무를 수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며 이 글을 마친다.

※ 본문의 내용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정책이나 의견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각주
1)Ministry of Science and ICT’s press release on April 1, 202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달 궤도선 2022년 발사 후 임무수행 계획 등 공개’ 2021년 4월 1일 보도자료.
2)H. Lee et al., PASP 133, 034506 (2021).
3)C. K. Sim et al., PASP 132, 015004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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