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양자물질 극한 제어 연구
단축 스트레인을 이용한 양자물질 연구
작성자 : 이창민 ㅣ 등록일 : 2025-05-13 ㅣ 조회수 : 229 ㅣ DOI : 10.3938/PhiT.34.014
이창민 교수는 2018년 미국 MIT에서 응집물질 물리학 실험으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같은 해부터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2023년부터 한양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현재 레이저 분광학과 단축 스트레인을 이용한 반데르발스 자성체 및 양자 자성 물질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cmlee23@hanyang.ac.kr)
Exploring Quantum Materials with Uniaxial Strain
Changmin LEE
Uniaxial strain has emerged as a powerful tuning parameter in the study of quantum materials, enabling precise control over symmetry, electronic phases, and magnetic anisotropy. Unlike hydrostatic pressure, it selectively couples to anisotropic electronic responses, making it a sensitive probe of phases with broken symmetry, such as nematic order and quantum criticality. In this article, we highlight recent advances in strain cell technologies and explore how uniaxial strain has opened new pathways for manipulating and revealing novel states across a wide range of quantum materials.
들어가며
양자물질의 다양한 상전이와 대칭성 깨짐 현상은 오랫동안 이론과 실험 모두에서 흥미로운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 들어 단축 스트레인을 활용해 이러한 현상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관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면서,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 론
양자물질(quantum materials)이란 고전역학적으로 설명될 수 없는 양자역학적 현상이 거시적으로 나타나는 물질이다. 대표적으로 초전도체, 위상물질, 저차원 전자계, 초격자(superlattice) 및 스핀 액상(spin liquid) 상태 등이 있으며, 이들은 전자의 상호작용과 파동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양자적 상들을 실현함으로써 이론적 흥미와 응용 가능성 모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양자 상전이나 위상학적 질서와 같이 전통적인 고체물리학의 틀로는 설명이 어려운 집단적 거동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양자물질은 독립적인 연구 분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양자물질의 성질을 탐구하고 제어하기 위해 온도, 자기장, 화학적 도핑, 압력 등 다양한 외부 제어 변수가 사용되어 왔다. 이 중 압력은 결정의 부피나 결합 길이를 바꾸면서 전자 구조에 영향을 주는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어 왔으나, 대부분의 압력 실험은 모든 방향에 균일하게 작용하는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을 기반으로 한다. 정수압은 결정의 대칭을 보존한 채 부피를 줄이기 때문에, 대칭성과 관련된 전이 현상이나 비등방적(anisotropic) 특성을 측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와 같은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제어 변수가 바로 단축 스트레인(uniaxial strain)이다. 단축 스트레인은 결정의 특정 방향에만 인장 또는 압축 응력을 가하여 격자의 대칭성을 선택적으로 변화시키거나, 이미 존재하던 미세한 대칭성 깨짐의 효과를 증폭시킨다. 특히 네마틱(nematic) 질서, 자기 이방성, 양자 상전이와 같이 방향성과 대칭성에 민감한 상태들은 단축 스트레인이라는 외부 자극을 통해 더 정밀하게 조율하고 관측할 수 있다. 단축 스트레인은 도핑과 달리 불순물이나 무질서를 도입하지 않으며, 응력의 크기를 연속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깨끗한 제어 변수로 평가받는다.
더욱이 최근에는 극저온 및 고자기장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압전 액추에이터(piezoelectric actuators) 기반 스트레인 셀들이 개발되면서, 단축 스트레인이 실험적으로 훨씬 정밀하고 재현성 있게 구현 가능해졌다. 시료에 가해지는 변형률과 힘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면서도, 동시에 물성 측정을 병행할 수 있는 장치들이 상용화됨에 따라, 과거에는 시도조차 어려웠던 정밀한 대칭성 제어 실험이 본격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통해 단축 스트레인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양자물질 연구의 중심적인 실험 축으로 자리잡았다.
이 글에서는 단축 스트레인의 물리적 개념과 정수압과의 차이를 먼저 살펴본 뒤, 이를 활용한 대표적인 양자물질 연구 사례들을 소개한다. 철 기반 초전도체의 네마틱 질서, FexNbS2에서의 반강자성 도메인 제어, 2차원 자성 반도체에서의 자기 이방성 조절, Sr₂RuO₄에서의 초전도 전이온도 제어 등을 중심으로, 단축 스트레인이 물질의 상을 어떻게 탐지하고 제어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아울러 최근 발전한 스트레인 셀 기술이 이러한 연구를 어떻게 가능하게 했는지도 함께 조명한다.
단축 스트레인과 네마틱 질서
단축 스트레인이 본격적으로 양자물질 연구에 도입된 대표적인 사례는 철 기반 초전도체에서의 네마틱(nematic) 질서 연구이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의 Ian Fisher 연구팀은 20101)년과 20122)년 Science지에 연달아 발표한 연구에서, BaFe₂As₂ 계열의 철 기반 초전도체 단결정에 매우 작은 단축 스트레인을 가함으로써 기존에는 명확히 측정하기 어려웠던 전기적 이방성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 계열 물질은 고온에서 정방정(tetragonal) 구조를 가지다가 온도를 낮추면 사방정(orthorhombic) 구조로 전이하며, 이 구조 전이는 전자계의 네마틱 질서 형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결정 내에 서로 다른 방향의 구조적 도메인이 형성되며, 이에 따라 전자적 네마틱 질서의 방향성을 명확히 측정하기 어렵다.
![Fig. 1. In-plane resistivity anisotropy measurements of iron-based superconductors under uniaxial strain. (a) Temperature dependence of a(green) and b(red) of Ba(Fe1-xCox)2As2 for x=0.035. (b) Schematic diagram of a piezoresistance measurement. (c) Temperature dependence of the nematic response p. Figures reproduced from Refs.[1,2].](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4047d9957ddf360592937d5e1c5df8b6471653e9.png)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축 스트레인을 가해 시료를 단일 도메인 상태로 만들었고, 그 결과 a축과 b축 방향의 전기저항이 뚜렷하게 달라지는 전기적 이방성(electronic anisotropy)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그림 1 참조). 전기 저항이 결정 내 방향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는 것은, 전자계가 외부 응력에 대해 방향성을 띠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후속 연구에서는 외부 단축 스트레인에 대한 전기적 이방성의 민감도, 즉 네마틱 감수율(nematic susceptibility)이 온도가 네마틱 상전이점에 접근함에 따라 발산(divergence)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사실이 정량적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단축 스트레인이 네마틱 질서 변수(order parameter)에 대응하는 공역 필드(conjugate field)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을 정립한 중요한 사례로 받아들여졌으며, 철 기반 초전도체를 넘어 다양한 양자물질로의 스트레인 연구가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단축 스트레인과 세 가지 네마틱 도메인
이후 미국 UC Berkeley의 Joseph Orenstein 연구팀은 2020년 Nature Materials지에 발표한 연구3)에서, 단축 스트레인을 활용하여 네마틱 질서의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두 개의 레이저를 이용한 광열(photothermal) 측정 기법을 바탕으로, 철 원자들이 NbS2 층상 구조 사이에 인터칼레이트(intercalted)된 반강자성체 FexNbS2에서의 회전 대칭성 깨짐 현상을 국소적으로 시각화하고 정량화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후 철 부분격자의 결정축과 그에 수직한 방향으로 단축 스트레인을 가함으로써, 세 가지 네마틱 도메인 간의 점유 비율을 재분배할 수 있었다(그림 2 참조).
![Fig. 2. Strain tuning of birefringent domains. (a) Compressive strain is applied parallel to the Fe–Fe bond direction. The (b) birefringence map and (c) histogram showing that the green and blue domains are favoured over the red. (d)–(f) Conversely, tensile strain along the Fe-Fe bond direction results in the dominance of red domains. Scale bars, 100 μm. Figures reproduced from Ref. [3].](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c0d6a6275782dad093847f4165591a9adcbd10fc.png)
이 연구의 핵심적인 차별점은, 기존의 철 기반 초전도체 네마틱 질서에서 나타나는 이진적인 도메인 분화와 달리, FexNbS2처럼 삼각 또는 벌집 모양의 격자 구조를 가진 물질에서는 전기 저항과 등 응답 함수(response function)의 주축이 2차원 평면 내에서 자유롭게 회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해당 연구는 삼각 격자에서의 네마틱 질서 방향이 도메인 분포의 비율에 따라 액정(liquid crystals)처럼 연속적으로 조절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내었으며, 향후 반강자성 스핀트로닉스 연구에도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단축 스트레인을 통한 자성 제어
최근 다른 연구에서는 저차원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자성체에서 단축 스트레인을 활용하여 자성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특히, 이러한 물질들은 덩어리 결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소성 변형(plastic deformation)에 대한 우려 없이 상대적으로 큰 단축 스트레인을 안정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구조적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스트레인 기반 자성 제어에 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2022년 미국 워싱턴대학교(University of Washington)의 Xiaodong Xu 연구팀은 Nature Nanotechnology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층상형 반강자성 반도체 CrSBr에 단축 인장 스트레인을 수 퍼센트 수준까지 극저온 환경에서 가하였다. 이를 통해 자기장을 가하지 않고도 가역적인 스트레인 유도 반강자성–강자성 상전이를 구현하였으며, 스핀 기울기(spin canting) 또한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그림 3 참조). 더불어 이 물질은 스핀, 전하 및 격자 자유도가 서로 강하게 결합되어 있어, 스트레인을 통해 엑시톤의 에너지 및 결합 상태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Fig. 3. Magnetic-field-dependent photoluminescence (PL) of CrSBr. Unstrained CrSBr with the field applied along the (a) easy axis and (b) intermediate hard axis. Diagrams over each panel depict the evolution of the magnetic states. Magneto-PL measurements along the (c) easy axis and (d) intermediate hard axis with a strain of 1.7% applied. Figures reproduced from Ref. [4].](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7f5a6e140b3ef7501985c10e88658a597ae1db5b.png)
해당 연구는 원자 결합의 미세한 변화만으로도 자기 교환 상호작용(magnetic exchange interaction)의 크기와 부호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보여주었으며, 제1원리 계산(first-principles calculations)을 통해 격자 상수 변화가 층간 자기 상호작용의 부호를 역전시킨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는 단축 스트레인을 통해 저차원 자성체의 자기 바닥 상태 자체를 제어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향후 단축 스트레인 제어 기반의 자기 저항(magnetoresistive) 스위치나 자기 터널 접합(magnetic tunnel junction) 소자 개발로의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단축 스트레인을 통한 전자구조 제어
지금까지 소개한 연구들에서는 단축 스트레인을 통해 점군(point group) 대칭성을 변화시키거나, 자기 상호작용의 부호를 제어하였다면, 아래에서는 강상관 전자계 물질 Sr2RuO4에서 단축 스트레인을 통하여 전자 구조에 중대한 변화를 유도하고 상전이 도표를 새롭게 탐색한 연구 결과들을 소개한다.
먼저 2014년 독일 드레스덴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연구소(고체의 화학물리)가 Science지에 발표한 논문5)에서는 최대 ±0.23% 수준의 인장 및 압축 스트레인을 Sr₂RuO₄에 가하였고, 스트레인의 방향에 따라 초전도 전이 온도 Tc의 변화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관측하였다. 특정 결정축 방향으로 스트레인을 가했을 때는 Tc가 대칭적으로 증가한 반면(그림 4a 참조), 다른 방향에서는 약한 반대칭적인 변화만 관측되었다. 스트레인이 없는 상태에서 예측되었던 Tc의 cusp 형태는 나타나지 않아, 이론적 기대와의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이 연구는 고체 물질의 비정상 질서를 외부 대칭성 붕괴 장을 통해 탐색하는 데에 활용될 수 있는 실험 플랫폼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가 있다.
![Fig. 4. Uniaxial strain measurements of Sr2RuO4. (a) Tc versus strain of two samples with different zero-strain Tc values. (b) Tc of three samples of Sr2RuO4 against strain along their lengths. (c) Color map of the elastocaloric effect. A pronounced entropy quench is observed at Tc, at which the entropy changes from being maximal at for TTc to forming a minimum at TTc. Figures reproduced from Refs. [5-7].](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75653991f26c0ad227f3800d980c019cf7c5848a.png)
이후 2017년 Science지에 발표된 후속 연구6)에서는 Sr₂RuO₄에 단축 스트레인을 가하여 전자 구조와 초전도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100] 방향으로 인장 스트레인을 가함으로써, \(\small \gamma\) 밴드의 Fermi 표면이 Van Hove 특이점과 교차하는 Lifshitz 전이를 유도하였다. 이 전이점에서 초전도 전이 온도(Tc)는 약 1.5 K에서 3.5 K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전자 밀도 상태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그러나 스트레인을 더 증가시키면 Tc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되었다(그림 4b 참조). 이러한 결과는 단축 스트레인이 전자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임을 시사하며, Sr₂RuO₄의 초전도 특성에 대한 이해를 심화시키는 데 기여한다.
가장 최근 같은 연구진이 발표한 Nature 논문7)에서는, Sr₂RuO₄의 상전이 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탄성열 효과(elastocaloric effect)를 활용한 고감도 측정 기법을 도입하였다. 연구진은 [100] 방향으로 최대 −0.7%까지 압축 스트레인을 가하며, 1 K에서 8 K 사이의 온도 범위에서 스트레인에 따른 시료의 온도 변화 \(\small\Delta T / \Delta\epsilon\)를 정밀하게 측정하였다. 이를 통해 스트레인에 따른 엔트로피 변화를 추적하고, Sr₂RuO₄의 상도표를 상세히 규명하였다(그림 4c 참조).
특히, 스트레인이 −0.44%에 도달할 때 Van Hove 특이점을 통과하는 Lifshitz 전이가 발생하며, 이 지점에서 엔트로피가 최댓값을 보였다. 초전도 상태로 진입하면 엔트로피가 급격히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되었고, 이는 Van Hove 특이점에서의 페어링(pairing) 모델과 잘 일치하였다. 또한, −0.6%에서 −0.7% 사이의 스트레인 영역에서는 자성 상태로의 전이가 나타났으며, 이는 초전도성과 인접한 영역에서의 자성 상전이를 시사한다. 이 연구는 Sr₂RuO₄의 전자 구조와 상전이 특성을 정밀하게 조절하고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적 접근을 제시하며, 비정상 초전도체의 복잡한 상전이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단축 스트레인 셀 기술의 발전
초기 단축 스트레인 실험에서는 철 기반 초전도체에 압전 액추에이터를 직접 부착하여 시료에 변형을 가하는 방식이 사용되었다. 이 방법은 구조가 단순하고 간편하지만, 가해질 수 있는 스트레인의 크기가 제한되어 주로 선형 응답 영역에서의 정량적 특성, 예를 들어 저항률의 변화를 측정하는 엘라스토저항(elastoresistivity) 연구에 적합하였다. 단, 이 방식은 시료가 얇은 판상이어야 하며, 에폭시 접착제의 낮은 탄성 계수 때문에 시료 가장자리에서 스트레인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드레스덴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진들은 자유롭게 떠 있는 빔 구조의 시료에 정밀하게 단축 스트레인을 가할 수 있는 압전 기반 스트레인 셀을 개발하였다.8) 이 장치는 장착이 간편하고 크기가 작아 극저온 실험 장비에 쉽게 통합될 수 있으며, 가해지는 모든 힘이 전기적으로 제어된다는 장점을 갖는다. 장치는 두 종류의 압전 액추에이터(인장, 압축)를 사용하여 최대 약 40 μm의 변위를 실현하며, 이 변위는 고정된 외부 프레임을 기준으로 설계된 플렉셔(flexure) 구조를 통해 시료에 균일하게 전달된다. 시료에 가해지는 힘은 전용 정전용량 센서를 통해 정밀하게 측정되며, 전체 시스템은 복수의 스프링 상수를 가진 모델로 개념화될 수 있다. 이러한 구성은 시료 및 접착제의 탄성 한계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으며, 응력-변형률 관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과학적, 실용적 이점을 모두 제공한다. 이 장치는 고탄성 정밀 제어가 필요한 양자물질 실험에 적합한 강력한 플랫폼이다.
맺음말
단축 스트레인은 양자물질의 대칭성과 전자상태를 선택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독보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기존의 정수압 실험이 격자의 부피 변화에는 유용했지만, 결정 구조의 방향성과 대칭성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물질에서는 한계가 분명했다. 이에 비해 단축 스트레인은 격자의 특정 축을 따라 응력을 가할 수 있어, 네마틱 질서나 자기 이방성, Lifshitz 전이 등 미세한 대칭성 깨짐과 전자 구조 변화를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다.
최근에는 압전 액추에이터 기반의 스트레인 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극저온 및 고자기장 환경에서도 안정적이고 반복 가능한 스트레인 제어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철 기반 초전도체, 반강자성체, 저차원 자성체, 강상관 전자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양자물질에서 새로운 상과 물리 현상이 관측되었고, 그 결과 단축 스트레인은 실험적 제어 변수 중 하나로 확고히 자리잡게 되었다.
향후에는 스트레인을 다른 제어 변수—예를 들어 전기장, 레이저 펄스, 압력 등과 결합하거나, 나노구조화된 시스템에 정밀하게 도입함으로써 더욱 다채로운 양자 현상을 탐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단축 스트레인은 더 이상 보조적인 실험 수단이 아니라, 양자물질 연구를 이끄는 중심 도구 중 하나로 기능하고 있다.
- 각주
- 1)J. -H. Chu et al., In-Plane Resistivity Anisotropy in an Underdoped Iron Arsenide Superconductor, Science 329, 824 (2010).
- 2)J. -H. Chu et al., Divergent Nematic Susceptibility in an Iron Arsenide Superconductor, Science 337, 710 (2012).
- 3)A. Little et al., Three-state nematicity in the triangular lattice antiferromagnet Fe1/3NbS2, Nat. Mater. 19, 1062 (2020).
- 4)J. Cenker et al., Reversible strain-induced magnetic phase transition in a van der Waals magnet, Nat. Nanotech. 17, 256 (2022).
- 5)C. W. Hicks et al., Strong Increase of Tc of Sr2RuO4 Under Both Tensile and Compressive Strain, Science 344, 283 (2014).
- 6)A. Steppke et al., Strong peak in Tc of Sr2RuO4 under uniaxial pressure, Science 355, 6321 (2017).
- 7)Y. -S. Li et al., Elastocaloric determination of the phase diagram of Sr2RuO4, Nature 607, 276 (2022).
- 8)M. E. Barber et al., Piezoelectric-based uniaxial pressure cell with integrated force and displacement sensors, Rev. Sci. Instrum. 90, 023904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