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물리올림피아드: 노력과 성과
국제 물리올림피아드, IPhO-2004 개최 이야기
작성자 : 김정구 ㅣ 등록일 : 2024-06-25 ㅣ 조회수 : 742 ㅣ DOI : 10.3938/PhiT.33.013
김정구 교수는 미국 Notre Dame 대학교에서 초전도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80년부터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IPhO 2004 조직위원장, 한국물리학회장, 초전도학회장을 역임하였으며 지금도 유니세프 후원을 하고 있다. (jnine@snu.ac.kr)
Memoir of Physics Olympiad IPhO-2004 Korea
Zheong Gou KHIM
The revolutionary developments in modern physics such as quantum physics and theory of relativity emerged at the turn of 20th century, changed our understanding of the Nature fundamentally and became a decisive moment to recognize the importance of “Physics”.
The Physics Olympiad, which began in 1967 at Poland with a physics examination contest for high school students from five countries, had grown into an international event with participation over 60 countries by the year 2000. This article explains the preparation process for hosting IPhO-2004, such as the formation of the organizing committee, preparation of test problems, the selection of the venue, and the securing of the necessary budget. It also describes how the students and leaders from each country were accommodated, students staying at dormitories of POSTECH while the leaders at hotels in Gyeongju. This report covers the opening ceremony, the leaders’ and students’ reactions on the test problems, the test results, and the closing ceremony.
소개말
포항공대, 여름 장마가 내리는 가운데 “Physics for a better future” 현수막과 함께 시작한 제35회 International Physics Olympiad-2004가 2004년 7월 25일에 끝났다. 9일간 참가 학생들 간의 뜨거운 경쟁을 마친 후 폐회식의 불꽃놀이와 드높은 합창소리는 사라지고, 각국 학생들과 인솔단이 모두 떠난 교정은 정적에 파묻힌 채 뜨거운 햇살만이 내리쪼이고 있었다.
제35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IPhO-2004)는 2004년 7월 15일~23일 사이에 포항에서 열렸다. 1년 전인 IPhO-2003 대만 대회 때, 장마를 피하기 위해 IPhO-2004의 개최 시기를 늦추려 시도했으나 각국의 학사일정 등을 고려하여 대회 기간이 결정되었다.
국제물리올림피아드 참가국은 2000년대에 60여 개 국가가 참여했는데, IPhO-2004 Korea에 참가국 수는 71개국과 2개의 참관국으로 그 당시 IPhO 역사상 최다 참가국 기록을 세웠다. 신규 참가 국가는 프랑스, 그리스, 홍콩, 나이지리아 그리고 참관국은 일본과 스리랑카이다.
IPhO-2004 Korea 참여국가는 대륙별로, 유럽 38개국, 아시아 24개국, 남미 5개국, 북중미 4개국, 아프리카 1개국 그리고 오세아니아 1개국이었다.
IPhO-2004 Korea에 참가한 전체 학생 수는 332명, 각국의 리더와 참관인 203명으로 도합 535명이었다. 외국인 참여자 외에 경시 문제 출제 및 채점을 담당한 국내 교수 70명, 10명의 행정요원과 대행사 직원 27명이 수고하였다. 그리고 담당국가별 외국어 통역이 가능한 80명의 가이드와 70명의 진행요원이 동원되었다.
IPhO-2004 유치와 준비과정
1. 국제물리올림피아드란?
국제물리올림피아드는 물리학 분야에 재능을 가진 세계 각국 청소년들을 위한 국제 물리경시대회로, 과학교육의 강화를 목적으로 1967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1회 대회가 개최되었다. 초기 10년간은 주로 동유럽 10여 개국 중심으로 IPhO가 진행되었지만 근년에는 물리올림피아드가 각국의 기초과학 또는 과학교육 수준을 보여주는 청소년 물리경시대회로 인식되면서 2000년대에 접어들어 60개국 이상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행사로 발전하였다.
IPhO 경시대회는 각 참가국의 고등학생 대표(5명 이내)가 참여하며, 이들은 개회식 다음 날인 셋째 날 이론시험 3문제, 그리고 다섯째 날 실험 1~2문제를 풀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사항은 물리올림피아드 경시문제 출제는 주최국에서 담당하고, 출제 문제 수는 이론 3문제+후보 1문제와 실험 1~2문제를 준비하여 대회 초기에 열리는 IPhO 이사회의 검토를 거쳐 확정된다. 개최국이 출제한 이론 문제와 실험 문제 및 실험 장치가 고교 수준에 맞는지, 얼마나 창의적인지가 대회의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라는 인식 때문에 학술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며 특히 보안에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답안지 채점은 주최국 채점단에서 채점을 하지만 각국 리더의 자체 채점 결과와 비교하여 수정이 필요한 경우 조정하여 결정한다.
2. IPhO-2004의 유치
한국 팀이 국제물리올림피아드(IPhO)에 처음으로 참여한 대회는 1992년 Finland의 Helsinki에서 열린 IPhO-1992였다. 처음 참가한 한국 팀이 기존 참가국 대표팀과 비교하여 느낀 수준 차이는 가히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이후 1995년 호주 Canberra에서 열린 IPhO-1995에 참석한 한국 대표단 단장 신희명 교수가 국제물리올림피아드(IPhO)의 한국 유치 의향을 표시하였다.
이듬해인 1996년, 한국물리학회는 국제물리올림피아드의 한국 개최에 관한 정부(과학기술부)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1997년 Canada의 Sudberry에서 열린 IPhO-1997 대회에서 2004년에 열릴 예정인 제35회 IPhO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결정되었다.
3. IPhO-2004 조직위원회의 발족
한국에서 유치한 물리올림피아드를 개최하기 2년 반 정도 남은 2001년 12월 말 무렵, 송희성 당시 물리학회장께서 저를 찾으셔서 만나 뵈었더니 뜬금없이 2년 반 후에 열릴 예정인 국제물리올림피아드 조직위원장을 맡아달라는 말씀을 하였다. 물리올림피아드 사업도 잘 모르고 경험도 없는 상황에서 근 1주일가량 맡을 수 없다고 사양했지만 결국 위원장직을 맡게 되었다. 왜냐면 송희성 학회장의 부탁, 이는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이라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2002년 1월 1일 조직위원장으로 발령받은 직후 업무추진력이 탁월한 포항공대의 김승환 교수를 총무간사로 임명하였으며, IPhO-2004 조직위원회 사무국을 한국과학기술회관 본관에 설치하였다.
조직위원회의 목표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물리올림피아드, IPhO-2004가
i) 많은 국가가 참여하고 경쟁하는 최고의 국제물리올림피아드가 되기를,
ii) 외국 참가자에게는 한국의 문화와 과학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기회로,
iii)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만들자는 것이었다.
조직위원회가 출범한 초기, 당면한 주요 이슈를 나열하면
i) 조직위원회 산하 조직 구성: 학술위원회와 행사위원회 그리고 학술위원회의 출제 및 실험기기의 제작 준비 작업,
ii) 개최지 후보지의 여건 검토 및 개최지 최종 확정,
iii) 예산의 확보 방안: 준비기간인 2002년과 2003년의 예산 조달 및 가장 중요한 2004년 IPhO-2004 본행사 예산 산정 및 조달 방안 강구 등이었다.
산적한 어려움 가운데, 한 가지 다행인 점은 2001년 유인석 교수팀이 과학재단의 지원으로 제35회 국제물리올림피아드의 개최를 위한 예비조사연구를 수행하여 IPhO-2004 대회의 기본 방향 및 물리올림피아드 경시 문제 출제에 관한 사전 조사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첫째, 물리올림피아드 문제 출제와 실험 기기의 제작은 상당한 사전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개최지 후보로 서울대학교, 과학기술원, 포항공대를 적합한 후보지로 지명하였으나 적극적인 개최 의사를 밝힌 곳은 포항공과대학교뿐이라고 밝혔다.
비록 사전조사라 하지만 개최지에 관해서는 조직위에서 포항공과대학교를 상대로 세부적인 협약을 맺을 토대가 마련된 셈이었다.
조직위원회는 위의 조사연구를 바탕으로, 학술위원회와 행사위원회 구성을 하였다. 학술위원회는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경험이 많은 서울대 김두철 교수를 학술위원장으로 그리고 서울대 유인석 교수를 부위원장으로 임명하였다. 김두철 위원장은 학술위원회를 대표하면서 주로 이론 문제 출제에, 이론 간사인 유재준 교수 외 8분의 교수와 함께 참여하였다. 그리고 부위원장 유인석 교수는 실험 문제 출제와 이에 필요한 실험기기 세트 디자인 및 제작을 담당하도록 하였으며, 실험 간사인 이순칠 교수 외 4분의 교수가 참여하였다. 당시 출제위원들의 명단은 보안상 이유로 발표하지 않았다.
행사위원회는 포항공대 박수용 교수가 위원장으로, 중앙대 한상준 교수가 간사, 포항공대 박재훈 교수가 부간사로, 그리고 5분의 교수가 위원으로 참여하였다.
그리고 홍보위원회는 위원장 신성철 교수, 간사 우정원 교수 외 5분의 교수가 위원으로 고생하셨다.
4. 2002년과 2003년 IPhO-2004 조직위원회 예산
2002년 1월 조직위원회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2002년도 예산을 배정받았다. 이미 오래된 일이라 정확한 액수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물리올림피아드보다 4년 일찍 시행된 수학올림피아드의 초기년도 지원금 규모보다 훨씬 적은 예산이었다.
2002년에는 제33회 IPhO-2002 행사가 인도네시아의 발리섬에서 7월에 열렸다. 대회 행사의 운영 방식, 인도네시아 문화가 녹아든 개막식 및 폐회식, 경시문제의 특징과 채점 및 조정과정 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여 여러 명의 학술위원과 행사위원을 파견하여 2004년 한국 IPhO-2004 행사를 기획해야 할 시기여서 이를 뒷받침할 재정이 필요했다.
원래 정부 각 부처 예산편성은 통상적으로 전년도 3월부터 시작하여 연말에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을 거쳐 확정된다. 따라서 본격적으로 준비 작업을 시작해야 하는 조직위원회의 2002년의 예산은 거의 1년 전인 2001년 3월경에 물리학회에서 예산안을 산정하여 과학재단을 통하여 과기부에 예산 신청을 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결과였다. 다행히 2002년 배정 예산에 관한 조직위원회의 수정 요청을 주무부처인 과기부 기초인력국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예산편성 조정으로 2002년 예산 문제가 잘 해결되었다.
곧이어 조직위원회는 국제물리올림피아드-2003년도 예산안을 편성하여 과학재단으로 신청했으며 2002년도 12월에 2003년도 예산 5억 원이 확정되었다. 보다 중요한 본행사인 IPhO-2004 개최를 위한 예산안을 2003년 3월에 제출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2002년 중반부터 시작하였다.
IPhO-2004 행사계획 과정
1. 개최지의 확정
물리올림피아드 개최지의 선정 기준은 개회식과 폐회식을 비롯한 경시 행사뿐만 아니라 경시 참여 학생들의 숙소로 사용할 시설이 있는 곳을 개최지로 정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개최 의사를 밝힌 포항공대를 개최지로 확정하였다. 개막식, 이론경시장과 실험경시장, 노벨상 수상자의 강연장과 폐회식장 등의 시설 외에도 식사 준비(회교권 식사 등)와 행사 시기인 7월 하순의 더위를 극복하려면 기숙사에 에어컨을 설치해야 한다는 조직위원회의 요구가 있었는데 다행히 포항공대에서 이를 흔쾌히 수락하여 2004년 교내 기숙사 환경개선 사업으로 기숙사에 에어컨을 설치하여 포항에서의 잠못 이루는 밤을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각국 리더의 숙소와 회의장소는 학생들과 분리가 되도록 경주 소재 호텔 중 쉐라톤호텔을 선정하여 사용하기로 정했다.
이렇게 경시학생과 각국 리더를 포항과 경주로 분리함에 따라 조직위원회 본부는 포항, 그리고 학술위 본부는 쉐라톤호텔로 하여 학술위가 주관하는 출제문제 검토와 번역작업, 그리고 채점과 채점결과에 대한 각국 리더와 협의 처리가 쉽게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2. 예산규모
국제물리올림피아드 IPhO-2004 행사는 2002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발리 물리올림피아드를 참고하여 참석 국가가 ~70개국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여 2004년 행사년도의 총소요 예산은 36억 원으로 계획을 세웠다. 이중 정부출연금은 70%인 25억 원, 그리고 조직위원회는 민간 모금으로 30%인 11억 원을 조달하겠다는 구체적 예산안을 2003년 초에 과학재단을 통하여 과기부에 제출하였다.
물론 조직위원회의 예산 초안은 조직위원회가 희망하는 예산이기 때문에 정부출연금 25억 원의 확보는 예산을 담당하는 기획예산처가 동의해야만 가능하다. 이 때문에 2003년 봄부터 여름까지 기획예산처를 수없이 방문한 기억이 남아있다. 당시 김승환 총무도 여러 차례 같이 가서 설명하느라 고생 많이 하였다. 기획예산처는 어려운 국가 경제 상황 때문에 물리올림피아드 예산 축소를 주장하고, 조직위원회는 자구노력으로 전체 예산의 30%에 해당하는 민간지원금을 모금하여 행사를 추진한다는 점을 내세워 최종 합의된 정부 예산은 19억 5천만 원으로 결정되었다. 여기에 2003년도 이월금 1억천만 원을 합치면 2004년 정부의 물리올림피아드 지원액은 20억 6천만 원으로 결정된 셈이다. 비록 행사 당해연도 정부지원액이 20.6억 원으로 조정되었지만 조직위원회가 모금해야 할 목표금액은 변함없이 11억 원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민간 후원을 얻기 위한 조직으로, IPhO-2004 후원회(위원장 이상득 의원)와 개최지의 협조를 얻기 위한 개최지 자문위원회(공동위원장, 이의근 경북지사, 박찬모 포항공대 총장)를 설립하였으며 조직위원회의 김승환 총무가 두 위원회의 총무를 맡아서 일을 주도했다.
IPhO-2004 후원회는 이상득 회장과 이병석 의원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포항지역 내의 여러 기업의 지원을 받았다. 포항지역의 포스코를 위시한 제철산업 관련 기업체와 전국적으로 삼성전자, 삼보컴퓨터(pc 110세트), 마이크로소프트에서 Window XP 및 오피스 라이선스 등 총 9억 3천만 원의 협찬을 받았다. 그리고 개최지 자문위원회는 개최지인 경상북도의 도비로 5천만 원을, 포항시는 시비로 5천6백만 원 등 예상 밖의 후원을 하여 기업협찬금과 합치면 총 10억 3천6백만 원의 협찬금을 모은 셈이다. 개최지의 협찬금은 물리올림피아드의 홍보와 공식행사 중 개최지 소속단체 공연과 개최지 기념품 제작에 사용하였다.
3. 행사전문업체 LG-애드 활용
개회식을 위시한 행사관련 업무는 행사전문 업체를 선정 활용하기 위하여 2003년 초에 관련 전문업체들에 대한 서면평가 및 발표평가를 거쳐 LG-애드를 선정하였다.
LG-애드가 맡아서 수행할 주요 업무는 공식행사, 운영인력 인건비, 수송업무, 특별행사, 물자구입, 경시장 조성, 숙박과 식사 및 기타업무로 주로 인력 동원이 필요한 업무였다.
IPhO-2004 물리올림피아드
IPhO-2004 참가국 수는 유럽 38개국, 아시아 24개국, 남미 5개국, 북중미 4개국, 아프리카 1개국, 오세아니아 1개국 도합 71개국이었으며 참관국으로 일본과 스리랑카 2개국이었다. 공식 참가자 수는 경시참여자 332명, 리더 131명과 참관인 등 총 538명이었다. 조직위원회 외에 동원된 인원수는 채점위원 68명, 대행사 27명, 가이드 80명, 진행요원 70명, 국내 초청학생 100명, 홈스테이 가정 68곳이었다.
1. 개회식
개최되기 2~3개월 전부터 지역사회의 가장 큰 관심은 대통령의 개회식 참석 여부였고 이와 관련된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청와대 과학비서관을 통하여 개회식 1주일 전까지는 참석 여부를 알려줘야 개회식 준비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조직위원회의 설명에 따라 비서관실에서 개회식 5일 전에 대통령의 개회식 행사 참석 전화통지를 받아 개회식 준비를 업그레이드하느라 바쁘게 지낸 기억이 난다.
대회 2일 차에 열린 개회식은 각국 경시 참여 학생을 등단시켜 인사를 하도록 해서 경시 참여 학생이 주빈이라는 인상을 받도록 했다. 곧이어 노무현 대통령이 입장하셔서 자연스럽게 학생들 사이 좌석에 앉으셨다. 한국물리학회장의 개회 인사에 이어 조직위원장의 경과보고가 있었다. 과학교사 모임이 기획한 축하 공연은 홍보대사를 맡았던 박미선 씨와 한상준 행사간사가 진행을 맡았다. 이후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는 “과학이야말로 하느님의 섭리와 대화하는 것”이라는 평소 소신에 이어 “21세기는 과학기술인이 변화와 발전을 주도하는 시대이며 창의와 열정을 지닌 사람들이 이끌어 나가는 시대”라는 말씀으로 국제물리올림피아드의 개최와 각국에서 온 참가자들의 행운을 빌어주는 격려로 인사를 마치셨다. 개회식 후 대통령 환대는 포항공대 총장, 경북도지사, 포항시장, 포스코 사장 등 여러 분이 맡으셨다.
2. 경시대회
점심 후 열린 IPhO 국제위원회에서는 학술위원회가 준비한 출제문제인 경시 이론문제와 실험문제를 검토한 결과 적합하다고 의견을 제시하였다. 이후 각국의 인솔 리더는 통역 작업을 시작하여 학술위원회에 제출하여 그 이튿날 이론 경시를 치르게 되었다. 통역 작업에 동원된 pc가 80여 대였다.
대회 3일째, 치러진 이론문제는 1) 원형 콘덴서 사이에 작은 도체판 때문에 생기는 누설전류로 인한 “Ping-pong resistor”문제, 2) 지상에서 고무풍선이 얼마나 높이 상승할 수 있는지, 3) Scanning Probe Microscope의 작동원리에 관한 문제로 상당히 어렵지만 기본이 충실한 학생은 풀 수 있는 문제였다.
대회 5일째 치른 실험 문제는 2개의 스프링과 구형 공 하나가 들어있는 실험박스를 열지 않고서 내부 구조를 알아내고, 실험적으로 각각의 스프링 상수와 구의 질량을 알아내는 만만치 않은 문제였다.
참가한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더 잘했어야 하는데 …, 사실 출제된 문제들은 많은 사전 준비와 노력이 필요한 시험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내가 본 시험 중 가장 어려운 시험이었어요..., 그중에서 atomic force microscope 문제가 특히 재미(?) 있었어요..., 고교 수준에서도 원자 현미경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등의 의견을 내었으며, 각국의 리더들의 출제문제에 대한 평가도 추상적 개념보다는 실질적인 현실과 관련된 문제라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IPhO 참여 학생 330명, 가이드 80명, 초청 학생 360명 등을 대상으로 노벨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Robert Betts Laughlin) 교수의 흥미로운 주제인 “자체조직 물질” 강연을 통하여, 별다른 특성이 없는 물질들이 함께 모여서 특별한 성질을 보여주는 자연의 특성을 소개해서 큰 호응을 받았다.
참가한 학생들은 포항제철, 포항가속기연구소, 경주 등을 방문하여 한국의 산업현장, 거대과학시설 및 전통문화를 즐기는 시간을 가졌다.
그동안 학술위는 밤새우며 채점을 마치고, 각국의 리더와 점수조정을 끝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학술위원회는 각국 단장단 회의에서 금메달 수상 31명, 은메달 35명, 동메달 68명, 장려상 82명으로 확정하고 또한 종합 1위, 이론 1위, 실험 1위, 여성 1위, 신규참가국 1위, 무은재상 수상자를 결정했다.
3. 폐회식
폐회식은 대회 8일차인 7월 22일 포항공대 대강당에서 열렸다.
김두철 학술위원장의 경시 경과보고가 있었고 곧이어 금메달 31명, 은메달 35명, 동메달 68명, 장려상 82명의 시상식이 있었다. 별도로 종합 1위, 여학생 1위, 이론 1위 및 실험 1위에 대한 시상이 있었다. 비공식적 순위로 중국 금 5개로 1위, 한국 금 4, 은 1개로 2위, 이란 금 3, 은 1, 동 1개로 3위를 했다.
뒤이어 조직위원장이 국제물리올림피아드 기를 차기 올림피아드가 열리는 스페인의 조직위원장에게 인계한 후 폐회식을 마쳤다.
피날레는 야외 식사 후 포항의 밤하늘을 밝히는 휘황찬란한 불꽃놀이였다.
마치면서
20년 전, 9일간의 행사를 위해 거의 3년간 수많은 동료 교수와 같이 땀 흘리고 애쓴 순간들이, 비록 다시 하라면 “다시는 못해”라고 하겠지만, 지금은 즐거운 추억으로 변하여 기억됩니다.
2003년 여름 대만에서 열린 IPhO 대회에 참석하러 떠나던 날, IPhO-2004년 예산안을 확정 지어준 기획예산처의 배려도 고마웠고, 경주 쉐라톤 호텔 지하 1층에서 담요를 휘감아 둘러쓴 채로 밤낮 구분 못하고 채점하시던 채점위원들, 대회 중 참여학생들의 포스코 견학 시 일부 학생들의 짓궂은 장난으로 포스코 회장의 밀랍 상이 훼손되는 사고 발생 보고를 받고 박재훈 간사와 같이 포스코를 찾아가 조직위원회의 사과와 함께 배상 처리하겠다고 했을 때 포스코 담당자가 보여준 여유로운 대처, 차기년도 물리올림피아드를 맡은 스페인 대표단과의 회의 통역을 맡은 가이드의 스페인 어휘 능력에 놀라움을 표시하던 스페인 대표단, 가이드와 진행요원으로 수고하신 150명의 봉사요원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