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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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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극한 제어를 통한 양자 물성 구현

극한 양자물질 기능성 연구

작성자 : 서동석·차승남 ㅣ 등록일 : 2023-12-28 ㅣ 조회수 : 644 ㅣ DOI : 10.3938/PhiT.33.003

저자약력

서동석 교수는 2002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이학 박사를 취득하였으며, 삼성종합기술원,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성균관대학교 에너지과학과 재직 후 2023년부터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에 재직하며 소자 기반의 양자물질 전하수송 연구를 수행 중이다. (energy.suh@ewha.ac.kr)

차승남 교수는 2007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전기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삼성종합기술원, 옥스퍼드대학교에 재직 후 2018년부터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에 재직하며 나노 반도체 소재 및 소자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chasn@skku.edu)

Device-Driven Experimental Approaches to Extreme Quantum Functional Matter

Dongseok SUH and SeungNam CHA

Advancements in semiconductor technology have continually propelled the evolution of ultra-fine device fabrication techniques, now a cornerstone in the field of condensed matter experimental physics. These developments have paved the way for transforming various materials into device architectures. The charge transport properties are crucially tied to the practical applications of quantum functional materials and extend the frontier of experimentation into the realm of ultrafine extreme conditions previously unattainable. This article aims to explore how device fabrication methodologies can be leveraged in quantum functional material research.

들어가며

최근 반도체 소자 제작 기술은 마이크로미터 크기에서 나노미터를 거쳐서 원자 수준의 물리적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극한 양자기능성 물질 연구에 있어서도 반도체 공정 기술과 소자물리 접근 방법은 적극적으로 채용될 수 있는데, 이는 단순히 새로운 반도체 특성 소재를 이용한 트랜지스터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박막 전계효과 트랜지스터(thin film field-effect transistor)의 경우, 채널로 사용되는 소재 내부의 전하량 크기를 원자 구조 변화 없이 조절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공하여 양자기능성 물질의 다양한 특성이 나타나도록 할 수 있다. 또한, 초미세 크기 양자 물질에 대한 전기적 전극 접촉을 가능하게 하기도 하고, 서로 다른 물질로 이루어진 이종접합 소자나 비틀림 2차원 소재 적층 구조에 대한 전기적 특성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이러한 접근법이 온도, 자기장, 압력 등의 극한 환경 조건들과 결합하거나 빛과 같은 제어변수와 결합하게 되면 새로운 극한 양자 기능성이 발현될 수 있는 조건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 론

Fig. 1. Understanding the transistor operation based on parallel plate capacitors. By changing one of the metal electrodes (M) of both sides of the dielectric (D) into a semiconductor (S) and applying a gate (G) voltage, the charge (Q) is accumulated in the semiconductor where the charge density of the semiconductor can be precisely controlled. The transistor operates by fabricating electrodes (source and drain) on both ends of the semiconductor, applying voltage between the electrodes, and measuring current.Fig. 1. Understanding the transistor operation based on parallel plate capacitors. By changing one of the metal electrodes (M) of both sides of the dielectric (D) into a semiconductor (S) and applying a gate (G) voltage, the charge (Q) is accumulated in the semiconductor where the charge density of the semiconductor can be precisely controlled. The transistor operates by fabricating electrodes (source and drain) on both ends of the semiconductor, applying voltage between the electrodes, and measuring current.

트랜지스터로 대표되는 반도체 소자는 현대 기술 기반의 문명사회를 가능하게 한 핵심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트랜지스터는 source와 drain이라는 두 전극 사이를 흐르는 전류가 gate 전압에 의해서 조절이 되는 구조인데, 이는 채널 내 전하 농도(carrier density)의 변화에 의해서 가능하게 된다.

이러한 트랜지스터를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ield-effect transistor, FET) 또는 박막 트랜지스터(thin-film transistor)라고도 하는데, 이 소자 구조를 응집물질 연구에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반도체 소재를 채널 물질로 적용할 수도 있고, 잘 알려진 반도체 소재에 대하여 유전체를 변화하였을 때 달라지는 특성을 살펴볼 수도 있으며, 반도체 소재가 다른 물질과 접촉을 한 상태에서의 변화를 살펴보아 센서와 같이 활용할 수도 있다. 특히 반도체 공정은 마이크로미터 또는 그 이하 크기의 초미세 전극을 다양한 물질 및 구조 위에 형성할 수 있게 하는데, 이를 이용하면 그래핀 트랜지스터의 예에서 잘 검증되었듯이 외부 물질 혹은 환경과 채널 물질의 상호작용에 의해 전하 운반자 농도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반도체 소자의 다양한 동작 특성은 전기적 특성, 특히 전기저항의 변화로 감지할 수 있다(그림 1).1) 이러한 반도체 소자의 특성은 다양한 제어 변수가 한꺼번에 적용되어야 하는 극한 양자물질 기능성 연구에 있어서 활용 가능성이 높으며 아래에 그 몇 가지 예를 소개한다.

카이랄 양자소자 및 고압 상온 초전도성 소자

1. 카이랄 양자소자: 양자위상큐빗

양자위상큐빗(topological quantum qubit)의 후보로서 주목을 받고있는 마요라나 모드(Majorana mode)는 quantum decoherence 등의 전통적인 큐빗의 동작을 방해하는 에러들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서 양자컴퓨터 연구의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2) 비아벨리안(non-Abelian) 통계를 따르는 위상큐빗의 양자상태는 시간에 따른 궤적(trajectory in time)에 각인되어 있어서 주변 환경의 요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위상큐빗은 브레이딩(braiding)이라고 불리는 비아벨리안 에니온(anyons)인 마요라나 준입자의 궤적을 교환함으로 작동이 이루어진다. 쌍으로 이루어진 마요라나 준입자는 단일 페르미온 상태를 occupied 혹은 empty할 수 있기 때문에 마요라나 브레이딩은 intrinsic parity 변화를 가져오게 되며 이에 대한 연구는 양자위상컴퓨터 실현에 핵심연구로 자리하고 있다.

Fig. 2. S-TI-S Josephson junction. (a) When a magnetic field is applied, vortices with Majorana bound states (MBS) are formed in the Josephson barrier (indicated by red dots). (b) A schematic diagram of MBS braiding using a tri-junction and an electrical circuit utilizing an inductor to apply current pulses for controlling the braiding.[3] Fig. 2. S-TI-S Josephson junction. (a) When a magnetic field is applied, vortices with Majorana bound states (MBS) are formed in the Josephson barrier (indicated by red dots). (b) A schematic diagram of MBS braiding using a tri-junction and an electrical circuit utilizing an inductor to apply current pulses for controlling the braiding.3)

초전도(S)-위상부도체(TI)-초전도(S)로 이루어진 조셉슨정션(Josephson junction) 카이랄 소자에 작은 크기의 자기장을 걸어주면 junction barrier에 Josephson 볼텍스가 생기며 그 안에 마요라나 모드가 나타난다. 소자에 전기장을 걸어주면 junction barrier를 따라 볼텍스의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어서 마요라나 준입자의 브레이딩을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2).

2. 카이랄 초전도체의 위상학적 특성 판별을 위한 이종접합 구조(이론적 제안에 대한 실험적 구현)

Fig. 3. A circuit consisting of a quantum Hall-spin liquid (non-Abelian) with a superconducting interface. (a) When non-Abelian particles are created within the spin liquid, (b) a quantized conductivity is measured.[4]Fig. 3. A circuit consisting of a quantum Hall-spin liquid (non-Abelian) with a superconducting interface. (a) When non-Abelian particles are created within the spin liquid, (b) a quantized conductivity is measured.4)

양자 컴퓨팅 등 첨단 응용의 필수 요소라 할 수 있는 비아벨리안 들뜸 입자의 생성/소멸 그리고 동역학 제어를 위한 실험 방법론이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최근 이종접합 구조와 간단한 전류 측정을 통해 비아벨리안 위상학적 양자 상을 판별할 수 있는 이론적 제안들이 보고되었다(그림 3).4) 초전도 계면이 삽입된 양자홀-(비아벨리안) 스핀액체로 만들어진 회로에서는 양자화된 전도도가 측정될 수 있다. 양자홀 계에서 발현된 끝머리 전자가 초전도 계면에서 두 개의 마요라나 페르미온으로 분해되고, 하나의 마요라나 페르미온은 스핀액체로 주입된다. 스핀액체 체적에서 비아벨리안 입자가 생성되면 독특한 상호 통계에 의해 주입된 마요라나 페르미온의 부호가 뒤바뀌게 되며 끝머리 홀(Hole) 상태가 양자홀 계로 재주입되면서 유한한 전도도가 측정된다.

회로의 설계 및 구성은 비아벨리안 입자의 성질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앞선, 나선성 초전도체의 얽힘 스펙트럼 연구를 통해 비아벨리안 입자의 위상학적 성질을 특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와 같은 회로 설계를 통해 실험적으로 입증하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3. 고압 상온초전도체에서의 소자 방법론

수소화물 고온초전도체 연구에는 메가바 압력 제어, 원소치환을 통한 쿨롱 인력 제어, 그리고 수소 반응 제어 등 다양한 제어변수들이 함께 사용된다. 기술적으로는 diamond anvil cell을 이용한 메가바 압력의 조절과 레이저로 초수소화물 전구체(precursor) 가열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메가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100 μm 이하의 다이아몬드 큘렛(culet)을 사용해야 하며 이때 시료의 크기는 30 μm 정도의 크기라서 정밀한 극한연구가 필수적이다.

이렇게 환경에 많은 제약을 가지고 있는 고압 상온초천도체 연구에 있어서 박막 및 소자 기반 연구의 도입은, 고압 상온초전도 연구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자 기반 연구의 하나의 예로, 다이아몬드 위에 증착(deposition) 및 리소그래피(lithography) 방법을 사용하여 홀바 및 다양한 수송성 측정이 가능한 금속 구조를 만든 이후에, 게스트 원자(Ce 혹은 Y) 박막을 증착한다. 만들어진 박막의 보호 및 수소와 게스트 원자와의 반응을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Pd을 증착한 이후에 암모니아 보론(NH3BH3) 혹은 수소가스를 넣어 주는 연구 방법 등이 제안되고 있다. 상온초전도체기반 소자의 성공적인 구현은 초전도 특성에 대한 보다 정량적이며 다양한 물성연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과 더불어서 산업화 응용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자의 테스트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는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5)

4. 트위스트 기반 응집물질 연구

Fig. 4. A piston-cylinder Anvil cell and a variation in interlayer spacing with pressure in the device.[6]Fig. 4. A piston-cylinder Anvil cell and a variation in interlayer spacing with pressure in the device.6)

2차원 물질 두 층 또는 세 층의 트위스트 각도를 제어하면 위상 평탄 밴드를 구현할 수 있고 이를 통한 신기능 양자물성이 나타난 것을 기대할 수 있다. 트위스트로 인하여 초격자의 크기가 바뀌면 on-site Coulomb repulsion이 영향을 받고, 압력을 사용하면 층간 간격과 상호작용이 조절될 수 있으며, 외부 전기장을 이용하면 화학 포텐셜과 도핑이 세밀하게 조정될 수 있다. 이로부터 correlated insulator에서 unconventional superconductor로의 양자상 전환을 살펴볼 수 있다. 실제 트위스트 조절된 원자층 두께 2차원 소재에 대하여 압력 제어 변수가 적용된 예는 그래핀에서 보고된 바 있다(그림 4).6) 여기서 동일한 방법론이 2차원 물질뿐만 아니라 YBCO, BSCCO 등의 3D 벌크 layered material과 같은 고온초전도 물질에도 적용될 수 있다.

압력에 의해 유도된 2차원 다층구조 초전도체의 초전도갭 대칭성을 연구하는 경우 아래 세 가지 정도의 구체적 단계가 중요하다.

(1) Clean transfer 방법을 이용한 고품질 대면적의 뒤틀린 다층구조시스템 구현: Epitaxial 성장 방법의 적용이 어려운 2차원 물질의 경우 대면적의 2차원 물질을 transfer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순물(impurity) 문제를 최소화하는 기법이 필수적이다.

(2) 다층구조시스템에 대한 운반자밀도 조절을 통한 상변화의 전기적 검출: 2차원 다층구조시스템에서는 twist 층이 이루는 각도에 따라서 전자밴드의 특성이 달라지면서 초전도성 또는 자성 등 다채로운 물리적 기저 상태가 발현될 수 있다. 트랜지스터 구조가 가지는 field-effect에 의한 운반자밀도의 조절 능력 기능을 장점으로 활용하여 평평한 밴드특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물리적 기저상태에 대한 탐구를 전하수송 관점에서 진행해야 한다.

(3) 정수압력(hydrostatic pressure)을 통한 다층구조시스템의 층간간격 조율과 이때 발현되는 초전도의 압력-온도 상전이도형 및 초전도갭 대칭성 연구: 정수압력을 가하게 되면 2차원 시스템의 층간간격이 변하며 이는 층간 전자의 커플링세기를 변화시켜서 밴드구조뿐만 아니라 전자쌍을 매개하는 초전도인력 포텐셜의 크기도 동시에 변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온도에 따른 전기저항을 측정함으로 압력-온도 상전이도형을 완성하여 압력이 초전도온도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연구방법이 될 수 있는지 조사한다. 또한 서브캘빈의 극한온도에서 I-V 측정을 통해 벌크 초전도현상과 다른 2차원 초전도성의 특성에 대해서 연구한다. 자기장에 따라 초전도현상이 파괴되는 임계 자기장의 온도 의존성 연구를 통해 초전도갭 대칭성을 밝혀내면 초전도메커니즘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에 기여할 수 있다.

5. 콘도 위상물질 연구에서의 소자 방법론

콘도 위상물질에 대한 연구는 콘도-와일 준금속, 콘도 위상 부도체, 그리고 이들의 박막과 소자를 제작하여 새로운 양자 위상상태 탐색이 주요 연구 주제들이다. 소자 관점에서는 압력과 응력(특히 에피택셜 스트레인) 조절, 그리고 외부 전기장을 활용하여 화학 포텐셜과 도핑을 세밀하게 제어하는 방법을 활용한다.

맺음말

극한 양자물질 및 그 기능성에 대한 탐구는 이제 단순히 성장된 시료를 전통적인 방법으로 평가하는 것에서 벗어나 반도체 소자 구조를 적극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 이는 특히 트위스트 두 겹 그래핀 경우에서 실험적으로 검증된 바와 같이 새롭게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앙자물질 시료에 대하여 화학적 도핑이 아닌 전기적 도핑을 시도할 수 있고 이는 2차원 계열 층상구조 물질이 가지고 있는 저차원 초거대 표면적 특성과 맞물려서 그 시너지를 낼 수 있다. 물론 이 방법론은 전해질 게이팅 방법에도 동일하게 확장되는데, 단순히 앞 그림 1에서 소개한 방법론과 비교하자면 평행판 축전기 커패시터가 아닌 수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를 활용하는 것만 차이가 있다.

새로운 양자물질을 탐구하고, 그 기능성을 밝히는데 여러 제어변수가 한꺼번에 사용되어야 한다. 압력과 게이트 도핑, 각도 조절, 위상물질과 초전도 물질의 결합 등 앞으로 실험적으로 탐구할 영역이 넓게 펼쳐져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실험물리학 관점에서 이러한 소자 구조를 활용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연구자, 특히 학생연구자 입장에서도 최첨단 반도체 기술을 습득할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더불어 산업계에서 물리학계에 요구하는 새로운 차세대 소자, 초저전력, 초고속 반도체 소자 연구에 위상, 초전도, 양자큐빗 등 새로운 물리적 특성을 도입하는 최전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가진 거대한 반도체 인프라를 통해서 응집물질 실험 기술이 더 발전하기를 기원해본다.

각주
1)Y. Zhang et al., Nature 438, 201 (2005).
2)L. P. Kouwenhoven, Physics Today 73(6), 44 (2020).
3)S. S. Hegde et al., Annals of Physics 423, 168326 (2020).
4)D. Aasen et al., Phys. Rev. X 10, 031014 (2020).
5)E. Snider et al., Phys. Rev. Lett. 126, 117003 (2021).
6)M. Yankowitz et al., Nature 557, 404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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