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재료 세상의 슈퍼히어로
전하와 포논 이동으로 이해하는 열전소재
작성자 : 김경태 ㅣ 등록일 : 2021-10-21 ㅣ 조회수 : 4,044 ㅣ DOI : 10.3938/PhiT.30.031
김경태 박사는 KAIST 신소재공학과에서 박사학위(2006)를 취득한 후, 독일 라이프니쯔 재료연구소(Leibniz-Institute for Solid State and Materials Research Dresden)에서 박사후 연구원, 삼성전자 Flexible Display Lab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후 2009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재료연구원 분말재료연구본부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2020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선정 국가연구개발우수성과 100선에 열전소재기술로 선정된 바 있으며, 금속3D프린팅 전용소재 및 고체추진제등 금속분말기반의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 (ktkim@kims.re.kr)
Understanding Thermoelectrics Through Carrier and Phonon Transport
Kyung Tae KIM
Solid state energy conversion using thermoelectric (TE) phenomena has attracted great interest in power generation by using waste heat and active cooling/heating from electricity. Since first observation of the Seebeck and Peltier effect in the early 1820s, the TE phenomena has been applied in limited fields due to difficulties during the last two centuries in controling performance, which is related to both the carrier and the phonon transport behaviors. This article briefly introduces not only technological research issues for universal use of thermoelectrics but also the latest strategy for applications from the viewpoint of materials.
들어가며
본 특집호에서 다루고자 하는 열전(thermoelectric)에너지 변환 기술은 여러 열원으로부터 고체상태에서 직접적으로 전기를 생산하거나 반대로 전류의 흐름으로 온도차이를 발생시키는 기능을 가역적으로 수행한다. 최근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탄소중립 기조에서 우리 주변에 버려지는 배·폐열을 활용하여 전기를 생산하거나 효율적인 냉난방 기능으로 전력소모를 최소화하는 등의 응용영역에서 관심이 커짐에 따라 세계적으로 열전을 이용한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향상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열전현상은 결국 온도차이에 따라 높은 에너지 레벨의 전하가 고온에서 저온영역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한다. 열기전력을 발생시키는 제벡효과(Seeback effect)와 전류의 흐름으로 열전하가 이동하면서 열을 뺏어 능동냉각하거나 가열하는 펠티어 효과(Peltier effect)를 기본으로 한다. 이 글에서는 고체상태에서 온도차이와 전기에너지의 변환 성능을 향상시키는 기본 개념과 이를 이용하여 소재화하는 최근의 시도,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Fig. 1. (a) Seebeck effect. (b) Peltier effect. (c) Schematic images of thermoelectric device.1)
서 론
열전효과는 기판과 전극 위에 p형과 n형 열전소재가 순차적으로 배열된 간단한 형태의 모듈로 구현한다. 따라서, 모듈의 특성은 모듈을 구성하는 소재의 성능에 크게 의존하는 특징을 갖는다. 열전소재의 에너지변환 물성은 무차원 성능지수 \(\small ZT = \sigma S^2 (\kappa_{\mathrm{el}} + \kappa_{\mathrm{lat}})^{−1} T \)로 표현한다. 이때 \(\small \sigma\)는 전기전도도, \(\small S\)는 제벡계수, \(\small \kappa_\mathrm{el}\)과 \(\small \kappa_\mathrm{lat}\)는 각각 전하에 의한 열전도도와 격자열전도도(lattice thermal conductivity)이다. 우수한 열전효과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높은 전기적 물성과 낮은 열전도도라는 서로 상반되는 특성을 동시에 확보하여야 한다. 그러나, 제벡계수(\(\small S\))와 전기전도도(\(\small \sigma\))는 전하밀도(carrier density)에 대해 서로 반비례하지만, 열전도도는 전하밀도에 일부 비례하는 동시에 격자포논의 영향을 고려하여야 하는 등 \(\small \sigma\), \(\small S\) 그리고 \(\small \kappa\)의 세 가지 인자들은 복합적으로 서로 coupling되어 있어 성능지수 향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따라서, 전하 농도 최적화를 통해 전기적 물성을 확보하고 격자포논을 효과적으로 산란시킬 수 있다면 우수한 성능의 열전소재 개발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1993년에 미국 MIT의 Hicks와 Dresselhaus 교수는 열전소재를 양자점과 초격자 구조의 저차원 나노구조로 제조할 때 전기적 물성과 열전도도의 동시제어가 가능함을 이론적으로 제시하였다.3) 그러나, 전하와 포논의 이동을 quantum dot 수준으로 제어할 수 있는 공정기술이 개발되지 못하여 대표적인 상온영역 열전소재인 비스무트 텔루라이드(Bi2Te3) 합금의 경우 제벡효과와 펠티어효과가 발견된 1820년대 이후 근 2세기 동안 \(\small Z T \sim 1.0\) 수준의 성능지수에 머무르고 있었다.
나노구조로 전하는 이동시키고 포논은 산란시키다.
열전성능지수값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하는 이동시키면서 포논은 산란시키는 개념을 소재적으로 구현하여야 한다. 이는 마치 포논은 비정질 소재에 있는 것처럼 느리게 이동하게 하고 전하는 결정질 내에서 이동하도록 유도하는 개념으로 Phonon-Glass/Electron-Crystal (PGEC)이라고 불리운다. MIT에서 제안한 저차원 나노구조를 이용한 PGEC 개념을 구현하기 위하여 2002년 미국 RTI에서는 12 nm 크기의 Bi2Te3/Sb2Te3 초격자구조의 박막을 제작하였다. 그 결과 초격자 내에서 포논은 대부분 산란되었고 전자 이동은 성공적으로 이루어져 \(\small ZT\) 2.4의 획기적인 값을 달성하였다.4) 이후 최근까지도 초격자(superlattice)를 이용한 연구결과는 박막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5)6) 국내외적으로 초격자 박막소재의 개념을 벌크소재에서도 구현하여 상용화 가능한 열전소재로 연계하기 위한 연구가 2000년 후반부터 집중적으로 연구되었다. 미국 MIT의 G. Chen 교수 그룹에서 열전소재에 나노결정립을 도입하여 포논의 이동을 저하시키는 방법으로 \(\small ZT \sim 1.5\) 수준의 고성능 Bi2Te3계 소재를 구현하였다.7) 국내 삼성종합기술원에서는 2015년 열전소재의 결정립계에 전위(dislocation)를 형성시키는 방법으로 heat carrying phonon의 산란을 극대화하여 열전도도를 최소화시켰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전기전도도 감소를 극복하여 벌크형 Bi2Te3 소재에서는 세계 최고수준인 \(\small ZT \sim 1.86\)의 물성을 달성하기도 하였다.8) 이러한 시도는 초격자 등 박막수준에 머무르던 열전소재의 물성 향상 방법을 실용적으로 응용가능한 분말기반의 벌크소재 제작수준까지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원자스케일 결함을 이용하다
Fig. 3. (a) A schematic microstructure of atomic-scale defects-dispersed TE materials. (b) Depiction of predicted atom-configuration in nano-structure of (a).9)
전위를 결정립계에 배열시키는 엔지니어링(grain boundary engineering)의 성공에서 기인하여 최근에는 원자레벨에서의 결함을 이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세 가지 주요 성능지수 인자를 동시에 제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결정립계의 이해만으로는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원자레벨 결함을 이용하여 보다 근본적으로 전하의 농도를 변화시키거나 포논의 산란을 동시에 극대화시키고자 하였다. 이는 최근의 소재개발 트렌드가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결정결함을 제거하기보다 오히려 긍정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전환되는 점과 일치하고 있다. 특정조건에서 결함의 존재는 오히려 열역학적 안정성을 부여하므로 이들을 인위적으로 제거하기보다 적절한 구조와 농도로 제어함으로써 소재의 물성을 제어하고자 하는 흐름이 열전소재에도 적용된 것이다.10)11) 특히, 최근 투과전자현미경(Transmission Electron Microscopy)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원자레벨 결함을 관찰하는 기술이 확보되고 있다. 따라서, 결함들을 직접 관찰하는 작업이 용이해졌다. 예를 들어 Bi-Te 소재에서 Te 공공(vacancy) 자리에 Bi가 치환되는 antisite defect 형성을 STEM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 경우 재료에 1개의 잉여 정공(hole)을 제공할 수 있고, Te 공공자리는 2개의 잉여 전자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점을 이용하여 원자결함이 결집한 영역을 5‒10 nm 정도 크기로 분산시키면 전하의 이동과 농도 및 포논의 이동특성의 동시제어가 가능하다. 즉, 전하와 포논의 mean free path가 다른 점을 이용하면 나노영역에서 PGEC 개념을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전기전도도 향상과 열전도도 저감이라는 상반특성을 동시에 달성하였다.9) 다만, 정확한 나노크기의 결함구조의 결정 형상과 크기 등을 제1원리 계산을 토대로 명확히 예측하는 연구가 연계된다면 열전소재 이론물성에 도달하는 방법을 찾는 실마리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D프린팅을 통해 열전소재를 구현하다
열전기술이 분산발전, IoT센서용 독립발전, 전기차 능동 냉난방 등에 자유자재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Bi2Te3 소재를 기준으로 \(\small ZT\) 1.5~2.0 수준이 필요하다. 현재의 나노기술과 열전소재 개발 수준을 감안하더라도 \(\small ZT\) 2.0 수준 이상 값의 달성은 여전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리라 예상된다. 따라서, 열전기술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소재성능지수 향상과 더불어 소자 또는 모듈화기술을 선제적으로 개발하여 전하/포논 이동특성이 벌크화/소자화 이후에도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
각종 선박이나 공장 등 다양한 형상의 열원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하거나 인체열을 하베스팅하기 위해서는 형상 자유도가 있는 모듈 제조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냉난방 분야도 마찬가지로 자유형상 소재제조가 가능한 3D프린팅 도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최근에는 열전잉크를 이용한 3D프린팅 기술이 개발되어 마이크로 소자부터 벌크소자까지 결과가 발표되고 있다.12)13) 그러나, 결함엔지니어링 등과 같이 포논과 전하의 이동특성 제어를 구현하는 고성능 소재의 적용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상온 및 상압에서 제조 가능한 잉크 원료소재 합성기술과 이를 성능까지 연계시키는 이론과 공정기술 등의 접목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맺음말
전술한 바와 같이, 열전현상은 1820년대 이후부터 발견된 물리 현상으로 소재의 물성이 향상될 경우, 우리 생활 속에 많은 부분에 응용될 수 있다. 소재의 물성을 좌우하는 매개체가 전하와 포논의 이동특성임은 확인하였지만, 여전히 이들 인자들을 복합적으로 동시제어하는 메카니즘의 이해는 부족하다. 본고에서는 다양한 열전소재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응용이 이루어지는 Bi-Te소재를 중심으로 물성향상의 이해를 설명하고 있지만, 물성한계 극복과 응용분야 확대를 위해서 계산과학기반의 새로운 합금계의 개발과 신성형공정기술이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 각주
- 1)J. Snyder and E. S. Tobere, Nat. Mater. 7, 205 (2008).
- 2)S. Lee, J. A. Bock, S. Trolier-Mckinstry and C. A. Randall, J. Euro. Ceram. Soc. 32, 3971 (2012).
- 3)L. D. Hick and M. S. Dresselhaus, Physical Review B 47, 12727 (1993).
- 4)R. Venkatasubramanian, E. Siivola, T. Colopitts and B. O’Quinn, Nature 413, 577 (2001).
- 5)G. Bulman, P. Barletta, J. Lewis, N. Baldasaro, M. Manno, A. Bar-Cohen and B. Yang, Nat. Comm. 7, 10302 (2016).
- 6)P. Zong, P. Zhang, S. Yin, Y. Huang, Y. Wang and C. Wan, Adv. Elect. Mater. 5, 1800842 (2019).
- 7)B. Poudel, Q. Hao, Y. Ma, Y. Lan, A. Minnich, B. Yu, X. Yan, D. Wang, A. Muto et al., Science 320, 634 (2008).
- 8)S. I. Kim, K. H.ee, H. A. Mun et al., Science 348, 109 (2015).
- 9)K. T. Kim et al., Nano Energy 55, 486 (2019).
- 10)Y. Luo, J. Yang, Q. Jiang, W. Li, Y. Xiao, L. Fu, D. Zhang, Z. Zhou and Y. Cheng, Nano Energy 18, 37 (2015).
- 11)Y. Pei, X. Shi, A. Lalonde, H. Wang, L. Chen and G. J. Snyder, Nature 473, 66 (2011).
- 12)F. Kim et al., Nature Energy 3, 301 (2018).
- 13)F. Kim et al., Nature Electronics 4, 579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