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결점 없는 세상을 꿈꾸다
국내 단결정 연구그룹의 최신 연구동향
작성자 : 김기훈·김성웅·김준성·박기성·오윤석·옥종목·이기문·이종수·정명화·정세영·최광용·최영재 ㅣ 등록일 : 2022-04-21 ㅣ 조회수 : 2,574 ㅣ DOI : 10.3938/PhiT.31.017
김기훈 교수는 서울대학교 박사(1998)로 미국 Rutgers Univ.(1998-2001)와 Los Alamos 국립연구소에서 연구원(2001-2003)을 지낸 뒤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khkim@phya.snu.ac.kr)
김성웅 교수는 일본 동경공업대학 재료물리 공학박사(2003)로서 동경공업대학 프론티어 연구센터, 응용 세라믹 연구소 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성균관대 에너지 과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kimsungwng@skku.edu)
김준성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 이학박사(2004)로서 독일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2009년부터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js.kim@postech.ac.kr)
박기성 교수는 미국 텍사스대 물리학과 이학박사(2007)로서 미국 브룩해븐 국립연구소와 미국 버지니아 대학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2012년부터 DGIST 기초학부에서 근무한 후 2020년부터 같은 대학 화학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keeseong@dgist.ac.kr)
오윤석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 이학박사(2010)로서 미국 럿거스 대학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2014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UNIST)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고, 2021년 설립한 퀀텀 크리스탈 앤 테크놀로지(주)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ysoh@unist.ac.kr)
옥종목 교수는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이학박사(2017)로서 기초과학연구원(2017-2018)과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2018-2021)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뒤 2021년부터 부산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okjongmok@pusan.ac.kr)
이기문 교수는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공학박사(2010)로서 일본 동경공업대학교 박사후 연구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2015년부터 국립군산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kimoon.lee@kunsan.ac.kr)
이종수 교수는 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과 공학박사(2005)로서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박사후 연구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2010년부터 경희대학교 응용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jsrhyee@khu.ac.kr)
정명화 교수는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박사(2000)로 미국 Los Alamos 국립연구소에서 박사후 연구원과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을 지낸 뒤 2008년부터 서강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mhjung@sogang.ac.kr)
정세영 교수는 독일 쾰른대 결정학과 이학박사(1990)로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을 거쳐 1991년부터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현재 나노과학기술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syjeong@pusan.ac.kr)
최광용 교수는 독일 아헨공대 물리학과 이학박사(2004)로서 일본 도호쿠대학, 미국 국립고자기장 연구소 박사후연구원, 중앙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를 거쳐 2021년부터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choisky99@skku.edu)
최영재 교수는 미국 럿거스 대학 물리학과 이학박사(2009)로서 Rutgers Center for Emergent Materials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낸 뒤 2011년부터 연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phylove@yonsei.ac.kr)
Recent Research Activities of Single-crystal Growth Groups in Korea
Kee Hoon KIM, Sung Wng KIM, Jun Sung KIM, Keeseong PARK, Yoon Seok OH, Jong Mok OK, Ki Moon LEE, Jong Su LEE, Myung Hwa JUNG, Se-Young JEONG, Kwang Yong CHOI and Young Jai CHOI
Single crystal growth research is the first step of experimental studies in condensed matter physics. Various new phenomena have been discovered in high-quality single crystalline materials, which was otherwise hidden in their polycrystalline form. In this article, we review recent research activities of single crystal growth groups in Korea. These activities cover a wide range of materials from epitaxial crystal of single-element metal to naturally-heterostructured crystals, which exhibit facinating properties and functionalites including strong oxidation resistance, superconductivity, multiferroics, quantum magnetism, and topological properties.
들어가는 글
새로운 측정 방법의 발명이 새로운 현상의 발견으로 이어지는 것처럼, 새로운 물질의 합성 역시, 새로운 물리를 여는 열쇠 중 하나이다. 반도체, 초전도체, 자성체, 위상 물질 등, 그동안 응집물질 물리학의 성취의 시작점에는 대부분 새로운 물질의 발견이 동반되어 왔고, 이는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응집물질이 다수의 구성 원소가 응집되어 만들어진 물질을 일컫는 것이니 그 특성이 구성 원소의 배열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응집물질 연구의 주된 대상이 되었던 고체 물질을 다루는 경우, 원자가 최대한 규칙적으로 정렬되게 성장시킨 단결정 시료에 대한 연구는 거시적으로 드러나는 물성을 미시적인 원리와 연결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불순물, 결손(deficiency)이나 결정립계(grain boundary) 등의 결함은 종종 고체 물질의 고유한 물성을 약화시키거나 아예 없애버리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높은 품질의 단결정 물질을 만들 수 있느냐는 높은 수준의 물성 연구를 할 수 있느냐와 직결된 문제가 된다.
응집물질의 연구가 심화되고 측정 방법이 고도화되면서, 연구의 대상이 되는 단결정의 조성도 더 다양해지고, 구조도 더 복잡해지고, 요구되는 품질도 더 높아졌다. 특히 90년대의 고온초전도 구리 산화물이나 강상관계 전이금속 산화물 단결정 연구에서 강한 스핀-궤도 상호작용 물질, 철계 초전도체, 위상부도체와 준금속, 반데르발스 물질 등으로 연구의 폭이 점차 넓어지면서, 새로운 단결정 성장 연구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아졌다. 이에 따라 전통적으로 단결정 성장에 역사가 깊은 유럽이나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중국에서도 단결정 성장을 전문적으로 또는 물성 측정과 병행하여 연구하는 그룹이 많아졌고, 국내 물리학계에도 단결정 성장 연구를 수행하는 그룹이 빠르게 늘어났다. 본 소개 글에서는 국내 단결정 그룹의 현재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총 12개의 국내 단결정 연구 그룹이 각 그룹별로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소개하고, 단결정 성장 연구를 통해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최근 연구의 성과와 더불어 앞으로의 계획 및 의의에 대해서 논의하였다. 그룹별 소개글의 순서는 연구책임자 이름의 가나다 순임을 먼저 밝힌다.
복합 물질 단결정 연구: 서울대 첨단복합물질상태 연구단
세 개 이상의 원소로 구성된 복합물질은 각 원자들의 오비탈과 스핀, 그리고 격자 구조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전하밀도파, 초전도, 복잡한 자성 구조, 다강성 등 여러 진기한 양자 기저 상태를 보인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품질의 단결정을 합성하여 고압, 고자기장, 극저온 등 양자 기저 상태가 발현될 수 있는 극한 환경에서의 물성 연구가 필수적이다. 이에, 정확한 조성비와 구조를 가진 단결정을 성장시키는 것은 서울대 첨단복합물질상태 연구단의 주요한 도전 과제 중 하나이다.
서울대 첨단복합물질상태 연구단은 지난 20여 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단결정을 제작하고 그 연구 성과를 꾸준히 학계에 보고해왔다. 그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융제법(flux method)이다. 대표적으로, 육방정계 철산화물 단결정[그림 1(a)]1)2)을 Na2O-Fe2O3 용매를 이용하여 성장시키고 그 다강성을 연구하여 다수의 학술지에 그 성과를 보고하였다. 그리고 세계 최초로 철계 초전도체 Na1-xLixFeAs3) 단결정을 자가융제법(Self-flux method)으로 제작하였고, Li 도핑에 따른 스핀밀도파 소멸 및 새로운 네마틱(nematic)상의 발현을 보고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성과는 서울대 첨단복합물질상태 연구단이 보유한 높은 수준의 시료 합성 기술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화학증기수송법(Chemical vapor transport)을 활용하여 이차원 구조를 가진 물질들도 다수 제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Pd 원자가 끼어들은 전이금속 찰코겐 화합물 2H-PdxTaSe2 단결정[그림 1(b)]을 합성하여4) 현재 고압 및 극저온에서의 물성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아울러, 동일한 방법으로 반데르발스 물질 CuCrP2S6의 단결정[그림 1(c)]을 합성하고, 이 물질에 제2 유형 다강성이 존재함을 세계 최초로 밝혀내 원자 층 두께의 다강체 발현 가능성을 제시하였다.5)
이외에도, 부유대역용융법(Floating-Zone method)과 브릿지만법(Bridgmann method)을 활용하여 제작이 힘든 대면적의 고품질 단결정 합성에 도전하고 있다. CaFe3O(PO4)3는 복잡한 스핀 구조와 자성 상들 간의 경쟁으로 스핀에 의한 강유전 상이 예상되는 물질이다. 부유대역 용융법으로 이 물질의 단결정[그림 1(d)]을 제작하고 자기장에 의한 강유전상이 존재함을 밝혀냈다. 아울러, 브릿지만법을 이용하여, 기존에 융제법으로 제작했던 NaFeAs 단결정[그림 1(e)]을 대면적으로 제작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현재 Li이 도핑된 단결정을 제작하여 Na1-xLixFeAs의 네마틱 상에 대한 후속 연구를 준비 중이다.
복합물질은 다양한 원소와 복잡한 결정 구조로 인해 단결정 합성이 쉽지 않기에, 좋은 단결정 제작을 위해서는 각 원소와 물질의 특성에 적합한 성장 기술을 활용하고 충분한 노하우가 필요하다. 서울대 첨단복합물질상태 연구단은 지금까지 쌓아 온 시료 제작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다양한 단결정을 제작하여 학계에 보고함으로써 그 역량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금속-유기 결합체나 카고메 격자 구조 물질[그림 1(f)] 등 다양한 신물질 단결정 제작으로 연구 영역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 물질들의 극한 환경 물성을 지속적으로 탐색할 계획이다.
신규 양자 물질 단결정 연구: 성균관대 전자활성 에너지 소재 연구실
2차원 층상구조 물질은 구성 원소의 종류와 원소 조합에 따른 화학결합의 다양성이 풍부하여 금속성 및 초전도성뿐만 아니라 위상 물성까지 폭넓은 물성을 나타내고 있어서 최근 고체물리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합성된 적이 없어 물성이 파악된 적이 없는 물질이 매우 많고 그중에서는 일반적인 화학결합이 아닌 특이한 결합으로 형성된 결정구조를 가진 물질이 다수 존재하여 새로운 물질 물성 연구가 가능하다. 한편으론, 기존에 연구된 물질과 비슷한 원소의 조합과 화학양론비로 구성된 물질은 결정구조와 함께 물성을 쉽게 예측할 수 있으나 그 이외의 경우에는 합성 연구, 특히 단결정 성장을 통한 정확한 물성 확인 연구가 중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균관대 전자활성 에너지소재 연구실에서는 융제법(flux), 대역용융법(zone melting), 브릿지만법(Bridgeman method) 등을 통해 2차원 층상구조 물질에서 원소의 종류와 상관없이 격자간 전자(interstitial electrons)에 의해 물성이 결정되는 전자화물(electride)과 그래핀처럼 평평한 벌집구조로 위상 특성을 나타낼 수 있는 대칭(symmetry) 조건을 만족하는 층상구조 화합물을 단결정으로 성장하여 양자 물성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성균관대 전자활성 에너지소재 연구실에서는 층상간의 빈 공간에 격자간 전자가 2차원 형태로 존재하면서 자기 이방성을 가진 강자성체부터 상자성체까지 격자간 전자의 국부화 정도에 따라 자기 물성이 변하는 소재를 연구하고 있다[그림 2(a)].6) 무엇보다도, 격자간전자에 의한 자기모멘트 발현으로 상자성 원소로만 구성된 반데르발스 층상구조 전자화물에서 강자성 특성이 나타나는 것이 발견되었다.7) 또한, 그래핀과 같은 평탄한 벌집구조를 가진 층상구조 물질에서 스핀-궤도 상호작용을 제어하면 3차원 위상 디랙 반금속 물질부터 일반 절연성 물질까지 다양한 물성이 나타나게 되었다[그림 2(b)].8) 특히 3차원 위상 디랙 반금속 물질은 표면에서 대칭 붕괴에 따른 초전도 특성을 나타내고 있어서 위상 초전도체로서의 가능성을 보이는 물질이고 벌집구조를 형성하는 원소들의 s와 p궤도만으로 매우 단순한 디랙 밴드를 나타내기 때문에 자장에 의한 바일 반금속으로의 전이로 나타나는 물성 연구가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된다.
2차원 전자화물 단결정을 쪼개면 격자간 전자가 존재하는 층간이 표면으로 나타나고 이 표면에서는 격자간 전자가 떠 있는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 이 격자간 전자가 표면에 노출된 상태에서 전자 농도를 제어함에 따라 비페르미액체(non-Fermi liquid) 상태 및 전자의 결정화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양자 영역에서의 전자상태(electron phase) 연구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발견된 3차원 위상 디랙 반금속 물질은 자장으로 카이럴 페르미온 관련 연구가 매우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되며 벌집구조가 다양한 원소 조합으로 가능하기 떄문에 새로운 양자 물성을 가지는 물질 성장과 물성 연구가 매우 기대된다.
위상 자성체 단결정 연구: 포항공대 양자물질 극한물성 연구실
위상 물질의 독특한 물성은 두 개의 서로 다른 대칭성을 갖는 전자 밴드(electronic band)가 교차하면서 만들어지는 밴드 교차점(band crossing point)과 그 근처에서 강하게 발현되는 베리 곡률(Berry curvature)에 의해 유도된다. 특히 위상 밴드의 특성과 자성이 동시에 발현될 때, 스핀이 분극된 밴드가 오비탈 자유도로 인해 위상 밴드 교차점을 만드는데, 이는 자기모멘트의 방향이나 구조에 따라 민감하게 변한다[그림 3(a)]. 이와 같은 위상밴드와 자성의 결합을 이용하면 기존 자기전도현상의 세기를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새로운 자기전도현상을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보통의 위상 자성물질에서는 위상학적인 밴드 외에 보통의 전자 밴드가 페르미 준위에 공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페르미면의 일부분만이 위상밴드에 의한 기여로 형성되고, 따라서 전체 전도 특성에도 일부분만 관여하게 된다. 밴드 교차점을 갖는 위상밴드가 페르미 준위에 유일한 전자상태가 되어, 위상학적인 전자상태가 전체 물성을 지배하는 이상적인 물질 구현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다.
포항공대 양자물질 극한물성 연구실에서는 위상 자성체 중에서도 위상마디선(nodal line)을 갖는 준금속 또는 반도체 물질에 집중하여 연구를 하고 있다. 위상마디선 물질은 밴드 교차점이 역격자 공간에서 선을 따라 무수히 많이 존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따라서 디랙/와일 준금속에 비해 위상학적인 전자상태의 밀도가 높아 위상 밴드의 효과를 크게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그림 3(b)]. 그 예로 위상마디선을 갖는 전자밴드가 페르미 준위에 걸쳐져 있는 강자성 금속인 Fe3GeTe2 단결정에서, 위상마디선 근처의 강한 베리곡률현상에 의해 높은 이상홀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확인되었고,9) Fe4GeTe2 단결정10)에서는 위상마디선에 의한 높은 열기전력 홀 효과도 관측되었다. 또한 최근에서는 위상마디선을 원자가 전자 밴드에 존재하는 자성 반도체인 Mn3Si2Te6 단결정에서, 자기모멘트 방향에 따라 매우 큰 자기저항 변화가 나타나는 것이 발견되었다.11) 이러한 연구 결과는 자성체의 스핀분극 밴드가 위상마디선 구조를 가지면서 물성을 결정할 때, 기존의 자성체와 다른 독특한 자기전도특성을 가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그림 3(c)].
위상마디선 전자밴드는 삼각 또는 육각격자를 모티브로 삼는 결정구조에서 공통적으로 발현되기 때문에, 많은 자성체에서 발견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언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새로운 위상마디선 자성체 발견 연구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연구를 통해 새롭게 발견되는 위상자성체 신물질은 자성체 내에서 전자의 거동에 대한 물리적인 이해를 높임과 동시에 스핀을 정보의 매게체로 삼는 스핀트로닉스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속간 단결정에서 자기수송 연구: DGIST 재미있는 양자물질 연구실
자기장 속에서 전하의 운동은 전하운반자의 밀도, 전하운반자의 종류뿐만 아니라, 전하운반자를 포함하는 물질의 자성, 전자구조에 대한 정보를 준다. 특히 위상물질의 발견과 스핀트로닉스로의 응용가능성으로 자기 수송은 많은 연구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DGIST 재미있는 양자물질 연구실에서는 금속간(intermetallic) 단결정을 이용해 위상물질과 자성체, 초전도체를 비롯한 양자물질에서 자기저항, 홀효과 등 자기수송의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자성 카고메 물질인 Fe3Sn2,12) FeSn, Mn3Sn 등을 이용하여 위상물질의 특성이 자기수송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탐구하고, Fe5Sn313)을 포함한 전위금속-주석 이원화합물 단결정을 이용하여 강자성체, 반자성체, 양자임계점, 상자성체, 도체 등 연속적으로 자성이 변하는 물질에서 물질의 자성이 자기수송에 주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탐구하고 있다[그림 4]. 특히 자성이 원거리에서 배열하기 시작하는 양자임계점에서 전자가 페르미 이론을 따르지 않을 때 자기수송이 어떻게 진행하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DGIST 재미있는 양자물질 연구실에서는 육방정계 Fe5Sn3에서 잔류저항비(RRR)가 10 이하인 단결정들과 1000 이상인 단결정들을 발견하고, 잔류저항비가 달라짐에 따라 자기수송이 크게 영향을 받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잔류저항비가 1000 이상인 단결정에서 자기저항값이 100,000% 만큼 증가하는 것과 도체-부도체 전이를 발견했다. Fe5Sn3에서의 특이한 자기수송은 Fe 원자의 vacancy가 정렬하여 원자구조가 육방정계에서 사방정계로 변하여 만들어진 전자구조의 변화 때문인지, 삼각격자로 배열된 Fe 원자들의 스핀상호작용으로 인한 것인지 더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 이 연구는 같은 원자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자기 특성이 다른 시스템을 구현하므로 가능해진다. 본 연구실은 Fe5Sn3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자성이 다른 Mn2Sn, Co3Sn2, Ni3Sn2 등을 성공적으로 합성하여 자성이 연속적으로 변하는 물질에서 자기수송을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놓았다. 특히 Co3Sn2은 양자임계점 근처에서 자기수송이 Cu6Sn5과 같은 일반 금속이나 Fe5Sn3과 같은 강자성체와는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줄 수 있을 것이다.14)
DGIST 재미있는 양자물질 연구실은 2020년 3월 연구실을 연 이래로 다양한 양자물질을 단결정으로 합성하고 그 성질을 탐구하고 있다. Fe5Sn3과 관련 물질들을 통해, 같은 구조를 갖지만 다양한 자성을 가진 물질군에 대한 자기수송을 연구하고, 이 과정에서 Mn2Sn, Co3Sn2과 Cu6Sn5를 새롭게 단결정으로 합성하여 그 물리적 성질을 밝힐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성 카고메 물질인 Fe3Sn2, FeSn, Mn3Sn 등과 평평한 에너지 밴드물질인 CoSn을 합성하여 STM이나 MFM 등 미시적 도구를 사용하는 실험실과 같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2차원 물질로 layer의 두께에 따라 띠틈의 크기가 변하는 PdSe2와 PtSe2 그리고 2차원 초전도체 NbSe2 등을 단결정으로 합성하여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단결정 기능성/양자 산화물 발굴: 울산과학기술원(UNIST) 강상관 양자물질 연구실
조작성과 다양성을 겸비한 이종구조와 저차원 구조에서 나타나는 물성 연구는 창발현상의 양자역학적 근원의 이해, 물질의 기능성 향상, 숨겨진 새로운 기저상태를 찾는 데 필요한 획기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특히, 산화물 이종구조는 초전도체/강유전체의 상전이 온도를 높이고, 양자 상유전체를 상온 강유전체로 변형시킬 수 있으며, 새로운 위상 상태를 유도하는 등의 방법으로 많이 활용된다. 이러한 이종구조를 구현하는 데 단결정 기판은 그 위에 올려지는 박막의 물리적 성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근간이 됨에도 불구하고, 단결정 기판으로 활용되는 소재와 구조적 특성은 특정 영역에 제한되어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강상관 양자물질 연구실에서는 기판에서 요구되는 수준의 고순도·고품질 단결정 성장기술을 바탕으로 단결정 형태의 새로운 기능성/양자 산화물을 발굴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 페로브스카이트 입방체 BaZrO3와 준1차원 자성체인 NiTe2O5를 새롭게 발굴하였다. 격자상수가 4.189 Å인 BaZrO3는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산화물 기판 대비 압도적 크기의 단위격자를 가진다[그림 5(a)]. 2690 ℃ 이상의 높은 녹는점과 고온에서의 화학적 불안정성은 BaZrO3의 단결정 합성을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인데, 성장기술 개발을 통하여 기판 활용에서 요구되는 고순도·고품질 단결정을 성장하였다.15) 울산대 물리학과 김태헌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로 BaZrO3 위에 BaTiO3 에피박막을 성공적으로 성장하여, 등방 인장 변형이 BaTiO3에 가해지면 Pmm2 사방정계인 새로운 강유전상이 유도되는 것을 발견하였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새로운 강유전상이 면내 삼극상태(ternary in-plane polar states)를 띤다는 것인데, 이 연구결과는 BaZrO3 기판의 입방구조로 BaTiO3에 가해진 등방적 4회 대칭 변형과 격자 내 초미량 점결함 분극의 상호작용이 다중 자유도 특성을 유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16)
2019년 발굴한 준1차원 자성체 NiTe2O5는 중성자 산란17)과 핵자기공명18) 실험을 통하여, S=1 Ni2+의 반강자성 질서변수가 상전이 온도(TN=30.5 K) 아래에서 기존의 보편성 부류와 전혀 다른 이상 멱법칙을 따르고, TN 위에서는 상온까지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는 강력한 스핀 요동을 관찰하였다[그림 5(b)]. 이 연구결과는 상온 수준의 높은 열적 여기보다도 강력한 미지의 스핀 상호작용이 존재함을 의미한다.
BaZrO3 격자상수 4.189Å은 기존 기판들 대비 압도적 크기이다. BaZrO3의 이러한 구조적 독보성은 기존 기판들과의 격자상수 부정합으로 이종구조 구현이 어려웠던 수많은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들의 이종구조 구현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새로운 종류의 이종구조 개발과 미지의 물리현상을 발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준1차원 자성체 NiTe2O5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이해되지 않은 자기 기저상태를 이해하기 위하여 스핀 동역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NiTe2O5에서 진기한 스핀 동역학 현상을 발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이 구조 단결정 연구: 부산대학교 양자물질 연구실
고체의 결정구조는 물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대표적으로 비-시모픽(nonsymorphic) 구조는 위상학적 밴드를 보호할 수 있으며,19) 준1차원 결정구조는 밀도파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 따라서, 특이 구조를 가지는 물질을 합성함으로써 독특한 양자현상에 접근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특이 구조 물질을 잘 이해함으로써 원하는 물성을 설계할 수 있다. 결정 구조에서 발현되는 강상관 및 위상 현상을 활용한다면 강상관 현상과 위상 현상이 공존하는 양자물질에 대한 설계가 가능할 것이며, 새로운 양자현상에 대한 접근도 가능해질 것이다. 하지만, 특이 구조를 가지는 물질은 상대적으로 결정성장이 어려워 특이 구조 단결정 성장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는 것은 현재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다.
부산대학교 양자물질 연구실에서는 층상구조, 준1차원 구조, 카고메구조 등 특히 구조를 가지는 물질을 단결정으로 성장시키고, 특이 물성을 발현/발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그림 6]. 이종층상구조를 가지는 Sr2VO3FeAs20)와 PdCrO221) 단결정에서 층간의 결합으로 발현되는 물리현상들을 관측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반데르발스 물질인 FeSe 단결정에서 발현되는 독특한 초전도 현상을 연구하였다.22) 최근에는 준1차원 결정구조를 가져 전하밀도파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BaRuO3와 카고메 구조로 인한 플랫밴드가 나타날 수 있는 Ni3Sn에 대한 단결정 성장을 시도하고 있다.
본 연구실에서는 융제법(flux method), 화학증기수송법(chemical vapor transpot) 외에 단결정의 대면적 성장을 위한 초크랄스키법(czochralski method)을 활용한 결정성장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초크랄스키법이 작동하는 온도 범위보다 고온에서 성장할 수 있는 물질들을 합성하기 위해 아크융해법을 적용한 초크랄스키를 시도하고 있다. 대면적으로 성장된 단결정을 박막 성장을 위한 기판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이종층상구조를 가지는 양자물질을 합성할 계획이다.
조성 제어를 통한 단결정 물성 제어/극대화 연구: 군산대 초월 기능성 소재 연구실
불순물 주입 도핑은 전통적인 실리콘 반도체 전자재료에서부터 최근 디스플레이/에너지 소자의 핵심 부품 소재인 산화물 반도체에까지, 반도체 재료 물성 제어의 핵심적인 기술 중 하나이다. 동일한 모조성의 소재 내에서의 물성 제어 연구는, 추후 고품질의 동종접합(homojunction) 계면을 형성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높지만, 최근 많이 연구되어 오고 있는 이차원 소재 및 강상관계 산화물 소재군에서의 불순물 주입 도핑 연구는 현재까지도 그 시도가 많지 않으며, 그러한 불순물 주입된 소재의 단결정 성장 및 고유 물성(intrinsic property) 규명도 요구되는 상황이다. 군산대 초월 기능성 소재 연구실은 전통적인 치환 조성 설계가 가능한 소재군 및 조성군을 탐색하고, 이의 합성 및 단결정 성장을 통해 물성 발현 원리를 규명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그림 7].
군산대 초월 기능성 연구실에서는 할로겐 원소 치환을 통한 SnSe2 이차원 반도체의 반도체/금속 전도 전이를 세계 최초로 보고한 바 있으며, 이러한 소재의 단결정 성장 및 물성 분석을 통한 순수 재료 물리 연구 성과뿐만 아니라, 여러 재료공학 분야 전문가 그룹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 소자화 가능성 역시 탐색/보고해 오고 있다.23)24)25) 최근에는 5각형 대칭성(pentagonal symmetry)의 PdSe2 이차원 반도체의 음이온 치환 도핑을 통한 밴드 변조(band modulation) 가능성 및 층간 결합력 제어 연구를 진행 중이며, 가속기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한 기초물성 연구성과뿐만 아니라, 차세대 양극성 소자(ambipolar device)로의 응용 연구성과 역시 보고해 오고 있다.26)27)
군산대 초월 기능성 연구실은 이차원 소재군뿐만 아니라, 현재까지 전기반응성(electro-activity)이 부재하였던 강상관계 산화물의 조성 설계/제어를 통한 응용소재/소자화 연구를 기획하여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사업(BRL) 및 삼성전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발굴 소재의 단결정 성장을 통한 다양한 기초/응용 물성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칼코겐 화합물 단결정 연구: 경희대 에너지소재 양자물성연구실
경희대 에너지소재 양자물성 연구실은 열전소재, 자성체, 디랙 및 바일 준금속 위상물질, 고엔트로피 합금 초전도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열전소재는 열을 전기로 변환시키거나 전기를 이용해 고체냉각에 활용하는 열-전기 에너지 변환 소재이다. 열전소재의 대표적인 물질인 Bi2Te3, PbTe, SnTe 등은 위상부도체 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열전소재와 위상소재와의 연관성은 무거운 원소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인데, 열전소재는 무거운 원소에 의한 저에너지 음향 포논 산란을, 위상소재는 강한 스핀-궤도 상호작용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경희대 에너지소재 양자물성 연구실에서는 열전소재의 다결정 소재 연구를 선행하고, 다결정에서 흥미로운 물리현상이 발견되면 단결정으로 제작하여 저온 고자장에서 양자물성을 연구하는 것이 보통이다[그림 8]. 단결정은 결정 방위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므로, 전류와 자기장의 방향에 따른 이방성을 측정할 수 있으며, 또한 시료의 품질이 우수한 경우 전하의 완화시간이 커져서 양자진동 효과 등으로부터 물질의 위상학적 특성도 연구할 수 있게 된다.
경희대 에너지소재 양자물성 연구실에서는 희토류 칼코겐, 희토류 보라이드, 그리고 각종 열전소재 화합물의 전기 자기적 물성을 연구해왔다. GdB4 단결정에서는 자기장에 의해 발생되는 바일 준금속 특성을 이론적,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28) GdB4는 Shastry-Sutherland 격자의 스핀구조를 갖는데, ab 평면에서 비선형적(non-collinear)을 향해있는 자기구조가 외부 자기장이 가해지면, 스핀이 c축 방향으로 향하면서 밴드 중첩의 갈라짐으로 인해 바일 밴드가 형성된다. 단결정이 아니고는 이렇게 방향에 따른 스핀구조의 양자물성을 관찰할 수는 없는 일이다. EuBiTe3 단결정에서는 자기 폴라론의 국소화가 나타나는데, 이 자기 폴라론은 고온에서 Efros-Shklovskii형 가변거리 호핑(variable range hopping)에서 저온으로 가면 Mott형 호핑으로 국소화 전도 메커니즘이 변한다.29)
또한 칼코겐 열전소재 중에 하나인 InTe1-δ에서 전하밀도파와 온도에 의한 Lifshitz 상전이를 발견하였다.30) 일반적으로 Lifshitz 상전이는 압력 등에 의해 많이 관찰되는데, 온도에 의한 Lifshitz 상전이는 드문 현상이다. 열전소재는 많은 경우 포논이 부드러운데(soft phonon), 부드러운 포논은 그루나이젠 인자(Gruneisen parameter)가 크고 이에 따라 온도에 대한 열팽창이 커서 온도에 따라 밴드 구조를 변화시킨다.
경희대 에너지소재 양자물성 연구실은 다결정 및 복합체 열전소재의 고효율 열전물성에 관한 연구를 주요 연구주제로 삼고 있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바일 준금속 물질로 연구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재 디랙 및 바일 준금속으로써 Co3Sn2S2, ZrTe5, Bi1-xSbx, MnBi2Te4 등의 단결정을 브릿지만법 및 융제법(flux method)으로 성장시켜 디랙/바일 준금속에서의 비선형적 전자기 특성에 대한 연구를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BRL)의 지원을 받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디랙/바일 준금속의 네른스트 효과(Nernst effect), 포논 홀 효과(Phonon Hall effect), 이상 홀 효과(Anomalous Hall effect) 등의 열-전기 물성의 이상 현상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자 한다.
비등방적 위상 특성을 가지는 단결정 연구: 서강대 극한양자물성 연구실
위상학(topology)이란 작은 변형에 의해서 변하지 않는 기하학적인 성질을 다루는 수학의 한 분야인데, 최근에 고체 물리 분야에서 이런 위상 특성을 보이는 물질이 새롭게 확인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덩치(bulk)에서 절연체적인 성질을 가지지만 표면에서 금속적인 성질을 갖는 위상 절연체(topological insulator), 전도 밴드와 원자가 전자밴드가 서로 페르미 준위에서 교차하는 특성을 갖는 디랙 준금속(Dirac semimetal), 그리고 시간 대칭성 혹은 반전 대칭성 붕괴에 의해 생성되는 바일 준금속(Weyl semimetal) 등이 대표적 위상 물질에 해당된다. 특히, 바일 물질에서 베리 곡률(Berry curvature)과 관련된 새로운 물리적 현상들은 아직 매우 좁은 물질군에서 간헐적으로 검증이 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고려된 조작 변수가 매우 적어 강한 비등방성과 같은 새로운 베리 곡률 현상의 중요한 특징을 관찰했다고 말하기 매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대칭성 붕괴에 의한 비등방적 베리 현상 연구를 위해서 단결정 제작은 필수적이다.
서강대 극한양자물성 연구실은 비자명한 위상(nontrivial topology) 상태 연구를 위해서 다양한 위상 물질 단결정을 성장하고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성원소가 도입된 위상절연체에서 베리 곡률에 의한 특이성 중 하나인 음의 자기저항이 예상한 자기장보다 훨씬 낮은 자기장에서 관측하였다.31) 자성 원소 도입에 의한 자기 모멘트에 의해 물질 내 제이만 효과(Zeeman effect)가 더 크게 작용하여 나타난 결과임을 제안하였다. 또한, 자기 양자 진동을 통하여 위상 물질의 베리 위상을 관측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디랙 물질과 같은 특이한 전자 구조를 가지는 물질에서 양자 진동의 위상을 정확하게 분석하는 방법을 제안하였으며, 이를 디랙 준금속인 NbSb2 단결정에 적용하여 입증하였다.32) 이와 더불어 바일 물질에 국한적으로 적용되던 베리 상자성(Berry paramagnetism)이라는 개념을 확장 연구하였다. 디랙 준금속인 ZrTe5에서 특이한 전도 특성을 보이는 온도에서 특이한 자화 곡선을 발견하였고, 이를 베리 자성의 개념으로 해석하였다[그림 9].33) 이러한 일련의 결과물들은 대부분 이방성을 가지는 위상 물질들, 특히 양질의 단결정에서만 관측되는 양자적인 현상들로 단결정의 중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비등방적 위상 상태를 가지는 물질들의 물성은 당연히 방향에 따라서 매우 큰 이방성을 보이며, 특히 격자의 대칭성에 의해서 물리적 상태가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물질 자체의 대칭성에 의한 위상 상태 연구가 대부분 진행되고 있지만, 소량의 원소 도입에 의해 대칭성이 붕괴되었을 때 발현되는 특이성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서강대 극한양자물성 연구실에서는 소량의 비자성 혹은 자성 원소의 도입에 의해서 발현되는 위상 상태 변화에 의한 물성을 관측하고 이해하려 계획하고 있다. 연구 결과는 추후 새로운 위상 상태를 요구하는 연구 분야에 적용될 수 있는 기반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초평탄면을 갖는 구리 박막의 단결정 연구: 부산대 단결정연구실
원자 수준의 평평한 면을 갖는 물질의 표면을 구현하는 것은 응집물리나 재료공학 전공자의 꿈이다. 물질 내 결함이 전혀 없고 그 표면이 원자수준으로 평평해지면 내부에 존재하는 전자들의 거동, 표면에서의 광학적 특성, 다른 물질과 반응하는 화학적 특징 등이 모두 달라진다. 그동안 2차원 물질 성장을 위해 사용되는 구리 호일을 단결정화하기 위해 많은 연구가 되어 왔지만, 정작 표면의 거칠기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지 않아왔다. 수십 나노미터 수준의 기판 표면 거칠기는 증착하고자 하는 2차원 물질의 원자에게는 깊은 계곡과 같다.
원자 한층 계단 수준의 평평한 표면을 갖는 구리 박막은 1년이 지나도 산화가 되지 않는다[그림 10]. 원자 한 층 계단과 원자 두 층 이상 계단 거칠기를 갖는 표면에서 산화 특성이 극명하게 나뉘는 것은 매우 특징적이다. 강제로 산화를 시킬 경우에는 산화층 두께 조절이 용이하기 때문에 산화를 벡터량처럼 제어할 수 있다. 평평한 표면을 갖는 구리 박막 위에서는 그래핀을 웨이퍼 스케일의 대면적 단결정으로 성장하는 것이 가능하고 1층에서 4층까지의 다층그래핀 단결정을 성장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10초 내에 모두 사멸시키기도 한다.
부산대 단결정 연구실은 평탄 표면물리, 기판공학, 산화 공학 등의 새로운 분야를 열고자 한다. 현재는 구리뿐 아니라 니켈, 철 등의 금속 표면 원자 한 층을 재배열하여 산화를 원천 차단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특히 산화성 금속의 고온 산화 방지는 학계와 산업계의 중요한 이슈이다. 일반적 표면 코팅과 달리 본연의 전기적 특징을 유지하면서 300‒400 ℃에서의 산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표면제어 기술을 개발하여 완성단계에 있다. 또한 헤테로에피탁시(heteroepitaxy)임에도 단결정 박막을 성장할 수 있는 바이블(bible)적인 모델을 개발 중이며 산화를 막는 기술과 함께 산화를 텐서량처럼 제어하는 기술도 병행하여 개발하고 있다.
양자 스핀계 단결정 연구: 성균관대 위상양자물성 연구실
란다우의 대칭성 붕괴이론인 국소 질서 매개변수로 기술되지 않는 새로운 물질의 상태와 상전이가 존재한다. 스핀계에서는 스핀액체가 위상질서의 대표적인 예이다. 키타예프 상호작용력으로 결합한 스핀 S=1/2 벌집격자는 위상적 스핀액상과 마요라나 페르미온 준입자를 가진다. 반면에, 기하학적으로 쩔쩔매는 카고메 반자성체는 Z2, Z3, 혹은 U(1) 스핀액체를 기저상태로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 스핀액상에서 발현하는 분수화된 준입자, 장거리 위상 질서, 및 게이지 구조의 본질을 밝히고, 스핀액상에 도핑을 하거나 근접효과를 이용해 위상 초전도체, 애니온, 분수화된 천(Chern) 절연체와 같은 새로운 물질의 상태를 구현하기 위해 단결정 연구가 필수적이다.
성균관대학교 위상양자물성 연구실에서는 2차원 삼각형, 카고메, 하이퍼카고메, 부동 파이로클로(breathing pyrochlore), 및 키타예프 스핀계 물질의 단결정을 합성하고 새롭게 창발하는 자성물성을 발견하고자 연구를 수행 중이다[그림 11]. 융제법(flux method), 화학증기수송법(chemical vapor transpot), 수열(hydrothermal) 합성법을 이용해 결정성장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주요한 연구주제는 다음과 같다. 비등방 삼각형 반자성체 Ca3ReO5Cl237)에 대한 스핀논의 통계와 동역학의 연구를 통해 보존 스핀논과 트리플론(triplon)의 여기를 관측했다. 키타예프 스핀계 물질 α-RuCl3와 Na2Co2TeO6에서 스핀의 분수화로 생겨나는 마요라나 준입자 및 자기장을 인가하여 발현하는 스핀액체상태와 마요라나 속박상태를 발견했다.38) 부동 파이로클로(breathing pyrochlore) LiGa1-xInxCr4O8 물질에 스핀 동역학의 열적 및 시간적 dichotomy 현상을 관측했다.39) S=1/2 카고메 반자성체 YCu3(OH)6Br2[Brx(OH)1‒x]에서 양자스핀액상 기저상태에 대한 실험적 증거와 1/9-자화 플래토를 발견했다.40)
향후 5년간 본 연구실은 S=1/2 카고메의 양자 스핀액체에서 시작하여 스핀수를 점차 증가시켜 고전 스핀액체로 전이해 가는 과정을 규명할 계획이다. 그리고, S=1/2 카고메 반자성체 YCu3(OH)6Br2[Brx(OH)1‒x]에서 1/9-자화 플래토에서 이론적으로 예견된 Z3 스핀액체의 존재를 밝히고, 자기장으로 유도되는 Z2에서 Z3 스핀액체로의 양자상전이를 연구한다.
마지막으로 키타예프 스핀계와 초전도의 이종구조를 만들어 쿠퍼쌍과 마요라나 준입자의 상호작용으로 생겨나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찾아낼 것이고, 쿠퍼쌍의 전도 채널을 이용해 마요라나 준입자를 탐침하고 제어하는 시도를 수행할 예정이다.
반강자성 스핀트로닉 단결정 연구: 연세대학교 첨단물성 연구실
반강자성 스핀트로닉스는 표유자계(stray field)가 없고 매우 빠른 스핀 다이내믹스를 갖는 반강자성체의 장점을 활용, 효율과 안정성을 극대화한 스핀프로세스 소자의 구현을 목표로 하는 물리중심의 새로운 연구분야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여러 종류의 박막을 겹겹이 쌓아 복잡한 적층구조를 활용하여 기능적 특성을 구현한다. 2차원 층상구조 반강자성체는 구조/자기적 이방성이 본질적으로 크게 나타나지만, 강자성체에 비해 근원적인 메커니즘과 조절인자에 대한 연구가 매우 부족하다. 순물질 자체의 고유물성을 기반으로 기능특성을 구현하는 경우 폭넓은 확장성이 있으나, 스핀트로닉 기능성이 집약된 이상적인 반강자성체 합성은 도전적인 과제이다.
연세대학교 첨단물성 연구실에서는 복잡한 스핀구조를 갖는 2차원 층상형 반강자성체 단결정을 성장시키고, 반강자성 기반의 스핀트로닉 기능성 발견을 목표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기울어진(canted) 반강자성 구조의 Sr2IrO4에서 도메인 구조를 조절, 거대 비등방자기저항 효과를 관측하였고[그림 12(a)],41) 층상형 Ca0.9Sr0.1Co2As2 단결정에서는 이징형태(Ising-type) 반강자성 구조에 내재된 나노구조 스핀밸브의 작동 및 비정상홀효과를 보여주었다[그림 12(b)].42) 최근에는 나선형(helical) 반강자성구조를 갖는 2차원 구조 EuCo2As2 단결정에서 부채(fan) 구조로의 상전이 시 비등방자기저항이 반전되는 새로운 특성을 발견하였고, 자성모델계산을 통해 반강자성 메모리 상태를 식별하였다[그림 12(c)].43)
반강자성 스핀트로닉스 구현은 자기결정 이방성의 역할 및 조절인자의 이해에 기초를 두고 있다. 각도에 의존하는 자기토크/자기저항 측정 결과와 스핀모델을 결합하여 자기결정이방성 상수값과 각도변화에 따른 반강자성 메모리 상태를 검증함으로 자기이방성/스핀구조와 스핀트로닉 기능특성 발현 사이의 밀접한 연관성을 확증하고자 한다. 또한, 효과적인 물성조절을 위해 초소형 압전작동기(Piezoactuator)를 활용한 압전스핀트로닉(Piezospintronic) 특성 구현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발견되는 스핀트로닉 신물질은 반강자성체 내 스핀기반 전자수송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양한 기능성 헤테로 구조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오는 글
국내 단결정 그룹의 연구를 소개하면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그 다양성이다. 단일원소 조성의 2차원 금속결정에서, 이원상(binary) 또는 삼원상(ternary) 진틀(Zintl)계 금속, 전이금속 산화물, 닉토젠(pinctogn), 칼코젠(chalcogen), 할로겐(halogen) 화합물과 다원상 복합물질, 그리고 전자화물까지 다양한 조성과 결정 구조를 갖는 단결정 물질이 연구되고 있다. 물질의 다양성은 필연적으로 단결정 성장 방법의 다양성으로 이어진다. 융제법, 화학기상증착법, 대역용융법, 부유대역용융법, 브릿지만법, 초콜라스키법 등 다양한 단결정 성장법이 다채롭게 시도되고 있으며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단결정 연구를 통해 이해하고자 하는 물성과 현상도 산화 특성, 초전도성, 양자스핀액체 상태, 위상전도 특성, 전하 및 스핀 밀도파(charge/spin density wave), 강유전성 또는 다강성(multiferroic), 열기전력(thermoelectricity),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 반도체 특성 등 기초 물성 연구에서 응용연구까지 응집물리 분야의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있다. 이처럼 물질, 합성법, 물성의 다양성은 최근 전 세계 단결정 연구흐름의 반영이기도 하고, 그만큼 국내 단결정 연구의 저변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단결정 연구의 핵심 키워드는 저차원과 양자물성이다. 비록 단결정 자체는 3차원의 덩치(bulk) 형태를 보이는 것이 대부분이나 반데르발스 물질처럼 결정 구조 자체의 강한 이방성을 이용하거나, 내부 스핀 상호작용의 강한 이방성을 이용하여 1차원 또는 2차원 물리가 적용되는 연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그래핀으로 대표되는 2차원 물질 연구가 지난 십여 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기도 하고, 전통적인 강상관계 물질 연구에서 저차원의 특이한 기저상태에 대한 연구가 꾸준하게 발전해온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특히 최근의 2차원 물질 성장의 눈부신 발전을 통해 2차원 박막 또는 초격자의 품질이 단결정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있어, 단결정 성장의 전통적인 의미도 차츰 달라지고 있다.
단결정을 이용한 양자 물성에 대한 연구도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가고 있다. 초전도나 양자 자성과 같이 전자의 강한 상호작용에 의해 발현되는 다체 상태와 양자 상전이에 대한 연구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이와 더불어 ‘위상 물리’라는 새로운 분야가 열리면서, 단일 전자의 양자상태가 갖는 위상학적인 특성에 대한 연구도 지난 십여 년간 큰 주목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강상관계 물리와 위상 물리를 접목하는 연구로 심화 발전되면서, 위상 초전도체, 위상 자성체, 위상 평탄밴드 물질처럼 태생부터 다체 물리와 위상 물리를 아우르는 물질들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전자가 갖는 양자상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추구하는 동기에서 비롯되었지만, 양자 컴퓨팅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양자기술 혁명의 큰 조류에서 응집물질 연구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에 대한 고민과도 일면 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기술한 최근 단결정 연구의 새로운 변화는 응집물질 분야의 발전과도 궤를 같이할 뿐만 아니라 현재의 응용 기술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현재 사용되는 여러 기술이 맞닥뜨린 한계 중 대부분은 사용되는 물질의 특성 한계에 의해 결정된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측정 방법과 이론을 통해 얻게 되는 물성에 대한 깊은 이해가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이러한 이해가 새로운 물질의 발견으로 이어져야 제대로 된 마무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소개 글이 국내 단결정 그룹의 이러한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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