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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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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우주의 재발견: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의 역사와 그것이 보여주는 초기우주의 모습

작성자 : 임명신 ㅣ 등록일 : 2023-06-08 ㅣ 조회수 : 4,092 ㅣ DOI : 10.3938/PhiT.32.014

저자약력

임명신 교수는 1990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5년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후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우주망원경 연구소, 릭 천문대, 스피처 적외선 우주망원경 연구소에서 연구원 생활을 한 후, 2003년 서울대학교에 부임하였고,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천문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m_im@snu.ac.kr)

James Webb Space Telescope: Early History, Telescope Characteristics, and New Discoveries on High Redshift Galaxies

Myungshin IM

Since its launch in December 2021, the 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 has been revealing new, fascinating views of the universe. Originally envisioned to probe the early universe to understand the origin of the human kinds, JWST is now fulling the promise with discoveries of tens of high redshift galaxies in the early universe. This article briefly introduces the historical aspects of the development of the telescope, its characteristics and capabilities, early simulations of high redshift galaxies, and current observational results regarding high redshift galaxies and controversies surrounding them.

들어가며

본 특집호에서는 최근 과학 기사에 자주 나오는 제임스웹 망원경에 대한 소개와 최신 연구 결과, 그리고 제임스웹 연구 전망을 다루었다. 원고 3개를 통해 이런 내용을 전달하였는데 첫 번째 원고는 제임스웹 망원경 개발의 역사와 망원경의 특징, 그리고 그것이 밝혀주고 있는 초기우주 은하의 모습에 대한 연구성과를 소개하였다. 두 번째 원고는 “JWST의 우주 얼음 탐사와 생명의 기원”이라는 제목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별과 행성 형성, 그리고 생명의 기원에 관한 JWST 연구결과와 앞으로의 전망을 소개하였다. 세 번째 원고는 “HST vs. JWST”라는 제목으로 제임스웹이 허블 우주 망원경에 비해서 얼마나 더 뛰어난 망원경인지 설명하고, 그리고 망원경의 특징을 상세히 소개하였다. 이번 특집호의 글이 천문학 연구 최전선에서 활약 중인 제임스웹 망원경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서 론

Fig. 1. Artist’s impression of JWST. Structure in gold color is the primary mirror of the telescope, and one can see the sun-shield in silver. [Credit: NASA]Fig. 1. Artist’s impression of JWST. Structure in gold color is the primary mirror of the telescope, and one can see the sun-shield in silver. [Credit: NASA]

최근 과학 기사에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것이 제임스웹 망원경(James Webb Space Telescope, JWST; 그림 1)이 찍은 우주의 모습이다. JWST는 현존하는 우주 망원경 중에서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망원경이라, 그것이 관측한 우주의 모습은 모두 우리가 알던 예전 우주의 모습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JWST는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JWST가 보여주는 우주의 모습을 보면 우주의 신비에 자연스레 빠져들 정도로 매우 아름답다.

그렇지만 JWST의 주목적은 그냥 우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주의 여러 가지 비밀을 과학적으로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우주 최초 은하의 탄생과 진화 연구, 외계행성과 외계생명체의 존재 가능성 연구, 우주를 구성하는 물체들을 이해하고 우주의 과거와 미래를 살펴보는 우주론 연구, 별의 탄생과 진화에 대한 비밀을 풀기 위한 연구 등 인류가 우주에 대해서 가질 만한 원초적인 궁금증을 풀어내고자 하는 것이 바로 JWST가 하는 일이다.

위대한 발견 뒤에는 그만한 큰 노력이 있다는 것은 누구나 쉽게 상상할 수 있을 텐데, JWST도 예외가 아니다. JWST가 탄생하기까지는 매우 긴 여정이 있었으며 그런 노력 덕분에 우리가 여러 매체에서 우주의 아름다운 모습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JWST가 탄생하기까지의 긴 여정이 어떠했는지 먼저 기술하겠다. 그리고 JWST의 스펙 및 성능과 그런 망원경을 만들게 된 과학적인 배경을 설명하겠다. 그런 다음 마지막으로 JWST가 보여주는 초기우주에 대한 최신성과를 소개하겠다.

JWST의 탄생 과정1)

천문학자들은 망원경으로 우주에서 오는 신호를 포착하여 우주의 모습을 알아낸다. 지상 망원경으로도 그런 연구를 할 수 있으나, 대기의 흔들림 때문에 별의 상이 흔들려서 흐리게 보이거나 특정 파장은 빛이 대기를 통과하지 못해 그 파장의 빛으로는 우주를 볼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지상 망원경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대기권 밖인 우주에 망원경을 띄운 것이 우주 망원경이다.

이의 대표적인 예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을 허블 우주 망원경(Hubble Space Telescope, HST)이다. 2013년에 공개되었던 영화 “그래비티”에 등장했던 그 망원경이 바로 HST이며, JWST를 논하기에 앞서 꼭 소개해야 할 망원경이다. HST의 주된 관측 파장은 가시광선이며 대기권을 넘어선 곳에서 우주를 관측함으로써 우주의 세밀한 고해상도 영상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HST의 큰 장점이다. 1990년 허블이 발사된 직후 당시에는 지금 제임스웹 발사 직후처럼 우주를 새롭게 보여주는 여러 아름다운 영상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어 센세이션을 일으켰었다. 특히 1995년 HST가 큰곰자리 근처의 지역을 장장 2주간에 걸쳐서 관측한 허블 딥 필드는 125억 년 전 우주에 있었던 은하의 모습을 보여주며 인류가 최초의 별, 은하를 관측하면서 우주의 역사를 재구성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기대를 품을 수 있게 하였다.

Fig. 2. Early design of JWST. The telescope was housed in a large cylindrical cryo-chamber. [Credit: Garth Illingworth(UCO/Lick Obser- vatory)[1]]Fig. 2. Early design of JWST. The telescope was housed in a large cylindrical cryo-chamber. [Credit: Garth Illingworth(UCO/Lick Observatory)1)]

우주 초창기를 보자는 의도로 개발된 것이 JWST이다. 사실 JWST 탄생의 역사는 HST가 발사되기도 전인(1990년 발사) 1987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1) 그 당시 HST의 과학적 임무를 관장하는 우주망원경 연구소(Space Telescope Science Institute) 소장이었던 자코니 박사(Ricardo Giaconni)가 허블 뒤를 이을 대형 우주 망원경 계획을 구상하기 시작하면서 JWST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자코니 박사는 X-선 천문학 시대를 연 공로로 2002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학자로 허블이 발사되기 전에 벌써 그런 계획을 추진한 그의 통찰력이 놀랍다. 그때 최초 목표는 구경 8 m에서 10 m급의 우주 망원경을 발사하여 약 80억 년 전의 우주를 연구하자는 것이었다. 총예산이 당시 돈으로 20조 달러에 이르는 매우 고가의 프로젝트로 2009년 발사를 목표했었다(그림 2). 그러나 그런 야심 찬 계획은 1991‒1992년 닥친 경제 공황 때문에 된서리를 맞게 된다. 그 결과 좀 더 싼 5조 달러짜리 버전인 4 m 구경 우주 망원경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런 분위기는 1995년에 있었던 허블 딥 필드 관측으로 다시 뒤바뀐다. 당시 NASA 국장이었던 골딘(Dan Goldin)이 1996년 미국천문학회에서 이제 2.4 m 구경 망원경인 허블만 가지고도 125억 년 전(적색이동 5)의 우주를 연구할 수 있으니 4 m 구경 우주 망원경은 너무 꿈이 적은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그 결과 지금과 같은 6‒7 m 구경을 가진 차세대 우주 망원경 계획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동안 축적한 기술력을 사용하면 2007년까지 합리적인 예산 범위 내에서 차세대 우주 망원경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에, 당시 JWST 계획에 참여하고 있던 필자는 가슴 설레면서도 의심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아니나 다를까 망원경 완성 일이 차일피일 미루어졌으며 그사이 2011년, 2018년 경제적, 정치적 상황의 변화 때문에 JWST 프로젝트가 취소되는 위기를 맞지만 결국 2021년 발사에 이르게 되었다. 1980년 중반에 시작된 계획이 35년 만에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JWST의 특징

JWST와 HST의 큰 차이는 망원경 구경의 차이, 관측 파장의 차이, 관측 궤도의 차이라는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큰 바가지가 작은 바가지보다 비를 잘 모을 수 있듯이 우주에서 오는 미세한 빛의 신호 역시 큰 구경의 망원경으로 더 잘 모을 수 있어서 망원경이 클수록 그 구경의 제곱에 비례하여 멀리 희미한 천체를 더 잘 볼 수 있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구경(\(\small D\))이 큰 광학계일수록 해상도가 더 좋다. 망원경 공간 해상도를 보여주는 지표인 레일리 지표(Rayleigh criterion)에 따르면 망원경의 각(angular) 해상도(\(\small \theta\))는 파장 \(\small \lambda\)인 빛에 대해서 \(\small \theta = \)1.22\(\small \lambda /D\)로 나타낼 수 있다. 해상도가 좋아지면 단순히 상이 선명해질 뿐만 아니라 어두운 천체를 더 잘 볼 수 있게 된다. 멀리 있는 별은 망원경의 해상도보다 훨씬 작은 각 크기라 점광원으로 취급이 되는데 점광원의 경우 망원경에 맺힌 상은 그 망원경의 회절 한계에 해당되는 크기로 나타난다. 어떤 상이 잘 보이냐 아니냐는 배경의 잡음에 비해 얼마나 별빛의 신호가 잘 보이냐에 따라 결정이 되는데 큰 망원경일수록 별의 상이 작아져서(즉 해상도가 좋아져서) 배경의 잡음 영향을 덜 받게 된다. 그런 이유로 망원경의 관측효율은 단순히 망원경 주경 면적인 \(\small D^2\)에 비례해서 좋아지는 것이 아니고 상이 작아짐에 의해 얻을 수 있는 효과인 \(\small D^2\)까지 곱한 \(\small D^4\)에 비례하여 좋아지게 된다. HST와 JWST의 망원경 구경은 약 2.7배 가까이 되는데 그래서 구경의 차이만으로도 약 50배 가까이 성능 차이가 난다.

Fig. 3. Distant galaxies appear to be receding from us nearly at the speed of light. Hence, their lights are redshifted and invisible or red in visible light (top) while they are more vividly visible in infrared. [Credit: Myungshin Im (Seoul National Univesrity)]Fig. 3. Distant galaxies appear to be receding from us nearly at the speed of light. Hence, their lights are redshifted and invisible or red in visible light (top) while they are more vividly visible in infrared. [Credit: Myungshin Im (Seoul National University)]

HST와 JWST의 또 다른 큰 차이는 HST는 가시광선을, JWST는 적외선을 주된 관측 파장으로 삼는다는 점이다. JWST가 적외선으로 우주를 살피게 된 이유는 JWST의 원래 연구목표가 우주 초창기를 관측하여 우주 천체의 시초를 알아내고자 했기 때문이다. 빛은 세상에서 가장 빠르다지만 그 속도가 유한해서 먼 곳에 있는 천체를 관측한다는 것은 지금 그 천체의 모습이 보는 것이 아니라 빛이 그 먼 거리를 여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에 해당하는 과거 천체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우주의 초창기를 보려면 매우 먼 곳에 있는 천체를 보면 된다. 그러나 우주의 팽창에 관한 허블의 법칙에 따르면 먼 곳에 있는 천체일수록 우리로부터 더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다. 과거 작은 우주에서 나온 빛의 파장은 현재 큰 우주에서는 그만큼 긴 파장으로 적색이동(redshift)되어 있다. 그래서 천문학자들은 적색이동을 거리의 척도로 사용한다. 적색이동 5나 6 정도 되면 은하에서 나온 빛이 가시광선에서는 관측이 어려울 정도로 적색파장으로 이동하였기 때문에 먼 과거를 보려면 가시광선보다 더 긴 파장의 빛인 적외선 관측이 필수적이다(그림 3). 따라서 우주 초창기를 관측하기 위한 망원경인 JWST는 적외선을 주로 보는 망원경으로 설계되었다.

마지막으로 HST와 JWST가 다른 특이한 점은 그 궤도에 있다. HST는 지구를 중심으로 궤도 운동을 하는, 우리가 흔히 아는 많은 인공위성과 비슷한 궤도를 가진다. 반면 JWST는 라그랑쥐 2 (L2)라고 하는 지구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으면서도 지구와 함께 태양 주변을 도는 궤도를 따라 움직인다. JWST의 궤도가 L2에 위치하게 된 이유는 JWST가 적외선 망원경이기 때문이다. 적외선은 열에 민감해서 지구나 망원경 자체에서 나오는 열복사에 의한 빛이 관측을 저해하는 큰 잡신호로 잡힌다. 예컨대 지구 주위를 도는 HST는 열복사의 영향을 크게 받아서 적외선 관측이 매우 어렵다. 그런 잡음을 최소화하려면 가능한 망원경을 지구라는 열원에서 멀리 떨어진 차가운 공간에 놓아야 열을 효율적으로 식혀서 열복사 잡신호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아니면 망원경을 식히기 위해 냉장고와 같은 큰 구조물에 망원경을 넣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면 망원경 중량과 크기가 늘어나 발사 비용이나 망원경 제작이 더 어려워진다. 1990년 전후에 JWST 예산이 어마어마했던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L2에 위치하여도 태양빛을 차단하기 위해서 태양 빛 차단판을 태양 향하는 쪽으로 설치하였다. 이런 노력 덕분에 JWST는 HST보다 3배 가까이 구경이 큰 망원경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크기나 중량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망원경으로 만들어졌다.

JWST 관측 기기

Fig. 4. JWST Instruments (top) and their wavlenth coverages and example objects to be observed (bottom). [Credit: NASA]Fig. 4. JWST Instruments (top) and their wavelength coverages and example objects to be observed (bottom). [Credit: NASA]

JWST에 실린 관측 기기는 크게 4가지이다(그림 4). 먼저 우주의 근적외선 영상을 촬영하기 위한 Near-Infrared Camera (NIRCam)이 있다. 미국 애리조나 대학(University of Arizona)에서 제작한 NIRCAM의 관측 파장은 가시광선 장파장 끝자락인 0.6 μm에서 5 μm이다. 0.6‒2.2 μm 파장은 지상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은 열복사 때문에 지상관측보다 L2에서의 관측이 배경 열잡음이 100배 이상 낮아 효율이 훨씬 높다. 2.2‒5 μm 파장은 지상에서는 관측이 매우 어려운 파장이다.

또 다른 관측기기는 Near-Infrared Spectrograph(NIRSpec)이다. 유럽우주기구(ESA)와 NASA/Goddard Space Flight Center에서 합동으로 제작한 기기로 관측 파장은 NIRCam과 같다. 차이점은 NIRSpec은 천체의 스펙트럼을 얻는 분광기인 점인데 동시에 약 100개의 천체에 대한 분광관측이 가능하다. 이때 사용되는 micro-shutter array 기술은 원하는 위치의 천체의 스펙트럼을 선택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하며, 특히 동시에 여러 천체의 스펙트럼을 관찰할 수 있게 해준다. 그림

그다음 기기는 Mid-Infrared Instrument(MIRI)라는 기기이다. ESA와 NASA 제트추진연구소에서 합동으로 제작한 기기이며, 5‒28 μm에 이르는 중적외선에서 우주를 관측하는 기기이다. 지상에서는 불가능한 중적외선 영상 및 분광 관측을 할 수 있는 기기이다.

마지막으로 Fine Guidance Sensor/Near InfraRed Imager and Slitless Spectrograph (FGS/NIRISS)라는 기기를 들 수 있다. 이는 캐나다 우주국(Canadian Space Agency)에서 제작한 기기로 NIRCam, NIRSpec과 마찬가지인 근적외선 파장에서 영상 및 분광 관측을 할 수 있다. 분광 기능에서는 slitless 분광이라고 하는 시야 전체에 있는 모든 천체의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는 관측을 할 수 있으며(대신 서로 다른 천체의 스펙트럼이 겹쳐 분석이 어려울 수 있다), 영상 관측의 경우 밝은 천체의 빛을 차단하는 마스크를 도입하여 밝은 천체 옆에 있는 어두운 천체(예: 항성 옆에 있는 외계행성) 관측을 용이하게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JWST 예상 성과와 실제 결과, 그리고 논쟁

Fig. 5. JWST deep field simulation, made in 1997 (top). The figure shows 2’ by 2’ field of view observed in I, J, K filters for 10 hours each. High redshift galaxies in the simulation image (bottom). The numbers indicate redshifts of the objects. [Credit: Im & Stockman (1998)[2]]Fig. 5. JWST deep field simulation, made in 1997 (top). The figure shows 2´ by 2´ field of view observed in I, J, K filters for 10 hours each. High redshift galaxies in the simulation image (bottom). The numbers indicate redshifts of the objects. [Credit: Im & Stockman (1998)2)]

JWST 개발 당시, 주된 과학적 목표는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초창기 우주를 관측하여 천체와 우주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우주론 모델과 부합하는지 검증하는 것이었다. 따라서 계획 초창기부터 초기우주를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알아내는 연구가 진행되었다. 1996‒1998년 미국 우주망원경 연구소에서 근무하던 필자의 주된 임무는 당시 차세대 우주 망원경(Next Generation Space Telescope)이라 불리던 JWST로 얼마나 먼 우주를 볼 수 있을 것인지 알아내는 것이었다. 그것을 위해 은하진화 모델을 구성하고 가상 우주 시뮬레이션을 한 것이 그림 5이다.2) 그림 5는 JWST가 I, J, K filter로 약 10시간씩 노출시간을 주어 촬영한 우주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림 5(하)에는 일부 그림을 확대하여 JWST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 초기우주 은하를 보여준다. 25년 전 시뮬레이션 결과이지만 JWST가 있다면 적색이동 13에 이르는 우주 초창기 천체도 관측 가능하다는 것이 이 시뮬레이션의 결과였다. 이런 초창기 시뮬레이션 결과가 발표된 지 약 25년이 흐른 지금 JWST가 알아낸 초기우주의 모습은 어떠할까?

JWST 발사 직전까지 HST 관측 등으로 알게 된 초기우주의 모습에 대한 성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적색이동 11에 이르는 초기 은하가 발견되었다. 적색이동 6-10에 이르는 우주에서 여러 은하가 발견되었고 그들은 주로 작은 은하라는 점이 또한 알려졌다. 그리고 우주의 초창기에 다가갈수록 별형성률이 줄어드는 모습이 보였는데, 그것이 과연 은하진화 모델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의견이 분분한 상태였다.

고적색이동 은하들은 희미하고 그 수가 적어서 그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 Lyman break이라는 은하 스펙트럼 고유의 특성을 이용하는 것이다. 현재 우주공간은 이온화된 원소들로 채워져 있는 데 반하여 적색이동이 6보다 더 큰 곳에 해당하는 시기(우주의 나이로는 약 9억 년 이하) 우주공간은 기저 상태에 있는 중성수소로 채워져 있었다. 그런 우주공간을 빛이 지나가게 되면 특정 파장 이하의 광자는 기저 상태에 있는 중성수소를 들뜨게 하거나 원소를 이온화시키는 데 소모되어 버린다. 수소 원자를 \(\small n=\)1에서 \(\small n=\)2 에너지 상태로 들뜨게 하려면 121.6 nm의 파장을 가진 광자가 필요하고, 그 이상의 상태로 들뜨게 하거나 이온화를 시키려면 그 이하의 파장을 가진 광자가 필요하다. 따라서, 초기 우주에서 나온 빛 중에서 121.6 nm의 Lyman-\(\small \alpha\) 광자 이하의 파장에서는 빛이 보이지 않게 된다. 적색이동 z에서 정지상태 121.6 nm 파장은 지구 관측자에게는 (1\(\small+z\))배 더 긴 파장에서 관측된다(여기서 \(\small z\)는 적색이동). 예컨대 \(\small z=\)10인 은하의 빛은 11\(\small\times\)121.6 nm\(\small =\)1.216 nm, 즉 근적외선 이상에는 잘 보이지만 그 이하 파장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은데 이렇게 은하가 보이고 안보이는 특성을 이용하여 선별된 은하를 dropout 은하라고 한다(그림 7). 현재 알려진 대부분의 고적색이동 은하 후보들은 이렇게 선별된 dropout 은하이다. 다만 dropout 은하들은 고적색이동 은하라는 심증이 갈 뿐, 실제 매우 큰 적색이동 값을 가진 은하인지, 아니면 그와 색깔만 유사한 특징을 가진 갈색왜성이나 저적색이동에 있는 붉은 은하인지 모르기 때문에 그 은하의 스펙트럼을 찍어 적색이동 값을 확인해야 그 은하가 고적색이동 은하라는 것을 확증할 수 있다.

Fig. 6. Figure demonstrating the dropout technique to find high redshfit galaxies. GN-z11 is a galaxy at z=10.6, and the best-fit spectrum (red line) indicates a strong break at Lyman-α (121.6 nm, rest). For observers on the earth, this break is redshifted to 1.4mm as shown. The first two inset images are images taken at wavelength below 1.4mm, showing no objects. [Credit: Tacchella et al. (2023)[3]]
Fig. 6. Figure demonstrating the dropout technique to find high redshift galaxies. GN-z11 is a galaxy at z=10.6, and the best-fit spectrum (red line) indicates a strong break at Lyman-α (121.6 nm, rest). For observers on the earth, this break is redshifted to 1.4 μm as shown. The first two inset images are images taken at wavelength below 1.4 μm, showing no objects. [Credit: Tacchella et al. (2023)3)]
Fig. 7. One of the first publicly released JWST images of the SMACS 0723 galaxy cluster. Some of the red galaxies are high redshift galaxies. [Credit: NASA]Fig. 7. One of the first publicly released JWST images of the SMACS 0723 galaxy cluster. Some of the red galaxies are high redshift galaxies. [Credit: NASA]

JWST의 경우 그림 6에 보이는 것처럼 여러 중심파장을 가진 광대역 필터가 탑재되어 있다. 예를 들어 필터 F150W라 하면 F는 filter의 머리글자, W는 wide-band, 즉 폭이 넓은 filter를 뜻하고, 150은 μm 단위로 나타낸 필터 중심파장에 100을 곱한 수치를 뜻한 것이다. 그림 6에 적색이동 10.6에 있는 은하 스펙트럼 모양을 함께 그려놓았는데(적색 선), 은하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될 가장 긴 필터의 중심 파장과 그 이상의 중심파장을 가진 필터를 통해 얻은 색으로 대략적인 적색이동 값을 추정할 수 있다.

JWST 최초의 자료인 SMACS 은하단의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세계 여러 그룹이 달려들어 JWST 자료를 분석하였다(그림 7). 그 결과 수십 개의 적색이동 10이 넘는 초기우주 은하를 여러 그룹이 발견하였다(그림 8).4)5)6) 그런데 \(\small z>\)10인 은하들의 수밀도와 밝기를 분석한 결과 놀라운 점이 발견되었다. 초기우주 은하들이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밝고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5)6) 밝은 초기우주 은하의 수밀도가 지금 우주론 모델에 기반한 은하 형성이론으로 예측된 것보다 수십 배 더 많이 발견된 것이다. 과장을 하자면 현재 우주론 모델의 위기라고 할 수도 있어 그 연구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023년 5월 현재 기준으로 최근 한두 달 사이에 나온 논문은 \(\small z>\)10에 있다고 주장된 초기우주 밝은 은하 일부는 실제로는 \(\small z<\)10 은하였더라고 밝히고 있어, 고적색이동 은하 후보의 선별에 대한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그렇지만 적색이동 값이 잘못 추정된 은하들을 제외하여도 여전히 이론 예측보다 많은 은하들이 초기우주에 있는 것으로 보여, 연구의 초점이 기존 이론 시뮬레이션 연구가 옳았느냐는 쪽으로 관점이 옮겨가고 있다. 시뮬레이션의 해상도를 높여봤더니 JWST 관측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든가,7) 초기우주 은하 내에서의 별이 탄생하는 방법이 현재 우주 가까운 은하에서의 별 탄생 방법과 다르다면 밝은 고적색이동 은하들의 관측 결과를 설명할 수 있다든가6) 하는 이론적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JWST가 계속 자료를 축적하여 초기우주 은하의 향상된 스펙트럼 및 통계적인 수치가 얻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관측이라는 측면에서는 초기우주 은하의 수밀도와 밝기에 대한 의견의 일치가 어느 정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 관측 결과가 여전히 기존 우주론 및 은하 형성 모델과 다른 모습을 보일지 매우 궁금하다.

Fig. 8. High redshift galaxy candidates found in the JWST SMACS field. Each row show different galaxies, while each column show images taken for a galaxy in different filters (indicated on top). These galaxies are not visible in short wavelength image on left, while they are clearly detected in longer wavelength images. Some of these galaxies are claimed to be z~20. [Credit: Yan et al. (2023)[4]]
Fig. 8. High redshift galaxy candidates found in the JWST SMACS field. Each row show different galaxies, while each column show images taken for a galaxy in different filters (indicated on top). These galaxies are not visible in short wavelength image on left, while they are clearly detected in longer wavelength images. Some of these galaxies are claimed to be z~20. [Credit: Yan et al. (2023)4)]

맺음말

최초의 계획 이후 거의 40년의 우여곡절 끝에 2021년 크리스마스 날에 발사된 JWST는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짧은 기간 우주에 대한 여러 가지 놀라운 사실들을 알려주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계획 당시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웠던 우주 초창기 은하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는 한편, 기대 이상으로 더 먼 우주의 모습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있어서 앞으로의 연구 결과가 매우 기대된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점은 이런 연구는 매우 뛰어난 통찰력이나 프로그래밍 능력 없이도 비교적 손쉽게 할 수 있는 연구라는 점이다. 다만 어려운 점은 최고의 시설을 마련하는 것과 그런 시설에서 얻은 최고의 관측자료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는 점이다. 그렇지만 JWST 관측자료의 경우 비교적 신속한 자료공개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약간의 좋은 아이디어와 우리나라 사람이 잘하는 “빨리빨리”를 결합한다면 세계 여느 연구그룹에 견주어도 뒤떨어지지 않을 좋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독자적인 JWST 관측 시간도 아이디어만 매우 좋다면 공개 관측 시간 모집을 통해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 앞으로 우리나라 학자들도 JWST를 연구에 적극 활용한 성과를 많이 발표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각주
1)G. D. Illingworth, “30 Years of NGST”, https://www.ucolick.org/~gdi/early_jwst/ (2019).
2)M. Im and H. S. Stockman, “Science With The NGST (Next Generation of Space Telescope)“, ASP Conference Series, edited by E. P. Smith and A. Koratkar (1998), vol. 133, p. 263.
3)S. Tacchella et al., eprint arXiv:2302.07234 (2023).
4)H. Yan et al., ApJL 942, L9 (2023).
5)I. Labbe et al., Nature 616, 266 (2023).
6)Y. Harikane et al., eprint arXiv:2304.06658 (2023).
7)J. McCaffrey et al., eprint arXiv:2304.13755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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