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23 노벨물리학상
고차조화파 발생 원리
작성자 : 김형택·윤혁 ㅣ 등록일 : 2023-11-29 ㅣ 조회수 : 8,213 ㅣ DOI : 10.3938/PhiT.32.032
김형택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2004년 물리학으로 박사를 받았다.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의 초강력레이저연구부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초강력 레이저 플라즈마 응용 연구 센터장을 역임하고 있다. 고차조화파 발생 연구, 엑스선 레이저 개발, 초강력 레이저 전자 가속 및 방사선원 개발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htkim@gist.ac.kr)
윤혁 박사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2013년 물리학 박사를 취득했다. 기초과학연구원 초강력레이저과학 연구단 연구위원(2013-2022)을 거쳐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 초강력레이저연구부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고차조화파 분광학, 좌절된 터널링 이온화를 통한 결맞는 극자외선 생성, 상대론적 고차조화파 생성 등이다. (yunhyeok@gist.ac.kr)
Principle of High-order Harmonic Generation
Hyung Taek KIM and Hyeok YUN
High-order harmonic generation (HHG) is a highly nonlinear phenomenon that produces a numerous orders of harmonics. The generated harmonic orders can range from tens to several hundreds, depending on the ionization potential of the target medium and the intensity of the laser. The high harmonics generate a broad spectrum that is evenly distributed in frequency, enabling the production of extremely short light pulses within the attosecond time range. This article provides a brief overview of the key mechanisms involved in high-order harmonic generation from both gaseous mediums and condensed matters.
들어가며
1960년대 후반 펄스형 레이저가 개발되면서,1) 더욱 짧은 펄스폭을 갖는 레이저를 발생시키기 위한 연구가 지속되어 왔다. 짧은 펄스폭을 갖는 레이저는 미시세계의 상태 변화를 분석하는 데 필수적으로 필요한 도구이다. 또한 이와 같은 레이저 펄스는 작은 에너지로도 강한 레이저장을 형성할 수 있어, 강력한 레이저장과 원자와의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1980년대 고강도 극초단 펄스 레이저가 개발되고,2) 원자 내의 전자가 받는 쿨롱 힘보다 훨씬 센 레이저장 형성이 가능해지면서, 비섭동(non-perturbative) 영역의 레이저 물질 상호 작용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졌다. 이 비섭동 영역에서 일어나는 대표적인 현상이 바로 고차조화파 발생3)이며, 이를 통해 극자외선(extreme ultra-violet, EUV)에서 연엑스선(soft x-ray)에 이르는 결맞는 초단파장 광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와 더불어 고차조화파는 시간적으로 아토초(1 attosecond = 10‒18 s)에 이르는 극한의 짧은 펄스폭을 가지고 있어, 물질 내의 전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계기가 또한 마련되었다. 올해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최근 아토초 영역의 초고속 전자 움직임을 포착하여 물질 변화의 근본적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 성과의 계기를 마련한 고차조화파 발생, 아토초 펄스 생성 및 측정에 대한 공로를 인정하여 피에르 아고스티니(Pierre Agostini), 페렌츠 크라우즈(Ferenc Krausz), 앤 륄리에(Anne L’Huillier)에게 노벨 물리학상을 수여했다. 본 기고에서는 아토초 펄스 형성의 기반이 되는 고차조화파의 발생 원리에 대해 간략하게 살펴보려고 한다.
고차조화파의 발생 원리
물질의 이온화 포텐셜보다 훨씬 낮은 세기의 레이저장과 물질이 상호작용하면 물질 내의 전자는 원자핵 주변에서 요동하며 단일 광자나 다중 광자를 흡수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를 섭동(perturbative) 영역의 광-물질 상호작용이라고 하며, 이 영역에서의 조화파 발생은 조화파의 차수가 증가함에 따라 지수적으로 감소하는 특성을 보인다. 레이저장의 세기가 증가하여 물질의 이온화 포텐셜보다 높아지면, 전자는 더 이상 원자핵 주변에서 맴도는 수준이 아니라, 레이저 장에 의해 원자핵의 포텐셜의 영향이 미미해지는 거리까지 구동되는 비섭동 영역의 상호작용이 일어나게 된다.
Fig. 1. High-order harmonic generation process.
고차조화파는 물질의 이온화 포텐셜보다 높은 세기를 가진 레이저장에 의해 물질이 이온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강한 레이저장에 의한 물질의 이온화는 물질과 레이저장의 특성에 따라 다광자 흡수 또는 터널링 이온화에 의해 일어난다.4) 원자핵의 쿨롱 힘보다 강한 레이저장이 원자에 가해지면 그림 1에서처럼 레이저장에 의해 한쪽으로 포텐셜 에너지가 기울어지고, 낮은 문턱이 생긴다. 바닥 상태의 전자는 이렇게 낮아진 포텐셜 문턱을 순간적으로 터널링하여 이 문턱을 빠져나가 강력한 레이저장에 의해 움직이는 자유전자처럼 행동한다. 터널링 이후 전자는 완전히 원자를 떠나 버리거나(직접 이온화), 레이저장의 부호가 바뀔 때 원자핵으로 돌아올 수 있다. 터널링 이후에는 강력한 레이저장에 의해 가속되므로 전자가 이온으로 다시 돌아오면서 큰 운동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 이렇게 원자핵으로 돌아오는 전자는 문턱 넘는 이온화(above-threshold ionization) (모 이온과 탄성 충돌에 의한 이온화),5) 비순차 이중 이온화(non-sequential double ionization) (비탄성 충돌에 의한 전자의 이중 이온화),6) 또는 전자의 운동 에너지와 이온화 포텐셜의 합에 해당하는 에너지의 광자를 방출하는 고차조화파 발생을 일으킨다.7) 문턱 넘는 이온화 과정은 1979년 피에르 아고스티니에 의해 발견되었으며,5) 비활성 기체 원자의 비순차 이중 이온화 현상은 1982년 앤 륄리에의 연구진에 의해 관측되었다.6) 고차조화파 발생 현상은 1986년 앤 륄리에가 속해 있던 프랑스 연구팀에 의해 처음 실험적으로 관측되었다.7)
Fig. 2. (a) Typical spectrum of high-order harmonic and (b) temporal profile.
고차조화파 발생은 터널링 이온화, 레이저 장에 의한 가속, 원자핵과 재결합을 통한 광자 방출의 3단계로 간략히 설명할 수 있다.8) 이와 같은 과정은 레이저장의 반주기마다 반대 방향으로 일어나며, 원자 포텐셜의 대칭성과 레이저장의 반복성에 의해 스펙트럼상으로는 그림 2(a)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레이저 중심 파장의 홀수차의 조화파가 발생하고, 시간적으로는 그림 2(b)에서 보여주듯이, 반주기마다 아토초 영역에 해당하는 매우 짧은 펄스로 구성된 펄스열을 얻는다.
고차조화파의 스펙트럼 구조는 그림 2(a)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섭동 영역(perturbative), 평탄 영역(plateau), 한계 영역(cut-off) 세 영역으로 나뉜다. 섭동 영역은 원자의 이온화 포텐셜보다 낮은 광자 에너지를 가지는 조화파들에서 나타나는 특성으로 차수에 따라 발생 세기가 지수적으로 감소하는 영역이다. 고차조화파의 광자 에너지가 물질의 이온화 포텐셜보다 높은 경우, 전자는 원자의 포텐셜이 거의 미치지 않는 영역까지 터널링되어 다시 돌아오는 과정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에 차수에 따라 세기가 별로 변하지 않는다. 이렇게 차수가 높아져도 세기가 거의 일정한 영역을 평탄 영역(plateau region)이라고 한다. 그러나 레이저장에 의해 가속된 전자의 운동 에너지의 크기는 한계가 있으므로 광자 에너지가 이온화 포텐셜과 전자의 최대 운동 에너지의 합을 넘어서면 고차조화파는 더 이상 발생할 수 없어서 급격히 그 세기가 줄어든다. 이렇게 고차조화파의 최대 발생 에너지 주변에서 고차조화파의 세기가 차수에 따라 급격히 감소하여 사라지는 영역을 한계 영역(cut-off region)이라고 한다. 고차조화파의 최대 발생 광자 에너지는 앞서 언급한 3단계 과정을 고전적으로 계산하면 다음과 같이 얻어진다.8)
\[ E_\mathrm{CUT} = I_P + 3.17\: U_P \tag{1}\]
여기에서 \(\small E_\mathrm{CUT}\)은 고차조화파의 최대 발생 광자 에너지이고, \(\small I_P\)는 원자의 이온화 포텐셜, 그리고 \(\small U_P\)는 폰더로모티브(ponderomotive) 포텐셜이다. 폰더로모티브 포텐셜은 전자기장 내에서 전자가 받는 주기 평균 진동 에너지로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U _{P} = \frac{e^{2} E _{0}^{2}}{4m _{e} \omega_{L}^{2}} \approx 9.33 \cdot I \: ( 10 ^{14}~ {\mathrm{W/cm}}^{2} ) \cdot \lambda_{L}^{2} ( {\mu} m ^{2} ) \tag{2} \]
\(\small E_0\)와 \(\small I\)는 레이저의 전기장 세기와 강도, \(\small \omega_L\)와 \(\small \lambda_L\)은 레이저의 각주파수와 파장, \(\small e\)와 \(\small m_e\)는 전자의 전하량과 질량을 나타낸다. 위의 수식 (1)과 (2)를 통해서 주어진 매질과 레이저 집속 세기에 대해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고차조화파의 광자 에너지를 계산할 수 있다.
고차조화파의 스펙트럼은 홀수 차수에 해당하는 조화파가 넓은 영역에서 발생하므로, 각 고차조화파 차수 간의 위상이 일정한 관계를 갖는다면, 모드 락킹과 같이 시간적으로 매우 짧은 펄스를 형성할 수 있다.9) 그림 2(b)는 전형적인 고차조화파의 시간적인 펄스열 구조를 보여주는 예이다. 이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고차조화파의 시간적 발생 구조는 반 주기마다 아토초 영역의 펄스들이 배열된 아토초 펄스열을 형성한다. 그러나 매우 짧은 수주기 레이저 펄스를 사용하고 한계 영역의 고차조화파를 필터링하면 단일 아토초 펄스를 얻을 수 있어, 아토초 시분해 측정을 용이하게 수행할 수 있다.
Fig. 3. Schematic layout of high-order harmonic generation experiment.
고차조화파 발생 실험은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통상 수 mJ의 에너지와 펨토초(femtosecond, 10‒15 s) 영역의 매우 짧은 펄스폭을 가진 레이저 펄스를 다양한 매질에 집속시켜 수행한다. 연구 초기에서는 헬륨, 네온, 아르곤 등 비활성 기체에서 발생하는 고차조화파 연구가 주를 이루었으나, 고차조화파 해석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분자, 고체, 액체 등의 매질을 이용한 고차조화파 발생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통상 고차조화파 발생에 사용되는 레이저 펄스의 집속 강도는 1014‒1015 W/cm2이며, 발생된 고차조화파는 구동 레이저 펄스와 함께 진행하므로 금속 박막 등을 이용하여 레이저 펄스는 걸러내고 고차조화파 신호를 연엑스선 분광기로 측정하게 된다. 고차조화파는 주로 극자외선 영역과 연엑스선 영역까지 발생하며, 높은 이온화 포텐셜을 가진 헬륨 기체를 사용하고, 1015 W/cm2 이상의 강한 레이저장을 이용하면 물투과창 영역(2.3‒4.4 nm)에 이르는 고차조화파를 발생시킬 수 있다.10)
고차조화파 분광학의 원리
고차조화파 분광학이란 물질로부터 발생하는 고차조화파를 분석하여 원자, 분자 수준에서 전자의 구조 및 상태, 동역학 등을 해석하는 연구를 일컫는다. 고차조화파 분광학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림 1의 고차조화파 발생 원리에서 3단계 재결합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림 4에서 빨간색 화살표는 물질로부터 이온화된 뒤 되돌아오는 전자를 나타내며, 포텐셜 그물 하단과 상단에는 각각 물질이 갖는 전자 구조와 유도된 전기 쌍극자가 모사되어 있다. 고차조화파는 되돌아오는 전자와 물질이 가지고 있는 전자의 상호 작용을 통해 유도되는 전기 쌍극자에 의해 생성된다. 되돌아오는 전자는 상대적으로 먼 거리를 이동한 후 본 물질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평면파로 근사할 수 있으며, 따라서 물질의 전자 구조가 발생하는 고차조화파의 위상, 스펙트럼 구조 등의 특성을 결정한다. 고차조화파에 담겨 있는 물질의 특성을 해석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 기법이 활용되었다.
고차조화파 분광학의 초석이 되는 연구는 2004년 Nature에 발표된 ‘질소 분자 최외각 오비탈의 단층 촬영’에 관한 연구이다.11) 연구진은 한 방향으로 정렬된 분자를 고차조화파를 발생시키는 레이저의 편광을 기준으로 회전시켜 가며 고차조화파를 생성시켰고,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소 분자의 최외각 오비탈을 실험적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그림 5). 이 연구가 중점적으로 시사하는 바는 옹스트롬(10‒10 m) 수준의 전자 구조를 특징적으로 복원할 수 있다는 점과 더불어 원자, 분자 간 결합이나 분해에서 나타나는 전자의 이동, 이로 인한 전자 구조의 시간적 변화 등 현대 화학의 정수라 할 수 있는 현상들을 아토초에 이르는 시간 척도로 관측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2010년 발표된 후속 연구에서 브롬 분자가 브롬 원자로 해리되는 과정이 그림 4의 고차조화파 간섭법을 통해 펨토초 시간 척도로 측정되었다.12)
초기 단일 최외각 전자의 구조만을 고려하던 고차조화파 분광학은 2008년 이후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다 낮은 에너지를 갖는 외각 오비탈의 효과를 포함하기 시작했다.13) 최외각 오비탈과 다른 방향(보통 수직 방향)으로 큰 쌍극자 모멘트를 갖는 외각 오비탈의 경우, 그 방향으로 레이저가 편광되었을 때 강한 고차조화파를 생성할 수 있다. 외각 오비탈의 더 낮은 이온화 에너지로 인해 생성된 고차조화파는 더 높은 에너지를 갖는다. 즉, 고차조화파 스펙트럼의 한계 영역에서는 레이저의 편광과 분자의 정렬 방향에 따라 외각 오비탈의 특성을 관측할 수 있다. 2015년 국내 연구진은 2차원 고차조화파 분광법을 개발하여 분자의 다중 오비탈로부터 생성되는 고차조화파를 서로 분해하여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14) 앞으로 다중 전자의 초고속 동역학을 관측함으로써 각종 반응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재배치 및 재구성을 단일 전자의 단일 채널이 아닌 다중 전자를 관측하는 채널을 통해 더욱 깊이 있게 현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플라즈마 기반의 고차조화파 발생 원리
고차조화파 생성에 대한 이해와 제어가 고도화되고, 사용할 수 있는 레이저의 파장, 출력 등이 늘어남에 따라 표적 물질의 범위가 초기 단원자 비활성 기체로부터 분자, 고체, 액체, 플라즈마 등으로 확대되었다. 플라즈마는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고체 또는 액체와 같은 고밀도 물질의 표면에 조사하여 생성한다. 임계밀도를 넘어서는 과밀도 플라즈마가 표면에 생성되었을 때 레이저를 집속하면 레이저가 플라즈마로부터 반사되면서 고차조화파가 생성된다(그림 6).
플라즈마로부터 발생하는 고차조화파의 장점은 이론상 생성되는 고차조화파의 강도가 플라즈마에 집속된 레이저 강도에 비례하여 증가한다는 데 있다. 기체에서 고차조화파를 생성할 경우, 이온화 문제로 인해 레이저 강도가 1014‒1015 W/cm2 정도로 제한되지만, 플라즈마의 경우에는 원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레이저 강도에 제약이 없다. 따라서 이를 잘 활용하면 극자외선 또는 엑스선 영역의 아주 강력한 아토초 펄스를 만들 수 있다.
플라즈마에서 생성되는 고차조화파를 설명하는 메커니즘은 레이저의 강도, 플라즈마의 밀도, 두께 등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 결맞는 항적 발진(coherent wake emission, CWE)은 상대적으로 낮은 강도를 갖는 레이저가 플라즈마와 상호 작용할 때 일어난다.15) 물질 표면에서 이온화된 전자 뭉치가 레이저에 의해 가속되어 플라즈마와 충돌하고, 이에 따라 플라즈마 내 진동이 유도되며 고차조화파가 발생한다. 생성되는 고차조화파의 최대 주파수가 플라즈마 주파수를 넘어서지 못하는 특징을 갖는다.
레이저 강도가 1018 W/cm2(중심파장 800 nm)을 넘어서면 플라즈마 내 전자가 빛의 속도에 가깝게 상대론적으로 가속되고, 이 영역에서는 상대론적 진동 거울(relativistic oscillation mirror, ROM)16) 또는 결맞는 싱크로트론 발진(coherent synchrotron emission, CSE)17)에 의해 고차조화파가 발생한다. ROM에서는 레이저 펄스가 상대론적 도플러 효과를 갖는 거울에 반사되었을 때 시간적으로 변조되는 현상을 기반으로 고차조화파 생성을 기술하며, CSE에서는 레이저에 의해 플라즈마 내 형성되는 전자 뭉치의 싱크로트론 모션을 기반으로 고차조화파 생성을 설명한다. CSE를 통해 생성된 고차조화파는 고차조화파 차수 증가에 따른 강도 감소가 ROM을 통해 생성된 고차조화파보다 덜해 같은 레이저 강도로 더욱 강력한 극자외선 및 엑스선을 생성할 수 있다.
초강력 레이저와 플라즈마의 상호 작용으로 발생한 고차조화파는 상대론적 고차조화파라고도 불리며, 2006년 영국 퀸스 대학 연구진에 의해 생성이 처음 보고되었다.16) 국내에서는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 연구진이 2012년 기존 모델로 설명되지 않는 상대론적 고차조화파 스펙트럼을 실험적으로 측정했으며, 이를 ‘진동하며 비행하는 거울’ 모델을 도입하여 해석하고 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18) 최근에는 국내에서 액체로부터 발생하는 상대론적 고차조화파가 성공적으로 측정되었으며,19) 이를 통해 고체 매질의 한계로 지적되던 기존의 단발식 상대론적 고차조화파 생성의 반복률을 비약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게 되었다(그림 7).
맺음말
고차조화파는 연엑스선 영역의 짧은 파장과 우수한 결맞음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연엑스선 간섭계, 홀로그래피, 엑스선 광학계 평가, 플라즈마 진단 등의 연구를 소형의 실험 장비로 수행할 수 있다. 아토초 영역에 이르는 고차조화파의 짧은 시간 폭은 원자 및 분자에서 일어나는 전자의 초고속 운동을 시간적으로 직접 관측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 최근 고차조화파 기반의 아토초 펄스를 이용하여 다양한 물질 내의 전자의 움직임과 양자 상태를 전자의 시간 스케일로 측정하는 아토초 물리가 새로운 물리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또한 고차조화파 발생 과정을 이용한 분자의 오비탈 구조 해석 연구 및 기존의 비상대론적 영역을 벗어나 상대론적 영역의 강한 고차조화파 발생 연구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고차조화파 발생 및 응용 연구는 아토초 물리, 연엑스선 광학, 분자 오비탈 구조 측정, 초정밀 초고속 측정 분야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
- 각주
- 1)F. J. McClung and R. W. Hellwarth, J. Appl. Phys. 33, 828 (1962).
- 2)D. Strickland and G. Mourou, Opt. Commun. 56, 219 (1985).
- 3)C. Winterfeldt, C. Spielmann and G. Gerber, Rev. Mod. Phys. 80, 117 (2008).
- 4)L. V. Keldysh and J. Exptl, Theor. Phys. 20, 1945 (1965).
- 5)P. Agostini et al., Phys. Rev. Lett. 42(17), 1127 (1979).
- 6)A. L’Huillier et al., Phys. Rev. Lett. 48(26), 1814 (1982).
- 7)M. Ferray, A. L’Huillier et al., J. Phys. B At. Mol. Opt. Phys. 21, L31 (1988).
- 8)P. B. Corkum, Phys. Rev. Lett. 71, 1994 (1993).
- 9)Gy. Farkas and Cs. Tóth, Phys. Lett. A 168(5–6), 447 (1992).
- 10)C. Spielmann et al., Science 278, 661 (1997).
- 11)J. Itatani et al., Nature 432, 867 (2004).
- 12)H. J. Wörner et al., Nature 466, 604 (2010).
- 13)B. K. Mcfarland et al., Science 322, 1232 (2008).
- 14)H. Yun et al., Phys. Rev. Lett. 114, 153901 (2015).
- 15)F. Quéré et al., Phys. Rev. Lett. 96, 125004 (2006).
- 16)B. Dromey et al., Nat. Phys. 2, 456 (2006).
- 17)B. Dromey et al., Nat. Phys. 8, 804 (2012).
- 18)I. J. Kim et al., Nat. Commun. 3, 1231 (2012).
- 19)Y. H. Kim et al., Nat. Commun. 14, 2328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