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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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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정부출연연구소 II: 국내 대형가속기 연구소의 현재와 미래

중이온 가속기 RAON의 빔시운전

작성자 : 장지호·전동오·진현창·김형진 ㅣ 등록일 : 2024-05-16 ㅣ 조회수 : 683 ㅣ DOI : 10.3938/PhiT.33.010

저자약력

장지호 연구위원은 1999년 KAIST에서 입자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02년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양성자가속기 개발에 참여하였으며, 2014년부터 중이온가속기사업단에 합류하여 빔물리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jhjang@ibs.re.kr)

전동오 연구위원은 1995년 미시간주립대에서 가속기물리학 박사를 취득하고, 인디애나대학에서 3년, 오크리지국립연구소의 SNS 프로젝트에서 13년간 근무 후 2012년 중이온가속기사업단에 합류했다. (jeond@ibs.re.kr)

진현창 연구위원은 2011년 포항공과대학교에서 가속기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독일 전자가속기연구소(DESY) 연구원을 거쳐 2014년부터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사업단에 합류하여 빔물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hcjin@ibs.re.kr)

김형진 연구위원은 2006년 일리노이주립대에서 원자핵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페르미국립가속기연구소에서 6년간 근무 후 2012년 중이온가속기사업단에 합류하여 가속기 관련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hjkim@ibs.re.kr)

Beam Commissioning of the Heavy-ion Accelerator RAON

Ji-Ho JANG, Dong-O JEON, Hyunchang JIN and Hyungjin KIM

RAON (Rare-isotope Accelerator complex for ON-line experiments) is the superconducting linac (SCL3 and SCL2) facility in Korea. It consists of an injector, a superconducting linac, and user facilities. It is designed to accelerate various ion beams from proton (A/Q=1) to uranium (A/Q=7.2). The ECR ion source in the injector system generates ion beams with the energy of 10 keV/u. They are accelerated to the energy of 500 keV/u by the RFQ (Radio-Frequency Quadrupole) in the injector. The superconducting linac (SCL3) includes 22 QWR (Quater-Wave Resonator) cavities and 102 HWR (Half-Wave Resonator) cavities. The energy becomes 18.5 MeV/u for uranium beams after the linac. The beam commissioning of the injector started from August 2021. The first beam commissioning of the superconducting linac was performed from October 2022 to June 2, 2023. Research and development of the cavities for the high-energy part (SCL2) of the superconducting linac is in progress. This work explains some characteristic features of the beam dynamics for RAON linac and some beam commissioning results.

들어가며

본 특집호에서는 국내의 다양한 가속기 개발 및 운용 현황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가속기는 전자, 양성자, 중이온 등의 하전입자를 가속하여 발생하는 입자빔을 이용하거나, 전자빔을 가속할 때 발생하는 방사광을 이용하는 장치로서 기초 및 응용과학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가 매우 높은 시설이다. 현재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개발하여 운용하고 있는 PLS-II와 PAL-XFEL은 방사광가속기의 대표적인 예가 된다.1) 한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은 새로운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건설을 진행 중이다.2) 한국원자력연구원은 100 MeV 양성자 빔을 활용하기 위한 양성자가속기를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3) 기초과학연구원의 중이온가속기연구소는 중이온가속기 RAON을 개발 완료하고 2023년에 빔시운전을 수행하였다.4)

중이온 가속기 RAON은 초전도 가속관(cavity) 기술을 사용한 국내 최초의 초전도가속기다. 구리와 같은 상전도 물질로 만들어진 가속관은 빔의 가속에 사용되는 고주파 파워의 많은 부분이 가속관 표면에서 열로 소모된다. 따라서 상전도 가속관은 고주파 효율이 높은 구조로 만드는 것이 중요해진다. 1911년 K. Onnes에 의해 발견된 초전도 현상5)은 초전도 가속관 표면의 저항을 무시할 정도로 작게 만든다. 따라서 대부분의 고주파를 빔의 가속에 사용하므로 고주파 효율이 크게 향상된다. 한편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액체 헬륨을 생산하고 이용하는 극저온 시설이 추가로 필요해진다. 가속기의 가동률이 높은 경우에는 초전도 가속기의 고주파 효율 향상으로 인한 장점이 극저온 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의해 발생하는 비용 추가의 단점을 앞선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장점을 활용하기 위해 Nb을 이용한 초전도 가속관의 연구개발이 1970년 무렵부터 활발하게 이어져 왔다. 양성자 또는 중이온 가속을 위해 개발한 외국의 대표적인 초전도 선형가속기로는 미국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ATLAS,6)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의 SNS,7) 미국 미시간대학교의 FRIB,8) 프랑스 가닐연구소의 SPIRAL29) 등이 있다. 중이온가속기 RAON은 국내기술로 자체 개발한 초전도 가속기로서 2023년에 최초의 빔시운전을 마쳤으며 2024년부터는 추가적인 빔시운전과 함께 이용자에게 다양한 이온빔을 제공할 예정이다. RAON에서 제공하는 이온빔은 새로운 원소의 발견, 원자핵의 구조와 핵력의 이해 증진, 우주 생성원리의 규명, 핵데이터 구축, 신소재 개발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연구 및 기술개발에 활용될 것이다.4)

서 론

중이온가속기 RAON은 양성자에서 우라늄에 이르는 다양한 이온빔을 가속시킬 수 있는 초전도 선형가속기시설이다. 중이온가속기 개발은 저에너지 가속기(SCL3) 개발과 고에너지 가속기(SCL2) 개발의 2단계로 구성된다. 현재 저에너지 가속기의 개발이 완료되었으며, 고에너지 가속관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이다. 개발이 완료된 중이온 가속기 RAON은 입사기와 초전도 가속기(SCL3)로 구성된다.10) 입사기는 이온원과 상전도 가속기인 RFQ를 포함하며, 초전도 가속기는 QWR과 HWR이라 불리는 두 종류의 가속관으로 이루어져 있다.10) 중이온 가속기 RAON은 ECR (Electron Cyclotron Resonance) 이온원에서 생성되는 안정이온빔뿐만 아니라 ISOL (Isotope Separation On-Line) 시설에서 생성되는 희귀동위원소빔도 가속시켜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희귀동위원소빔의 경우에는 빔전류가 매우 작기 때문에 빔시운전에서는 안정이온빔을 사용하였다. 빔시운전은 이온원에서 생성된 빔을 상전도 및 초전도 가속기에서 가속하여 빔이용시설까지 보내는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온빔 전송은 빔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사용하는 이극전자석과 빔을 집속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사극전자석 또는 정전기적 사중극자로 이루어진 빔라인이 담당한다. 빔시운전은 가속기 운전에 필요한 다양한 장치의 운전 조건을 확정하고 가속기와 이온빔의 다양한 특성자료를 축적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안정적으로 이온빔을 제공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이 논문에서는 중이온가속기 RAON의 몇 가지 특성과 아르곤(40Ar9+) 빔을 사용한 빔시운전 과정 및 결과 중 일부를 간략히 정리하였다.

RFQ를 포함한 입사기의 빔특성 및 빔시운전

Fig. 1. Layout of the RAON injector.
Fig. 1. Layout of the RAON injector.

입사기는 이온원과 RFQ로 이루어져 있다. 이온원과 RFQ는 LEBT (Low-Energy Beam Transport)라 불리는 빔라인으로 연결되며, RFQ와 초전도 가속기는 MEBT (Medium-Energy Beam Transport)에 의해 연결된다. RAON 입사기의 개략도는 그림 1에 주어져 있다.

Fig. 2. Particle distribution depending on charge states of uranium beams at the charge selection position in the RAON LEBT.Fig. 2. Particle distribution depending on charge states of uranium beams at the charge selection position in the RAON LEBT.

이온원에서 생성되는 이온빔은 질량수를 전하상태로 나눈 값인 A/Q에 의해 특성이 구분된다. 이온원 챔버 안에서는 전자와 이온의 충돌에 의해 다양한 전하상태의 이온이 만들어진다. 빔전류와 가속기의 최종에너지 등을 고려하여 특정한 전하상태(따라서 특정 A/Q)의 이온을 선택하는데 이 과정은 LEBT에서 이루어진다. 이온원의 인출전압은 이 특정한 A/Q를 갖는 이온빔의 에너지가 10 keV/u가 되도록 설정한다. 이온빔을 구성하는 입자의 에너지는 인출전압과 전하의 곱에 비례하므로, 다른 전하상태(또는 다른 A/Q)의 이온들은 에너지도 다른 값이 된다.

LEBT에 있는 첫 번째 이극전자석을 통과하면서 A/Q가 다른 이온들은 수평방향(x-방향)의 궤적이 달라진다. 선택된 전하상태의 이온빔은 빔파이프의 중심을 통과하도록 이극전자석의 자기장을 설정한다. 이극전자석에서 이온빔의 궤적이 달라지는 것은 자기장이 정해진 경우, 각 이온의 회전반경은 운동량에 비례하고 전하에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A/Q가 다른 빔이 이극전자석을 통과한 후에 수평방향의 위치 차이가 발생하고, 이를 이용하면 특정한 전하상태(또는 특정한 A/Q)를 선택할 수 있다. 그림 2는 우라늄빔의 전하상태가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의 TRACK 코드11)를 이용하여 계산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 계산에서는 설명을 위해 +33가의 전하상태를 갖는 우라늄 이온빔을 선택하는 것으로 가정하였으며, 우라늄용 이온원 다음에 오는 2개의 이극전자석의 중간지점에서 분포를 계산하였다. 그림에서 보듯이 전하상태가 다른 빔은 수평방향에서 다른 위치를 차지하므로 빔의 통과를 막는 장치인 슬릿의 길이를 조절하여 원하는 전하상태(+33)를 선택할 수 있다. 빔시운전에 사용한 아르곤빔의 경우에는 +9가의 전하상태를 선택하였는데, 아르곤빔의 다른 전하상태는 이극전자석을 통과하면서 수평방향의 위치 차이가 충분히 커지므로 빔파이프에 충돌하여 사라진다. 따라서 슬릿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Fig. 3. Particle distribution of argon beams in the transverse phase space measured by an Allison scanner in the RAON LEBT.
Fig. 3. Particle distribution of argon beams in the transverse phase space measured by an Allison scanner in the RAON LEBT.

RAON 입사기 빔시운전은 빔진행방향의 수직한 두 방향의 위상공간에서 입자분포를 얻는 것에서 시작한다. 위상공간은 위치와 운동량으로 이루어진 2차원 공간(x-px/mc 또는 y-py/mc)으로 표현되며, 이 위상공간에서 입자분포가 차지하는 면적을 규격화된 에미턴스(normalized emittance)라 부른다.12) 이렇게 주어진 에미턴스는 입자 사이의 쿨롱산란과 같은 효과 등을 무시할 수 있는 경우에는 리우빌정리에 따라 그 크기가 보존된다.12) 가속기 관련 문헌에서는 운동량축 대신 기울기축 (dx/ds 또는 dy/ds)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12) 이때 s는 빔 진행방향의 좌표를 나타낸다. 이러한 2차원 공간에서 입자분포가 만드는 타원을 기술하는 매개 변수를 쿠랑-스나이더 변수(Courant-Snyder parameter) 또는 트위스 변수(Twiss paramter)라 하며, 이 공간에서 얻은 면적을 규격화되지 않은 에미턴스(unnormalized emittance)라 한다.12) 규격화되지 않은 에미턴스는 빔이 가속함에 따라 줄어든다. 이는 기울기(dx/ds)가 대략적으로 운동량의 비(px/ps)로 주어지며, 빔을 가속하면 ps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빔의 에너지를 알면 규격화된 에미턴스와 규격화되지 않은 에미턴스는 쉽게 서로 변환이 가능하다. 이 논문에서 주어진 입자분포는 기울기축을 사용한 공간에서의 분포를 사용하였다. 그림 3은 RAON 입사기의 빔시운전시 측정된 아르곤빔의 분포를 보여주며, 규격화된 에미턴스 값은 각각 0.037 mm-mrad과 0.047 mm-mrad였다. 실제로 측정된 빔의 분포(그림 3의 큰 그림)는 타원에서 많이 벗어나 있으며, 이후의 빔시운전은 측정결과를 바탕으로 생성된 입자분포(그림 3의 작은 그림)를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LEBT가 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이온원에서 생성된 이온빔이 상전도 가속기인 RFQ에 들어갈 때 정합(matched) 입력빔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정합 입력빔은 가속기 또는 빔라인의 주기적인 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최적의 빔으로 빔의 크기가 주기적인 구조에 따라 규칙적으로 진동하게 된다. 정합입력을 위해서는 LEBT에 있는 정전기적 사중극자(electrostatic quadrupole)와 스티어링 전자석 등을 이용하여 이온빔의 트위스 변수를 정합입력빔과 갖게 조정하는 동시에 이온빔의 중심이 가속기의 중심과 일치하여 입력되도록 조정한다.

Fig. 4. The rms beam sizes in the initial part of RFQ with the matched and mismatched input beams. The particle distributions at the entrance of RFQ are also included.
Fig. 4. The rms beam sizes in the initial part of RFQ with the matched and mismatched input beams. The particle distributions at the entrance of RFQ are also included.
Fig. 5. Beam currents before and after the RFQ. Beam currents after the RFQ are increased after orbit correction in the LEBT because the beam center is shifted to the accelerator center by the correction.Fig. 5. Beam currents before and after the RFQ. Beam currents after the RFQ are increased after orbit correction in the LEBT because the beam center is shifted to the accelerator center by the correction.

그림 4의 위쪽은 정합(matched) 입력빔이, 그리고 아래쪽은 부정합(mismatched) 입력빔이 RFQ에 들어갈 때 빔의 크기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준다. 각각의 경우에 대하여 입력빔이 위상공간에서 어떻게 분포하는지를 작은 그림으로 표시하였다. 이 계산에서는 빔의 중심은 가속기의 중심과 일치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그림 4에서 정합입력빔이 들어가면 빔의 크기가 규칙적으로 진동하고, 부정합 입력빔이 들어가면 빔 크기의 진동이 불규칙적으로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트위스 변수는 정합 입력빔과 같지만, 빔의 중심이 가속기의 중심에서 벗어나 들어가는 경우에도 발생한다. 이런 불규칙한 진동은 빔의 에미턴스 증가로 이어지고, 부정합 정도가 커지면 추가적인 빔손실로도 이어진다.

그림 5는 아르곤빔을 이용한 실제 실험에서 측정된 빔전류를 보여준다. 그림에서 파란 선과 붉은 선은 각각 RFQ 전과 후의 빔전류를 나타낸다. 이 실험은 LEBT에 설치된 스티어링전자석을 이용하여 이온빔의 중심이 가속기의 중심과 일치하도록 조정하는 과정인 빔궤도수정을 통해 RFQ의 빔전송률을 증가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빔궤도 수정 후에 RFQ를 통과하는 빔 전송률이 77.8%에서 91.7%로 향상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이온빔의 정합입력 또는 빔의 궤도 수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된다.

RAON RFQ는 양성자(A/Q=1)에서 우라늄(A/Q=7.2)까지의 다양한 이온빔을 가속시킬 수 있도록 설계된 상전도 가속기로서 RFQ를 통과한 이온빔은 에너지가 500 keV/u 정도가 된다. RAON RFQ는 직류빔이 들어가서 고주파 주파수인 81.25 MHz의 번치구조를 갖는 이온빔을 만든다. 또한 가속을 통해 빔의 에너지를 증가시키고 집속을 통해 빔이 흩어지지 않게 하는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 RAON RFQ의 전체 길이는 약 5 m이며, 빔전송률은 약 98%로 설계되었다.

Fig. 6. Bunching process in the RAON RFQ from top-left to bottom-right.
Fig. 6. Bunching process in the RAON RFQ from top-left to bottom-right.
Fig. 7. Determination of RF set-point of the RAON RFQ for argon beams by comparing experimental data with the simulation results.Fig. 7. Determination of RF set-point of the RAON RFQ for argon beams by comparing experimental data with the simulation results.

RFQ에서 직류빔이 번치구조를 갖게 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그림 6은 이 과정이 어떻게 구현되는지를 보여준다. 각 그림에서 가로축은 고주파 위상이 기준위상에서 얼마나 벗어나는지를 나타내며, 세로축은 입자의 에너지가 기준입자의 에너지와 얼마나 다른지를 나타낸다. 왼쪽 맨 위에 표시된 그림은 RFQ에 들어가는 빔을 보여주는데 RF 위상의 전 구간에 걸쳐 일정하게 분포하는 직류빔임을 알 수 있다. RFQ 앞쪽에서는 빔의 분포가 말려들어 가면서 이온들이 기준위상 주위로 몰리면서 번치가 형성되는 과정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이온들이 번치에서 떨어져 나가게 되는데, 가속에 의한 에너지 증가는 번치에 들어간 입자에만 적용된다. RFQ를 통과한 후에도 가속되지 않는 빔이 일부 남아 있으나, RFQ 다음에 오는 사극전자석을 통과하면서 사라지므로, RFQ 다음에 오는 초전도 가속기에는 가속된 빔만 들어가게 된다. RFQ 빔전송률은 RFQ에 들어가는 이온빔 전류와 RFQ에서 가속된 이온빔 전류의 비를 말하는 것이다.

RFQ 빔시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과정은 RFQ에 들어가는 고주파 진폭을 설계값과 같게 결정하는 것이다. 고주파가 설계보다 적게 들어가면 번치가 형성되는 과정이 완전하지 않아 충분히 가속되지 않는 이온의 비율이 커지고 빔전송률도 줄어든다. 고주파 진폭은 고주파 파워의 제곱근에 비례하므로 고주파 진폭을 결정하는 것은 들어가는 고주파의 파워를 결정하는 것과도 동일하다. 우선 고주파 진폭(또는 파워)을 변화시키면서 RFQ에 의해 가속된 빔의 전송률을 TRACK 코드 등을 통해 계산한다. 이를 실험과 비교하면 고주파 진폭의 설계값에 해당하는 고주파 파워를 결정할 수 있다.

그림 7은 아르곤빔을 사용하여 실험한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에서 실선은 계산으로 얻은 결과이고 점은 실험 결과이다. 가로축은 고주파 진폭의 상대적인 값으로 1이 설계값에 대응한다. 세로축은 RFQ의 빔전송률을 나타내며 1이 100% 전송률을 나타낸다. 그림의 실험값에 표시된 오차 막대는 약 2분 동안 측정한 자료를 이용해 계산된 표준편차의 3배에 해당하는 값을 보여준다. 이 과정을 통해 고주파 진폭의 설계값에 해당하는 고주파 파워를 결정했다. 이때의 빔전송률은 93% 정도로 설계값인 98%보다 작은 값이나 초전도 가속기 실험을 위해서는 충분한 전송률이며, 빔전송률은 LEBT에서의 빔정합과정 및 빔궤도수정 등을 통해 좀 더 개선할 수 있다.

RAON 초전도 가속기 SCL3의 빔특성 및 빔시운전

RAON 초전도 가속기 SCL3는 QWR과 HWR로 구성된다. 고주파 주파수는 각각 81.25 MHz와 162.5 MHz이고, 가속관의 운전 온도는 각각 4°K와 2°K이다. RAON 초전도 가속기는 빔의 진행방향의 수직 방향으로 빔을 집속하기 위해 초전도 솔레노이드 대신 상전도 사극전자석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가속관을 초전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극저온유지모듈의 개수가 증가하여 전체 길이가 초전도 솔레노이드를 사용하는 경우보다 늘어난다. 그러나 상전도 사극전자석과 부근에 설치되는 빔진단 장치 등의 유지보수가 수월해지고, 초전도 가속구간에서 빔의 궤도를 수정하는 과정도 상대적으로 쉬워지게 된다. 이는 빔전류가 큰 빔의 운전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RAON QWR의 경우에는 하나의 극저온유지모듈에 하나의 가속관이 들어가며 모듈 다음에 2개의 사극전자석이 설치되는 기본 구조를 갖는다. QWR용 극저온유지모듈은 총 22개가 설치되었다. HWR의 경우에는 모듈에 2개의 가속관이 들어가는 HWRA가 13개, 4개의 가속관이 들어가는 HWRB가 19개 설치되었다. HWR의 경우에도 모듈 다음에는 빔집속을 위해 2개의 상전도 사극전자석이 설치되는 기본 구조를 갖는다.

Fig. 8. Schematic plots of accelerating cavity with 2‒4 gaps. Transit time factor as a function of β(=v/c) for the cavities with 2‒6 gaps.Fig. 8. Schematic plots of accelerating cavity with 2‒4 gaps. Transit time factor as a function of β(=v/c) for the cavities with 2‒6 gaps.

이렇게 같은 구성의 기본 구조가 반복되면 이온빔의 에너지가 증가할 때 가속 효율이 많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의문이 생기게 된다. 그림 8은 이에 대한 설명을 제공한다.

그림 위쪽에는 가속관의 구조를 단순화시켜 나타냈다. 여기서는 2‒4개의 틈으로 이루어진 가속관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틈 근처에 형성된 전기장이 빔을 가속한다. 틈의 개수가 더 증가하는 경우에는 이런 구조가 반복된다. 그림 8의 아래쪽에는 가속 효율을 나타내는 TTF (transit time factor)가 가속관에 들어가는 틈의 개수와 가속관에 들어가는 입자의 속력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계산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때 속력은 빛의 속력으로 나눈 값으로 표시하였다. 고주파 가속기에서는 이온빔을 가속시키기 위한 전기장이 고주파 진동수에 따라 진동하므로 이온빔이 전기장이 형성되는 틈을 통과하는 동안 전기장의 크기가 변하게 된다. 따라서 입자가 느끼는 유효 전기장은 이온빔의 속력에 따라 변하게 된다. 이를 나타내는 양이 TTF이다. 이 값이 1이라는 것은 전기장이 진동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하며, TTF가 작은 것은 가속효율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8의 아래 그림은 이온빔의 속력이 빛의 속력의 12%가 되는 경우에 최적화된 가속관에 대해 계산한 TTF의 변화를 보여준다. 가속관 안에 들어가는 틈의 개수가 늘어나면 기준에서 벗어나는 속력(또는 에너지)을 가진 이온빔의 가속효율이 보다 빨리 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RAON QWR 가속관과 HWR 가속관은 틈의 개수가 2개이며, 이때는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의 속력(또는 에너지) 범위에서 가속효율을 높게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같은 모양의 가속관을 여러 개 사용할 수 있는 이유가 된다.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각 가속관을 설계할 때는 가속관의 기준 속력(또는 에너지)과 함께 가속관을 사용할 속력(또는 에너지) 구간을 결정하게 된다. RAON QWR과 HWR 가속관의 경우에는 기준속력을 각각 빛의 속력의 4.7%와 12%로 설계되었으며, 에너지 범위는 아르곤빔의 경우에는 각각 0.5 MeV/u‒2.65 MeV/u와 2.65 MeV/u‒26.7 MeV/u이다.

Fig. 9. Accelerating fields on beam-axis for the QWR and HWR cavities. Energy gain per cavity for argon beams as a function of β(=v/c) in the QWR and HWR.
Fig. 9. Accelerating fields on beam-axis for the QWR and HWR cavities. Energy gain per cavity for argon beams as a function of β(=v/c) in the QWR and HWR.

그림 9의 위쪽은 QWR과 HWR 가속관에 형성되는 (빔이 진행하는 방향의) 전기장 크기를 보여준다. 가속관의 첫 번째 틈에서 가속된 빔이 두 번째 틈에 도달할 때 고주파도 반주기 바뀌어 다시 빔이 가속되게 된다. 그림 8의 아래쪽은 QWR과 HWR 가속관에 들어가는 아르곤빔의 속력에 따라 각 가속관에서 에너지가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보여준다.

Fig. 10. Transverse beam profiles: (red dot) measured results by four wire scanners in the initial part of the QWR and (blue line) calculated by TRACK code where input beams are obtained by beam matching calculation in the MEBT.
Fig. 10. Transverse beam profiles: (red dot) measured results by four wire scanners in the initial part of the QWR and (blue line) calculated by TRACK code where input beams are obtained by beam matching calculation in the MEBT.

RFQ에서 가속된 빔을 초전도 가속기에 정합 입력시키는 역할은 MEBT이 수행한다. 정합입력의 중요성은 RFQ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여기서는 정합입력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를 빔의 진행방향에 수직한 두 방향에서의 빔모양을 측정하여 평가하였다. 빔모양 측정은 QWR의 상전도 사극전자석 사이에 설치된 빔모양 측정용 빔진단 장치(wire-scanner)를 4개 사용하여 얻었다. 이 실험은 QWR 가속관에 고주파를 넣지 않아 가속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측정하였으며, 결과는 그림 10에 주어져 있다. 파란 선은 TRACK을 이용한 계산 결과를 빨간 점은 측정결과를 보여주는데, 비교적 잘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입사기에서 초전도가속기로 들어가는 빔의 특성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Fig. 11. Beam phases measured at two BPM positions. Energy change after a QWR cavity. They are given as a function of the synchronous phase.
Fig. 11. Beam phases measured at two BPM positions. Energy change after a QWR cavity. They are given as a function of the synchronous phase.

SCL3 빔시운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24개의 가속관에 들어가는 고주파의 진폭(amplitude)과 기준위상(synchronous phase)을 설계값에 맞추는 것이다. 여기서 기준위상이란 이온빔의 기준입자가 가속관의 중심에 도달할 때의 고주파 위상을 말한다. 이온빔은 고주파 기준위상에 따라 가속되거나 감속된다. 이러한 에너지 변화를 고주파 기준위상의 함수로 계산한 결과가 그림 11의 아래쪽에 주어져 있다. 에너지 증가는 기준위상이 0°에서 가장 크고, ±180°에서 가장 작으며, ±90°에서는 에너지 증감이 없다. 기준위상에 따른 에너지 증가의 차이는 빔이 가속관에서 일정한 거리에 도달하는 시간의 차이로 나타나다. 이러한 시간 차이는 고주파 주기를 이용하면 위상 차이로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위상을 빔위상이라 부를 것이다. 빔위상은 BPM (Beam Position Monitor)과 같은 장치를 이용하여 측정할 수 있다. 그림 11의 위쪽에 있는 2개의 점선은 가상의 BPM 2개가 설치된 위치에서 계산한 빔위상을 기준위상의 함수로 보여준다. 가속관에서 멀리 있는 BPM이 BPM2이기 때문에 BPM2에서 측정된 빔위상의 진동폭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2개의 BPM에서 측정한 빔위상의 차이(그림 11의 붉은선)는 가속관을 통과한 이온빔의 에너지가 클수록 작은 값이 된다. 이는 BPM 사이를 통과하는 시간이 에너지가 커질수록 작아지기 때문이다. 또한 기준위상이 커질 때, 빔의 에너지가 증가하는 경우(그림 11에서 기준위상이 0°보다 작은 경우)에는 빔위상의 차이가 줄어들고, 에너지가 감소하는 경우(그림 11에서 기준위상이 0°보다 큰 경우)에는 빔위상의 차이가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기준위상에 따라 변하는 빔위상 차이에 대한 정보로부터 원하는 기준위상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빔위상의 차이가 진동하는 진폭은 가속관에 걸리는 고주파의 진폭이 커질수록 커지므로 고주파의 진폭에 대한 정보는 빔위상 차이의 진폭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

실제의 가속기 운전에서는 가속관에 들어가는 고주파 위상의 절대적인 기준을 알 수 없으며 고주파 제어장치(Low-Level RF, LLRF)에서 주어진 위상만을 알 수 있다. 이를 장치위상(LLRF phase)으로 부를 것이다. 또한 가속관에 들어가는 고주파 진폭도 대략적인 값만을 알 수 있으며 그 값에 해당하는 고주파 제어장치의 입력값을 장치진폭(LLRF amplitude)이라 부를 것이다. 따라서 2개의 BPM 사이의 빔위상 차이를 장치위상을 변화시키며 측정한 후, 그림 9에서 얻은 여러 가지 특성을 적용하면 고주파의 진폭과 기준위상에 해당하는 장치진폭과 장치위상을 결정할 수 있다. 이 값들이 해당 가속관의 운전값이 된다.

Fig. 12 Determination of the synchronous phase and RF amplitude of a cavity from the beam phase measurement at 2 beam position monitors located after the cavity.
Fig. 12. Determination of the synchronous phase and RF amplitude of a cavity from the beam phase measurement at 2 beam position monitors located after the cavity.

그림 12는 빔시운전을 위해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HWR의 98번째 가속관의 운전값에 해당하는 장치 진폭과 장치 위상을 구한 결과를 보여준다. 위쪽이 2개의 BPM에서 측정한 빔위상이다. 빨간색 점들의 진폭이 크므로 멀리 떨어진 BPM의 측정결과임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은 2개의 BPM에서 측정한 빔위상의 차이를 보여준다. 빔위상 차이가 가장 작은 값을 주는 장치위상인 352.2°가 기준위상 0°에 해당한다. 이 가속관의 운전을 위해 필요한 기준위상은 ‒25°이므로 이는 장치위상이 327.2°에 해당한다. 실험에서 얻어진 빔위상 차이가 주는 진동폭으로부터 이 실험에 사용된 장치진폭에 해당하는 고주파 진폭을 얻는다. 이 값으로부터 비례적으로 계산하여 운전값의 고주파 진폭에 해당하는 장치진폭을 얻게 된다. 이 계산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가속관에 입력되는 빔의 에너지와 가속관을 통과한 후의 빔 에너지도 부가적으로 얻게 된다. 그림 12는 HWR의 98번째 가속관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며, 에너지는 16.0 MeV/u이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SCL3를 구성하는 QWR 가속관과 HWR 가속관에 대한 고주파 진폭 및 기준위상의 운전값을 주는 장치진폭과 장치위상을 결정하였다.

Fig. 13. SCL3 energy determination by using time-of-flight method. We used phase differences between two beam position monitors which are located after SCL3.Fig. 13. SCL3 energy determination by using time-of-flight method. We used phase differences between two beam position monitors which are located after SCL3.

SCL3에 의해 가속된 아르곤빔의 최종 에너지는 TOF (Time Of Flight) 방식을 이용하여 독립적으로 측정하였다(그림 13). TOF는 SCL3 다음에 오는 2개의 BPM에서 측정한 빔위상 정보를 활용하였다. 2개의 BPM 사이의 거리를 알고, 빔위상 차이는 BPM 사이를 통과하는 데 필요한 시간에 대한 정보를 주므로 이온빔의 속력(따라서 에너지)을 알 수 있다. 그림 13에서는 가우시언 피팅을 통해 에너지를 결정하였으며, 이 측정을 통해 얻은 아르곤빔의 에너지는 약 16.3 MeV/u이다.

맺음말

중이온가속기 RAON의 입사기 빔시운전은 2021년 8월부터 시작하였으며, 초전도 가속기 SCL3의 1차 빔시운전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6월 2일 사이에 수행하였다. 이번 초전도 가속기 빔시운전은 제한적인 조건에서 수행하였다. SCL3에 속하는 124개의 가속관 중 10개를 제어문제 등의 이유로 사용하지 못했다. QWR 및 HWR 가속관의 최대 가속전장은 6.1 MV/m 및 6.6MV/m이지만 빔시운전에서는 각각 5.0MV/m 및 4.0 MV/m 이하로 운전하였다. 또한 빔시운전 시간이 제한되어 빔특성을 최적화하는 실험을 수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빔시운전은 초전도 가속기에 대한 국내 최초의 빔시운전 경험이라는 의미가 있으며, 부족한 부분은 계속적으로 보완하여 중이온가속기를 활용한 다양한 연구개발 및 기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 논문은 기초과학연구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IBS-I001-D1)

각주
1)https://pal.postech.ac.kr/.
2)https://kps.kbsi.re.kr/.
3)https://komac.kaeri.re.kr/.
4)https://risp.ibs.re.kr/.
5)H. K. Onnes, Comm. Phys. Lab. Univ. Leiden, 124c (1911).
6)https://www.anl.gov/atlas/.
7)https://neutrons.ornl.gov/sns/.
8)https://frib.msu.edu/.
9)https://www.ganil-spiral2.eu/.
10)D. Jeon et al., “Design of the RAON accelerator ystems,” J. Korean Phys. Soc. 65, 1010 (2014).
11)https://www.phy.anl.gov/atlas/TRACK/.
12)T. Wangler, RF Linear Accelerators (Wiley-VCH,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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