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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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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PLAZA

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등록일 : 2024-09-23 ㅣ 조회수 : 29

 

The Mechanism of Orbital Relaxation in Solids

손정훈, 이종준, 이현우(포항공대), Physical Review Letters 132, 246301 (2024).

전자가 가지고 있는 기본 물성인 스핀(spin)을 정보 전달, 제어, 저장의 수단으로 삼는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는 1980년대 말 거대자기저항효과(giant magnetoresistance, GMR)의 발견과 함께 물리학 및 공학에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 결과 2007년 GMR 발견자들의 노벨물리학상 수상뿐만 아니라 컴퓨터의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ard disk drive)에서 최근 자성메모리(magnetic random-access memory)의 양산까지 스핀트로닉스 기술은 물리와 공학이 어우러져 우리 삶 곳곳에 적용되고 있다. 스핀트로닉스 기반 소자에서는 정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기 위해서 스핀 분극된 스핀전류(spin current)를 이용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스핀전류를 발생시켜 자성체에 주입하고 스핀각운동량(spin angular momentum) 전달을 통해 자성체의 자화 방향을 제어하는 것이 현재 자성메모리를 비롯한 다양한 스핀 소자에서 정보 쓰기 기술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스핀전류가 자성체를 포함한 고체 내에서 어떻게 전달되고 그때 스핀각운동량이 어떻게 변화하며 전달되는지, 즉 스핀 이완(spin-relaxation) 현상은 비단 물리학뿐만 아니라 공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a) 전자 이동을 따라 전자의 궤도 밀도(녹색)와 궤도각운동량(파란색 화살표)이 변화하며, 중심 대칭적인 시스템에서도 DP 유사 궤도 이완이 발생할 수 있음 (b) 스핀-궤도 결합이 존재할 때는 스핀(빨간색 화살표)이 궤도 역학에 영향을 받아 중심대칭을 가지고 있음에도 DP 유사 스핀 이완을 일으킬 수 있음.
▲(a) 전자 이동을 따라 전자의 궤도 밀도(녹색)와 궤도각운동량(파란색 화살표)이 변화하며, 중심 대칭적인 시스템에서도 DP 유사 궤도 이완이 발생할 수 있음 (b) 스핀-궤도 결합이 존재할 때는 스핀(빨간색 화살표)이 궤도 역학에 영향을 받아 중심대칭을 가지고 있음에도 DP 유사 스핀 이완을 일으킬 수 있음.

이러한 관점에서 고체 내에서 스핀 이완 특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과거부터 수행되었으며, 고체의 특성에 따라 Elliot-Yafet (이하 EY), Dyakonov-Parel (이하 DP) 메커니즘에 의해 묘사될 수 있음이 밝혀져 왔다. 간단하게 요약하면 중심대칭(centrosymmetric) 시스템에서는 스핀 이완 특성이 운동량 산란(momentum scattering)에 비례하고, 비중심대칭(non-centrosymmetric) 시스템에서는 에너지띠(energy band) 구조에서 발생하는 유효 자기장으로 인해 스핀 이완 특성이 운동량 산란에 반비례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최근 포항공대 이현우 교수를 비롯한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전자가 스핀각운동량 정보만 전달하는 것을 넘어 궤도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도 수송할 수 있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밝혀지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실험 연구들로 검증되고 있다. 기존 통념에 의하면 궤도각운동량은 결정장(crystal field)에 의해 소멸(quenching)되어 고체 내의 전자의 운동을 기술할 때 크게 고려되지 않는 물리량이었지만 이 선도적 연구를 통해 궤도각운동량이 비평형(non equilibrium)상태의 고체 내에서 기존 스핀각운동량보다 훨씬 큰 크기를 가지고 발생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나아가 큰 크기의 궤도각운동량을 나르는 궤도전류(orbital current)를 스핀전류 대신 사용하면 스핀트로닉스 기반 소자의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궤도각운동량이 고체 내에서 어떠한 이완 효과를 겪는지에 대한 자연스러운 물리학적 의문이 생겼으며 이는 궤도전류의 물리적 이해뿐만 아니라 공학적 응용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주제이다.

이에 대해 포항공대 이현우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론 연구를 통해 기존의 스핀 이완을 묘사하는 EY, DP 메커니즘과 궤도 이완(orbital-relaxation)의 유사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중심대칭 시스템에서 EY 메커니즘을 따르는 기존 스핀 이완과 다르게 같은 시스템에서 궤도 이완이 DP 메커니즘과 유사한 행동을 보인다는 것을 발견했다. 더욱이, DP 메커니즘과 유사한 궤도 이완은 스핀-궤도 결합(spin-orbit coupling)을 통해 중심대칭 시스템에서 스핀 이완을 DP와 유사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을 밝혔다.

이 연구가 의미하는 바는 자성체를 제어하기 위한 각운동량 전달에서 기존 스핀 이완 현상 외에 궤도 이완을 함께 고려함으로 그 효율을 더욱 키우거나 궤도각운동량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이 선도적인 이론연구가 앞으로 많은 실험 연구들로 검증되고 나아가 궤도각운동량 및 궤도전류를 이용한 오비트로닉스(orbitronics) 분야의 연구가 더욱 활발해 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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