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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al Review Focus
등록일 : 2024-10-31 ㅣ 조회수 : 43빛으로는 블랙홀을 만들 수 없다 블랙홀은 일반적으로 소멸한 별과 같은 거대한 질량에서 형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극도로 강력한 빛에 의해서도 블랙홀이 형성될 수 있다. 이 아이디어는 수십 년 동안 이론가들에 의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연구팀에 따르면, 빛으로 인한 블랙홀은 양자역학적 효과로 인해 에너지가 너무 많이 새어나가 붕괴가 일어날 수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것이다.1) 붕괴한 별이 만들어내는 질량은 시공간을 심하게 휘어지게 하여, 그 영역에 들어온 빛이 탈출할 수 없게 만든다.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에 의한 블랙홀 형성은 가능할 수 있는데, 이는 질량과 에너지가 동등하므로 전자기장이 가진 에너지 역시 시공간을 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2) 이러한 전자기 블랙홀은 Princeton University의 물리학자 John Wheeler가 1950년대 전자기적으로 생성된 중력장을 연구할 때 사용한 용어인 ‘쿠겔블리츠(kugelblitz, 독일어로 “구형 번개”)’로 널리 알려졌다.3) 쿠겔블리츠는 암흑 물질부터 블랙홀 내부 특이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가설인 우주 검열 이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론에서 활용되었다. 심지어 빛으로 만들어진 블랙홀은 우주선 추진 수단으로도 제안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블랙홀이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문제는, 전자기장이 충분히 강하면 많은 양자 입자를 생성할 것이라는 점이다. 고도로 집중된 광자는 슈윙거 효과(Schwinger effect)라고 불리는 과정에서 자발적으로 전자-양전자 쌍으로 붕괴될 수 있다. 이러한 입자들은 강력한 전자기장에 의해 가속되어 해당 영역을 벗어나 에너지를 빼앗아간다. 따라서 중력 붕괴가 여전히 가능할지, 아니면 슈윙거 효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이를 방해할지가 문제이다. University of Waterloo in Canada의 수리물리학자인 José Polo-Gómez와 그의 동료들은 어떤 쪽으로 균형이 기우는지 확인하기 위해 계산을 수행했다. 일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주어진 구형 부피 내의 쿠겔블리츠를 형성하기 위한 전자기 에너지는 쉽게 계산될 수 있으며, 이는 반지름, 빛의 속도, 그리고 중력 상수에 의존한다. 이 문제에서 어려운 부분은 슈윙거 효과로 인한 에너지 소산을 추정하는 것-특히 입자가 탈출하는 시간과 블랙홀이 붕괴하는 시간을 비교하는 것이다. 주요 도전 과제 중 하나는 이 입자 생성이 스스로에게 미치는 피드백 효과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입자들은 전기장을 생성하여 더 많은 입자를 생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슈윙거 효과는 블랙홀 형성 계산에 단순한 미세 조정이 아니므로, Polo-Gómez와 동료들은 “양자장 이론을 위한 일반적인 도구들 대부분이 이 문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몇 가지 단순한 가정과 근사를 사용해야 했으며, 이러한 선택이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입증해야 했다. Polo-Gómez와 그의 연구팀은 그들이 분석한 10‒29 m에서 108 m까지의 범위에서 슈윙거 효과가 전자기장이 블랙홀을 형성하기 전에 에너지를 소산시킨다는 결론을 내렸다. 더 작은 길이 척도는 양자장 이론이 붕괴하는 플랑크 길이에 접근하며, 더 큰 척도에서는 빛으로 블랙홀을 만들 수 있을 만큼 에너지가 강한 과정이 우주에 존재하지 않는다. Polo-Gómez와 동료들은 “우리의 결과는 이 논쟁을 종결짓는다”며, “매우 강력한 레이저를 사용해 미세 블랙홀을 만드는 것은 과학적으로 훌륭한 일이겠지만, 우리의 연구는 이것이 불가능함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King’s College London의 양자장 이론 및 중력 전문가인 Silvia Pla García는 “이 결과가 설득력 있어 보인다.”라고 말한다. 그녀는 연구자들이 사용한 근사치가 모두 타당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이론적으로 매우 흥미롭다. 왜냐하면 양자 효과가 고려될 때 얼마나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녀는 이 질문이 오랫동안 기존의 블랙홀에 대해서도 논의되어 왔다고 지적한다. 기존 블랙홀은 그 표면 근처에서 쌍생성으로 인해 서서히 증발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University of Graz in Austria의 이론물리학자인 Reinhard Alkofer 역시 이 결과가 설득력 있다고 동의하면서도, 양자 효과가 쿠겔블리츠를 저해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예상한 전문가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Polo-Gómez와 그의 동료들은 비록 그들의 계산이 실험적으로 검증될 수는 없더라도, 슈윙거 효과에 의해 예측된 입자 쌍의 생성은 관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가장 강력한 레이저는 그러한 입자 생성을 위한 임계값보다 1000배 약한 전기장 강도를 생성하지만, 연구팀은 미래의 레이저가 이 효과를 생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
블랙홀 탐지기로서의 태양계 우주의 초기 팽창 동안, 밀도가 높은 지역들이 중력 붕괴를 통해 원시 블랙홀(Primordial Black Holes, PBH)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 붕괴를 초래한 원인에 따라, PBH는 거의 모든 질량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몇몇 이론가들의 주장대로, PBH가 우주 내 모든 암흑 물질을 설명하려면, 너무 가벼워서 증발해 사라지지 않거나, 너무 무거워서 중력 렌즈 관측과 모순되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넓은 질량 범위 내에는 소행성 질량 범위가 포함되는데, 이 범위는 지금까지 거의 탐구되지 않았다. 그러나,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의 Tung Tran과 그의 연구팀은 소행성 질량을 가진 PBH가 태양계에 미치는 중력적 영향을 통해 탐지될 가능성이 있음을 밝혔다.4) 암흑 물질은 우주의 대규모 구조를 지배한다. 암흑 물질 이론에 따르면, 암흑 물질 입자의 질량이 작을수록 더 많은 입자가 이 구조를 설명하는 데 필요하다. 또한, 암흑 물질 입자들은 중력에 의해 서로 끌어당겨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느리게 우주를 이동해야 한다. 만약 암흑 물질이 오로지 소행성 질량의 PBH로 구성되어 있다면, 이 두 가지 조건은 태양계 내에 언제든지 소수의 PBH가 존재하며, 이들의 속도는 약 200 km/s에 달한다는 것을 암시한다. 이러한 PBH는 태양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지구에서 행성들까지의 거리는 매우 정밀하게 알려져 있으며, 특히 화성의 경우에는 10 cm 이내로 측정된다. Tran과 연구팀은 계산 및 시뮬레이션을 통해 적어도 한 개의 소행성 질량 PBH가 태양계를 통과할 때, 그 영향이 현재 또는 곧 측정될 거리 데이터에 따라 10년에 한 번씩 탐지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탐지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들은 잘 뒷받침된 암흑 물질 후보에 대한 엄격한 제약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
*Translated from English and reprinted with permission from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
*This work may not be reproducded, resold, distributed or modified without the express permission of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
[편집위원 김민철 (mckim@kongju.ac.kr)]
- 각주
- 1)A. A. Álvarez-Domínguez et al., No black holes from light, Phys. Rev. Lett. 133, 041401 (2024).
- 2)J. M. M. Senovilla, Black hole formation by incoming electromagnetic radiation, Classical Quantum Gravity 32, 017001 (2014).
- 3)J. A. Wheeler, Geons, Phys. Rev. 97, 511 (1955).
- 4)T. X. Tran et al., Close encounters of the primordial kind: A new observable for primordial black holes as dark matter, Phys. Rev. D 110, 063533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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