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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양자컴퓨터의 오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양자오류정정

양자 자동오류정정의 물리적 이해

작성자 : 권혁준 ㅣ 등록일 : 2024-10-31 ㅣ 조회수 : 46 ㅣ DOI : 10.3938/PhiT.33.029

저자약력

권혁준 교수는 2018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2018년-2021년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재직 이후, 2021년부터 고등과학원 계산과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양자 열역학과 양자 자원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양자정보이론의 다양한 주제에 대한 연구를 수행 중에 있다. (hjkwon@kias.re.kr)

Introduction to Autonomous Quantum Error Correction

Hyukjoon KWON

Autonomous Quantum Error Correction (AutoQEC) has recently been emerged as a promising technique for suppressing errors in quantum computing devices. The main idea of the protocol is to overcome quantum noise through a passitve approach using continuous-time open quantum dynamics. This article explains the basice mechanisms of AutoQEC and discusses the protocols’ usefulness, limitations, and prospects.

서 론

정보의 전달에 있어서 오류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특히 먼 거리에 걸쳐 정보를 담은 신호가 전송되는 경우, 처음의 내용에서 변형되어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정보 전달 과정에서의 오류를 극복하기 위해서 다양한 종류의 오류정정 방식들이 개발되었으며, 통신, 컴퓨터, 보안 등을 비롯하여 데이터를 다루는 폭 넓은 분야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지금껏 가 보지 못한 거리의 외태양계 탐사를 위해 발사된 보이저호에 사용된 Reed-Solomon 방식의 오류정정이 그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다.

1994년 쇼어 알고리즘1) 등을 시작으로 한 양자 알고리즘의 등장으로 양자컴퓨팅은 고전컴퓨팅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 주는 새로운 형태의 계산 방법으로 대두되었다. 이렇게 강력한 양자컴퓨팅 기술의 현실화를 위해 가장 큰 걸림돌은 일반적으로 큐비트(qubit)라는 단위로 표현되는 양자역학적인 정보가 오류에 매우 취약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처음 쇼어의 알고리즘이 발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이러한 알고리즘은 이론상으로만 존재하고 실제로 구현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으나, 이듬해 쇼어2)가 양자정보 또한 오류정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이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현 가능성을 믿게 되고, 양자정보이론의 분야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일정 수준의 오류를 허용한 상태에서도 양자 계산을 가능하게 해 주는 결함허용(fault-tolerant)방식의 양자컴퓨팅은 현재 양자컴퓨팅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궁극적인 목표라고도 할 수 있다.

양자오류정정 방식은 이후에 고테스만(Gottesman)이 정립한 stabilizer formalism,3) 키타예프(Kitaev)4) 등이 고안하고 발전시킨 토릭(toric) 부호, 그리고 최근 qLDPC (Low density parity check)5) 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개량되었다. 이 과정에서 양자정보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양자오류정정이라는 분야는 학문적 측면과 실용적 측면 모두에 있어서 양자정보이론의 총아라고도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양자 정보가 저장된 물리계의 연속시간 제어를 통해 측정(measurement)과 되먹임(feedback) 연산 없이 논리적 큐비트의 오류율을 낮추고자 하는, 양자 자동오류정정(Autonomous Quantum Error Correction, AutoQEC)6)7)이라고 명명된 방식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본 글에서는 양자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의 작동 원리가 물리적으로 어떻게 이해될 수 있는지를 소개하며, 이러한 접근법이 어떠한 응용 방안 및 한계점이 있는지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자동오류정정이라는 용어에는 조금의 과장이 섞여 있다는 점을 미리 일러둔다. 왜냐하면 “자동적”이라는 표현은 기존의 능동적 프로토콜과 대비되는 특성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하며, 이러한 프로토콜이 양자오류를 완전히 “정정”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자 자동오류정정보다는 수동적(passive) 연속시간 양자 오류억제(continuous-time quantum error suppression)가 더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다. 다만, 본 글에서는 용어의 통일성을 위해 양자 자동오류정정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

양자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

양자 자동오류정정방식을 이해하기에 앞서 일반적인 오류정정 프로토콜의 작동 방식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자. 오류정정은 오류로부터 보호하고자 하는 정보를 부호화(encoding)하는 과정으로 시작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고전적인 정보를 0과 1 두 가지 값을 가지는 비트(bit)라는 정보 단위로 표현할 때, 0이라는 정보를 000으로, 1이라는 정보를 111로 여러 번 반복하는 반복(repetition) 부호를 들 수 있다. 이렇게 부호화된 정보의 오류정정은 다음의 두 단계를 거쳐 진행된다:

1. 오류 진단(Error detection/Syndrom diagnosis)
2. 정보 복구(Recovery)

앞선 반복 부호화의 예시를 들자면, 0이라는 정보를 000으로 부호화한 이후, 첫 번째 자리에 오류가 발생하여 최종적으로 100으로 바뀌는 상황을 가정할 때, “1. 첫 번째 자리에 오류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2. 첫 번째 자리의 값을 뒤집어(1→0) 올바른 정보를 가진 상태 000으로 복구”하는 두 단계를 거쳐 오류가 복구된다.

한편, 양자정보의 경우 0과 1 상태뿐만 아니라 \(\small\alpha\left| 0\right>+\beta\left|1\right>\)과 같은 형태로 모든 선형적 중첩이 가능한 큐비트라는 단위로 표현된다. 양자오류정정은 부호화를 위해 양자얽힘을 사용하고, 오류진단을 양자측정을 활용한다는 차이점이 있으나, 전체적인 과정 자체는 고전적 오류정정과 마찬가지로 부호화, 오류진단, 정보 복구의 과정을 따르게 된다. 앞선 고전적 반복 부호화 과정을 양자상태로 확장하여, 하나의 큐비트에 저장된 정보 \(\small\alpha\left|0\right>+\beta\left|1\right>\)를 더 많은 수의 큐비트를 이용하여 \(\small\alpha\left| 000\right>+\beta\left| 111\right>\)의 형태로 부호화하는 상황을 살펴보자. 이때 첫 번째 큐비트에 \(\small\left|0\right>\)과 \(\small\left| 1\right>\)의 상태가 뒤바뀌는 오류가 발생하여 \(\small\alpha\left| 100\right>+\beta\left|011\right>\)의 상태로 바뀐 경우, 양자정보를 보존하는 특별한 종류의 양자측정을 이용하여 첫 번째 큐비트에 오류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다시 첫 번째 \(\small\left|0\right>\)과 \(\small\left|1\right>\)의 상태를 뒤바꾸는 방식으로 양자 상태를 오류로부터 복구하게 된다.

요약하자면, 양자오류정정이란 부호화된 양자 상태에 양자측정을 가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오류를 진단하고 복구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겠다. 또한, 각 과정에서 양자계를 측정하고 양자계에 되먹임 연산을 가하는 등 양자계를 적극적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이는 능동적(active) 프로토콜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양자오류정정 방식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실제 물리계에서의 오류는 시간에 대해 연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앞서 설명한 과정을 오류가 너무 많이 쌓이지 않을만한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반복해서 시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상적으로는 오류정정을 더 자주 실행할수록 오류를 더 잘 고치게 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문제는 부호화된 양자 상태의 오류진단에 필수적인 양자 측정을 짧은 시간 동안에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여러 번 반복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과정이라는 점이다(물론, 이를 구현하기 위해 많은 연구자들이 노력 중에 있으며, 지금도 빠른 속도로 발전 중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측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오류를 진단하는 디코딩(decoding) 과정에서 추가적인 계산 시간이 소모되기 때문에 실제로 양자오류정정을 반복할 수 있는 시간 간격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처럼 구현이 까다로운 양자 측정과 디코딩 과정 없이 비슷한 효과를 줄 수는 없을까하는 고민에서 양자 자동오류정정이라는 불리는 방식이 등장하였다. 큰 틀에서 양자 자동오류정정 방식은 앞서 설명한 1과 2의 양자오류정정 과정을 양자계의 연속시간 동역학으로 간소화시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오류정정 프로토콜을 반복적으로 실행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양자 측정 결과를 얻고 오류를 진단하는 능동적 과정이 생략되기에 언제 어떠한 간격으로 프로토콜을 시행할지에 대한 고민 없이, 연속된 시간에 항상 적용 가능한 수동적 프로토콜이 된다. 이를테면 앞선 반복 부호화의 경우 “측정과 되먹임 과정 없이,” “각 비트/큐비트가 주변의 상태과 같은 상태로 정렬되도록” 제어할 수 있다면, 정보가 저장된 상태를 능동적인 오류정정 없이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다 보면 이러한 상황이 어떻게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다행히도 고전적으로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예시가 있는데, 바로 자석이다. 물질의 자성은 물질을 구성하는 입자들의 스핀의 정렬 방식을 통해 정해지는데, 자석의 극이 사라지거나 바뀌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자석을 구성하는 스핀들은 자연에서 서로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각 스핀을 일일이 측정하거나 방향을 뒤집어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동적인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자석의 N극과 S극의 방향을 0과 1로 단순화시켜 표현한다면, 이것은 정보가 오류없이 저장된다고도 볼 수 있으며, 실제로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DD)를 비롯한 자기 기록 매체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작동한다.

그러나, 양자 정보는 0과 1의 상태만을 가지는 고전적 정보와 다르게 그 중첩 상태까지도 다루기 때문에, 양자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은 앞선 자석의 예시와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공유하되, 그 구현 방식은 자연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다 복잡한 형태를 가지게 된다.

양자 자동오류정정의 물리적 구현 및 열역학적 이해

실제 양자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은 부호화된 큐비트를 오류가 있는 상태에서 오류가 복구된 상태로 전이시키는 양자 동역학계를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앞선 예를 들자면, 첫 번째 큐비트에 오류가 난 상태 \(\small \alpha\left|100\right>+\beta\left|011\right>\)에서 오류가 복구된 상태 \(\small\alpha\left|000\right>+\beta\left|111\right>\)로 전이될 수 있게끔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을 닫힌 양자계만을 이용하는 경우 오류정정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닫힌 양자계의 동역학은 가역적인 유니터리(unitary) 과정이 되어, 거꾸로 \(\small\alpha\left|000\right>+\beta\left|111\right>\)의 상태에서 \(\small \alpha\left|100\right>+\beta\left|011\right>\)로 새로운 오류가 생길 확률과 오류가 복구될 확률이 같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자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은 닫힌 양자계가 아닌,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열린 양자계 동역학을 구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일반적으로 린드블라드(Lindblad) 방정식을 통해 표현된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앞에서 소개된 부호화된 양자 상태 \(\small\alpha\left|000\right>+\beta\left|111\right>\)에 오류가 일어나 \(\small\alpha\left|100\right>+\beta\left|011\right>\)의 상태로 바뀌는 상황에서의 양자 자동오류정정은 다음과 같이 구성될 수 있다. 먼저, 오류가 발생한 상태 \(\small\alpha\left|100\right>+\beta\left|011\right>\)가 보조 큐비트의 바닥 상태 \(\small\left|g\right>\)와 상호작용하여 \(\small(\alpha\left|000\right>+\beta\left|111\right>)\left|e\right>\)로 전이되는 동역학계를 구성한다. 이때, 오류가 발생하지 않은 상태 \(\small\alpha\left|000\right>+\beta\left|111\right>\)는 보조 큐비트의 바닥 상태 \(\small\left|g\right>\)와 아무런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다. 이때, 보조 큐비트가 들뜬 상태에서 바닥 상태로 자연방출(spontaneous emission)을 통해 지속적으로 떨어진다면, 정보를 담은 양자계는 \(\small\alpha\left|000\right>+\beta\left|111\right>\)로 확률적으로 오류가 복구될 수 있다.8)

Fig. 1. Schematic protocol of engineered dissipation.Fig. 1. Schematic protocol of engineered dissipation.

이러한 방식은 일반적으로 공학적 소산(dissipation engineering)이라고 알려져 있는데(그림 1 참조), 양자 자동오류정정뿐만 아니라 열린 양자계를 제어하는 데에 널리 사용되는 방식이다.9) 레이저를 이용한 냉각법 중의 하나인 사이드밴드 쿨링(sideband cooling)에 익숙한 독자라면 이러한 접근 방식이 조금 더 친숙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양자 자동오류정정은 열린 양자계의 동역학을 조정하여 양자 오류가 자발적으로 복구되도록 하는 과정으로, 보다 직관적으로는 열역학에서의 냉각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러한 이해를 위해 핵심적인 개념은 부호화된 양자 상태는 특정한 양자 해밀토니안에 대해서 가장 낮은 에너지를 가지는 바닥 상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양자 상태에 저장된 정보를 잃어버리는 과정은 처음 준비된 바닥 상태에서 양자오류가 발생함에 따라 에너지가 더 높은 들뜬 상태로 점차 바뀌어 가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열역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물리적 상태가 가지는 평균 에너지는 온도와 연관되므로, 초기의 온도가 가장 낮은(\(\small T=0\)) 상태에서 점점 높은 온도의 상태로 바뀐다고도 할 수 있겠다. 즉, 양자 자동오류정정은 정보가 저장된 양자계를 낮은 온도의 열원과 접촉시켜(즉, 상호 작용하여) 낮은 온도를 가진 상태, 오류가 적은 상태로 붙잡아 두는 프로토콜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그림 2 참조).10)11)

Fig. 2. Excitation energy of the toric code state without (left) and with (right) applying AutoQEC protocol. The red dots refer to the energy excitation, which is equivalent to error at each qubit.Fig. 2. Excitation energy of the toric code state without (left) and with (right) applying AutoQEC protocol. The red dots refer to the energy excitation, which is equivalent to error at each qubit.Fig. 2. Excitation energy of the toric code state without (left) and with (right) applying AutoQEC protocol. The red dots refer to the energy excitation, which is equivalent to error at each qubit.

양자 자동오류정정의 효용성 및 한계점

1. 효용성

앞서 이야기한 대로 양자 자동오류정정은 실제 양자컴퓨팅 과정에서 가장 까다로운 양자계를 연산 도중에 측정하는 과정을 생략하기 때문에, 그 구현에 있어 완전한 결함허용 프로토콜에 비해 조금 더 용이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작은 수의 큐비트에 대해서는 이러한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이 실제로 오류율을 낮출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보고되기도 하였다.12) 또한, 측정 결과에 따라 양자계에 다른 연산을 가하는 능동적 오류 복구 과정을 거치지 않는 수동적 프로토콜로서, 따로 측정 결과로부터 오류를 진단하는 디코딩 프로토콜을 어렵게 설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을 가진다.

특히, 양자 자동오류정정 방식은 오류률을 줄이고자 하는 양자계의 주된 오류 원인을 잘 알고 있을 때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되는데, 이는 앞서 살펴본 열린 양자 계의 동역학을 조정할 때에 오류에 대한 정보가 더 정확하면 정확할수록 보다 효율적인 복구 프로토콜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교적 오류의 주된 원인이 광자 손실로 명확한 광학적 양자컴퓨팅 플랫폼에서 이러한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을 적용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13)

2. 한계점

그렇다고 해서 이러한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이 만능인 것은 아니다. 가장 큰 한계점으로는 양자 자동오류정정 자체로는 긴 시간 동안의 양자정보의 보존이 힘들다는 점이다. 이는 수동적 프로토콜만 이용해서는 오랜 시간이 지날 때 오류가 쌓이는 것을 막지 못하게 되기 때문인데, 이는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짧은 시간 반복 시행하는 경우 양자 오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기존의 능동적 오류정정 프로토콜과 대조적인 부분이다. 열역학적인 비유를 들자면, 얼음을 냉장고에 넣어두게 되면 바깥에 두는 것보다는 더 오랜 얼음의 형태를 유지하겠지만, 언젠가는 녹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얼음을 계속해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는점 밑으로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양자오류정정에도 이에 대응되는 임계온도라는 것을 정의할 수 있는데, 현재 주로 사용되는 2차원의 큐비트 배열을 이용한 양자오류정정 부호는 임계온도가 절대온도 0도로 알려져 있어 언젠가는 오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한편, 4차원의 큐비트 배열에서는 절대온도 0도 이상의 임계온도를 가진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으나,14) 이를 실제로 구현하는 것은 도전적인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다 현실적인 걸림돌로는 양자 자동오류정정을 위해서 열린 양자계의 정밀한 제어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이다. 특히, 양자 정보를 여러 개의 물리적 큐비트에 저장하는 오류정정부호의 경우, 최소한 세 개 이상의 물리적 큐비트 사이의 상호작용 구현해야 하는데, 이를 높은 정확도로 구성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과제이다. 광학적 시스템의 경우, 이러한 제약에서는 보다 자유롭지만, 강한 비선형적 상호작용이 필요하다는 어려움이 존재한다.

마지막으로, 앞서 이야기한 대로 자동오류정정 방식은 양자계의 오류가 잘 알려져 있을 때 좋은 효과를 본다고 설명하였는데, 거꾸로 이야기하면 양자계의 오류 분석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프로토콜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3. 연구 현황 및 앞으로의 전망

Fig. 3. Errors in the logical qubit without (black dotted line) and with applying the AutoQEC protocol (blue line). By combining AutoQEC with the active QEC protocol the logical error is signficantly suppressed (red line). Γ refers to the error rate on each qubit and τ refers to the evolution time.Fig. 3. Errors in the logical qubit without (black dotted line) and with applying the AutoQEC protocol (blue line). By combining AutoQEC with the active QEC protocol the logical error is signficantly suppressed (red line). Γ refers to the error rate on each qubit and τ refers to the evolution time.

앞서 살펴본 양자 자동오류정정의 효용성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물리계에 오류 형태에 특화된 양자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방향15)과 양자 자동오류정정의 수동적 방식을 양자오류정정 부호와 엮어(concatenate)16) 양쪽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는 오류정정 프로토콜을 개발하는 방향의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양자 동역학계의 냉각 과정을 시간역행과정(time-reversal)로 이해하고, 일반적인 양자오류정정부호에 대하여 보다 체계적인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을 구성하려는 연구17) 또한 진행되고 있다(그림 3 참조). 이러한 프로토콜을 더욱더 확장시켜 비마르코프(non-Markovian) 양자 잡음의 효율적인 억제 또한 연속시간의 양자계 제어를 통해 가능할지도 흥미로운 질문으로 남아있다.

맺음말

지금까지 양자 자동오류정정의 기본적인 메커니즘과 이를 물리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알아보았다. 양자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은 비교적 새롭게 개발된 양자 잡음에 대응하는 방식이며, 기존의 오류정정 프로토콜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하지만 양자계의 능동적 제어 없이도 일정 수준의 오류 억제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특히, 물리계의 오류 원인이 잘 분석이 되어 있을 때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프로토콜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종류의 물리계에 특화된 양자 자동오류정정 프로토콜을 개발하여 오류율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도록 보다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각주
1)P. W. Shor, Algorithms for quantum computation: Discrete logarithms and factoring, Proc. 35th Annual Symposium on Foundations of Computer Science, 124 (1994).
2)P. W. Shor, Scheme for reducing decoherence in quantum computer memory, Phys. Rev. A 52, R2493 (1995).
3)D. Gottesman, Stabilizer codes and quantum error correction, arXiv:quant-ph/9705052.
4)A. Kitaev, Anyons in an exactly solved model and beyond, Annals of Physics 321, 2 (2006).
5)N. P. Breuckmann and J. N. Eberhardt, Quantum Low-Density Parity-Check Codes, PRX Quantum 2, 040101 (2021).
6)J. Lebreuilly, K. Noh, C.-H. Wang, S. M. Girvin, and L. Jiang, Autonomous quantum error correction and quantum computation, arXiv:2103.05007.
7)J.-M. Lihm, K. Noh and U. R. Fischer, Implementation-independent sufficient condition of the knill-laflamme type for the autonomous protection of logical qudits by strong engineered dissipation, Phys. Rev. A 98, 012317 (2018).
8)F. Reiter, A. S. Sørensen, P. Zoller and C. A. Muschik, Dissipative quantum error correction and application to quantum sensing with trapped ions, Nat. Commun. 8, 1822 (2017).
9)P. M. Harrington, E. J. Mueller and K. W. Murch, Engineered dissipation for quantum information science, Nat. Re. Phy. 4, 660 (2022).
10)M. Sarovar and G. J. Milburn, Continuous quantum error correction by cooling, Phys. Rev. A 72, 012306 (2005).
11)F. Pastawski, L. Clemente and J. I. Cirac, Quantum memories based on engineered dissipation, Phys. Rev. A 83, 012304 (2011).
12)J. M. Gertler, B. Baker, J. Li, S. Shirol, J. Koch and C. Wang, Protecting a bosonic qubit with autonomous quantum error correction, Nature (London) 590, 243 (2021).
13)B. de Neeve, T.-L. Nguyen, T. Behrle and J. P. Home, Error correction of a logical grid state qubit by dissipative pumping, Nat. Phys. 18, 296 (2022).
14)E. Dennis, A. Kitaev, A. Landahl, and J. Preskill, Topological quantum memory, J. Math. Phys. (N.Y.) 43, 4452 (2002).
15)Z. Wang, T. Rajabzadeh, N. Lee and A. H. Safavi-Naeini, Automated Discovery of Autonomous Quantum Error Correction Schemes, PRX Quantum 3, 020302 (2022).
16)Q. Xu, G. Zheng, Y.-X. Wang, P. Zoller, A. A. Clerk and L. Jiang, Autonomous quantum error correction and fault-tolerant quantum computation with squeezed cat qubits, npj Quantum Inf. 9, 78 (2023).
17)H. Kwon, R. Mukherjee and M. S. Kim, Reversing Lindblad Dynamics via Continuous Petz Recovery Map, Phys. Rev. Lett. 128, 02040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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