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정부출연연구소 III: 전략연구 사업
자기 스커미온과 비전통적 컴퓨팅
작성자 : 양승모·문경웅 ㅣ 등록일 : 2024-11-29 ㅣ 조회수 : 16 ㅣ DOI : 10.3938/PhiT.33.032
양승모 박사는 2019년 한양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이학 박사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으로, 자성박막 소재와 스커미온 스핀트로닉스 소자 관련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justin.yang@kriss.re.kr)
문경웅 박사는 2012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에서 이학 박사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자구벽 및 스커미온 스핀트로닉스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kwmoon@kriss.re.kr)
Magnetic Skyrmion and Unconventional Computing
Seungmo YANG and Kyoung-Woong MOON
As data generation and processing speeds have dramatically increased in the 21st century, conventional computing architecture is encountering its limitation. One promising candidate to address these issues is unconventional computing, which offers more efficient data processing and reduced energy consumption. This article focuses on magnetic skyrmions in the field of spintronics, a key platform for next-generation computing, and explores how they can be applied towards unconventional computing.
들어가며
21세기 들어 데이터 생성과 처리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존 컴퓨팅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점차 대두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기존 컴퓨팅 방식을 탈피하는 비전통적 컴퓨팅(unconventional computing) 방식이 데이터를 더욱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본 글에서는 차세대 컴퓨팅을 위한 플랫폼 중 하나로 주목받는 스핀트로닉스 분야의 자기 스커미온(magnetic skyrmions)을 중심으로, 이들이 비전통적 컴퓨팅 분야에서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비전통적 컴퓨팅
최근 비전통적 컴퓨팅(unconventional computing)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과 같은 기술들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일상에서 만들어내는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023년에 OpenAI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모델 ChatGPT-4는 공개 두 달 만에 월간 사용자 수 1억 명을 돌파했으며, 2024년 현재 ChatGPT-4의 데이터 사용량은 2020년 GPT-3 대비 수십 배에서 수백 배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1) 이러한 데이터 폭발 시대에 기존의 전통적인 정보 처리 방식은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으며, 데이터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비전통적 컴퓨팅 패러다임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기존의 전통적인 정보 처리 방식은 폰 노이만(Von Neumann) 아키텍처로 불리는 컴퓨팅 시스템 구조를 말한다. 이 구조는 연산 장치와 메모리 장치가 물리적으로 분리되어 있어 데이터를 처리할 때 많은 데이터를 연산 장치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병목(bottleneck) 현상이 발생한다. 폰 노이만 아키텍처는 그동안 데이터 처리에 큰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병목 현상이 더욱 심각해졌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주요 대안으로 메모리 내 연산(in-memory computing)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은 데이터를 연산 장치로 이동시키지 않고, 데이터가 저장된 메모리 자체에서 연산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데이터 이동으로 인한 병목 현상을 해소하고 연산 속도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음이 확인되었으나, 여전히 상용화를 위해서는 적절한 메모리 소재와 새로운 하드웨어 구조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렇듯 기존의 컴퓨팅 방식을 탈피하고 새로운 컴퓨팅 방식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비전통적 컴퓨팅이다. 현재 이 분야는 학계와 산업계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그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결국, 비전통적 컴퓨팅은 데이터 시대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필연적 결과로, 앞으로 정보 처리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갈 중요한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스핀트로닉스와 자기 스커미온
현대 전자 혁명을 이끌었던 실리콘 기반 반도체 기술은 현재 물리적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소자의 크기가 원자 수준에 가까워지면서, 반도체 소자의 성장을 예측한 무어의 법칙(Moore’s law)도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까지 성능을 향상하기 위해 트랜지스터 크기를 줄이는 방법을 사용해 왔지만, 실리콘 트랜지스터의 소형화는 결국 원자 크기 수준에 도달하여 물리적 한계를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차세대 정보 처리 기술로 새로운 전자 소자가 요구되며 그중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가 유력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핀트로닉스는 전자의 스핀(spin)을 활용하여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로, 전통적인 전자 기술에서의 전하(charge)와 달리 스핀을 기반으로 더 많은 정보 전달이 가능하다. 스핀트로닉스는 정보 전달을 위해 전자의 스핀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핀 구조체를 활용하며, 그중에서도 스커미온(skyrmion)이라는 스핀 구조체는 비전통적 컴퓨팅에서 특히 중요한 연구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Fig. 1. Schematics of magnetic skyrmions and its topological effects. (a) 3-dimensional schematics of magnetic skyrmions. (b) Magnetization configuration in the plane of a skyrmion. (c, d) Schematics of © skyrmion Hall effect and (d) topological Hall effect.
스커미온은 스핀이 특정한 패턴으로 배열된 스핀 구조체로, 독특한 위상학적 특징을 가진다. 그림 1(a)에 스커미온의 한 종류인 Neel-type 스커미온의 모식도가 표현되어 있다. 2차원 공간에 균일하게 배치된 스핀들은 인접한 스핀들끼리는 각도 차이가 거의 없다. 하지만 스커미온을 중심을 통과하는 선(그림 1(a)의 빨간색 선)을 따라서 스핀의 방향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살펴보면 스핀은 항상 한 바퀴를 회전한다(그림 1(b)). 이러한 배열에 의해 스커미온은 위상학적인 안정성을 가질 수 있어, 스커미온은 외부 자극이나 결함에 의해 쉽게 파괴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며, 매우 작은 크기(~수 nm)로도 유지될 수 있다. 또한 스커미온은 그림 1(c, d)와 같이 스커미온 홀 효과(skyrmion Hall effect), 위상학적 홀 효과(topological Hall effect)2) 등 다양한 위상학적 물리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전통적인 실리콘 기반 트랜지스터 소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으며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스커미온의 소자 응용 가능성은 201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알버트 페르(Albert Fert)에 의해 처음 제안된 스커미온 레이스트랙 메모리(skyrmion racetrack memory)에서 처음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3) 이 메모리는 스커미온의 위치에 따라 데이터를 인코딩하고 저장하는 방식으로, 기존 메모리보다 훨씬 더 높은 데이터 밀도와 빠른 처리 속도를 제공할 수 있다. 그 뒤로 스커미온을 안정적으로 읽고 쓰는 과정에서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기술적 도전이 있었고, 최근 스커미온 레이스트랙 메모리를 실험적으로 구현하여 그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최근 연구들은 스커미온의 변동성과 불확실성, 동적 행동을 활용하여 기존의 메모리 및 반도체 기술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방식인 비전통적 컴퓨팅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고, 이러한 접근 방식은 점차 합리적인 연구 방향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활발한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스커미온을 기반으로 한 최신 비전통적 컴퓨팅 장치로는 신경 모방 컴퓨팅 소자(neuromorphic computing), 저장소 컴퓨팅 소자(reservoir computing), 그리고 확률적 컴퓨팅 소자(stochastic computing) 등이 있다. 이러한 장치들은 기존의 디지털 컴퓨팅 시스템과는 다른 방식으로 데이터를 처리하며, 스커미온의 고유한 물리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혁신적인 컴퓨팅 아키텍처를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활발히 연구가 진행 중이다. 본 기고문에서는 언급된 3가지의 스커미온 기반 비전통적 컴퓨팅 연구 현황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커미온 기반 신경 모방 컴퓨팅 소자
신경 모방 컴퓨팅 소자, 특히 시냅스와 뉴런 소자는 인공지능(AI) 및 뇌 모사 컴퓨팅 기술 발전과 더불어 큰 주목을 받아 왔다. 신경 모방 컴퓨팅은 인간 뇌의 구조를 모방하여 효율적인 연산을 수행하는데, 기존의 CPU와 GPU 같은 전통적인 컴퓨팅 하드웨어는 복잡한 신경망 구조의 정보를 처리하기에는 전력 소모와 처리 속도가 매우 큰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인다. 이에 따라 생물학적 뇌의 신경망과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하는 하드웨어 소자를 개발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스커미온 기반의 소자는 이 분야에서 특히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1. 스커미온 기반 시냅스 소자
생물학적 시냅스는 뉴런 간 신호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냅스 가중치는 단순한 이진 값이 아닌 연속적인 값으로 표현되며, 가중치가 변화하는 시냅스 가소성이 특징이다. 스커미온 기반 시냅스 소자는 그 수와 위치를 조절함으로써 이러한 시냅스 가중치의 가소성을 모방할 수 있다. 2017년, Yangqi Huang 등의 연구진은 나노 트랙 상에 여러 개의 스커미온을 배치하여 인공 시냅스 소자 구조를 제안했다(그림 2(a)).4) 이들은 스커미온의 이동과 개수의 조절을 통해 전기적 신호를 변조하고, 신경망 내에서 시냅스의 학습과 유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2020년에는 송경미 박사 외 연구진이 이러한 스커미온을 이용한 시냅스 소자를 실험적으로 구현하였다.5) 이들은 스커미온 기반 시냅스 소자가 매우 선형적인 특정을 보이며, 구동전력, 소자내구성(endurance), 열적안정성(retention) 등에서 기존 소자 대비 매우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을 증명하였다.
Fig. 2. Proposed skyrmion-based neuromorphic computing device structures. (a) Skyrmion-based synapse devices modulate synaptic weights by controlling the number of skyrmions inside a designated detection area. (b) Skyrmion-based neuron devices mimic neuronal integration behavior by shifting the position of a skyrmion. Once the skyrmion reaches a detection area, it triggers a firing event.
2. 스커미온 기반 뉴런 소자
생물학적 뉴런은 입력 신호를 축적(integration)하고, 그 축적된 신호가 특정 임계값에 도달하면 출력을 내는 발화(firing) 패턴을 보여주는데, 이러한 메커니즘을 모방하는 것이 뉴런 소자를 만들기 위한 핵심 기능이다. 이를 기존 실리콘 기반 소자로 구현할 수 있지만, 면적과 구동 전력 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이므로,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뉴런 소자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졌으며, 스커미온은 그 중 하나이다.
2017년 Sai Li 등의 연구는 나노 트랙 위에서 비선형적인 스커미온 동역학을 이용해 생물학적 뉴런의 동작을 모사하는 신호를 제안한다.6) 특정 위치에서 생성된 스커미온은 입력 신호가 올 때마다 조금씩 앞으로 이동하게 되고(축적), 스커미온이 특정 위치에 도달하면 뉴런이 발화하게 된다(그림 2(b)). 여기서 발화 과정은 자기터널접합(Magnetic Tunneling Junction, MTJ)를 통해 전기 신호로 발생한다. 또한, 소자의 수직자기이방성(perpendicular magnetic anisotropy)이 공간상에서 변하도록 설계하여, 입력 신호가 없을 때는 스커미온이 조금씩 뒤로 밀리는 누설(leaky) 특성까지 구현할 수 있는 구조를 제안하였다. 이러한 스커미온 기반 뉴런 소자는 생물학적 뉴런에서 일어나는 누설-축적-발화(Leaky-Integrate-and-Fire, LIF) 3가지 기능을 모두 모사할 수 있는 소자이다.
참고로 2023년 스핀구조체 중 하나인 자구벽(domain wall)을 기반으로 한 LIF 뉴런 소자가 실험적으로 최초 보고되었다. Di Wang 등의 연구팀은 자구벽을 이용하여 LIF 동작뿐만 아니라, 발화 후 자연스럽게 초기 상태로 돌아가는 자발적 리셋(self-reset) 기능을 포함하는 뉴런 소자를 실험적으로 구현하였고, LIF와 자발적 리셋을 포함한 모든 소자 동작을 486 fJ/spike의 적은 에너지와 17 MHz의 빠른 동작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여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인공지능 소자 응용 가능성을 보고하였다.7)
다만, 스커미온을 기반으로 한 뉴런 소자는 자구벽에 비해 추가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는 반면, 소자 응용을 위한 기반 기술의 높은 난이도로 인해 제안된 소자 형태를 실험적으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가까운 미래에 스커미온을 활용한 뉴런 소자의 개발로 스커미온 소자 응용의 가능성을 넓히길 기대해본다.
스커미온 기반 저장소 컴퓨팅 소자
스커미온 기반 저장소 컴퓨팅(Reservoir Computing, RC)은 최근 신경 모방 컴퓨팅 및 스핀트로닉스 분야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다. 저장소 컴퓨팅의 개념은 대규모 학습의 부담을 줄이면서 시공간적 데이터 처리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받고 있으며, 기존의 입력 가중치를 훈련하지 않아도 고차원의 패턴을 생성하는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저장소 컴퓨팅은 매우 복잡한 비선형 시스템을 저장소로 이용하게 되는데, 스커미온은 이러한 비선형 저장소에 적합한 후보로 제안되어 왔다. 스커미온은 전류, 결함, 마그논(magnon) 등 복잡한 상호작용을 하며, 다양한 내부 자유도를 가지고 있어 고차원적이고 비선형적인 패턴을 만들어내기에 이상적이다. 2018년, Diana Prychynenko 등의 연구팀은 스커미온의 비선형 전압 특성을 활용하여 스커미온 기반의 저장소 컴퓨팅 설계를 처음으로 제안했다.8) 이 설계에서는 자기 박막에 존재하는 스커미온이 두 개의 전극 단자 사이에 위치하여 스핀 토크와 자기저항 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비선형 전압을 발생시키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다. 이때 스커미온의 형태, 크기, 위치에 따라 전압이 변하고, 이를 통해 비선형 신호가 생성된다. 특히, 스커미온 기반 저장소 컴퓨팅 시스템은 기존 장치에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열적 변동을 오히려 장치 성능 향상의 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스커미온의 열 확산과 같은 특성은 비선형 신호 처리 능력을 강화시키게 된다. 또한, 스커미온 간의 상호작용, 스커미온의 호흡 모드, 그리고 스커미온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내부 구조 등을 활용해 시공간적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 기능을 제공할 수 있음이 제시되었다.
Fig. 3. Schematic represntations of two types of skyrmion-based reservoir computing devices. (a) The triangular region contains one skyrmion, which randomly move by thermal fluctuation. The input signal via electrodes changes the distribution of the position of a skyrmion. (b) The specific form of skyrmions in the skyrmion channel can be modulated by strains coming from PMN-PT substrates.
이러한 제안을 기반으로, 2022년 Klaus Raab 등의 연구팀은 스커미온을 이용한 저장소 컴퓨팅 유닛을 실험적으로 구현하였다.9) 이 연구는 삼각형 형태의 특별한 소자 형태와 스커미온의 열적 요동, 전류와의 상호작용 등을 결합하여 스커미온 기반 저장소 컴퓨팅 유닛을 구현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불리언 로직 동작을 보여주었다(그림 3(a)). 2023년에는 Yiming Sun 등의 연구팀은 스커미온과 결정 구조 변형(strain)을 결합한 저장소 컴퓨팅 유닛을 설계/구현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매우 복잡하면서 비선형적인 Mackey-Glass 데이터를 예측하는 작업에서 99.3%라는 높은 정확도를 구현하여 가능성을 보고하였다(그림 3(b)).10)
결론적으로, 스커미온은 복잡한 비선형적 동작과 열적 변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저장소 컴퓨팅에서 기존의 물리적 솔루션들과 차별화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고차원의 시공간적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매우 유망한 기술로, 미래의 비전통적 컴퓨팅의 하나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커미온 기반 확률적 컴퓨팅 소자
확률적 컴퓨팅(Stochastic Computing, SC)은 전통적인 이진 기반 컴퓨팅과 달리, 확률적으로 처리되는 비트 스트림을 사용하여 연산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확률적 컴퓨팅에서는 숫자를 비트 스트림을 이용하여 나타내는데, 0과 1이 나올 확률이 각각 30, 70%일 경우, 0.70, 0과 1이 나올 확률이 각각 60, 40%일 경우, 0.40의 값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확률적 컴퓨팅의 장점은 곱셈과 같은 복잡한 계산을 단순한 로직게이트로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인데, 예를 들면 두 비트 스트림을 AND 게이트에 입력하면 출력 비트 스트림은 두 입력 비트 스트림의 곱하기 동작이 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Fig. 4. Schematic representations of two types of skyrmion-based stochastic computing devices. (a) An injected skyrmion into the central circle randomly moves by thermal fluctuations. The output signal is generated when the skyrmion escapes from the circle. (b) A randomly moving skyrmion within a skyrmion channel modulates the resistances of two detection units, which can generate random signals.
최근 연구에서는 스커미온의 열적 무작위 움직임이 확률적 컴퓨팅의 핵심 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다. 2018년 D. Pinna 등의 연구진은 스커미온의 열적 무작위 움직임을이용해 입력 신호와의 상관관계가 제거된 랜덤 신호를 생성할 수 있는 재배열(reshuffler) 소자를 제안하였다(그림 4(a)).11) 이 아이디어는 2019년 Jakub Zazvorka 등의 연구진에 의해 실험적으로 구현되어 확률적 컴퓨팅 시스템의 주요 문제 중 하나를 해결하는 데 기여하였다.12)
또한, 스커미온 기반의 진정한 난수 생성기(true random number generator)도 중요한 확률적 컴퓨팅 연구 분야 중 하나이다. 기존 CMOS 기반 난수 생성기는 초기 값(시드)이 같을 경우, 동일한 난수를 형성하는 가짜 난수 생성기(pseudo-random number generator)로 취급된다. 이와 달리, 스커미온의 브라우니안 운동(Brownian motion)을 이용해 난수를 생성한다면, 이는 열적 요동에 의한 예측하기 어려운 진정한 난수 생성기라고 볼 수 있다. Yong Yao 등의 연구팀이 설계한 스커미온 난수 생성기는 열적 요동에 의해 발생하는 스커미온의 무작위적인 위치 변화를 이용해 비트를 생성하며, 이 비트의 출력은 반복되지 않고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제안되었다(그림 4(b)).13)
이렇듯 스커미온이 가지는 열적 거동에 의한 랜덤한 움직임 등 독특한 물리적 특성을 활용하여 기존 반도체 소자로는 구현하기 힘든 확률적 컴퓨팅을 위한 신기능 소자를 구현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맺음말
스핀트로닉스와 스커미온은 차세대 정보 처리 기술로서 기존 실리콘 기반 기술이 가진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비전통적 컴퓨팅 기술분야인 신경 모방 컴퓨팅, 저장소 컴퓨팅, 확률적 컴퓨팅 등의 분야에서 혁신적인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러한 연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현재의 데이터 처리 한계를 극복하고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새로운 컴퓨팅 패러다임을 열어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 각주
- 1)OpenAI et al., GPT-4 Technical Report, arXiv: 2303.08774 (2023).
- 2)N. Nagaosa et al., Topological properties and dynamics of magnetic skyrmions, Nat. Nanotech. 8, 899 (2013).
- 3)A. Fert et al., Skyrmions on the track, Nat. Nanotech. 8, 152 (2013).
- 4)Y. Huang et al., Magnetic skyrmion-based synaptic devices, Nanotechnology 28, 08LT02 (2017).
- 5)K. M. Song et al., Skyrmion-based artificial synapses for neuromorphic computing, Nat. Electron. 3, 148 (2020).
- 6)S. Li et al., Magnetic skyrmion-based artificial neuron device, Nanotechnology 28, 31LT01 (2017).
- 7)D. Wang et al., Spintronic leaky-integration-fire spiking neurons with self-reset and winner-takes-all for neuromorphic computing, Nat. Commun. 14, 1068 (2023).
- 8)D. Prychynenko et al., Magnetic skyrmion as a nonlinear resistive element: A potential building block for reservoir computing, Phys. Rev. Appl. 9, 014034 (2018).
- 9)K. Raab et al., Brownian reservoir computing realized using geometrically confined skyrmion dynamics, Nat. Commun. 13, 6982 (2022).
- 10)Y. Sun et al., Experimental demonstration of a skyrmion-enhanced strain-mediated physical reservoir computing system, Nat. Commun. 14, 3434 (2023).
- 11)D. Pinna et al., Reservoir computing with random skyrmion textures, Phys. Rev. Appl. 14, 054020 (2020).
- 12)J. Zazvorka et al., Thermal skyrmion diffusion used in a reshuffler device, Nat. Nanotech. 14, 658 (2019).
- 13)Y. Yao et al., Thermal brownian motion of skyrmion for true random number generation, IEEE Trans. Electron Devices 67, 2553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