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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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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생명 시스템에서의 상분리 현상과 물리학

염색체 상분리 현상의 고분자 생물물리

작성자 : 정하나·류제경 ㅣ 등록일 : 2025-01-16 ㅣ 조회수 : 48 ㅣ DOI : 10.3938/PhiT.34.003

저자약력

정하나 연구원은 2022년 서울대학교 물리교육학과에 학부과정으로 재학 중이고, 동대 물리천문학부 단백질 구조 동역학 연구실에서 연구 인턴 중이다. (onenonly@snu.ac.kr)

류제경 교수는 2006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복수 전공으로 학사 학위를, 2014년 같은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국과학기술원과 TU Delft Cees Dekker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2021년부터 KAIST Brain Pool Program 연구 교수로 근무했다. 현재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조교수로 재직하며 막단백질과 염색체 동역학을 연구하고 있다. (prof.love@snu.ac.kr)

Polymer Biophysics in Chromosome Phase Separation

Hana JEONG and Je-Kyung RYU

Intracellular phase separation has recently emerged as a new paradigm in biophysics. Notably, phase separation within chromosomes plays a crucial role in various biological functions, including chromosome organization and the regulation of gene transcription. This process is remarkably complex, involving the condensation of an extraordinarily long DNA molecule‒approximately 2 meters in length within a single cell‒into a micrometer-scale chromosome structure. Despite its significance, the molecular mechanisms underlying phase separation remain poorly understood. Here, we introduce the principles of phase separation and its role in mediating cellular processes. We particularly focus on two molecular models of phase separation: self-association-induced phase separation (SIPS) and bridging-induced phase separation (BIPS). We examine their key properties, compare their mechanisms, and discuss their potential applications in chromosomal biology. Additionally, we delve into the relationship between phase separation and the biological functions of nucleosomes and chromosomes. This special issue provides valuable insights into the polymer physics underlying living systems, offering a foundation for advancing our understanding of intracellular organization and function.

들어가며

최근 생물물리 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는 것이 세포내 상분리 현상이다. 특별히 염색체에서 일어나는 상분리 현상은 염색체 구조 형성, 유전자 전사 조절 등의 다양한 생명체 기능에 광범위하게 관여한다. 이러한 과정은 한 세포당 2 미터의 극단적으로 긴 고분자 DNA가 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염색체 구조를 형성하는 복잡한 현상이어서 어떻게 상분리가 일어나는지에 관한 분자 기작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본 글에서는 상분리의 원리와 이 원리들이 특정 생리학적 역할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소개한다. 특히, “단백질 자가결합에 의해 유도되는 상분리(self-association-induced phase separation, SIPS)”와 “DNA 가교형성에 의해 유도되는 상분리(bridging-induced phase separation, BIPS)”라는 두 가지 상분리 분자 기작을 비교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분자 기작의 뚜렷한 특징을 논의하고 다양한 사례를 통해 폭넓은 적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이 분자 기작이 뉴클레오솜 및 염색체의 생물학적 기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상세히 탐구한다. 이 종합적인 리뷰는 염색체 구조와 기능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대한 미지의 영역을 탐구하는 데 기여한다.

서 론

염색체 상분리는 핵 내 막 없는 소기관(nuclear membraneless organelles),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 전사 응집체(transcriptional condensates)와 같은 다양한 염색체의 기능에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분리는 혼합물이 두 개 이상의 독립된 상으로 물리적으로 분리되는 현상을 의미한다.1) 최근 들어, 상분리 현상을 통해 기존의 구조-기능 관계로 설명할 수 없었던 막 없는 소기관의 형성, 염색질 구획화(chromatin compartmentalization), 신호 전달 등 오래된 생물학적 질문들이 해결되고 있다. 상분리 현상은 본래 물리학적인 현상으로 물리학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져 왔는데, 10여 년 전부터는 이 현상에 대한 연구가 생명 현상에 적용되게 되었다. 모든 물질이 기체, 액체, 고체가 되어서 특정 물리적 성질을 가질 수 있는 것처럼 단백질, DNA, RNA와 같은 생체분자 역시 용해 상태, 액체, 고체 상태로 특정 물리적 성질을 가짐으로 생물학적인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물리적 현상이 생명체 안에서도 적용되고 연구되고 있다. 또한, 상분리는 염색체 구조를 조직화하고 염색체 기능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과 극도로 긴 DNA 분자 간의 상호작용 때문에 염색체 상분리를 이해하려면 이질고분자 물리학(heteropolymer physics)의 개념이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염색체 상분리의 분자적 기작과 관련된 패턴을 소개하고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또한, 뉴클레오솜이 고려된 생리학적으로 중요한 작동 모델과 이 메커니즘이 상분리 응집체의 기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논의한다.

염색체 상분리

Fig. 1. Biomolecular condensates in the nucleus: euchromatin, heterochromatin, nucleolus, paraspeckles, and transcriptional condensates. Chromosomes are largely segregated via phase separation into two compartments: euchromatin (white) and heterochromatin (cyan). Phase separation is also involved in the formation and regulation of membraneless organelles such as the nucleolus (yellow), transcription condensates (blue), and paraspeckles (brown) in the nucleus.
Fig. 1. Biomolecular condensates in the nucleus: euchromatin, heterochromatin, nucleolus, paraspeckles, and transcriptional condensates. Chromosomes are largely segregated via phase separation into two compartments: euchromatin (white) and heterochromatin (cyan). Phase separation is also involved in the formation and regulation of membraneless organelles such as the nucleolus (yellow), transcription condensates (blue), and paraspeckles (brown) in the nucleus.

염색체 구조와 기능 간의 연관성은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첫째, 극도로 긴 DNA 분자를 미세 미터 크기로 응축시키는 과정 자체에 상분리 현상이 관여한다. 둘째, 유사분열 및 감수분열에서 염색체 구조화를 통해 동일한 유전체 정보를 딸세포로 전달하는 데 사용된다. 셋째, 염색체 구조에 의해 유전자 발현이 조절된다. 예를 들어, 이질염색질(heterochromatin)은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응집된 염색질 구조를 가지는 반면 진염색질(euchromatin)은 유전자 발현이 활성화된 열린 구조를 가진다. 마지막으로, 염색체에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핵인(nucleolus), 파라스펙클(paraspeckles), 전사 응집체(transcriptional condensates), X-염색체 비활성화와 같은 핵 내 기능적 막 없는 소기관의 형성뿐만 아니라 염색체 구조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염색체 상분리의 중요한 점은 극도로 긴 DNA 분자가 응집체를 형성하는 데 관여하며, 상분리를 유도하는 생체분자가 다양한 DNA 서열과 DNA-상호작용 단백질로 이루어진 극도로 복잡한 이질고분자(heteropolymer)라는 점이다. 따라서 염색체 조직화와 기능에서 상분리 과정을 이해하려면 고분자 물리학의 개념이 필요하다. 염색체 상분리에서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뿐 아니라 단백질-DNA 상호작용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DNA 루프(loop)와 같은 DNA의 위상 구조는 일반적으로 염색체 상분리 형성에 관여한다. 따라서 염색체 상분리를 일으키는 단백질들의 분자적 문법은 비염색체 상분리의 것과는 다를 수 있다.

염색체 상분리 연구를 위한 기술적 접근법

세포 내 상분리를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생물리학적·생화학적 접근법이 사용되어 왔다. 세포 내 상분리를 조사하는 한 가지 방법은 세포 밖(in vitro)에서 최소한의 필수 구성 요소를 이용해 생체분자 응집체를 재구성하고 이 응집체의 물리적 특성을 탐구하는 것이다. 세포 밖 재구성은 생체분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응집체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제공하며, 이때 일반적인 화학적 도구들이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세포 밖(in vitro) 연구를 통해 얻어진 생물리학적 데이터는 생체 내 실험을 통해 검증되어야 생물학적으로 의미 있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생체 내 응집체를 관찰하고 특성을 연구하는 데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실시간 세포 이미징이다. 염색체 구조를 연구하는 데에는 시퀀싱 기법 및 Hi-C와 같은 유전체 분석이 사용되는데, 이는 상분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로 앞서 논의된 바 있다. 추가적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모델 시스템에서 상분리의 원리를 연구할 수 있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1. 세포 밖 생체분자 응집체의 재구성

아래와 같은 목적을 위해 다양한 생체분자 응집체가 세포 밖에서 재구성된다. 생체분자 응집체 형성에 필수적인 요소를 확인하기 위해, pH, 염 농도, 온도 및 완충액 조성과 같은 외부 변수의 체계적인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응집체의 생물리학적 특성과 재료적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이러한 방식이 사용된다. 형광 현미경은 일반적으로 염색된 재조합 단백질, RNA 또는 DNA로 개별 생체분자와 응집체의 동작을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되며, 높은 신호 대 잡음 비(signal-to-noise ratio)를 제공한다(그림 2A). 차등간섭대비(differential interference contrast, DIC) 현미경은 라벨링 인공 산물(artifacts)을 피해서 라벨링 되지 않은 생체분자를 시각화하는 데 유용하며, 일반적인 광학 투과 현미경보다 높은 대비를 제공한다(그림 2B). 예를 들어, 염색체 응집체에서 단백질과 DNA의 상호작용은 고정된 형광 염색된 DNA 표면과 형광 라벨링된 단백질을 이용해 단일 분자 형광 현미경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그림 2C). DNA 결합 형광 염료인 YoYo1 또는 SYTOX Orange를 사용하면 단일 분자 해상도에서 단백질 주변에 얼마나 많은 응집체가 형성되었는지, 단백질이 DNA의 구조적 변화를 어떻게 유도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원자힘 현미경(AFM) 은 세포 밖 생체분자 응집체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며, 서브 나노미터 해상도의 고대비 이미지를 제공한다(그림 2D). 이를 통해 단백질, RNA, 또는 DNA와 같은 개별 생체분자와 생체분자 응집체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광학 현미경, 단일 분자 이미징, AFM 접근법은 세포 밖에서 생체분자 응집체를 재구성하고 분석함으로써 상분리의 원리를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Fig. 2. Techniques to observe phase separation in chromosomes. (A–D) Reconstitution of biomolecular condensates in vitro. (A) Fluor- escence microscopy image showing liquid droplets of fluorescently-labeled PRM-SH3-6His in the presence of Ni2+ ions obtained with a wide-field microscope (mCherry was fused with the protein). (B) DIC microscopy image showing unlabeled droplets of PRM-SH3-6His. (C) Single-molecule DNA-tethered assay with fluorescent-stained DNA (green) and labeled cohesin proteins (red) forming condensates with DNA.[2] (D) AFM image of an unlabeled cohesin/DNA condensate. (E–H) Live-cell imaging of biomolecular condensates. (E) Confocal microscopy image showing HP1α in the nucleus of a HCT116 cell. The condensates of Dendra2-tagged HP1α are clearly visible. (F) Super-resolution images of the Dendra2-Pol II cluster in a HCT116 cell obtained using a PALM microscope.[3] (G) Construct for “optoDroplet,” combining optogenetic-induced oligomerization with IDR-driven phase separation. The IDR (magenta) driving phase separation is fused with a fluorescent protein (red) and Cry2, a protein domain that forms oligomers upon blue-light activation. (H) Blue-light activation induced the oligomerization of Cry2, which controls the interactions between IDRs to induce phase separation. (I,J) Genomic analysis via Hi-C. (I) Experimental scheme for Hi-C experiments. (J) Example genome-wide contact map (Hi-C map of compartmentalization). The X and Y axes denote the genomic positions in a chromosome. A and B compartments are shown in the Hi-C map by the “checkerboard” pattern. High frequencies of contacts are colored red, and low frequencies, white.[4]Fig. 2. Techniques to observe phase separation in chromosomes. (A–D) Reconstitution of biomolecular condensates in vitro. (A) Fluorescence microscopy image showing liquid droplets of fluorescently-labeled PRM-SH3-6His in the presence of Ni2+ ions obtained with a wide-field microscope (mCherry was fused with the protein). (B) DIC microscopy image showing unlabeled droplets of PRM-SH3-6His. (C) Single-molecule DNA-tethered assay with fluorescent-stained DNA (green) and labeled cohesin proteins (red) forming condensates with DNA.2) (D) AFM image of an unlabeled cohesin/DNA condensate. (E–H) Live-cell imaging of biomolecular condensates. (E) Confocal microscopy image showing HP1α in the nucleus of a HCT116 cell. The condensates of Dendra2-tagged HP1α are clearly visible. (F) Super-resolution images of the Dendra2-Pol II cluster in a HCT116 cell obtained using a PALM microscope.3) (G) Construct for “optoDroplet,” combining optogenetic-induced oligomerization with IDR-driven phase separation. The IDR (magenta) driving phase separation is fused with a fluorescent protein (red) and Cry2, a protein domain that forms oligomers upon blue-light activation. (H) Blue-light activation induced the oligomerization of Cry2, which controls the interactions between IDRs to induce phase separation. (I,J) Genomic analysis via Hi-C. (I) Experimental scheme for Hi-C experiments. (J) Example genome-wide contact map (Hi-C map of compartmentalization). The X and Y axes denote the genomic positions in a chromosome. A and B compartments are shown in the Hi-C map by the “checkerboard” pattern. High frequencies of contacts are colored red, and low frequencies, white.4)

2. 살아있는 세포 이미징

생체분자 응집체를 생리학적으로 의미 있는 환경에서 연구하려면 살아있는 세포 이미징이 필수적이다. 세포 밖(in vitro)에서 연구된 생체분자 응집체는 정량적이고 분석 가능한 상분리 특성을 제공하지만, 생물학적 맥락은 생체 내(in vivo) 환경에서 비로소 확인될 수 있다. 살아있는 세포를 이미징 함으로써 우리는 응집체를 직접 시각화하고, 형광 라벨링 된 단백질의 동역학을 모니터링하여 살아있는 세포 내 생체분자 응집체의 물질적 상태를 연구할 수 있다. 초기 상분리 연구는 HP1α 응집체나 P 과립과 같은 세포 내 큰 생체분자 응집체를 일반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에 집중되었다(그림 2E).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박테리아 세포의 ParB 응집체, 코헤신(cohesin) 응집체, 그리고 전사 응집체와 같은 더 작은 생체분자 클러스터를 조사하고 있다. 자극방출결핍 현미경(STED), 광활성화 국소화 현미경(photoactivated localization microscopy, PALM), 또는 확률적 광학 재구성 현미경(stochastic optical reconstruction microscopy, STORM) 등의 초해상도 현미경은 수십에서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작은 응집체를 모니터링하는 데 널리 사용된다. 예를 들어, 광활성화 국소화 현미경(PALM)으로 100 nm 크기의 전사 응집체 형성이 포착되었다(그림 2F). 특히, 초해상도 현미경은 작은 원핵세포에서 생체분자 응집체를 이미징하는 데 필수적이다.

광유전학적 단백질 구조체는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생체분자 응집체를 조작하는 데 사용된다. 이 구조체는 레이저 여기로 중합체를 형성하며, FUS, DDX4, hnRNAPA1과 같은 다양한 상호작용하는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과 결합했다(그림 2G). 청색 레이저는 중합체 도메인(예: Cry2)의 중합체 형성을 활성화하고, 발현된 구조체의 농도가 충분히 높을 때 세포질 및 핵에 “광유전적 방울(optodroplets)”을 형성하였다(그림 2H). 임계값을 초과하는 중간 수준의 과포화 조건에서 FUS 광유전적 방울은 액체와 같은 특성을 나타내어, 상분리 현상이 살아있는 세포 내에서 조작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광유전적 방울 기술은 또한 세포 내에서 상분리 다이어그램을 작성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이는 세포 밖 결과와 일치하였다.

3. 유전체 분석

염색체 구조 포착 기술(예: Hi-C, SPRITE, TSA-seq, HiChIP)은 널리 사용되며, 상분리가 게놈 구조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설명하는 데 활용되었다. 예를 들어, 유전체 분석은 HP1 또는 PolyComb의 상분리에 의해 유도될 가능성이 있는 염색체 구획화를 연구하는 데 사용되었다. 일반적인 Hi-C 실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서로 가까운 공간적 위치에 있는 다양한 염색질 영역은 포름알데하이드 같은 특수 화학약품으로 교차결합시킨 후 그 교차결합되어 있는 부분 주변을 DNA 절단 효소로 절단시키고, 바이오틴 같은 특정 화합물로 마킹을 한다(그림 2I). 이후 이 절편은 교차결합을 해체시키고, 마킹을 이용하여 정제된 후 시퀀싱을 통해 게놈 상에서 어느 위치의 DNA 영역인지를 매핑함으로 게놈 전반의 접촉 빈도 행렬(Hi-C 맵)을 생성하게 한다. 보통의 간기 세포의 염색체에서는 이 Hi-C 맵에 체커보드 패턴이 나타나는데, 이 패턴이 의미하는 것이 이질염색질과 진정염색질의 구획화인 것이다(그림 2J). 또한, Chip-seq 및 ATAC-seq와 같은 기법은 특정 염색질 영역의 상분리에 관여하는 후성유전적 표지나 특정 단백질을 탐지하는 데 사용된다. 특히, Hi-C와 Chip-seq 실험을 결합하면 상분리에 의해 유도된 염색체 구획화가 특정 단백질, DNA 서열 및 후성유전적 표지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4. 액체 상태 응집체의 특성

Fig. 3. Criteria for liquidity. (A) The spherical shape of a liquid droplet. To quantify how much the droplet is close to a spherical shape, circularity is calculated by measuring the area (orange regions) and the perimeter of a droplet (dark boundaries). The circularity is defined by 4πA/P2 and it ranges from 0 (very different from a circular shape) to 1 (a circular shape). (B) Merging of two distinct droplets. (C) FRAP experiment showing exchangeability of molecules between background solution and a droplet (top) and diffusability in a single droplet (bottom). (D) Reversibility test. If background proteins are depleted, a liquid droplet is dissolved into a solute phase.Fig. 3. Criteria for liquidity. (A) The spherical shape of a liquid droplet. To quantify how much the droplet is close to a spherical shape, circularity is calculated by measuring the area (orange regions) and the perimeter of a droplet (dark boundaries). The circularity is defined by 4πA/P2 and it ranges from 0 (very different from a circular shape) to 1 (a circular shape). (B) Merging of two distinct droplets. (C) FRAP experiment showing exchangeability of molecules between background solution and a droplet (top) and diffusability in a single droplet (bottom). (D) Reversibility test. If background proteins are depleted, a liquid droplet is dissolved into a solute phase.

세포 밖 상분리 연구 중 중요한 것은 응집체의 물성을 이해하는 것인데, 세포 내 상분리된 응집체들은 보통 액체상이라고 간주된다. 따라서, 응집체의 형태가 액체 상태인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 방법은 다음과 같다. 첫째, 표면 장력은 응집체의 분자들을 재배열하여 표면적 대비 부피 비율을 최소화하므로, 응집체가 원형에 가까울수록 액체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그림 3A). 응집체의 원형도(circularity)는 \(\small 4\pi A/P ^{2}\)으로 정량화된다(여기서 \(\small A\)는 응집체의 면적, \(\small P\)는 둘레). 이 값은 0과 1 사이이며, 1에 가까울수록 완벽한 원형이다. 둘째, 두 개의 분리된 응집체가 하나의 구형으로 합쳐진다면, 이는 액체 상태의 응집체가 표면 장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분자를 재배열할 수 있음을 나타낸다(그림 3B). 셋째, 응집체 내부 분자의 운동성은 액체 상태 여부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이다. 액체 상태의 분자들은 고체나 젤 상태에 비해 훨씬 빠르게 확산된다. 내부 분자의 운동성은 광표백 후 복원(fluorescence recovery after photobleaching, FRAP) 실험을 통해 확인될 수 있다. 공초점 현미경을 사용하여 응집체의 작은 영역을 광표백한 후, 표백된 신호가 주변 영역과의 분자 교환을 통해 회복되는지를 모니터링한다(그림 3C). 넷째, 1,6-헥산디올 처리는 응집체의 액체 상태를 테스트하는 일반적인 방법이다. 1,6-헥산디올은 분자 간 약한 소수성 상호작용을 억제해 액체 상태의 방울을 분해한다.

5. 컴퓨터 모델링

컴퓨터 시뮬레이션은 염색체 상분리의 역할을 이해하는 데 사용된다. 실험에서는 한계가 있지만, 시뮬레이션에서는 모델과 매개변수를 체계적으로 변경할 수 있어 시스템 특성에 미치는 물리적 요인의 영향을 평가할 수 있다. 염색체의 고분자적 특성에서 영감을 받은 고분자 시뮬레이션이 염색체 시스템 모델링에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상분리는 집단적인 입자 간 상호작용 현상이므로 많은 입자가 필요하며, 이는 높은 계산 비용을 수반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거시화(coarse-graining) 기법이 사용된다. 거시화 기법은 분자의 자유도를 줄여 계산 부담을 완화하는 전략이다. 염색체 모델링에서 Hi-C 맵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검증하는 주요 목표로 사용된다. A/B 구획화는 Hi-C 맵의 특징적 요소로, 대부분의 시뮬레이션에서 재현되며 미세 상분리로 설명된다. 최근 연구들은 염색체의 국소 구조 수준에서 상분리의 역할을 연구하기 위해 컴퓨터 분석을 사용했다.

두 가지 염색체 상분리 모델

두 가지 주요한 염색체 상분리 모델은 고분자 모델에 기반하여 제안되었다(그림 4). 첫 번째 모델은 BIPS로, DNA와 여러 부위에서 상호작용할 수 있는 단백질(그림 4A)이 DNA에 가교를 형성시키면서 DNA 루프(loop)를 만든다(그림 4B). 이 루프에서 DNA와 여러 부위에서 상호작용하는 단백질들이 뭉쳐지면서 응집체가 형성된다. SIPS는 여러 단백질 결합 부위를 갖는 단백질들(그림 4C)의 네트워크 결합을 통해서 큰 단백질 집합체를 만들고, 이 집합체가 DNA와 결합해 DNA와 단백질이 섞인 덩어리를 형성하는 기작이다(그림 4D). 보통의 상분리 현상이 SIPS로 이뤄지는 것을 볼 때, DNA 가교 형성에 의해 유도되는 상분리 현상은 염색체에서 일어나는 상분리에 국한된다고 볼 수 있다.

Fig. 4. BIPS versus SIPS. (A) Schematic representation of a multivalent DNA-binding protein with at least two DNA-binding sites (green circles), depicted as a grey circle. (B) Illustration of the BIPS (Bridging- Induced Phase Separation) model, where two DNA-binding sites on a protein form a DNA-protein-DNA loop. This loop nucleates and recruits additional multivalent DNA-binding proteins, leading to cluster formation at the loop stem. (C) Representation of a multivalent protein-binding protein that drives standard phase separation. Protein- binding sites are depicted as green circles, and the protein as a grey circle. (D) Typical phase separation (SIPS: Standard Induced Phase Separation) mechanism driven by multivalent protein-protein interactions, requiring at least three binding sites. DNA plays an auxiliary role in this process. (E) Possible protein-DNA complex topologies depending on DNA length. With shorter DNA (< 3 kbp), a single protein binds non-cooperatively. At approximately 3 kbp, proteins form loops via bridging. For longer DNA (> 3 kbp), large clusters emerge as cluster size scales with DNA length. (F) Plot showing the relationship between DNA length and protein-DNA cluster size. The blue line indicates no cooperativity for DNA shorter than ~3 kbp. The red line shows the power-law scaling of cluster size with DNA length for DNA longer than 3 kbp.Fig. 4. BIPS versus SIPS. (A) Schematic representation of a multivalent DNA-binding protein with at least two DNA-binding sites (green circles), depicted as a grey circle. (B) Illustration of the BIPS (Bridging-Induced Phase Separation) model, where two DNA-binding sites on a protein form a DNA-protein-DNA loop. This loop nucleates and recruits additional multivalent DNA-binding proteins, leading to cluster formation at the loop stem. (C) Representation of a multivalent protein-binding protein that drives standard phase separation. Protein-binding sites are depicted as green circles, and the protein as a grey circle. (D) Typical phase separation (SIPS: Standard Induced Phase Separation) mechanism driven by multivalent protein-protein interactions, requiring at least three binding sites. DNA plays an auxiliary role in this process. (E) Possible protein-DNA complex topologies depending on DNA length. With shorter DNA (< 3 kbp), a single protein binds non-cooperatively. At approximately 3 kbp, proteins form loops via bridging. For longer DNA (> 3 kbp), large clusters emerge as cluster size scales with DNA length. (F) Plot showing the relationship between DNA length and protein-DNA cluster size. The blue line indicates no cooperativity for DNA shorter than ~3 kbp. The red line shows the power-law scaling of cluster size with DNA length for DNA longer than 3 kbp.

BIPS와 SIPS의 주요 특징은 분명한 차이가 있다. 상분리 기작은 상분리를 유도하는 단백질의 생화학적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BIPS를 유도하는 단백질은 여러 군데에 DNA-결합 부위를 가지고 있어(그림 4A) DNA–단백질–DNA 연결을 유도하며, 이는 추가적인 상분리를 위한 핵형성 지점으로 작용하는 DNA 루프를 형성한다(그림 4B). 반면, SIPS를 유도하는 단백질은 동일한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는 여러 결합 부위를 가지고 있다(그림 4C). 따라서, BIPS는 상분리의 핵형성을 위해 DNA-결합 친화도에 크게 의존하는 반면, SIPS는 DNA-단백질 상호작용이 필요하지 않다. SIPS는 보통의 상분리 현상에서 관찰된 현상으로, 염색체와 관련되지 않은 다른 상분리체에서도 발생한다. 반면, BIPS는 DNA–단백질 상호작용에 강하게 의존하므로 염색체 상분리에 특정적으로 관여한다.

일반적으로 비정형 단백질 영역(intrinsically disordered regions, IDRs)은 여러 결합 부위에서 일어나는 동일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에 관여한다. 이 상호작용은 “스티커와 스페이서” 프레임워크로 설명할 수 있다. 여기서 “스티커”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영역을 의미하며, “스페이서”는 상호작용 부위 사이의 비상호작용 영역을 의미한다.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은 여러 스티커 영역을 포함하며, 이들의 유연성은 단백질 간 기하학적으로 제약 없는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여 자가상호작용을 촉진한다.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은 SIPS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이지만, CTCF와 같은 일부 단백질에서는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이 없어도 자가상호작용에 의한 상분리가 가능하다. 특별히, BIPS에서는 DNA가 이미 다양한 구성과 다수의 염색체 연결 부위를 제공하므로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이 필요하지 않다.

이러한 단백질의 주요 차이는 염색체 상분리의 핵형성 및 성장 메커니즘 차이를 초래한다. BIPS의 핵형성은 연결된 DNA 영역에서 발생하며, 성장 단계에서 DNA-단백질-DNA 가교 영역에 DNA와 단백질이 축적되어 상분리가 완성된다. 반면, SIPS에서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이 단백질 결합 부위를 제공하는 핵형성 지점으로 작용하여 성장 단계를 촉발한다. BIPS에서는 염색질이 단백질로 완전히 결합된 후에는 추가적인 성장이 관찰되지 않는 반면, SIPS의 성장 한계는 오스트발트 성숙(Ostwald ripening)에 의해 제한된다. 이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의 동역학과 각각의 상분리된 방울의 확산 간의 경쟁에 의해 결정된다.

두 가지 상분리 기작을 구별하는 기준

현상적으로, BIPS와 SIPS는 유사한 DNA/단백질 응집체를 생성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응집체를 유도하는 단백질의 분자적 메커니즘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별하기 위한 기준이 필요한다. BIPS의 핵형성 과정은 DNA 루프(loop)구조 같은 위상 변화에 의해 유도된다. BIPS는 DNA의 존재뿐만 아니라 DNA 길이에 의존하므로 이를 일반적인 SIPS 방울 형성과 구별할 수 있다(그림 4E, F). 중요한 점은, DNA 가교형성에 의해 상분리가 유도되려면, DNA 길이가 3 kbp보다 길어야 DNA 가교(루프) 형성이 가능하고, 이것이 단백질들을 이 가교 부위에 상분리 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제안되었다. 이 응집체 형성을 위해서, 새로운 루프 형성을 요구하는 에너지와 엔트로피의 손실 없이 기존 가교(루프) 위치에서 단백질들이 모이려는 것이 엔트로피 손실 및 에너지 안정화 면에서 더 유리한다. 이 양성 피드백은 "가교 유도 인력(bridging-induced attraction)"이라고 불리며, 이는 DNA를 정렬된 구형 구조로 전환시킨다.

“DNA 가교형성에 의해 유도되는 상분리(BIPS)”의 후보 단백질

본 단락에서는 BIPS 핵형성을 가능하게 하는 후보 단백질을 설명하였다. 특히, BIPS의 경우 DNA를 연결하는 단백질을 보여주는 이미징 데이터에 근거하여 후보 단백질을 선정하였다. 이 과정에서 BIPS와 SIPS로 확인된 이유를 명확히 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최신 연구 결과를 해석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여러 단백질 결합 부위를 통한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또는 여러 DNA 결합 부위를 통한 단백질‒DNA 상호작용을 통해 상분리를 유도하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상분리 단백질의 특성을 탐구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DNA가 없는 상태에서 단백질이 생체 내에서 가능한 농도 범위에서 상분리를 나타내는지 조사했다. 또 다른 기준으로는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이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에 관여하는지 여부가 있다. 그 이유는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이 스티커-스페이서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부위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1. 코헤신(cohesin)

코헤신은 염색체 유지 구조(SMC) 계열에 속하며 간기 동안 염색체 조직화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헤신 복합체는 DNA 루프를 배출하여 염색체 구조를 조직화하고, 염색체 분리가 일어나기 전 두 자매 염색분체를 결합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전사 조절, DNA 복제, DNA 복구 등 다양한 염색체 활동에도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헤신은 BIPS를 통해 DNA와 함께 상분리를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연구는 코헤신-DNA 응집체를 형성이 DNA‒코헤신 상호작용에 의존함을 보여주었다. DNA 길이 제어 실험에서 3 kbp 이하의 DNA 길이에서는 코헤신이 DNA 분자에 결합할 수는 있었지만 클러스터 형성을 유도하지 못했다 (그림 4E, F). 반면, 3 kbp 이상의 DNA 길이에서는 DNA 길이에 따라 멱함수(Power law)적 행동을 보이며 코헤신‒DNA 응집체를 형성하였다(응집체 크기: \(\small R \sim l^{\alpha}\), \(\small\alpha\)=0.45, \(\small l\)은 DNA의 길이). 분자 동역학(MD) 시뮬레이션에서 생성된 가상 Hi-C 맵에서는 코헤신이 BIPS를 통해 약한 구획화를 유도했지만, 단백질 내에 DNA 결합 부위가 많아질수록(단백질 당 결합 부위 수≥10) DNA를 연결할 수 있는 단백질은 강한 구획화 패턴을 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는 코헤신이 BIPS를 통해 염색체 형성의 중요 원리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2. ParB

ParB는 세균 염색체 분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ParABS 시스템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세포 분열 시 플라스미드와 특정 세균 염색체의 분리 과정에 관여한다. ParB는 CTP 가수분해를 통해 작동하며, 이는 유전체를 분화된 세포 위치로 전달하는 주요 메커니즘이다. 최근 연구결과는 ParB가 이중 가닥 DNA (dsDNA) 또는 플라스미드 환경에서 상분리를 유도함을 보여주었다. ParB는 다중 DNA 결합 부위를 포함하며, 그중 하나는 특정 서열(parS)을 표적으로 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ParB는 DNA의 다른 부위를 연결할 수 있으며, 단일 분자 실험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ParB는 DNA를 따라 퍼져 추가 ParB 분자를 모집해 DNA를 연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ParB는 BIPS 후보로 간주된다.5)

3. 크루펠 유사 인자 4 (Klf4)

Klf4는 iPS 세포의 핵심 구성 요소인 아연 손가락 전사 인자로, DNA의 서로 다른 두 DNA 부위를 연결하여 전사를 활성화하거나 억제한다. Klf4의 DNA 가교 기능은 단일 분자 형광 공명 에너지 전달(smFRET) 실험에서 관찰되었다.6) Klf4는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 없이도 상분리를 유도하지만, 긴 DNA (7.4 kbp) 존재 시 낮은 농도(약 250 nM)에서 강력한 상분리를 나타낸다. 반면, Klf4의 DNA 결합 없이 단백질만으로 형성되는 상분리는 생리적 핵 농도(~1 µM)를 초과하는 농도에서만 발생한다. 따라서, Klf4는 단백질 농도에 따라 BIPS 경로와 SIPS 경로 모두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이중 경로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7)

4. 히스톤 유사 핵 구조 단백질(H-NS)

DNA 가교 메커니즘에 의한 단백질/DNA 클러스터링 기작은 H-NS 단백질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처음 제안되었다. H-NS는 DNA를 연결함으로써 구획화를 유도하며, 이는 DNA를 고분자 모델로 고려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되었다. H-NS는 이합체화(dimerization)를 통해 DNA 연결을 촉진하며, 이는 DNA의 응축 및 구획화 형성에 기여한다. 이러한 증거는 H-NS가 BIPS를 조직화하는 단백질의 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일부 염색체의 상분리 단백질은 다중결합 DNA 상호작용 부위를 갖지 않고, 대신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을 통해 다중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형성한다. 이에 관한 많은 사례가 존재하나 본문에서는 SIPS(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을 통한 상분리)를 형성하는 대표적인 후보들을 나열했다. NPM1은 핵소립체의 과립성 성분의 주요 구성 요소로, 다중결합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을 통해 상분리를 유도하며 리보솜 생성을 위한 응집체를 형성할 수 있다. FUS (fused in sarcoma)는 패러스펙클(paraspeckle)의 구성 요소로,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 간의 다중 상호작용을 통해 상분리를 경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FUS는 중심부에 위치하고, Rbm14은 패러스펙클 근처에 국한되어 있어 응축 후보로 적합하다. 이 핵 구조체는 염색질을 포함하지 않고 교차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다양한 단백질과 RNA를 유지함으로써 특정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여 염색체 기능을 제어한다. 전사 응집체는 전사 매개체와 RNA 중합효소II (Pol II)를 포함한 다양한 단백질로 구성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들 복합체는 액상 응집체로 축적된다고 보고되었다. 매개자 복합체는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을 통해 상분리를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Nopp140은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을 통해 응집체를 형성하며 카할 소체(Cajal body)의 구성 요소인 coilin과 상호작용한다. 특히, Nopp140의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은 coilin의 N-말단 도메인(NTD)에 부착되어 카할 소체 형성에 기여한다.

염색질 내 염색체 상분리

염색체 상분리에 대한 보다 생리학적인 설명을 위해 뉴클레오솜의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뉴클레오솜은 염색질의 강성이나 휘어지는 정도를 변화시키고, 상분리 단백질을 위한 추가적인 결합 부위를 제공한다. 또한, 히스톤의 후성유전학적 변화도 뉴클레오솜과 상분리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에 관여할 수 있다. 그러나 뉴클레오솜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염색체 상분리가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우리는 상분리 단백질이 뉴클레오솜과 상호작용하는 방식과 염색질 상응축의 잠재적 분자 메커니즘을 논의한다.

염색체 상분리 응집체의 생리적 역할

BIPS와 SIPS는 유전체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코헤신은 ATP 가수분해를 통해 DNA 루프를 뽑아냄(extrusion)으로써 위상적으로 연관된 영역(topologically associating domains, TADs)의 경계를 형성하고 유전체 구조를 구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로마틴 접촉은 TAD 경계에서 급격히 종료되며, 각 도메인 내에서의 상호 크로마틴 접촉이 선호된다. 이러한 루프 도메인은 코헤신이 제거되면 붕괴하며, CTCF나 WAPL과 같은 관련 단백질은 코헤신과 상호작용함으로 루프 패턴을 변화시킨다. 또한 코헤신은 BIPS를 통해 DNA에서 상분리된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는 코헤신 응집체가 염색체 구조를 구축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MD 시뮬레이션에서 DNA 루프 방출과 BIPS에 의해 유도된 끈과 결합체(SBS) 모델의 분할이 크로마틴 형성에서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슷하게, Bacillus subtilis와 같은 일부 박테리아에서는 ParB가 이합체화를 통해 DNA를 연결할 수 있으며, 복제 기원의 상분리를 통해 DNA를 더 압축하고 응축할 수 있다. 그러나 ParB 응집체의 생리적 의미는 아직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BIPS와 SIPS는 전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슈퍼인핸서는 상분리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간주되는 인핸서 클러스터이다. 여기에 관여하는 단백질은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과 여러 군데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결합하며, DNA 부위는 주요 전사 인자들에 의해 결합된다. 슈퍼인핸서는 전사 기계의 높은 밀도를 가지며, 세포 정체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유전자의 강력한 발현을 유도한다. CTCF가 고갈되면 주로 슈퍼인핸서에서 Pol II 클러스터 형성이 방해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같은 연구에서 CTCF에 의한 인핸서와 프로모터 간의 루프 형성이 Pol II와 다른 분자들의 클러스터링에 구조적 허브를 제공하여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이 제안되었다. 이는 BIPS가 상분리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적 허브를 형성하는 예일 수 있다.

BIPS와 SIPS의 또 다른 역할은 유전자 억제이다. 이질염색질 형성은 HP1에 의한 이질염색질 패키징이나 PRC1 및 PRC2에 의한 크로마틴 리모델링을 통해 발생한다. 이질염색질 형성에 의한 억제는 광범위한 유전자들 발현을 억제시킨다. 보다 구체적인 억제 방법으로는 위에서 언급한 H-NS와 ATPase 단백질인 MORC 단백질 군이 있다. MORC 단백질은 다양한 진핵 시스템에서 유전자 억제와 크로마틴 응축에 중요하며, 예를 들어, 전이인자에 의한 유전자 억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MORC1은 DNA 클러스터를 형성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자유 DNA에 대한 결합 경향은 루프 포획 메커니즘을 시사하며, 더 긴 DNA를 선호한다. 이는 BIPS가 유전자 억제 메커니즘으로 작용하여 DNA를 압축하는 예이다.

핵 스페클 경계 스플라이싱 모델은 생체막이 없는 세포 소기관의 인터페이스 역할을 설명하기 때문에 주목할 만하다. 핵 스페클은 유전자 밀집 지역이나 활성 전사 부위 근처의 이질염색질 공간에 위치한 불규칙한 형태의 구조물이다. 이러한 스페클은 다양한 RNA 및 RNA 결합 단백질, 특히 자유-mRNA 스플라이싱 인자들에 의해 형성된 상분리 응집체이다. 이러한 RNA 결합 단백질은 자기 연합 및 상분리를 유발하는 비정형 단백질 영역(IDR)을 포함한다. 면역형광법연구는 스플라이싱체가 스페클의 경계에 위치함을 보여주었다. 스페클 내부는 엑손과 SR 단백질이 풍부하며, 외부는 각각 인트론과 hnRNPs가 풍부한다. 핵 스페클 경계 스플라이싱 모델은 엑손 서열이 SR 모티프와 풍부하며 인트론 서열이 hnRNP 모티프와 풍부하다는 사실에 기반한다. 프리-mRNA 엑손은 핵 스페클 내에, 스플라이싱 부위 모티프는 주변에 위치하여 스플라이싱체가 촉매 활성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한다.

맺음말

세포 내 상분리는 RNA 전사, 유전체 구조 형성, DNA 복구와 같은 유전체 조직 및 기능에 관한 오랜 해결되지 않은 생명 현상에 관한 질문들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수많은 염색체 상분리 응집체의 형성을 둘러싼 분자 메커니즘은 여전히 논쟁 중이다. 이 글에서는 염색체 상분리의 두 가지 잠재적인 작동 모델을 소개하고, 그것들이 염색체 기능에 어떻게 관여하는지 설명했다. 우리는 상분리의 핵생성 지점으로 작용하는 가교된 DNA 루프가 특징인 BIPS를 소개했다. 염색체는 매우 긴 DNA 분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기본 분자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 DNA 위상을 고려해야 한다. BIPS는 다가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간의 자기 상호작용에 의해 유도되는 전형적인 상분리 메커니즘인 SIPS와는 다르다. 우리는 이러한 두 메커니즘의 몇 가지 예를 제시하며, 이 메커니즘들이 다른 염색체 상분리 응집체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될 수 있음을 제안했다. 이러한 분자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해 생물물리학적 모델링이 적용되었지만, BIPS와 SIPS가 결합하여 유전체 구조와 기능을 결정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자세하고 복잡한 상황이 고려되어야 한다.

각주
1)J. Park et al., Mechanism of phase condensation for chromosome architecture and function, Exp. Mol. Med. 56, 809 (2024).
2)J-K. Ryu et al., Bridging-induced phase separation induced by cohesin SMC protein complexes, Sci. Adv. 7, eabe5905 (2021).
3)W-K. Cho et al., Mediator and RNA polymerase II clusters associate in transcription-dependent condensates, Science 361, 412 (2018).
4)J. Ryu et al., Current Understanding of Molecular Phase Separation in Chromosomes, Int. J. Mol. Sci. 22, 10736 (2021).
5)B. Guilhas et al., Phase Separation of the Nucleolus Facilitates Transcription by Promoting RNA Polymerase I Clustering, Mol Cell 79, 293 (2020).
6)R. Sharma et al., Liquid condensation of reprogramming factor KLF4 with DNA provides a mechanism for chromatin organization, Nat Commun 12, 5579 (2021).
7)JA. Morin et al., Sequence-dependent surface condensation of a pioneer transcription factor on DNA, Nat Phys 18, 271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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