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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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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PLAZA

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등록일 : 2025-03-18 ㅣ 조회수 : 1,055

  

The Transport of the Orbital Angular Momentum in Ferromagnets

Tenghua Gao, Philipp Rußmann, Qianwen Wang, Riko Fukunaga, Hiroki Hayashi, 고동욱(율리히 연구소/마인츠 대학), Takashi Harumoto, Rong Tu, Song Zhang, Lianmeng Zhang, Yuriy Mokrousov, Ji Shi, Kazuya Ando, Nature Physics 20, 1896 (2024).

(a) 강자성체 내에서 스핀 각운동량(위) 대비 궤도 각운동량(아래)이 더욱 긴 거리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함. (b) 서로 다른 결정성을 갖는 CoPt의 두께를 변화시켜 가며 FeMn으로부터 궤도 전류를 주입했을 때 발생하는 스핀-궤도 토크(SOT)를 측정한 결과 결정성이 궤도 각운동량 전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혀냄.
▲(a) 강자성체 내에서 스핀 각운동량(위) 대비 궤도 각운동량(아래)이 더욱 긴 거리를 전달하는 것이 가능함. (b) 서로 다른 결정성을 갖는 CoPt의 두께를 변화시켜 가며 FeMn으로부터 궤도 전류를 주입했을 때 발생하는 스핀-궤도 토크(SOT)를 측정한 결과 결정성이 궤도 각운동량 전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밝혀냄.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는 물리학과 공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자의 기본 물리적 특성 중 하나인 스핀(spin)을 정보의 전달, 제어, 저장을 위한 핵심 요소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1980년대 말 거대자기저항효과(giant magnetoresistance, GMR)의 발견 이후, 스핀트로닉스는 활발한 연구 주제가 되었으며, 이는 2007년 GMR 발견자들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것과 같은 학문적 성과뿐만 아니라, 하드디스크 드라이브(hard disk drive)에서 최근 상용화된 자성 메모리(magnetic random-access memory) 기술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스핀트로닉스 기반 소자에서는 스핀 전류(spin current)의 생성과 활용이 필수적이다. 특히 스핀 전류를 자성체에 주입하고 이를 통해 자성체의 자화 방향을 조절하는 방식은 자성 메모리를 포함한 여러 스핀 소자의 정보 쓰기 기술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고체 내에서 스핀 전류뿐만 아니라 궤도 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의 흐름인 궤도 전류(orbital current)가 발생할 수 있음이 이론적으로 제시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오비탈 전류의 존재와 응용 가능성을 탐구하는 다양한 실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궤도 전류는 기존 스핀 전류와는 여러 면에서 다른 특성을 가지며, 그중 대표적인 특성은 강자성체(ferromagnet) 내부에서 스핀보다 훨씬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핀 전류는 강자성체에 입사했을 때 스핀 각운동량을 강자성체의 자화와 교환상호작용(exchange interaction)을 통해 직접 전달하기 때문에 적은 수의 강자성층을 통과하면 각운동량 정보를 잃는다. 반면, 궤도 각운동량은 자화의 스핀 각운동량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더 긴 거리를 이동할 수 있다는 이론이 얼마 전 독일 율리히 연구소 및 마인츠 대학의 고동욱 박사에 의해 제시되었다.

더 나아가 최근 고동욱 박사를 비롯한 일본 연구진은 강자성체에서의 장거리 동적 궤도 반응(long-range dynamic orbital response)이 결정 대칭성에 의해 제어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은 격자가 잘 정렬된 L11 구조를 갖는 CoPt 합금과 비정렬된 A1 구조를 갖는 CoPt 합금에서 FeMn에 의해 생성된 궤도 각운동량 전달로 인해 발생하는 스핀-궤도 토크(spin-orbit torque, SOT)의 특성 길이 척도(characteristic length scale)가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관찰했다. SOT의 특성 길이 척도는 궤도 전류의 전달 거리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므로, 이 결과는 장거리 동적 궤도 반응이 결정 대칭성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실험적 증거로 제시되었다.

이러한 실험 결과의 원인으로, 연구팀은 페르미 준위 근처의 궤도 혼성화 특성이 강자성층의 결정성에 의해 변형되며, 그 결과 장거리 동적 궤도 반응의 길이가 달라지는 것을 이론 계산을 통해 밝혀냈다. 이 연구의 의의는 기존 스핀 전류를 이용한 스핀트로닉 소자에서 고려되지 않았던 새로운 각운동량 전달 방식을 이론 및 실험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 있다. 이를 바탕으로 물질의 궤도 혼성화를 제어하여 기존의 자기이방성(magnetic anisotropy)과 같은 정적 특성뿐만 아니라 각운동량 전달과 같은 동적 특성도 제어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본 연구 결과는 CoPt 합금뿐만 아니라 2차원 강자성체와 같은 다양한 강자성체에 응용 가능성이 있어, 최근 각광받는 궤도 각운동량을 이용한 오비트로닉스(orbitronics)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Motility-Induced Pinning in Flocking System with Discrete Symmetry

우철웅, 노재동, PRL 133, 188301 (2024).

정렬된 초기 상태에서 출발한 AIM의 시간 진화. 붉고 푸른 색은 각각 오른쪽과 왼쪽으로 움직이는 개체를 나타낸다. 각 판넬의 우상단 박스는 큰 그림 내부의 작은 박스를 확대한 것이다.
▲ 정렬된 초기 상태에서 출발한 AIM의 시간 진화. 붉고 푸른 색은 각각 오른쪽과 왼쪽으로 움직이는 개체를 나타낸다. 각 판넬의 우상단 박스는 큰 그림 내부의 작은 박스를 확대한 것이다.

외부 입자와의 충돌에 의해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브라운 입자와 달리, 스스로 에너지를 소비하며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입자를 자기추진 입자라 부른다. 편모 운동하는 단세포 세균 군집, 날아다니는 새 무리, 마이크로 로봇 집단과 같이 물리계에는 다양한 종류의 자기추진 입자로 구성된 능동 물질(active matter)이 존재한다. 능동 물질은 구성 입자의 운동성에 의해 비평형 상태에 놓여있다.

2차원 공간에서 정의된 Vicsek 모형은 능동물질계의 비평형성을 가장 잘 보여준다. Vicsek 모형에서 각 입자는 속도 벡터 \(\small \vec{v} = v_0 (\cos \theta, \sin \theta)\)를 갖고 운동하며 이웃한 입자와 운동방향 \(\small\theta\)를 정렬하는 상호작용을 한다. 만약 입자가 움직이지 않고 격자점에 고정되어 있고 속도벡터를 스핀벡터로 해석한다면 Vicsek 모형은 2차원 XY 모형에 해당하게 된다. Mermin-Wagner 정리에 의해 연속 대칭성이 있고 근거리 상호작용하는 2차원 공간의 XY 스핀들이 한 방향이 정렬되는 장거리 질서 상태를 갖는 것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비평형 상태에 있는 Vicsek 모형에서는 입자의 속도가 한 방향으로 정렬되는 장거리 질서가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앞서 예시한 물리계에서 입자들이 떼를 지어 운동하는 무리지음 상태가 가능한 이유이다.

능동 물질계는 속도정렬 상호작용의 세기에 따라 입자들이 마구잡이 방향으로 떠도는 무질서 상태 혹은 한 방향으로 떼 지어 움직이는 무리지음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두 상태 사이의 상전이 속성은 오랫동안 학계의 논란거리였다. 이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 학계의 연구자들은 Vicsek 모형을 단순화한 active Ising model(AIM)을 연구해왔다. AIM의 입자는 격자 위에서 네 방향으로 확산 운동하거나 \(\pm\)1값을 갖는 Ising 스핀 값에 따라 좌우 두 방향으로 자기추진 운동을 한다. 불연속 대칭성을 갖는 AIM은 수치 및 해석적 연구가 용이하다는 장점을 갖는다.

AIM에 대한 연구는 능동물질계의 상전이가 액체-기체 상전이와 유사함을 밝혔다. 즉, 능동물질계의 상평형 그림은 기체 상태와 유사한 무질서 상태, 액체 상태와 유사한 - 무리지음 상태, 그리고 두 상태가 공간적으로 분리되어 공존하는 공존 상태로 이루어진다. 연속 대칭성의 Vicsek 모형 역시 비슷한 상평형 그림을 갖는다.

한편, AIM에 대한 최근의 연구는 무리지음 상태가 준안정상태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계의 입자들이 무리지어 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상태에서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는 방울(droplet)이 자발적으로 발생하고 성장하여 무리지음 운동을 파괴하는 현상이 발견된 것이다. 이는 액체-기체 상전이 관점의 근간을 뒤흔들고 있으며, 기존의 “비평형 효과가 장거리 질서를 강화한다”는 통념과 정반대로 비평형 효과가 오히려 장거리 질서를 파괴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서울시립대학교의 연구진 우철웅과 노재동은 AIM에 대한 수치 및 해석적 연구를 수행하여 droplet excitation의 동역학과 장거리 질서에 미치는 함의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를 학계에 발표하였다.

우선, 본 연구는 운동방향 정렬 상호작용의 세기가 적당히 큰 경우에 droplet이 시공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진행 및 성장, 충돌 후 결합/분리의 과정을 거침을 보였다. 그 결과 기존에 공존 상태 혹은 무리지음 상태로 여겨졌던 상태는 임의의 방향으로 진행하는 국소적인 droplet으로 가득 찬 무질서 상태임이 밝혀졌다[그림 (a)와 (b) 참조].

운동방향 정렬 상호작용 강도가 더욱 커지면 droplet은 새로운 동역학적 거동을 보이게 된다. 반대 방향으로 진행하던 droplet이 서로 충돌하여 경계면을 만들고, 각각의 입자들이 경계면을 왕복 운동하는 공명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과정이 경계면을 안정화시켜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효과를 유발한다는 점을 발견하였다. Motility-induced pinning (MIP)으로 명명된 이 현상은 무질서 포텐셜 없이도 pinning이 일어나는 최초의 사례이다[그림 1(c)와 (d) 참조].

수치 시뮬레이션과 연속체 유체역학 방정식을 이용한 분석 결과, 고정된 경계면은 시간에 따라 성장하여 거대 규모의 안정된 구조를 형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본 연구의 결과만으로는 경계면의 성장이 모든 변수 영역에서 일어나는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다. 만약 고정된 경계면이 축소되어 사라지는 영역이 있다면, MIP가 droplet의 발생을 억제하여 장거리 질서를 보호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시급히 필요하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능동물질계에서 나타나는 장거리 질서의 불안정성을 보다 구체적으로 분석했으며, 단순한 액체-기체 전이가 아닌 MIP 상전이가 발생하는 새로운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러한 상전이가 보다 일반적인 능동 물질 시스템에서도 나타나는지, 그리고 고정된 경계면의 동역학에 대한 심도 깊은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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