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고에너지물리 연구를 위한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빔시험시설 구축 제안
편집후기
작성자 : 유휘동 ㅣ 등록일 : 2025-03-18 ㅣ 조회수 : 22
국제공동 연구는 그 자체로 국가대표들 간의 대항전 성격을 띠고 있다. 20년 이상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에 이르기까지 고에너지물리학 분야의 국제공동연구에 참여해 왔다. 학생 시절부터 기초과학을 선도하는 고에너지물리학 분야의 대형 연구 시설이 국내에도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해 왔다. 지난 20년간 선배, 동료, 후배 연구자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국제적으로도 이제는 여러 고에너지물리학 분야에서 연구를 선도하고 있어 그간 정말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음을 느낀다.
고에너지물리 분야에서 앞으로의 20년은 현재의 플래그십 대형 가속기 실험들의 업그레이드와 차세대 가속기 실험 건설의 시대가 될 것이다. 한동안 간과되어 온 고에너지물리 빔시험시설의 중요성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시설은 건설 후 최소 수십 년 동안 사용할 수 있어 현재의 우리들뿐만 아니라 후속세대 연구자들에게 물려줄 중요한 유산이 된다. 이전 세대의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대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과학계뿐만 아니라 사회 곳곳에서 목도하고 있는 요즘 국가의 역량이 놀라울 만치 빠르게 선진국으로 접어들고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세계 최고 수준의 빔시험시설은 시대의 부름이자 차세대 고에너지물리 분야 연구자들이 우리 우주와 물질의 근원을 추적하는 창조적 놀이터가 될 것임을 확신한다.
이 시대에는 점차 사라지고 있는 낭만을 인생 내내 한가득 머금었던 프랑스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인상적인 문구를 마지막으로 조만간 대한민국에서도 세계적인 고에너지물리 빔시험시설을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해 본다. “만약 당신이 배를 만들고 싶다면, 사람들을 모아 놓고 나무를 모아 오라거나, 일을 나눠주거나, 명령을 하는 행동은 하지 마라. 그 대신에, 그들에게 광활한 바다에 대한 동경심을 심어 줘라(Si tu veux construire un bateau, ne rassemble pas tes hommes et femmes pour leur donner des ordres, pour expliquer chaque détail, pour leur dire où trouver chaque chose... Si tu veux construire un bateau, fais naître dans le coeur de tes hommes et femmes le désir de la mer).”
[객원 책임편집위원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이윤재 펠로우) 유휘동 (hdyoo@yonsei.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