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고에너지물리 연구를 위한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빔시험시설 구축 제안
고에너지 전자 가속기를 이용한 실험
작성자 : 이세욱 ㅣ 등록일 : 2025-03-18 ㅣ 조회수 : 53 ㅣ DOI : 10.3938/PhiT.34.005
이세욱 교수는 2011년 미국 Iowa State University에서 고에너지물리학으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2015년에 경북대학교 물리학과에 부임하여 현재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미국 페르미 연구소의 D0 실험에서 top quark을 이용한 CP violation 연구로 박사학위를 획득하였으며 스위스 CERN의 CMS 실험에서 동일한 연구를 진행하며 새로운 CP violation의 근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연구원 및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의 새로운 물리현상 탐색도 진행하고 있다. D0 실험에서 시작한 자기 홀극 연구는 소형 자기 홀극 탐색 실험으로 디자인하여 학교 연구실에서 수행 중이다. 2009년부터 Dual-Readout Calorimeter 연구의 제안자인 Richard Wigmans 교수(2021년 퇴임)와 Generic Calorimeter R&D를 함께 하였고, 이후 차세대 거대 가속기 실험을 위한 캘로리미터 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차세대 전자-양전자 충돌 실험(CEPC)을 위한 Dual-Readout Calorimeter를 디자인하였다. (sehwook.lee@knu.ac.kr)
Experiments Using High-Energy Electron Accelerator
Sehwook LEE
The Pohang Accelerator Laboratory X-ray Free Electron Laser (PAL-XFEL) generates high-brightness X-rays from 10 GeV/c electron beam. This high-energy electron beam is produced at a high quality, adequate for conducting particle and nuclear physics experiments. This article elucidates the essential role that electrons have played at the forefront of particle physics, contributing to the intellectual progress of humankind, as well as their practical applications in experiments. At the end, a specifically designed experiment utilizing the electron beam from PAL-XFEL is introduced.
들어가며
가속기에서 생산되는 고에너지 입자빔은 입자/핵 물리학자들에게는 탐색해 보지 못한 영역에서 새로운 물리 현상을 규명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입자물리학의 지난 역사에서 가속기 실험을 통해 발견된 표준모형 입자는 u, d 쿼크를 제외한 모든 쿼크와 \(\small \tau\) 렙톤, W, Z 보존, 글루온, Higgs 보존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가속기를 이용한 전자-양전자, 양성자-반양성자, 양성자-양성자 충돌 실험으로부터 발견되었으며, 자연에 대한 이해와 학문적 진보로 이어졌다. 그중 Higgs 보존, W, Z 보존, \(\small \tau\) 렙톤, c 쿼크 발견은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가속기를 이용한 실험은 과학의 진보에 큰 역할을 해 오고 있음을 지난 역사를 통해 증명해 오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1988년 포항가속기연구소가 설립된 이후 물리, 화학, 재료, 약학, 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에 방사광이 이용되면서 혁신적인 연구 결과를 이끌어 내는 데 본질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2017년부터 정상 운용 중인 포항가속기연구소 자유전자레이저 시설(4세대 선형 방사광 가속기)은 기본적으로 고에너지 전자빔을 활용해 방사광을 발생시킨다. 이때, 단일 에너지로 가속된 전자는 방사광의 발진 이후에도 전자의 에너지 손실이나 운동량의 불확정성이 매우 낮아 입자/핵물리 실험 또는 입자검출기의 성능시험 용도로 매우 적합하다. 따라서 포항가속기연구소 자유전자레이저 시설의 전자빔을 입자/핵물리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서 론
1897년 J. J. Thomson은 음극선 실험에서 전기장과 자기장을 이용하여 음극선의 편향을 측정하고 이 음극선이 어떤 원자보다 가볍고 음전하를 띠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 음극선이 추후 전자라는 명칭으로 정착되었다.1) 1909년 R. A. Millikan은 기름방울 실험에서 기름방울이 전기장 내에서 움직이는 속도를 관측해 전자의 기본 전하(e)를 측정하여 그 크기가 4.774\(\times\)10‒10 statC(원문)≈1.60\(\times\)10‒19 C임을 밝혔다.2) 이와 같이 전자 발견 후 여러 실험을 통해 전자의 질량 me = 9.11\(\times\)10‒31 kg, 평균 수명 \(>\) 6.6\(\times\)1028 years (안정적), 스핀 \(\small\hbar\)/2 등과 같은 특성을 측정하며 전자에 대해 이해해 왔다. 전자의 발견과 그 특성에 대한 이해 및 활용으로 현대 문명은 지난 세기부터 급속도로 발전하여 왔다. 대표적으로 트랜지스터의 탄생과 반도체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정보통신, 센서, 디스플레이 등과 같은 분야 그리고 양자 연구 등을 들 수 있다. 게다가 전자는 입자/핵물리학 발전에 중대한 기여를 해 왔다. 예를 들면 1974년 11월의 혁명으로 불리는 J/\(\psi\) 입자의 발견은 SLAC (Stanford Linear Accelerator Center)의 SPEAR 가속기로 전자와 양전자를 가속 충돌시키는 실험으로 이루어졌고, charm 쿼크의 존재를 입증하였다. 이처럼 전자를 활용하는 연구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기술 발전뿐만 아니라 과학 진보의 근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전자빔을 활용한 실험은 다방면에 걸쳐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포항가속기의 전자빔을 활용한 실험을 생각해 보면 고정타겟(fixed target)에 전자를 충돌시킬 때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실험과 빔테스트 시설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다음 섹션에는 해외의 전자빔을 활용한 실험을 소개한다.
전자를 이용한 고정 타겟(Fixed Target) 실험 및 빔테스트 시설
고정 타겟을 이용한 흥미로운 입자/핵 물리학 실험을 살펴보면 미국 Jefferson Lab을 들 수 있다. 12 GeV/c로 가속시킨 전자를 이용하여 핵자 구조, 하드론 분광학 등을 연구하는 CLAS12 실험, Deep Inelastic Scattering, 중간자 생성과 관련된 연구를 하는 HALL A/B/C/D 실험, Parity-violating Møller Scattering을 연구하는 MØLLER 실험을 들 수 있다. 이보다 낮은 100 MeV/c의 전자로 Dark Photon을 찾는 DarkLight 실험이 있다. 미국의 SLAC은 Møller Scattering 연구를 하는 E158실험, 강한 전자기장 안에서 전자와 광자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비선형 양자전기역학 실험인 E144실험이 있다. 이 실험들에서는 50 GeV/c의 전자를 사용한다. 독일의 Mainz Microtron에서는 1.5 GeV/c의 전자로 하드론 구조를 연구하는 A1실험이 있다.
전자는 비단 입자/핵물리학 실험뿐만 아니라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물리적 특성으로 인해 입자검출기 연구의 기초가 되는 입자이다. 가속된 전자로 입자검출기 빔테스트를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시설로는 스위스 CERN의 Super Proton Synchrotron (SPS)과 Proton Synchrotron (PS)이 있다. 전자는 약 6 GeV/c부터 150 GeV/c 정도의 전자와 양전자 빔을 제공하고 후자는 0.5 GeV/c부터 10 GeV/c의 전자와 양전자 빔을 제공한다. 독일 DESY 연구소에서도 역시 1 GeV/c부터 6 GeV/c까지의 전자와 양전자 빔을 제공한다. 이 연구소들은 전 세계 연구자들로부터 빔테스트 요청을 받고 실험 환경을 사용자들에게 제공한다. 그림 1은 이들 두 시설을 보여준다. 그림 1(a)는 CERN SPS의 North Area 내부에 있는 네 개의 빔라인 사진이다. SPS에서 가속된 400 GeV/c의 양성자를 추출하여 금속 타겟에 충돌시키고, 이때 생성된 입자들을 자기장으로 분류하여 전자, 뮤온, 하드론을 H2, H4, H6, H8의 각 빔라인으로 보내준다.
![Fig. 1. Four beamlines (H2, H4, H6, H8) in the North Area of the CERN SPS[3] (a), e- and e+ are produced by the DESY II synchrotron, and they are steered to the experimental areas[4] (b).](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75183cbfcfe965a763cc9b4aa3d89830fe6f20ad.jpg)
H2와 H4 빔라인은 양성자와 타겟 충돌에서 생성된 입자들 중 하전입자는 두꺼운 금속에 흡수시키고 광자나 중성 하드론은 통과시킨다. 통과한 광자는 다시 납에 입사시켜 전자와 양전자 쌍으로 전환한다. 그리고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전자나 양전자를 선택하여 실험 지역으로 보낸다. 광자를 제외한 중성 하드론은 대표적으로 K0나 Λ0이고, 이들의 붕괴 채널을 이용하여 파이온 또는 양성자빔을 만들어 공급한다. 반면에 H6와 H8 빔라인 방향으로는 타겟에서 생성된 파이온, 케이온, 양성자, 전자, 뮤온 등을 분류하여 사용자가 원하는 입자빔을 선택적으로 제공한다. H6, H8으로 제공되는 입자빔은 사용자가 요구하는 입자빔에 다른 입자들이 섞여서 들어오게 되어 실험 시 입자를 구분하는 입자검출기도 필요하다. H2와 H4 빔라인에서는 H6나 H8보다 순수한 전자나 양전자 빔을 사용할 수 있고, H6나 H8에서는 전자나 양전자와 더불어 파이온, 케이온, 양성자, 뮤온과 같은 다양한 종류의 입자를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North Area에서는 빔이 한 번 주어질 때 4.8초 정도 유지되고(beam spill duration: 4.8 s flat top) 하루에 최대 3000번(3000 spills/day)까지 공급한다.
그림 1(b)는 DESY II synchrotron으로 전자와 양전자를 만들어 빔테스트 지역에 제공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DESY II synchrotron은 보통 6.3 GeV/c로 전자를 가속한다. 가속된 전자가 지나가는 DESY II의 궤도 빔파이프 내에 탄소파이버로 구성된 타겟을 넣어 전자가 이 타겟과 충돌하면 제동복사에 의한 광자들이 생성된다. 광자는 DESY II 궤도 접선 방향으로 나 있는 추출 빔파이프를 빠져나온 후 공기 중을 22 m 정도 이동한다. 그리고 두 번째 타겟과 충돌하며 쌍생성 과정을 통해 전자와 양전자로 변환된다. 이렇게 생성된 전자와 양전자는 자기장을 이용하여 극성과 운동량이 선택되어 빔이 공급된다. 보통 1 GeV/c에서 6 GeV/c의 빔 운동량을 가진다.

Fig. 2. BGO crystal matrix and Cu-fiber dual-readout calorimeter installed at H4 in the North Area of the CERN SPS.
CERN의 SPS나 PS는 입자검출기 빔테스트를 하기에 적합한 빔을 공급한다. SPS의 경우 1.5% 정도의 빔 운동량 불확정도를 가지며 빔라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 빔의 운동량 범위도 넓어 낮은 에너지에서부터 높은 에너지까지 입자검출기의 반응과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준다. 필자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CERN의 SPS에서 주로 Dual-Readout Calorimeter 빔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 그림 2는 필자가 DREAM Collaboration의 공동연구자들과 2009년 H4 빔라인에서 가졌던 빔테스트 사진을 보여준다. 크리스탈 캘로리미터와 구리-광섬유 캘로리미터를 빔라인에 설치하여 크리스탈 캘로리미터의 전자에 대한 성능과 하드론에 대한 Dual-Readout 원리 적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여부를 연구하였다. 그리고 구리-광섬유 캘로리미터에도 전자에 대한 성능 및 하드론을 입사시킬 때 Dual-Readout 원리 적용을 통한 에너지 분해능 개선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하드론에 대한 반응이 다른 크리스탈과 구리-광섬유 캘로리미터를 앞뒤로 두고 하드론을 두 캘로리미터에 순차적으로 입사시켰을 때 에너지 분해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테스트하여 의미있는 결과들을 얻었다. 그림 3은 H8 빔라인에서 구리-광섬유 캘로리미터와 납-광섬유 캘로리미터를 테스트하는 사진을 보여준다. 2011년부터 Dual-Readout Calorimeter 연구는 CERN의 RD52 공식 프로젝트로 승인되어 2018년까지 Generic Calorimeter R&D를 진행하였다. 이 기간 동안 전자나 양전자에 대한 에너지 분해능 및 위치 분해능, 하드론에 대한 에너지 분해능, 입자 식별 연구 및 다양한 주제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CERN SPS에서 2000년부터 시작된 첫 빔테스트부터 2018년 RD52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 총 35편의 논문을 게재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가속기 시설에서의 고정 타겟 실험과 빔테스트 시설에서의 연구는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활용도 높은 가속기 시설을 보유한 나라의 학문적 위상은 두말할 나위 없이 높다.

Fig. 3. Cu-fiber and Pb-fiber dual-readout calorimeters installed at H8 in the North Area of the CERN SPS.
PAL-XFEL 전자빔의 활용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제4세대 방사광 가속기는 10 GeV의 전자빔을 만들고 undulator를 통과시켜 방사광을 만들어 낸다. 방사광 발진 이후 전자는 약 20 MeV에서 40 MeV 정도의 에너지 손실이 생기고 전자 에너지 퍼짐은 1% 정도가 된다. 이는 앞에서 소개한 CERN SPS의 H6나 H8 빔라인의 에너지 퍼짐 1.5%보다 훨씬 나은 것을 알 수 있다. 에너지의 퍼짐 정도가 작은 단일에너지의 전자빔은 예를 들면 전자기입자에 대한 캘로리미터의 에너지 분해능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이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는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전자빔은 앞에서 소개했던 핵자 구조, 하드론 구조, Deep Inelastic Scattering, Møller Scattering, Dark Photon 탐색과 실리콘 검출기, 캘로리미터, 가스 검출기 등 다양한 종류의 입자검출기 연구에 높은 질의 전자빔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만약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전자빔을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구축되면 비단 국내 연구 수요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의 제한된 빔테스트 시설로 인해 해외 연구자들의 빔테스트 수요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전자의 활용은 입자 검출기 연구의 활성화를 우선 불러 일으키게 될 것이고 참신한 주제의 입자/핵물리학 실험을 할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다. 낮은 질량을 가지는 암흑물질, Dark Photon 탐색 등을 할 수 있고, 필자와 미국 Iowa State University의 Johh Hauptman 교수가 함께 2015년부터 디자인한 자기 홀극 탐색 실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포항가속기연구소 전자빔을 활용할 수 있는 입자물리학 실험 계획에 대한 필자의 경험을 소개하고자 한다.
1. PAL-XFEL 전자빔을 이용한 자기 홀극 탐색 실험
입자물리학의 표준모형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기본입자와 그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설명하며 지난 세기부터 실험적으로 증명되어 온 모델이다. 표준모형의 기본 입자들은 대칭성의 원리를 기반으로 예측되었고 실험을 통해 발견되어 왔다. 이처럼 19세기 후반에 발표된 맥스웰 방정식에도 대칭성의 원리를 적용해 볼 수 있다. 아래의 네 개의 방정식은 자기 홀극을 도입하여 수정한 맥스웰 방정식이다.
이 맥스웰 방정식은 natural unit (\(\small\epsilon_0 = \mu_0 = c =1\))을 사용하여 표현하였으며 방정식의 완벽한 대칭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속도 v로 움직이는 전하(e)와 자하(g)에 대한 전자기력 법칙도 수정하여 아래와 같이 쓸 수 있으며 고전전자기역학에 대한 설명을 완성할 수 있다.
수정된 맥스웰 방정식이 보여주는 대칭성으로부터 자기 홀극이 자연에 존재할 수 있음을 예측할 수 있고 자기 홀극 탐색에 대한 과학적 동기를 부여한다.
자기 홀극의 존재에 대한 이론적 예측은 1909년 Millikan과 Fletcher의 기름방울 실험으로부터 기본 전하가 양자화되어 있는 사실을 밝혀낸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1931년 Paul Dirac은 그의 논문 Quantised Singularities in the Electromagnetic Field에서 기본 전하가 양자화된 이유를 고립된 magnetic pole과 연관지어 이론적인 설명을 하였다.5) Dirac은 그의 논문에서 자기 홀극과 함께 양자화되어 있는 전하에 대해 설명하였고(\(\small eg=n \hbar c/2\)), 이 가정으로부터 자하(g)의 크기가 68.5e임을 예측하였다. Dirac의 자기 홀극은 자하의 크기가 68.5e로서 실험실에서 생성이 되면 큰 신호를 입자검출기에 남겨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수행된 자기 홀극 탐색 실험들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못했다. 예를 들면 SLAC의 Positron-Electron Project (PEP), CERN의 Large Electron-Positron (LEP) 실험, Fermilab Tevatron의 CDF와 D0 실험, Large Hadron Collider (LHC)의 MoEDAL 실험을 들 수 있다. LHC 실험에서 수행된 Dirac 자기 홀극 탐색에서는 0.1‒6 TeV/c2의 질량 영역에서는 자기 홀극이 존재하지 않음도 보였다.6) 따라서 현재까지의 실험 결과와 맥스웰 방정식의 대칭성을 함께 고려하면 자기 홀극의 질량이나 자하의 크기에도 그 대칭성이 반영이 되어야 한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자기 홀극의 질량과 자하의 크기는 전자의 질량과 비슷하거나 작고 자하의 크기도 전하의 크기와 비슷하거나 작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다. 이 가설을 토대로 자기 홀극 탐색 실험을 디자인할 수 있다.

Fig. 4. The Feynman diagram illustrates the production of the magnetic monopole and its anti-particle, which are coupled to the virtual photon resulting from electron-positron annihilation.
자기 홀극의 물리적인 생성 과정은 전자와 양전자가 쌍소멸하여 가상광자가 생성되고 가상광자는 자기 홀극과 반자기 홀극 쌍으로 붕괴하는 양자전기역학(QED)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것을 가정할 수 있다. 그림 4는 자기 홀극이 생성되는 QED 과정에 대한 파인만 다이어그램을 보여준다.
이 과정의 산란단면적은 자기 홀극의 질량 mm, 전자의 질량 me, 질량 중심에너지 s, 전자-양전자-가상광자의 결합상수 \(\small\alpha\), 자기 홀극-반자기 홀극-가상광자 결합상수 \(\small\alpha_{m^+ m^-}\)로 표현할 수 있다.
\[\sigma (e ^{+} e ^{-} \rightarrow m ^{+} m ^{-} )=\frac{4 \pi }{3} \frac{\alpha \alpha_{m ^{+} m ^{-}}}{s} \sqrt{\frac{1-4m _{m}^{2} /s}{1-4m _{e}^{2} /s}} (1+2m _{e}^{2} /s)(1+2m _{m}^{2} /s)\]
위의 산란단면적 식에서 \(\small\alpha\)는 fine structure constnat로 잘 알려진 \(\small\alpha =e ^{2} /4 \pi \epsilon_{0} \hbar c \approx\)1/137이다. 자기 홀극-반자기 홀극-가상광자의 결합을 나타내는 결합상수는 이와 유사하게 전하를 자하로 바꿈으로써 \(\small \alpha_{m ^{+} m ^{-}} = g^{2} /4 \pi \epsilon _{0} \hbar c\)로 쓸 수 있다. 이 결과에 의하면 자기 홀극 생성 확률은 \(\small \alpha _{m ^{+} m ^{-}}\)에 의존함을 알 수 있고 이는 자하의 크기의 제곱에 관련된 값이다.
![Fig. 5. Magnetic charge and mass regions excluded by the various experiments, the proposed experiment can explore the area marked in orange to the left.[7]](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47038a11365880e24bab23b9d1553b8c8a3f16ef.jpeg)
Fig. 5. Magnetic charge and mass regions excluded by the various experiments, the proposed experiment can explore the area marked in orange to the left.7)
자하의 크기는 전하(e)의 크기로 표현되며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이 값의 크기에 따라 물질과 상호작용하는 형태가 달라진다. 예를 들면 자하(g)의 크기가 전자의 전하량(e)보다 작으면 물질 내로 입사할 때 이온화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나 복사에 의한 에너지 손실이 적어 입자 검출기에 남기는 신호가 매우 작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에 맞는 적절한 입자 검출기를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하 크기와 자기 홀극의 질량에 따라 자기 홀극이 물질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평균 경로의 길이도 달라지게 된다. 이 실험에서 탐색하고자 하는 자하의 크기 및 자기 홀극의 질량 범위는 실험을 설계하는 데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다. 그림 5는 현재까지 진행되어 온 자기 홀극 탐색 실험과 제안하는 실험에서 탐색하고자 하는 자하와 질량 영역을 보여준다. 선행 연구에서 탐색한 영역은 대부분 자기 홀극의 질량이 전자 질량에 비해 아주 크고 자하의 크기가 Dirac이 예측한 68.5e 주위의 영역이다. 이러한 실험들이 탐색하였던 영역에서는 자기 홀극이 존재하지 않음을 증명하였고, 아직 탐색되지 않은 0.01 e \(\small<\) g \(\small<\) 1e와 0.01me \(\small<\) m \(\small<\) me인 영역(왼쪽 주황색 사각형 영역)에서 실험을 하려고 한다. 이 영역에서는 낮은 자하 크기로 인해 자하를 가지는 입자가 입자 검출기에 입사하여도 입자검출기와 잘 반응하지 않아 전기적 신호를 감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이러한 특성을 가지는 자기 홀극에 매우 민감한 입자검출기를 새로 디자인하고 만드는 것이 요구된다. 이 영역의 탐색에 잘 작동할 수 있는 입자 검출방법이나 검출기에 대해 예를 들면, 1. Electroluminescence (EL) Time Projection Chamber (TPC)+Electromagnetic (EM) Calorimeter, 2. 상대론적으로 움직이는 자기 홀극에 의해 생성된 체렌코프 빛의 편광, 3. 전기장과 자기장이 교차하는 공간에 자기 홀극을 통과시킬 때 입자가 편향되는 방향을 알아보는 방법 등을 가지고 자기 홀극을 검출해 낼 수 있다.
![Fig. 6. The expected EL-TPC and EM calorimeter signals corresponding to the background events (a), (b), (c), and the (anti-) magnetic monopole event (d) are illustrated when positrons interact with a target.[7]](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d0fd61e32331beef5c474362df895f5753b03375.jpeg)
첫 번째 EL-TPC와 EM 캘로리미터를 이용한 자기 홀극 검출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EL-TPC는 Ar이나 Xe와 같은 불활성 기체로 채워져 있는 가스 검출기이다. 전하를 가지는 입자가 가스 챔버를 지날 때 기체를 이온화시키고, 생성된 전자는 전기장에 의해 운동에너지를 얻으며 가속된다. 이때 얻어진 운동에너지의 크기는 \(\small \delta T \sim eE \lambda\)로 계산되고, \(\small \lambda\)는 충돌 사이의 평균 이동거리이다. 가속된 전자의 운동에너지가 EL-gap 내의 기체를 이온화시킬 수 있는 에너지보다 작으면 기체 원자는 이온화 대신 들뜨게 되고 다시 낮은 준위로 전이가 일어나며 광자가 방출된다. 이때 EL-gap 내에서 전자가 수 mm 정도 이동하면 103개 정도의 광자를 방출하는데 이 현상을 EL 증폭이라고 하고 거의 노이즈가 없는 신호를 만들어 낸다. 심지어 이온화 과정에서 생성된 단 하나의 전자도 감지할 수 있는 민감도를 가지고 있다. 방출된 EL 빛은 PMT나 EL-gap의 한쪽에 설치된 SiPM 배열로 측정하여 입자를 감지할 수 있다. 그림 6은 EL-TPC와 EM Calorimeter의 조합으로 자기 홀극을 감지하거나 배경사건과 구분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각 그림의 위쪽 부분은 진공챔버 안에 타겟, EL-TPC와 EM 캘로리미터를 둔 것을 개략적으로 보여준다. 그 아래에는 EL-TPC나 EM 캘로리미터에서 관측할 수 있는 입자검출기 신호를 시간과 전기신호의 축으로 표현하였다. 예를 들면 그림 6(d)는 가속된 양전자가 타겟으로 입사하여 자기 홀극과 반자기 홀극쌍이 생성되고 이 입자들이 EL-TPC를 지나 EM Calorimeter로 입사하게 될 때 예측되는 전기신호의 형태를 보여준다. 자하의 크기가 전하보다 작은 자기 홀극이 가스 챔버 내부를 지날 때 기체와의 상호작용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큰 전기신호를 발생시키지 않지만 Landau fluctuation을 통해 중간중간 튀는 전기 신호를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입자들이 캘로리미터에 입사하여 완전히 흡수되며 만들어 내는 작은 신호를 볼 수 있다. 그 외 발생할 수 있는 배경 사건에 대한 그림 중 (a)는 양전하가 타겟을 그대로 통과하는 경우이고, (b)는 쌍생성에 의해 전자-양전자 쌍이 생성되어 EL-TPC를 지난 후 EM 캘로리미터로 입사하여 흡수되는 경우를 보여준다. (c)의 경우는 양전자와 타겟의 상호작용에 의해 두 개의 광자가 생성되고, 두 광자가 EL-TPC를 지나갈 때 하나의 광자가 전자-양전자쌍으로 전환되는 것을 보여준다. 최종적으로 세 개의 입자가 EM 캘로리미터로 입사하며 EL-gap과 가까운 곳에서 발생한 전자-양전자에 의한 전기신호가 시간적으로 빠르게 도달하여 큰 전기 신호를 먼저 낸다. 그 뒤는 광자가 가스챔버 내 기체와 상호작용없이 지나가므로 TPC 전기 신호는 생기지 않는다. 그러나 EM 캘로리미터로 세 입자가 들어가면 모두 물질과 상호작용하며 에너지를 잃고 흡수된다. 이때 세입자의 에너지가 모두 전달되어 큰 전기신호가 발생한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자기 홀극 신호와 배경사건을 구분할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자기 홀극에 의해 생성된 체렌코프 빛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림 7과 같이 전하를 띠는 입자가 유전체 내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움직일 때 체렌코프 빛을 발생시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 경우 체렌코프 빛은 수평방향으로 선편광되지만 반면에 자기 홀극이 생성한 체렌코프 빛은 원편광된다. 따라서 체렌코프 빛의 편광 성질을 이용하여 전하를 띠는 입자와 자하를 띠는 입자를 구분해 낼 수 있다.
![Fig. 7. Electric and magnetic fields of Cherenkov light produced by an electric charge (left) and a magnetic charge (right).[7]](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f3cf3000bd6efed23caad183ebe7e682070b1b6e.jpeg)
세 번째는 전기장과 자기장을 교차시키는 공간을 만들고 입자를 통과시키는 방법이다.
![Fig. 8. The directions in which electric and magnetic charges are deflected in the cross-field.[7]](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a671044d0bd18f5f98d48bf96f706d828d15ae1a.jpeg)
그림 8은 전기장과 자기장을 교차시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이 공간을 전하를 띠는 입자나 자하를 띠는 입자가 지나게 되면 전기력이나 자기력에 의해 힘을 받아 편향된다. 그림의 오른쪽에 있는 두 식은 자하와 전하가 겪는 힘의 크기와 방향을 말해 준다. 자하를 띠는 입자는 그림과 같은 cross field를 지나면 수직으로 편향이 되고 전하를 띠는 입자는 수평으로 편향되어 자기 홀극을 구분해 낼 수 있다.
2. 양전자 빔
가속기를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입자물리학 실험에서는 입자와 반입자를 충돌시킬 때 그 계가 갖는 가용한 에너지로부터 생성되는 입자를 탐구한다. 앞에서 소개한 자기 홀극 탐색 실험도 가속된 양전자를 타겟 내 원자에 구속되어 있는 전자와 충돌시켜 자기 홀극의 존재 여부를 탐색하는 것이다. 따라서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10 GeV/c 전자빔을 이용하여 양전자 빔을 만드는 것이 요구된다. 양전자 빔은 전자를 2X0 두께의 납에 입사시킬 때 제동복사에 의해 생성된 광자를 선택하고 이 광자를 다시 2X0 두께의 납 타겟에 통과시켜 전자와 양전자쌍을 만들 수 있다. 전자와 양전자는 자기장을 이용하여 구분해 낼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대략 10 MeV에서 1 GeV 정도의 에너지를 가지는 양전자를 생산할 수 있고, 고정 타겟에 입사시킬 때 3.2 MeV에서 32 MeV 정도의 질량 중심에너지를 가지는 실험을 진행할 수 있다. 이 질량 중심 에너지는 아직 아무런 입자도 발견되지 않은 쿼크와 뉴트리노 질량 사이의 107배 정도 차이 나는 광활한 질량영역에서 낮은 질량을 가질 것으로 예측되는 새로운 입자를 탐색하기에 충분하다.
맺음말
포항가속기연구소는 우리나라의 큰 자산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입자/핵물리학 연구자들은 한번쯤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고에너지 전자빔을 이용해 실험을 하는 꿈을 꿔봤을 것이라 생각한다. 10 GeV라는 에너지의 전자는 앞에서 소개한 미국과 유럽의 가속기 연구소처럼 입자/핵물리학을 연구하는 데 손색이 없다. 따라서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전자빔을 사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이 조성된다면 해외 연구소 못지않게 학문 진보의 최전선에 서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질 것으로 생각된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의 실험은 해외 연구소와 비교할 때 접근성이 좋아 시간적이나 비용적으로도 상당한 이점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환경이 주어지면 입자/핵물리학계 연구자들에게 많은 활력을 불어 넣어주게 되어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포항가속기연구소가 설립된 지 벌써 40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가속기는 보유한 나라의 국력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과학 발전의 기반이 되는 시설이다. 이제는 방사광만을 제공하는 시기를 지나 방사광과 전자빔 모두 국내외 연구자들에게 제공하여 과학 발전의 근간이 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길 진심으로 염원하고 있다. 이와 같은 발전적 미래를 꿈꾸고 실행할 수 있는 원동력은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투자하고 있는 정부의 지원이 될 것이다. 입자/핵물리학뿐만 아니라 가속기를 이용하여 연구하는 모든 연구자들이 마음껏 그들의 빛나는 아이디어와 연구력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지길 기대하며 이 글을 맺는다.
- 각주
- 1)J. J. Thomson, Cathode Rays, Phil. Mag. 44, 293 (1897).
- 2)R. A. Millikan, On the Elementary Electrical Charge and the Avogadro Constant, Phys. Rev. 2, 109 (1913).
- 3)E. G. Parozzi, CERN Secondary Beamlines and Test Beams facilities overview, 11th Beam Telescopes and Test Beams Workshop, 2023.04.17.
- 4)https://min.desy.de/beschleuniger/desy_ii/.
- 5)P. A. M. Dirac, Quantised Singularities in the Electromagnetic Field, Proc. Roy. Soc. Lond. A 133, 60 (1931).
- 6)https://pdg.lbl.gov/2022/listings/rpp2022-list-magnetic-monopole.pdf.
- 7)Drawn by John Hauptman, Iowa State University, 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