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고에너지물리 연구를 위한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빔시험시설 구축 제안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다목적 시험시설 구축 제안
작성자 : 김성열·강흥식 ㅣ 등록일 : 2025-03-18 ㅣ 조회수 : 41 ㅣ DOI : 10.3938/PhiT.34.004
김성열 박사는 2021년 울산과학기술원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 아르곤 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을 거친 뒤 2023년부터 포항가속기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PAL-XFEL 빔 물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sykim12@postech.ac.kr)
강흥식 박사는 1998년에 서울대 원자핵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빔 물리 분야를 연구하였으며, 2023년부로 포항가속기연구소 소장으로 선임되어 재직 중에 있다. (hskang@postech.ac.kr)
Construction Plans of Multi-Purpose Beam Test Facility at the PAL-XFEL for High-Energy Physics Experiments
Seongyeol KIM and Heung-Sik KANG
High-energy physics experiments utilizing GeV scale particle beams have been constrained in Korea due to the limited availability of high-energy beams. Since 2017, fourth-generation light source facility, known as Pohang Accelerator Laboratory X-ray Free Electron Laser (PAL-XFEL) has been operational to provide high-brightness X-ray to users for cutting-edge scientific activities. Recently at the PAL-XFEL facility, as it has been proposed to construct the second hard X-ray beamline, utilizing GeV scale electron beam dumped after X-ray generation is now being discussed for the high-energy physics experiments. In this manuscript, we introduce the PAL-XFEL facility including beam parameters before and after the X-ray generation. In addition, we briefly introduce applications for high-energy physics experiments.
들어가며
높은 에너지를 가진 입자 빔을 활용한 고에너지 물리 실험은, 활용 목적의 차이로 인해 국내에서는 그동안 제한적이었다. 2017년부터 방사광 서비스가 본격 운영된 포항가속기연구소의 4세대 방사광가속기 시설에서는, 최근 두 번째 경 엑스선 빔라인을 추가 구축하는 것이 계획됨에 따라, 방사광 발진 이후 dump 구간으로 폐기되는 GeV 스케일의 전자빔을 고에너지 실험에 재활용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이번 원고에서는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방사광 제공 전/후 변화된 빔 파라미터, 고에너지 물리 실험 활용 방안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서 론
입자 가속기는 고에너지 핵/입자물리의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장치로 고안되어, 발생된 하전 입자 빔을 사용한 다양한 실험이 수행되어 왔다. 역사적으로 대표적인 고에너지 핵/입자물리 실험은 스위스 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SPS(Super Proton Synchrotron)에서 수행된 양성자/반양성자 빔 충돌을 통한 W 보존, Z 보존의 발견이 있다.1) 그리고 LEP(Large Electron-Positron Collider)에서 수행된 전자-양전자 충돌 실험을 통해 SPS에서 발견된 W, Z 보존들의 물리적 성질을 정밀하게 측정하였다.2) 최근의 대표적 사례는 거대 강입자충돌기를 이용해 힉스 보존을 검증한 것이다.3)4) 이러한 대표적인 실험 외에도, 고정된 표적에 입자 빔을 조사시켜 자연의 기본 원소를 규명하는 실험 등이 최근에도 활발하게 수행되고 있다.
위에 언급된 대표적 고에너지 물리 실험의 사례를 통해 한가지 파악해 볼 수 있는 것은, 기존의 고에너지 물리 실험들은 대부분 해외의 대형 가속기 시설에서 수행되었다는 점이다. 당연하게도 스위스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는 말 그대로 핵/입자물리 연구를 위해 세워진 연구소로, 여기에 구축된 입자 가속기는 핵/입자물리 기초연구 개발에 우선적으로 활용되어 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첫 번째로 구축된 대형 가속기 시설은 1994년에 구축된 포항가속기연구소의 Pohang Light Source (PLS) 원형 방사광 가속기이다.5)6) 다만 가속기 시설의 명칭에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전자빔을 이용해 방사광을 발생하여 물리, 화학, 재료, 생물 등의 빛을 활용한 실험에 지원하는 사용자 시설로 구축되었다. 따라서, 방사광 발생에 사용되는 2.5 GeV 에너지의 전자빔을 국내에서 보유했다고 할지라도, 이것을 고에너지 물리 연구에 온전히 활용하는 것이 매우 제한적이었다. 방사광 발생 구간인 저장링으로 전달되는 전자빔의 일부를 직접적으로 사용해야 했으므로 방사광 사용자 서비스에 간섭을 일으키게 되기 때문이다.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PLS에서 전자빔 활용 중성자 발생 및 고에너지 물리 응용연구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졌으나,7)8)9) PLS-II 업그레이드 이후에는 방사광 사용자 실험에 집중 지원하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의 고에너지 전자빔을 활용한 고에너지 물리 실험 가능성은 자유전자레이저 시설의 추가 구축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자유전자레이저 방사광 가속기는 가속관을 통해 전자빔이 에너지를 얻고, 이 빔이 직선 구간에 설치되어 있는 undulator를 지남으로써 방사광이 발진되는 원리를 가진다. 4세대 직진 구간에서 발생된 방사광은 실험 구역으로 직진시키는 반면, 방사광 발진에 사용된 전자빔은 dump 구간으로 꺾어서 폐기한다는 것이 저장링 기반 방사광 가속기와는 구별되는 특징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는 2011년부터 2015년까지 4세대 엑스선 자유전자레이저 시설 구축 사업이 진행되었고, 2017년부터는 정상 운영되어 사용자에게 방사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10) 더욱이, 최근에는 기 구축된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시설에 두 번째 경-엑스선 빔라인을 추가 구축하여 빔타임 경쟁을 해소하고 더 많은 사용자에게 방사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제안되었다.11) 이때, 신규 경 엑스선 빔라인 구축에서 기존 dump 구간을 고에너지 물리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시험시설을 구축하게 된다면, 방사광 사용자 서비스에도 간섭이 없이, 효과적인 고에너지 물리 실험 시설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최근 미국에서 주도하는 브룩헤이븐 연구소의 전자-이온 충돌가속기 프로젝트에12) 필요한 검출기의 제작에 한국 고에너지 물리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 형태로 참여하고 있다. 전자-이온 충돌 가속기는 빔 충돌로 생성된 다양한 자연의 기본입자를 측정하여 핵자(양성자, 중성자) 질량 및 스핀 발생 이해, 핵자 구성 기본입자 특성 이해 등의 기초과학 연구에 활용될 거대 시설이다. 이때, 한국 연구진은 여러 중요 검출기들에 대한 주도적인 연구 개발 임무를 맡는다. 쿼크, 글루온 등의 핵자 내부의 입자와 전자 빔의 산란 반응을 통해 생성되는 전자, 광자, 강입자들을 높은 정밀도로 측정하는 것이 전자-이온 충돌가속기 실험에 핵심적인 요소이다. 2023년 한국 연구진과 미국 아르곤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북미 연구진이 절반씩 공동 제작하는 중앙전자기열량계 검출기 개발이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최종 승인되었다. 한국 연구진의 성공적인 검출기 제작 및 공동연구 임무 수행을 위해서는, 검출기의 시운전과 검증 과정이 필수적이다. 국내에 고에너지 전자빔 시험 시설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 때문이다.
최근 전자-이온 충돌 가속기 국내 연구진과 포항가속기연구소는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고에너지 전자빔 활용 방안에 대해 활발히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 12월에는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고에너지 물리 시험시설 구축을 위한 첫 번째 워크샵이 개최되어 전자빔을 활용한 다양한 실험 사례에 대해 발표를 듣고 논의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13)
이 원고의 뒷부분에서는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두 번째 경엑스선 구축 시 고려하고 있는 고에너지 물리 시험시설 구축 계획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두 번째 경엑스선 빔라인에서의 주요 전자빔 파라미터, 방사광 발진 전후의 빔 파라미터 등에 대해 확인해보며, 고에너지 물리 실험에 요구되는 주요 전자빔 파라미터와 관련 빔라인 구축에 대하여 소개한다.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먼저, 그림 1에 나타나 있는 개략도는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나타낸 것으로, RF photoinjector (음극 광 입사기), L0-L4 가속관, 그리고 구간별 bunch compressor (BC, 빔 압축기)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L3A 구간 이후에는 이중극 자석들이 놓여져 있어서 전자빔을 물리적으로 꺾게 된다. 이를 branch line이라 부르며, branch line을 통해 전달된 전자빔(최대 전자빔 에너지 3.15 GeV)은 빔 압축기를 거쳐 undulator 구간에서 방사광을 발생시킨다. Soft X-ray는 방사광의 광자 에너지 대역이 대략 0.25‒1.2 keV 정도이며, PAL-XFEL에서는 0.9 keV 대역이 사용자 서비스에 주로 활용된다. Branch line에서 꺾이지 않고 L3B-L4 구간을 통과하는 전자빔은 에너지가 최대 11 GeV로 증가하게 된다. 가속된 전자빔을 첫 번째 경 엑스선 빔라인(hard X-ray, HX1)의 undulator를 통과시켜 방사광을 발생시키며, 이때 방사광의 광자 에너지 대역은 2.5‒20 keV이다. 2025년 현재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서 운용되고 있는 빔라인은 HX1과 SX 라인으로 두 개가 있다.

HX1과 SX 라인 외에도, 그림 1에서는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현재 제안하고 있는 두 번째 경 엑스선 빔라인(HX2)을 함께 포함하고 있다. L4 가속구간 이후에 이중극 자석들을 배치함으로써 branch line을 만들고, 꺾인 전자빔이 두 번째 경엑스선 undulator에 입사되어 방사광을 발생시킨다. 표 1은 경엑스선에서의 주요 전자빔 및 방사광 파라미터를 나타낸다. 고에너지 물리 실험에서 주요하게 고려되는 파라미터는 전자빔의 전하량과 에너지, 그리고 빔 반복률이다. 먼저 빔 전하량은 180‒200 pC이다(본래 전하량은 250 pC이지만, 시간축 분포에서 균일한 빔 전류분포를 얻기 위해 BC1 구간에서 collimator mask를 이용해 빔의 머리/꼬리 부분을 자른다). 빔 에너지의 경우, HX2 빔라인에서 주력으로 발생시키는 방사광 광자 에너지 대역이 대략 2.0‒10.0 keV이고, 이에 해당하는 전자빔 에너지 대역이 7.0‒10.5 GeV 정도이다. 이 외에도, HX1, HX2 동시운전을 진행할 때, HX2로 전송되는 전자빔의 반복률은 30 Hz이다.
[Table 1] PAL-XFEL electron beam and FEL parameters for hard X-ray.
Parameters | Value |
---|---|
Electron beam charge (pC) | 180‒200 |
Number of electrons per bunch | 1.12‒1.24\(\small \times\)109 |
Electron beam kinetic energy (GeV) | 4.0‒10.5 (HX1), 7.0‒10.5 (HX2 only) |
Beam energy spread | ~1% after FEL generation |
Repetition rate | 30 Hz for HX2 |
Target photon energy range (keV) | 2.5‒20.0 (HX1), 2.0‒10.0 (HX2) |
그림 2는 start-to-end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전자빔의(t-E) 분포를 나타낸다. 먼저 그림 2(a)는 전자빔이 HX2 undulator에 통과하기 전의 분포를 나타내며, head-tail 간의 에너지 차이가 대략 20 MeV 정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전자빔의 길이가 전체 80 fs 정도로 압축되어 있어, peak 전류 \(\small \left( I _{\rm peak} = \frac{Q}{\sqrt{2} \sigma_{t}};~ \sqrt{2}\textsf{가 추가됨}\right)\)는 대략 3.0 kA이다. 해당 빔이 undulator를 통과하고, 방사광을 발진시키며 에너지를 잃는 과정을 GENESIS code를 이용해 전산모사를 진행하였다. 먼저, 전자빔은 elegant 시뮬레이션에서 L4의 일부분은 비활성화시켜 전자빔의 기준 에너지를 대략 8.475 GeV로 세팅하였다(9.5 keV SASE XFEL이 발진됨). 방사광 발진 이후 변화한 전자빔의 (t-E) 분포를 그림 2(b)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자빔이 에너지를 잃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에너지가 8.4 GeV 아래로까지 넓게 퍼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Undulator를 지나기 전 빔의 기준 에너지 대비 에너지의 퍼진 정도가 대략 1% 정도이다.

Fig. 2. (a) (t-E) phase space of the beam before HX2 undulator. (b) (t-E) phase space after the HX2 undulator.
PAL-XFEL 빔라인으로 다시 돌아와서, 현재 HX1 구간에 설치되어 있는 dump 구간은 그림 3과 같다. Undulator를 지난 전자빔은 수직 이중극 자석을 지나 아래로 꺾이게 된다. 이후 사중극 자석, 스크린을 지나 납 차폐 시설로 버려지게 된다. HX1의 dump 구간은, 온전히 전자빔을 적절하게 폐기하는 목적으로만 설계되었기 때문에, 사중극 자석 이후 dump까지의 거리가 대략 4 m 정도로 길지 않다. 가로 공간 역시 1.6 m 정도이다. 따라서, 고에너지 물리 실험의 여러 가지 요구조건에 따라서, 전자빔을 적절히 전송시키고 집속시킬 수 있는 고에너지 물리 실험용 빔 전송선로 설계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파악된다. 다음 세션에서는 두 번째 경엑스선 증설 시 고려하는 전자빔 전송선로 및 실험구역 구축 계획에 대해 소개한다.

Fig. 3. (a) Electron beam dump and FEL beamline along HX1 section. (b) Inside view of HX1 dump section that includes quadrupole magnets and YAG screen.
고에너지 물리 시험시설 구축 계획
그림 4는 두 번째 경엑스선 증설 시 계획 중인 고에너지 전자빔 빔라인 및 실험 구역 개략도이다. 먼저, HX2 구역에서 발생된 방사광은 직진하여 빔라인 허치(초록색 사각형으로 표시)로 전송된다. HX2의 dump 구간은 기본적으로 설계에 포함되어 있어 HX1과 나란히 설치된다. 전자빔 시험시설의 경우, 직선 구간에 있는 빔 덤프 시설 이전에 이중극 자석(빨간색 블록으로 표시)을 배치하여 전자빔을 진행 방향 기준 오른쪽(수평 방향)으로 꺾는다. 그리고 덤프 구간 옆의 공간(파란색 사각형 영역)을 고에너지 시험시설로 구축하여 전자빔을 전송받는다. 전자빔 실험실은 연구 인력이 직접 들어가 실험 장치, 차폐 장치를 설치하는 등 연구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가로 9.2 m, 세로 30 m 정도로 넓게 확보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전자빔 전송선로로 돌아와, 이중극 자석은 두 세트로 배치하여, 빔이 꺾인 뒤 achromat 형태(dispersion=0)로, 에너지에 대해 빔이 퍼지지 않는 전송선로 구성을 고려하고 있다. 이때, achromat 중간에는 이중극 자석으로 dispersion이 존재하기 때문에, 전자빔이 에너지 분포에 대해 horizontal 방향으로 퍼지게 된다. 따라서, 방사광 발진 이후 변화된 빔 에너지 대역 이내에서 선택적으로만 전자빔을 활용할 경우, achromat 사이에 collimator mask를 도입하는 것을 고려한다. 이를 사용해 특정 에너지 대역이 아닌 부분을 물리적으로 잘라내어 실험 구역에 빔을 전송할 수 있다. 이때, 물리적으로 전자빔을 막기 때문에, achromat 이후 실험실까지 이어지는 20 m 길이 구역에 방사선 안전을 위한 차폐 시설 설치를 고려한다.

Fig. 4. Drawing of test beam section along the HX2 beamline. Electron beam direction is from right to left.
검출기 성능 검증 테스트 및 실증 실험에는 다양한 전자 빔 조건이 요구된다. 예를 들면, 지난 12월 첫 번째 고에너지 물리 워크샵에서는 매우 낮은 전하량의 전자빔이 요구되는 실험 외에도, 방사광 발진 이후의 180‒200 pC의 온전한 전자빔을 사용할 수 있는 실험들이 제안되었다.14) 이외에도, light dark matter experiment (LDMX) 등 특정 에너지 전자빔이 필요한 실험 조건도 확인할 수 있었다.15) 해당 조건들을 모두 만족하기 위해서는, 현재 개략도에서는 포함되지 않은 사중극 자석들이 추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사광 발진 이후 전자빔 전송을 전산 모사를 진행하여 고에너지 전자빔 실험 구역으로 적절히 전자빔을 전송하기 위한 전송선로 라인을 구체화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
맺음말
미국의 전자-이온 충돌기 구축 및 실험에 고에너지 물리 한국 연구진이 공동 참여한다. 한국 공동 연구진은 그동안 LHC, RHIC, BELLE 등 전 세계의 고에너지 국제 공동 실험에 참여하여 20년 이상의 기술과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미국 에너지부도 인정하여 전자-이온 충돌기의 핵심 구성요소인 검출기 제작 및 장치 정밀도 향상 임무에 한국 연구진을 선정하였다. 따라서, 2032년 첫 전자-이온 충돌, 2033/34년 물리 연구에 활용될 수 있는 수준의 검출기 제작에는 고에너지 전자빔 기반의 시운전 및 검증 과정이 반드시 뒤따라줘야 한다. 국제 공동연구의 주도적인 본 과정의 수행은 바로 국내 대형 가속기 시설의 고에너지 빔을 활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2000년대 이전에는 고에너지 입자 빔의 부재 및 제한적 활용으로 이것의 추가 활용에 접근이 어려웠다. 그러나 현재, 국내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서는 10 GeV 스케일에 달하는 고에너지 전자빔을 보유하고 있으며, 방사광 발진으로 사용한 전자빔을 dump 구역으로 전송해 폐기하고 있다. 따라서, 폐기하는 전자빔을 이중극 자석을 통해 다른 방향으로 보내는 것이 가능하고, 이를 고에너지 물리 연구에 재활용할 수 있으므로, 현실적 사용 방안에 대해 포항가속기연구소와 고에너지 물리 국내 연구진이 논의를 진행해 오고 있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 고에너지 전자빔 시험시설을 구축하는 것은 여러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먼저, 해당 고에너지 시험시설이 전 세계적으로도 희소한 시설이기 때문에, 본 시험시설의 구축으로 고에너지 물리 분야에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핵 입자 분야의 기초 연구 국제 공동 시설의 규모로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구축에 있어서도 새로운 시설을 새로운 부지에 짓는 것이 아닌 기존의 거대 시설에 추가하는 방식이라, 절감된 예산으로 효과적으로 시설 구축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뿐만 아니라, 해당 시험시설을 통해 전자-이온 충돌기와 같은 거대 기초과학 연구에 한국 연구진이 효과적으로 기여하여, 국내 연구진의 고에너지 위상을 알리고, 나아가 미래의 고에너지 연구에서의 한국 연구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학/연에서의 파급력뿐만 아니라, 검출기 소자 기술을 고도화하여, 우리나라 12대 국가 전략기술 중 첫 번째로 나열된 반도체 산업에도 본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따라서, 고에너지 전자빔 시험시설 구축이 매우 절실하며, 포항가속기연구소와 고에너지 물리 연구진은 성공적인 시험시설 구축을 위한 구체적 논의를 앞으로도 계속 진행할 예정이다.
- 각주
- 1)CERN, A Nobel discovery, https://public-archive.web.cern.ch/en/Research/UA1_UA2-en.html.
- 2)W. de Boer, Precision Experiments at LEP, 60 Years of CERN Experiments and Discoveries, 107-136 (2015).
- 3)ATLAS collaboration, Observation of a new particle in the search for the Standard Model Higgs boson with the ATLAS detector at the LHC, Phys. Lett. B 716, 1 (2012).
- 4)CMS collaboration, Observation of a new boson at a mass of 125 GeV with the CMS experiment at LHC, Phys. Lett. B 716, 30 (2012).
- 5)Seung Yu Rah et al., Status of the Pohang Light Source project, Nucl. Inst. Meth. Phys. Res. A 347, 52 (1994).
- 6)Tong-Nyong Lee et al., The Pohang Light Source, Aust. J. Phys. 48, 321 (1995).
- 7)Tatsuhiko Sato et al., Measurement of the neutron spectrum by the irradiation of a 2.04-GeV electron beam into thick targets, Nucl. Inst. Meth. Phys. Res. A 463, 299 (1998).
- 8)Hee Seock Lee et al., Photoneutron Spectra from Thin Targets Bombarded with 2.0 GeV Electrons, J. Nucl. Scie. Tech. Supp. 1, 207 (2000).
- 9)Hee-Seock LEE and In Soo KO, Reseach on Nuclear Physics at the Pohang Accelerator Laboratory, New Physics: Sae Mulli 53, 94 (2006).
- 10)H.-S. Kang et al., Hard X-ray free-electron laser with femtosecond-scale timing jitter, Nat. Photonics 11, 708 (2017).
- 11)Heung-Sik Kang, Achievement and prospect of the PAL‑ XFEL, J. Korean Phys. Soc. 80, 684 (2022).
- 12)R. Abdul Khalek et al., Science Requirements and Detector Concepts for the Electron-Ion Collider: EIC Yellow Report, Nucl. Phys. A 1026, 122447 (2022).
- 13)고에너지 전자빔 시험시설 구축을 위한 워크샵, https://indico.cern.ch/event/1478832/overview.
- 14)Sehwook Lee, Experiments with e-, e+, 고에너지 전자빔 시험시설 구축을 위한 워크샵(https://indico.cern.ch/event/1478832/overview) (2024).
- 15)Jong-Chul Park, Various Possibilities @ Beam-Dump Facilities, 고에너지 전자빔 시험시설 구축을 위한 워크샵(https://indico.cern.ch/event/1478832/overview)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