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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초강력 레이저를 이용한 강력장 양자전기역학 연구

강력장 양자전기역학의 소개

작성자 : 김철민 ㅣ 등록일 : 2025-04-11 ㅣ 조회수 : 997 ㅣ DOI : 10.3938/PhiT.34.011

저자약력

김철민 박사는 2006년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같은 해 11월부터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원 초강력레이저연구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아울러 기초과학연구원 상대론적레이저과학연구단에서 강력장 양자전기역학, 상대론적 레이저-플라즈마 상호작용, 실험적 천체물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chulmin@gist.ac.kr)

Introduction to Strong-Field Quantum Electrodynamics

Chul Min KIM

Quantum electrodynamics (QED) is the fundamental theory of light-matter interactions. Although its weak-field version was completed about 70 years ago with glorious outcomes, the strong-field QED (SFQED) had remained an esoteric theoretical subject until modern ultra-intense lasers began to provide sufficiently strong light. In this article, we introduce SFQED by briefly discussing its meaning, theoretical and computational frameworks, nonlinear Compton scattering (the lowest-order SFQED process) with its demonstration, and key issues.

들어가며

양자전기역학(quantum electrodynamics, QED)은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대한 근본적인 이론이다. 빛이 약할 때의 양자전기역학(weak-field quantum electrodynamics, WFQED)은 70여 년 전에 완성되었는데, 재규격화 기법을 통해 과학 이론 중 가장 정확한 예측치를 산출했고, 그 이론적 구조는 양자장론의 원형이 되어 입자물리 표준모형의 근간이 되었다.1) 그러나 강력한 빛과 물질의 상호작용에 대한 강력장 양자전기역학(strong-field quantum electrodynamics, SFQED)은 실험이 불가능해서 오랜 세월 이론 연구의 주제 정도로만 여겨져 왔다. 최근 초강력 레이저로 SFQED 실험이 가능한 강한 빛을 만들게 되면서, 이제 SFQED 연구는 물리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최전선이 되었다. 현재 전 세계의 페타와트(petawatt, PW)급 초강력 레이저 시설에서 SFQED를 핵심주제로 하는 연구사업이 기획, 진행되고 있다.

이 글의 목적은 물리학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SFQED의 기본 개념과 큰 그림을 소개하는 것이다. QED의 관점에서 강한 빛의 의미, SFQED의 이론 체계와 전산모사 방법, SFQED의 기본 과정인 비선형 Compton 산란의 특징과 실험, SFQED의 주요 주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다. 이 글을 읽은 후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총설 논문을 권한다.2)3)4)5)

이 글에서 사용한 규약을 일러둔다. 이 글에서는 Heaviside-Lorentz 단위계를 사용하였다. 이 글에 나온 수식을 친숙한 SI 단위계의 표현으로 바꾸려면, 전하, 전하밀도, 전류, 전류밀도에 \(\small 1/\sqrt{\epsilon_0 }\), 전기장과 스칼라 퍼텐셜에 \(\small \sqrt{\epsilon_0 }\), 자기장과 벡터 퍼텐셜에 \(\small c \sqrt{ \epsilon_0 }\)를 곱하면 된다. 여기서 \(\small \epsilon_0\)는 진공의 유전율, \(\small c\)는 진공 중 빛의 속도이다. 메트릭은 diag\((+,-,-,-)\)을 썼다. 아울러 전문 용어는 물리학 용어집을 따라 표기하였고, 약어와 외국인명은 차후 검색의 편의를 위해 영어로 적었다.

QED의 관점에서 강한 전자기장

전자기장이 얼마나 강해야 QED의 기준으로 강한 것일까? 그리고 현재의 기술로 이러한 세기를 구현할 수 있을까? 또 이 상황을 어떤 인자로 편리하게 정량화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해 답해 보자.

1. QED의 고유 전자기장 세기: Schwinger장

모든 물리계는 고유의 물리량을 가지고 있다. 만약, 외부의 영향(예를 들어, 전자기장)이 계의 고유 물리량에 버금가기 시작하면, 우리는 그 영향이 세다고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수소 원자의 바닥상태 전자가 느끼는 쿨롱장에 버금가는 레이저장을 수소 원자에 걸어준다면 그것은 수소 원자에 대해 강한 전자기장이다. QED의 고유 물리량은 QED를 규정하는 물리상수인 빛의 속도(\(\small c\), 상대론), 플랑크 상수(\(\small \hbar\), 양자역학), 전자의 질량(\(\small m_e\)), 기본 전하량(\(\small e\))을 조합하여 원하는 차원의 양을 만듦으로써 얻을 수 있다.6) 예를 들어, \(\small m_{e}^{2} c ^{3} /(e \hbar )\)은 전기장의 차원을 가져서 QED의 고유 전기장 크기가 되는데, 이 양을 Schwinger장(\(\small E_S\))이라고 부르며 \(\small E _{S} =m _{e}^{2} c ^{3} /(e \hbar )=\) 1.3\(\times\)1018 V/m이다. 이 세기의 전기장은 진공 요동의 가상 전자-양전자쌍을 실제의 전자-양전자쌍으로 바꿀 수 있고(\(\small eE _{S} {\bar{\lambda }} _{C} = m _{e} c ^{2}\), \(\small {\bar{\lambda }} _{C} = \hbar /(m _{e} c)\)는 전자의 Compton 파장), 이 크기의 전기장을 갖는 빛은 \(\small I _{S} =cE _{S}^{2} /\)2\(=\)2.3\(\times\)1029 W/cm2의 엄청난 세기를 갖는다. 현재 인류가 달성한 가장 강력한 빛의 세기가 1023 W/cm2임을7) 감안하면, Schwinger장을 가까운 미래에 실험실에서 구현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상호작용 전에 고에너지 입자가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2. Schwinger장의 실현

Schwinger장을 완전한 진공에서 구현하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고에너지 전자를 레이저장과 충돌시키면, 상대론적 Doppler 효과에 의해 전자가 자신의 고유좌표계에서 느낀 전기장이 실험실계의 전기장보다 2\(\small\gamma\)만큼 세지는데(\(\small\gamma\)는 전자의 상대론적 인자), 이를 이용하여 Schwinger장을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6 GeV의 전자와 2.3\(\times\)1021 W/cm2의 세기를 갖는 레이저장을 충돌시키면, 전자는 그 고유계에서 Schwinger장만큼 센 전기장을 느끼게 되고 WFQED에서는 일어나지 않는 비선형 QED 과정들이 일어나게 된다. 이 조건은 현재의 기술로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 전자가속기와 초강력 레이저를 함께 이용하거나, 초강력 레이저의 빔을 둘로 가른 후 한 빔으로 고에너지 전자를 만들어 다른 빔과 충돌시킨다.8) 이러한 충돌실험을 통해 SFQED를 연구할 수 있다.

3. 강력장 QED의 영역을 나타내는 인자: \(\chi_e\)와 \(a_0\)

SFQED의 영역을 정량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양자적 비선형 인자(\(\small\chi_e\))와 고전적 비선형 인자(\(\small a_0\))가 널리 쓰인다. 양자적 비선형 인자는 \(\small \chi_e \equiv E^{*}/ E_S\)로 정의하는데(\(\small E^{*}\)는 전자의 고유좌표계에서 본 전기장의 크기), 외부 전자기장이 고유좌표계에서 쟀을 때 Schwinger장에 얼마나 가까운지 나타낸다. 따라서 \(\small\chi_e \sim\) 1의 조건은 SFQED 영역에 진입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 인자는 Lorentz 불변인데, 임의의 좌표계에서 유효한 형태로 바꾸면 \(\small \chi_e = e\hbar\sqrt{-(F\cdot p)^2 / (m _{e}^{3} c ^{4} )}\) (\(\small F\)는 전자기장의 field-strength 텐서, \(\small p\)는 전자의 4차원 운동량)이 되고, 정면충돌조건에 대해

\[\chi_{e} =0.257 \cdot (E _{e} /(1~ {\mathrm{GeV}})) \cdot \sqrt {I/(10 ^{21} ~\mathrm{W/cm ^{2}} )}\]

이다(\(\small E_e\)는 전자의 운동에너지, \(\small I\)는 전자기장의 세기).

고전적 비선형 인자는 \(\small a _{0} \equiv eE( \lambda /2 \pi )/(m _{e} c ^{2} )\)로 정의하는데(\(\small E\)는 전기장 크기, \(\small\lambda\)은 전자기장의 파장), 전자기장이 상대론적 관점에서 얼마나 센지 나타낸다. \(\small a_0 \sim \) 1이면, 전기장이 한 파장에 걸쳐 전자에 한 일이 대략 전자의 정지 에너지 수준이 된다. \(\small a_0\) 역시 Lorentz 불변이고, \(\small a_0 = e \sqrt{-A \cdot A}/(m _{e} c ^{2} )=e | {\vec{A}} | /(m _{e} c ^{2} )\) (\(\small A\)는 전자기장의 4차원 벡터 퍼텐셜, \(\small\vec{A}\)는 3차원 벡터 퍼텐셜)이 되며,

\[a _{0} =0.855 \cdot ( \lambda /(1 {\mathrm{\mu m}})) \cdot  \sqrt {I/(10^{18} ~\mathrm{W/cm}^{2} )}\]

이다. \(\small a_0\)는 규격화된 벡터 퍼텐셜 또는 상대론적 비선형 인자라고도 부른다.

\(\small\chi_e\)와 \(\small a_0\) 사이에는 \(\small \chi _{e} =a _{0} \hbar \omega ^{*} /(mc ^{2} )\)의 비례 관계가 성립하는데, \(\small \hbar \omega ^{*} (= \gamma (1+ \beta) \hbar \omega )\)는 전자의 고유계에서 본 전자기장 광자의 에너지이다.(\(\small\gamma\)와 \(\small\beta\)는 전자의 상대론적 인자, \(\small\omega=2\pi c/\lambda\)) 따라서, \(\small\chi_e\)를 높이기 위해서는 전자기장을 세게 하거나(\(\small a_0\) 증가), 전자에너지를 높여야 한다(Doppler 효과에 의해 \(\small \hbar \omega^*\) 증가). 물론 둘 다 높이면 제일 좋다.

강력장 QED의 이론 체계와 전산모사 방법

QED의 기본방정식은 전자기장을 포함한 Dirac 방정식이다.9)

\[\left[ i \hbar \gamma ^{\mu } \partial _{\mu } - \frac{q _{e}}{c} \gamma ^{\mu } A _{\mu } (x)-m _{e} c \right] \psi (x)=0\]

여기서 \(\small\gamma^\mu\)는 Dirac의 행렬, \(\small q_e = -e, A_\mu\)는 전자기장의 4차원 퍼텐셜이다. 약한 전자기장에 대해서는 \(\small q _{e} A _{\mu } /c\)를 섭동으로 취급하여 QED 과정의 확률을 계산한다. 섭동이론의 최저차과정만 취해도 실험 결과의 대부분을 설명할 수 있으나,10)11) 고차과정을 계산하면 대부분 발산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1940년대에 Schwinger, Feynman, Tomonaga, Dyson이 발산량으로부터 유한량을 얻어내는 방법, 즉 재규격화 기법을 고안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 QED를 가장 정확한 과학이론의 반열에 올려놓았다.12) 하지만 전자기장이 너무 강하다면 이와 같은 섭동론을 쓸 수 없다. 이럴 땐 어떻게 이론 체계를 세울 수 있을까? 또 시공간적으로 레이저장과 전자 무리의 특성이 변하는 실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정량적인 예측을 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알아보자.

1. 강력장 QED의 이론 체계와 기본 과정

위의 Dirac 방정식에서 전자기장이 약하다는 것을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둘째항이 셋째항보다 작다는 말인데, 이 조건은 바로 \(\small a_0 <\) 1 또는 이와 동등하게 \(\small E < E _{S} ( \hbar  \omega /m _{e} c ^{2} )\)이다. 전자기장의 광자 에너지가 1.55 eV인 경우, 2.1 \(\times\)1018 W/cm2만 되어도 이 조건이 깨지지만, 광자 에너지가 0.511 MeV(\(\small\simeq m _{e} c ^{2}\))인 경우 이 조건을 깨려면 2.3\(\times\)1029 W/cm2 (\(\small \simeq I _{S} \))의 세기가 필요하다. 따라서 강력한 레이저장과 고에너지 전자가 상호작용하여 고에너지 광자가 방사되는 경우, 강력한 레이저장과 전자와의 상호작용은 비섭동적으로 다루어야 하고, 고에너지 광자의 방출, 흡수는 섭동적으로 다룰 수 있다.

Fig. 1. Volkov propagator (denoted by a double line in the left) as the sum of electron propagators dressed by an external field at an arbitrary number of vertices. The wiggly line ending with “X” denotes the external field. Time flows from left to right.
Fig. 1. Volkov propagator (denoted by a double line in the left) as the sum of electron propagators dressed by an external field at an arbitrary number of vertices. The wiggly line ending with “X” denotes the external field. Time flows from left to right.

이런 특성을 고려하여 \(\small A _{\mu }\)를 저진동수 전자기장과 고진동수 전자기장으로 나누어(\(\small A _{\mu } =A _{\mu }^{(l)} +A _{\mu }^{(h)}\)) Dirac방정식을 푼다. \(\small A _{\mu }^{(l)}\)만 넣은 Dirac방정식의 완전한 해를 구해 기저함수로 이용하고, \(\small A _{\mu }^{(h)}\)를 섭동으로 취급한다. 몇 가지 형태의 \(\small A _{\mu }^{(l)}\)에 대해 완전해가 알려져 있다.13) 이 방법을 Furry 묘사(picture)라고 하는데, 수소원자의 Lamb 이동 계산에서 쓰였다(이 경우, 원자핵의 쿨롱장이 \(\small A _{\mu }^{(l)}\)).14) \(\small A _{\mu }^{(l)}\)이 평면파일 때의 풀이를 Volkov해라고 한다.15) Volkov해를 이용하여 Feynman 전파자를 구성하면, 전자기파에 의해 꾸며진(dressed) 전자의 Feynman 전파자(Volkov 전파자라고 부름)가 되고(그림 1), WFQED의 Feynman 규칙에서 자유 전자 전파자(단일선으로 표시)를 Volkov 전파자(이중선으로 표시)로 치환하면 SFQED의 Feynman 규칙이 만들어진다.4)16)

Fig. 2. Lowest-order SFQED processes: (a) nonlinear Compton scattering (NCS) and (b) nonlinear Breit-Wheeler pair production (NBWPP). Time flows from left to right.
Fig. 2. Lowest-order SFQED processes: (a) nonlinear Compton scattering (NCS) and (b) nonlinear Breit-Wheeler pair production (NBWPP). Time flows from left to right.

1960년대에 Reiss, Narozhny, Nikishov, Ritus 등이 Volkov해를 이용하여 저차의 SFQED 과정에 대한 계산을 하였다.16) 최저차의 SFQED 과정은 비선형 Compton 산란(nonlinear Compton scattering, NCS)과 비선형 Breit-Wheeler 쌍생성(nonlinear Breit-Wheeler pair production, NBWPP)이다.(그림 2) NCS는 꾸며진 전자가 광자를 저절로 내놓는 자발방출이고, NBWPP는 자발쌍생성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외부전자기장에 의해 꾸며진 전자가 아니라 자유 전자라면, 이렇게 상호작용 마디가 1개인 과정은 확률이 0이다. 왜냐하면 한 개의 자유 전자가 한 개의 광자를 온전히 방출하거나 흡수하면 에너지-운동량 보존이 깨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꾸며진 전자는 외부 전자기장과 에너지와 운동량을 교환할 수 있어서 에너지-운동량 보존을 만족시킬 수 있다. Volkov 전파자를 그림 1의 방식으로 분해해서 본다면, NCS는 전자와 복수의 전자기파 광자가 상호작용하여 하나의 고에너지 광자를 만드는 과정이고(\(\small e ^{-} +n \omega \rightarrow e ^{-} + \gamma \)), NBWPP는 하나의 고에너지 광자가 복수의 전자기파 광자와 상호작용하여 전자-양전자쌍을 만드는 과정이다(\(\small \gamma +n \omega \rightarrow e ^{+} +e ^{-}\)). \(\small n\)을 각 과정의 차수라 하고, \(\small n >\) 1인 경우 비선형 과정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고차 과정, 즉 복사 보정과 재규격화가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2)3)4)17)

2. 강력장 QED의 전산모사 방법: QED-PIC

레이저-전자 충돌 실험에서는 108개 이상의 전자가 시공간적으로 급격히 변하는 전자기장과 상호작용한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SFQED 과정뿐만 아니라 전자기장의 시공간적 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SFQED 과정의 Monte Carlo 계산모듈을 플라즈마 particle-in-cell (PIC) 전산모사에 삽입하여 이용하는데, 이를 QED-PIC 전산모사라고 한다.18) 이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전자기장은 그 파장과 주기 정도의 시공간 크기에서 고전전자기학에 따라 변하고, SFQED 과정은 Compton 파장과 시간 정도의 훨씬 작은 시공간 크기에서 발생한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이 가정은 SFQED의 조건인 \(\small\chi_e\sim\) 1 또는 \(\small\chi_e >\) 1, \(\small a_0 \gg\) 1의 상황에서 잘 맞는다.16)

전자기장의 시공간적 변화를 계산하는 PIC는 플라즈마의 미시적 변화를 전산모사하기 위해 널리 쓰이는 방법이다.19) 다수의 자유 전하와 전자기장의 상호작용을 모사하기 위해 Lorentz 방정식과 Maxwell 방정식을 함께 수치적으로 푼다. PIC에서는 공간을 격자로 나누어, 전자기장, 전하밀도, 전류밀도를 격자점마다 정의하고, 전하는 임의의 위치에 놓는다. 격자점의 전자기장을 내삽하여 임의의 위치에 있는 전하가 받는 힘을 구하고 Lorentz 방정식을 푼다. 그리고 임의의 위치에 있는 전하의 물리량을 내삽하여 각 격자점에서의 전하밀도와 전류밀도를 구하고 이를 이용하여 Maxwell 방정식을 푼다. 이 두 풀이 과정을 교대로 반복하여 전하와 전자기장의 시공간적 변화를 알아낸다.

SFQED 과정은 Monte Carlo 방식으로 전산모사한다.18) NCS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우선, 양자 현상인 NCS가 일어나는 때를 정하기 위해, 0과 1 사이의 수에 대한 균일 확률 분포로부터 무작위값을 얻어 이를 이번 NCS의 기준 확률(\(\small\xi\))로 삼는다. 그리고 전자를 따라가면서 NCS의 전이율을 시간에 대해 적분하여 그 값이 \(\small\xi\)를 넘어서는 순간 그때를 NCS의 발생시점으로 잡고, 전자의 진행방향으로 고에너지 광자를 발생시킨다. 이때 발생 광자의 에너지는 무작위값을 발생시켜서 정하는데, 그 무작위값은 해당 시점의 전자 운동량과 전자기장 세기에 대한 NCS의 스펙트럼을 규격화한 확률분포로부터 얻는다. 그리고 발생된 광자의 에너지, 운동량을 전자의 에너지, 운동량에서 빼준다. 이렇게 NCS가 한번 일어나고 나면, 새로운 \(\small\xi\)를 얻고 이 과정을 되풀이한다. 이 방식에 따르면, 전자기장의 세기가 세면 전이율이 커서 짧은 시간 안에 NCS 과정이 일어날 것이다.

사실 이 Monte Carlo 과정에서 이용하는 NCS의 전이율은 평면파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일정한 전자기장에 대한 것인데, 이를 국소적 균일장 근사(locally constant field approximation, LCFA)라고 한다. NCS가 일어나는 시공간크기, 즉, Compton 파장, 시간 크기에서는 전자기장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이 근사는 \(\small a_0 \gg\) max(1, \(\small\chi_e^{1/3}\))일 때 잘 맞는다.20) 전이율을 계산할 때 공식에 따라 복잡한 특수 함수를 매번 수치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수표를 만들어 놓고 내삽을 이용한다.

Fig. 3. QED-PIC simulation results for a collision of an 4-GeV (7830) electron bunch moving left to right with an ultra-intense laser pulse: electron density (‒), positron density (+), and photon density () for laser intensities of (a) 1021 W/cm2 (021.6, e1.0) and (b) 1023 W/cm2 (0216, e10). The laser wavelength is 800 nm, and thus 1.71021 cc and 2/(800 nm). The electron bunch’s initial density is 10‒5C. The laser pulse has a pulse width of 7 optical periods (FWHM). The plot refers to the moment when the electron bunch nearly meets the pulse peak.
Fig. 3. QED-PIC simulation results for a collision of an 4-GeV (\(\small\gamma=\) 7830) electron bunch moving left to right with an ultra-intense laser pulse: electron density (\(\small n_‒\)), positron density (\(\small n_+\)), and photon density (\(\small n_\gamma\)) for laser intensities of (a) 1021 W/cm2 (\(\small a_0 =\) 21.6, \(\small\chi_e =\) 1.0) and (b) 1023 W/cm2 (\(\small a_0 =\) 216, \(\small\chi_e =\) 10). The laser wavelength is 800 nm, and thus \(\small n_c =\) 1.7\(\times\)1021 cc and \(\small\omega=\) 2\(\small\pi c\)/(800 nm). The electron bunch’s initial density is 10‒5\(\small n_c\). The laser pulse has a pulse width of 7 optical periods (FWHM). The plot refers to the moment when the electron bunch nearly meets the pulse peak.

QED-PIC 전산모사 코드인 Smilei를21) 이용하여 고에너지 전자와 초강력 레이저 펄스의 충돌을 전산모사한 예가 그림 3에 있다. \(\small\chi_e\sim\) 1일 때 NCS만 일어나고 NBWPP는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그림 3(a)) 전자빔의 방향은 변하지 않고, 발생된 광자는 전자빔과 거의 붙어서 움직인다. 하지만 \(\small\chi_e \sim\) 10이 되면 NBWPP가 활발히 일어나서 양전자가 발생한다.(그림 3(b)) 게다가 강력한 레이저장에 의해 전자가 진동 운동을 하여, 그 결과 광자와 양전자도 발산이 커진다. \(\small\chi_e\)가 커지면 NCS와 NBWPP가 반복적으로 일어나서(cascade) 전자, 양전자, 광자로 구성된 QED 플라즈마가 발생하게 된다. 현재 레이저-플라즈마 전산모사에 쓰이는 대다수 코드들이 QED-PIC 모듈을 탑재하고 있다.

비선형 Compton 산란

NCS는 SFQED의 최저차과정이고 NBWPP보다 실험에서 구현하기 쉽기 때문에 SFQED 실험에서 가장 먼저 구현하는 과정이다. 우선 NCS의 이론을 바탕으로 중요한 특징을 알아보고, 실험 결과를 소개한다.

1. 비선형 Compton 산란의 특징

Narozhny와 Ritus 등이 구한 NCS의 광자 방사율을 이용하여 NCS의 기본적인 특성을 이해할 수 있다. 총 광자 방사율은 각 차수의 방사율을 합하여 얻어진다.

\[W= \sum _{n=1} ^{} W _{n} ( \gamma ,a _{0} , \chi _{e} )\]

여기서 \(\small n\)은 NCS의 차수, \(\small \gamma\)는 입사 전자의 상대론적 인자, \(\small W_n\)은 Bessel 함수 등 특수함수를 포함한 복잡한 정적분이다.16)

Fig. 4. Photon emission rate in NCS as a function of the order ob- tained by the analytic formula by Narozhy et al.[14]
Fig. 4. Photon emission rate in NCS as a function of the order ob- tained by the analytic formula in Ritus.16) 

차수별 방사율 \(\small W_n\)을 \(\small\chi_e\), \(a_0\), \(\gamma\)의 몇 가지 경우 대해 구한 결과가 그림 4에 나와 있다. 이 그래프를 보면 \(\small\chi_e\)가 작을 때, 전체적으로 방사율이 작고 차수가 증가하면 급격히 떨어진다. 하지만 \(\small\chi_e\)가 커지면, 방사율이 전체적으로 증가하면서 차수에 따라 완만히 떨어지는 양상으로 바뀐다. 외부의 영향이 강해짐에 따라 이렇게 차수에 대한 의존성이 변하는 것은 대부분의 비선형계가 보이는 일반적인 특징이다.

실험에서 광자의 스펙트럼은 차수가 아니라 광자에너지의 함수로 얻어진다. 따라서 차수별 광자에너지를 알아야 하는데, 이는 반응 전후의 꾸며진 전자, 전자기장 광자, 고에너지 광자 사이의 에너지, 운동량 보존법칙으로부터 얻을 수 있다.4) 정면충돌인 경우에 주어진 차수에 해당하는 고에너지 광자의 에너지는 아래와 같다.

\[\hbar \omega _{n}^{\prime } = \cfrac{n \hbar \omega }{1+ \left( \cfrac{n \hbar \omega }{\gamma m _{e} c ^{2}} + \cfrac{a _{0}^{2}}{4 \gamma ^{2} (1+ \beta )} - \beta \right) \cfrac{1+\cos \theta }{1+ \beta }}\]

여기서 \(\small\omega\)는 전자기장의 진동수, \(\small\beta\)는 전자의 상대론적 인자, \(\small\theta\)는 방사된 광자의 방향이다(좌에서 우로 가는 가로축이 기준). 분모에 \(\small a_0^2\)이 있으므로, 광자가 입사 전자와 비슷한 방향으로 방사되는 경우(\(\small \cos\theta >\) 0), 전자기장의 세기가 커질수록 주어진 차수에 해당하는 광자 에너지가 줄어든다. 이러한 감소는 전자기장에 의해 꾸며진 전자는 상대론적으로 관성이 증가하므로 전자기장의 진동을 뒤처져서 따라가기 때문이다.

Fig. 5. Total photon emission rate as a function of photon energy. The electron energy is fixed to 2 GeV. (a) total photon emission rate for intensities of {1014,1015,...,1022} W/cm2 and max2000; and (b) total photon emission rate for an intensity of 1022 W/cm2(068, e1.6) and max{2,4,6,...,20}105.
Fig. 5. Total photon emission rate as a function of photon energy. The electron energy is fixed to 2 GeV. (a) total photon emission rate for intensities of {1014, 1015, ..., 1022} W/cm2 and \(\small n_\mathrm{max}=\) 2000; and (b) total photon emission rate for an intensity of 1022 W/cm2 (\(\small a_ =\) 68, \(\small\chi_e =\) 1.6) and \(\small\ n_\mathrm{max} =\) {2, 4, 6,..., 20}\(\times\)105.

전자 에너지를 2 GeV로 고정시키고 레이저 세기를 변화시켜가며 총 광자 방사율을 계산한 결과가 그림 5에 보여진다. 그림 5(a)에서 레이저 세기가 작을 때는 저차의 Compton 끝머리(edge)가 명확하게 보인다.(파란 곡선의 90 MeV 부근에 1차의 끝머리, 빨간 곡선의 170 MeV 부근에 2차의 끝머리 등). 하지만 레이저 세기가 증가함에 따라, 끝머리들은 상대론적 관성 증가 때문에 적색이동을 한다. 1021 W/cm2인 경우(회색 곡선), 여러 차수의 끝머리가 너무 밀집하여 끝머리 구조가 거의 분간되지 않는다. 1022 W/cm2인 경우(금색 곡선), 갑자기 방사율이 떨어지는데, 실제로 이런 것이 아니라, 계산의 최대차수(\(\small n_\mathrm{max} =\) 2000)가 너무 작아서 총방사율이 덜 계산되었기 때문이다.

최대차수를 2\(\times\)105부터 2\(\times\)106까지 증가시키면서 총방사율을 계산하면 그림 5(b)의 곡선들이 얻어진다. 광자 에너지의 운동학적 한계는 전자 에너지인 2 GeV인데, 이 근처까지 방사율을 계산하려면 2\(\times\)106이라는 엄청난 차수까지 계산해야 한다. \(\small a_0 \gg\) 1인 경우, \(\small n_\mathrm{max} \propto a_0^{2.53}\)여서22) 차수별 방사율을 더하는 방식으로 총방사율을 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 된다. 총방사율의 전체적인 개형을 보면, 낮은 에너지에서 급격히 떨어지지만, 곧 매우 넓은 에너지 영역에 걸쳐 천천히 떨어지고(평탄 영역), 운동학적 한계 근처에서 다시 급격히 떨어진다(잘림 영역). 이 또한 비섭동적으로 구동된 비선형계에서 흔히 보이는 특징이다. 예를 들어, 강력한 레이저장에 의해 구동된 전자에서 발생하는 고차조화파도 이러한 양상을 보인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23)

레이저 세기가 약할 때는 그림 5(a)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저차의 Compton 끝머리가 잘 분간되므로 이들의 위치를 기준으로 물리적 상황을 추정할 수 있다. 실험에서는 완전한 평면파가 아니므로 그림 5(a)의 결과를 서로 다른 레이저 세기에 대해 평균하는 효과가 나타나서 끝머리가 뭉툭해지겠지만, 레이저 세기를 잘 택하면 끝머리를 위치를 분간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레이저 세기가 센 경우는 이렇게 분간할 수 있는 특징은 별로 없다.(그림 5(b)) 상대론적 관성 증가 때문에 다른 차수의 끝머리들이 밀집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험에서는 여기에 레이저 세기의 평균 효과가 더해진다. 이 경우에는 레이저 세기를 올려가면서 잘림 영역의 이동과 스펙트럼의 세기 변화(특히 평탄 영역에서) 등을 관측하면 물리적 상황에 대해 추정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small\chi_e\)가 고정되어 있을 때, 전자의 에너지가 높고 \(\small a_0\)이 작은 경우는 그 반대의 경우보다 상대론적 관성 증가가 적어서 끝머리를 더 잘 분간할 수 있다.

2. 비선형 Compton 산란 실험

비선형 Compton 산란 실험에서는 고에너지 전자를 초강력 레이저 펄스와 충돌시켜야 한다. 그 첫 실험은 미국 Stanford Accelerator Laboratory (SLAC)에서 1990년 후반에 이뤄져 NCS와 NBWPP가 관측되었다.24)25) 전자가속기의 47 GeV 전자를 이용했으나, 레이저 세기는 1018 W/cm2 정도여서(\(\small a_0 \sim\) 0.9, 레이저 파장 \(=\) 1054 nm), \(\small \chi_e \sim\) 0.38를 달성했으나 \(\small n =\) 4까지의 저차 과정만 관측하였다. 하지만 최초로 비선형 QED 과정을 실증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그 이후 레이저를 이용한 전자 가속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레이저의 빔을 둘로 갈라서 한 빔으로 전자를 가속하여 다른 빔과 충돌시키는 전광학적(all-optical) 방식이 등장했다. 여러 실험 결과들이 보고되었으나,26)27) \(\small\chi_e \simeq\) 0.46, \(\small a_0 >\) 10 영역, 즉 본격적인 SFQED 영역에서의 감마선 스펙트럼은 2024년에 최초로 얻어졌다.8) 이 실험에서 연구진은 4 PW 레이저의 빔을 둘로 가른 후, 하나는 레이저 항적장 가속 방식으로 2‒3.5 GeV 전자빔을 만들고,28) 이 전자빔을 다른 레이저빔과 30˚의 각도로 충돌시켰다.29) 충돌하는 레이저빔의 최대 세기는 4\(\times\)1020 W/cm2여서 \(\small a_0 =\) 14에 이르렀고, \(\small \chi_e =\) 0.46이 달성되었다. NCS를 통해 발생된 감마선은 수 MeV부터 670 MeV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완만히 감소하여 비섭동 영역에서 NCS가 발생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470 MeV 광자가 측정되었다는 것은 고에너지 전자와 330개의 레이저 광자가 충돌하여(\(\small n=\) 330) 한 개의 470 MeV 광자로 변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결과는 처음으로 비섭동적 SFQED 과정을 실증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강력장 QED의 연구 주제

SFQED의 기본 과정인 NCS를 비섭동 영역에서 실증한 것은8) 본격적인 SFQED 연구의 신호탄이다. 많은 예측과 제안들이 실험을 통해 실증되길 기다리고 있고, 실험 상황을 보다 충실하게 기술하기 위한 모델이 개발되고 있으며, Furry 묘사를 넘어서려는 이론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SFQED 연구를 고에너지 천체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 활용하거나 더 나아가 이들 현상을 지상에서 구현하려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는 이러한 주제들에 대해 간략히 살펴본다.

1. 복사 반작용, 비선형 Breit-Wheeler 쌍생성, 다단계 과정, 그리고 QED 플라즈마

복사 반작용(radiation reaction, RR)은 전하가 전자기파를 방사할 때 에너지와 운동량을 잃는 현상이다. 전자기파가 에너지와 운동량을 가지고 있으니 당연한 이야기지만, RR을 자체일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아직도 고전전자기학의 풀리지 않은 난제이다. 하지만 고전전자기학이 유효한 범위에서는 Landau와 Lifshitz의 섭동 전개가 훌륭한 근사를 제공한다고 여겨지고 있다.30) \(\small a_0 \sim\) 100 레이저장에 의해 구동된 전자는 레이저 한주기만에 자기가 가진 에너지의 상당량을 잃는 복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RR을 고려해야 한다. \(\small \chi_e \sim\) 10‒2 정도까지는 RR을 고전적인 연속과정으로 다룰 수 있지만, 그 이상에서는 양자적인 이산과정으로 다루어야 한다.31) 작은 광자 에너지에 대해서는 고전적 RR과 양자적 RR이 별 차이가 없지만, NCS 실험에서처럼 큰 광자 에너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다른 결과를 가져온다. 이 둘의 차이를 실증하고 그 함의를 파악하는 것이 주목 받는 연구주제 중 하나이다.

NCS는 \(\small \chi_e \sim O\)(1)에서 실증되었으나, NBWPP는 비섭동 영역에서 아직 실증되지 않았다. 그림 3에서 보듯이, 감마선 광자를 NCS로 발생시키는 경우 \(\small \chi_e \sim O\)(10)의 조건이 필요하다. 그래서 감마선 광자를 가속기에서 나오는 고에너지 전자의 제동복사로부터 얻는 방식도 추진되고 있다.32) NBWPP가 된다면 그 다음은 NCS와 NBWPP가 다단계로 발생하여(cascade) QED 플라즈마가 형성되는 것을 실증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small \chi_e \sim O\)(10)에서는 이 반복과정이 소나기형으로 일어나는데 최초의 입자 에너지에 의해 QED 플라즈마 형성이 제한된다. \(\small \chi_e\)가 10을 훨씬 넘어서면, 이 반복과정은 사태형으로 바뀌면서 레이저 에너지가 흡수되어 QED 플라즈마가 폭발적으로 형성된다.33) 우주의 고에너지 현상에서나 존재하는 QED 플라즈마를 지상에서 만들어 연구할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2. 양자역학적 진공: 진공 복굴절과 Schwinger 쌍생성

진공(眞空)이란 명칭은 고전물리학적이다.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진공은 입자-반입자 쌍이 끝없이 생성, 소멸하는, 즉, 진공 요동 때문에 비어 있다고 보기 힘든 공간이다. 그래서 초강력 레이저장 정도의 강한 전자기장을 걸어주면 이들의 존재 때문에 생기는 광학적 효과를 측정할 수 있고, Schwinger장 정도로 강한 전기장을 걸어주면 가상 입자-반입자 쌍을 실제 입자-반입자쌍으로 태어나게 할 수 있다. 전자를 진공 복굴절, 후자를 Schwinger 쌍생성이라고 한다. 현재 진공 복굴절을 측정하기 위해 초강력 레이저를 집속하고 그 영역에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에서 나온 엑스선을 지나가게 하여 엑스선의 편광 변화를 측정하려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34) 고속 입자가 없는 상황에서 Schwinger장을 실현할 길이 없으므로 Schwinger 쌍생성은 아직은 이론적으로만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35)36)37) 이 두 현상은 양자역학적 진공의 직접적인 증거이다.

맺음말

이 글을 통해 SFQED에 대해 소개하였다. 이제 기술적인 내용을 뒤로 하고, SFQED의 의의를 요약하고자 한다.

“Stronger Is Different”

표현은 응집물질물리의 대가인 P. W. Anderson이 쓴 도발적인 논문의 제목을 패러디한 것이다.38) 외부와 상호작용하는 물리계에서 외부 영향의 강도는 물리 현상의 양상을 결정짓는 game changer이다. SFQED에서는 강한 전자기장이 약한 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비선형 QED 과정들을 발생시킨다. 그 결과물인 QED 플라즈마는 고전전자기학의 집단적 동역학이 양자역학의 입자 생성, 소멸과 결합되어 있는 독특한 신물질이자 우주의 고에너지 현상에 수반되는 요소이다. 아울러 강한 전자기장은 진공의 양자역학적 본성을 드러나게 한다. 이렇게, 강한 전자기장은 우리에게 탐구해야 할 새로운 물리학의 영역을 열어준다.

마지막으로 한국의 초강력 레이저 개발과 SFQED 실험 이력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SFQED 연구의 필수요건은 PW급 초강력 레이저인데, 한국 연구진은 이 분야의 선도그룹 중 하나이다. 그 시작은 2003년부터 2011년까지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에서 수행한 극초단 광양자빔 연구시설 설치운영사업(연구책임자: 이종민)이다. 이 사업을 통해 2010년 세계 최초로 PW 펨토초 레이저를 구축하고39) 연구시설을 완성하여 레이저 플라즈마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산출하였다. 이 시기 구축된 연구시설을 2012년 말 초강력레이저과학연구단(기초과학연구원 GIST 캠퍼스 연구단, 단장: 남창희)이 이어받아 2023년까지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기간에 세계 최초로 4.2 PW 펨토초 레이저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현 세계 기록인 1.1\(\times\)1023 W/cm2의 빛세기에 도달하였고,7) 세계 최초로 비섭동적인 SFQED 영역에서 NCS를 실증하였다.8) 2024년 말에는 이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하여 상대론적레이저과학연구단(기초과학연구원 GIST 캠퍼스 연구단, 단장: 김경택)이 출범하여 SFQED 분야에서 더욱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 도전과 성공의 이야기가 앞으로도 이어져서, 한국 연구진이 SFQED 분야에서 물리학의 지평을 크게 넓히길 기대하며 이 글을 마친다.

각주
1)A. Pais, Inward Bound: Of Matter and Forces in the Physical World (Clarendon Press, 1988).
2)A. D. Piazza et al., Extremely high-intensity laser interactions with fundamental quantum systems, Rev. Mod. Phys. 84, 1177 (2012).
3)A. Gonoskov, T. G. Blackburn and M. Marklund, Charged particle motion and radiation in strong electromagnetic fields, Rev. Mod. Phys. 94, 045001 (2022).
4)S. V. Popruzhenko and A. M. Fedotov, Dynamics and radiation of charged particles in ultra-intense laser fields, Phys.-Usp. 66, 460 (2023).
5)T.-P. Yu et al., Bright X/\(\small\gamma\)-ray emission and lepton pair production by strong laser fields: a review, Rev. Mod. Plasma Phys. 8, 24 (2024).
6)\(\small e, \hbar, c\)는 서로 독립적이지 않고 미세구조상수(\(\small\alpha_e\))를 통해 상호의존적이다. \(\small \alpha_e \equiv e^2 / (4\pi\hbar c)\simeq 1/137\).
7)J. W. Yoon et al., Realization of laser intensity over 1023 W/cm2, Optica 8, 630 (2021).
8)M. Mirzaie et al., All-optical nonlinear Compton scattering performed with a multi-petawatt laser, Nat. Photonics 18, 1212 (2024).
9)여기서는 정통 양자장론 대신 Feynman 전파자 이론의 관점을 택하여 Dirac 방정식을 양자역학적 파동방정식으로 취급한다.
10)W. Heitler, The Quantum Theory of Radiation, 3rd ed. (Oxford University Press, 1954).
11)W. Greiner and J. Reinhardt, Quantum Electrodynamics, 4th ed. (Springer, 2009).
12)S. S. Schweber, QED and the men who made it: Dyson, Feynman, Schwinger, and Tomonaga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94).
13)D. M. Wolkow, Über eine Klasse von Lösungen der Diracschen Gleichung, Z. Physik 94, 250 (1935).
14)V. I. Ritus, Quantum effects of the interaction of elementary particles with an intense electromagnetic field, J. Russ. Laser Res. 6, 497 (1985).
15)D. M. Wolkow, Über eine Klasse von Lösungen der Diracschen Gleichung, Z. Physik 94, 250 (1935).
16)V. I. Ritus, Quantum effects of the interaction of elementary particles with an intense electromagnetic field, J. Russ. Laser Res. 6, 497 (1985).
17)A. Fedotov et al., Advances in QED with intense background fields, Phys. Rep. 1010,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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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A. Pukhov, Particle-in-Cell Codes for plasma-based particle acceleration, arXiv:1510.01071.
20)C. N. Harvey et al., Testing numerical implementations of strong-field electrodynamics, Phys. Rev. A 91, 013822 (2015).
21)https://smileipic.github.io/Smilei/.
22)T. Blackburn, QED effects in laser-plasma interactions, Ph.D thesis (University of Oxford, 2015).
23)F. Krausz and M. Ivanov, Attosecond physics, Rev. Mod. Phys. 81, 163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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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D. L. Burke et al., Positron Production in Multiphoton Light-by-Light Scattering, Phys. Rev. Lett. 79, 1626 (1997).
26)W. Yan et al., High-order multiphoton Thomson scattering, Nat. Photonics 11, 514 (2017).
27)K. Poder et al., Experimental Signatures of the Quantum Nature of Radiation Reaction in the Field of an Ultraintense Laser, Phys. Rev. X 8, 031004 (2018).
28)H. T. Kim, Development of Particle Accelerators by Ultra- Intense Lasers in Relativistic Regime, Phys. High Technol. 34(4), 12 (2025).
29)정면충돌 셋업에서는 반사된 레이저빔이 레이저 증폭기로 되돌아가 광학부품과 증폭매질을 손상시키기 쉽다.
30)D. A. Burton and A. Noble, Aspects of electromagnetic radiation reaction in strong fields, Contemp. Phys. 55, 110 (2014).
31)F. Niel et al., From quantum to classical modeling of radiation reaction: A focus on stochasticity effects, Phys. Rev. E 97, 043209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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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P. W. Anderson, More Is Different, Science 177, 393 (1972).
39)J. H. Sung et al., 0.1 Hz 1.0 PW Ti:sapphire laser, Opt. Lett. 35, 302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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