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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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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PLAZA

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등록일 : 2025-06-11 ㅣ 조회수 : 552

  

Giant Magnetoresistance in a van der Waals Magnet

김광수(울산대학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안효빈(성균관대학교), 이승호(한국과학기술원), 정세엽(울산대학교), 이동현(울산대학교), 이시하(울산대학교), 임수빈(울산대학교), 김성빈(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성종(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정민(한국과학기술원), 이년종(울산대학교), 구현철(한국과학기술연구원), 안경모(한국표준과학연구원), 문경웅(한국표준과학연구원), 김봉재(경북대학교), 김규(한국원자력연구원), 김갑진(한국과학기술원), 이창구(성균관대학교), 김경환(연세대학교), 김세권(한국과학기술원), 박태언(한국과학기술연구원), 김상훈(울산대학교), Advanced Materials 37, 2417917 (2025).

저차원 구조를 가지는 반데르발스(van der Waals) 자성체는 층간에 존재하는 반데르발스 간극 덕분에 특이한 물리적 성질을 나타낸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수직 및 수평 방향의 전하 전도도와 스핀 간 상호작용이 서로 달라지며, 스핀트로닉스 관점에서 기존 금속 자성체 기반 소자들과는 차별화된 전자 소자 설계가 요구된다. 특히, 반데르발스 자성체는 자성층 사이에 자연적인 터널 장벽 역할을 하는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에 일종의 ‘자연 형성 자기터널접합(magnetic tunnel junction, MTJ)’ 구조로 간주될 수 있다.

자기저항(magnetoresistance, MR) 현상은 자성 센서나 차세대 메모리(magnetic random-access memory, MRAM) 기술의 핵심 원리로, 특히 거대 자기저항(giant MR, GMR)과 터널 자기저항(tunneling MR, TMR)은 저장장치 기술의 발전을 이끌어온 바 있으며, 이 업적으로 Albert Fert와 Peter Grünberg는 2007년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하였다.

전통적인 MR 현상은 그 크기를 능동적으로 조절하기 어렵다는 단점을 가졌으나, 최근 울산대학교 김상훈 교수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연구진과의 협업을 통해 2차원 자성체 Fe5GeTe2에서 자기저항 값을 30배 이상 변화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연구팀은 Fe5GeTe2를 기반으로 한 나노소자에서 전류를 인가함으로써 강자성(ferromagnet, FM) 상태에서 반강자성(antiferromagnet, AFM) 상태로의 상전이를 유도하였고, 이로 인해 기존 5% 수준의 자기저항이 최대 170%까지 증가하는 성과를 얻었다. 이 현상은 2차원 자성체의 층간 존재하는 반데르발스 갭에 기인한 전류 재분포 효과에서 기인한다고 설명된다.

Fe5GeTe2 2차원 반데르발스 자성체에서 인가되는 전류밀도에 따라 층간 스핀결합의 변화를 바탕으로 자기저항효과의 급격한 증가(5%→170%)를 관찰한 결과.
▲ Fe5GeTe2 2차원 반데르발스 자성체에서 인가되는 전류밀도에 따라 층간 스핀결합의 변화를 바탕으로 자기저항효과의 급격한 증가(5%→170%)를 관찰한 결과.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Fe5GeTe2의 면방향 전도도와 수직방향 전도도의 비는 약 105에 달했으며, 이로 인해 전류는 상부 5개 층을 통해 약 50%, 나머지 하부 10개 층을 통해 나머지 50%가 흐르게 되는 비균일한 분포를 보였다. 이는 층간 갭이 전위차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음을 시사하며, 별도의 게이팅 없이도 층간 교환결합 조절이 가능함을 보여준다.

자기터널접합의 경우, 터널층이 얇다면 두 자성층이 교환결합을 형성할 수 있고, 이는 터널층 내부의 전위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이 이전 연구에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전도성 반데르발스 자성체에서 전류를 통해 층간 전위차를 유도함으로써 교환결합 상태를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이 시사된다.

10 K에서 측정한 전류-전압 특성에서는 특정 전류에서 전압이 급격히 증가하는 불연속적 변화가 관측되었으며, 이는 FM에서 AFM으로의 전이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 전류값은 임계전류(Ic)로 정의되며, Ic 이하에서는 일반적인 단일 자성층의 수직 이방성 스위칭 특성이 나타나지만, Ic 이상에서는 이중 히스테리시스가 관측된다. 이러한 현상은 RKKY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다층 금속 자성 구조에서 흔히 나타나는 것으로, 본 연구는 반데르발스 자성체에서의 유사한 동작 원리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흥미로운 점은 전류 방향의 저항 변화, 즉 평행 자기저항(longitudinal MR, LMR)이 특정 전류를 기준으로 급격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전류가 임계전류(Ic) 이하일 경우, 일반적인 강자성 박막에서 관찰되는 3~5% 수준의 LMR 특성이 나타났으며, 이는 자화 방향과 전류 방향이 이루는 각도에 따라 발생하는 이방성 자기저항(anisotropic MR, AMR) 또는 매그논 산란에 의한 매그논 자기저항(magnon MR, MMR)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전류가 Ic를 초과하게 되면 LMR은 170%에 이르는 급격한 증가를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Fe5GeTe2가 강자성 상태에서 반강자성 상태로 상변화됨에 따라, 층간을 넘나드는 전자의 스핀 의존적 전도 특성이 강화되기 때문으로 이해된다. 특히 반강자성 스핀 배열에서는 층간 스핀 정렬에 따른 전도도 변화가 기존 MTJ에서 수백 퍼센트에 달하는 TMR 효과와 유사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이는 기존 금속 자성체에서 관찰되기 어려운 독특한 현상이다.

이러한 결과는 전류 기반의 스핀토크(spin torque)나 전계 유도 자기이방성 제어(electric-field-controlled magnetic anisotropy)와 같은 기존의 전기적 자화 제어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원자층 두께의 2차원 물질은 전기적, 광학적, 기계적 특성이 우수해 차세대 반도체, 에너지, 센서 등의 분야에서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지닌다. 이번 연구 결과는 특히 기존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초저전력 인공 뉴런 소자, 마그논 트랜지스터, AI 기반 차세대 메모리, 심지어 양자컴퓨팅 소자까지 고성능 전자소자 개발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tension of Conventional Spin Pumping: Discovery of Quantum Spin Pumping

이택현(한국과학기술원), 박민태(서강대학교), 고혜원(한국과학기술원), 오정현(한국과학기술원), 고산(한국과학기술원), 황성문(한국과학기술원), 장재광(한국과학기술원), 백건우(한국과학기술원), 김세권(한국과학기술원), 이현우(포항공과대학교), 정명화(서강대학교), 김갑진(한국과학기술원), 이경진(한국과학기술원), Nature 638, 160 (2025).

스핀 펌핑(spin pumping)은 원래 스핀 전달 토크(spin-transfer torque, STT)의 온사거(Onsager) 상대로서 제안된 개념으로, 비자성 금속/강자성 금속 계면에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자화(dM/dt)가 스핀 전류를 생성한다는 원리에 기반을 둔다. 초기 이론은 주로 자화벡터의 방향이 진동(precession)하지만 크기는 일정하게 유지되는 횡방향 동역학(trans- versal magnetization dynamics)에 초점을 맞췄으며, 이를 통해 생성되는 스핀 전류도 자화벡터에 수직한 방향으로 편광된다.

그림 1. (a) 기존의 종방향 스핀펌핑 및 (b) 횡방향 스핀펌핑에 대한 모식도(FM은 강자성체, NM은 비자성체를 의미함).
그림 1. (a) 기존의 종방향 스핀펌핑 및 (b) 횡방향 스핀펌핑에 대한 모식도(FM은 강자성체, NM은 비자성체를 의미함).

이러한 횡방향 스핀 펌핑은 스핀 홀 각(spin Hall angle), 스핀 확산 길이(spin diffusion length), 인터페이스 스핀 혼합 전도도(spin-mixing conductance) 등 다양한 스핀 물성 측정에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원자 자기모멘트의 크기 자체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종방향 동역학(longitudinal dynamics)은 고전역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양자역학적 성질이며, 이에 따라 생성되는 스핀 전류는 자화벡터 방향과 평행한 종방향 스핀 전류(longitudinal spin current)로 나타난다.

한국과학기술원 이경진 교수 연구팀, 김갑진 교수 연구팀, 김세권 교수 연구팀, 서강대학교 정명화 교수 연구팀, 포항공과대학교 이현우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종방향 스핀 펌핑을 실험적으로 관찰하기 위해, FeRh 합금의 자성 상전이 특성을 활용하였다. FeRh은 약 370 K에서 반강자성(antiferromagnet, AFM)에서 강자성(ferromagnet, FM)으로 상전이가 일어나며, 이 과정에서 로듐 원자의 자기모멘트가 0에서 약 1 µB로 급격히 증가한다. 이와 같은 원자 자기모멘트의 크기 변화는 종방향 동역학에 해당하며, 양자적 스핀 펌핑을 측정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연구팀은 FeRh(100 nm)/비자성금속(Pt 또는 Ta) 이중층을 제작하고, 전압 펄스를 인가하여 전류로 인한 줄 가열(Joule heating) 효과로 실시간 상전이를 유도하였다. 상전이 도중 FeRh에서 비자성금속으로 주입되는 스핀 전류는 비자성금속의 역스핀홀효과(inverse spin Hall effect, ISHE)를 통해 전압으로 검출된다. 측정된 전압 신호는 상전이와 시간적으로 정확히 일치하며, 이는 상전이 도중 발생한 스핀 펌핑, 특히 종방향 스핀 펌핑에 의해 유도된 것임을 시사한다.

특히, 실험적으로 측정된 FeRh의 유효 스핀 방출 두께는 약 9.6 nm로, 전형적인 횡방향 스핀 펌핑에 의해 가능한 스핀 전달(spin coherence) 길이(~1.4 nm)보다 매우 길어졌다. 이는 단순한 횡방향 스핀 펌핑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원자 자기모멘트의 크기 변화에 따른 종방향 스핀 펌핑이 주요 요소임을 강하게 나타내는 결과이다.

그림 2. (a) 기존의 종방향 스핀펌핑 및 (b) 횡방향 스핀펌핑으로 주입된 스핀의 자성체 내 감쇠현상에 대한 이론 계산 결과.
그림 2. (a) 기존의 종방향 스핀펌핑 및 (b) 횡방향 스핀펌핑으로 주입된 스핀의 자성체 내 감쇠현상에 대한 이론 계산 결과.

연구팀은 이론 계산을 통해, 횡방향과 종방향 스핀 펌핑의 공간 분포와 감쇠 특성을 비교 분석하였다. 횡방향 스핀 펌핑은 자성층과 비자성층의 계면 근처에서만 국한되며, 자성체 내부에서는 스핀 토크로 인해 급격히 감쇠하는 반면, 종방향 스핀 펌핑은 자성층 내부 깊은 영역까지 넓게 퍼지며 상대적으로 긴 스핀 감쇠 길이(spin-relaxation length)를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FeRh/Pt에서는 ISHE 전압이 양으로, FeRh/Ta에서는 음으로 관측되어, 스핀 홀 각의 부호 차이를 반영하는 ISHE의 특징을 잘 보여주었다. 이로 인해 전압 신호가 실제 스핀 펌핑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흥미롭게도, 이러한 종방향 스핀 펌핑은 FeRh뿐만 아니라 자성 상전이가 존재하는 다른 금속 페로브스카이트 계열 물질이나, 심지어 펨토초 레이저에 의한 초고속 자화 감소(ultrafast demagnetization)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이 제시되었다.

이 연구는 스핀 펌핑 현상을 고전적 횡방향 동역학에서 벗어나, 양자역학적 종방향 동역학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개념으로 확장하며, 자성체의 시간-공간적 자화 조절 기술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이러한 양자적 스핀 펌핑을 활용한 차세대 스핀트로닉 소자 및 양자정보소자 구현에 대한 많은 후속 연구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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