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창
한국광학회와 물리학
작성자 : 이상민 ㅣ 등록일 : 2025-06-11 ㅣ 조회수 : 107

한국광학회 제33대 회장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과 교수
안녕하세요. 제33대 한국광학회 회장 이상민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여러분께 한국광학회를 간단히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한국광학회(Optical Society of Korea, OSK)는 1989년 창립 이래, 광학 분야의 학문적 발전과 기술 확산을 선도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어왔습니다. 현재는 우리나라 광학 및 광기술 분야를 대표하는 중견 학술단체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선배님들의 헌신과 지속적인 노력의 결실이며, 한국광학회는 기초과학과 첨단 산업기술을 잇는 학문적 가교로서, 학문적 심화와 산업 혁신을 동시에 견인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광학(光學)은 예로부터 빛의 성질을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는 학문으로, 물리학의 한 분야이자 독립된 학문 영역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빛과 물질 간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다양한 응용 가능성을 제시해 왔으며, 그 역사는 인류가 최초의 광학기기로 여겨지는 ‘거울’을 통해 빛의 반사를 이용해 사물을 비추던 순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광학은 고전역학, 전자기학, 양자역학 등 다양한 물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예를 들어, 고전 전자기학은 맥스웰 방정식을 통해 빛의 파동적 성질과 빛-물질 간 상호작용을 설명하며, 광학에서 간섭, 회절, 편광 등 주요 광학 현상의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또한, 양자광학은 빛의 입자성, 즉 광자 개념을 바탕으로 레이저, 양자통신, 비선형 광학 등의 발전을 이끌며 현대 물리학과 첨단 광학기술의 핵심 기반을 형성하였습니다. 잘 알려진 아인슈타인의 광전효과 실험은 양자역학의 토대를 마련하였으며, 이는 오늘날 물리학과 광학 전반에 걸쳐 폭넓게 응용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광학 및 광기술은 산업 전반은 물론 일상생활에서도 필수 불가결한 핵심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물리학과의 수직적 관계를 넘어 상호 발전을 이끄는 학문적 파트너로 진화해 왔습니다. 2000년 이후 수여된 노벨물리학상의 3분의 1 이상이 광학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는 점은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줍니다. 최근 수상 사례인 중력파 검출, 양자기술, 레이저 물리, 아토초 과학 등의 최첨단 연구뿐만 아니라, 고해상도 이미징 및 양자점 기술처럼 노벨화학상과 관련된 분야에 이르기까지 광학은 기초과학과 첨단 융합기술의 기반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극자외선(EUV) 기반의 차세대 반도체 기술을 비롯해 에너지, 국방, 우주, 디스플레이, 양자정보 등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최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광학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광학회의 누적 회원 수는 10,000명을 훌쩍 넘어서며, 설립 당시 제시한 “광학에 관한 학문과 기술의 발전 및 보급을 통해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함”이라는 궁극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학술 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회원들의 전공 분포를 살펴보면, 물리학 전공자가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를 전기·전자공학, 기계공학, 나노 및 융합과학, 재료공학, 바이오 분야 등이 잇고 있습니다. 직업군 분포에 있어서는 대학 및 교육기관 소속 회원의 비중이 가장 높고, 이어 정부출연연구소를 포함한 연구기관과 산업체 소속 회원들이 고르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국광학회는 다양한 학술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한편, 국문 학술지 ‘한국광학회지’, SCIE급 영문 학술지 ‘Current Optics and Photonics’, 광학 매거진 ‘K-Light’를 발간하며 학술적 소통의 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매년 동·하계 학술발표회, 광산업전시회, 광과학, 광기술, 디지털홀로그래피 및 정보광학, 양자전자, 포토닉스(광자기술), 바이오포토닉스, 디스플레이, 양자광학 및 양자정보, 리소그래피 등 9개 분과가 주관하는 다양한 학술대회 및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수의 해외 주요 광학 관련 학술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국제적 위상도 꾸준히 제고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국제 협력의 일환으로 OPTICA 및 SPIE와 함께 Sang Soo Lee Award, OPTICA Student Prize/ SPIE Student Prize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광학 분야의 대표적 국제학술대회 중 하나인 The 16th Pacific Rim Conference on Lasers and Electro-Optics(CLEO-PR 2024)를 성공적으로 유치·개최하였습니다. 해당 학술대회는 36개국에서 1,500여 명이 참가한 역대 최대 규모의 CLEO-PR로 기록되며, 국제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습니다. 이외에도, 매년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빛의 날”을 맞아 대중 강연을 개최하고, 산업계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홍보 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광학의 대중화와 저변 확대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한국광학회는 한국과학기술총연합회로부터 ‘학술활동 우수학회’로 선정되었으며, 2021년에는 과총회장상을, 2024년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을 수상한 5개 학회 중 하나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한국광학회와 한국물리학회는 각각 독립된 학술단체로서 정기 학술대회, 학술지, 회원제도 및 각종 위원회 등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만, 광학이 물리학 내의 핵심 분야 중 하나라는 점에서 학문적 중첩과 협력의 기반을 자연스럽게 공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광학 연구자들이 두 학회의 회원 또는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물리학회의 광학 및 양자전자, 원자 및 분자물리, 응용물리학 분과를 비롯한 여러 분과를 중심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물리학 기반의 기초연구와 광학 중심의 기술 개발을 잇는 학제 간 연결고리로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광학회는 국내 광학 분야를 대표하는 학술단체로서, 한국물리학회와 학문적, 인적, 실질적 측면에서 긴밀한 연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기초과학을 선도하는 한국물리학회의 무궁한 발전과 건승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