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지난호





|

PHYSICS PLAZA

Physical Review Focus

등록일 : 2025-08-01 ㅣ 조회수 : 1,182

  

광자 체른 준금속으로의 진입
Synopsis: Enter the Photonic Chern Semimetal

이차원 광자 메타물질이 두 양자 물질의 장점을 결합한다.

엣지(가장자리)에 이국적인 양자 상태를 지니는 결정질 물질 중에 디랙 준금속(Dirac semimetal)과 체른 절연체(Chern insulator)가 있다. 준금속에서는 엣지 상태가 국소화되어 있으나, 그 위상(topology)에 의해 섭동으로부터 보호되지 않는다. 반면, 절연체에서는 엣지 상태가 한 방향으로만 이동하며, 위상적으로 보호된다. 2011년 이론적으로 제안된 ‘체른 준금속(Chern semimetal)’이라는 하이브리드 상은 국소화된 엣지 상태와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엣지 상태를 동시에 지니며, 이들 모두 위상적 보호를 받는 것이 특징이다(참고: ‘3차원에서의 양자 홀 이상현상(Quantum Hall Anomaly in 3D)’에 대한 시놉시스). 현재 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의 Jianfeng Chen과 Cheng-Wei Qiu, 그리고 동료 연구진은 이 상(phase)을 이차원 광자 메타물질에서 실현하는 데 성공했다.1) 연구진은 이 시스템이 나노광자 응용의 기반을 제공하고, 위상 물리학 연구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밀리미터 크기의 자성 막대로 이루어진 단일층 벌집(honeycomb) 배열을 제작했다. 그리고 이 배열에 공간적으로 조절된 자기장을 정밀하게 인가하여, 특정 막대들만 자화되도록 하는 패턴을 형성했다. 마지막으로, 연구진은 배열의 가장자리에 마이크로파 소스를 배치하고, 마이크로파가 구조를 따라 어떻게 전파되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자화 패턴이 일부 마이크로파 복사를 배열의 경계에 국소화시키고, 다른 일부는 경계를 따라 한 방향으로 이동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모든 엣지 상태는 위상적으로 보호되어 있어, 막대의 정렬, 형태, 크기의 미세한 차이나 기타 재료적 결함으로 인한 산란(scattering)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국소화된 상태와 단방향 상태의 공존 및 잠재적 혼성 덕분에, 광자 체른 준금속은 전파되는 복사의 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연구진은 자신들의 메타물질이 복사의 위상적 보호를 유지하면서도, 최대 30배까지 감속시키는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이러한 특성이 나노광자 기술에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제어 가능한 위상 소용돌이 격자
Synopsis: Controllable Topological Vortex Lattices

액정(liquid crystals)은 정보 저장 및 처리에 유용한 소용돌이 격자를 쉽게 재구성이 가능한 형태로 형성하도록 유도될 수 있다.

일부 위상 시스템은 외부 충격에 강하고, 정보 저장에 유용한 준입자(quasiparticle)를 생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자들은 나노자석 배열이나 기타 메타물질을 이용해 위상적 시스템을 만들어냈지만, 이를 다루는 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현재 University of Colorado Boulder의 Cuiling Meng과 연구진은 레이저 핀셋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는 액정 기반 위상 시스템을 제작했으며, ‘조합적 소용돌이 격자(combinatorial vortex lattice)’라고 부른다.2) 연구진에 따르면, 이 조합적 소용돌이 격자는 정보를 기록하고 저장하는 것뿐 아니라, 논리 연산 수행에도 활용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

연구진은 조합적 소용돌이 격자를 제작하기 위해, 길쭉한 막대 모양의 유기 분자로 이루어진 물질인 액정을 두 장의 유리 슬라이드로 구성된 셀(cell)에 가두었다. 한쪽 유리 슬라이드는 분자들이 균일하게 정렬되도록 유도했고, 반대쪽 슬라이드에는 청색광을 비추어 소용돌이가 형성될 수 있는 고정 지점(pinning site)들에 정사각형 격자를 표시했다. 이와 같은 유리 슬라이드의 제약 조건으로 인해, 액정은 인접한 소용돌이 고정 지점들을 연결하는 다리 모양의 소용돌이 선(vortex line)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연결 방식에는 많은 수의 축퇴된 가능한 배열이 존재하기에, 레이저 핀셋을 이용하여 인접한 소용돌이 연결을 낮은 에너지로 재배열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또한, 소용돌이가 성장하는 고정 지점들 중 인접하지 않은 지점들을 연결하는 고에너지 소용돌이 선도 만들어냈다. 이러한 고에너지 소용돌이는 정수 형태의 전하에 대응되는 특성을 가지며, 위상적인 성질을 갖는다. 이는 인접한 고정 지점들을 단순히 재배열하는 것으로는 이러한 연결이 끊어질 수 없고, 반대 전하를 가지는 또 다른 소용돌이가 근처에 있어야만 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위상 전하의 강인성은 고에너지 소용돌이 선을 정보 저장에 적합하게 만들어 준다. 나아가, 조합적 소용돌이 격자는 고전적인(classical) 현상이다. 연구진은 한때 양자계에서만 존재한다고 여겨졌던 위상 개념들 중 일부가 고전계에서도 대응 개념이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상전이에 가해진 위상적 비틀림
Viewpoint: Topological Twist for Phase Transitions

기존 통념과 달리, 대칭성으로 구분되는 물질의 상을 정의하는 ‘질서 매개변수’가 위상적인 구조를 가질 수 있다.

자화 패턴이 형성되는 물질에서부터 금속이 초전도체로 변하는 현상까지, 다양한 상전이들은 ‘긴즈부르그-란다우 이론(Ginzburg-Landau theory)’이라 불리는 단일한 이론적 틀을 통해 질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3)4) 이 이론적 틀은 일반적으로, ‘질서 매개변수(order parameter)’라고 불리는 핵심 물리량이 위상적으로 자명한(trivial) 구조를 가진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University of Alberta, Canada의 Canon Sun과 Joseph Maciejko는 질서 매개변수가 숨겨진 위상적 구조를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5) 연구진은 이러한 숨겨진 위상 구조를 반영할 수 있도록 긴즈부르그-란다우 이론을 확장했으며, 이를 통해 기존 이론 틀에서는 나타나지 않던 새로운 특성들을 밝혀냈다.

대칭성(sysmmetry)은 물리학의 기본 개념 중 하나이다. 이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지만, 특히 수많은 미시적 구성 요소들의 상호작용이 응집물질계에서 거시적 질서를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연구할 때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일반적인 자석은 임계온도 아래에서는 모든 스핀이 같은 방향으로 정렬되어 순자화(net magnetization)을 가지며, 이로 인해 회전 대칭성이 깨진다. 만약 자석이 임계온도 이상으로 가열되면, 스핀들이 무작위 방향으로 향하여, 자화를 잃고, 회전 대칭성이 회복된다.

긴즈부르그-란다운 이론은 이러한 상전이를 분석하는 데 사용되는 보편적이고, 현상론적인 도구이다. 간단히 말해, 이 이론에서는 자유 에너지(계의 평형 상태를 결정하는 물리량)를 질서 매개변수(서로 다른 상을 구분하는 물리량)의 매끄러운 함수로 간주한다. 이 함수를 멱급수로 전개하고, 이를 최소화함으로써 상전이의 유효 이론과 질서 매개 변수의 값을 도출할 수 있다. 자석의 예에서 보면, 이 전개식의 계수들은 온도에 따라 달라지며, 임계온도에서 부호가 바뀐다. 이 특성으로 인해 질서 매개변수는 임계온도 이하에서는 유한한 값을 가지지만, 그 이상에서는 0이 된다.

이러한 상(phase)들이 각각의 대칭성으로 특정지어지기 때문에, 계(system)의 상위 대칭(parent symmetry)과 질서 매개변수 사이에는 직접적인 관계가 존재한다. 이 관계는 반사, 회전 및 기타 대칭 연산을 수학적으로 기술함으로써 정식화된다. 어떤 대칭 연산의 표현도 가장 작은 구성 단위인 ‘불가약 표현(irreducible representation)’들로 분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각형을 120º 회전시킬 때 각 꼭짓점이 어떻게 변하는지 나타내는 행렬은, 더 이상 분해할 수 없는 행렬들로 나타낼 수 있다. 자유에너지, 그리고 이에 따라 결정되는 질서 매개변수는 상위 대칭성을 반드시 존중해야 하므로, 질서 매개변수는 표현 이론적 관점에서 특정한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특히, 계가 질서화된 상(order phase)에 있을 때 어떤 대칭 연산이 가해지면, 질서 매개변수는 하나의 명확하게 정의된 불가약 표현에 따라 변환되어야 한다.

물리학에서 대칭성 관점의 성공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1980년대 양자 홀 효과가 발견된 이후,6) 물질을 분류하는 또 다른, 겉보기에는 전혀 다른 수학적 접근 방식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바로 위상적 특성화(topological characterization)이다. 이 분석은 감긴 수(winding number)와 같은 양자화된 불변량을 제공하는데, 이는 사실상 질서 매개변수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러한 양들은 계의 바닥 상태와 들뜬 상태 사이에 에너지 갭이 존재하는 한, 계의 매개변수가 연속적으로 변하더라도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

문장3기하학적으로 보면, 위상적 평가는 전역적인 기하학적 위상, 예를 들어 베리 위상(Berry phase)7)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위상은 고유상태를 파라미터 공간에서 천천히 폐곡선을 따라 이동시키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일정한 세기의 자기장이 바깥 방향으로 방사형으로 퍼져 있을 때, 그 자기장 안의 스핀의 고유 상태가 아디아바틱하게 변화하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다. 이 과정을 자기장의 세기가 일정한 구면 위에서 시작 지점으로 되돌아올 때까지 따라가 보면, 스핀 상태는 하나의 전역적인 위상을 획득하게 된다. 이러한 위상은 양자화될 수 있으며, 위상적 감긴 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이는 파라미터 공간 내 폐곡선을 따라 이동하는 동안 스핀 상태가 얼마나 ‘감겼는지’를 정량적으로 나타낸다.

지난 20여 년 동안, 대칭성과 위상은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서로 완전히 분리된 개념이 아님이 점차 명확해졌다. 실제로, 특정 대칭성의 존재는 일반화된 위상 불변량의 존재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대칭에 의해 유도된 불변량을 갖는 위상 절연체의 발견과, 감긴 수를 정의할 수 있는 전자 밴드 접점(band touching point)을 지닌 위상 금속의 발견을 이끌었다.8) 이에 따라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위상 물질들을 분류하기 위한 통합적인 관점이 제시되어 왔다.9)10)11) 그 핵심 아이디어는 파라미터 공간에서 높은 대칭성을 지닌 점들 사이를 이동할 때, 고유 상태가 어떤 불가약 표현을 따라 변환되는지를 정밀하게 추적하는 것이다.

이론적 제안에서 Sun과 Maciejko는 대칭성 접근법의 대표적 개념인 ‘질서 매개변수’조차도 위상적 구조를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들의 핵심 통찰은, 긴즈부르그–란다우 이론에서는 질서 매개변수가 하나의 불가약 표현에 따라 변환되어야 하지만, 서로 다른 종류의 상에 해당하는 여러 질서 매개변수가 동일한 불가약 표현 하에서 변환되면서 동시에 존재할 수 있고, 이들이 결합하여 하나의 ‘복합 질서 매개변수(composite order parameter)’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석의 예로 돌아가 보면, 동일한 불가약 표현에 해당하는 두 가지 서로 다른 스핀 정렬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임계 온도 이하에서 단지 온도뿐만 아니라 이들 상이 동시에 존재할 때의 내부 자유도(internal degrees of freedom)를 나타내는 두 개의 추가적인 매개변수에도 의존하는 복합 질서 매개변수가 생겨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추가 매개변수들 덕분에 계의 상도(phase diagram) 상에서 폐곡선을 만들 수 있고, 그 결과 베리 위상과 감긴 수, 즉 위상적 구조들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Sun과 Maciejko는 자신들의 위상적 긴즈부르그–란다우 이론을 온도에 따라 변화하는 초전도 상전이에 적용하여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대칭성이 깨진 초전도 상은 계의 에너지 갭(energy gap)을 기술하는 질서 매개변수로 특징지어진다. 상호작용하는 전자들의 일반적인 모델을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이 상 공간(phase space) 내에는 동일한 불가약 표현에 해당하는 두 가지 정렬 패턴(ordering pattern)이 존재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

이로부터 형성되는 복합 질서 매개변수를 연구함으로써, 연구진은 비자명한 전역 위상(global phase)과 감긴 수를 만들어내는 다양한 가능성을 확인하였다.

특히 Sun과 Maciejko는, 시간이반 대칭성(time-reversal symmetry)이 보존되는 경우, 파라미터 공간에서 폐곡선을 따라 이동했을 때 질서 매개변수가 베리 위상 값으로 π를 획득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반면, 시간이반 대칭성이 깨질 경우에는 밴드 접점 주위에 감긴 수를 정의할 수 있는 이른바 ‘위상적 와일 준금속(topological Weyl semimetal)’의 아날로그가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연구진은, π값의 베리 위상이 조셉슨 효과(Josephson effect)—즉 두 초전도체 사이의 전류 흐름—에 질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지적했다.12) 이들의 이론에 따르면, 파라미터 공간에서 폐곡선을 닫을 경우 접합을 통과하는 전류가 부호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원래의 값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이러한 효과는 향후 실험을 통해 관측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un과 Maciejko의 이번 연구는 복합 질서 매개변수로 특징지어지는 계에서 새로운 위상적 구조와 관측 가능한 물리 현상을 규명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이 이론의 일반적인 적용 가능성을 고려할 때, 제시된 위상적 긴즈부르그–란다우 이론은 향후 활발한 연구를 이끌어갈 흥미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Translated from English and reprinted with permission from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
*This work may not be reproducded, resold, distributed or modified without the express permission of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

[편집위원 손광효 (kson@kongju.ac.kr)]

각주
1)J. Chen et al., Chern-protected flatband edge state in metaphotonics, Phys. Rev. Lett. 134, 223806 (2025).
2)C. Meng et al., Emergent dimer-model topological order and quasi-particle excitations in liquid crystals: Combinatorial vortex lattices, Phys. Rev. X 15, 021084 (2025).
3)L. D. Landau, “On the theory of phase transitions,” Collected Papers of L. D. Landau (Pergamon, Oxford, 1965).
4)V. L. Ginzburg and L. D. Landau, “On the theory of uperconductivity,” Collected Papers of L. D. Landau (Pergamon, Oxford, 1965).
5)C. Sun et al., Topological Landau theory, Phys. Rev. Lett. 134, 256001 (2025).
6)K. von Klitzing, The quantized Hall effect, Rev. Mod. Phys. 58, 519 (1986).
7)M. V. Berry, Quantal phase factors accompanying adiabatic changes, Proc. R. Soc. Lond. A 392, 45 (1984).
8)X. L. Qi et al., Topological insulators and superconductors, Rev. Mod. Phys. 83, 1057 (2011); M. Z. Hasan et al., Colloquium: Topological insulators 82, 3045 (2010); N. P. Armitage et al., Weyl and Dirac semimetals in three-dimensional solids 90, 015001 (2018).
9)J. Kruthoff et al., Topological classification of crystalline insulators through band structure combinatorics, Phys. Rev. X 7, 041069 (2017).
10)H. C. Po et al., Symmetry-based indicators of band topology in the 230 space groups, Nat. Commun. 8, 50 (2017).
11)B. Bradlyn et al., Topological quantum chemistry, Nature 547, 298 (2017).
12)B. D. Josephson, Possible new effects in superconductive tunnelling, Phys. Lett. 1, 251 (1962).
물리대회물리대회
사이언스타임즈사이언스타임즈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