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더 밝고, 더 정밀하게: Korea-4GSR 이야기
고휘도 X-선으로 얻은 생명의 해답
작성자 : 곽미정·박용성·김지훈 ㅣ 등록일 : 2025-08-01 ㅣ 조회수 : 84 ㅣ DOI : 10.3938/PhiT.34.021
곽미정 박사는 2017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생명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종근당 효종연구소에서 재직하였다. 2021년 미국 Cleveland Clinic의 Dr. Jae U. Jung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 과정을 수행하였고 2023년부터 포항가속기연구소 4GSR 가속기 연구단에 재직 중이며 Korea-4GSR의 Bio Nano crystallography 빔라인의 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박용성 박사는 2016년 단국대학교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한국원자력의학원을 거쳐 2023년부터 포항가속기연구소 4GSR 가속기 연구단에 재직 중이며, Korea-4GSR의 High Energy Microscopy 빔라인의 설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지훈 연구원은 2022년부터 포항가속기연구소 4GSR 가속기 연구단에 재직 중이며, Korea-4GSR의 BioPharma-BioSAXS 빔라인 설계를 수행하고 있다.
Unlocking the Secrets of Life Science with High-Brilliance X-rays
Mi-Jeong KWAK, Yong Sung PARK and Ji-Hun KIM
In the first phase of Korea-4GSR, 10 beamlines are planned to be constructed. Among them, three are assigned as life science related beamlines: the BioPharma-BioSAXS beamline, the Bio Nano Crystallography (BioNX) beamline, and the High Energy Microscopy (HEM) beamline. The BioPharma-BioSAXS beamline is designated as an industry-priority beamline, which will primarily support industrial use. Both the BioSAXS and BioNX beamlines will be utilized for three-dimensional structural analysis of biomacromolecules using solution and crystallized samples, respectively. The HEM beamline will provide non-destructive three-dimensional projection imaging of biological samples as well as industrial products for quality inspection, enabling comprehensive structural analysis. These beamlines will be constructed to meet world-class standards, which are expected to significantly advance the competence of life science in Korea.
들어가며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설립과 함께 국내 과학계가 한 단계 진보된 연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를 통해 바이오 분야 또한 그 한계를 넘을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X-ray crystallography를 이용한 단백질의 원자 해상도 구조 규명 및 분석은 생명의 작동 원리를 탐구할 수 있는 좋은 사례였으며 이를 통해 유구한 국내 연구 성과들을 배출할 수 있었다. 포항 가속기 대비 10배 높은 on-axis 플럭스와 낮은 발산빔을 가지는 Korea-4GSR의 구축과 함께 생명과학 분야 또한 한 단계 높은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초기 구축될 10기의 빔라인 중 생명과학 관련 빔라인은 총 3기이며 이는 기초 연구 분야는 물론 제약 산업과 의료계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특집에서는 본 3기의 빔라인에 대해 소개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연구 분야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서 론
생체 시료의 물리적 분석은 생명과학 및 의학 연구에 핵심적인 도구로 시료의 구조적, 기계적, 기능적 특성을 정량적이고 정밀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X-ray를 이용한 물리적 분석은 생체 시료를 원자 수준에서 분석이 가능하게 하며 이를 통해 단백질, 핵산의 구조적 기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비파괴적인 특성을 이용해 생체 조직을 파괴하지 않고 내부 구조를 시각화하여 살아있는 조직의 측정도 가능하게 한다. 방사광 가속기의 진보는 이러한 연구의 폭을 넓혀왔고 곧 다가올 4세대 방사광 가속기의 도입은 더 높은 도약을 꿈꾸고 있다. Korea-4GSR에 도입될 총 3기의 바이오 빔라인, 바이오신약-바이오소각산란(BioPharma-BioSAXS), 생체 분자 나노 결정학(Bio Nano crystallography, BioNX), 고에너지 현미경(High Energy Microscopy, HEM) 빔라인들은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생체 시료를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분석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BioPharma-BioSAXS 빔라인의 경우, 고속처리 실험을 위해 자동 시료교환 로봇을 도입하고, 검출기를 내장한 대형 진공챔버로 시료-검출기 거리를 0.5‒6 m 범위에서 신속하게 조정하여 다양한 크기의 시료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으며, 산업체 우선 지원 빔라인으로 지정되어 산업체에서의 높은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BioNX 빔라인의 경우, micro-focusing 빔을 제공하고 정밀 회절기와 초고속 검출기를 도입하여 기존에 구조 규명이 어려웠던 microcrystal의 구조 규명이 가능하다. 또한 빠른 검출 속도 덕분에 상온에서의 구조 규명이 가능해 더욱 자연 상태에 가까운 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할 수 있다. HEM 빔라인의 경우 100 keV 이상의 고에너지와 폭 200 mm의 대형 X선 빔을 이용하여 고밀도 및 대형 시료의 내부 구조를 측정하고 X선 위상차 영상(X-ray phase contrast imaging, XPCI) 기법을 활용하여 흡수 영상에서 관찰하기 어려운 미묘한 시료의 밀도 차이를 시각화한다. 아래에서 각 빔라인들의 상세 특징과 활용 연구를 서술하고자 한다.
바이오신약-바이오소각산란 빔라인
BioPharma-BioSAXS 빔라인은 소각 X-선 산란(Small Angle X-ray Scattering, SAXS) 기법을 기반으로 용액상 생체 고분자의 전반적인 구조적 특성과 구조 전이 과정을 연구하는 산업 우선지원 빔라인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표 1은 BioPharma-BioSAXS 빔라인의 설계목표이다.
[Table 1] Design goal of the ID21 BioPharma - BioSAXS beamline.
Light Source | IVU24 |
Photon energy [keV] (mainly) | 5 ‒ 20 (optimized 8 ‒ 25) (12.4) |
Energy resolution | \(\small <\) 2 × 10‒4 |
Beam size at sample (μm2) | ~ 100 × 100 |
flux | ~ 2 × 1013 |
Technique | Solution SAXS |
SAXS 기법은 수 나노미터에서 수백 나노미터에 이르는 범위의 저해상도 구조 정보를 제공하는 분석 기법이다. 본 빔라인에서는 최대 약 400 nm까지의 구조적 특징(d-spacing)을 분석할 수 있으며, 다양한 생리학적 조건(온도, 압력, pH, 이온 강도, 리간드, 전기장, 자기장 등) 하에서 결정성 및 비결정성 생체 고분자의 구조적 안정성과 구조적 전이를 분석할 수 있다(그림 1). 이러한 특성 덕분에 SAXS는 X-선 결정학(X-ray crystallography), 핵자기공명(NMR), 저온전자현미경(Cryo-electron microscopy, Cryo-EM) 등 고해상도 구조 분석 기법들과 상호 보완적으로 활용되며, 다양한 나노 구조(유기/무기 나노 입자, 고분자, 액정, 콜로이드, 금속 등)의 특성 분석을 위한 핵심적인 표준 기법으로 자리잡고 있다.1) 특히 최근 바이오 및 제약 산업 분야에서는 바이오의약품 및 바이오시밀러의 구조적·기능적 특성 분석과 생물학적 동등성 평가를 위한 워크플로(workflow)에 SAXS 분석 기법이 필수적이다.
본 빔라인은 4세대 방사광 시설이 제공하는 고휘도(high brilliance) 및 낮은 발산(low divergence) 특성을 활용하여 다수의 시료를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는 고속 처리(high-throughput) 환경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동 시료 교환 로봇 시스템(Arinax BioSAXS™)과 대형 진공챔버를 도입하며, 크기 배제 크로마토그래피(size exclusion chromatography, SEC)를 결합한 SEC-SAXS 장치를 도입하여 시료의 단분산성을 확보하고 높은 데이터 품질을 유지할 계획이다. Arinax 자동 시료 교환 로봇 시스템은 5 ‒ 200 μL의 소량 시료를 약 50초 주기로 자동으로 교환하며, 96개의 우물형 마이크로플레이트(well microplates) 등 다양한 샘플 용기를 적재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시료 정적(static) 및 유동(flow) 두 가지 노출 모드를 지원하여 다양한 실험 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샘플 스테이지 뒤에는 검출기가 내장된 대형진공챔버를 배치할 예정이다. 이 장치를 통해 시료-검출기 간의 거리를 0.5 ‒ 6 m 범위에서 신속하게 조정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크기의 시료(d-spacing 범위: 10‒4000 Å)에 대한 분석이 용이하다.
용액 SAXS 데이터 분석에서는 실험적으로 얻어진 산란 곡선 I (q)으로부터 관성반지름(radius of gyration, Rg)과 거리 분포 함수(pair distance distribution function, P(r)) 등의 구조 파라미터를 추출하여 분자의 크기와 모양을 정량적으로 평가한다. 또한 실험 데이터와 순이론적(ab initio) 모델링 방법을 결합하면 생체 고분자의 3차원 구조를 재구성할 수 있어, 다중 도메인 단백질4)이나 유연한 링크로 연결된 복합체, 본질적으로 무질서한(intrinsically disordered) 단백질,5) 그리고 최근 급부상한 mRNA 기반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 시스템까지 폭넓게 연구할 수 있다.6)
이러한 분석 기법은 제약·바이오 산업에서도 이미 실무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Boehringer Ingelheim은 ESRF BM29 빔라인에서 용액 상태 항체의 구조 변화를 추적하여 제형 안정성 개선에 활용하였다(그림 2). 같은 맥락에서 Genentech (SSRL BL4-2, 2024), Merck & Co. (Diamond B21, 2024), UCB Pharma (ESRF BM29, 2023), Eli Lilly/UT Austin (CHESS ID7A, 2023) 등도 IgG1 단일클론 항체, 펨브롤리주맙, 그리고 다중특이성 항체 TrYbe 등을 대상으로 용액-구조 정보를 확보하여 후보물질의 응집 경향과 약효 지속성을 정량적으로 평가하였다. SAXS는 정제 초기 단계부터 시판 전 안정성 시험까지 연속적으로 적용할 수 있어, 고비용·장기 개발 주기를 갖는 항체 의약품의 리스크를 크게 낮춰 준다는 점에서 산업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Fig. 2. Envelope of the molecule calculated from the SAXS-data (left); Y-shaped conformation of a antibody that fits to the SAXS-data (right).[3]](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8c1edb5478d50a9e758e1a034e6d0f603d852bba.png)
![Fig. 2. Envelope of the molecule calculated from the SAXS-data (left); Y-shaped conformation of a antibody that fits to the SAXS-data (right).[3]](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b266cebb2436dbb909a0bb5b5b227ad7f53fc6d9.png)
Fig. 2. Envelope of the molecule calculated from the SAXS-data (left); Y-shaped conformation of a antibody that fits to the SAXS-data (right).3)
mRNA-LNP 분야에서도 SAXS는 핵심 물성 파라미터를 제공한다. BioNTech SE는 PETRA III-P12 빔라인에서 임상용 암백신 후보 mRNA-LPX를 대상으로, 나노입자의 평균 크기, 코어–셸 두께 분포, 캡슐화 효율을 실시간으로 정량화하여 생산 공정 최적화를 달성하였다. 이외에도 CPI (Diamond B21, 2023)에서 개발 중인 IMP-1 self-amplifying RNA 백신, Genentech/Roche (ALS 12.3.1, 2023)의 ASO 적재 LNP 라이브러리, AstraZeneca (MAX IV SAXS, 2024)의 차세대 mRNA-LNP, Moderna (NSLS-II I22, 2024)의 2가 코로나 백신 LNP 등이 SAXS를 활용해 나노입자 구조, 특히 입자의 형태 안정성과 내용물 보호 능력을 계량적으로 검증하였다. 이처럼 SAXS는 제조-배치 간 품질 변동을 신속히 파악하고, 제형 조건(지질 조성, 완충액 pH, 극성 첨가제 등)에 따른 구조 변화를 수치화함으로써 LNP 기반 약물 전달 시스템의 성공 가능성을 크게 높여준다.
구축될 본 빔라인은 이러한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의약품의 구조적 안정성 연구, 구조 전이 과정 추적 연구, 바이오시밀러의 생물학적 동등성 평가 등을 통해 바이오 및 제약 산업 분야의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빔라인의 설계와 구축은 시료 처리 속도의 증가와 데이터 품질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통해 국내외 생명과학 연구 및 의약품 개발 분야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산업체의 직접적인 수요를 적극 반영하여 실험 환경 및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구축하여 산업 현장과 연구 현장의 효율적인 연계를 도모할 계획이다. 앞으로 구축될 본 빔라인은 국내 바이오산업과 첨단 의약 연구의 발전을 견인하는 핵심 연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체 분자 나노 결정학 빔라인
Korea-4GSR의 강력한 X선 광원을 기반으로 구축 중인 생체 분자 나노 결정학(Bio Nano crystallography, BioNX) 빔라인은 단백질, DNA, RNA와 같은 생체 고분자의 3차원 원자 해상도 구조를 정밀하게 규명할 수 있는 최첨단 연구 도구이다. 이 빔라인은 생체 고분자의 결정에 고강도 X선을 조사해 회절 패턴을 얻고, 이를 분석해 생체 분자 구조를 해석하는 macromolecular crystallography (MX) 기법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그림 3).
![Fig. 3. Determination of three-dimensional protein structure at atomic resolution using macromolecular crystallography (MX).[7]](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e75f83961d84f1a86048ff872c982d278d6edbab.png)
Fig. 3. Determination of three-dimensional protein structure at atomic resolution using macromolecular crystallography (MX).7)
본 빔라인의 설계적 특징은 광원으로 In-vacuum undulator 20 (IVU20)을 도입하였으며 광학계는 최소 1 micron 수준의 빔사이즈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 중이다. 또한 신속한 빔사이즈 조절을 위해 compound refractive lens (CRL) 시스템을 이용해 빔의 초점을 샘플 위치에서 defocusing시켜 빔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도록 구축될 예정이다. End-station에는 정밀 회절기와 초고속 검출기를 도입하고, 자동 시료 교환 로봇과 대형 시료 저장 챔버를 함께 구성하여 하루에 약 600개의 시료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빔 포지션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horizontal Double Crystal Monochromator (hDCM)를 단색화장치로 적용하며, CRL-only focusing 모드를 도입하여 장시간 작동이 요구되는 실험에 활용할 계획이다. 본 빔라인은 이용자가 직접 빔라인에 오지 않아도 시료 배송 후, 원격으로 자동화 실험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며 이에 따라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한다. 더불어 시료 준비실을 갖추어 현장에서 필요한 실험을 즉각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표 2는 Bio Nano crystallography beamline 설계목표이다.
[Table 2] Design goal of the Bio Nano crystallography beamline.
Light Source | IVU20 (3 m) |
Photon energy [keV] | 8 ‒ 25 (12.4, 20 keV mainly) |
Wavelength (Å) | 0.5 ‒ 1.55 |
Energy resolution (∆E/E) | \(\small <\) 2 × 10‒4 |
Beam size at sample (μm2) | 2×2 ‒ 40×40 @ 12.4 keV 1×1 ‒ 5×5 @ 20 keV |
Photon flux (ph/s) | 5 × 1013 |
Techniques | RSX, SSX, ISX, HTS* |
Measurement speed | \(\small >\) 100 Hz |
Processing capacity | 600 crystals/day |
Auxiliary Facilities | On-site sample preparation laboratory |
*RSX: Rotating single crystallography, SSX: Serial synchrotron crystallography, ISX: In-situ crystallography, HTS: High-throughput screening
X-ray crystallography 분야에서 요구되는 결정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있으며 10 micron 이하의 크기를 가지는 결정의 회절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10 micron 이하의 빔사이즈와 높은 플럭스의 빔을 이용해 단시간에 빠르게 노출시켜 결정이 손상되기 전에 회절 패턴을 수집할 수 있어야 한다.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여, micro-focusing된 빔에서도 높은 플럭스를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가 가능하며 최소 1 micron 사이즈의 빔을 제공함에 따라 1 micron 내외의 크기를 가지는 결정으로부터도 고품질 회절 데이터를 수집 가능하다. 이에 따라 serial synchrotron crystallography (SSX) 및 in-situ crystallography(ISX) 기법의 구현이 가능하여 기존에 규명이 어려웠던 생체 분자의 원자 해상도 구조 규명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높은 플럭스의 빔과 초고속 검출기의 조합은 단백질 결정을 얼리지 않고도 상온에서 데이터 수집을 가능하게 하여 생체 분자의 자연상태에 가까운 구조를 규명할 수 있는 큰 장점을 제공한다(그림 4, 오른쪽 위). 이는 신약 개발에도 응용되어 냉동 상태의 단백질 결정 구조와 상온 상태의 단백질 결정 구조 간의 차이를 분석하여 친화도가 높은 후보 물질을 정교하게 설계하는데 활용될 수 있다.8)
생체 분자 나노 결정학 빔라인의 활용은 앞서 언급한 기법들 외에도 화합물 라이브러리 스크리닝을 통해 타깃 단백질에 결합하는 화합물을 복합체 결정 구조로 신속하게 선별할 수 있으며 이를 신약 개발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그림 4, 왼쪽 아래).9) 대표적인 사례로는 Novartis와 Astex가 공동 개발한 유방암 치료제로 CDK4/CDK6 저해제인 Ribociclib,10) 그리고 Plexxikon이 개발한 흑색종 치료제로 B-raf 저해제인 Vemurafenib11)이 있다. Micro-focusing beam을 이용한 SSX의 활용으로는 그림 4(왼쪽 위)의 glycine transporter 1 (GlyT1)과 이에 결합한 억제제의 구조를 SSX를 통해 규명한 사례이다. 이 연구에서는 5 µm 이하의 microcrystal을 대량 제작한 뒤, helical scan 기법을 통해 약 130만 장의 회절 이미지를 수집하였다. 이를 통합 분석함으로써, GlyT1 막단백질과 억제제의 결합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규명하였다.12) 이러한 기법은 막단백질을 비롯해 기존에 구조 분석이 어려웠던 다양한 생체 고분자에 대한 구조 해석의 가능성을 넓혀주며 생체 고분자 결정학을 한 단계 고도화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ISX 기법을 이용해 초기 형성된 initial 단백질 결정을 물리적 접촉없이 결정이 형성된 플레이트 또는 mounting tool에서 직접 방사광 가속기의 X-선 빔을 조사하여 회절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거나 구조를 규명하는 것도 가능하다(그림 4, 오른쪽 아래). Plate를 이용해 데이터 수집 시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약 60° 정도의 회전이 가능하며 이를 wedge라고 하는데, 여러 개의 결정으로부터 wedge 데이터를 수집하여 integration하면 하나의 full dataset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low symmetry(P1)를 가지는 단백질 결정으로부터 이 방식을 이용해 구조를 규명한 사례도 있다.13) ISX 기법은 시료 준비의 간편화와 고품질 데이터 확보라는 이점을 바탕으로, 차세대 구조 생물학 연구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orea-4GSR의 생체 분자 나노결정학 빔라인은 기존의 MX 기법을 한층 더 빠르고 정교하며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세계적인 수준의 시설로 구축 중이다. 이 빔라인은 생명과학, 신약개발, 제약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활용이 기대되며, 특히 안정성 높은 micro-focusing 빔과 자동화된 실험 시스템의 결합은 구조 분석의 효율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향상시켜, 국내 X-ray 결정학 연구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고에너지 현미경 빔라인
고에너지 현미경(High Energy Microscopy, HEM) 빔라인은 X선의 높은 투과율을 이용하여 투영 영상 기법을 기반으로 X선 현미경(X-ray microscopy, XM)과 미세단층영상(micro computed tomography, μCT)을 제공하는 이미징 빔라인이다. X선 투영영상(projection imaging)은 가장 널리 활용되는 X선 기법으로 시료를 손상하지 않고 내부 구조를 빠르게 관찰 가능하여 의료(진단), 산업(검사), 보안(수출·입) 전반에 필수적인 검사기법으로 사용된다. μCT 영상은 여러 각도에서 측정한 투영 영상을 3차원으로 재구성하여 획득하고 시료 내부의 정밀한 미세 구조 분석이 가능하여 미세 균열, 다공성 분석, 생체 조직연구 등 다양한 과학 분야에서 크게 활용되고 있다.16)
XM 및 μCT는 싱크로트론 방사선(Synchrotron radiation, SR)의 장점을 활용하여 최적화된 고해상도 이미지를 획득하고 있으나, 3GSR (Third-generation storage ring)의 기술적 한계와 30 m 내외의 빔라인 길이는 30 keV 이하의 낮은 X선 에너지, 수 mm 정도의 작은 빔 크기를 갖기 때문에 이미징 빔라인에서 고밀도 및 대형 시료의 연구에 어려움이 있다.
오창에 구축 중인 Korea-4GSR (fourth-generation storage ring)의 HEM 빔라인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SR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100 keV 이상의 고에너지와 최대 200 mm의 큰 X선 빔을 이용하여 고밀도 및 대형 시료를 측정하고 시료의 미묘한 변화를 시각화하는 X선 위상차 영상(X-ray phase contrast imaging, XPCI)을 획득하도록 표 3에 나타낸 HEM 빔라인의 설계 목표로 구축 중이다.
[Table 3] Design goal of the High Energy Microscopy beamline.
Light Source | Bending Magnet (Centerbend) |
Photon energy | 5 ‒ 100 keV |
Beam size (H × V, FWHM) | 200 mm × 28 mm at the sample position |
Long Beamline | 121 m |
Spatial resolution | 0.5 μm |
Technique | Solution SAXS |
HEM 빔라인은 고에너지 X선 빔 사용을 위하여 광원을 투영 영상 획득에 적합한 휨자석(Bending Magenet, BM)으로 하고 상전도 자석(normal conducting magnet)의 최대 자기장인 2 T를 사용하여 100 keV의 photon energy 영역에서 영상 획득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그림 5). 고에너지의 X선은 투과 깊이(penetration depth)가 깊기 때문에 금속 시료와 같은 고밀도의 재료 측정에 적합하고 높은 투과율의 X선은 시료의 노출 시간을 줄임으로써 시료 손상을 최소화하여 대형 및 생체 시료 측정에 유리한 장점을 가진다.17) 또한 고에너지 X선은 높은 투과율 이외에도 진공이 아닌 공기 중에서 측정이 가능하여 항공우주에 사용되는 금속 합금과 같은 합성 재료의 시간, 온도 및 압력 변화에 대한 in situ 실험과 패키징이 완료된 배터리에서 전기화학적 사이클링으로 인해 생성되는 균열 및 핫 스폿의 발생 과정의 규명, 그리고 전기 전자 기기의 적층 및 제조 과정에서 재료의 변형 및 구조의 측정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18)19)

Fig. 5. BM10 High Energy Microscopy beamline.
SR은 고도로 시준된 빔을 인출하기 때문에 사이즈가 큰 빔의 사용을 위해서는 별도의 광학 장치를 사용하거나 100 m 이상의 빔라인 길이가 요구된다. 4GSR은 작은 방출량(low emmitance)로 인하여 빔 출력 밀도가 높기 때문에 HEM 빔라인은 안정적인 빔라인 구축 및 운영을 위하여 121 m의 롱-빔라인(long-beamline)으로 디자인되었다. 실험 구역에 제공되는 최대 빔 크기는 200 mm 이상으로 연구실에서 사용하는 프로토타입의 실험장치를 활용한 in-situ 실험 및 생체 시료의 in-vivo 측정이 가능하여 연구 개발자들은 실제 환경과 밀접한 연구수행이 가능하다.
HEM 빔라인은 일반적인 흡수 영상 기법뿐만 아니라 XPCI도 가능하다. XPCI는 프레넬 회절에 의한 시료의 위상변화를 측정하는 것으로 기존의 흡수 영상에서 관찰하기 어려운 미묘한 시료의 밀도 차이를 시각화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검사 기법이다.20) 최근 low emittance를 갖는 4GSR에서 매우 작은 소스 크기와 고에너지 X선 그리고 롱-빔라인을 이용하여 XPCI 기법이 가능해졌다. European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Extremely Brilliant Source (ESRF-EBS)의 BM18 빔라인은 인체 장기를 조영제(contrast agents)를 사용하지 않고 XPCI 기법을 이용하여 10 μm의 공간 분해능으로 조직학적 영상과 유사한 X선 이미징을 획득하였다.21) 고에너지 XPCI 기법을 이용한 이미징 결과는 코로나바이러스 질환 2019 (COVID-19)에 걸린 환자의 폐에서 조직구조의 국소적 변화를 식별하였고, 신장 사구체의 형태 측정과 정량적 분석을 수행하여 SR 이미징 기법의 의생명 과학 분야 적용 가능성 및 대형 시료의 측정 필요성을 확인하였다(그림 6). HEM 빔라인도 다양한 실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하여 실험 구역(end-station)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여 디자인 중이다.
![Fig. 6. ESRF-EBS BM18 beamline Applications.[15]](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3d5f52550f9fc2f3a660b641c14effb0b96d3bd3.png)
Material phase change analysis in the In-situ volcanic experimental setup with multiphase magmatic material at 620 °C. (red liquid – yellow bubbles)
![Fig. 6. ESRF-EBS BM18 beamline Applications.[15]](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37c7bcc7a571436e0a0b3d72d1a2f3a1893d1e35.png)
Detailed and accurate analysis of anatomical structures in human organs by image segmentation techniques
Fig. 6. ESRF-EBS BM18 beamline Applications.15)
X선 투영 영상의 발전은 X선 과학의 발전과 함께하였다. μm 크기 이하의 광원 개발은 X선 현미경 microscopy의 개발로 이어져 고분해능의 영상획득과 새로운 X선 광학 장치의 개발로 이어져 기초과학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HEM 빔라인은 100 keV 이상의 고에너지와 폭 200 mm의 대형 X선 빔을 이용하여 고밀도 및 대형 시료의 측정을 지원하고 고해상도, 고대비, 고속 이미징에 효과적인 XPCI 기법을 활용하여 복잡한 구조와 dynamic process에 대한 변화를 측정할 수 있도록 HEM 빔라인을 구축하고자 한다.
맺음말
Korea-4GSR의 바이오 빔라인은 생체 시료를 이용해 원자 해상도의 생체 고분자 구조 규명부터 마이크로미터 스케일의 조직 단편 이미징까지 다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실험 환경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강력한 고휘도 빔의 장점과 최신 기술의 실험 장치들을 기반으로 기존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던 실험들을 신속하게 고처리량(high-throughput) 방식으로 처리 가능하다. 이는 대용량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최근 연구 트렌드에 잘 맞물리며 이를 통해 다양한 생명 현상에 대한 구조적, 기능적 이해를 높이는 것과 더불어 신약 개발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본 3기의 빔라인을 활용한 연구는 국내 생명과학 분야의 한 단계 높은 도약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 각주
- 1)Greg L. Hura et al., Robust, high-throughput solution structural analyses by small angle X-ray scattering (SAXS), Nature Methods 6, 606 (2009).
- 2)Kun Qian et al., Insights into the Nanostructure, Solvation, and Dynamics of Liquid Electrolytes through Small-angle X-ray Scattering, Advanced Energy Materials 11, 2002821 (2021).
- 3)https://www.esrf.fr/home/Industry/applications-and-case-studies/pharmaceuticals-and-biotech.html.
- 4)Aya Okuda et al., Solution structure of multi-domain protein ER-60 studied by aggregation-free SAXS and coarse-grained-MD simulation, Scientific Reports 11, 5655 (2021).
- 5)Guilherme N. W. Gomes et al., Conformational ensembles of an intrinsically disordered protein consistent with NMR, SAXS, and single-molecule FRET,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142, 15697 (2020).
- 6)Marianna Y. Arteta et al., Successful reprogramming of cellular protein production through mRNA delivered by functionalized lipid nanoparticl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PNAS) 115, E3351 (2018).
- 7)https://www.creative-biolabs.com/immuno-oncology/structure-determination.htm.
- 8)T. S. Mehlman et al., Room-temperature crystallography reveals altered binding of small-molecule fragments to PTP1B, Elife 12, e84632 (2023).
- 9)Y. Zhao et al., Structural Analysis and Development of Notum Fragment Screening Hits, ACS Chem. Neuro. 13, 2060 (2022).
- 10)C. T. Brain et al., The Discovery of Kisqali® (Ribociclib): A CDK4/6 Inhibitor for the Treatment of HR+/HER2− Advanced Breast Cancer, Successful Drug Discovery (Wiley-VCH, 2021), pp. 273-289.
- 11)J. Tsai et al., Discovery of a selective inhibitor of oncogenic B-Raf kinase with potent antimelanoma activity, PNAS 105, 3041 (2008).
- 12)A. Shahsavar et al., Structural insights into the inhibition of glycine reuptake, Nature 591, 677 (2021).
- 13)N. Foos et al., In situ serial crystallography facilitates 96-well plate structural analysis at low symmetry, IUCrJ 11, 780 (2024).
- 14)R. A Steiner, Introduction to the virtual thematic issue on room-temperature biological crystallography, Acta Crystallogr F Struct Biol Commun. 79(Pt 4), 79 (2023).
- 15)M. Fischer, Macromolecular room temperature crystallography, Quarterly Reviews of Biophysics 54, e1 (2021).
- 16)Jean-Yves Buffière et al., Hard X-Ray Synchrotron Imaging Techniques and Applications, Synchrotron Radiation (Springer, Berlin, Heidelberg, 2015), pp. 389-408.
- 17)Masato Hoshino et al., Development of an X-ray imaging detector for high-energy X-ray microtomography, Journal of Synchrotron Radiation 27, 934 (2020).
- 18)Pavel Blažek et al., Multiscale 3D Analysis of Defects and Temporal Development of Electrode Morphology in Lithium-Ion Batteries By X-Ray Computed Tomography, ECS Transactions 105, 69 (2021).
- 19)Jaianth Vijayakumar et al., Multiresolution Phase-Contrast Tomography on BM18, a New Beamline at the European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y, Synchrotron Radiation News 37(5), 16 (2024).
- 20)Timm Weitkamp et al., X-ray phase imaging with a grating interferometer, Optics Express 13, 6296 (2005).
- 21)C. L. Walsh et al. Imaging intact human organs with local resolution of cellular structures using hierarchical phase-contrast tomography. Nature Methods 18, 1532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