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스핀트로닉스, 오비트로닉스, 그리고 그 너머
편집후기
작성자 : 이현우 ㅣ 등록일 : 2025-10-26 ㅣ 조회수 : 58
고체 내 다양한 준입자는 스핀 각운동량을 가질 수 있다. 전도 전자가 스핀 각운동량을 가질 수 있고 마그논도 스핀 각운동량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준입자가 궤도 각운동량을 가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과거의 이해 체계에 의하면, 강한 스핀-궤도 결합이 존재할 때 스핀을 매개로 궤도 각운동량이 유도될 수는 있지만, 궤도 각운동량 자체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간주되었다.
하지만 최근 이론적, 실험적 연구는 이런 통념을 뒤집었다. 전도 전자가 스핀 각운동량뿐 아니라 궤도 각운동량을 직접 가질 수 있고 궤도 각운동량의 존재를 위해 스핀-궤도 결합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더 나아가, 스핀 관련 여러 효과들의 기저에 궤도 각운동량이 존재하고, 스핀 효과와 유사하면서도 훨씬 강력한 궤도 각운동량 효과가 발현되는 다양한 사례들이 보고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오비트로닉스(orbitronics)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가 생겨났다. 흥미롭게도, 오비트로닉스의 태동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논문 상당수가 국내에서 발표되었고 현재도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성과 상당수가 국내 학자들에 의해 보고되고 있어 이 분야에서 국내 연구자들이 확고한 위상을 자리매김하고 있다.
본 특집호에서는 작년에 선도연구센터로 선정된 “양자 각운동량 동역학 센터”에서 수행 중인 각운동량 관련 연구를 소개한다. 센터 연구원 중 상당수가 오비트로닉스 분야가 태동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었고 지금도 학계를 선도하는 중요 논문들을 발표하고 있다. 본 센터는 전자에 대한 궤도 각운동량 연구에서 범주를 넓혀 여러 준입자가 가지는 각운동량의 존재를 탐구 중이다. 최근에 포논의 각운동량에 대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포논 각운동량 측정법에 대해 일부 진전이 있었다. 또한 마그논의 궤도 자기모멘트에 대한 이론적 가능성도 점점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본 센터에서는 준입자간 각운동량 교환이 일어나는 과정을 조사하며 이런 각운동량으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물리 현상을 이론, 실험 측면에서 연구한다.
본 특집호는 세 개의 글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글에서는 준입자 각운동량 연구에 대한 이론적 측면을 소개하고 두 번째 글에서는 준입자 각운동량에 대한 실험 측정을 소개하며, 마지막인 세 번째 글에서는 좀 더 발전된 각운동량 측정을 달성하기 위해 본 센터에서 추구하고 있는 여러 측정법을 소개한다. 에너지, 운동량과 함께 가장 근본적인 물리량 중 하나인 각운동량 연구는 고체의 여러 물성을 이해하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특집호를 통해 각운동량 연구에 대한 최신 연구 경향을 국내 학계와 공유하여 이를 계기로 좀 더 여러 연구진이 이 연구에 관심을 가지고 국내 연구력을 강화하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객원 책임편집위원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이현우 (hwl@postech.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