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융합 제어 기반 강유전체 포토닉스
편집후기
작성자 : 박형렬 ㅣ 등록일 : 2025-11-04 ㅣ 조회수 : 6
빛과 전기 분극이 만나는 경계에서, 물질은 단순한 매질을 넘어 능동적인 응답체로 변화한다. 이처럼 전기적 질서가 빛의 파동과 결합하는 지점에서, 강유전체 포토닉스(Ferroelectric Photonics)라는 새로운 연구 영역이 열리고 있다. 이번 「물리학과 첨단기술」 특집호는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 놓인 세 가지 연구 주제를 다루고 있다.
첫째, 초고속 비선형 응답의 관찰과 제어이다. 테라헤르츠 및 나노포토닉스 기술을 활용해 펨토초 시간척도에서 강유전체의 분극 전이를 직접 관찰함으로써, 빛과 원자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내는 비선형 동역학의 본질을 새롭게 조명한다. 이는 강유전체의 비선형성을 ‘스위칭 가능한 광학 자원’으로 바라보게 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된다.
둘째, 강유전체 굴절률 연구 기반 능동 광변조 기술이다. 강유전체가 지닌 거대 유전율과 전기광학적 응답을 정밀하게 조절함으로써, 외부 전기장에 따라 실시간으로 굴절률을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광소자 구현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능동적 변조는 향후 집적형 광 회로 및 광신호 처리 시스템의 핵심 구성요소로 발전할 잠재력을 지닌다.
셋째, 공진공학 기반의 신개념 비선형 메타표면 연구이다. 국소(local) 및 비국소(nonlocal) 공진을 결합해 공간 분산 효과를 제어함으로써, 기존 메타물질이 보여주지 못했던 비선형 광학 응답을 구현하였다. 이는 전통적인 평면 광학의 한계를 넘어, 물질 내부의 위상·공진·비선형성이 정밀하게 결합된 차세대 메타표면 설계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온칩 분광 이미징 및 얽힘 광원 생성 등을 통한 양자광학 분야로의 확장도 기대하고 있다.
이 세 연구는 각각 독립적인 성취를 이루고 있지만, 동시에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초고속 비선형 응답의 근본적 이해는 능동적 굴절률 제어 기술로 확장되고, 이러한 제어는 다시 공진공학을 통한 메타표면 설계로 이어진다. 즉, 강유전체 포토닉스는 ‘초고속–능동–공진’의 세 영역이 맞물려 작동하는 통합적 과학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번 특집호가 강유전체 포토닉스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서로 다른 접근들이 만나는 지점에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융합 연구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객원 책임편집위원 울산과학기술원 물리학과 부교수 박형렬 (nano@unist.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