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S PLAZA
Physical Review Focus
등록일 : 2025-12-02 ㅣ 조회수 : 49날갯짓하는 생물은 어떻게 안정적인 정지비행을 구현하는가? 곤충이나 벌새와 같은 날갯짓하는 생물은 안정적으로 정지비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해 먹이를 섭취하고, 짝을 찾으며, 포식자를 피하는 데 활용한다. 한 지점에 머물기 위해서는, 이러한 동물들이 자신의 위치나 운동 상태를 지속적으로 감지하고 그에 맞춰 날갯짓을 조절해야 한다. 생물물리학자들은 이 피드백 과정이 작동할 수 있는 여러 메커니즘을 제안해 왔으나, 그러한 메커니즘은 이 생물들이 지닌 제한된 계산 능력을 고려할 때 생물학적으로 그다지 타당하지 않을 정도로 복잡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신시내티대학교(University of Cincinnati)의 아메드 엘고하리와 사메 에이사는 동물이 본래 수행하는 자연스러운 날갯짓 운동을 이용하는 훨씬 단순한 메커니즘을 제시한다.1) 올해 초, 엘고하리와 에이사는 생물학적 혹은 물리적 계를 안정화로 이끌 수 있는 새로운 조종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조종은 계에 가해지는 고진폭, 고주파 교란 신호에 대해 이루어지는 조정의 결과를 분석함으로써 달성된다. 이번 연구에서 두 연구자는 날갯짓하는 동물들이 안정적인 정지비행을 구현하기 위해 이와 유사한 메커니즘을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안한다. 이 경우, 교란 신호 및 그에 대한 조정은 동물의 자연스러운 날갯짓 운동에 의해 단순하게 제공된다. 그리고 이러한 조정의 결과는 동물이 위치한 고도에 의존하는 시각적 단서와 같은 감각 정보로 나타난다. 엘고하리와 에이사는 자신들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벌새와 다섯 종의 날갯짓 곤충: 호박벌, 각다귀, 잠자리, 박각시나방, 꽃등에의 정지비행을 시뮬레이션하였다. 시뮬레이션 결과는 이 생물들에 대해 기존에 보고된 실험 자료와 매우 잘 일치하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가 곤충과 벌새의 정지비행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보다 우수한 정지비행 로봇의 설계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
노벨상: 거시 규모 양자 터널링 양자 입자는 장벽을 통과할 수 있는데, 이러한 거동을 터널링이라 부른다. 그러나 수십억 개의 입자로 구성된 거대 물체 역시 터널링 특성을 보일 수 있다.2)3)4) 올해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존 클라크(UC Berkeley), 미셸 드보레(Yale University and UC Santa Barbara), 그리고 존 마르티니스(UC Santa Barbara)는 바로 이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하였다. 그들은 초전도 회로를 이용해, 집단적 단위로 작동하는 초전도 전자들이 두 양자 상태 사이의 에너지 장벽을 가로질러 터널링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연구는 초전도 회로 분야의 지평을 넓히며, 이후 양자 컴퓨팅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올해는 국제 양자과학기술의 해이기 때문에, 노벨위원회가 올해 물리학상의 주제로 양자 터널링을 선정한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터널링은 “벽을 통과한다”라는, 고전적 직관에 정면으로 반하는 현상이기에 양자역학적 특성을 가장 전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번이 터널링 현상에 대한 첫 노벨상이 아니다. 1973년 노벨 물리학상의 절반은 반도체와 초전도체에서의 터널링을 실험적으로 규명한 일본의 레오 에사키와 노르웨이계 미국 물리학자 이바르 기애버에게 수여되었다. 나머지 절반은 초전도 회로에서 - 오늘날 조지프슨 접합이라 불리는 - 장벽을 가로지르는 터널링을 예측한 웨일스 출신 물리학자 브라이언 조지프슨에게 돌아갔다. 앞선 양자 터널링 연구는 단일 양자 입자가 장벽에서 어떻게 거동하는지를 다루었다. 기본 모형에 따르면, 입자의 양자파동함수는 장벽 내부로 침투하지만 그 진폭은 지수적으로 억제된다. 그 결과, 입자가 장벽 반대편에서 나타날 확률이 비록 작더라도 존재하게 된다. 이러한 확률은 예컨대 알파 입자가 방사성 원자핵 밖으로 터널링해 나오는 비율을 설명할 수 있다. 양자 이론은 터널링 현상을 가장 작은 입자들로만 제한하지 않는다. 거대 물체는 다수의 입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들의 집단적 파동함수는 원리적으로 장벽을 관통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환경 교란이 이러한 집단적 파동함수를 매우 쉽게 훼손하여, 터널링 가능성을 소멸시킨다는 점에 있다. 1980년대 초, 초전도 회로가 환경적 간섭이 낮은 상태, 즉 ‘환경적으로 조용한’ 시스템이어서 거시적 터널링을 허용할 수 있다는 제안이 제기되었다.5) 이후 여러 실험이 이 효과를 탐색했으나, 회로 내 잡음(noise) 때문에 얻어진 증거는 모호한 수준에 머물렀다. 클라크, 드보레, 그리고 마르티니스는(당시 모두 UC Berkeley 근무) 잡음 문제를 극복하는 실험을 설계하였다. 이들이 사용한 계(system)는 센티미터 크기의 초전도 회로로, 그 안에는 조지프슨 접합이 포함되어 있었다. 회로 내의 초전도 전자들은 하나의 집단적 계를 이루며, 본질적으로 단일 양자 위상으로 기술되는 거시적 물체라 할 수 있다. 기존에 개발된 모형들은 이 다전자(multielectron) 계가 접합을 가로지르는 전압이 0인 상태와 0이 아닌 상태, 즉 두 가지 상태 중 하나에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이 두 상태는 서로 에너지 장벽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이를 두 개의 골짜기 사이에 놓인 가파른 언덕으로 비유할 수 있다. 이들은 이전 실험들과 달리, 교류 형태로 와이어를 통해 주입되는 마이크로파를 사용하여 회로의 매개변수를 조절하고 측정했다. 마르티니스는 “마이크로파는 실험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양자역학적 거동을 드러내는 데 절대적으로 핵심적인 추가 차원을 제공했다”라고 설명한다. 연구진은 회로를 영전압 상태로 초기화하여, 다전자 계를 에너지 장벽의 한쪽에 사실상 가두어 두었다. 그러나 이 계는 열적 요동으로 인해 장벽을 넘어설 만큼의 에너지를 얻으면 여전히 “탈출”할 수 있었으며, 이는 전압의 갑작스러운 전환으로 관측된다. 연구진은 예측된 대로, 계를 냉각할수록 탈출률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50 이하에서는 탈출률이 더 이상 온도와 함께 감소하지 않고, 오히려 일정하게 유지되었다. 이는 열적 요동의 도움이 전혀 없이, 그 계가 장벽을 터널링하여 통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였다. 연구진은 마이크로파 입력을 이용해, 영전압 상태의 ‘골짜기’에 위치한 초전도 전자들을 들뜨게 할 수 있었고, 이러한 들뜸이 터널링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원자가 양자화된 에너지 준위를 갖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다전자 계 역시 이산적인 고에너지 상태들의 사다리 구조를 지님을 발견했다. 마르티니스는 “우리는 일종의 인공 원자를 만들고 조정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라고 설명한다. 이처럼 거시적 장치에서 원자와 유사한 거동을 공학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후 수년 동안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도쿄대학교의 나카무라 야스노부는 “인공적으로 만든 물체가 원자가 따르는 바로 그 방정식, 즉 슈뢰딩거 파동방정식을 따른다는 사실은 일종의 놀라움이었다”라고 말한다. 그는 이후 여러 연구자들과 함께 초전도 회로 기술을 정교화하여, 이 다전자 계가 효과적으로 두 상태에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음(양자중첩)을 보여주었다.6) 이어진 연구는 양자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장치의 개발로 이어졌고, 오늘날 초전도 회로 기술은 가장 널리 사용되는 양자 비트 플랫폼 중 하나가 되었다(관련 내용은 Viewpoint: A Superconducting Qubit that Protects Itself 참조). 나카무라는 “버클리 팀의 개척적 연구가 정말로 이 분야의 지평을 열었다”라고 평가한다. |
*Translated from English and reprinted with permission from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
*This work may not be reproducded, resold, distributed or modified without the express permission of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
[편집위원 김민철 (mckim@kongju.ac.kr)]
- 각주
- 1)A. A. Elgohary and S. A. Eisa, Hovering flight in flapping insects and hummingbirds: A natural real-time and stable extremum-seeking feedback system, Phys. Rev. E 112, 044412 (2025).
- 2)M. H. Devoret et al., Resonant activation from the zero-voltage state of a current-biased Josephson Junction, Phys. Rev. Lett. 53, 1260 (1984).
- 3)J. M. Martinis et al., Energy-level quantization in the zero-voltage state of a current-biased Josephson Junction, Phys. Rev. Lett. 55, 1543 (1985).
- 4)M. H. Devoret et al., Measurements of macroscopic quantum tunneling out of the zero-voltage state of a current-biased Josephson Junction, Phys. Rev. Lett. 55, 1908 (1985).
- 5)A. O. Caldeira and A. J. Leggett, Influence of dissipation on quantum tunneling in macroscopic systems, Phys. Rev. Lett. 46, 211 (1981).
- 6)Y. Nakamura et al., Coherent control of macroscopic quantum states in a single-Cooper-pair box, Nature 398, 786 (19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