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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2025 노벨물리학상

편집후기

작성자 : 정연욱 ㅣ 등록일 : 2025-12-02 ㅣ 조회수 : 6

2025년 노벨상이 초전도 소자에서 거시적 양자현상을 증명한 세 명에게 주어진다는 소식을 라이브로 접하는 감회는 새로웠다. 어쩌다 보니 학위과정부터 조셉슨접합 관련된 일을 하면서 자란 중년의 물리학도가 자신이 평생 일하고 있는 세부 분야에서 노벨상을 받는 것을 보는 것은 남다른 기분이다. 게다가 요즈음 양자컴퓨터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그 중심에 초전도 회로가 있는 상황이 아닌가. 이제 초전도 현상 그리고 이를 이용한 양자소자 이런 것들이 우리의 생활 주변에 가까이 다가오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21세기 들어 양자과학 분야에 노벨 물리학상이 주어진 것은 벌써 세 번째이다. 2012년 양자중첩과 제어, 2022년 양자얽힘과 벨부등식에 주어진 노벨상이 올해 드디어 양자역학적으로 작동하는 칩의 토대를 닦은 분들에게 주어졌다. 그리고 이것은 80년대 중반 이 거인들이 이룬 업적이 그 이후 지난 40여 년간 인류의 사고의 지평을 얼마나 넓혀주었는가에 대한 헌정이라고 생각한다.

올해의 노벨상은 단일그룹에서 행한 단일 실험에 대한 내용이므로 사실상 매우 간단한 내용이었다. 그럼에도 세 명의 저자를 섭외하고 이론적인 측면, 실험적인 측면 그리고 그 이후 일어난 과학적 후속편에 대한 이야기들을 기술하고자 하였다. 우연이지만, 세 명의 저자는 양자정보기술의 1세대에 해당하는 연령대의 닭띠 동갑내기들이고, 90년대의 초전도 열풍, 2000년대의 나노 열풍을 모두 겪으며 거시적 양자현상이 어떻게 양자컴퓨터까지 이어져 오는지 그 과정의 한가운데에서 연구를 해오던 사람들이다.

어쩌면 이제 양자역학은 더 이상 신비로운 학문의 영역이라든가 직관에 맞지 않는 파라독스로 가득 찬 물리학자들만의 분야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양자현상이 거시적 시스템인 소자-칩에서 보이는 순간, 올해의 노벨상 수상자들은 양자역학이 양자기술과 양자공학으로 넘어가는 브리지를 놓아준 셈이고, 고전역학과 전자기학이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으로 분화하며 우리의 생활을 윤택하게 해주었듯이 이제 21세기는 양자역학이 양자공학으로 분화하며 인류를 윤택하게 해주기를 희망한다.

[객원 책임편집위원 성균관대학교 양자정보공학과 교수 정연욱 (yonuk@skk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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