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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PLAZA

한국물리학회와 함께한 60여 년

작성자 : 조성호 ㅣ 등록일 : 2026-02-13 ㅣ 조회수 : 20

저자약력

조성호 교수는 Brown대학교 이학박사(1968)로 1971년부터 고려대학교 이과대학 물리학과 교수, 1989‒1993년 한국물리학회 부회장 겸 학술지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였다. 현재 동대학교 명예교수, 영국물리학회 펠로, 한국과학기술한림원과 대한민국학술원 종신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springchoh@daum.net)


한국물리학회는 1952년 6.25 전란 중 부산으로 피란하였던 서울대에서 최규남 박사님을 회장으로 하여 창립되었다. 필자는 1954년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하였는데, 서울에서 다시 입시를 보게 된 첫해였다. 대학 4학년 때 연구실험 과목에서 소형 전자석을 설계 제작하는 과제를 수행한 실험 조는 미국 스탠퍼드대학의 브로흐(F. Bloch) 교수팀이 1946년 Phys. Rev.에 보고한 원자핵 유도방법(Nuclear induction)1)을 흉내내어 물(H2O) 속의 1H 원자핵의 자기공명을 실현하였다(그림 1). 이 내용을 당시 서울대 물리학과 중심의 물리학연구회 발간 <物理學硏究> 제4권 학위논문 특집에 “The Measurement of the Magnetic Moment of the Proton”이라는 제목으로 4명의 공동논문으로 게재하였다.2) 이것이 필자의 최초 연구논문이어서 그 초록을 여기에 넣었다(그림 2).

그림 1. 1958년 서울대 물리학과 4년생 4인이 공동 제작한 NMR 장치.
그림 1. 1958년 서울대 물리학과 4년생 4인이 공동 제작한 NMR 장치.
그림 2. 1958년 논문 초록.
그림 2. 1958년 논문 초록.

한국물리학회(이하 학회라 약칭)는 1961년 권녕대 회장 때 학술지 <새물리>를 창간하였으며, 필자는 1961년부터 2년간 연세대 물리학과 재직 시 1962년 학회 정회원으로 입회하였고(159번의 회원증 소지), 당시 학과장 안세희 교수님의 연구 주제를 도와드림으로써 필자가 최초로 <새물리>에 발표했던 연구 논문이 되었기에 그 초록을 그림 3에 넣었다.3)

그림 3. 1963년 새물리 3권 2호, 논문 초록.
그림 3. 1963년 새물리 3권 2호, 논문 초록.

미국 유학 후 1971년 고려대 물리학과 부교수로 임명된 해 <새물리>에 “Electron Spin Resonance 소개”4)를 기고하였고, 학회 평의원에 입회하였으며, 이듬해(1972) 4월 연세대 장기원 기념관에서의 학회 총회에서 총회초청 강연에 박사학위 논문 내용을 발표하였다. 이 해 학회 조순탁 회장님이 필자를 총무간사로 임명하시어 학회 집행부에 참여하였는데, 1974년 봄 예정되었던 홍익대학에서의 학회 총회가 갑자기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총무간사의 소속대학이 핀치히터로 나섰던 일이 기억에 남아있다. 당시 고려대 이공대학에서의 총회 참석자 사진을 여기에 넣었다(그림 4).

그림 4. 1974년 한국물리학회 총회(고려대 이공대).
그림 4. 1974년 한국물리학회 총회(고려대 이공대).

1974년 학회 최초의 고체물리 심포지엄이 당시 고체물리 분과회장 김희규 교수님의 주도로 6월 9일(월), 16일(월), 23일(월), 30일(월), 그리고 7월 7일(월)까지 5회에 걸쳐 개최되었음이 다음해 11월 <새물리> 15권 3호 부록에 프로그램이 기록으로 남아있다(그림 5). 각 발표장의 좌장, 발표 주제와 발표자 및 패널 참석자들이 망라되어 있는데, 여기에 거명된 이들이 당시 우리나라 고체물리분야 선구자들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고체물리 특집 증보호에 필자의 발표 내용이 실려있다.5)

그림 5. 새물리 15권 3호 부록과 프로그램.
그림 5. 새물리 15권 3호 부록과 프로그램.

학회가 영문학술지(Journal of the Korean Physical Society)를 창간한 것은 1968년(권녕대 회장)이었고, 필자가 이 학술지에 처음 논문을 게재한 것은 상자성공명에 대한 이론적 계산 내용으로 1975년이었다.6) 고려대에서 수행한 첫 실험연구를 1976년 <새물리>에 게재하였기에 그 초록을 그림 6에 넣었다. 이 논문을 작성하는 데는 당시 고려대 물리학과에 원자핵 자기공명(NMR) 실험용 전자석이 전혀 없었으므로 발진기만을 우리 실험실에서 꾸미고, 이웃한 한국과학기술원(KIST)의 정 원 박사님 실험실의 대형 전자석으로 공명 데이터를 얻었음을 밝히며, 당시 정 박사님의 특별한 배려에 사의를 표한다.

그림 6. 필자의 고려대 수행 첫 실험연구 논문 초록.
그림 6. 필자의 고려대 수행 첫 실험연구 논문 초록.

1977년 학회의 재정적 도움 목적으로 윤세원 회장님의 주도로 학회 편저 『일반물리학실험』(46배판, 395면) 책이 교문사에서 출판되었다. 필자는 1.발간위원회 위원 및 발간 소위원회 위원과 2. 집필 및 감수위원회 위원으로 모두 참여한 발간 참여자 중 하나이다.(그림 7)

그림 7. 『일반물리학실험』 책 편저 참여자 명단.
그림 7. 『일반물리학실험』 책 편저 참여자 명단.

고려대 물리학과에서 최초로 꾸민 NMR 장치로 공명신호를 상온에서 77K까지의 온도 변화를 실측할 수 있었고,7) 또 자기장을 전혀 필요로 하지 않는 원자핵 사중극공명(NQR) 분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였다.8) 그 공명장치들을 사진으로 보인다(그림 8). 그뿐 아니라 1970년대 후반 정부의 대학 실험시설 확충을 위한 세계개발은행(IBRD) 차관 자금으로 고려대 물리학과는 미국 Varian사의 W-112 넓은 선 핵자기공명분석기(Wide-line NMR Spectrometer)를 도입하게 되어 1981년부터 활발한 NMR 실험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으며(그림 9), 1983년에 학회 논문상(한물 제83-4호)을 받았다(정중현 회장).

그림 8. 고려대 물리학과에서 건조한 NMR과 NQR 장치.
그림 8. 고려대 물리학과에서 건조한 NMR과 NQR 장치.
그림 9. Varian W-112 NMR Spectrometer.
그림 9. Varian W-112 NMR Spectrometer.

1980년대 후반에는 1986년 학회의 고체물리 분과회장을 맡아 제3회 한국-대만 고체물리 심포지엄을 주관하였고, 1989년에는 안세희 신임 학회장의 천거로 부회장 겸 편집위원장으로 취임하여 학회의 학술지 관리 책임을 맡게 되었다. 그때 학회로 온 3.1 문화상 수상 후보자 추천 의뢰에 안 회장께서 6쪽에 달하는 추천 이유서를 손수 써 주시며 도와주신 결과로 필자는 3.1 문화상 학술상을 1990년 3월 1일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당시 찍은 사진이 그림 10이다.

그림 10. 1990년 3.1 문화상 시상식 때
그림 10. 1990년 3.1 문화상 시상식 때.

그해 학회는 제4회 아시아-태평양 물리학 학술대회(APPC)를 8월 연세대 100주년 기념관에서 안 회장이 학술대회 회장으로 진행하였고, 이듬해 2,000쪽에 달하는 회보(Proceedings) 두 권을 발간하는 데 필자가 편집 책임자로서 조력하였다(그림 11).

그림 11. 제4회 APPC Proceedings 두 권.
그림 11. 제4회 APPC Proceedings 두 권.

이때 학회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했던 일 한 가지는 를 미국 ISI(Institute of Scientific Information)에 등재시켜 국제적 인정을 받으려는 노력이었다. 필자는 이를 위하여 학술지 크기와 모습을 현재 사용하고 있는 판형으로 바꾸고, 또한 재외 편집위원 3명을 새로 위촉하는 등 국제화에 주도적으로 노력하였다. 이 일의 추진은 1991년 이주천 회장 때도 지속되어 필자는 한 회기 더 부회장 겸 편집위원장 직무를 계속하였으며, 3년 여의 노력 끝에 1992년 12월 ISI로부터 가 1993년부터 SCI에 등재된다는 편지를 받았다. 1992년 3월 학회(이주천 회장)가 창간한 『물리학과 첨단기술』 12월호에 필자는 그림 12에 보인 표제로 그간의 과정을 소상히 보고하였다.9)

그림 12. 1992년 12월호에 JKPS가 SCI에 등재된 경과 보고.
그림 12. 1992년 12월호에 JKPS가 SCI에 등재된 경과 보고.

그 후 『물리학과 첨단기술』(이하 『물첨』으로 약칭)에 1995년 “자기공명과 생물물리학”, 1998년 “베를린 학술회의와 폴란드 방문기”, 2001년 “우리나라 기초과학 어제와 오늘”을 기고하였다. 필자는 학회의 최고상 성봉물리학상을 2000년 봄학회에서 수상하고(민석기 회장), 가을학회에서 “자기공명 평생의 연구과제”라는 수상 강연을 하였다. 2000년 12월 필자는 학회에 “봄비상” 시상 기금을 출연하고(민석기 회장), 2001년 고려대에서 정년 퇴임하였다.

정년 퇴임 이전 4~5년은 경기도 과천에서 45분 걸리는 4호선 전철로 주로 통학하였다. 이때 좌석에 앉으면 어떻게 일반인들에게 ‘물리’를 쉽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를 생각해서 간단한 착상을 노트에 적기 시작하였다. 2004년부터 작은 주제들에 대한 설명을 『물첨』에 기고하기 시작하여, 2005년에 5회를 기고하면서 2006년 <물리돋보기>를 출간하였는데, 그 광고가 『물첨』 3월호에 실렸다(그림 13). 내용은 대학의 문과생이나 일반인이 '물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림 13. 2006년 『물첨』 3월호 후면 전면 광고.
그림 13. 2006년 『물첨』 3월호 후면 전면 광고.

2005년 세계 물리의 해에, 학회는 타임 캡슐(Time Capsule)을 매설하여(김채옥 회장) 학회 창립 77주년이 되는 2029년 개봉키로 한, 대전과학관 부지 캡슐 매설 행사에 필자도 참석하여, 내구성이 좋은 종이에 메모를 남긴 기억이 남아있다.

퇴임 이후에는 살고 있는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고, 또 집이 남향이어서 겨울 햇빛을 즐길 수 있었다. 햇빛이 우리 집을 정면으로 쪼이는 시각을 재어보니 계절에 따라 크게 달라짐을 알게 되어 흥미로웠다. 초기 3년간 측정한 결과를 그래프에 점 찍어보니 재현성은 있는데, 춘분과 추분에서 예상되는 대칭성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이 초기 데이터를 2006년 12월 『물첨』에, 2007년 3월과 12월호, 2009년 1/2월호, 2010년 4월호, 그리고 2013년 6월호에 “햇빛 그림자와 함께한 10년: 균시차, 네 절기, 우리집의 향”이라는 제목의 글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10)

이재일 편찬위원회 대표의 끈질긴 추진으로 수년간 지속된 용어심의위원회의 각고 끝에 학회편 “물리학 용어사전”(그림 14)을 북스힐 출판사에서 2013년 10월 출간하였는데(이철의 회장), 필자도 일조하였다.

그림 14. 한국물리학회 편 최초의 <물리학 용어 사전> 표지.
그림 14. 한국물리학회 편 최초의 <물리학 용어 사전> 표지.

2020년대에 들어와서 2021년 “학회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초창기 20년을 돌아보다”11)와 2024년 “양자얽힘에서 양자기술로”12)와 “양자역학 100주년”,13) 그리고 2025년 4월 고 이문종 학형의 추모사를 『물첨』에 기고하였다.14) 2025년 연말에 ‘봄비물리학상 시상기금’을 추가하였고(윤진희 회장), 이 글은 2026년 1월 2일 학회 신년회에서 초청강연으로 발표한 내용이다. 학회 발전을 위하여 진력한 역대 회장님들께 사의를 표한다.

각주
1)F. Bloch, W. W. Hansen and M. Packard, Nuclear Induction, Phys. Rev. 69, 127 (1946).
2)권숙일, 이문종, 정명숙, 조성호, The Measurement of the Magnetic Moment of the Proton, 物理學硏究 4, 52 (1958).
3)안세희, 정중현, 조성호, 삼상한 이중집속 베타선스펙트로메터와 그것에 의한 Au198의 베타선에너지분포, 새물리 3(2), 12 (1963).
4)조성호, 해설: Electron Spin Resonance 소개, 새물리 11, 179 (1971).
5)조성호, 상자성 공명과 싸이클로트론 공명, 새물리 15(3), 부록, S-1 (1975).
6)Kyung Soo Yi and Sung Ho Choh, Crystal Field Approximation of Axial g Values of Rare Earth Ions, J. Korean Phys. Soc. 8(2), 77 (1975).
7)조성호, 최기범, 상자성 K2CuCl4·2H2O의 핵자기 공명: 수소 공명의 온도변화, 새물리 19, 17 (1979).
8)서용문, 이종민, 박만장, 조성호, N14 원자핵사중극 공명장치의 동작특성, 새물리 19, 108 (1979).
9)조성호, 영문학술지 JKPS 국제학술지로 공인, 물리학과 첨단기술 1(4), 91 (1992).
10)조성호, 햇빛 그림자와 함께한 10년, 물리학과 첨단기술 22(6), 50 (2013).
11)조성호, 학회창립 70주년을 앞두고 초창기 20년을 돌아보다, 물리학과 첨단기술 30 (11), 26 (2021).
12)조성호,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에서 양자 기술(Quantum Technology)로, 물리학과 첨단기술 33(9), 31 (2024).
13)조성호,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 100주년, 물리학과 첨단기술 33(12), 45 (2024).
14)조성호, 재미 물리학자 고 李文鐘(Rhee, Moon-Jhong: 1935-2024) 교수의 일주기를 맞이하여, 물리학과 첨단기술 34(4), 3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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