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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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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양성자 내부를 비추는 차세대 전자현미경: EIC와 이미징 열량계

한국 그룹의 BIC 검출기 연구개발 활동

작성자 : 복정수·조현석·임상훈·김신형 ㅣ 등록일 : 2026-04-15 ㅣ 조회수 : 15

저자약력

복정수 박사는 PHENIX 실험에 참여하여 양성자의 스핀과 핵물질 효과를 주제로 연구하였으며, 2019년 미국 뉴멕시코주립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2019년부터 인하대학교 박사후 연구원으로 ALICE 실험의 데이터 분석 및 검출기 개발, LAMPS 실험의 검출기 개발에 참여하였다. 2022년부터 부산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 및 연구교수로 재직하며 양성자의 스핀 구조 연구와 차세대 가속기용 검출기 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jeongsu.bok@cern.ch)

조현석 교수는 2007년 프랑스 Université Paris-Sud 11에서 핵물리실험 전공으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벨기에 Ghent University, 프랑스 Institut de Physique Nucléaire d’Orsay, 그리고 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연구단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으며, 2018년부터 경북대학교 물리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핵자 구조와 열량계 검출기 개발을 기반으로 핵물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hyonsuk@knu.ac.kr)

임상훈 교수는 2014년 연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핵물리실험 전공으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콜로라도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2019년부터 부산대학교 물리학과 부교수를 거쳐 2026년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부교수로 재직하며 LHC ALICE 실험 EIC ePIC 실험 등에 참여하면서 데이터 분석 연구 및 검출기 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shlim@yonsei.ac.kr)

김신형 교수는 2021년 고려대학교 물리학과에서 핵물리실험 전공으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고려대학교와 일본 JAEA (Japan Atomic Energy Agency)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으며, 2024년부터 경북대학교 물리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시간투영검출기(TPC)와 차세대 열량계 검출기 개발을 기반으로 하드론 물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shinhyung@knu.ac.kr)

Recent R&D Activities of the Korean Group on the BIC

Jeongsu BOK, Hyon-Suk JO, Sanghoon LIM and Shin Hyung KIM

This article presents the recent R&D activities of the Korean BIC group. The Group plays important roles in development and preparation for the mass production of the Barrel Imaging Calorimeter(BIC). This includes automated equipment for AstroPix sensor testing, the development of the End-of-Sector Box readout system, the production of Pb/SciFi calorimeter prototypes, and beam tests for performance verification.

들어가며

본 특집호에서는 앞서 EIC의 ePIC 실험이 지향하는 주요 연구 주제와 ePIC 실험의 배럴 영역 전자기 열량계인 배럴 이미징 열량계(Barrel Imaging Calorimeter, BIC)의 개념 및 역할을 소개하고자 한다. 특히, 한국 BIC 연구그룹이 수행하고 있는 최근 연구개발 활동과 향후 계획을 다루고자 한다. 구체적으로는 AstroPix 실리콘 센서 테스트를 위한 자동화 장비 개발, 검출기 신호 처리를 담당하는 End-of-Sector Box (ESB) 개발, 납/섬광섬유(Pb/SciFi) 열량계 시제품 제작, 그리고 일본 KEK와 유럽 CERN에서 전자 및 강입자 빔을 이용해 수행한 검출기 시제품 성능 검증 빔 테스트 결과를 차례로 소개하고자 한다.

AstroPix 센서 테스트 자동화 장비 개발

ePIC 실험의 배럴 이미징 열량계(BIC)는 약 100 m2에 달하는 넓은 면적의 실리콘 센서를 기반으로 구축될 예정으로, 이는 국내외 실리콘 검출기 연구 중에서도 매우 큰 규모에 해당한다. 이러한 대면적 검출기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개별 센서를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성능을 검증한 뒤, 품질이 확인된 센서만을 선별하여 모듈 제작에 활용하는 체계적인 품질 관리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센서 검사 공정의 자동화와 모듈 제작 공정의 표준화는 본 연구의 핵심 과제로 자리하고 있다.

국내 BIC 연구그룹은 이러한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반도체 패키징 및 정밀 검사 기술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과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 ALICE 연구그룹이 ITS2 및 차세대 실리콘 궤적 검출기 연구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면적 실리콘 센서의 검사와 모듈 제작 기술을 ePIC BIC 개발에 적극적으로 적용하고자 한다. 국내에는 반도체 공정 및 자동화 장비 개발에 특화된 기업들이 다수 존재하며, 그중 ㈜C-ON 테크는 ALICE ITS2 프로젝트에서 국내 연구자들과 협력하여 센서 자동화 테스트 장비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그 공로로 ALICE Industry Award를 수상한 바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한국 BIC 연구그룹과 협력하여 보다 많은 수의 센서를 효율적으로 검사할 수 있는 새로운 자동화 장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검출기 프로젝트 간 기술적 연계는 장비 설계, 공정 최적화, 품질 관리 체계 구축 측면에서 중요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한국 BIC 연구그룹은 대량 생산을 대비한 AstroPix 실리콘 센서 자동화 테스트 장비 개발과 함께 테스트 절차 및 소프트웨어 개발 등 센서 테스트 전반을 총괄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실리콘 센서 테스트는 각 센서의 전기적 특성(누설 전류, 노이즈, 동작 전압 범위, 픽셀 응답 균일성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여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성능이 우수한 센서를 선별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대면적 검출기 제작 과정에서는 수만 개에 이르는 센서를 반복적으로 검사해야 하므로, 수작업 기반의 테스트 방식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한계를 가진다. 이에 따라 자동화된 검사 시스템 구축은 생산 효율성 향상과 품질 균일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핵심 인프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개발 중인 자동화 테스트 장비는 센서 로딩, 정렬, 프로빙, 전기적 특성 측정, 데이터 저장 및 판정 과정을 일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고 있다. 해당 장비는 ALICE ITS2 검출기 제작 과정에서 센서 테스트 장비를 성공적으로 개발한 ㈜C-ON 테크와의 협력을 통해 구체적인 설계가 진행 중이다(그림 1). ITS2 프로젝트에서 검증된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하되, AstroPix 센서의 구조와 동작 특성에 맞추어 테스트 항목과 인터페이스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Fig. 1. Schematic drawing of automated test equipment for AstroPix sensors.
Fig. 1. Schematic drawing of automated test equipment for AstroPix sensors.

장비 개발과 병행하여, 센서 신호를 정밀하게 측정하기 위한 전용 프로브 카드(probe card)와 자동화 테스트를 제어·관리하는 전용 소프트웨어도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프로브 카드는 픽셀 단위 신호 접근과 다채널 동시 측정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부품으로, 접촉 안정성과 반복 정밀도가 매우 중요하다. 또한 테스트 소프트웨어는 측정 데이터의 실시간 모니터링, 자동 합격·불합격 판정, 데이터베이스 연동 및 이력 관리 기능을 포함하도록 설계되어, 향후 대량 생산 환경에서도 높은 확장성과 추적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자동화 테스트 체계 구축은 단순한 장비 개발을 넘어, 국내에서 대면적 실리콘 검출기를 설계·생산·검증할 수 있는 종합적인 기술 역량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나아가 ePIC BIC 개발 과정에서 축적되는 기술과 경험은 향후 다양한 차세대 검출기 프로젝트에도 활용될 수 있으며, 국내 반도체 및 정밀 장비 산업과의 협력 모델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nd-of-Sector Box 개발

배럴 이미징 열량계(BIC) 검출기에서 생성된 신호를 실제 데이터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검출기 끝단에 설치되는 전자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장치가 ESB (End-of-Sector Box)이다. BIC 검출기는 총 48개의 사다리꼴 기둥 형태의 섹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섹터의 양 끝단에 ESB가 설치된다. ESB는 검출기 내부에서 발생한 광 신호와 전자 신호를 수집·처리한 뒤, 이를 ePIC 검출기 전체 데이터 취득 시스템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BIC 검출기의 신호 읽기 구조는 크게 Pb/SciFi 샘플링 열량계 부분과 AstroPix 실리콘 픽셀 이미징 부분으로 구분된다. 현재 한국 연구그룹은 이 가운데 Pb/SciFi 신호 읽기 시스템 개발에 중점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편 AstroPix 이미징 센서의 읽기 시스템은 주로 NASA Goddard Space Flight Center를 중심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Pb/SciFi 열량계에서 입자가 검출기를 통과하면 납(Pb) 층에서 전자기 샤워가 형성되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2차 하전 입자들이 섬광섬유(Scintillating Fiber, SciFi)를 지나면서 빛을 방출한다. 방출된 빛은 섬광섬유 내부에서 전반사를 반복하며 파이버의 양 끝으로 전달된다. ESB에서는 이러한 광 신호를 라이트 가이드(light guide)를 통해 SiPM (Silicon Photomultiplier) 광센서로 전달한다. 라이트 가이드와 SiPM 사이에는 옵티컬 쿠키(optical cookie)가 삽입되어 광 전달 효율을 높인다. 옵티컬 쿠키는 굴절률이 잘 정합된 재질로 만들어진 얇고 점착성이 있는 인터페이스 층으로, SiPM 윈도우와 라이트 가이드 표면 사이에 형성될 수 있는 공기층을 제거하여 굴절률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반사를 줄이고, 결과적으로 광 전달 효율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한국 연구그룹은 이러한 광학 결합 구조의 최적화를 위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먼저 SiPM 광센서의 방사선 내성(radiation tolerance)을 평가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BIC 검출기에서 SiPM이 위치한 지점 중 방사선량이 가장 높은 위치의 경우, 약 2.3 × 109 neq MeV/cm2 수준의 중성자 등가 선량을 1년 동안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방사선 환경에서 SiPM의 이득(gain), 암전류(dark current), 항복 전압(breakdown voltage)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측정하여 장기적인 검출기 성능을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 변화는 검출기의 에너지 분해능과도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에 중요한 연구 주제이다.

Fig. 2. Prototype images of Pb/SciFi readout system for BIC detector in End-of-Sector Box (ESB).
Fig. 2. Prototype images of Pb/SciFi readout system for BIC detector in End-of-Sector Box (ESB).

또한 라이트 가이드 형상의 최적화를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섬광섬유에서 방출된 광자가 가능한 한 손실 없이 SiPM에 도달하도록 하는 동시에, SiPM 센서의 픽셀 영역에 광자가 균일하게 분포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섹터의 끝단에는 사다리꼴 단면을 가진 라이트 가이드가 5×12 배열로 총 60개 배치되어 있으며, 이 라이트 가이드를 통해 섬광섬유에서 전달된 빛이 SiPM 광센서로 전달된다. 현재 사다리꼴 단면과 SiPM 센서의 정사각형 단면을 효과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다양한 라이트 가이드 형상을 설계하고 있으며, Geant4 기반의 광학 시뮬레이션 결과와 실제 우주선(cosmic ray) 및 LED 광원을 이용한 측정 데이터를 비교하여 최적의 구조를 탐색하고 있다. 또한 라이트 가이드와 SiPM 사이에 삽입되는 옵티컬 쿠키(optical cookie)의 두께 역시 광 전달 효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최적화 연구도 함께 수행되고 있다.

BIC 검출기에서는 3 mm × 3 mm 크기의 SiPM 센서가 4×4 배열로 구성된 SiPM 어레이가 하나의 라이트 가이드에 연결된다. 따라서 하나의 광 신호를 읽기 위해서는 총 16개의 SiPM 채널 신호를 전자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연구그룹은 전치(front-end) 전자 시스템에서 여러 채널의 신호를 효율적으로 합산할 수 있는 회로 구조를 연구하고 있다. SiPM 센서는 센서마다 항복 전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이득을 얻기 위해서는 각 채널에 서로 다른 바이어스 전압을 인가해야 한다. 또한 SiPM의 동작 특성은 온도 변화에도 민감하므로 안정적인 신호 측정을 위해 LED 기반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하여 센서 응답을 지속적으로 보정할 계획이다.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한국 그룹은 BIC의 Pb/SciFi 신호 읽기 시스템의 핵심 요소인 광학 결합 구조의 최적화, 센서 특성 평가, 전자 회로 설계, 그리고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개발은 BIC 검출기의 안정적인 장기 운영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정밀한 에너지 측정을 위한 중요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납/섬광섬유(Pb/SciFi) 열량계 시제품 제작

1. BIC 검출기의 납/섬광섬유(Pb/SciFi) 열량계의 에너지 측정

BIC 검출기의 에너지 측정은 납/섬광섬유(Pb/SciFi) 열량계를 이용해 이루어진다. 이 열량계의 기본 구조는 두께 0.5 mm의 납판 사이에 지름 1 mm의 섬광섬유를 배열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나 광자가 검출기에 입사하면 섬광섬유 주변의 납에서 제동복사(bremsstrahlung)와 쌍생성(pair production)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며, 그 결과 다수의 저에너지 전자, 양전자, 광자가 생성된다. 이러한 연쇄 과정은 전자기 샤워(electromagnetic shower)를 형성하고, 이 과정에서 생성된 하전입자들이 섬광섬유를 통과할 때 일부 에너지가 빛으로 변환된다.

이렇게 생성된 빛은 섬광섬유 내부에서 전반사를 반복하며 양 끝단으로 전달된다. 끝단에 도달한 빛은 광전자증배관(PMT)이나 실리콘 광증배기(SiPM)와 같은 광센서에 의해 전기 신호로 변환되며, 이 신호의 크기를 이용해 최초로 입사한 입자의 에너지를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섬유 양 끝에 도달하는 빛의 시간 차이를 측정하면 입자가 검출기의 어느 위치로 입사했는지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국 BIC 연구그룹은 2027년 본제품 제작을 앞두고 다양한 시제품을 직접 제작하면서 관련 장비를 준비하고 제작 노하우를 축적해 가고 있다. 먼저 2024년 5월에는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소형 시제품을 제작하여 기본적인 구조와 제작 절차를 검토하였다. 이후 이를 발전시켜 2024년 8월 빔 테스트에서 성능을 검증할 수 있는 시제품으로 확장하였으며, 그 결과 32×3×3 cm3 크기의 모듈형 Pb/SciFi 열량계를 제작한다.

2. Pb/SciFi 유닛 모듈 제작 과정

32×3×3 cm3 Pb/SciFi 모듈의 제작은 납판을 성형하여 섬광섬유가 들어갈 홈을 만드는 단계에서 시작된다. 이를 위해 핸드 프레스 또는 유압 프레스와 두 개의 금형(jig)을 사용한다. 납판을 금형 사이에 넣고 압력을 가하면 섬광섬유를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할 수 있는 물결 모양의 구조가 형성된다.

Fig. 3. Hydraulic press and jig used to form lead sheets, and examples of formed lead sheets.
Fig. 3. Hydraulic press and jig used to form lead sheets, and examples of formed lead sheets.

이후 성형된 납판과 섬광섬유를 번갈아 층층이 쌓아 올린다. 필요한 두께만큼 적층한 뒤에는 구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임시로 테이프로 감아 고정한다.

Fig. 4. Stacking of scintillating fibers and formed lead sheets.
Fig. 4. Stacking of scintillating fibers and formed lead sheets.

다음 단계에서는 섬광섬유 끝단을 하나로 모아 신호를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한다. 초기 시제품에서는 별도의 라이트 가이드 없이, 섬광섬유 끝단을 2.1×2.1 cm2 면적의 PMT에 맞도록 모아 3D 프린팅한 케이스에 장착한다. 이 과정에서 절단이나 연마 중 섬광섬유가 손상되지 않도록 광학용 접착제(optical cement)를 도포하여 굳힌 뒤 끝단을 안정적으로 고정하였다.

Fig. 5. Scintillating fibers bundled using a 3D-printed case. Silicone was applied to secure them in place, and optical cement is then applied and allowed to harden.
Fig. 5. Scintillating fibers bundled using a 3D-printed case. Silicone was applied to secure them in place, and optical cement is then applied and allowed to harden.

접착제가 충분히 경화되면, 섬광섬유 끝단의 길이를 균일하게 맞추기 위해 약 1 mm 정도를 남기고 절단한다. 이후 빛이 광센서에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끝단을 사포로 정밀하게 연마하여 매끄럽게 마감한다. 이러한 연마 과정은 광손실을 줄이고, 보다 안정적인 신호 측정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단계이다.

Fig. 6. Assembled unit module, bundled scintillating fibers at one end of module, and a cross-sectional view of Pb/SciFi structure.
Fig. 6. Assembled unit module, bundled scintillating fibers at one end of module, and a cross-sectional view of Pb/SciFi structure.

3. 실험을 위한 준비

제작된 모듈은 코즈믹 뮤온 테스트와 빔 테스트에 활용할 수 있도록 신호 읽기 장치와 결합하였다. 이를 위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케이스에 PMT를 장착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으며, 섬광섬유 끝단과 PMT 사이에는 옵티컬 쿠키(optical cookie)를 삽입하여 빛이 효율적으로 전달되도록 한다.

한편 일부 모듈은 PMT보다 면적이 작은 SiPM에 연결할 수 있도록 다른 방식으로 제작하였다. 이 경우 납판이 끝나는 지점에서 구조를 정리한 뒤, 섬광섬유 끝단에 라이트 가이드를 부착하여 작은 면적의 광센서에서도 신호를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도록 하였다. 이러한 방식은 향후 본제품의 신호 읽기 구조에 보다 가까운 형태로 발전시켜 적용할 계획이다.

제작된 모듈의 기본 성능은 빔 테스트에 앞서 우주선 뮤온(cosmic muon)을 이용해 먼저 점검한다. 이러한 뮤온 테스트는 제작된 모듈이 정상적으로 신호를 생성하고 이를 안정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초기 검증 단계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모듈 중앙부의 위와 아래에 트리거 검출기를 설치하여 중앙 부근을 통과하는 뮤온 신호를 선택적으로 수집한다. 수집된 신호의 최빈값을 모듈별로 비교한 결과, 각 모듈의 응답 특성이 서로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다.

Fig. 7. Mechanical case designed to provide a stable optical connection between PMT and Pb/SciFi module.
Fig. 7. Mechanical case designed to provide a stable optical connection between PMT and Pb/SciFi module.

4. 향후 계획

앞으로 한국 BIC 연구그룹은 섬광섬유의 특성을 정밀하게 평가하기 위한 섬광섬유 성능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본제품에 보다 가까운 70 cm 길이의 Pb/SciFi 모듈 제작으로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제품 제작 단계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본제품 개발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을 더욱 체계적으로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제품 빔 테스트

1. 빔 테스트의 필요성과 한국 BIC 그룹의 역할

BIC 검출기의 연구개발 과정에서는 전산모사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실제 물리적 성능을 검증하고, 검출기 설계와 제작 공정을 최적화하기 위해 빔 테스트가 필수적이다. 특히 실제 실험에서 측정해야 할 전자와 광자를 검출하고 이를 강입자와 구별하는 성능은 실험실 환경만으로 충분히 검증하기 어렵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알파선원이나 베타선원과 달리, 실제 가속기 실험에서는 GeV (109 eV) 영역의 고에너지 입자가 검출기에 입사하므로, 이때 나타나는 신호의 크기와 특성을 정확히 이해해야 신뢰성 있는 신호 분석이 가능하다. 또한 EIC와 같은 충돌형 가속기 실험에서는 단위 시간당 입사하는 입자 수가 실험실 환경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 역시 실제 빔라인에서만 재현할 수 있다.

이처럼 실제 빔 환경에서 시제품 검출기의 성능을 검증하는 과정은 본제품 제작에 앞서 반드시 수행되어야 하는 핵심 단계이며, BIC 프로젝트의 주요 중간 점검 항목으로도 자리하고 있다. 한국 BIC 연구그룹은 2024년 8월 CERN PS에서의 빔 테스트를 시작으로, 2025년 3월과 6월 일본 KEK PF-AR 테스트 빔 라인, 그리고 2025년 7월 다시 CERN PS에서 수행한 일련의 빔 테스트를 통해 검출기 제작과 실험 검증 역량을 입증해 왔다. 이러한 활동은 한국 팀의 기술적 기여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전체 BIC 프로젝트의 연구개발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Fig. 8. Experimental setup for the beam test at the CERN PS T10 beamline in August 2024.
Fig. 8. Experimental setup for the beam test at the CERN PS T10 beamline in August 2024.

2. 2024년 CERN PS에서의 첫 빔 테스트

한국 BIC 팀의 첫 빔 테스트는 2024년 여름 CERN Proton Synchrotron (PS)의 T10 빔라인에서 수행되었다. CERN PS 동쪽 구역에 위치한 T10 빔라인은 Proton Synchrotron에서 추출된 24 GeV/c 양성자로부터 생성된 2차 빔을 제공하며, 이 빔에는 전자, 파이온, 뮤온, 양성자, 케이온 등이 포함된다. 이 가운데 주요 성분은 전자와 파이온이며, 이들은 빔라인에 설치된 체렌코프 카운터(Cherenkov counter)를 이용해 구별할 수 있다.

이 빔 테스트에서는 0.5, 1, 2, 3 GeV/c 범위의 입자에 대해 Pb/SciFi 열량계에서 발생한 빛을 광전자증배관(photomultiplier tube, PMT)으로 읽어 신호를 측정하였다. 사용된 Pb/SciFi 시제품은 32×3×3 cm3 크기의 모듈을 3×5 배열로 적층하여 약 15 cm 두께로 구성하였으며, 이는 약 10.9 radiation length (X0)에 해당한다. 한국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으로 얻은 모듈별 에너지 분포를 바탕으로 보정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에너지 분해능과 시간 분해능을 평가하였다. 이 첫 번째 빔 테스트는 시제품 열량계의 기본 성능을 확인하고, 이후 빔 테스트의 분석 절차와 운영 방법을 정립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다.

Fig. 9. Assembled unit modules during beam test at CERN PS in 2024.
Fig. 9. Assembled unit modules during beam test at CERN PS in 2024.
Fig. 10. Measured energy sum for 2 GeV/c electrons and time difference between left and right readouts used to determine time resolution.
Fig. 10. Measured energy sum for 2 GeV/c electrons and time difference between left and right readouts used to determine time resolution.

3. 2025년 KEK PF-AR에서의 전자빔 실험

2025년 3월과 6월에는 일본 KEK PF-AR 테스트 빔 라인에서 0.5‒5 GeV/c 전자빔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하였다. KEK PF-AR 테스트 빔 라인은 검출기 연구개발을 위한 고순도 전자빔을 제공하는 시설로, PF-AR 저장링을 순환하는 6.5 GeV 또는 5 GeV/c 전자로부터 생성된 제동복사 광자가 전자–양전자 쌍으로 변환된 뒤 실험 구역으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빔이 형성된다.

이 시기의 빔 테스트는 앞선 CERN 실험을 통해 기본적인 모듈 성능과 실험 절차를 확인한 이후, 본제품에 보다 가까운 조건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실제 BIC 본제품의 두께는 약 24 cm 수준이므로, 이에 근접한 환경에서 입자 샤워를 충분히 형성하고 측정하기 위해 더 많은 Pb/SciFi 모듈을 제작하였다. 그 결과 총 4×7 배열의 시제품을 구성하여, 본제품의 한 섹터에 버금가는 두께를 구현하였다.

Fig. 11. Beam test setup at KEK PF-AR test beamline with Pb/SciFi module and the AstroPix detector.
Fig. 11. Beam test setup at KEK PF-AR test beamline with Pb/SciFi module and the AstroPix detector.

또한 이 시제품을 위한 전용 데이터 획득 시스템(DAQ)을 제작하여 검증하였으며, 첫 번째 빔 테스트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실험 절차를 개선함으로써 보다 향상된 에너지 분해능을 확보할 수 있었다. 특히 2025년 6월 실험에서는 BIC 그룹으로서는 처음으로 AstroPix 실리콘 검출기를 전자빔 환경에서 시험하였다. 이를 통해 당시 버전의 센서 성능을 평가하고, 빔라인 운용 과정에서 필요한 여러 기술적 정보를 확보할 수 있었다.

AstroPix 검출기는 외부 트리거와 독립적으로 신호를 기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BIC 검출기의 샤워 이미징 개념을 빔 테스트에서 구현하려면 열량계와 AstroPix 검출기 데이터에 공통의 타임스탬프(timestamp)를 부여하는 체계가 필요하였다. 한국 연구팀은 국내 NOTICE Korea의 DAQ 시스템을 기반으로 열량계와 AstroPix 검출기 데이터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음을 검증하였다. 또한 BIC 검출기 구조와 유사하게 AstroPix 검출기를 Pb/SciFi 모듈 사이에 삽입하기 위해서는 실험실 환경보다 훨씬 유연한 기계적 구성이 필요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장 케이블을 제작하여 성공적으로 데이터를 획득하였다. 이와 함께 서로 다른 SiPM과 라이트 가이드(light guide)를 Pb/SciFi 열량계 모듈에 결합하여 전자빔 환경에서 비교 측정을 수행함으로써 ESB 연구개발에도 기여하였다.

Fig. 12. Participants in beam test at KEK PF-AR test beamline in March 2025.
Fig. 12. Participants in beam test at KEK PF-AR test beamline in March 2025.

4. 2025년 CERN PS에서의 샤워 이미징 구현

2025년 7월 CERN PS T10 빔라인에서 수행된 실험은 AstroPix 센서와 Pb/SciFi 열량계 시제품의 개별 성능을 검증하는 단계를 넘어, 그동안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BIC의 핵심 개념인 샤워 이미징(shower imaging)을 실제로 구현한 중요한 단계였다.

먼저 Pb/SciFi 열량계는 3×8 배열로 구성하여 본제품에 가까운 두께를 구현하였다. 한국 연구팀은 앞선 빔 테스트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검출기 설정과 실험 조건을 최적화하였고, 그 결과 가로 크기가 제한된 시제품임에도 불구하고 0.5‒7 GeV/c 전자빔에 대해 BIC 검출기 요구 조건을 크게 상회하는 우수한 에너지 분해능을 얻을 수 있었다.

한편, KEK 실험에서 검증한 통합 데이터 획득 체계에 AstroPix 검출기를 결합하여, 체렌코프 카운터로 선택한 파이온을 이용해 AstroPix 센서의 신호 측정 효율도 평가하였다. 이를 통해 다음 버전의 AstroPix 센서에서는 공핍 영역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음을 확인하였다. 무엇보다도 이번 실험에서는 BIC 검출기의 실제 구조 개념에 가깝게 AstroPix 센서를 Pb/SciFi 모듈 사이에 배치하여, 샤워 과정에서 생성되는 입자들을 높은 위치 분해능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Fig. 13. AstroPix sensors interleaved with Pb/SciFi modules for shower imaging at CERN PS T10 beamline in July 2025.
Fig. 13. AstroPix sensors interleaved with Pb/SciFi modules for shower imaging at CERN PS T10 beamline in July 2025.
Fig. 14. Difference in shower development between pions and electrons observed with downstream AstroPix chip at CERN PS T10 beamline in July 2025.
Fig. 14. Difference in shower development between pions and electrons observed with downstream AstroPix chip at CERN PS T10 beamline in July 2025.

그 결과 열량계 검출기 데이터와 AstroPix 센서 데이터를 함께 분석함으로써, 전자와 파이온이 검출기 내부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샤워를 형성한다는 점을 층별로 관측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한국 연구그룹이 전체 BIC 협력 연구그룹 내에서 선도적으로 구현한 성과로, 시제품 성능 검증과 검출기 개념 실증이 개발 일정에 맞추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프로젝트 리뷰를 통해 보고하였다. 현재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자와 파이온의 분리 능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분석이 진행 중이다.

5. 2026년 계획과 향후 전망

BIC 검출기 본제품 제작에 앞서, 2026년에도 빔 테스트를 통해 실증해야 할 과제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다. 특히 데이터 획득 및 처리 체계의 업그레이드가 예정되어 있어, 2026년에는 한국 팀의 개별 성과를 넘어 BIC 협력 연구그룹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성공적인 제작과 검증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우선 8월에는 CERN PS에서의 빔 테스트가 예정되어 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길이 32 cm 조립형 모듈을 넘어, 길이 70 cm의 일체형 모듈을 제작하고 있으며, 단면 역시 BIC 본제품과 동일한 크기로 구현할 계획이다. 이에 맞추어 데이터 획득 전자 장비인 ESB 또한 본제품과 동일한 크기로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

2026년의 실험 계획은 3월 북미 팀의 제퍼슨 국립연구소(JLab) 전자빔 테스트 참여에서 시작하여, 6월 KEK에서의 검증을 거쳐, 8월 CERN PS에서 새롭게 제작한 시제품 검출기와 ESB의 성능을 본격적으로 검증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AstroPix 검출기 역시 더 넓은 영역에서 샤워를 보다 선명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4개 또는 9개의 칩을 연결한 모듈을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CERN PS에서는 북미 팀이 수행하는 실험과의 교차 검증뿐 아니라, 빔 에너지 범위의 확장과 전자뿐 아니라 파이온, 뮤온을 활용한 보다 정밀한 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국제적 협력과 기술적 시너지를 바탕으로 BIC의 제작과 운용 준비를 한층 더 완성도 높게 추진한다면, 한국 팀은 BIC 검출기 연구개발과 제작 성공에 핵심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맺음말

한국 BIC 연구그룹은 전체 BIC 프로젝트에서 AstroPix 실리콘 센서 테스트, 데이터 획득 전자 장비 ESB 개발, Pb/SciFi 검출기 제작, 그리고 빔 환경에서의 시제품 성능 검증에 이르기까지 여러 핵심 영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AstroPix 실리콘 센서 테스트 장비의 개발은 전적으로 한국 연구팀의 주도로 진행되고 있으며, ESB와 Pb/SciFi 검출기는 시제품을 직접 설계·제작·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높은 기술 역량을 입증해 왔다.

2024년부터 시작된 한국 BIC 연구그룹의 빔 테스트는 검출기 제작에서 데이터 획득에 이르는 전 과정을 실제 환경에서 검증하는 중요한 도전의 장이었으며, 동시에 국제 협력 프로젝트 안에서 한국 팀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보여주는 기회이기도 했다. 2026년에 예정된 빔 테스트 역시 전체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과 본제품 제작 준비에 중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한국 BIC 연구그룹은 거대 과학 프로젝트의 주요 검출기 개발에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BIC의 성공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연구개발에 임하고 있다. 앞으로도 검출기 분야에서의 선도적인 기술 기여를 실제 실험에서의 중요한 물리적 발견과 성과로 이어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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