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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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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S PLAZA

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등록일 : 2026-06-16 ㅣ 조회수 : 21

Experimental Evidence of a Liquid-liquid Critical Point in Supercooled Water

Seonju You et al., Science 391, 1387 (2026).

물은 생명을 이루는 근원이며, 지구 환경, 화학 반응 등 자연과학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이 이러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물이 다른 액체들에서는 나타나지 않는 변칙적인 성질들(anomalous properties)을 가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일반적인 액체들에서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밀도가 증가하는데, 물의 밀도는 온도가 낮아지면서 증가하다가 4℃에서 최대에 도달한 후 다시 감소한다. 그 외에도 물의 압축률이나 열용량과 같은 물리적 성질들은 온도가 낮아질 때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독특한 경향성을 보인다. 하지만 물이 가지는 이러한 변칙적인 성질들의 기원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수십 년간 과학자들은 이러한 물의 변칙적인 성질들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서 노력해왔고, 다양한 가설이 제시되었다. 이들 중 최근 널리 받아들여지는 액체-액체 임계점(liquid-liquid critical point, LLCP) 가설에서는 물에 서로 다른 두 액체상, 고밀도 액체(high density liquid, HDL)와 저밀도 액체(low density liquid, LDL)가 존재하며, 두 액체상 사이의 액체-액체 상전이(liquid-liquid transition)가 저온 고압 조건에 위치한 임계점에서 끝난다고 설명한다. 우리가 주로 보는 상온 상압의 물은 supercritical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변칙적인 성질들이 나타나게 된다.

하지만 1992년에 액체-액체 임계점 가설이 처음 제시된 이후 수십 년간 이 가설을 실험으로 검증하는 일은 불가능한 도전으로 여겨져 왔다. 액체-액체 임계점은 영하 70 ℃에서 50 ℃ 사이의 극저온과 고압 영역에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영하 40 ℃ 이하에서 액체 물은 수 마이크로초 이내에 자발적으로 결정화되기 때문이다. 결정화를 막고 액체-액체 임계점 부근에서 액체상 물의 특성을 연구하기 위해 물에 동결 방지제를 추가하거나 nano-confined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의 다양한 노력이 이루어져 왔지만, 결정화되기 전 순수한 bulk 액체상 물에 대한 실험적 연구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상평형도에서 해당 온도 영역은 ‘no man’s land’라고 불려왔다.

액체-액체 임계점이 존재한다는 실험적 증거에 대한 모식도.
▲ 액체-액체 임계점이 존재한다는 실험적 증거에 대한 모식도.

POSTECH 김경환 교수팀과 스웨덴 스톡홀름대 Anders Nilsson 교수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넘고 액체-액체 임계점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no man’s land’ 영역의 액체상 물을 아주 짧은 시간 생성하고, X-선 자유전자 레이저(X-ray free electron laser, XFEL)를 사용해 그 구조를 확인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X-선 자유전자 레이저가 제공하는 태양보다 수십억 배 밝은 X-선 펄스를 사용하면, 극미량의 시료가 매우 짧은 시간만 존재하더라도 그 시료의 구조 및 동역학을 매우 높은 분해능과 정확도로 측정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17년 증발 냉각 원리를 이용하여 영하 45 ℃까지의 얼지 않은 물을 측정하는 데 성공하여 ‘no man’s land’ 영역에서 얼지 않은 물을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였다. 이어 2020년에는 비정질 얼음(amorphous ice)을 초고속 가열하여 영하 70 ℃까지의 얼지 않은 물을 만들었고, 액체-액체 상전이를 실험적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논문에서 연구팀은 두 종류의 적외선 레이저를 동시에 사용하여 비정질 얼음을 가열하는 방식을 통해 영하 60 ℃ 부근의 얼지 않은 물을 생성하는 데 성공하였고, 그 결과 세계 최초로 액체-액체 임계점을 관찰할 수 있었다. 레이저 세기를 조절해가며 다양한 온도의 얼지 않은 물을 생성하였고, 임계점보다 낮은 온도에서는 거시적인 두 상 영역이 구분되어 존재하기 때문에 각 상에 대응하는 두 피크 사이의 전환을 관측할 수 있었다. 반면 임계점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두 상이 미시적인 크기로 서로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피크 위치가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관측하였다. 이는 액체-액체 임계점이 존재할 때 예상되는 결과와 일치한다. 특히 저밀도 비정질 얼음의 가열을 통해 액체-액체 임계점에 더 가까이 접근하였을 때는 임계점에서 예측되는 열용량(heat capacity)의 발산과 임계 감속(critical slowdown) 현상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대략적인 액체-액체 임계점의 위치를 추정하였으며, 이는 이전 시뮬레이션 연구들에서 추정한 것과 일치한다.

이번 논문은 물의 두 가지 액체 상 사이에 액체-액체 임계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대한 최초의 실험적 증거를 제시한다. 액체-액체 임계점의 존재와 그 위치를 고려하여 만들어질 정확한 물의 상태방정식은 물의 물리적 특성이 관여하는 수많은 기초 및 실용 연구의 정확성을 향상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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