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자성의 기초와 응용
교자성 스핀트로닉스
작성자 : 고혜원·손창희·이경진·이억재·제숭근 ㅣ 등록일 : 2026-06-16 ㅣ 조회수 : 23 ㅣ DOI : 10.3938/PhiT.35.019
고혜원 박사는 2025년 KAIST에서 물리학으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이후 KAIST 자연과학연구소를 거쳐 2026년부터 ETH Zurich 재료과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스핀트로닉스 이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hyekoh@ethz.ch)
손창희 교수는 2015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에서 응집물질물리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IBS 연구단, 미국 오크리지 국립연구소 박사후연구원을 거치고 2019년부터 울산과학기술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상관계물질에서 나타나는 자성 현상을 산화물 이종구조를 활용하여 활발히 연구하고 있다. (chsohn@unist.ac.kr)
이경진 교수는 2000년 KAIST에서 재료공학으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2000년부터 삼성종합기술원 선임연구원, 프랑스 CEA/CNRS SPINTEC 박사후 연구원,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로 근무한 후, 2020년부터 KAIST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스핀트로닉스 이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kjlee@kaist.ac.kr)
이억재 책임연구원은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과 수학으로 학사, Cornell 응용물리학과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했고, UC Berkeley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2015년부터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스핀융합연구단에서 재직 중이다. (ojlee@kist.re.kr)
제숭근 교수는 2015년 서울대학교에서 고체물리학으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2015년부터 프랑스 SPINTEC, 미국 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2019년부터 전남대학교 물리학과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자성 다층 박막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자화 동력학과 수송현상 및 스핀트로닉스 소자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sg.je@jnu.ac.kr)
Altermagnetic Spintronics
Hey-Won KO, Changhee SOHN, Kyung-Jin LEE, OukJae LEE and Soong-Geun JE
Altermagnets—a new magnetic phase that combines antiferromagnetic spin order with a spin-split electronic band structure—have emerged as compelling candidates for addressing key challenges in modern spintronics. This article surveys altermagnet research along three complementary axes. First, we discuss their potential applications in representative spintronic devices, focusing on magnetoresistive random-access memory (MRAM) and magnetic tunnel junctions (MTJs). Second, we address domain alignment as a practical prerequisite that determines achievable device performance, and review current strategies for controlling altermagnetic domains. Third, we introduce a recently emerging multipole-based framework that reinterprets altermagnetism as the ordering of higher-rank magnetic multipoles. Taken together, these perspectives provide an integrated view of altermagnet research across the axes of application, control, and fundamental understanding.
들어가며
교자성체(altermagnet)는 반강자성 스핀 배열과 스핀 분리 밴드 구조를 동시에 갖는 새로운 자성상으로, 현재의 스핀트로닉스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후보 물질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본 글에서는 (i) 자기저항메모리(Magnetoresistive random-access memory, MRAM)와 자기터널접합(Magnetic Tunnel Junction, MTJ)으로 대표되는 소자에서 교자성체의 응용을 살펴보고, (ii) 응용 성능을 결정짓는 현실적 과제로서 자구 정렬 문제와 그 제어 전략을 정리한 뒤, (iii) 교자성을 자기 다중극자 질서의 정렬로 재해석하는 최근의 다중극자 기반 관점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교자성 연구를 응용·제어·이해의 세 축에서 조망하고자 한다.
서 론
교자성체가 큰 관심을 받는 이유는 반강자성체(antiferromagnet) 이후 새롭게 제시된 자성상이라는 물리적 중요성에도 있지만, 무엇보다 현재 스핀트로닉스가 응용 측면에서 직면한 난제들을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가장 대표적인 응용은 MTJ로, 두 강자성층의 상대적 자화 배열로 정보를 저장하고 터널링 자기저항(Tunneling Magnetoresistance, TMR)을 통해 이를 전기적으로 읽어 내는 핵심 소자이다. 강자성체 기반 MTJ는 이미 embedded 메모리 형태로 상용화되어 있으나, 더 높은 수준의 활용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여전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중 가장 중요한 과제를 하나 꼽자면 더 큰 TMR을 확보하는 것이다. 교자성체는 운동량 공간에서 스핀 분극 된 밴드 구조를 가지며, 이상적인 경우 그 밴드 분리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MTJ에 적용하면 매우 큰 TMR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이론적으로 예측된다. 또한 교자성체는 누설 자기장 부재와 THz급 동역학 등 반강자성체의 장점도 함께 지니고 있어, MRAM이 직면한 다양한 응용 측면의 한계를 동시에 해소할 잠재력을 지닌다. 따라서 오늘날 교자성체는 당면한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로써 많은 연구가 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먼저 교자성을 MRAM에 활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구체적인 응용 사례를 통해 살펴보고, 이어서 교자성을 적용한 MTJ의 실제 구현 현황과 최근 보고된 실험 결과, 그리고 실용화를 위해 남아 있는 과제들을 다룬다. 그리고 MRAM, MTJ로 제작을 했다고 하더라도 성능 향상을 위한 현실적인 과제로 단일 자구 교자성체를 확보하는 방법에 대해서 다룬다. 마지막으로 교자성체를 자기 다중극자 질서의 정렬로 재해석하는 최근의 다중극자 기반 관점을 소개하면서, 교자성 상태를 제어하는 새로운 이해에 대해 다룬다.
교자성을 활용한 MRAM
교자성은 강자성 성질과 반강자성 성질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이들의 장점을 활용하면 현 MRAM 소자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새로운 종류의 소자 가능성을 열 수 있다[표 1]. 큰 비정상 홀 효과(AHE), TMR, 전류인가 스위칭 등 강자성체의 스핀 분극 현상을 이용하여, 내부 자성 상태를 전기적인 방법으로 읽기/쓰기가 가능하다는 것은 기존 강자성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시에 반강자성체 성질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활용할 수 있는데, 그중 하나는 순 자화가 0이라는 점이다. 알짜 자화가 0이라는 점은 교자성 물질이 누설 자기장(stray field)를 발생하지도 않고, 외부 자기장에 의한 간섭도 매우 작다는 것이다. 또한 동역학적 측면에서 교자성체는 반강자성체와 유사하게 교환 에너지(exchange energy)가 지배적이어서 공명 주파수가 수백 GHz~THz 영역에 위치한다. 이는 강자성체의 전형적 공명 주파수(~수 GHz)에 비해 수십~수백 배 이상 빠른 자화 반전이 원리적으로 가능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성질들은 현 강자성 기반 MRAM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들을 극복할 수 있는데,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본다.
[Table 1] Comparison between ferromagnet, antiferromagnet and altermagnet.
| Ferromagnet | Antiferromagnet (collinear) | Altermagnet | |
|---|---|---|---|
| Net magnetization | Large | 0 | 0 |
| Spin-polarized current | Yes | No | Yes (momemtum dependent) |
| Electrical signal (AHE, TMR, etc.) | Yes | Small | Yes |
| Dynamics | Slow (GHz) | Fast (THz) | Fast (THz) |
| Stray field | Yes (problematic) | No | No |
| Sensitivity to external magnetic field | High | Low | Low |
| Switching mechanism | Intuitively understood | Complex process (Exchange torque) | ? |
삼성은 올해 8 nm FinFET 공정 및 수직자화 MTJ를 결합한 MRAM을 파운드리 서비스로 출시하였고, TSMC는 5 nm 기반 MRAM의 양산 준비를 진행 중이다. 메모리 면적 밀도(areal density) 향상을 위해서 단위 셀 크기 및 셀 간 피치(pitch)의 축소가 필수이지만, 인접 셀의 강자성체로부터 발생하는 누설 자기장은 피치의 3제곱에 반비례하여(stray field ~ 1/pitch³) 증가한다. 즉, 소형화할수록 셀 간 누설 자기장에 의한 교란(disturbance) 문제가 급격히 심각해진다.
이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현 강자성 기반 MRAM의 고정층(reference layer, RL)은 반강자성체 물질을 이용한 교환 바이어스(Exchange Bias, EB) | 합성 반강자성체층(Synthetic Antiferromagnet, SAF) | 분극층(spin-polarization layer, PL)으로 구성된 복잡한 다층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최소 5층에서 20층 이상의 초격자(superlattice)를 원자 단위 정밀도로 성장시킨다. 이는 공정 비용 상승과 3차원 적층 구조 구현 시 병목으로 작용하며, 근본적으로 강자성체를 사용하는 한 누설 자기장에 의한 영향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교자성체는 순 자화가 0이므로 외부로 누설 자기장을 발생시키지 않으며, 외부 자기장에 대한 반응도 강자성체에 비해 현저히 작다. 따라서 TMR을 나타내는 교자성체를 RL 혹은 자유층(Free Layer, FL)으로 도입할 경우, 인접 셀 교란 및 환경 자기장 영향이 원천적으로 억제된다. 이는 복잡한 EB | SAF | PL 구조를 단순화하여 공정 단계 감소, 비용감소, 수율 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또한 메모리 적층 구조에서의 층간 자기장 간섭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MRAM 기반 3차원 수직 적층 구조 구현도 가능케 한다.
또한, 자동차, 드론, physical AI 등 automotive 향 메모리와 같이 동작 신뢰성이 최우선시되는 곳에서는, 외부 자기장에 강한 교자성 기반 MRAM은 특히 유망하다. 교자성 RL을 사용하면 간단한 구조에서도 열적 안정성(thermal stability)을 확보하면서 모터, 고전류, 주변 환경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에 의한 오동작 가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MTJ의 열적 안정성을 의도적으로 낮추어 자화 반전이 확률적으로 일어나게 만든 확률 비트(probabilistic bit, p-bit)는 베이지안 추론, 조합 최적화, 양자 영감(quantum-inspired) 연산 등에 활용되는 확률 연산(probabilistic computing)의 핵심 소자로 주목받고 있다. p-bit 구현에서 가장 큰 소자 수준 장애물은 RL에서 발생하는 누설 자기장이다. 이 자기장은 FL의 에너지 장벽을 소자마다 다르게 편향시켜 소자 간 변동(device-to-device variation)을 유발하고, 의도한 스위칭 확률 분포를 왜곡한다. 이를 보상하기 위해 FL에도 복잡한 SAF 구조를 도입하는 방식이 제안되고 있으나, 공정 복잡도가 더욱 증가한다는 문제가 있다. 교자성체 기반 RL을 적용하면 누설 자기장이 원천적으로 제거되므로, 단순한 단층 RL과 FL 구조만으로도 균일한 p-bit 어레이 구현이 가능하다. 이는 대규모 p-bit 어레이의 집적 밀도를 높이고, 외부 바이어스 없이 안정적인 확률 분포를 유지하는 데 기여하여, 강자성 p-bit의 핵심 한계를 구조 단순화만으로 해소할 수 있다.
그리고 작년 말부터, 대규모 생성형 AI 모델의 추론·학습 단계에서 메모리 대역폭과 용량이 시스템 성능의 상한선을 결정한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DRAM 기반 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더 빠른 속도를 가진 SRAM 기반 HBM, 그리고 AI 시스템이 장기 기억을 할 수 있게 만드는 비휘발성 NAND-flash 메모리들을 적층하여 만든 고대역폭 플래시(high bandwidth flash, HBF)가 차세대 AI 가속기의 핵심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 비휘발성 MRAM은 읽기/쓰기 속도가 DRAM 대비 우수하며, NAND-flash 대비 속도·내구성·저전력, SRAM 대비 면적·저전력에서 강점이 있다. 하지만, DRAM/NAND 대비 비싼 공정, 3차원 적층 구조 한계(density) 그리고 SRAM 대비 느린 속도 등의 이유로 상용화 단계를 넘긴 하였지만 아직 주류 반도체 산업에 편입되지 못하는 위치에 있다. 특히 속도 한계는 강자성체의 자화 동역학(~GHz)에서 비롯된 것으로, 교자성체의 수백 GHz~THz급 동역학을 활용할 경우 원리적으로 SRAM을 능가하는 동작 속도가 가능하다. 즉, 교자성 기반 MRAM은 비휘발성 저장, 초고속, 고대역폭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소자로서 GPU, TPU, NPU 등 AI 가속기 내 HBM/HBF 적층 구조 및 스토리지급 메모리(storage-class memory) 응용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기존 스핀-오빗 토크(Spin-Orbit Torque, SOT) 구조에서는 무거운 금속(Heavy metal, HM)층이 면내 스핀 분극 성분만을 생성하므로, 수직자화 자유층(FL)을 전류만으로 결정론적으로 반전시키기 위해 외부 자기장 인가가 필수적이다. 이는 소자 집적 및 회로 구성에서 실용적 장애가 된다. 교자성체는 결정 대칭에 의해 운동량 의존 스핀 분극을 가지며, 면내 성분과 수직 성분을 동시에 포함하는 비통상적(unconventional) 스핀 분극의 생성이 가능하다. 즉, 교자성 | 강자성 기반 스핀-분리 토크(Spin-Split Torque, SST)-MTJ 구조에서는 외부 자기장 없이 순수 전류 방향만으로 수직 자화 반전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기존에는 수백 mT 이상의 강한 외부 자기장이 있어야 잘 동작하던 스핀 토크 발진기(Spin-Torque Oscillator, STO)를 외부 자기장 없이 구현할 수 있는 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어, 마이크로파 발진원, 뉴로모픽 소자, 고주파 신호 센서, 통신 소자 등 다양한 응용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교자성체 기반 스핀소자가 실용화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핵심 과제들이 선결되어야 한다. 교자성체의 정의, 분류 기준, 스핀 분극 메커니즘에 대한 명확한 이론 확립, 상온 이상에서 충분한 교자성 효과를 나타내는 안정된 박막 물질 발굴, CMOS 공정 호환성을 갖춘 물질로의 선별 및 최적화, 단일 자구(single domain) 상태의 박막을 전기적으로 안정되게 제어하는 방법 확립 등이다. 그리고 나노 스케일 소자 패터닝 시 교자성 질서가 유지되는지 여부, 계면 품질이 TMR 등 소자 특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 연구가 필요하며, 후속 열처리, 식각 공정 등 반도체 제조 흐름에서의 교자성체 안정성 검증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장기 보존(retention), 반복 쓰기 내구성(endurance), 소자 간 균일성 확보 등은 실용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다.
교자성 기반 MTJ 소자
교자성을 활용하여 스핀트로닉스 소자 중 하나는 바로 자기터널접합, MTJ이다. 일반적인 MTJ 소자는 두 개의 강자성층과 그 둘 사이의 매우 얇은 절연체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MTJ의 기본 원리는 두 강자성층의 자기정렬 방향이 평행할 때와 반평행할 때, 스핀 상태밀도의 차이로 절연층을 터널링해서 흐르는 전류의 값이 달라지는 것으로 자성층의 상태를 읽는 것이다[그림 1]. 이러한 방식은 잡음 대비 높은 신호, 집적화 용이, 비휘발성 및 빠른 동작 속도 등으로 인해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Fig. 1. Schematic of a magnetic tunnel junction (MTJ) based on conventional ferromagnets.
하지만 이러한 강자성체 기반 MTJ 소자는 필연적으로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음이 알려져 있다. 첫째는 강한 외부 자기장과 같은 극한 환경에서는 모든 정보를 잃어버린다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강자성체에서 나오는 누설자기장으로 소자가 집적화가 됨에 따라 이웃 셀 간의 간섭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강자성체의 경우 스핀세차운동의 속도가 GHz 영역으로, ns 이하의 동작 속도를 가지는 것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MTJ 소자의 강자성체 대신 교자성체를 활용하는 방안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교자성의 실공간에서 자기모멘트의 합이 0으로 자기장에 의해 자기정렬 방향이 바뀌지 않아 외부 자기장에 대한 강한 내성을 가지고 있다. 또 같은 이유로 누설 자기장이 없으므로 소자 집적화에 따른 이웃 셀 간섭현상 역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자성체는 THz 영역의 스핀동역학을 나타내어, ps 수준의 동작속도가 원리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이다.
교자성체는 비록 실공간에서는 자기모멘트가 없으나 운동량 공간에서는 스핀 분리 밴드를 가지고 있어[그림 2], 큰 TMR을 가질 수 있다고 이론적으로 제안되었다.1)2)3)4) 예를 들어 강자성체 CrO2와 교자성체 RuO2가 TiO2 절연층으로 분리되어 있는 다중층 구조에서 6,000%가 넘는 TMR이 예측되었다.1) 더 나아가 두 교자성체 RuO2 층을 TiO2 절연층으로 분리된 구조에서는 10,000%가 넘는 TMR이 예측되었다.2) 하지만 이런 다양한 이론적 제안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교자성체에서 터널 자기저항이 실험적으로 보고된 사례는 극히 드물다.
![Fig. 2. Schematic of the predicted spin-split bands in the altermagnet RuO2 and the resulting tunneling magnetoresistance. Adapted from Ref. [5] with permission from American Physical Society. Copyright 2025 American Physical Society.](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53300cfc11298be7bff5e32e70fd62d4456d2764.png)
Fig. 2. Schematic of the predicted spin-split bands in the altermagnet RuO2 and the resulting tunneling magnetoresistance. Adapted from Ref. [5] with permission from American Physical Society. Copyright 2025 American Physical Society.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 교자성을 활용한 터널링 자기저항이 실험적으로 관측되었다.5) 본 연구에서는 일반적인 강자성체인 CoFeB과 TiO2 절연층, 그리고 RuO2 교자성층을 이용하여 약 6% 수준의 터널 자기저항을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그림 3]. 이론적으로 예측된 결과에 비해서 그 크기는 작으나 유한한 신호를 처음 관측했다는 점이 의의가 있다. 또한 교자성체의 네엘 벡터(Néel vector) \(\small {\vec{N}} = {\vec{M}}_{1} - {\vec{M_{2}}}\)를 응력과 강한 자기장 조합으로 뒤집었을 때, 터널 자기저항의 부호가 바뀌는 것 역시 관측되었다. 이는 이론적으로 예측된 결과와 일치하여 관측된 결과가 교자성에 의한 터널 자기저항 현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주었다.
![Fig. 3. TMR measured in RuO2/TiO2/CoFeB device. Adapted from Ref. [5] with permission from American Physical Society. Copyright 2025 American Physical Society.](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39e8b7fc458346c804f227447727d24fc64aad6f.png)
Fig. 3. TMR measured in RuO2/TiO2/CoFeB device. Adapted from Ref. [5] with permission from American Physical Society. Copyright 2025 American Physical Society.
교자성을 활용한 터널자기접합 소자 연구는 초창기 연구로, 실제 실용화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보고된 터널 자기저항은 100 K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만 관측되어 상온동작이 가능한 소자 제작을 위해 교자성 전이 온도를 올리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실제 상용화를 위해서는 약 100% 이상의 터널 자기저항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터널 자기저항의 값을 키우는 노력 역시 수반되어야 한다. 기존의 연구는 서로 다른 오비탈 대칭성을 가진 교자성체와 강자성체를 사용했기 때문에 터널 자기저항이 효과적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CrO2와 같은 강자성체, 더 나아가 RuO2 교자성만을 활용한 터널자기접합을 만든다면 이론적으로 예측된 거대 터널 자기저항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교자성체는 강자성체에 비해 스위칭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이론적으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다중극 전류(multipole current)를 활용하여 자기장 없이 네엘 벡터를 스위칭하는 연구가 동반되어야 할 것이다.
교자성 성능 향상을 위한 한 가지 현실적 과제: 단일 자구 정렬
교자성을 이용해 MRAM과 MTJ를 제작했다 하더라도 기대되는 성능을 극대화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바로 소자 내 교자성체에 단일 자구를 정렬하는 것이다. 교자성체 단일 자구가 만들어지지 않고 여러 방향의 자구가 공존한다면 스핀 분리 효과는 상쇄되어 교자성체에서 스핀 편극된 전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다.
교자성은 기본적으로 겉보기에는 반강자성체와 동일하여 알짜 자화가 0이므로 외부 자기장으로 상태를 제어하는 것은 어렵다. 매우 큰 자기장을 인가하여 Spin-flop 현상이 일어난다면 네엘 벡터 \(\small {\vec{N}}\)이 자기장에 수직하도록 돌려줄 수는 있겠지만, \(\small + {\vec{N}}\)과 \(\small - {\vec{N}}\) 중 어느 방향을 향하도록 특정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실험적으로 교자성체에 자기장을 인가했을 때 비정상 홀 효과에 의한 자기이력 곡선을 관측할 수 있는데,6)7) 이것은 자기장으로 교자성체의 자기 상태를 방향성을 가지고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엇이 자기장에 의한 결정론적 제어를 가능하게 했을까? 예를 들어 육방정계 NiAs-type 교자성체인 MnTe나 CrSb의 경우, 이상적인 결정이라면 대칭성에 의해 약한 자성(weak ferromagnetism)을 가질 수 없다[그림 4(a)]. 그러나 기판에 길러진 교자성체 박막의 경우 응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그에 따라 대칭성이 깨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이론적으로 완벽히 대칭적인 물질을 만들어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대칭성이 낮아진 박막 교자성체에서는 Dzyaloshinskii-Moriya 상호작용(DMI) 또는 스핀-궤도 결합에 의해 약한 자성이 존재할 수 있고, 이러한 약한 자성은 제만 상호작용(Zeeman interaction)을 통해 자기장에 반응할 수 있다.
![Fig. 4. (a) Crystal structure of CrSb and Mirror planes and three-fold rotational symmetry of an unstrained CrSb. (b) Symmetry of a strained CrSb and the emergence of the Dzyaloshinskii-Moriya vector D. (c) DMI-induced weak ferromagnetism. (d) correlation between the Néel vector and the weak ferromagnetism. Adapted from Ref. [8] with permission from Elsevier. Copyright 2025 Elsevier.](https://webzine.kps.or.kr/_File/froala/ec28249eec064070eade4f48dfc4eb7eb5780e1c.png)
Fig. 4. (a) Crystal structure of CrSb and Mirror planes and three-fold rotational symmetry of an unstrained CrSb. (b) Symmetry of a strained CrSb and the emergence of the Dzyaloshinskii-Moriya vector D. (c) DMI-induced weak ferromagnetism. (d) correlation between the Néel vector and the weak ferromagnetism. Adapted from Ref. [8] with permission from Elsevier. Copyright 2025 Elsevier.
DMI 관점에서 이를 조금 더 단순하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그림 4(b)에서 응력이 존재하는 경우 거울대칭이 깨짐에 따라 0이 아닌 DM 벡터 \(\small{vec{D}}\)가 존재할 수 있게 된다. DMI는 방향성을 가진 스핀 모멘트의 기울어짐(spin canting)을 만들어 내고 이에 따라 약한 자성이 생겨날 수 있는데[그림 4(c)], 약한 자성의 방향은 네엘 벡터의 방향과 연결되어 있으므로[그림 4(d)] 자기장을 이용해 약한 자성 방향을 바꿈으로써 네엘 벡터의 방향을 제어할 수 있다.6)8)
그러나 보통 약한 자성을 제어하는 것은 실험실에서 얻기 어려운 매우 큰 자기장을 요구하므로 실제로는 네엘 온도(Néel temperature) 이상으로 온도를 올린 후 자기장을 인가한 상태에서 네엘 온도이하로 온도를 내리는 자기장 냉각법을 이용해 자성상태를 제어할 수 있고 이러한 방식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은 MnTe에서 XMCD (X-ray Magnetic Circular Dichroism)와 XMLD (X-ray Magnetic Linear Dichroism)을 이용한 이미징을 통해 보였다.9)
응력을 통한 대칭성 깨짐과 동시에 인가된 자기장을 이용한 자구 정렬 외에도 소자 측면에서는 전기적인 방법을 이용한 자구 정렬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교자성체를 이용한 메모리 소자에서 쓰기 기능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전류 펄스 인가에 따른 교자성체의 네엘 벡터 스위칭은 실험적으로 보고된 사례가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7)10) 이러한 전기적 스위칭은 구체적 시료구조에 따라 세부적인 메커니즘은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다음의 원리에 의해 동작한다[그림 5]. 먼저 인접한 중금속 층을 흐르는 전류에 의해 스핀 홀 효과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만들어진 스핀전류(σ)가 교자성체의 스핀 부격자(sublattice)에 각각 작용해 토크를 만들어 낸다(스핀-궤도 토크). 이러한 스핀-궤도 토크는 반 평행상태의 교자성체 스핀 배열에 약간의 변형을 일으키고 반평행 교환 상호작용에 의한 강한 교환 토크가 두 부격자의 스핀을 같은 방향으로 돌리는 방향으로 작동해 네엘 벡터가 돌아갈 수 있게 한다. 이때 이방성과 교환 상호작용 만으로는 두 방향의 네엘 벡터 자체는 에너지 측면에서 차이가 없어 결정론적인 네엘 벡터 스위칭이 일어날 수는 없는데, 여기에 DMI와 외부 자기장 등이 추가 됨으로써 대칭성이 깨어지고 교자성체는 특정 방향이 선호되는 네엘 벡터를 가질 수 있다. 그 외에도 다양한 메커니즘 등이 제안되었으나11)12) 실험적인 측면에서 구분을 하는 것은 쉽지 않고 실제로는 다양한 메커니즘이 혼재해 있는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이후에 다룰 다중극자 기반 교자성을 이해하는 방식으로부터 팔중극자 토크가 교자성의 네엘 벡터를 스위칭 시킬 수 있다는 이론적 보고가 있고13) 그에 대한 실험적 검증이 중요한 주제로 떠 오르고 있다.

Fig. 5. Schematic illustration of the exchange torque. \(\small\sigma\) denotes the current-induced spin polarization, and \(\small B _{B(A)}^{J}\) represents the exchange field acting on sublattice A(B). \(\small T _{A(B)}^{J}\) is the exchange torque exerted on sublattice A(B) by \(\small B _{B(A)}^{J}\). The exchange torque enables rotation of the Néel vector while preserving the antiferromagnetic arrangement of the sublattice moments.
지금까지 교자성체를 소자로 활용할 때 특성을 극대화 하기 위한 다양한 자구 정렬 방법에 대해 다루었다. 한편 본 논의에서 직접 다루지는 않았으나, 반강자성체에서의 Néel 벡터 제어는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풍부한 연구 전통을 가지고 있다. 교자성체는 비교적 최근에 별도의 범주로 분리되었을 뿐 오랫동안 공선 반강자성체의 일원으로 분류되어 온 만큼, 기존 반강자성 스핀트로닉스에서 확립된 다양한 네엘 벡터 제어 기법들이 교자성체의 고유한 대칭성과 부격자 구조 하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하는지, 혹은 어떤 형태로 수정·확장되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것은 향후 매우 중요한 연구 방향이 될 것이다. 이러한 검증 작업은 반강자성 스핀트로닉스의 자산을 교자성체 소자 개발에 자연스럽게 이식하는 통로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교자성체를 기존 반강자성체와 구별 짓는 본질적 특성이 어디에서 기원하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중극자 기반 교자성 이해
반강자성체가 발견된 지 한 세기가 지났지만, 그 질서 변수를 기술하는 언어는 의외로 불완전한 채로 남아 있었다. 두 부격자의 자기 쌍극자 모멘트 차이로 정의되는 네엘 벡터 \(\small{\vec{N}} = {\vec{M}} _{1} - {\vec{M}} _{2}\)는 직관적이지만, 강자성체의 자화나 강유전체의 분극처럼 강자성적(ferroic)으로 정렬된 질서 변수가 주는 이점을 갖지 못한다. 특히 어떤 외부 켤레장(conjugate field)으로 특정 자기 구역을 선택할 수 있는지, 그 반강자성체에서 시간 역전 대칭이 깨져 있는지의 여부를 네엘 벡터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최근 큰 주목을 받는 교자성체는 바로 이 지점에서 흥미로운 도전 과제를 던진다. 교자성체는 순 자화가 0이면서도 시간 역전 대칭을 깨고, 상대론적 기원이 아닌 비상대론적 스핀 분리(nonrelativistic spin splitting, NRSS)를 보이는 자성 부류이다. 이 스핀 분리는 라쉬바(Rashba)형 상대론적 분리보다 훨씬 크며, 거대 자기저항·자발 홀 효과·스핀 분리 토크 등 풍부한 물성을 동반해 반강자성 스핀트로닉스의 새로운 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기서는 세 편의 이론 논문을 통해 교자성을 다중극자(multipole) 질서 변수라는 통일된 언어로 이해하는 관점을 소개한다.
1. 미시적 질서 변수로서의 자기 팔중극자
Bhowal와 Spaldin14)은 일반적인 자기화 밀도가 자기장 안에서 갖는 상호작용 에너지를 다중극 전개하면, 자기 쌍극자 항과 자기전기 다중극자 항에 이어 세 번째 항으로 rank-3 자기 팔중극자(magnetic octupole) \(\small O _{ijk} = \int _{} ^{} {r _{i} r _{j} \mu _{k} (r)d ^{3} r}\)가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했다. 중심대칭 반강자성체에서는 쌍극자(보상되어 0)와 자기전기 다중극자(반전 대칭이 깨져야 존재 가능)가 모두 강자성적으로 정렬될 수 없으므로, 대칭이 허용하는 가장 낮은 차수의 강자성적 자기 다중극자가 바로 반전 대칭을 보존하는 자기 팔중극자가 된다. 즉 자기 팔중극자는 교자성 상전이의 자연스러운 질서 변수이며, 깨진 시간 역전 대칭과 비상대론적 스핀 분리를 하나의 그림으로 묶어낸다. 저자들은 루타일 구조의 MnF2를 대표 물질로 삼아 밀도범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DFT) 계산을 수행했다. 핵심은 반대 스핀을 갖는 두 Mn 이온 주위의 불소(F) 팔면체 환경이 z축 둘레로 90° 회전되어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그림 6(a)]. 이 비등가 환경 때문에 두 Mn 자리에 동일하게 강자성적으로 정렬된 \(\small O _{xyz}\) 자기 팔중극자가 형성되고, 이것이 스핀 보상에도 불구하고 시간 역전 대칭을 깨는 근원이 된다. 중요한 것은 이 팔중극자가 스핀-궤도 결합(spin-orbit coupling, SOC) 없이도 0이 아니라는 점이다 — SOC 세기 변화에 대한 의존성이 0.08% 수준에 불과해, 무거운 페르미온계의 SOC 유도 다중극자와 본질적으로 다른 비상대론적 기원임을 보여준다. 짝수 패리티 다중극자의 장점은 역공간 표현이 직관적이라는 데 있다. \(\small r \rightarrow k\) 치환으로 \(\small O _{xyz}\)의 역공간 표현이 \(\small k _{x} k _{y} \mu _{z}\)가 되며, 이는 Γ→M 같은 [110] 방향의 d-파 대칭 스핀 분리를 설명한다. 나아가 이 형식론은 압전자기 효과를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반강자성형 \(\small O _{zzz}\) 팔중극자로부터 반압전자기 효과라는 미발견 현상을 예측하며, 반강자성체 최초의 자기 콤프턴 산란 신호를 통해 숨은 팔중극자를 직접 검출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Fig. 6. Crystal structures and magnetization density distributions of (a) a d-wave altermagnet and (b) a non-altermagnetic antiferromagnet. Red and blue denote majority and minority spins, respectively.
2. Landau 이론과 이차 질서 변수
McClarty와 Rau는 같은 다중극자 개념을 거시적 Landau 이론의 틀 안에 자리매김한다.15) SOC가 없는 극한에서는 공간 연산과 스핀 연산이 분리되므로, 교자성은 “네엘 벡터 \(\small {\vec{N}}\)이 점군의 자명하지 않은(nontrivial) 1차원 기약표현(IR) \(\small \Gamma_N\)으로 변환되는 경우”로 정의된다. \(\small\Gamma_N\)이 자명하지 않다는 조건 때문에 \(\small{\vec{N}}\)과 자화 \(\small{\vec{M}}\)의 직접적 선형 결합은 SOC 없이는 금지되며, 이로부터 알짜 자화가 0인 교자성의 본질이 따라 나온다.
이 이론의 핵심 통찰은 다중극자가 이차 질서 변수(secondary order parameter)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자기 팔중극자의 공간 대칭성은 \(\small \Gamma_Q\)로 표현될 경우 \(\small\Gamma_Q\)가 \(\small\Gamma_N\)을 포함하면, 네엘 벡터는 SOC 없이도 자기 팔중극자와 선형으로 결합하고, 따라서 팔중극자가 네엘 상에서 부수적으로 유도된다. 이것이 바로 d-파 교자성이다. 루타일 RuO2의 경우 \(\small{\vec{N}}\)이 \(\small B_{2g}\)로 변환되고 \(\small xy\) 사중극자가 같은 표현에 속하므로 \(\small O_{xyz}\) 팔중극자가 이차 질서 변수가 되며, 그 공간 구조 \(\small \sim k_x k_y\)가 페르미면 스핀 분리의 형태를 그대로 결정한다. 반면 육방정 MnTe에서는 \(\small\Gamma_N\)이 \(\small\Gamma_Q\)에 포함되지 않아 팔중극자가 유도되지 않고, 대신 rank-5 자기 다중극자가 g-파 대칭으로 등장한다. 이 차이는 물성으로 직결된다 — 루타일에서는 약강자성과 비정상 홀 효과가 \(\small{\vec{N}}\)에 선형으로 나타나는 반면, MnTe에서는 \(\small\sigma _{H}^{xy}\propto N _{y} (3N _{x}^{2} -N _{y}^{2} )\)처럼 3차 이상의 비선형 결합으로만 나타난다. 이렇게 Landau 이론은 어떤 물성이 대칭상 견고하고 어떤 것이 물질 세부에 의존하는지를 체계적으로 가려내며, d-/g-/i-파를 다중극자의 rank로 통합한다.
3. 왜 비교자성 반강자성체가 드문가
Spaldin, Cheong, Griffin은 한 걸음 물러서서 도발적인 역발상을 제시한다.16) 일반적으로 자기 모멘트의 정렬은 시간 역전 대칭을 깨고, 이는 곧 반대 스핀 밴드의 분리를 낳는다. 따라서 스핀 분리가 있는 것이 기본값이며, 오히려 그것을 피하는 것이 특별한 상황이라는 관점이다. 교자성을 피하려면 두 가지 까다로운 조건 중 하나가 필요하다[그림 6(b)]. (i) 시공간 반전의 곱 PT가 대칭으로 남아 있거나(예: Cr2O3 — 선형 자기전기 효과를 보이는 자기전기 다중극자 물질), (ii) 두 스핀 부격자가 분수 격자 병진 t로 연결되어 전역 시간 역전 대칭이 보존되거나(예: NiO, MnO).
여기서 세 논문이 하나로 수렴한다. 저자들은 교차 배열된 구조 모티프와 그에 짝지어진 반강자성 스핀 정렬의 곱이 바로 높은 rank의 강자성적 자기 다중극자와 등가임을 명시한다. 얀-텔러 왜곡이나 길이가 다른 결합, 팔면체 기울임 등은 변형 에너지 때문에 강자성적 정렬보다 체커보드형 교차 배열을 강하게 선호하므로, 많은 물질이 자연스럽게 교자성 조건을 만족한다. 더욱이 화학적으로 다른 자성 원자(반금속 반강자성체)나 다른 배위 환경을 가진 동일 원자처럼 대칭 고리를 끊는 임의의 섭동은 표준 모형을 넘어선 교자성체를 유도하며, 이 경우 Γ 점에서도 스핀 분리가 가능한 s-파형 거동까지 나타난다. 결국 비교자성 반강자성체란 모든 위수의 자기 다중극자가 빠짐없이 반강자성적으로 정렬된, 엄격한 조건을 만족하는 특별한 소수에 불과하다.
4. 요약
세 논문은 교자성을 서로 다른 층위에서 조명하지만 결론은 하나로 모인다. 미시적 DFT 계산은 원자 자리 자기 팔중극자가 NRSS의 실질적 근원임을 보였고, Landau 이론은 그것을 네엘 질서의 이차 질서 변수로 정확히 위치시키며 d-/g-/i-파를 다중극자 위수로 통합했고, 전체 조망은 강자성적 다중극자 정렬과 교자성이야말로 일반적이며 비교자성이 반강사성체가 오히려 예외임을 드러냈다. 다중극자 형식론은 단지 분류 도구가 아니라, 비자성 환경이 자기 이방성을 어떻게 결정하는지 정량화하고 압전자기·반압전자기·자기 콤프턴 산란 같은 새로운 물성을 예측하며 변형 공학으로 도메인을 제어하는 길을 여는 능동적 언어이다. 또한 이 관점은 평형 상태의 질서 변수에 국한되지 않고, 비평형 상태에서 전도 전자가 운반하는 다중극자 자유도, 즉 다중극자 전류의 개념으로 확장될 수 있다. 실제로 교자성체의 다중극자 홀 효과17)나 자기 팔중극자 토크13)가 이론적으로 제안되면서 다중극자를 활용한 새로운 수송 및 동역학 패러다임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숨은 질서와 반강자성 스핀트로닉스를 연결하는 이 관점은 교자성을 포함한 비상대론적 자성 연구의 공통 언어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맺음말
이 글에서는 교자성체가 MRAM과 MTJ를 비롯한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소자에서 가질 수 있는 응용 잠재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단일 자구 정렬이라는 현실적 과제, 그리고 교자성을 다중극자 질서 변수로 재해석하는 통합적 이론 관점까지 폭넓게 다루었다. 강자성체의 전기적 제어 가능성과 반강자성체의 안정성 및 초고속 동역학을 동시에 갖춘 교자성체는, 현 강자성 기반 스핀트로닉스 소자가 직면한 집적도 한계, 외부 자기장 내성, 동작 속도, 그리고 AI 가속기용 고대역폭 메모리 및 확률 컴퓨팅 등 새롭게 부상하는 응용 영역까지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 솔루션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러한 가능성이 실험실 수준의 개념 증명을 넘어 실제 반도체 공정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CMOS 공정 호환성 확보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며, 그 출발점은 결국 고품질 교자성 박막 기술의 확립이다. 단결정 벌크에서 관측되는 우수한 교자성 물성이 실제 소자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상온 이상에서 교자성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기존 반도체 공정의 열적·화학적 조건을 견딜 수 있는 박막 형태로 구현되어야 한다. 또한 웨이퍼 스케일의 균일한 성장, 후속 식각 및 열처리 공정에서의 자기 질서 보존, 절연체 및 중금속 층과의 계면 정합성 확보 등은 모두 박막 수준에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이는 단순한 물질 발굴을 넘어, 교자성을 보존하면서 동시에 반도체 산업의 표준 공정 흐름에 자연스럽게 편입될 수 있는 새로운 박막 공학의 영역을 요구한다.
따라서 향후 교자성 연구는 다중극자 기반 새로운 메커니즘의 이론적 탐색, 상온 동작 가능한 교자성 후보 물질의 발굴, 그리고 무엇보다도 CMOS 공정 호환성을 갖춘 고품질 박막 성장 및 패터닝 기술 확립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다층적 접근을 통해 교자성체는 단순히 학문적으로 흥미로운 새로운 자성상을 넘어, 광범위한 반도체 응용 생태계 안에서 차세대 핵심 물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각주
- 1)Y.-Y. Jiang et al., Prediction of giant tunneling magnetoresistance in RuO2/TiO2/RuO2 (110) antiferromagnetic tunnel junctions, Phys. Rev. B 108, 174439 (2023).
- 2)B. Chi et al., Crystal-facet-oriented altermagnets for detecting ferromagnetic and antiferromagnetic states by giant tunneling magnetoresistance, Phys. Rev. Appl. 21, 034038 (2024).
- 3)Y. Shi et al., Spin-dependent transport in altermagnet CrSb-based magnetic tunnel junction, Appl. Phys. Lett. 127, 182409 (2025).
- 4)L. Zhang et al., Above room temperature multiferroic tunnel junction with the altermagnetic metal CrSb, Phys. Rev. B 112, 064401 (2025).
- 5)S. Noh et al., Tunneling Magnetoresistance in Altermagnetic RuO2-Based Magnetic Tunnel Junctions, Phys. Rev. Lett. 134, 246703 (2025).
- 6)K. P. Kluczyk et al., Coexistence of anomalous Hall effect and weak magnetization in a nominally collinear antiferromagnet MnTe, Phys. Rev. B 110, 155201 (2024).
- 7)Z. Zhou et al., Manipulation of the altermagnetic order in CrSb via crystal symmetry, Nature 638, 645 (2025).
- 8)J.-H. Sim et al., Leveraging strain-induced staggered Dzyaloshinskii-Moriya interaction for altermagnetic Néel vector control, Physica B Condens. Matter 714, 417475 (2025).
- 9)O. J. Amin et al., Nanoscale imaging and control of altermagnetism in MnTe, Nature 636, 348 (2024).
- 10)L. Han et al., Electrical 180° switching of Néel vector in spin-splitting antiferromagnet, Sci. Adv. 10, eadn0479 (2024).
- 11)S.-S. Zhang et al., Deterministic switching of the Néel vector by asymmetric spin torque, Phys. Rev. B 136, 096702 (2026).
- 12)S. Sarkar et al., Deterministic switching in altermagnets via asymmetric sublattice spin current, Phys. Rev. B 113, 155430 (2026).
- 13)S. Han et al., Harnessing magnetic octupole hall effect to induce torque in altermagnets, Phys. Rev. Lett. 135, 076705 (2025).
- 14)S. Bhowal and N. A. Spaldin, Ferroically ordered magnetic octupoles in d-wave altermagnets. Phys. Rev. X 14, 011019 (2024).
- 15)P. A. McClarty and J. G. Rau, Landau theory of altermagnetism. Phys. Rev. Lett. 132, 176702 (2024).
- 16)N. A. Spaldin, S.-W. Cheong and S. Griffin, Why are there so few non-altermagnetic antiferromagnets. arXiv:2602.17181 (2026).
- 17)H.-W. Ko and K.-J. Lee, Magnetic octupole Hall effect in d-wave altermagnets. arXiv:2508.00794 (2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