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마찰 대전 탐구와 에너지 수집 응용
마찰 대전 고분자 재료의 설계
작성자 : 조웅비·위정재 ㅣ 등록일 : 2021-02-26 ㅣ 조회수 : 5,410 ㅣ DOI : 10.3938/PhiT.30.003
조웅비 연구원은 현재 인하대학교 고분자환경융합공학과 첨단소재연구실에서 석박사 통합과정 학생으로, 액정고분자를 이용한 형태가변형 전극소재 개발, 원소 황을 이용한 마찰 대전 물질 및 광학 장비 제조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위정재 교수는 2004년 한양대학교 화학공학과에서 학사, 2008년 한국과학기술원 생명화학공학과 석사, 2013년 미국 델라웨어 대학교 화학 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공군연구소(AFRL) 및 MIT 기계공학과에서 박사후 연구과정을 거친 뒤 2015년 9월부터 인하대학교 고분자공학과에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빛, 자성 등 외부자극에 감응하여 형태가변 및 구동이 되는 소프트로봇 시스템, 친환경 고분자 복합소재의 제조, 원소 황을 이용한 에너지 및 적외선 광학 장비 제조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wie@inha.ac.kr)
Design of Polymeric Materials for Triboelectric Nanogenerators (TENGs)
Woongbi CHO and Jeong Jae WIE
Triboelectric nanogenerators (TENGs) are eco-friendly energy-harvesting systems that produce electrical energy from disordered mechanical energy. To enhance the triboelectric performances of TENGs, many researchers have conducted in-depth studies of the polymer materials utilized in TENGs, so numerous studies have been reported o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ir material properties and their energy-harvesting capabilities. Triboelectric performance depends on the electrical properties of the materials used, such as their electron affinities and dielectric constants. Representative examples of positive and negative tribomaterials include PA6, PEO, PVDF, and fluorinated sulfur copolymers, respectively. This article introduces the relationship among the compositions, structures, triboelectric performances of the polymer materials, and composites used in TENGs and summarizes the representative polymer materials applied in the latest TENGs.
들어가는 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함께 급성장하고 있는 나노 테크놀로지는 많은 전자 기기, 전기 회로, 광학 시스템 등 정밀도를 요구하는 여러 분야에서 나노구조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하지만, 장치의 크기가 미세화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하는 많은 문제점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구동 에너지를 끊김 없이 원활하게 나노 구조화된 전자장치에 공급하기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1)2) 첫째로, 전자 장치를 구동하기 위한 배터리의 경우 소형화의 한계가 존재한다. 둘째로는, 미세 로봇에 적용하는 경우 배터리의 존재가 미세 로봇의 움직임을 물리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 따라서, 초소형 전자 장치, 로봇 등의 기술에서 퀀텀 점프를 이끌어 내기 위해선 구동 에너지를 외부 환경에서 직접 발생시키고,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Self-powered system)이 필요하다.
일상 생활에서 전기 에너지를 가장 흔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은 2500년 전에 최초로 발견된 마찰 대전 현상(Tribo-electric charging)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여러 기술 및 산업 관점에서 제어되지 않는 마찰 대전 현상은 불청객으로 존재하는 현상으로 자연 발화, 분진 폭발, 유전 파괴, 전자 기기에 대한 손상 등을 유발시켜 여러 경제적 손실을 입힐 수 있다. 불청객으로만 존재할 줄 알았던 마찰 대전 현상은 2012년 미국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Zhong Lin Wang 교수 연구진에 의해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응용된 연구가 소개되었다.3) 해당 연구진은 기계적 마찰을 통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마찰전기 나노 발전기(Tribo-Electric Nano-Generator, TENG)라는 장치를 최초로 개발했다. 소개된 최초의 TENG는 값이 저렴하고 유연한 고분자 물질인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와 폴리이미드(Polyimide, PI) 필름이 서로 맞닿아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그림 1]. 외부 힘에 의해서 TENG가 변형되는 순간 PET 필름과 PI 필름 사이에는 마찰이 발생하고, 마찰의 결과로 인해 PET 필름 표면에는 양 전하, PI 필름 표면에는 음 전하가 발생된다. 발생된 각각의 다른 방향의 전하로 인해 전위 포텐셜이 발생하여 전자의 이동을 유발시키게 된다. TENG의 등장은 무작위적인 기계적 동작으로 인해 의미 없이 소모되는 에너지를 하베스팅(Harvesting)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제조 비용이 굉장히 저렴하고, 제작 방법도 쉬우며, 고분자 기반 소재로 되어있어 부드럽게 휠 수 있기 때문에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같이 벤딩(bending), 폴딩(folding) 동작이 필요한 시스템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Fig. 1. Schematic illustration and digital images of the first PET/Kapton TENG. Reprinted from the Ref. [3] Copyright ⓒ 2012 with permission from Elsevier.
TENG의 최초 보고 이후에 많은 연구진들에 의해 TENG의 출력 전압, 전류 등의 성능 관련 지표 상승을 위한 많은 후속 연구가 보고되었다. 그 중에서도, 마찰 대전 현상은 TENG를 이루는 재료의 화학 구조에 따라 다르게 발현되는 물질 특성과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TENG 성능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서는 사용되는 물질의 내부 화학 구조 및 전기적 특성과 마찰 대전 효율 및 출력 사이의 구조-물성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이다. 본 파트에서는 최신 보고된 고분자 기반 소재기술 동향과 함께 TENG에 사용되는 고분자 물질의 특성과 마찰 전기 성능과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살펴본다.
높은 마찰 전기 성능을 위한 재료의 조건
TENG에서 직접적으로 마찰 대전 물질이 접촉하여 표면 전하가 발생하는 영역은 전하 생성 영역(Charge-generation region) 또는 접촉 영역(Contact region) 등의 이름으로 불린다. 해당 영역은 서로 다른 전하로 대전될 수 있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으며, 접촉에 의한 마찰이 발생된 뒤에는 한쪽 물질에는 음 전하(Negative charge)가 그리고 반대쪽 물질에는 양 전하(Positive charge)가 발생된다. 이때 발생되는 전기 에너지의 양은 양쪽에 발생된 각각의 음 전하와 양 전하 값의 절댓값의 합으로 나타나는 전기 포텐셜과 비례한다. 대전된 물질의 전하가 양극 혹은 음극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을수록 마찰 대전으로 발생하는 전기 포텐셜의 크기는 증가하고, 이는 TENG의 발전 성능과 직결된다. 결론적으로, 전하 밀도가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물질을 사용하는 것이 우수한 마찰 대전 물질(Tribo-materials)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발생된 전기 포텐셜의 총량은 접촉이 일어나는 표면의 면적과 비례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떤 물질이 높은 전하 밀도를 갖게 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위해서는 원소의 전자 친화도(Electron affinity)에 대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전자 친화도란 원자나 분자가 전자 하나를 얻음으로써 에너지 준위가 낮아지고 이에 따라 방출되는 에너지를 말한다.
\[X+e^{-} = X^{-} +\text{Energy} \tag{1}\]식 (1)은 미지의 원자 X와 전자(\(\small e^‒\)) 사이의 반응을 통해 음이온(X‒)과 에너지가 발생되는 화학 반응식을 나타낸다. 미지의 원자 X가 전자를 쉽게 받기 위해서는 전자를 받은 음이온(X‒) 상태의 에너지 준위가 낮아야 한다. 에너지 준위가 낮다는 말은 열역학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라는 말이 되고, 다시 말해서, 전자를 잃지 않고 잘 가지고 있을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즉, 전자 친화도가 클수록 원자는 전자를 얻기가 쉽고, 음 전하를 띠기 쉽다. 반대로 전자 친화도가 작을수록 원자는 전자를 얻기가 어렵고 쉽게 잃게 되며, 양 전하를 띠기 쉬운 상태가 된다. 결과적으로 TENG의 전하 생성 영역을 이루는 양 전하 물질 및 음 전하 물질의 설계에 있어서 전자 친화도를 고려한다는 것은 TENG의 성능을 올릴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일 것이다.
마찰 대전 물질(Tribo-materials)의 설계: 음극(Negative) 마찰 대전 물질
TENG 성능과 직결된 마찰 대전 물질이 가질 수 있는 전하 밀도의 크기는 전자 친화도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에 대해 알아보았다. 지금부터는 어떤 물질들이 실제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우수한 음극 마찰 대전 물질은 주위에서 전자를 쉽게 얻어 올 수 있는 물질로 전자 친화도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주기율표의 우측 상단에 위치하는 할로겐 원소들이 최상의 전자 친화도를 갖는다([그림 2](a)).4) 고분자의 주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탄소의 경우 ‒123 kJ/mol의 전자친화도를 갖지만 불소(F)의 경우 ‒322 kJ/mol, 염소(Cl)의 경우는 ‒349 kJ/mol의 전자 친화도를 갖는다. 이런 할로겐 원소들은 원자가 전자(Valence electron)가 7개이기 때문에 3개의 전자쌍을 제외한 하나의 홑전자는 다른 원소의 홑전자와 공유결합을 이룰 수 있다. 고분자 물질을 이루는 주된 원소인 탄소의 경우 4개의 최외각 전자를 갖고 있다. 탄소 주쇄를 갖는 고분자에 할로겐 원소를 도입하면 고분자 주쇄를 이루기 위해 2개의 최외각 전자를 사용하면 탄소 원자 하나당 최대 2개의 할로겐 원소들이 위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높은 전기 음성도를 갖는 할로겐 원소들은 인접 원자들로부터 손쉽게 전자 밀도를 당겨올 수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 음성도를 갖는 탄소의 전자 밀도를 가져올 수 있으며, 분극을 유발시켜 극성을 갖는다. 대표적인 할로겐 원소가 도입된 탄소 기반 고분자는 폴리염화비닐(Poly(vinylchloride), PVC), 폴리염화비닐리덴(Poly(vinylidene chloride), PVDC), 폴리테트라플루오르에틸렌(Poly(tetrafluoro ethylene), PTFE), 플루오르화 폴리비닐리덴(Poly(vinyldene fluoride), PVDF) 등이 있으며, 현재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서 TENG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그림 2(b)).
고분자 내에 적용된 전자친화도가 높은 원소의 공간적 배치를 다르게 한다면 다른 분극 상태를 유발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변화된 분극 특성은 가질 수 있는 전하 밀도의 변화를 주게 된다. 즉, 고분자의 분자구조(molecular structure)와 극성(polarity) 및 표면 전하 밀도, 마찰 대전 성능 사이에는 밀접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2020년 미국 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의 Zhong Lin Wang 교수 연구팀에서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되는 고분자 물질의 기능기(Functional group) 변화에 따른 마찰 대전 성능을 비교한 연구를 발표하였다.5) 해당 연구는 기능기가 각기 다른 7종의 탄소 주쇄 고분자인 폴리에틸렌(Polyethylene, PE), 폴리프로필렌(Polypropylene, PP), 폴리비닐알콜(Poly(vinyl alcohol), PVA), PVC, PVDF, PTFE, 불화에틸렌프로필렌(Fluorinated ethylene propylene, FEP)들과 알루미늄(Al)으로 이루어진 TENG의 마찰 대전 성능을 비교하였다. 각각 고분자가 갖는 치환기는 PE(-H, 수소), PP(-CH3, 메틸기), PVA(-OH, 수산기), PVC(-Cl, 염소), PVDF (-F\(\small\times\)2, 불소 2개), PTFE(-F\(\small\times\)4, 불소 4개), FEP(-F10, 불소 10개)로 각각 다르며, PE, PP의 경우 Al과의 대전 중 전자를 빼앗겨 양전하를 띠게 되고, 극성 치환기인 -OH, -Cl, -F를 갖는 고분자인 PVA, PVC, PVDF, PTFE, FEP는 전부 Al과의 마찰 대전 중 전자를 빼앗아 음 전하를 띠게 된다. 양 전하를 띠는 PE, PP 중에서 PP의 치환 그룹인 메틸기(-CH3)가 PE의 치환기인 수소(-H)에 비해서 전자 제공(donating) 능력이 강하기 때문에 PP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큰 양전하를 띨 수 있게 된다. 또한, 높은 전기음성도와 전자 친화도를 갖는 불소 치환기가 많아지는 경우(PVDF\(<\)PTFE\(<\)FEP) 더 많은 전자를 빼앗을 수 있고 음전하를 유지할 수 있게 되어 더 큰 음전하를 띠게 된다(그림 2(c)). 실제로 PE의 표면 전하량은 불소로 치환된 고분자들에 비해서 훨씬 낮은 ‒10.9 nC 값을 가지지만 불소로 가장 많은 치환이 이루어진 FEP의 경우 28.0 nC에 해당하는 전하를 띠게 된다. 이처럼 치환기의 전자 당김(Withdrawing) 능력에 따라서 마찰 대전 물질이 갖는 전하 밀도가 크게 변하게 된다.
앞서 알아본 결과, 치환기의 전자 당김 능력이 우수할수록 고분자 물질의 높은 전하 밀도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기율표상에 존재하는 가장 전자 당김 능력이 강한 원소인 불소의 함량이 굉장히 많은 물질을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한다면 높은 마찰 대전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2019년 인하대학교 위정재 교수 연구팀은 기존 탄소 주쇄 기반 고분자와는 달리 6개의 최외각 전자를 갖는 황(S)을 주쇄로 갖는 고분자 물질을 불소화하여 우수한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 소개하였다.6) 황은 주기율표상 3주기에 위치한 원소이기 때문에 같은 족(group)이지만 2주기에 위치하여 s 오비탈과 p오비탈만 갖는 산소(O)와는 다르게 비어 있는 d 오비탈이 존재하여 초원자가(Hyper-valency) 전자를 갖는다. 따라서, 초원자가 전자를 갖는 원소 황은 이론적으로 6개의 결합이 가능해 주쇄를 이루는데 2개의 전자를 사용하여도 황 원소 한 개당 4개의 할로겐 원소들과 공유결합이 가능하다. 따라서 할로겐화된 황 고분자의 경우 할로겐화된 탄소 주쇄 고분자에 비해서 이론적으로 반복 단위당 2배에 해당하는 할로겐 원소들이 공유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큰 전자친화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또한, 석유화학의 부산물로 매년 대량의 잉여물질이 제조되는 원소 황(‒200 kJ/mol)은 기본적으로 탄소(‒123 kJ/mol)에 비해서 높은 전자 친화도를 가지고 있으며, 주기율표에 존재하는 원소 중 할로겐 원소들과 금(‒222.8 kJ/mol)이나 백금(‒205.3 kJ/mol)과 같은 귀금속을 제외한 경우 가장 높은 전자 친화도를 갖는다. 따라서, 전자친화도 관점에서 봤을 때, 불소화된 황 고분자의 경우 기존 불소화된 탄소 주쇄 고분자들에 비해서 훨씬 높은 전자친화도를 갖게 설계되었다. 불화 황 고분자(FS, Fluorinated Sulfur copolymer)는 역 가황 공정(Inverse-vulcanization)으로 제조된 황 고분자에 불소기체를 이용해 표면 불소화 처리를 거쳐 제조되었다([그림 3](a)). 코로나 방전 처리를 거친 4인치 웨이퍼 스케일의 불화 황 고분자와 알루미늄 호일과의 마찰 대전 성능은 최대 개로 전압(Voc)은 1400 V, 단락 전류의 경우 18 µA의 성능을 보여준다(그림 3(b)). 해당 마찰 대전 성능은 그동안 가장 우수한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 알려진 대조군으로 사용된 동일 사이즈의 코로나 방전 처리된 PTFE 필름에 비해서 전압의 경우 약 400 V 상승된 값이다. 원자의 전자친화도와 전기음성도를 고려하여 설계된 불화 황 고분자의 경우 실제로 높은 마찰 전기 특성을 갖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찰 대전 물질(Tribo-materials)의 설계: 양극(Positive) 마찰 대전 물질
음극 마찰대전 물질들이 모두 주변에서 전자를 쉽게 얻어 올 수 있는 물질로 전자 친화도가 높은 물질들이 주를 이루었다면 우수한 양극 마찰 대전 물질은 반대로 전자를 쉽게 제공(Donating)할 수 있는 물질이다. 대표적인 양극 마찰 대전 물질로 많은 연구에서 금속인 알루미늄(Al)과 구리(Cu)가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두 물질 모두 충분한 양극 마찰 대전 성능을 보이지는 않고, 음극 마찰 대전 물질에 비해서 양극 마찰 대전 물질의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게 연구되어 오고 있다. 양극 마찰 대전 물질도 TENG의 성능에 대해 음극 마찰 대전 물질과 동일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양극 마찰 대전 물질에 대한 소재적 고찰 역시 중요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2004년 San Jose State University의 A. F. Diaz 교수 연구진에서 많은 고분자 물질에 대해서 접촉 대전(Contact electrification)을 통해 발생된 표면 전하 밀도를 측정한 결과를 보고하였다.7) 해당 연구에서는 대부분의 고분자 물질에 질소 원소가 포함된 피리딘(pyridine, -C5H5N), 아미노기(amino, -NH2) 그리고 아마이드(amide, -CONH-) 등의 치환기(표면 전하: +0.5 ‒ 1.2 pC cm‒2) 혹은 산소 원소가 포함된 카복실(carboxyl, -COOH), 에테르(ether, -COC-), 수산기(Hydroxyl, -OH) 등의 치환기(표면 전하: +0.6‒1.1 pC cm‒2)를 갖는 고분자들의 경우 공통적으로 마찰 대전 후 양 전하를 띤다는 것을 밝혔다. 질소와 산소는 비공유 전자쌍을 갖는 대표적인 전자공급기(Electron Donating Group, EDG)로 분자 구조에 따라서, 인접 원자에게 비공유 전자쌍을 공급해도 안정적인 양 전하를 띨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양극 마찰 대전 고분자로 소개된 물질로는 폴리비닐-2-피리딘(Poly(vinyl-2-pyridine), PV2P), 폴리아마이드-6(Poly(hexano-6-lactam), PA6), 폴리비닐알콜(Poly(vinyl alcohol), PVOH), 폴리비닐아세테이트(Poly(vinyl acetate), PVAc) 등이 있다([그림 4](a)).
또한, 2018년 미국 Boston University의 Jikui Luo 교수 연구진은 산소 원소가 주쇄에 위치하고 있는 폴리에틸렌옥사이드(Poly(ethylene oxide), PEO)를 우수한 양극 마찰 대전 물질로 소개한 연구 결과가 있다.8) PEO는 가격이 저렴하고 상용화된 고분자 중 하나로 FDA 승인을 받았으며, 수용성 고분자이기 때문에 물에 녹는다는 특징이 있다. PEO의 분자 구조 내에 위치하는 에테르기, 수산기의 존재로 인해 우수한 양극 마찰 대전 성능을 보일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해당 연구는 양극 마찰 대전 물질로 스핀 코팅된 평평한 PEO 필름을 사용하였고,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는 PDMS(Polydimethylsiloxane)를 사용하여 4 cm2 면적의 TENG를 구성하였다(그림 4(b)). PEO 기반 TENG의 마찰 대전 성능은 50 N의 접촉 힘에서 970 V의 전압, 85 mAm-2의 전류, 40 Wm‒2의 출력을 발생시킨다. 기존 양극 마찰 대전 물질로 유명한 PA6에 비해서 상당히 향상된 성능으로, Kelvin probe force microscopy(KPFM) 장비를 사용하여 측정한 표면 전하 포텐셜(Contact potential difference, CPD) 값의 차이를 통해 원인을 설명하였다. PEO는 PA6에 비해서 높은 전하 포텐셜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분자구조와 PEO 표면에 전자 제공을 쉽게 할 수 있는 산소 원소를 포함하는 많은 에테르 그룹 및 수산기가 조밀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이후 2020년에는 같은 연구진에서 질소 원소를 포함하는 양극 마찰 대전 물질을 소개하였다.9) 새로 소개된 물질은 아닐린-폼알데하이드 레진(Aniline Formaldehyde Resin, AFR)이며, 산 조건 하에서 아닐린(aniline)과 폼알데이드(Formaldehyde)를 합성한 뒤 고온(130°C)에서 열 경화시켜 매끈한 필름 형태로 제조한다(그림 4(c)). 질소 원소를 포함하는 치환기의 경우 상대적으로 질소 원소에 존재하는 비 공유 전자쌍(Lone pair electron)의 존재로 인해 높은 전자 밀도를 갖는 동시에, 쉽게 주변으로 전자를 제공하여 양 전하를 띨 수 있다. 열경화가 완전히 진행된 아닐린-폼알데하이드 레진의 화학 구조식을 보면 많은 아미노기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우수한 전자 제공 능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예측할 수 있다. 실제로 PTFE를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하여 AFR과 함께 TENG를 구성하여 성능을 시험해본 결과, 피크 투 피크 전압(Peak-to-peak voltage)은 최대 1000 V, 전류 밀도(Current density)는 65 mAm‒2의 성능을 보인다. KPFM 장비 사용을 통해 측정한 표면 전하 포텐셜은 AFR의 경우 1.147 V로 측정되어, 0.87 V의 값을 갖는 PA6에 비해서 우수한 양극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 외에도 2015년 스위스 École Polytechnique Fédérale de Lausanne의 Jürgen Brugger 교수 연구팀에서는 바이오 고분자인 실크(silk)를 TENG의 양극 마찰 대전 물질로써 응용한 연구가 보고되었다(그림 4(d)).10) 실크 고분자는 생체 친화적이고 인체에 무독하며, 가시광선 영역의 빛에 대한 투과도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사람 몸에 직접 착용하거나, 삽입시킬 수 있는 투명한 웨어러블(Wearable), 삽입형(Implantable) TENG에 사용되는 양극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에서는 PET를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하여 실크 고분자와 함께 2\(\small \times\)4 cm2 사이즈의 TENG를 구성하였다. 실크 기반 TENG는 268 V의 최대 전압, 5.78 µA의 최대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다. 여러 가지 고분자 기반 마찰 대전 물질에 대해서 알아보았지만 아직까지도 마찰 대전 메커니즘에 대한 명확한 이론이 정립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앞으로 많은 연구를 통해 여러 물질 특성과 마찰 대전 메커니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고찰이 이루어진다면 TENG 성능 향상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분자 복합소재 기반 마찰 대전 물질
고분자 복합소재란 고분자 물질 속에 첨가제를 골고루 분산(dispersion) 및 분배(distribution)시켜 놓은 물질을 의미하며, 첨가제의 선택에 따라서 다양한 물성 및 기능성의 조절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전기 전도성을 갖는 첨가제의 도입은 절연체인 고분자에 전기 전도성이라는 새로운 기능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기능성의 증가는 고분자 복합 소재의 활용 가능 범위를 넓게 하며, 새로운 산업에 사용될 수 있게 된다. 이미 고분자 복합소재는 산업 전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굉장히 중요한 소재이며, 이런 고분자 복합소재가 마찰 대전 물질로는 어떤 식으로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현재까지 마찰 대전 물질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이미 마찰 대전 정도를 비교하여 마찰 대전 물질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였다. 앞서 주로 다루었던 물질들은 단일 물질로 이루어진 순수 고분자 물질들이었지만, [그림 5](a)를 보면 기 보고된 물질 중 가장 양 전하를 띠는 물질의 경우 고분자 물질이 아니라 세라믹 물질들이 위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7년 연세대학교 최헌진 교수 연구팀에서는 이산화규소(SiO2), 산화 알루미늄(Al2O3), 산화 하프늄(HfO2), 오산화 탄탈럼(Ta2O5), 이산화 티탄(TiO2) 등의 산화물의 물질 특성인 비 유전율(relative permittivity)과 마찰 대전 특성에 대한 비교 연구를 진행하였다.11) 순수 산화물로 이루어진 박막과 함께 산화물/폴리메틸메타아크릴레이트(Poly(methyl methacrylate), PMMA) 복합소재를 따로 제조하여 TENG를 이루고 마찰 대전 특성을 비교하였다. 각각의 산화물의 비 유전율은 SiO2(\(\small\varepsilon_r = 3.9\)), Al2O3 (\(\small\varepsilon_r =9\)), HfO2(\(\small\varepsilon_r =25\)), Ta2O5(\(\small\varepsilon_r =26\)), TiO2(\(\small\varepsilon_r =80\))의 순서대로 증가하며, 각각의 산화물로 이루어진 TENG의 마찰 대전 성능은 각각 순서대로 50.2 V, 87.2 V, 109.3 V, 114.5 V, 124.1 V로 측정되었다. 유전율은 물질이 전하를 저장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며, 대부분의 에너지 하베스팅 시스템에서는 높은 에너지 변환 효율을 위해서는 높은 유전율이 필수적이다. 앞서 언급한 연구 결과를 보고 알 수 있듯이, 가장 높은 유전율을 지니는 TiO2를 사용했을 때 가장 높은 발전 성능을 나타낸다. 따라서, 고 유전율의 세라믹 물질들을 함유하는 고분자 복합소재를 사용하는 경우 순수 고분자 물질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서 향상된 마찰 대전 성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세라믹 유전체(dielectric)를 많이 함유할수록 좋은 마찰 대전 물질이 될 수 있을까? 2016년 중국 Chongqing University의 Chenguo Hu 교수 연구팀에서는 여러 세라믹 유전체 나노 입자를 함유하는 실리콘 기반 고분자인 폴리디메틸실록세인(PDMS, Poly(dimethylsiloxane)) 복합소재를 제조하여 마찰 대전 성능을 평가하였다(그림 5(b)).12) PDMS는 저렴하고, 유연하며, 복합소재로의 가공성이 굉장히 좋은 물질로 마찰 대전 물질로도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해당 연구에서 사용된 유전체의 종류는 SiO2, TiO2, BaTiO3, SrTiO3로 총 4 종류이며 5‒25%의 부피 퍼센트로 PDMS에 적용되었다. 가장 두드러지는 발전 성능을 나타낸 복합소재는 SrTiO3가 10% 함유된 복합 소재이며 다공성 스펀지 형태의 순수 PDMS와의 마찰 발전을 통해 305 V의 전압, 7.18 µAcm-2의 전류를 발생시킨다. 하지만, 해당 연구에서 보고한 결과 중에서는 유전체의 부피 함량이 증가할수록 유전율은 증가하지만 복합소재의 표면에 발생되는 전하 이동(Transfer charge)의 크기는 초기에는 증가하다가 일정 부피 함량을 넘어가는 순간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SrTiO3 5%의 부피 함량을 갖는 복합소재의 경우 13.7 nCcm‒2에 해당하는 전하 이동을 나타내는데, 10%의 부피 함량까지는 16.0 nCcm‒2로 증가하다가 15%에서는 12.99 nCcm‒2로 감소하고 결국 25%에서는 11.07 nCcm‒2에 해당하는 감소된 전하 이동을 나타낸다. 본 결과는 총 유전율의 증가가 항상 표면 분극을 강하게 유발시키지는 않는다는 것과 함께 반드시 마찰 대전 성능의 향상을 이끌어내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보고된 연구에는, 특별한 구조를 갖는 유전체를 사용하여 마찰 대전 성능을 향상시킨 사례가 있다. 2020년 중국 Jiangsu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의 Minghang Wu 교수 연구진에서는 폴리메틸메타아크릴레이트(Poly(methyl methacrylate), PMMA)에 특별한 구조를 갖는 꽃 모양 TiO2 (Flower-like TiO2, F-TiO2) 입자가 첨가된 복합소재를 제조하여 최초로 새로운 양극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하였다(그림 5(c)).13) PDSM를 음극 마찰 대전 물질로 사용하여 40 wt%의 F-TiO2/PMMA 복합소재와 함께 제조된 3 cm\(\small \times\)6 cm 면적의 TENG는 1200 V의 전압, 34.85 Wm‒2의 출력에 해당하는 마찰 발전 성능을 나타낸다. 해당 성능 수준은 순수 PMMA를 사용했을 때에 비해서 580 V의 전압 및 20.96 Wm‒2의 출력 향상에 해당한다. 동일 함량의 구(Spherical) 형태, 나노 와이어(Nano wire) 형태의 TiO2 함유 PMMA 복합소재는 각각 700 V, 1000 V의 전압에 해당하는 마찰 발전 성능을 나타내는데, F-TiO2/PMMA 복합소재에 비해 비교적 떨어지는 성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첨가제의 구조에 따른 마찰 발전 성능 차이가 발현되는 이유는 첨가제의 구조 변화에 따라서 복합소재가 지니는 표면 형태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구, 나노 와이어 형태의 TiO2 함유 PMMA 복합소재의 경우 F-TiO2 함유 PMMA 복합소재에 비해서 평평하고 부드러운 표면 형태를 나타낸다. 상대적으로 거친 표면을 갖는 물질의 경우 마찰 면적의 증대로 인해 마찰 대전 성능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적으로, F-TiO2/PMMA의 복합소재의 경우 다른 구 형태, 나노 와이어 형태의 TiO2/PMMA 복합소재에 비해서 높은 유전율을 나타내는데, 이는 복합소재 내부에서 유전체가 가진 구조에 따라 퍼콜레이션 임계값(Percolation threshold)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충전재의 연결성이 변화하여 전기적 특성이 변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관련 현상들에 대한 심층적인 고찰을 위해서는 마찰 대전 고분자 복합소재의 첨가제로 사용되는 유전체의 전기적 특성 (유전율, 극성), 구조, 크기 등과 마찰 대전 성능과의 상관관계를 파헤치는 더욱 더 발전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해서 TENG 성능을 유지하기 위한 재료 설계
TENG의 마찰 대전 성능은 마찰 대전 물질이 발생시킬 수 있는 표면 전하 밀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만, 발생된 전하를 유지시키지 못하고 외부 환경에 의해 금방 소실된다면 원활한 전하 이동이 불가능해지고 TENG의 발전 성능 저하가 존재할 것이다. 발생된 표면전하에 영향을 미치는 첫째 외부 요소는 온도로, 높은 온도 조건에서는 표면 전하의 격렬한 열적 요동(Thermal fluctuation)이 발생하여 축적되지 않고 소실될 수 있다. 실제로, 고온(300 K 이상)에서 PTFE, Al로 이루어진 TENG를 구동했을 때 저온영역(70 K‒260 K)에서 구동했을 때에 비해서 훨씬 떨어진 발전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그림 6](a)).14) 하지만, 저온 영역의 범위 안에서는 온도 증가에 따라 오히려 마찰 발전 성능이 증가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해당 영역에서는 마찰 대전 물질이 온도 상승에 따라 부드러워지고, 이에 따라 나노 스케일에서 단단한 표면에 비해서 많은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소재의 부드러워짐에 따라 마찰 대전 물질 사이의 접촉 면적이 급격히 늘어나 TENG 발전 성능이 향상하게 된다. 따라서, 많은 양의 표면 전하가 소실되지 않는 특정 온도 조건에서 TENG를 구동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여러 마찰 대전 고분자 물질의 유리전이온도(Glass transition temperature, Tg)와 온도에 따른 탄성계수(Elastic modulus) 등의 열기계적 특성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도 우수한 성능을 가질 수 있는 마찰 대전 물질의 선정 및 최적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로는, 친수성 고분자를 사용하는 경우 주변 습도에 의해 영향을 받아 상대 전하(Counter charge)와 결합(Combination)되는 형식으로 소실될 수 있다(그림 6(b)). 실제로, 친수성인 PA6의 경우 물에 젖어 있는 경우 마찰 대전 성능을 거의 보이지 못했다. 앞서 소개했던 실크를 응용한 연구에서도, 친수성인 실크 고분자는 상대 습도가 상승하는 조건에서는 수분을 흡수하여 마찰 발전 성능이 감소한다.10) 하지만, 소수성인 PTFE, PDMS, PI 등의 물질을 사용하는 경우, 해당 물질들 표면에서는 물 분자가 침투하지 못하고 쉽게 없어질 수 있기 때문에 성능 저하에서 자유로운 편이다. 따라서 습도가 많은 환경에서는 표면 전하의 유지를 위해서 소수성 고분자 물질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물 이외의 용매로 이루어진 습윤 상태에서 TENG를 구동해야 되는 경우 용매와 사용될 고분자 물질 사이의 용해도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마찰 대전 물질 선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발생된 표면 전하의 소실을 줄여 오랜 기간 유지시킬 수 있는 장치 혹은 방법은 없을까?15) 몇몇 연구에서는 표면 전하를 안정적으로 오래 유지시키기 위해서 전하 트랩층(Charge trapping layer), 층간 절연막(Insulating interlayer), 그리고 전하 저장층(Charge storage layer) 등으로 불리는 영역을 도입하였다(그림 6(c)). 2016년 중국 Xidian University의 Yue Hao 교수 연구팀은 마찰 대전 물질인 PVDF와 전극 사이에 폴리스타이렌(PS, Polystyrene) 고분자를 전하 트랩층으로 사용하여 순수 PVDF를 사용한 TENG에 비해서 6배에 달하는 마찰 대전 출력 성능 향상을 이끌어 냈다.16) 전하 트랩층으로 적용된 PS층은 방향족(Aromatic) 고분자로 PVDF에 발생된 표면 전하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PS층이 적용된 PVDF의 표면 전하의 붕괴 시간(Decay time)은 순수 PVDF에서 발생하는 표면 전하의 붕괴 시간에 비해서 43시간이나 긴 것으로 밝혀졌다(그림 6(d)). PS, PI와 같이 벤젠(Benzene) 그룹을 포함하는 방향족 고분자들은 분자 사슬을 따라서 갖는 에너지 준위가 일정하지 않고 불균일하기 때문에 분자 사슬을 따라 전자를 잡아 둘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한다.17) 전하 트랩층의 도입을 통해서 TENG의 많은 성능변화를 이끌어낸 연구가 발표되었지만, 아직까지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보고된 우수한 성능의 마찰 대전 물질과 함께 많은 전하를 가둘 수 있는 전하 트랩층을 결합한 형태의 TENG를 제조하고 성능을 시험한다면, 좋은 연구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맺음말
현재까지 TENG를 이루는 양극 및 음극 마찰 대전 물질의 종류, 마찰 대전 성능에 미치는 물질 특성, 마찰 대전 물질 선정에 있어 고려해야 하는 외부 조건 및 전하 트랩층에 대한 내용을 알아보았다. 정리하면, 우수한 성능의 TENG를 제조하기 위해선 전하 생성 영역에 사용되는 두 종류의 마찰 대전 물질은 각각 큰 표면 전하를 띨 수 있어야 하며, 발생되는 표면 전하의 크기는 물질의 전자 친화도, 유전율 등의 특성에 의해서 변화할 수 있다. 따라서 마찰 대전 물질의 선정에 있어 전자 친화도, 유전율 등을 고려한 재료 설계가 필요하다. 특히 높은 유전율을 띠는 외부 유전체의 도입을 통해 고분자 복합소재로 제조한 경우도 TENG 성능에 대한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온도, 습도 등의 외부 환경을 고려하는 것과 표면 전하의 지속력을 증가시키기 위한 전하 트랩층을 도입한다면 추가적인 TENG 성능 향상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무관심 받던 무질서한 기계적 움직임을 에너지화한다는 멋진 취지로 개발된 TENG가 많은 발전을 통해 바이오 의학 분야, 마이크로 로봇 등의 분야에 실제로 적용되어 활약하기를 기대하며 글을 마친다.
- 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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