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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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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빛처럼 빠른 입자, 우리 손으로 만들다

편집후기

작성자 : 김유종 ㅣ 등록일 : 2021-06-02 ㅣ 조회수 : 582

1994년 포항가속기연구소는 1,500억 원을 투입하여 국내 최초의 대형 전자가속기인 포항 3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Pohang Light Source, PLS)를 구축하였으며, 2012년에 1,000억 원을 추가 투입하여 PLS를 PLS-II로 업그레이드하였다. 한편 2012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최초의 대형 양성자가속기인 100 MeV KOMAC을 3,143억 원을 투입하여 구축하였으며, 2015년에는 포항가속기연구소가 4,298억 원을 투입하여 10 GeV 전자가속기 기반의 4세대 선형방사광가속기(PAL-XFEL)를 구축하였다. 2011년부터 대전에는 중이온가속기가 약 1.5조 원의 예산으로 구축 중이며, 올해부터 오창에 약 1조 원의 예산으로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가 구축되어질 예정이다. 오창 방사광가속기가 구축이 완료될 시점에는 경주 100 MeV 양성자가속기가 업그레이드되어 고에너지 양성자빔/중성자빔을 공급하는 펄스 중성자원 시설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이처럼 큰 예산으로 많은 대형가속기를 구축하고 있지만 각각에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되는 입자들도 다르며, 입자들이 만들어 내는 2차 입자들도 달라서 사용되어지는 응용 분야들도 다르다.

방사광은 전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뒤 직진하는 전자의 방향이 휨자석에서 바뀔 때 발생하는 밝은 빛을 말한다. 방사광은 mm에서 서브 nm(혹은 pm) 영역까지 폭넓은 파장에 걸쳐 발생하는 강한 빛이며, 방사광은 병원에서 사용되는 X-ray 튜브나 태양빛과 같은 광원들보다 약 100억 배 이상 밝은 휘도의 강한 빛이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시켜서 빛(X-ray)을 만드는 가속기를 말하며, 파장이 짧은 X-ray를 이용하여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 미세한 것을 보거나 가공이 가능하여 극미세가공이나 극미세물체의 분석/관찰이 가능하다. 3세대/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는 주로 정적인 시료의 관찰이나 분석에 사용되며, 4세대 선형방사광가속기인 엑스선 자유전자레이저는 펨토초와 같은 극도로 빠른 시간에 발생하는 시료의 동적인 변화를 관찰하거나 분석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양성자는 수소원자에 고전압을 걸어서 전자를 제거하면 원자핵만 남게 되는데, 이 양전하를 띠는 수소원자핵이 양성자이다. 양의 전하를 띠고 있는 양성자는 가속관 내에서 전기장을 걸어주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되는데, 이 장치가 양성자가속기이다. 양성자는 전자에 비하여 질량이 약 1840배 무거워 약 1840배의 에너지를 더 공급해주어야 전자와 같은 에너지로 가속될 수 있다. 따라서 양성자가속기는 전자가속기에 비하여 에너지는 낮지만 가속기 크기는 크며, 큰 구축 예산이 필요하다. 양성자는 그 속도에 따라 물질의 분자나 원자를 낱개로 떼어 내거나, 물질 속에 박히거나, 원소와 반응하여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물질을 생성하기도 하며, 반도체 우주방사선 영향평가나 의료용 동위원소 생산에 주로 사용된다. 

또한 GeV급 고에너지 양성자를 텅스텐, 수은과 같은 무거운 원소로 된 표적에 충돌시키면, 표적 원자핵이 깨지면서 가벼운 원소와 다량의 중성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량의 고에너지 중성자 시설을 펄스 중성자원이라고 부른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단백질 구조 분석을 통한 신약/백신 개발, 이차전지와 같은 에너지 소재 및 극한환경소재 개발 등에 중성자원이 사용된다.

이처럼 다양한 대형가속기는 가속되는 입자들(전자, 양성자)도 다르고 2차로 발생되는 입자들(방사광, 중성자)도 다르며 응용들도 다르다. 본 특집에서는 여러 대형가속기들 중에서 2021년 현재 이용자 서비스 중인 포항 3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PLS-II), 4세대 선형방사광가속기(PAL-XFEL), 그리고 경주 양성자가속기(KOMAC)의 운영 현황, 응용, 그리고 업그레이드 계획 등을 다루었다.

활발한 연구 수행으로 매우 바쁘신 중에도 본 특집을 위하여 집필해주신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 문명국 부장님, 이재상 부장님, 포항가속기연구소 신승환 부장님, 김희진 팀장님, 김연길 팀장님, 김종현 센터장님, 김창범 부장님, 심치현 박사님, 남인혁 박사님, 양해룡 박사님, 민창기 팀장님, 허훈 팀장님, 강흥식 박사님께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본 특집을 통하여, 다양한 대형가속기들의 필요성과 응용 분야들에 대하여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며, 모든 과학계가 협력하여 중이온가속기,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경주 고에너지 펄스 중성자원을 잘 구축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객원 책임편집위원 한국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 단장 / UST 가속기 및 핵융합물리공학 교수 김유종 (yjkim@kae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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