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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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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소금에서 나노소자까지 100년

우리나라 강유전체 연구 흐름

작성자 : 부상돈·김일원 ㅣ 등록일 : 2021-09-08 ㅣ 조회수 : 2,897 ㅣ DOI : 10.3938/PhiT.30.026

저자약력

부상돈 교수는 서강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고 미국 위스콘신 대학교(매디슨)와 듀크대학교 연구원을 거쳐 2003년 전북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임용되었으며 현재 연구처장을 맡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한국물리학회 새물리 편집담당 실무이사를 역임하였으며, 2016년 공로상을 수상하였다. Nanogenerator와 Flexoelectric 현상을 연구하고 있으며 한국유전체 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sbu@jbnu.ac.kr)

김일원 명예교수는 1985년부터 울산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1988년 부산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방문교수를 거쳐 2017년 정년퇴임하였다. 한국물리학회 이사 및 유전체 연구회 감사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울산대학교 물리학과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kimiw@ulsan.ac.kr)

History of Korea Ferroelectric Research

Sang-Don BU and Ill Won KIM

Research Center for Dielectric Study was supported by the Korean Research Foundation from the government. In 1991, Professor Jang, Min-Soo along with 22 other professors, received a research grant of 7 billion won for 10 years, which enabled the Korean Ferroelectric Research Society to be competitive globally. The 9th International Meeting on Ferroelectricity, which is held every four years, was held in Seoul in 1997. The first dielectric joint symposium organized by condensed-matter physics and materials science researchers was held in 2005. The Korean Dielectrics Society was established at Muju resort in 2017, with Professors Tae Won Noh and Jaichan Lee representing the condensed-matter physics and materials science communities, respectively. Currently, more than 300 members are actively participating in the Korean Dielectric Society. To celebrate the 100th anniversary of ferroelectricity, which was fist discovered in Rochelle salt by Joseph Valasek in 1921, we organized a special session in the 2020 Korean Physics Society Fall Meeting.

들어가며

한국물리학회는 6.25 한국전쟁 중인 1952년 12월 7일에, 34명의 물리학자들이 부산에 모여서 창립하였다. 그동안 저변확대로 현재 15,000명의 연구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연구 분야도 세분화되어서 강유전체(유전체)분야는 한국물리학회 응집물질물리분과에 소속되어 있다. 강유전체는 유전체, 압전체, 열전체(pyroelectrics)가 갖는 성질을 모두 가질 수 있으며 외부 전기장에 의해 자발분극 상태가 조절될 수 있고 전기장-전기변위의 비선형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이러한 전기적 특성과 유전율이 크기 때문에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시스템반도체) 소자를 구성하는 필수 재료로 사용된다. 최근 비메모리 반도체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처럼 연산, 추론, 제어 등 특정기능을 담당하며,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기술에서 핵심 소자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강유전체에 대한 개발연구는 더욱 중요하다.

강유전체 연구 태동기(1960~1980년)

강유전체 연구에 관한 자료들을 새물리에 게재된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보면, 1966년에 출판된 정중현(연세대) 교수의 “융제법에 의한 BaTiO3 단결정 생장과 그의 강유전 분역구조” 논문과 1974년에 출판된 박애주(숙명여대) 교수의 “Pb(ZrTi)O3의 불순물에 의한 강유전 특성의 변화”가 있다. 그리고 1969년에 권숙일(서울대) 교수는 일본 S. Sawada(동경공대) 교수로부터 공급 받은 NaNO2 단결정으로 “Gamma-ray를 조사한 NaNO2 단결정에 대한 IR 흡수스펙트럼”을 분석하였으며, 1972년에는 NaNO2 단결정의 유전성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조성호(고려대) 교수는 NaNO2 단결정의 자기공명에 관한 연구를 하였다.

한편 이재현, 장민수(부산대) 교수는 1972년 9월에 한국물리학회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BaTiO3 단결정의 강유전 Domain 관찰과 해석”을 구두 발표했으며,1) 1978년에는 투명한 (Pb,La)(Zr,Ti)O3 세라믹의 전기 광학적 성질에 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으며 또한 전자소자에 응용성이 높고 비선형 광학적 성질이 우수한 LiNbO3 단결정을 Czochralski법으로 육성한 논문을 1980년에 발표하였다. 이 연구로부터 김정남(부산대) 교수가 천이 원소 및 휘토류 원소를 불순물로 첨가한 LiNbO3 단결정에 관한 논문을 1983년에 발표하고 불순물을 첨가한 많은 종류의 LiNbO3계 단결정을 육성하여 국내 연구진들에게 시료를 공급하게 되었다. 1900년대 후반에 국제적으로 강유전체에 관한 연구 추세는 변위형(ABO3-type) 강유전체의 상전이(Phase Transition)에 관한 연구와 질서-무질서형(KDP-type) 강유전체의 Dipole Glass에 관한 연구가 중심이 되었다. 그 당시 국내에서 변위형 강유전체에 대한 연구는 주로 부산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KH2PO4 (KDP)계의 RbH2PO4 (RDP)-NH4H2PO4(ADP) (강유전-반강유전) 혼정의 Dipole Glass에 관한 연구는 김종진(과학원) 교수 그룹이 활발하게 연구하였다.

강유전체 연구 분야의 국제적 학술행사로는 4년마다 개최되는 국제 강유전체학회(International Meeting on Ferroelectricity, IMF)가 있었다. 권숙일 교수는 1969년 일본 Kyoto에서 열린 제2회 대회와 1973년에 Scotland의 Edinburg 대학에서 열린 제3회 국제 강유전체 학회에 참석하여 참석 후기를 새물리에 자세하게 보고하였다.2)

강유전체 연구 성장기(1980~2000년)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내 각 대학교 물리학과에 대학원이 활성화되면서, 1983년에 권숙일과 유인석(서울대) 교수, 조성호(고려대) 교수, 김종진과 주웅길(KAIST) 교수, 박광서(서강대) 교수, 최성원(단국대) 교수, 장민수(부산대) 교수를 중심으로 “강유전체 연구모임”이 구성되었다.3) 특히 1984년부터 유전체 연구 그룹 동호인 모임을 결성하여 한국물리학회가 개최되는 늦은 저녁시간에 각자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고, 이 모임이 더욱 발전된 월례발표회는 서울 소재 대학을 순회하면서 2주마다 2명의 발표자가 연구결과를 발표하였으며 식사를 함께 하면서 상호 연구정보를 교환하였다. 그 당시 한국과학재단에서는 개인별 연구보다 그룹의 공동연구를 장려하던 시기였다. ‘강유전체 연구모임’은 1984년부터 2년간은 권숙일 교수가 연구 책임자가 되어 연구비를 받아서 운영되었고, 이어서 장민수 교수가 연구책임자가 되면서, 3개의 세부 연구 과제로 연구팀을 구성하여 3년간의 연구비를 받아 연구하게 되었다. 이렇게 5년간의 연속적인 연구비의 수혜로 강유전체 연구모임의 활동은 더욱 활성화되었다.

한국과학재단은 1990년부터 국내 10여 개 대학 20여 명의 교수로 구성할 수 있는 선도연구센터(이학 선도연구센터(SRC)와 공학 선도연구센터(ERC))를 선정 및 지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강유전체 연구모임”은 한국의 강유전체 물성연구의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1984년부터 5년 동안 공동연구하면서 연구원들의 국제 학회 참석과 세미나 개최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연구 활동의 결과를 토대로 1991년 1월에 13개 대학에서 22명의 교수가 참여한 연구계획서를 한국과학재단의 선도연구센터 지원 사업에 유전체물성연구에 관한 연구계획서를 제출하여, 선도연구센터(SRC)로 부산대학교 “유전체물성연구소(연구책임자: 장민수 교수)”가 지정되어 연구비로 연간 약 7억 원씩 10년 동안 지원받았다. 한국과학재단은 선도연구센터의 설치목표를 선진국 수준의 과학지식의 창출과 우수한 고급인력양성에 두고, 3년마다 평가하여, 그 결과에 따라 연구비를 차등 지원하기로 하였다.

유전체물성연구센터는 5개의 총괄과제로 이루어져 있었다. 제1총괄과제는 유전성 신소재의 개발과 물성연구, 제2총괄과제는 유전체 박막 물성연구, 제3총괄과제는 유전체의 상전이 연구, 제4총괄과제는 유전체의 미시구조 연구, 제5총괄과제는 유전체의 광물성연구로 연구팀이 구성되어 있었다. 유전체물성연구센터는 3년간의 연구 업적을 극대하기 위해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각 팀의 연구결과를 자체 평가하는 제도를 활용하였다. 그래서 연구 1차년이 끝나는 1992년 2월에 “제1차 유전체물성 심포지엄”을 센터에서 개최하였다. 그리고 3년간의 연구결과를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평가받기 전에 1994년 2월에 “제3회 유전체물성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지난 3년간의 연구업적을 자체 평가했다. 이 심포지엄과 병행하여 일본 측의 연구자 10여 명을 초빙하여 양국 간의 공동 연구발표회를 가지면서 차기 3년간의 연구방향을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교환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발표회를 “제1회 한ㆍ일 강유전체 학회(1st K-J Conference on Ferroelectrics)”로 명명하기로 하였으며, 제2회(1996년)는 “2nd J-K Conference on Ferroelectrics”로 명명하며 일본 Hokkaido 대학에서 개최되었다. 이 연구회는 한국과 일본의 강유전체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양국 간의 연구 결과 및 정보 교류, 그리고 새로운 연구에 대한 협력 증진을 도모하였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년에 한 차례씩 열리게 되었다. 그리고 유전체물성연구센터에 참여한 교수들과 우수한 젊은 대학원생들의 연구업적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1997년에 “제9차 국제강유전체학회(International Meeting on Ferroelectricity [IMF-9], 조직위원장: 권숙일 교수)”를 서울에서 개최하였다. 유전체물성연구센터는 9년 동안에 우수한 논문을 많이 발표하였지만, 그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연구 결과는 제2총괄 과제에 속한 노태원(서울대) 교수가 1999년 Nature에 “Lanthanum-substituted bismuth titanate for use in non-volatile memories”(2500회 인용)의 제목으로 발표한 논문으로 이 연구 결과는 FRAM (Ferroelectric Random Access Memory, 강유전체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용 강유전체 박막소재 개발에 획기적인 연구결과로써 한국의 강유전체 연구에 관한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강유전체 연구 활성기(2000~현재)

부산대 유전체물성연구센터는 이학 선도연구센터(SRC)였으므로 연구원이 대부분 물리분야의 교수로 구성되었다. 그러나 재료공학 분야에서도 유전체 및 강유전체 연구모임이 있었으며 1990년대에 강유전체, 반도체 메모리 소자에 대한 비상한 산업적 관심과 함께 반도체 메모리소자를 비롯한 다양한 응용분야에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재료공학 분야에서는 백성기(포항공대), 주웅길(KAIST), 이재찬(성균관대), 황철성(서울대) 교수들을 중심으로 2000년에 “강유전체 및 FRAM 기술 워크숍” 개최를 시작으로 2001년부터 “고유전체 및 강유전체 소자/소재 워크숍”으로 이어졌다. 한편 재료공학분야에서는 “International Symposium on Integrated Ferroelectrics (ISIF2004)[조직위원장; 백성기(포항공대) 교수]”를 한국에 유치하여 경주에서 개최하였고, 국내에서는 “강유전체 소자/소재 워크숍”을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계와의 긴밀한 교류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이러한 물리분야와 재료공학분야의 유전체 연구자들의 상호 협력으로 전기·전자 분야의 구성원들을 포함하여, 2005년에 “제14회 유전체 물성 심포지엄”과 “제6회 강유전체 소자/소재 워크숍”을 통합한 “제1차 유전체 연합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되었다.4)

2017년 “제13차 유전체 연합 심포지엄(제26회 유전체 물성 심포지엄과 제18회 강유전체 소자/소재 워크숍)”을 무주리조트에서 개최하였으며 이때 노태원(물리), 이재찬(재료) 교수를 중심으로 이러한 연구 활동을 조금 더 조직화하기 위하여 유전체 관련 연구자들이 뜻을 모아 “한국 유전체연구회(Korean Dielectrics Society, 초대회장: 노태원 교수)”를 조직하였다. 그 동안 유전체연구회는 규정에 명시된 설립목적에 따라 노력하여 왔으며, 그 결과 꾸준한 성장을 지속하여 현재 300여 명의 회원을 가진 연구회로 자리 잡게 되었다.

한국 유전체연구회는 현재 “유전체 연합 심포지엄(유전체 물성 심포지엄 그리고 강유전체 소자/소재 워크숍 연합)”, “한ㆍ일 강유전체 학회”, “Workshop on Oxide Heterostructures (WOH)” 학술대회를 비롯하여 국내외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유전체 연합 심포지엄”은 1992년에 시작한 “유전체 물성 심포지엄”과 2000년에 시작된 “고유전체 및 강유전체 소자/소재 워크숍” 통합의 상징으로 국내 유전체 관련 연구자들의 주요 교류의 장이 되어 “한국 유전체연구회”의 정기학술대회로 자리 잡게 되었으며 매년 2월 무주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학술대회는 유전체 분야를 연구하는 재료공학과 물리학 분야의 연구자들이 주축이 되어 최근에는 유전체 연구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성을 가지는 산화물 분야까지 연구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강유전체 연구는 1960년에 태동되어 NaNO2, BaTiO3, LiNbO3, KDP계 단결정 성장 및 물성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1990년대에 Pb(Zr,Ti)O3 (PZT)계 세라믹을 이용한 응용 소자의 연구 및 비휘발성 강유전체 메모리 응용을 위한 PZT, SrBi2Ta2O9 (SBT), (Bi,La)4Ti3O12(BLT) 박막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2000년대 이후로는 BiFeO3 (BFO)계 소재를 중심으로 한 다강체 연구와 (K,Na)NbO3 (KNN)계 및 Bi1/2Na1/2TiO3 (BNT)계를 바탕으로 한 친환경 무연(Pb-free) 압전·강유전체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HfO2계 형석 구조 기반의 강유전체가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기존 페로브스카이트 기반 강유전체는 우수한 강유전성을 보이나 고집적 회로를 위한 나노 스케일의 박막에서 안정적인 메모리 소자 구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에 비해 형석 구조 기반의 HfO2계 강유전체는 원자층 증착 공정을 이용한 수 나노미터(nm) 수준의 미세 공정에 적용이 가능하고, 반도체 업계에서 주류로 사용하고 있는 실리콘 기반 반도체 기술과 높은 적합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 소재는 로직-메모리 융합소자와 차세대 신경모방형 컴퓨터 소자에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끝으로 지난 2020년 11월에는 Joseph Valasek가 1921년에 최초로 Rochelle salt(KNaC4H4O6·4H2O) 물질에서 강유전성을 발견한 업적을 기념하기 위하여 가을 한국물리학회 논문 발표회의 특별 세션으로 “강유전체 탄생 100주년 기념 심포지엄”이 개최되어 20여 명의 국내 저명 연구자들이 발표하였다.

각주
1)The Korean Physical Society, http://www.kps.or.kr/content/def/view.php?ft=92 (accessed Sep. 28, 2021).
2)Sook-Il Kwun, New Physics: New Phys.: Sae Mulli 9, 111 (1969).
3)Min-Soo Jang, Annual Report of “Research Center for Dielectric and Advanced Matter Physics” (1991~1999).
4)Korean Dielectrics Society, http://kdsnet.or.kr/skin/page/about05.html (accessed Sep. 2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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