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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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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서른 즈음에: 물첨 30주년

30년 후 물리학 분야별 전망

작성자 : 물리학과 첨단기술 편집위원회 ㅣ 등록일 : 2022-02-21 ㅣ 조회수 : 6,693 ㅣ DOI : 10.3938/PhiT.31.005

Outlook: The Next 30 Years of Physics

Physics & High Technology Editorial Board

How will physics evolve in the next decades? The editorial board asked renowned Korean researchers for their opinions on the frontiers of physics over the next 30 years. Prospective views are presented for each field of physics.

들어가는 말

물리학과 첨단기술 30주년을 맞아 앞으로 다가올 미래 30년의 물리학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 입자, 핵, 응집물질, 응용, 통계, 물리교육, 플라즈마, 광학, 원자, 천체물리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예상을 통해 미래 물리학의 모습을 그려본다.

입자 및 장 물리

지난 30년과 앞으로의 30년

최수용 (고려대학교 물리학과)

지난 30년의 입자 및 장 물리학 발전은 “표준모형의 완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표준모형 이론에서 예측된 남은 기본 입자들(탑 쿼크, 타우 중성미자, 힉스 입자)의 발견이 미국 페르미 연구소와 유럽 CERN 대형 가속기 시설 등에서 이뤄졌다. Z 보존의 정밀 측정으로 전기약 상호작용에 대한 정밀한 측정이 이뤄졌다. 한편 일본 대형 입자실험 시설을 이용한 실험들에서는 표준모형의 바텀 쿼크를 포함하는 B 중간자의 성질을 정밀 측정하여 표준모형의 여러 파라미터들을 결정하였다. 또한, 중성미자가 표준모형의 예측과는 달리 질량이 있고 그 종류가 바뀌는 현상도 발견하여 표준모형을 일부 수정해야 함을 알게 되었다. 표준모형 이론이 지구상 실험 결과들을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성공적이지만 우리 우주의 탄생 및 진화와 관련된 데이터를 설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예컨대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의 문제와 천체관측에서 보이는 암흑 물질, 암흑 에너지는 입자 및 장 물리 언어로는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기초과학연구원(IBS) 체제 아래에서 이러한 문제에 도전하는 이론 및 실험 연구들이 이뤄지고 선진국 수준의 연구 역량을 갖추고 있어 우수 연구 인력들이 양성되고 있다.

이러한 거대 담론을 바탕으로 앞으로 30년 동안 벌어질 여러 입자 및 장 물리 분야의 연구 방향이 큰 틀에서 계획되어 가고 있다. 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이론을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대형 가속기 실험이 필요하다. 유럽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보다 큰 에너지 영역을 탐색할 수 있는 가속기 및 실험장치에 대한 R&D를 이미 시작했다. 2030년대 후반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일명 미래 원형 가속기(future circular collider, FCC)에서는 단계적으로 전자-양전자 충돌과 양성자-양성자 충돌 실험을 할 구상을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수십 년간 운영되어 힉스 입자의 성질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암흑물질을 구성하는 미지의 입자를 탐색할 것이다. 반면, 중성미자가 물질-반물질 비대칭의 원인일 수도 있어 중성미자 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대형 연구 시설들이 미국과 일본에 계획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연구 경험을 한 연구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이러한 핵심적인 연구 시설에서 중요 발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핵물리학

천명기 (숭실대학교, 핵물리분과위원장)

저에너지 핵물리학(Low Energy Nuclear Physics)

 천체의 진화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천체핵반응을 이해하는 것은 천체 및 우주의 진화뿐만 아니라, 물질의 기원인 원소의 기원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발전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가장 필수적인 천체에서의 수십만 개의 핵반응 중에 지상의 실험으로 제대로 이해되고 있는 반응은 극히 일부이다. 이는 대부분의 핵반응이 희귀동위원소를 통하여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반응들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양한 중이온을 가속시켜 얻은 2차빔으로 만든 희귀동위원소빔을 사용하는 주요 가속기는 현재 미국의 FRIB, 유럽의 GSI 및 GANIL, 그리고 일본의 RIKEN 및 우리나라의 RAON이라고 할 수 있다. 장래의 저에너지 핵물리학은 이들 가속기를 이용하는 천체핵반응 및 그에 따르는 희귀동위원소의 구조 및 관련 핵반응 연구를 중심으로 천체핵물리학에 이르는 폭넓은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강입자 물리학(Hadron Physics)

하드론 핵물리의 경우는 2030년대에 실용화될 EIC (Electron Ion Collider)를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이 가속기로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던 핵자 및 핵 내에서 gluon을 포함하는 parton 구조 및 동역학에 대한 연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렇듯 핵자의 질량 문제 및 스핀 문제 등을 포함하는 양자색역학에 대한 자세한 검증 및 데이터를 중심으로 앞으로의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중성자별과 같은 천체에서의 고밀도 천체를 이루는 핵물질의 상태 방정식에 대한 실험적 이론적 연구가 여러 종류의 가속기를 이용하여 진행될 것이다.

고에너지 핵물리학(High energy nuclear physics)

고에너지 핵물리학에서는 상대론적 중이온 충돌을 이용해 쿼크-글루온 플라즈마(QGP)라 불리는 고온 고밀도의 극한 핵물질을 생성시키고 이 물질의 특성을 연구한다. 지난 20여 년간 RHIC과 LHC 가속기를 통해 극한 핵물질의 존재와 특성에 관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다. 현재 이 분야의 연구는 가속기 및 검출기 업그레이드를 통해 QGP의 특성을 보다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LHC에서는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빔의 휘도를 높이기 위한 가속기 업그레이드와 많은 양의 정밀한 데이터를 측정하기 위한 검출기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ALICE, CMS, ATLAS에서는 Run3(2022‒2024), Run4(2027‒2030) 및 Run5 (2031 이후) 실험을 수행해 QGP의 특성을 정밀하게 연구할 계획이다. 특히 바닥쿼크나 매혹쿼크를 포함한 강입자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강입자들은 QGP에서 강입자로 가는 상변화 연구에 결정적인 전환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유래 없이 높은 빔 휘도를 통해 핵물리 충돌실험에서 고에너지 제트, 힉스 입자, 팬타쿼크 등을 생성할 수 있으며, 이는 QGP를 이해하는 또 다른 중요한 탐침으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RHIC의 sPHENIX 실험에서도 고에너지 제트와 무거운 강입자를 이용해 QGP의 구조와 특성을 정밀 측정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핵물리학은 입자물리, 천체물리 등의 인접물리와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중성미자물리, 다중신호천문학, 암흑물질물리 등과 같은 복합 연구주제를 가지고 인접학문과의 융합 연구가 한층 더 활성화될 것이다.1)2)3)4)

응집물질물리학

문은국 (KAIST 물리학과)

30년 전의 세상이 지금과 많이 다르듯 30년 후의 세상도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그 바탕에 응집물질물리는 어떠한 기여를 하고 있을지 생각해 보면 크게 다음의 두 가지 카테고리로 생각해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새로운 물질의 발견

응집물질물리학의 가장 중요하고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가 새로운 물질의 발견이다. 다양한 기능성을 가지고 조작이 쉬운 새로운 물질의 합성이 될 수도 있고, 박막형태로의 새로운 시스템의 제작이 될 수도 있으며, 또는 메타물질계 등의 직접적인 제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나, 최근 많은 관심을 받는 양자과학 및 양자기술로의 새로운 플랫폼으로서의 새로운 물질이 발견이 된다면 분야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예상된다.

새로운 물성의 발견

기본적으로 많은 수의 입자를 다루고 있는 응집물질물리는 새로운 물성들을 발견해 왔다. 초전도 현상이 다양한 기술에 이용되었고, 양자 홀 현상은 물질의 표준을 결정하는 데에도 이용이 되었다. 물리학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많은 연구비와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응집물질물리에서 완전히 새로운 물성이 발견된다면 새로운 물리학의 방향을 이끄는 일이 되리라 예상된다. 최근 연구가 시작되고 있는 응집물질에서의 비선형, 비평형 성질들은 이해가 많이 부족한 실정이기에 새로운 물성을 찾을 수 있는 분야들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시계를 거꾸로 돌려 30년 전인 1992년을 살고 있는 물리학자는 위상물질, 그래핀, 철계열 초전도 물질, 다강체 등 지난 30년 동안의 응집물질물리학의 중요 키워드를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미래를 예상하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 상상을 하며 미래를 꿈꾸는 것은 물리학자의 특권이기에 어떤 방향의 연구가 중요할 지 상상해 보며 연구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방향에 더하여, 물리학의 알려진 난제들, 예를 들어 고온 초전도체 기작, 등의 이해를 심화한다면, 30년 후에는 새로운 응집물질물리학의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응용물리학

조윌렴 (이화여자대학교, 응용물리분과위원장)

현대 인류 문명의 바탕이 된 산업정보기술의 발전에 직접적으로 기여한 물리학을 통칭하여 응용물리학이라고 할 수 있다. 30년 후인 2050년에도 물리학의 기초연구성과가 인류 문명의 지속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반도체와 컴퓨터의 발전은 최근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IT혁명을 이끌고 있으며, 미래에는 새로운 양자물질에 기반한 양자컴퓨터가 혁신적인 발전을 하게 될 것이다. 양자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는 양자상태와 양자물질의 발견에 더하여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양자계산 알고리즘의 개발, 양자상태를 제어하고 측정하는 기술과 이를 응용하는 양자소자의 개발이 계속될 것이다. 현재의 컴퓨터로는 불가능하던 계산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신물질합성, 금융보안, 암호통신, 신약개발 등 산업경제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는 지구온난화에 기인한 기후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을 찾는 노력이 더욱 절실해질 것이다. 이에 에너지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소재의 개발과 태양전지, 열전, 압전 에너지 하비스팅과 같은 재생에너지 변환을 위한 소재와 소자의 개발이 물리학 연구의 중요한 주제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인구의 증가와 더불어 노령화되고 복잡화된 사회에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바이오, 의학분야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생명현상을 물리학의 접근법과 방법론으로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기여하는 것이 중요한 물리학의 역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 진단을 위한 정밀하고 민감한 센서, 모델링과 이미징을 통한 뇌 활동의 이해, 다양한 생명현상 및 질병 진단을 위한 고해상도 또는 휴대형 이미징 방법 및 기기의 개발, 질병치료를 위한 기기, 기술의 개발에 물리학의 기여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통계물리학

강병남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앞으로 30년 후의 통계물리학의 모습을 상상하기 위해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즉 1990년 경에 통계물리학에서 어떤 주제가 유행되었는지 살펴보자.

(1) 1986년 발표된 KPZ 방정식,
(2) 1987년 발표된 self-organized criticality,
(3) 1987년, 1989년에 발표된 집단적 spin flip 방식의 Monte Carlo algorithms들이 그 당시 혁신적인 연구 주제였다.

1970년대 초 열평형계에서 일어나는 상전이 임계현상을 설명하는 재규격화군 이론이 발표된 이후 1970년대와 1980년대 중반까지는 재규격화군 이론을 정립하는 연구와 프랙탈의 여러 성질을 탐구하는 연구가 이루어졌다. (1)번 논문은 열평형계 재규격화군 축척이론을 비평형 비선형 동역학계의 축척 현상으로 확장하는 연구였다. (2)번 논문은 비평형계에서 외부 조절변수 없이 시스템 자체적으로 임계현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두 논문과 관련된 연구는 처음 발표된 이후 10여 년간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3)번 논문은 1980년대 후반 이루어진 컴퓨터 기술의 혁신적 발전과 더불어 탄생하였다. 상전이 임계점에서 생기는 critical slowing down 문제를 크게 개선한 연구다. 그 이후 이 알고리즘은 물리학의 타 분야까지 영향을 끼쳐 전산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탄생시켰다.

(1)와 (2)번 논문의 혁신적 사고는 20세기말 복잡계 네트워크라는 연구분야를 탄생시켰다. 학제간 연구 주제로 여러 학문에 걸쳐 영향력을 끼쳤으며 SNS 등 사회연결망에 응용되어 21세기의 IT 문화를 탄생시켰다. (3)번 논문으로 탄생한 전산물리학은 30년이 지난 오늘날 인공지능 및 기계학습이라는 새로운 수치적 방법을 탄생시켰다. 그러나 아직 기계학습 방법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모른다. 또 얼마나 확장될지도 모른다. 기계학습 방법은 물리학에만 국한되어 응용되는 것이 아니라 학제간 연구로 여러 학문 분야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 10여 년 동안에는 기계학습에 맞춘 성능이 향상된 컴퓨터가 개발되면서 기계학습의 작동원리를 탐구하는 연구 및 기계학습 방법을 이용하여 그동안 안 풀렸던 통계물리학의 여러 문제들에 대한 연구가 수행될 것이다. 예를 들어 난류 현상에 대한 Navier Stokes 방정식, Lyapunov exponent보다 먼 시간까지 예측할 수 있는 비선형 동역학 문제, 양자계의 여러 문제들, 단백질 접힘 문제 등이 기계학습 방법으로 연구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계학습과 관련된 연구가 언제 과학적으로 정립될지 모른다. 복잡계 네트워크 분야는 빅데이터 산업과 인지과학으로 무장된 기계학습 방법과 결합되어 기존의 물리학 범위를 벗어나 사회현상 및 질병 치료 문제까지 연구대상을 확장할 것이다.

30년이 지난 후에는 통계물리학은 어떤 모습일까?

아마도 30년 주기로 반복된 전산물리학의 혁명이 또 찾아올 것이 기대된다. 기계학습의 작동 원리를 알아내고 기계학습 알고리즘이 탑재된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통계물리학의 영역은 물리학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학제간 연구의 패러다임으로 확장될 것이다. 지금까지 통계물리학은 많은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다체계에서 구성원 간에 상호작용으로 창출되는 거시적인 현상에 숨어있는 기본적인 원리를 찾아내고 이로부터 보편성을 찾아내는 것을 추구했다. 연구대상은 causality(인과관계)라는 틀 안에 잡혀 있는 자연계였다. 그러나 미래에서는 구성원들이 자체적으로 생각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adapt)하는 사회생명 복잡계까지 아우르는 통계물리학으로 확장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물리교육

오원근 (교육위원장, 충북대학교 물리교육과)

30년 후의 물리교육을 전망하는 것은 지난 30년 또는 60년간의 변화로부터 외삽추론하는 것이 의미있다고 생각된다. 1960년대부터 2020년까지 60년간의 초중고 물리교육은 교육 컨텐츠의 수준에서 보면 큰 변화가 없었으며, 오히려 수준이나 분량은 더 축소되었다. 1990년대부터 2020년까지 30년간의 기간도 큰 변화는 없었다. 초중등학교에서는 여전히 19세기까지 확립된 뉴턴의 운동법칙과 전자기학 및 기하광학의 성과들이 주로 교육되었고, 20세기까지 우리나라의 국가적 경제 수준의 한계 및 암기위주 입시교육으로 인하여 의미있는 탐구실험 교육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02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선진국 진입과 놀라운 IT 기반 산업구조 재편, Covid19로 인한 비대면 교육 활성화 등으로 인하여 교육의 형태는 급속하게 IT, 인공지능, 온라인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 이미 사교육에서는 AI 기반의 맞춤형 컨텐츠 제공 등의 교육 방법을 광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30년간의 물리교육은 이전 세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속한 교육 방법의 변화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온라인 메타버스 기반의 다양한 가상 실험, 유튜브 등 네트워크를 통한 풍부한 동영상 자료 제공,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시뮬레이션 등 20세기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새로운 교육환경이 풍부하게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정 작업 중인 차기 교육과정에서도 이러한 시대적 환경을 고려한 새로운 물리 컨텐츠의 반영이 많이 논의되고 있는데, 향후로는 19세기가 아닌 21세기의 물리학적 성과를 담은 새로운 반도체, 신소재 기반의 정보통신, 양자컴퓨팅, 4D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컨텐츠가 물리 교육의 핵심이 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플라즈마 물리학

김영철 (KAIST), 이해준 (부산대), 정모세 (UNIST)

한국물리학회 플라즈마 물리학 분과는 1981년 시작되어 4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핵융합 플라즈마, 플라즈마 물리 및 응용, 가속기/빔 물리 등의 분야에서 약 400여 명의 회원이 참여 중이다. 앞으로 30년 동안 이루어질 플라즈마 분야의 여러 성취와 발견을 희망의 관점을 가지고 전망해 보았다.

우선, 2035년 전후에는 ITER (International Thermonuclear Experimental Reactor)에서의 성공적인 중수소-삼중수소 핵융합 실험이 인류가 당면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주는 주춧돌이 될 것이다. Burning plasma(1억 도를 스스로 유지하는 플라즈마) 달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일부 존재하겠지만, ITER 실험을 통해 그 가능성이 공고히 확인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토대로 여러 나라가 핵융합실증로를 건설하고, 핵융합을 통한 전기에너지 생산의 시대가 2052년 열리게 된다. 21세기에 접어들며 인류가 경험해 보지 못한 혁명을 가져온 AI기술과 2030년 이후 폭발적으로 성장한 양자컴퓨팅 기술로 경제성을 갖춘 핵융합발전소 건설이 가능해질 것이다. Burning plasma의 안정적인 운전을 위한 parameter space를 찾는 어려움에 봉착했을 때 AI기반 가상핵융합로(Virtual fusion reactor)가 문제를 해결해 주고, 고온플라즈마와 고속중성자를 견딜 수 있는 신물질 기반 재료개발에도 AI기술이 활용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AI의 활용은 양자컴퓨팅 기술로 플라즈마를 기술하는 방정식의 해를 빠르게 찾을 수 있게 되고, 다체양자역학(many-body quantum mechanics)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며 신물질 개발의 가능성이 열리기에 가능한 것이다. 2052년 즈음 현실화된 핵융합발전소의 태동기를 맞이하는 플라즈마 물리학자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욱 향상된 시스템을 위해 계속해서 연구를 하게 될 것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핵융합발전소의 소형화 연구가, 유럽을 중심으로 재료 수명 장기화 연구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핵융합 연료 다변화(중수소-중수소 또는 중수소-헬륨3)를 통한 방사성 물질과 방사화 최소화 등의 연구가 진행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또한, 2052년은 4차산업혁명에 의한 정보기술이 꽃피운 초연결의 시대로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삶의 많은 영역에서 편의성이 증대되고, 모든 기기에 반도체 칩이 내장되어 통신이 가능한 사물 인터넷이 가능해지며, 이를 토대로 가상현실 메타버스 안에서 시공간을 초월한 교류가 가능한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꿈과 같은 현실이 이루어지는 데 있어서는 반도체 기술의 발전이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되었는데, 그 기술의 핵심은 플라즈마를 이용한 물질가공 기술의 획기적 발전에 기인한다.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플라즈마 공정을 통해 원자를 한 층씩 쌓는 atomic layer deposition (ALD) 기술이 상용화되었고, 2020년대에는 원자를 한 층씩 깎아내는 atomic layer etching (ALE)을 이용한 양산 기술이 보편화되었으며 2030년 이후에는 이러한 ALD 및 ALE를 3차원에서 임의의 형상으로 복합 재료에 대해서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 상용화되어 원자 단위로 물질을 조합하는 공정 기술을 기반으로 반도체 제조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비평형 플라즈마의 특성에 의해서 대기압 환경에서 일상적으로 불가능한 화학 작용을 가능하게 하는 플라즈마 화학반응 기법의 발전으로 인해 세포의 활성을 돕고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새로운 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이외에도 단백질 합성과 의료용 신약개발 등의 분야에도 저온 플라즈마가 응용될 것이다. 2019년부터 수년간 창궐한 Covid19과 같은 호흡기 전염병을 막는 수단으로 플라즈마를 이용한 공기청정 기술과 바이러스 박멸 기술이 보편화되어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이바지한다.

마지막으로, 2052년에는 플라즈마 기반의 전자 가속기가 실용화되어, 수백 m에서 수 km에 이르는 대형 가속기 시설이 수 m의 크기로 줄어들게 된다. 이런 소형 플라즈마 가속기는 고품질 방사광원, 고에너지 입자충돌 실험 등에 활발히 사용될 것이다. X-ray 자유전자레이저(Free Electron Laser)의 경우에는 Oscillator 형태의 발진이 가능해져서, 공간적 및 시간적 결맞음(Coherence)이 완벽해지고, X-선의 안정도 및 휘도가 대폭 향상될 것이다. FEL의 X-선 펄스폭도 atto-second(10‒18초) 영역까지 안정적으로 운전되어, 새로운 물리 현상 발견에 혁혁한 공을 세울 것이다. 유럽과 중국은 둘레 100 km의 양성자 충돌형 가속기를 건설하여, 암흑물질 발견, 표준모형을 넘어선 새로운 물리현상을 탐색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러한 100 TeV급 가속기에는 고온 초전도체(High-temperature superconductors, HTS) 기술이 응용될 것이다. 고강도 양성자가속기는 AI를 활용한 설계 최적화 및 운전 자동화가 이루어져서, 10~100 MW급 CW 운전에서도 빔손실 및 빔멈춤(beam trip)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러한 고강도 양성자가속기는 미임계 원자로와 결합되어, 핵폐기물 처리 및 에너지 생산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의료용 가속기 분야에서는 가속 장치의 소형화 및 대중화가 이루어져서 암환자라면 누구나 손쉽게 마치 X-선 촬영을 하듯 암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광학 및 양자전자학

30년 후의 ‘광학과 양자전자학 기술’,
기후 디스토피아를 막는 선봉대

정영욱 (한국원자력연구원)

보통 수십 년 이후의 미래는 지금은 꿈이거나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기술들이 우리의 일상이 되는 유쾌한 상상이 떠오르는 세계다. 하지만 그 30년 뒤가 2050년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면 기후위기로 인한 디스토피아를 막으려는 인류의 힘겨운 사투가 먼저 그려진다. 과학기술인들은 당연히 그 최전선에서 싸우고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인류생존을 위한 ‘30년 이후의 광학과 양자전자학 기술’을 희망해 본다. 기후위기는 대기중에서 CO2의 양이 증가하면서 발생한다. CO2를 분해하여 유용한 자원으로 환원하는 기술은 지금도 다방면에서 집중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빛과 광촉매를 이용하는 기술은 아직까지는 낮은 효율로 실용화가 요원하다. 아직까지 광을 흡수하고 촉매에 의해서 전하를 잃고 주변 계면에 전달하는 광분해 및 환원의 전 과정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다. 하지만, 2050년에는 광분해 효율을 높이는 최적의 광원과 광촉매 기술, 전하수송체를 안전하게 분리하여 전달하는 새로운 이종접합체 기술 등의 개발과 이를 열분해 기술과 결합하여 높은 효율로 대량의 CO2를 분해하고 에너지연료로 환원하는 기술이 현실에서 가능하기를 간절히 또 간절히 기원한다. 기후위기와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니 인류에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무분별한 물질과 에너지의 사용이 이제는 더 이상 가능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4차산업혁명으로 촉발된 AI, 반도체, 통신의 폭발적인 증가 역시 이러한 제한요소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힘들고 어렵지만 양자물질과 양자상태를 우리가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획기적으로 작은 양의 물질과 에너지로도 아주 높은 민감도를 실현하여 정보를 주고받거나 무엇인가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그 연장선 위에 양자컴퓨팅과 양자통신의 실용화가 있다면 초저온과 같은 에너지 효율이 매우 낮은 기술들은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넓은 범위에서 또는 국지적으로 기후변화를 관측하는데도 광학과 관련 기술들이 더 광범위하게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2050년대의 광학과 양자전자학은 기후 디스토피아를 막는 인류의 노력과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원자 및 분자물리학

안재욱 (KAIST, 원자 및 분자물리분과위원장)

원자물리학은 지난 30년 동안에 특별한 발전을 이룩하였다. 역사적으로 원자와 분자는 물질의 기원을 상상하던 고대의 과학에서부터 양자현상을 이론화하던 근대의 물리학에서까지 가장 중요한 실험과 이론검증의 도구였다. 현대에는 가속기, 검출기, 전기장 및 자기장 발생장치, 광원, 컴퓨터 등의 개발과 많은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지난 30년에는 레이저 냉각과 포획기술(1997년 노벨물리학상)이 발명되어, 새로운 물상(BEC, 2001년 노벨물리학상)을 구현하고 단일원자 물리학(2012년 노벨물리학상)을 연구하게 되었다. 자연에 존재하는 가장 단순한 복합 입자를 연구하는 원자분자물리학은 새로운 물리현상의 탐사와 확장된 물리이론의 검증에 더불어 초정밀 측정기술 발전을 개척하고 있다.

현재의 원자물리학은 수십 피코캘빈(pK = 10‒12 K)의 극저온 물리 환경과 아토(10‒18\(\small = dt/t\)) 단위 불확도를 갖는 원자시계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온도와 무관하게 오로지 양자역학적인 화학반응과 응집물질 상전이를 연구할 수 있게 되었으며, 원자의 초미세 준위와 안정화된 레이저를 이용하여, 우주의 시간에 1초도 틀리지 않는 시계를 확보하게 되었다. 또한, 수십에서 수십만 개의 단일원자를 공간에 배치하여 원하는 격자 구조를 만들고, 하나씩 제어하면서 상호작용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양자기술의 시대로 예상되는 향후 30년의 미래에 원자분자물리학은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양자기술의 구현은 양자역학적 입자의 동일성 유지, 열역학적 환경의 억제, 초정밀 제어 기술의 숙련도 등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저에너지물리로도 분류되는 이러한 물리실험들은 역사적으로 원자분자물리학과 높은 관련성을 갖고 있다. 양자컴퓨터로 대표되는 얽힌 다체계 제어기술 분야에서, 이온덫, 광격자, 리드버그원자 등 원자시스템들은 현재 일부 문제에서 현존하는 최고성능 디지털 컴퓨터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양자비트의 결맞음성 유지, 개별 양자비트의 제어, 다체 얽힘상태의 구현 및 측정 등에서 원자시스템의 단순성, 안정성, 정밀성 및 동일성 등의 장점이 잘 발휘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다. 저온 분자물리가 본격화하게 될 미래에는, 위의 원자시스템의 장점들에 더하여, 분자의 기능성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원자분자물리학은 기초과학의 혁신성이 잘 발현되는 분야이다. 20세기에 핵자기공명과 레이저 등의 새로운 기술들이 원자물리의 극한 실험환경에서 탐사 및 구현되고, 이론적으로 검증 및 보완되면서 발전되었듯이, 21세기의 양자정보기술에서도 원자분자물리학의 많은 활약이 기대된다.

천체물리학

김형찬 (한국교통대학교, 천체분과위원장)

장님 코끼리 만지기라는 우화가 있습니다. 불교의 열반경에 나오는 이야기인데요, 두 장님이 코끼리의 서로 다른 부분을 만지고는 벽이다, 밧줄이다 주장하는 내용입니다. 이와 비슷하게 초기의 우주론은 우주를 바르게 살펴볼 눈이 없이 마음만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모두 상상에 따라 서로 다른 주장들을 했었습니다. 60년 쯤 전, 마음만 있던 이 장님에게 우주를 보는 눈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 첫 번째 눈의 이름은 ‘빛’(전파)이고, 이를 통해서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눈을 통하여 많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주의 초기에 빅뱅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과학자들은 이 눈을 더 밝게 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대략 30년 전에 드디어 우주배경복사의 비등방성을 COBE 위성으로 관측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관측 결과를 통하여 빅뱅이론에서 초기우주에 급가속팽창(inflation)이 존재했다는 강력한 증거를 얻었습니다. 1997년에는 1a형 초신성 관측 결과가 발표되는 것으로부터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초신성 관측 결과는 빅뱅으로 일어난 우리 우주의 팽창속도가 명백히 가속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가 그 전까지 가지고 있던 우주관과 중력에 대한 세계관을 매우 크게 바꾸었습니다. 가속팽창을 설명할 수 있는 암흑에너지가 21세기에서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론적인 문제 중의 하나로 대두되었고 WMAP(윌킨슨초단파비등방 탐사선), PLANCK 위성이 비등방성을 더 정밀하게 관측하면서 정밀 우주과학의 시대를 열었습니다. 최근 James Webb 우주망원경이 우주로 올라갔습니다. 이는 기존 지상 망원경이나 우주 망원경이 관측할 수 없었던 아주 먼 거리에 위치한 심우주 천체들을 관측하는 것을 주 목표로 하는 적외선 망원경입니다. 지구-태양의 라그랑주 점 L2 위치에서 5‒10년간 우주를 더 정밀하게 관측할 것입니다. 이런 관측 결과는 지금의 우주론이 내재하고 있는 ‘허블상수의 긴장’ 같은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올바른 우주관을 확립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눈이라도 한쪽으로는 물체의 형상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습니다. 보이는 형상이 그림인지 입체인지 인간은 한 눈만으로는 알 수 없지요. 불과 몇 년 전, 인류는 우주론을 위한 두 번째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바로 라이고(LIGO)에서 관측한 중력파입니다. 중력파란 시공간의 곡률 자체의 진동이 파동의 형태로 전달되는 것으로 아인슈타인 자신이 상대성이론을 만들 때 존재를 예측했었습니다. 라이고는 직교하는 길이 4 km의 레이저 팔 두 개의 간섭을 이용하여 중력파를 검출하고 있고, 중성자별-블랙홀의 쌍성의 중력붕괴를 관측하는데 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관측한 데이터는 중성자성이나 블랙홀의 구조를 이해하는데 매우 중요한 정보를 주고 있습니다. 막 뜨게 된 새 눈은 아직 우주를 관측하기 위한 새로운 정보를 줄 정도로 밝지는 않습니다. 이 눈을 더 밝게 하기 위해 앞으로 LISA(레이저간섭계 우주안테나 실험)와 같이 우주에서 중력파를 관측하는 거대 프로젝트가 계획되고 있습니다. 이 관측 프로그램은 은하와 은하의 충돌과 같은 거대 은하 간의 충돌에서 나오는 중력파를 관측할 수 있습니다. 더 밝아진 두 눈으로 앞으로 꾸준히 관측한다면, 서로 비교해서 우리우주에 대하여 입체적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초기우주 급가속팽창의 양자요동에서 출발한 중력파를 관측하고 그 데이터가 쌓이면 30년 후에는 오랫동안 여러 물리학자들을 괴롭혀 오던 암흑에너지나 양자중력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 우리는 블랙홀의 양자적인 효과를 이해할 수 있을만한 정보를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빛과 마찬가지로, 중력파관측기술 역시 앞으로 계속해서 발전할 것입니다. 물리학자들은 라이고와 같이 큰 중력파탐지기 대신 크기가 작은 소형 탐지기를 개발하고자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미래의 언젠가 중력파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을 보면서 살아가는 날이 올 수도 있습니다.

각주
1)Bradley M. Sherrill, EPJ Web Conference 178, 010001 (2018).
2)A. Accardi et al., Euro. Phys. J. A 52, 268 (2016).
3)National Academies of Science Engineering and Medicine, An Assessment of U.S.-Based Electron-Ion Collider Science (The National Academies Press, Washington, DC, 2018).
4)Nuclear Physics News, NuPECC, Vol. 31, No. 4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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