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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양자 세계의 쩔쩔매는 스핀 이야기

공명 비탄성 엑스선 산란을 이용한 자기들뜸 측정

작성자 : 김범준 ㅣ 등록일 : 2022-08-17 ㅣ 조회수 : 1,165 ㅣ DOI : 10.3938/PhiT.31.029

저자약력

김범준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일본 동경대 객원연구원, 미국 미시간 주립대 박사후 연구원, 미국 아르곤 연구소 연구원,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그룹리더를 거쳐 현재 포항공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bjkim6@postech.ac.kr)

Measuring Magnetic Excitation Spectra Using Resonant Inelastic X-ray Scattering

Bumjoon KIM

The advent of modern synchrotron radiation facilities providing extremely intense x-rays has enabled measuring momentum-resolved spin excitation spectra of magnetic materials, which have long been exclusively accessible through inelastic neutron scattering. In this article, we briefly review the recent development of hard x-ray resonant inelastic x-ray scattering (RIXS) and discuss few examples of RIXS measurements on iridium oxides.

들어가며

3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출현과 함께 고휘도 엑스선을 발생시키고 활용하는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함에 따라 엑스선 분광학 분야도 눈부시게 발전하였다. 예를 들어, 대략 20 keV 에너지의 엑스선을 사용하여 1 meV의 에너지분해능으로 격자진동(포논)의 분산 관계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즉, 해상력(resolving power) 107 이상을 달성하면서도 매우 약한 비탄성 산란 신호를 포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 HERIX (High Energy-Resolution Inelastic X-ray Scattering) 분광기라고 하는데, 이보다는 에너지 분해능 면에서는 조금 떨어지지만, 지난 10년간 엑스선 과학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분야는 MERIX (Medium Energy-Resolution Inelastic X-ray Scattering) 분광기를 이용한 공명 비탄성 엑스선 산란(RIXS)이라고 할 수 있다. 엑스선의 입사 에너지가 고정되어 있는 HERIX와 다르게 MERIX는 입사 에너지가 가변적이어서 특정 원소의 특정 흡수단에 맞춰 공명 산란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RIXS는 흡수단에 따라서 자기 산란 신호를 약 천 배에서 백만 배 가량 증폭시켜 관측할 수 있다. 2010년 경부터 MERIX의 에너지 분해능이 100 meV 수준으로 발전하면서 스핀파(혹은 마그논)를 관측할 수 있게 되었다.1)2) 이전에는 스핀파의 분산관계를 측정하려면 중성자산란 이외에는 실험적인 방법이 없었지만, 이제 엑스선으로도 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직까지는 에너지 분해능면에서 중성자산란을 따라갈 수 없지만 엑스선은 작은 시료나 박막도 측정가능해서 중성자산란에 상보적인 유용한 특성을 갖는다. 여기서는, 공명 엑스선 중에서도 경엑스선(10 > keV)을 이용한 자기 들뜸 측정에 관하여 소개한다.

서 론

자성 물질은 임계 온도 이하에서 스핀들이 특정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현상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고온초전도체의 모화합물인 구리 산화물은 저온에서 반강자성을 띠는데, 인접한 구리 이온의 스핀들이 서로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구조가 가장 에너지가 낮은 기저 상태가 된다. 자기 들뜸이란 기저상태를 기준으로 어느 한(혹은 여러 개의) 스핀이 뒤집힌 상태를 말한다. 고체 물질은 병진대칭성을 가지므로 사이트의 개수가 n개라고 할 때 n번째 스핀이 뒤집힌 상태를 |n〉이라고 하면, 여기에 평면파의 위상 \(\small e^{ikx}\)를 곱해 중첩시키면 블로흐파를 만들 수 있다. 이를 스핀파 혹은 마그논이라고 하며 이때 스핀파의 에너지는 운동량 혹은 파수벡터의 함수가 된다. 이 에너지 스펙트럼을 제1브릴루앙 대역에 대해서 모두 측정할 수 있으면 자기들뜸에 대한 실질적으로 측정가능한 모든 정보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자기들뜸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스핀계의 상호작용을 정확히 이해할 수 있어서이기도 하지만, 스핀이 자성 이외에도 여러 가지 물성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스핀이 고온초전도체에서 어떤 식으로든 전자 간의 쿠퍼쌍 결합에 깊이 관여할 것이라는 견해가 학계에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위상물질에서 나온 개념들이 마그논 밴드에도 적용이 되어 위상학적 마그논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Fig. 1. A schematic of direct RIXS process at transition-metal L edges. For concreteness, we illustrate the case for d1 system. A photon is absorbed exciting a p core electron to the d valence level through a dipole transition. The intermediate states have one extra electron in the d manifold and a hole in the p manifold. The core p level spin is not conserved because of strong spin-orbit coupling. The intermediate states decay back to one of the dn multiplets by emitting a photon and completes the RIXS process.Fig. 1. A schematic of direct RIXS process at transition-metal L edges. For concreteness, we illustrate the case for d1 system. A photon is absorbed exciting a p core electron to the d valence level through a dipole transition. The intermediate states have one extra electron in the d manifold and a hole in the p manifold. The core p level spin is not conserved because of strong spin-orbit coupling. The intermediate states decay back to one of the dn multiplets by emitting a photon and completes the RIXS process.

중성자산란은 자기들뜸을 측정하는데 아주 강력한 도구로 이미 몇십 년 전에 확립되었다. 중성자는 스핀-1/2을 가지는 입자이기 때문에 고체 내의 스핀과 직접적으로 상호작용을 하는데 산란 과정이 이론적으로 잘 확립되어 있기 때문에 산란 단면적도 정량적으로 알 수 있어서 산란 강도를 절대 단위로 측정할 수 있다. 즉, 산란 강도의 크기를 분석하면 정적 자기 모멘트의 절대적인 크기까지 알 수 있다. 반면에, 이 상호작용이 매우 약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결정 방향이 정렬된 시료가 그램 단위로 있어야 실험이 가능하다.

그동안 엑스선이 스핀파 측정에 활용되지 못했던 것은 에너지 분해능 문제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빛이 스핀을 뒤집지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한몫했다. 실제로, 빛을 이용한 대부분의 실험에서 쌍극자 근사가 가능한데, 이 근사에서 전자 초기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전이할 때 전자 스핀은 보존이 된다. 하지만, 공명 산란 과정은 쌍극자 근사를 쓰더라도 산란 진폭이 이차 섭동항에서 나오기 때문에 그림 1과 같은 과정으로 스핀 여기가 가능하다. 그림 1은 최외각 전자가 d궤도인 전이금속 산화물의 L흡수단(2p→최외각 d)에서 실험한 경우이다. 먼저 L껍질의 p핵심전자가 광자를 흡수하며 최외각 d궤도로 여기가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스핀은 앞서 얘기한 대로 보존이 된다. 그런데, 핵심(core) 전자 상태에는 (s궤도가 아닌 이상) 거의 대부분 강한 스핀-궤도 결합이 작용하기 때문에 스핀은 좋은 양자수가 아니다. 따라서, L껍질의 정공의 스핀이 수명 안에 뒤집힐 확률이 상당히 존재하고, 그렇게 되면 최외각 궤도에서 처음에 여기된 스핀과 반대 방향의 스핀이 L껍질로 내려와서 채우게 된다. 결과적으로, 최외각 궤도에는 전자-홀이 한 쌍 여기가 되는데 이들의 스핀이 반대가 된다. 즉, 스핀 1을 갖는 준입자 여기가 가능한 것이다.

이리듐 산화물의 스핀파

Fig. 2. (a,b) RIXS spectra along high-symmetry directions across the full Brillouin zone. In addition to the spin wave in the spectrum that disperses up to 0.2 eV, another dispersive feature is visible at higher energies atop the electron–hole continuum. This feature is attributed to intra-ionic spin-orbit excitations across the Jeff=1/2 and 3/2 bands. (c) Schematic of the three representative features in the data.Fig. 2. (a,b) RIXS spectra along high-symmetry directions across the full Brillouin zone. In addition to the spin wave in the spectrum that disperses up to 0.2 eV, another dispersive feature is visible at higher energies atop the electron–hole continuum. This feature is attributed to intra-ionic spin-orbit excitations across the Jeff = 1/2 and 3/2 bands. (c) Schematic of the three representative features in the data.

그림 2는 이런 원리로 측정된 이리듐 산화물 Sr2IrO4의 스핀파를 보여준다.2) Sr2IrO4는 구리계 고온초전도체의 모화합물인 La2CuO4와 같이 준2차원 사각격자에서 유효 스핀-1/2(\(\small J_\mathrm{eff} = 1/2\)) 모멘트가 반강자성을 이루는 물질로, 격자, 전자, 자기 구조적 유사성 때문에 고온초전도체 후보 물질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런 정적 구조 외에 스핀파 스펙트럼이 두 물질 간에 매우 유사하다. 이는 두 스핀계에서 공통적으로 스핀 상호작용이 하이젠베르그(Heisenberg) 모델을 근사적으로 따르기 때문인데, 이리듐 산화물은 최외각 전자에도 강한 스핀-궤도 결합이 작용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스핀이 등방적인 상호작용을 갖는다는 것은 일반적인 예측과는 상반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림 2는 격자 대칭성이 높은 여러 가지 방향에 대해서 스핀파 스펙트럼을 보여주는데, 정적 자기 질서가 가지는 (\(\small \pi, \pi\)) 파수 벡터에서 매우 강한 산란 강도를 가지며 에너지가 0에 근접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골드스톤(Goldstone) 정리에 따라 연속적인 대칭성이 깨질 때 갭 없는 준입자가 창발되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이징(Ising) 모델을 따르는 이중층 이리듐 산화물 Sr3Ir2O7은 지금까지 알려진 그 어느 물질보다 스핀 갭이 크다.3)

잘 알려져 있듯이, 2차원에서 반강자성 하이젠베르그 모델의 정확해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스핀들이 반강자성 정렬을 하지만 인접한 스핀들이 끊임없이 서로 스핀을 교환하는 양자 요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이는 정적 자기모멘트가 보어 마그네톤(Bohr magneton)의 단위로 스핀-1/2이 가질 수 있는 최대값 1에 비해 현저히 작은 값을 (대략 \(\sim\)0.6 정도) 가진다는 사실과 부합한다. 강한 스핀 양자 요동은 절대 온도 0도에서도 스핀 정렬을 방해하여 스핀 액체나 스핀 네마틱 등의 특이한 양자상을 가져다 준다. 또한, 고온 초전도체에서 준입자들 간의 인력을 매개하여 쿠퍼쌍 형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것이라는 이론이 다수의 연구 결과에 의해 지지를 받고 있다.

엑시톤을 이용한 양자 요동 연구

그림 1을 자세히 보면 스핀파 이외에 또 다른 들뜸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들뜸은 대략 0.6 eV를 중심으로 운동량에 따라 에너지가 0.4\(\sim\)0.8 eV 사이에서 변하는데, 이 분산 관계는 이 들뜸이 국소화되어 있지 않고 고체 내에 퍼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에너지는 이리듐의 최외각 5d 전자가 갖는 스핀-궤도 결합의 세기와 비슷한데, 이로부터 스핀-궤도 결합과 관계있는 들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즉, 스핀이 궤도와 평행하게 정렬되어 있는 상태가 \(\small J_\mathrm{eff} = 1/2\) 양자수로 기술되는 기저상태라면 들뜬 상태는 스핀과 궤도가 반평행으로 정렬되어 있는 \(\small J_\mathrm{eff} = 3/2\) 상태인 것이다. 바꿔 말하면, 앞서 기술한 스핀파는 \(\small J_\mathrm{eff} = 1/2\)의 준위 안에서 전자-홀 쌍이 생긴 것이라면(예를 들어, 업스핀이 소멸되고 다운 스핀이 생성된 상태는 스핀이 뒤집힌 상태이다), 이보다 높은 에너지의 들뜸은 \(\small J_\mathrm{eff} = 1/2\)와 \(\small J_\mathrm{eff} = 3/2\) 준위에 각각 홀과 전자가 생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Fig. 3. A moving hole (blue square) leaves a string of excited spins behind; that is, every hopping motion of the hole generates a flipping of a spin relative to the ground state configuration. Black wavy lines indicate pairs of ‘misaligned’ spins.Fig. 3. A moving hole (blue square) leaves a string of excited spins behind; that is, every hopping motion of the hole generates a flipping of a spin relative to the ground state configuration. Black wavy lines indicate pairs of ‘misaligned’ spins.

이 전자-홀 상태가 한 사이트에 존재하고 서로 묶여 있는 엑시톤 상태를 그림 3에서 도식적으로 사각형으로 나타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 엑시톤이 인접한 사이트로 전이할 수 있는데, 한 번 전이할 때마다 스핀 배열을 흐뜨러트린다는 것이다. 즉, 전이한 길이에 비례해서 스핀계의 에너지가 올라가기 때문에 엑시톤이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가 없다. 그런데, 앞서 얘기한 대로 하이젠베르그 스핀은 양자 요동 때문에 인접한 스핀들끼리 서로 스핀을 뒤집을 수 있고 이 과정을 통해 기저 상태를 복원할 수 있다. 따라서, 엑시톤이 스핀 들뜸 구름에 입혀져(dressed) 모종의 하나의 준입자처럼 고체내를 다니는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엑시톤이 두 개가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엑시톤과 엑시톤 사이에 스핀 배열이 과연 어떤 역할을 할까? 앞에서와 같이 하나의 엑시톤이 스핀을 뒤집으면서 나아가고 그 뒤를 두 번째 엑시톤이 다시 한 번 스핀을 뒤집으면서 쫒아가면 기저 상태를 유지하면서 한 쌍의 엑시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엑시톤 사이에 마치 인력이 있는 것 같은 효과를 스핀 배열이 주는 것이다. 여기서 엑시톤을 전자나 홀로 치환하면 이런 기작에 의해 쿠퍼쌍이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앞서 언급했듯이, 이중층 이리듐 산화물 Sr3Ir2O7은 이징 모델을 따른다. 만약 이징 스핀 배경 위에 액시톤이 생성되면 어떻게 될까? 이징 스핀은 반강자성 상태가 고유상태(eigenstate)로 인접한 스핀끼리 서로 스핀을 교환하는 양자 요동이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은 과정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즉, 엑시톤이 국소화되어 분산관계가 평평한 밴드(flat band)를 이룰 것이라고 예측해 볼 수 있다. 필자가 아는 한,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 결과가 없다. 그 이유는 이 문제를 연구할 수 있는 적절한 이징 반강자성 물질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Sr3Ir2O7은 전하 갭이 작아서 엑시톤 에너지보다 작아서 엑시톤이 전자-홀 연속체로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RIXS를 이용한 키타에프 스핀 액체 후보 물질 연구

키타에프 모델은 스핀 액체를 기저 상태로 갖는다는 것이 정확히 알려져 있어 이론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벌집구조 위의 각 꼭짓점마다 스핀-1/2이 놓여있고, 하나의 스핀이 세 개의 스핀과 인접하고 있는데 이때 세 종류의 본드를 방향에 따라 x, y, z라고 표시한다. 이 모델의 특징은 인접한 스핀이 이징 형태의 상호 작용을 하는데 본드에 따라서 스핀의 x, y, z 성분을 쓴다. 예를 들어, x 본드 위의 두 스핀의 상호작용은 SxSx와 같은 형태가 된다. 놀랍게도, 다소 작위적인 이 모델이 이리듐이나 루테늄을 포함한 자성물질에서 근사적으로 구현이 된다.

스핀 액체는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 존재가 실제 물질에서 명확히 입증된 바가 없는데, 이 모델이 특히 관심을 끈 이유는 이론에서 여러 가지 엄밀한 결론이 도출되고 실험적으로 입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현재까지 알려진 모든 키타에프 후보 물질은 저온에서 자기 질서를 가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상적인 키타에프 모델과 얼마나 근접했냐에 따라 마요라나 페르미온과 같은 키타에프 스핀 액체의 흥미로운 특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스핀파 측정을 통한 스핀 상호작용의 형태를 규명하는데 초첨을 맞춰 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후보 물질 가운데 상당수가 이리듐 산화물인데, 이리듐 원소는 중성자 흡수가 강해서 중성자 산란 실험이 어렵다. 반면에 엑스선은 에너지 분해능이 후보 물질의 작은 에너지 스케일을 따라가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서 소개할 연구 결과는 자기 확산 엑스선 회절 실험을 이용한 것이다.4) 스핀 스펙트럼을 모든 에너지에 대해서 적분하면 스핀의 순시 상관(instantaneous correlation)을 얻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어떤 한 순간의 스핀 배열의 스냅샷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RIXS 분광기가 에너지 분해능이 충분치 않더라도 공간적으로 퍼진 신호를 측정하는데 기존 회절 장비보다 월등하기 때문에 순시 상관 측정을 통해 스핀 상호 작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Fig. 4. Diffuse magnetic X-ray scattering intensities above TN. a, Intensity plots in the HK-plane (L varying between 6.5 and 7) measured at T=17 K for selected azimuth angles. The dashed hexagon indicates the first Brillouin zone of the honeycomb net. b, Spin-component-resolved equal-time correlations extracted from a. c, Spin-component-integrated equal-time correlations extracted from a. Peaks are located at Q=±(0, 1), ±(0.5,0.5), and ±(0.5,−0.5). d, Ψ-dependence of the diffuse peak intensities for Samples 1 (open symbol) and 2 (closed symbol). e, Zigzag orders propagating along three equivalent directions. Blue zigzag is the static structure, and green and yellow zigzags are generated by 120◦ rotation of the blue zigzag.Fig. 4. Diffuse magnetic X-ray scattering intensities above TN. a, Intensity plots in the HK-plane (L varying between 6.5 and 7) measured at T=17 K for selected azimuth angles. The dashed hexagon indicates the first Brillouin zone of the honeycomb net. b, Spin-component-resolved equal-time correlations extracted from a. c, Spin-component-integrated equal-time correlations extracted from a. Peaks are located at Q = ±(0, 1), ±(0.5, 0.5), and ±(0.5, −0.5). d, Ψ-dependence of the diffuse peak intensities for Samples 1 (open symbol) and 2 (closed symbol). e, Zigzag orders propagating along three equivalent directions. Blue zigzag is the static structure, and green and yellow zigzags are generated by 120 rotation of the blue zigzag.

그림 4는 Na2IrO3 후보 물질에 대한 실험 결과인데, 두 운동량 방향에 대한 에너지 적분을 이미지로 표현한 것이다. 이 물질은 대략 17 K 이하에서 지그-재그(zig-zag)라고 불리는 자기 질서를 가지는데 이때 파수 벡터는 벌집 구조단위 격자를 기준으로 (0, \(\small \pm\)1)이 된다. 앞서 Sr2IrO4의 경우와 유사하게 이 정렬 파수 벡터에서 산란 강도가 가장 세다. 그런데, 그림 4a에서 보듯, 산란 강도를 여러 방위각(azimuth angle)에 대해서 측정하면, 그림 4b에서처럼 각각의 스핀 성분에 대해서 순시 상관을 추출해 낼 수가 있다. 정적 자기 질서가 사라지는 17 K에서 측정 결과를 보면, 세 가지 방향으로 진행하는 지그-재그가 존재하며, 이 지그-재그가 각기 다른 스핀 성분에서 나타남을 알 수가 있다. 다시 말해서, 지그-재그의 진행 방향에 따라 스핀의 방향이 결정되어 있는데, 이는 키타에프 모델에서와 같이 스핀 상호작용이 본드에 따라서 다른 스핀 성분을 쓰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맺음말

여기서 RIXS의 원리와 몇 가지 예제를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RIXS을 이용한 마그논 관측이 최초로 보고된 것이 불과 십여 년 전의 일이다. 엑스선을 활용하면 수십 마이크론 크기의 작은 단결정이나 박막도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료의 제약 때문에 중성자산란 실험이 어려운 물질들을 연구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지난 10여 년간 전 세계 가속기에 RIXS 전용 빔라인이 우후죽순처럼 새로 건설되었다. 국내에서는 포항가속기연구소 1C 빔라인에 RIXS 분광기가 구축되어 올해부터 일반 이용자에게 공개되었다. 이로써 국내에서도 RIXS를 이용한 자기들뜸 연구가 가능해졌다. 에너지 분해능도 30 meV 전후로 세계 수준과 비교해 손색이 없다. 현재 추세로 보아, 수년 내에 10 meV 이하의 분광기가 개발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더 작은 에너지 스케일의 많은 자성 물질을 연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오창에 차세대 가속기가 완공될 무렵이면 우리나라에도 RIXS를 비롯하여 엑스선을 활용한 자성 물질 연구의 저변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면서 이 글을 마친다.

각주
1)L. Braicovich et al., Phys. Rev. Lett. 104, 077002 (2010).
2)J. Kim et al., Phys. Rev. Lett. 104, 077002 (2012).
3)J. Kim et al., Phys. Rev. Lett. 109, 157452 (2012).
4)S. H. Chun et al., Nat. Phys. 11, 46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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