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강상관계 원리를 활용한 소재 및 소자 연구
펨토초 레이저로 유도된 초고속 어쿠스틱 펄스와 물질의 동역학
작성자 : 김지완 ㅣ 등록일 : 2024-08-02 ㅣ 조회수 : 215 ㅣ DOI : 10.3938/PhiT.33.021
김지완 교수는 2010년 한국과학기술원에서 물리학으로 이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2011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의 CNRS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하였다. 2018년부터 국립군산대학교 물리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자성 물질의 초고속 동역학 연구를 중심으로, 여러 물질의 전자, 격자의 동역학 및 그들 간의 상호작용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hwoarang@kunsan.ac.kr)
Ultrafast Acoustic Pulses Induced by Femtosecond Pulses and the Dynamics of Materials
Jiwan KIM
Ultrafast acoustic pulses induced by a femtosecond laser can be considered as pure mechanical pressure pulses, excluding energy transitions of electrons caused by photons and thermal energy. This special issue discusses methods for controlling the dynamics of magnetic materials using ultrafast acoustic pulses and outlines the latest research trends. Additionally, it presents potential applications of acoustic pulses not only in magnetic materials but also in phase-transition materials.
서 론
약 30년 전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한 자성 물질의 탈자 측정 및 메커니즘이 최초로 발표된 이후,1) 수십 펨토초 시간 영역에서 광자와 스핀 사이의 상호작용 연구 및 이를 극대화한 외부 자기장 없는 초고속 스핀 스위칭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2)3)4) 이는 결국 전자 장비가 도달하기 어려운 나노초 이하의 시간 영역대에서 스핀을 제어하는 데 유망한 방법으로 여겨지고 있다.
외부 자기장 없이 광자만을 이용한 스핀 스위칭 결과가 발표된 초기에는 그 메커니즘이 광자와 스핀 사이의 각운동량의 직접적 전달 혹은 전자의 원궤도 운동에 의한 유효자기장 생성 등이 제안되었고, 이후에는 열에 의한 효과가 상당히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발표되어5) 포논(양자화된 격자의 움직임)의 연관성이 고려되지 않았다. 그 이유로써 시간에 따른 전자, 격자, 스핀 시스템의 온도를 유추할 수 있는 현상학적 모델인 3온도 모델(three-temperature model)에 의해 격자가 개입될 수 있는 시간이 수 피코초 알려져 있었기 때문인데, 그보다 더 빠른 스핀 동역학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취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C _{i} (T _{i} ) \frac{\partial T _{i}}{\partial t} = \delta_{ie} \left[ \frac{\partial }{\partial z} \left( k \frac{\partial T _{i}}{\partial z} \right) + P(z,t) \right] -g_{ij} (T_{i} -T_{j} ).\tag{1}\]
위의 식은 3온도 모델을 나타내며, \(\small C_i\)와 \(\small T_i\)는 각 시스템의 열용량 및 온도를, \(\small g_{ij}\)은 두 시스템 간의 열교환 크기를 나타내는 동역학적 상수이다. 이 상수는 실험으로 측정된 바가 없어 유추할 뿐이며, 이 값이 크지 않아 어쿠스틱 펄스의 발현이 느린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어쿠스틱 횡방향 포논(transverse phonon)에서 스핀으로 각운동량 전달이 1피코초 이내에서 일어난다는 중요한 결과가 발표되었고,6) 특정 파장(적외선 영역)의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했을 때, 기판에서 광학 포논(optical phonon)을 생성시키고 이 각운동량이 강자성체의 스핀 각운동량으로 전달되는 스위칭 메커니즘이 발표되었다.7) 또한, 펨토초 엑스선 회절 장비의 발전으로 어쿠스틱 포논이 예상보다 빠른 약 1‒2 피코초에 생성되는 것을 직접 측정함으로써, 펨토초 레이저 인가 후, 포논이 스핀 동역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원인으로 생각되는 증거들이 수집되고 있다.8) 따라서, 광자-스핀 혹은 광자-전자-스핀으로 생각되던 동역학 경로(route)가 광자-격자-스핀 또는 광자-전자-격자-스핀으로 새롭게 제안되고 있다.
초고속 어쿠스틱 포논-스핀 상호작용
본 연구실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하여 수 피코초 펄스폭을 갖는 결맞는 어쿠스틱 포논을 발생시키고, 스핀과의 상호작용 메커니즘 규명 및 스핀 동역학을 제어하는 연구를 해오고 있다. 어쿠스틱 펄스는 물질의 광자 흡수에 의한 격자의 열팽창으로 생성되나, 열 확산 속도와 기계적 압력 펄스의 속도(음속)가 상이하여 열로부터 분리가 가능하며 멀리(수 mm)까지 전파가 가능하다. 순수한 기계적 압력으로 이루어진 어쿠스틱 포논 펄스는 스핀 동역학을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크다는 결과가 자성 물질에서 처음 보고되었으며, 펨토초 레이저 펄스를 직접 조사하여 얻은 세차 운동의 크기와 비교할 만했다.9)10) 따라서, 기존에 발표되었던 스핀 동역학 해석에 의문점을 갖기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스핀 동역학은 식 (2)와 같이 자기결정이방성, 쌍극자, 지만에너지로 결정되는 유효자기장이 펨토초 펄스 인가 이후 변화하는 양으로 기술되었으나, 여기에 마지막 네 번째 항인 자기탄성에너지를 추가하여, 어쿠스틱 포논에 의해 변화하는 유효자기장 기여도를 기술할 수 있어 기존의 스핀 동역학과 비교할 수 있었다.
\[E _{tot} =K _{u} \sin ^{2} \theta + \frac{1}{2} \mu _{0} \sum _{i} ^{} N _{i} M _{i}^{2} (t)- \mu _{0} \sum _{i} ^{} M _{i} (t)H _{ext,i} - \frac{3}{2} \lambda \sigma \cos ^{2} \theta .\tag{2}\]
그림 1(a)은 펨토초 펄스 인가 후 자기광 현상(magneto-optic effect)으로 측정한 Co 박막의 스핀 세차 운동 신호를 나타내었다.11) 펄스의 세기를 증가시키면 물질의 온도 증가로 인하여 유효자기장의 크기 감소로 세차 운동의 주파수 역시 감소하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나 실제 측정은 증가하는 경향성이 측정되었으며, 이는 전산모사를 통해 자기탄성에너지의 역할이 주된 원인임을 알 수 있었다(그림 1(b)).
자기탄성에너지가 발현되려면 격자의 변화량(이 결과에서는 어쿠스틱 포논 중 파수가 0에 가까운 준정적 포논을 기술하였음)이 필요하며, 이를 정량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펨토초 엑스선 회절 장비가 적합하나 접근성이 좋지 않아, 실험실 단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초고속 사냑 간섭계(ultrafast Sagnac interferometer)를 제작하였다(그림 2). 초고속 사냑 간섭계는 펨토초 펄스 이후에 나타나는 격자의 변화량(lattice displacement)을 피코미터(picometer) 이하의 분해능으로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으며, 특히 반사율 측정 시 항상 문제가 되었던 전자 동역학을 배제하여 측정할 수 있는 장비이다. 처음 일본 그룹에서 제작되었으나,12) 이를 변형하여 본 그룹에서는 스핀 동역학도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자기광 사냑 장비를 제작하여 측정하였다.13)
준정적 포논은 스핀 세차 운동의 주파수뿐 아니라, 위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하였는데, 그 결과를 그림 3에 나타내었다.14) 자기탄성에너지를 조성(\(\small x\))에 따라 변화시킬 수 있는 합금 박막 NixFe100‒x을 사용하였으며, 특정 조성(\(\small x\) = 94.6)에서 스핀 세차 운동이 거의 측정되지 않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났고(그림 3(a)), 이를 중심으로 위상 반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위상이 반전되었다고 해서 스핀 세차의 회전 방향이 바뀐 것은 아니라, 물질 내에 경쟁하는 두 종류의 유효자기장이 있음을 시사한다. 전산모사를 통해 주요 원인이 자기쌍극자와 자기탄성에 의한 것과, 조성에 따른 상대적 기여도가 달라짐을 확인하였다. 그림 3(c)은 \(\small x\) = 88.5에서 쌍극자(빨간색)가 자기탄성(파란색) 유효자기장보다 클 때, \(\small x\) = 95.8은 반대의 상황을 나타낸다. 이를 바탕으로, 스핀 세차 운동의 위상을 거시적 인자인 자화(M), 퀴리 온도(\(\small T_c\)), 자왜 상수(\(\small \lambda\))로 표현할 수 있는데(그림 3(b)), 기존의 M, \(\small T_c\)로 해석되었던 것에 비해 자기탄성에너지가 포함된 확장된 설명이다.
초고속 어쿠스틱 포논의 강상관계 물질에의 응용 전망
순수한 기계적 압력으로 이루어진 어쿠스틱 포논 펄스는 밴드갭이 작은 물질의 초고속 상전이 동역학을 연구하는데 유망한 도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계적 압력은 격자 상수를 변형시킴으로써 물질의 성질을 근본적으로 바꿔버린다. 정적인 시간 영역에서는 Diamond Anvil Cell과 같이 수백 GPa에 해당하는 유체 정압(hydrostatic pressure)을 인가할 수 있으나, 동적인 시간 영역, 특히 초고속 영역에서는 약 0.5 GPa을 생성할 수 있는 어쿠스틱 포논 펄스가 거의 유일하다.
예를 들어, VO2는 고전적인 강상관계 물질로 온도에 따른 도체-부도체 상전이(metal-insulator transition)를 보이는데, 상전이 동역학 규명을 위해 펨토초 레이저를 직접 인가할 수밖에 없었으나, 광자의 큰 에너지(1~2 eV)로 밴드갭이 무너지며 상전이 과정의 동역학 규명이 모호해지는 모순된 상황이었다.15) 그러나, 기판과의 격자 부조화로 인한 격자 상수 변형에 의해 상전이 온도를 제어할 수 있다는 성질을 이용함으로써,16) 최근 어쿠스틱 펄스의 기계적 압력에 의한 격자 상수 변형을 유도하여 초고속 도체-부도체 상전이 동역학을 보고한 흥미로운 결과가 게재되었다.17) 아직 펨토초 레이저 펄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태이지만, 충분히 큰 어쿠스틱 펄스 압력을 만들 수 있다면, 완전한 비 열적 초고속 상전이를 유도할 수 있고, 나아가 저장 매체 소자로의 응용도 가능할 것이다.
추가로 그림 4와 같이 강상관계 혹은 무거운 페르미온 물질 등은 온도 및 압력에 다양한 상전이 현상을 보이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상전이 경계 부근에서 0.1 GPa의 압력을 인가하면 온도 상승에 의한 효과가 제외된 상전이 동역학 유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초고속 상전이 동역학의 새로운 현상 발견 및 메커니즘 규명을 위해 광자의 직접 조사가 아닌 비 열적 어쿠스틱 압력 펄스가 해답이 될 것으로 예상해 본다.
- 각주
- 1)E. Beaurepaire, J.-C. Merle, A. Daunois and J.-Y. Bigot, “Ultrafast spin dynamics in ferromagnetic nickel,” Phys. Rev. Lett. 76, 4250 (1996).
- 2)C. D. Stanciu et al., “All-optical magnetic recording with circularly polarized light,” Phys. Rev. Lett. 99, 047601 (2007).
- 3)I. Radu et al., “Transient ferromagnetic-like state mediating ultrafast reversal of antiferromagnetically coupled spins,” Nature 472, 205 (2011).
- 4)C.-H. Lambert et al., “All-optical control of ferromagnetic thin films and nanostructures,” Science 345, 1337 (2014).
- 5)T. A. Ostler, “Ultrafast heating as a sufficient stimulus for magnetization reversal in a ferrimagnet,” Nat. Commun. 3, 666 (2012).
- 6)C. Dornes et al., “The ultrafast Einstein-de Haas effect,” Nature 565, 209 (2019).
- 7)A. Stupikiewicz et al., “Ultrafast phononic switching of magnetization,” Nat. Phys. 17, 489 (2021).
- 8)J. Pudell et al., “Layer specific observation of slow thermal equilibration in ultrathin metallic nanostructures by femtosecond X-ray diffraction,” Nat. Commun. 9, 3335 (2018).
- 9)A. V. Scherbakov et al., “Coherent magnetization precession in ferromagnetic (Ga,Mn)As induced by picosecond acoustic pulses,” Phys. Rev. Lett. 105, 117204 (2010).
- 10)J.-W. Kim, M. Vomir and J.-Y. Bigot, “Ultrafast magnetoacoustics in nickel films,” Phys. Rev. Lett. 109, 166601 (2012).
- 11)Y. Shin et al., “Quasi-static strain governing ultrafast spin dynamics,” Commun. Phys. 5, 56 (2022).
- 12)D. H. Hurley and O. B. Wright, “Detection of ultrafast phenomena by use of a modified Sagnac interferometer,” Opt. Lett. 24, 1305 (1999).
- 13)Y. Shin and J.-W. Kim, “Magneto-optical Kerr effect measurement in ultrafast Sagnac interferometry using the Jones matrix approach,” Opt. Lett. 46, 3364 (2021).
- 14)Y. Shin, S. Yoon, J.-I. Hong and J.-W. Kim, “Magnetoelasticity-driven phase inversion of ultrafast spin precession in NixFe100-x thin films,” J. Sci. Adv. Mat. Dev. 8, 100568 (2023).
- 15)A. Cavalleri, “Femtosecond structural dynamics in VO2 during an ultrafast solid-solid phase transition,” Phys. Rev. Lett. 87, 23 (2001).
- 16)J. Jeong et al., “Suppression of metal-insulator transition in VO2 by electric field-induced oxygen vacancy formation,” Science 339, 1402 (2013).
- 17)I. A. Mogunov et al., “Ultrafast insulator-metal transition in VO2 nanostructures assisted by picosecond strain pulses,” Phys. Rev. Appl. 11, 0145054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