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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등록일 : 2021-02-26 ㅣ 조회수 : 3,212호이슬러 화합물 LuPd2In에서의 비정상적인 양자 상전이 현상 발견 김희정(포항공대, 막스플랑크-포스텍), 심지훈(포항공대), 김수란(경북대), 박재훈(포항공대, 막스플랑크-포스텍), 김규(한국원자력연구소), 민병일(포항공대), Phys. Rev. Lett. 125, 157001 (2020). 초전도 상태와 전하밀도파(charge density wave, CDW) 상태는 전자-포논의 상호작용에 의해 매개되므로 둘의 상태는 보통 경쟁하는 관계이다. 따라서 CDW를 보이는 물질에 압력을 가하거나, 전자 또는 다른 원자를 첨가하는 것과 같은 외부 변수를 이용하여 CDW를 억제하고 초전도 현상을 구현하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다. 여기서 CDW의 상전이 온도(TCDW)가 0이 되는 점을 CDW 양자임계점(quantum critical point, QCP)이라고 한다[그림 1]. 그림 1. 정상적 양자 상전이를 보이는 물질에서의 전하밀도파(CDW)와 초전도(SC)상의 압력과 도핑에 따른 상태도. 최근에 호이슬러 화합물인 Lu(Pt1-xPdx)2In에서 CDW 양자임계점이 발견되었다 (Gruner et al., Nat. Phys. 13, 967 (2017)). LuPt2In은 고온(490 K)에서 CDW를 보이는데 Gruner 등은 Pt를 Pd로 대체함에 따라 TCDW가 0이 되는 양자임계점을 실험적으로 관측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TCDW의 감소와 함께 초전도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초전도 TC는 x= 0.58에서 1.1 K로 최대가 된다. 여기서 LuPt2In는 CDW 상태인 것에 반하여 LuPd2In는 CDW 상태가 아닌데, Gruner 등은 이 원인이 두 물질의 스핀-궤도 상호작용의 크기가 다른 것에 기인할 것이라고 제안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LuPt2In와는 달리 CDW 상태가 아니면서 초전도 현상을 가지는 LuPd2In의 물성을 이해하기 위하여 LuPd2In의 초전도와 CDW와의 압력에 따른 상관관계를 전자구조 이론 연구를 통하여 고찰하였다. 그림 2. LuPd2In의 포논밴드(color: 전자-포논 상호작용(λ)의 크기). [그림 2]는 상압에서의 LuPd2In의 포논 밴드, 전자-포논 상호작용(λ)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점은 q=M에서 가장 낮은 진동수를 가지는 표준모드(v1)의 λ가 다른 λ들에 비해 10배 정도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체 λ의 값(λ=0.51)은 이 v1에 값에 의해 좌우됨을 알 수 있다. 이때의 초전도 TC는 0.45 K로 실험과 상응한 결과가 나왔다. 그림 3. LuPd2In의 초전도 Tc와 CDW 상태의 에너지 안전성. LuPd2In에 압력을 가할 경우 결합 세기의 증가로 인하여 전체적인 포논 진동수는 증가한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q = M에서의 v1만이 진동수가 감소한다. 이로 인하여 λ는 0.75까지 증가하고, 이러한 증가는 TC의 증가를 가져와, 22.2 GPa에서 TC는 상압에서 보다 약 3배(TC=1.36) 정도 증가한다([그림 3] 참조). 하지만 28 GPa 이상의 압력을 가할 경우, v1(q=M)의 진동수는 허수의 값을 가지게 되며 따라서 기존의 구조가 불안정해지며 CDW 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결국, 초전도 현상을 보이는 LuPd2In은 [그림 4]에서 묘사되었듯이 압력을 가함에 따라 TC가 증가하다가, 특정 압력에서 CDW 현상을 띠게 되는 양자 상전이를 보인다. 이러한 양상은 그림 1에서 보인 정상적 양자 상전이와 반대인 양상을 보인다. 이에 대한 원인은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압력을 가함에 따라 q=M에서 포논 소프닝(softening)이 일어남에 기인하고, Gruner 등이 제안한 스핀-궤도 상호작용은 이 양자 상전이에 큰 역할이 없음을 보였다. 그림 4. LuPd2In에서의 비정상적 양자 상전이 상태도. 이러한 비정상적 양자 상전이를 보이는 물질은 아직까지 발견된 바가 없어 추후 실험적으로 증명된다면 초전도와 CDW의 상관관계와 양자 상전이 현상을 연구하는데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
Numerical Verification of the Fluctuation-dissipation Theorem for Isolated Quantum Systems 노재동(서울시립대), T. Sagawa (U. of Tokyo), 여준현(건국대), Phys. Rev. Lett. 125, 050603 (2020). 닫힌 양자계가 외부 열원의 도움 없이도 열평형 상태에 다다를 수 있을까? 에너지 고유상태에 있고 외부와 상호작용하지 않는 닫힌 양자계는 항상 고유상태에 머물러 있다. 따라서 위의 질문은 ‘에너지 고유상태에 있는 닫힌 양자계에 평형 통계역학을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도 같다. Srednicki는 닫힌 양자계가 평형 통계역학을 따르기 위한 검증 가능한 조건으로서 eigenstate thermalization hypothesis(ETH)를 제시하였다. ETH는 물리량에 해당하는 국소 연산자 \(\small \hat{O}\)를 해밀토니안의 고유상태 \(\small \{ \left| \alpha \right> \}\)를 기저로 택한 행렬 성분 \(\small O_{\gamma \alpha} = \left<\gamma\right|\hat{O}\left|\alpha \right>\)이 만족해야 하는 강력한 조건이다. 평형통계역학의 초석을 다지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ETH는 닫힌 양자계에 대한 통계물리학 연구의 주요 주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21세기에 들어와서, 양자 다체계에 대한 수치 계산 기술의 발전과, 외부와의 열접촉이 차단된 채 광학적 방법으로 속박된 극저온 원자계에 대한 실험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닫힌 양자계에 대한 통계물리 연구는 더욱 더 각광받고 있다. ETH는 대칭성과 보존법칙의 존재, 그리고 manybody localization 효과로 인해 열평형 상태에서 벗어나 있는 integrable system과 무질서계를 제외한 일반적인 닫힌 양자계의 열평형 상태를 설명하는 이론으로서 인정받고 있다. 열평형 상태에 있는 물리계는 (i) 물리량의 값이 미소정준 혹은 정준 앙상블의 평균값과 같아야 하고, (ii) fluctuation-dissipation theorem(FDT)을 만족해야 한다. 대각 성분 \(\small O_{\alpha \alpha}\)에 대한 ETH는 닫힌 양자계가 열평형 상태에 있기 위해 필요한 두 가지 성질 가운데 첫 번째 성질을 갖도록 보장한다. 이론 모형계에 대한 수치 계산 연구가 광범위하게 수행되어 첫 번째 조건의 성립을 검증해 왔고, 이런 연구는 ETH의 정당성에 대한 증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두 번째 성질은 열평형 상태의 동역학적 속성에 관한 것으로 행렬의 비대각 성분 \(\small O_{\gamma \neq \alpha}\)에 대한 ETH와 연관되어 있다. 대각 성분에 대한 ETH 연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구가 미진하며, FDT의 성립을 입증하는 수치 연구는 본 원고가 소개하는 연구 결과 이전에는 보고되지 않았다. ▲(위) (그림) 24개의 스핀으로 구성된 XXZ 모형에서 얻은 수치 계산 결과. 실선은 \(\small \beta\)=0.1, 0.3, 0.5에 해당하는 상태에서 계산한 함수 \(\small g\)이고, 심볼은 이론으로 얻은 \(\small \beta + \delta\beta\)이다. 수치 결과와 이론 결과가 일치함을 확인할 수 있다. 양자계의 FDT는 시간-시간 상관관계함수 \(\small {\bar S}_{AB}(t,t') = \left< \hat{A}(t) \hat{B}(t') \right>_c \)의 푸리에 변환 \(\small {\bar S}_{AB}(\omega)\)가 만족하는 관계식 \(\small {\bar S}_{AB}(\omega) = e^{\beta \hbar \omega} {\bar S}_{BA} (-\omega)\)로 표시된다. Kubo-Martin-Schwinger(KMS) 관계식으로 불리는 이 식을 변형하면 상관관계함수 사이의 조합 \(\small g(\omega;\beta)=\frac{1}{\hbar \omega}\ln\frac{{\bar S}_{AB}(\omega)}{ {\bar S}_{BA}(-\omega)}\)이 온도의 역수\(\small \beta =1/(k_B T)\)와 항등적으로 같음을 알 수 있다. 즉, \(\small g(\omega;\beta)=\beta\)이고, 이는 열평형 동역학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상관관계함수의 푸리에 변환은 연산자의 비대각 성분의 조합이다. 따라서, 비대각 성분에 대한 ETH 가설을 적용하여 닫힌 양자계가 KMS 관계식, 즉 FDT를 만족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small d\)차원에 있고 부피가 \(\small L^d\)인 닫힌 양자계가 에너지 고유상태 \(\small \left|\alpha \right>\)에 있다고 하자. 본 연구진은 이 계의 상관관계함수 \(\small{\bar S}_{AB}(\omega)\), \(\small {\bar S}_{BA}(-\omega)\)에 ETH를 적용하고 그들 사이의 조합으로부터 \(\small g(\omega;\beta)= \beta + \delta \beta\)의 결과를 얻었고, 여기서 \(\small \delta \beta \propto 1/L^d\)의 보정항이다. 이 결과는 닫힌 양자계에는 \(\small\omega\)에 의존하는 보정항 \(\small \delta \beta\)의 존재로 인해 FDT가 항등적으로 성립하지는 않지만, 보정항이 계의 크기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크기가 무한대로 가는 극한에서는 FDT가 성립함을 보여준다. 본 연구진은 1차원 spin-1/2 XXZ 모형에서 수치 계산을 수행하여 해석적 결과를 뒷받침하였다.(그림 참고) 본 연구는 에너지 고유상태에 있는 닫힌 양자계의 양자역학적 요동이 열평형 상태에 있는 계의 열적요동과 마찬가지로 FDT를 점근적으로 만족함을 보여준다. 본 연구가 양자계의 통계물리학의 근본원리, 그리고 극저온의 원자 계의 물성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Metasurfaces with Bound States in the Continuum Enabled by Eliminating First Fourier Harmonic Component in Lattice Parameters 이성구, 김성한, 기철식(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 Physical Review Letters 126, 013601 (2021). 파장보다 작은 공간에 빛을 효과적으로 가둘 수 있는 나노구조물들은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고용량 광통신과 고속 데이터 처리기술을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Mie 공명을 이용한 유전체나노구조물들은 빛의 전기장과 자기장 성분을 효과적으로 증강하고 진폭, 위상, 분산, 등을 변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전체나노구조물의 자연적인 빛 에너지 누출(leakage)은 빛과 물질 간의 상호작용 효율을 상당히 낮추어 나노구조물 응용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연구자들은 거의 100년 전에 양자역학에서 제안된 개념인 전자의 연속준위속의 속박상태(bound states in the continuum, BIC)를 빛, 광자에 적용하여 나노구조물의 빛 에너지 누출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포텐셜 우물의 영향 아래에 있는 전자의 에너지가 우물에너지보다 작으면 전자는 우물 안에 갇혀있고 그 에너지 값은 불연속적이다. 반면, 전자의 에너지가 우물에너지보다 크면 전자는 우물 안에 갇혀있지 않고 그 에너지 값은 연속적이다. 1929년에 폰 노이만과 위그너는 전자가 진동하는 포텐셜 우물의 영향 아래 있는 경우, 에너지 값이 연속적이면서도 우물 안에 갇혀있는 전자의 상태가 존재함을 이론적으로 증명하였고 이를 BIC라 명명했다. 하지만, 전자의 BIC는 진동하는 포텐셜의 슈뢰딩거 방정식의 특이한 해로 실현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1970년대 후반에 광결정의 누출모드(leaky mode) 중에서 공기 중으로 방사가 없는 모드를 이론적으로 예측했지만 이 특이한 모드의 특성을 양자역학의 BIC 개념과는 연관시키지 못했다. 2008년에 프랑스 과학자들이 광도파로 배열을 이용한 광자의 BIC 이론을 제안했으며, 2011년에 이스라엘 과학자들이 광도파로 배열과 한 쌍의 광도파로로 이루어진 구조에서 처음으로 광자의 BIC 현상을 실험적으로 증명하였다. 일반적으로 연속적인 주파수를 갖는 광도파로 배열의 도파모드들과 한 쌍의 도파로의 도파모드들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한 쌍의 도파로로 보내는 빛의 에너지의 일부는 광도파로 배열로 누출된다고 여겨져 왔다. ▲(위) 광결정에서 BIC 모드주변의 파노공명. (아래) 첫 번째 퓨리에-조화성분이 제거된 메타표면에서 BIC 모드주변의 파노공명. 메타표면의 파노공명모드는 품위값이 매우 높아 quasi-BIC로 여겨짐. 하지만, 한 쌍의 도파로에서 형성되는 비대칭(asymmetric)모드는 주파수가 광도파로 배열의 연속적인 주파수들 중에 있음에도 에너지 손실 없이 도파됨이 관측되었다. 이를 대칭성이 보호된(symmetry-protected) BIC라 부른다. 이 BIC는 둘 이상의 누출모드들이 서로 중첩하여 상쇄간섭하므로써 생성되고 외부로 에너지 누출 혹은 방사손실이 없다. 1970년대에 광결정에서 이론적으로 제안된 방사손실이 없는 누출모드가 바로 이 BIC 모드였다. BIC 모드는 방사손실이 없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무한대의 품위값(quality factor)을 갖는다. 2013년에는 미국 과학자들이 광결정에서 대칭성과 무관한 무한대의 품위값을 갖는 우연적(accidental) BIC 모드도 발견하였다. 본 연구실에서는 광결정에서 BIC 모드의 생성원리와 응용을 광띠(photonic band) 이론을 기반으로 연구하고 있다. 주기적인 유전체 배열인 광결정의 도파모드들의 주파수와 공간적인 분포특성들은 주기적인 유전체 배열의 퓨리에-조화(Fourier-harmonic) 성분들의 조합에 따라 결정된다. 광결정 도파모드들의 누출도 퓨리에-조화성분들과 관계되어 있다. 첫 번째 퓨리에-조화성분은 두 번째 광띠모드들의 누출에 주로 기여한다. 그러므로 첫 번째 퓨리에-조화성분을 제거한다면 두 번째 광띠모드들의 누출을 크게 줄여 모드들의 품위값들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번 논문은 퓨리에-조화성분을 조작하여 BIC 주변모드의 품위값을 조절하는 방법을 제안하고 전산모사로 증명했으며 반도체공정으로 제작 가능한 구조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첫 번째 퓨리에-조화성분을 제거한 얇은 광결정인 메타표면을 디자인하고 두 번째 광띠의 BIC 주변모드들의 품위값을 상당히 향상시켰다. 향상된 품위값은 BIC 모드주파수 근처에서 매우 폭이 좁은 파노공명을 전산모사로 관측하여 증명하였다. 퓨리에-조화성분을 조작한 메타표면은 고효율나노레이저, 초분광센서, 고분해능필터, 등 다양한 광소자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