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정선 예미랩: 지하 1000 m에서 우주의 비밀을 캐다
편집후기
작성자 : 이현수 ㅣ 등록일 : 2023-01-09 ㅣ 조회수 : 450
올해 2023년은 지하실험연구단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KIMS (Korea Invisible Mass Search) 그룹이 양양 양수발전소에 지하실험실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지하 입자물리 실험을 시작한 지 20년이 되고 또 지하실험연구단이 시작한 지 10년이 된 매우 뜻깊은 해이다. 1998년 청평 양수발전소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여 암흑물질 탐색 연구를 시작하였고 이러한 연구가 씨앗이 되어 2003년 양양 양수발전소에 100 m2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고 본격적인 암흑물질 탐색에 돌입할 수 있었다. 또한 동시에 중성미자 질량측정을 위한 이중베타붕괴 연구를 시작하며 새로운 씨앗을 뿌려 나아갔다. 그 사이에 연구비를 포함한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연구진들의 헌신과 노력을 바탕으로 2013년 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연구단에 선정되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이제 기초과학연구를 위한 독립적인 지하연구시설 예미랩이 준공되어 한국의 지하실험은 새로운 발견을 향한 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예미랩은 강원도 정선 한덕 철광 부지 내 지하 1000 m 깊이에 위치하여 지상에 비해 330,000배 낮은 우주 뮤온만 도달할 수 있다. 이는 낮은 배경 방사능의 희귀반응 연구에 최적화된 실험실로 3000 m2 이상의 충분한 실험 공간도 확보하였다. 예미랩은 그 깊이와 규모면에서 세계 유수의 지하실험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초과학실험실로 이제 새로운 발견을 향한 차세대 실험을 시작하려 한다.
예미랩은 핵 입자 천체물리의 기초과학 연구뿐만 아니라 낮은 방사선 환경이나 지하 공간이 필요로 하는 다른 분야의 연구에도 오픈되어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 기상청, 수리과학연구소, 스페이스린텍(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자력연구원, 경북대 등이 지하 공간을 공동 활용하여 지진 측정, 지하 공간 장기 안정성 측정, 저 배경방사능 감마 분광 측정 등의 연구를 수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다. 더 많은 국내외 기관 및 연구자가 예미랩을 공동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계속 알려나갈 계획으로 추후 예미랩이 한국 지하실험의 중추가 되기를 기대한다.
한국의 지하실험 연구 그룹은 25년 전 대학 기초연구에서 시작하여 저 배경 방사능 희귀반응 연구의 세계적인 트랜드를 배우고 따라가며 암흑물질 탐색과 이중베타붕괴에 점진적 성과를 내었고, 이를 바탕으로 지하실험연구단에 선정되며 본격적인 지원을 받기 시작하였다. 기초과학연구원을 통한 지난 10년간의 지원을 바탕으로 나름의 성과를 보여주며 예미랩 건설을 완수하였고 이제 세계적인 연구그룹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단계로 도약하였다. 지난 25년간의 성과와 발전과정을 미루어 보면 25년 후에는 예미랩이 이 분야를 선도하는 국제적인 위상을 가지며 기초과학의 새로운 발견을 주도하는 실험실이 되어 있을 것을 자신하며 이를 이루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객원 책임편집위원 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연구단 부연구단장 이현수 (hyunsulee@ibs.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