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ICS PLAZA
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등록일 : 2023-12-28 ㅣ 조회수 : 876Electrical Tunable Spin Exchange Splitting in Graphene Hybrid Heterostructure 신동원, 김현범, 최영주, 김영국, 최우석(성균관대), 홍성주(강원대), 송세환, 박성균(부산대), 서동석(이화여대), Adv. Funct. Mater. Early View 2311287 (2023). ▲ (위) 온도와 gate electric field에 의해 변화하는 스핀 교환 갈라짐. 그래핀과 LaCoO3층 사이에 강한 교환 상호작용이 존재하며, 발생된 스핀 분극 전자가 계면 전하 이동에 의해 유도됨을 의미한다. (아래) 그래핀/LaCoO3 하이브리드 이종 구조의 모식도. 2차원 물질과 전이금속 산화물의 결합을 통한 하이브리드 이종구조에서는 단일구조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특이하고도 유용한 물리적, 화학적 성질이 발현한다. 이런 하이브리드 이종구조를 형성하는 두 물질의 경계면에서의 상호작용은 격자, 전하, 스핀, 오비탈의 변형을 통해 구조적, 전기적, 자기적, 광학적 특성의 변화를 야기한다. 일반적인 이종구조는 비슷한 구조적 특성을 가지는 물질 사이의 결합을 통해 형성된다. 이러한 전통적인 이종구조는 격자의 결맞음을 통해 결함을 줄이고 구조의 미세 조정이 가능한 장점을 갖는다. 한편, 완전히 다른 구조적 특성을 갖는 물질 층의 하이브리드 이종구조 형성도 가능하다. 만약 계면에서 큰 결함이 없는 하이브리드 이종구조를 제작할 수 있다면, 기존의 전통적 이종구조에서의 성질에 비해 훨씬 넓은 스펙트럼의 물리적, 화학적 특성을 야기할 것이다. 2차원 구조의 대표적인 물질 중 하나인 그래핀(graphene)은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에 활용 가능한 스핀 채널 물질이다. 그래핀은 높은 전하 이동성, 용이한 전하 농도 조절, 긴 스핀 확산 거리 등 여러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래핀에서 스핀 관련 현상을 관측하거나 적용하기는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데, 이는 그래핀이 고유 스핀을 가지고 있지 않고, 스핀-궤도 결합(spin-orbit coupling)이 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핀에서 자기적 상태를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특히 인접한 표면에 자기적 특성을 가지는 층을 접합시켜 그래핀의 전기적 특성을 변화시키지 않고 스핀 교환 갈라짐(spin exchange splitting)을 유도할 수 있는데, 이 현상을 자기적 인접 효과(magnetic proximity effect)라고 한다. 한편, 계면 전하 이동(interfacial charge transfer)을 통해 그래핀에서의 스핀 분극(spin-polarized)을 직접 유도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전하이동은 계면에서 격자/전자 구조적 재구성을 이해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지만 스핀 분극 전하의 직접적인 전달을 통해 자기 근접 효과 이상의 스핀 교환 갈라짐을 유도할 수 있게 된다.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신동원 박사, 최우석 교수, 에너지과학과 김현범 학생, 이화여대 물리학과 서동석 교수, 강원대학교 홍성주 교수의 공동 연구진은 스핀 교환 갈라짐을 유도하는 오비탈 혼성화와 그 전자를 전달하는 수단인 전하이동이 가능한 인공 구조, 즉, 강자성 부도체인 LaCoO3와 대표적인 2차원 물질인 그래핀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이종구조를 제작함으로써 조절 가능한 스핀 교환 갈라짐의 증거를 발견하고, 그 메커니즘을 제안하였다. 우선 SrTiO3 기판 위에서 에피 성장한 LaCoO3 박막 위에 그래핀을 접합시켜 하이브리드 이종구조를 형성하고(아래 그림), 그래핀에서 발생하는 양자 홀 효과(quantum Hall effect) 측정을 통해, 그래핀의 밴드 구조가 up-spin 밴드와 down-spin 밴드로 나누어지는 스핀 교환 갈라짐을 fast Fourier transform 분석을 통해 실험적으로 관측하였다. 나아가 하이브리드 이종 구조에서 gate electric field 혹은 온도를 제어했을 때, 스핀 교환 갈라짐 에너지가 효과적으로 조절되는 것을 확인하였다(위 그림). 이렇게 전기장으로 조절 가능하고, 큰 값을 갖는 스핀 교환 갈라짐을 설명하기에는 자기적 인접 효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본 연구진은 새로운 메커니즘을 제안하였다. 본 연구진은 조절 가능하며, 큰 값을 가지는 스핀 교환 갈라짐의 메커니즘의 유력한 후보로 계면 전하 이동을 제시하였다. 전하 이동은 일반적으로 인접한 두 물질 사이의 일함수(work function) 차이로 발생할 수 있고, 스핀 분극이 발생한 전자의 이동을 유도하기에 적합하다. Gate electric field 및 온도 변화에 따른 스핀 교환 갈라짐이 존재하는 그래핀의 밴드 구조는 계면 전하 이동을 고려하였을 때만 가능하고, 또한 큰 값을 가질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그래핀/LaCoO3 하이브리드 이종구조의 스핀 교환 갈라짐의 크기가 현재까지 보고된 값 중 가장 클 뿐 아니라, 최초로 gate electric field를 통해 조절 가능함을 보임으로써, 계면 전하 전달을 통해 스핀 대칭을 깨는 일반적인 방법을 제공하고 그래핀을 사용하는 스핀트로닉스 응용을 위한 전기적으로 전환 가능한 스핀 장치 구상을 기대해 볼 수 있게 한다. |
Heterogeneous Mean First Passage Time Scaling in Fractal Media 천현명, 황성민, 강병남, Heiko Reiger, 노재동, Phys. Rev. Lett. 131, 227101 (2023). 그림 1. 프랙탈 구조인 2차원 임계 여과 클러스터(critical percolating cluster)의 랜덤 워크 중심의 분포. 파란색과 빨간색 원은 각각 랜덤 워크 중심이 가장 높은 지점과 낮은 지점을 나타낸다. 세포나 세포 소기관과 같은 무질서한 매질 안에서의 수송현상은 매질의 기하학적인 구조로 인해 제약을 받는다. 이러한 무질서한 매질에서의 수송현상은 물리학적인 이해의 대상일 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으로 응용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연구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 중에서도, 확대하거나 축소해도 길이 척도(length scale)와 무관하게 유사한 기하학적 구조가 나타나는 매질을 프랙탈(fractal)이라고 구분한다. 프랙탈은 미토콘드리아 막의 접힌 구조 등을 모형화할 수 있으며, 기하학적 구조를 묘사하는 수학적인 표현이 대칭적이고 간결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수송현상에서 중요한 물리량 중 하나는 매질의 어느 한 지점에서 출발한 물체가 다른 특정한 지점에 처음으로 도착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이며, 이를 최초 도달 시간(first passage time)이라고 부른다. 프랙탈 위에서의 수송현상은 통계물리학 이론의 오랜 연구 주제였지만, 2007년에 발표된 최초 도달 시간에 대한 한 연구 결과가 특별히 학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 연구에서는 프랙탈의 한 지점에서 출발한 물체가 매 단위시간마다 이웃 지점 중 하나로 무작위로 이동하는 랜덤워크(random walk) 수송을 할 때, 평균적인 최초 도달 시간이 출발점과 도착점의 거리에만 의존하는 멱법칙(power law)을 따른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멱함수의 지수는 수송이 일어나는 프랙탈의 전체적 성질을 나타내는 두 가지 상수에 의해서만 결정되며, 프랙탈의 형태나 출발점과 도착점의 국부적인 성질과 무관하다. 관련하여 후속 연구들이 뒤따랐고, 매질의 한 지점에 연결된 이웃 지점의 수의 분포가 매우 불균일하지 않는 한 멱법칙은 올바른 예측을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한편, 임의의 매질에서 랜덤워크 수송을 할 때의 평균 최초 도달 시간은 일반적으로 비대칭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시 말해, 한 지점 \(\small i\)에서 출발하여 다른 지점 \(\small j\)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small j\)에서 출발하여 \(\small i\)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다르며, 이 차이는 랜덤 워크 중심(random walk centrality)이라고 불리는 양의 차이에 의해서 결정된다. 따라서 수송의 출발점과 도착점의 국부적인 성질과 무관하게 두 지점의 거리에만 의존하는 멱법칙은 이러한 일반적인 관찰과 부합하기 어려워 보인다. 더욱이 프랙탈에서 관찰되는 랜덤 워크 중심의 불균일한 분포는 프랙탈의 국부적인 성질이 반영되지 않는 멱법칙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그림 1). 그림 2. (a) 출발점의 위치에 따라 멱함수의 지수가 변화하는 불균일한 축척 현상을 보이는 최초 통과 시간. H와 M은 각각 랜덤 워크 중심이 최대, 최소인 지점에서 출발한 경우를 나타내며 나머지는 그 중간 지점에 해당한다. (b) 가로축과 세로축의 축척을 변화시켜 두 개의 지수가 교차되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모순적인 사실들은 오랜 기간 동안 간과되어 오다가 국내외의 여러 연구팀의 협업을 통해 수행된 연구에 의해서 지적되었다. 고등과학원의 천현명 연구원 등은 프랙탈 위에서의 랜덤워크 수송에 의한 최초 도달 시간이 출발점과 도착점에 의존하여 지수가 변화하는 불균일한 축척 현상(scaling behavior)을 나타냄을 보였다. 수송의 출발점이나 도착점이 랜덤 워크 중심이 가장 높은 지점(그림 1의 파란색 원)인 경우에는 기존의 알려진 멱법칙을 따르는 반면, 랜덤 워크 중심이 가장 낮은 지점(그림 1의 빨간색 원)인 경우에는 매달린 말단(dangling end) 형태의 기하학적 구조로부터 결정되는 다른 지수의 멱법칙을 따른다. 두 영역 사이에 위치한 중간 영역에서는 양쪽 영역의 가지 지수가 교차되는 축척 현상을 보여준다(그림 2). 연구팀은 교차되는 멱함수 지수가 발생하는 메카니즘을 설명하고, 여러 종류의 프랙탈 매질을 분석함으로써 불균일한 축척 현상이 일반적인 현상임을 논증하였다. 본 연구에 따르면, 무질서한 프랙탈은 수송 특성이 상이한 하위 구조들을 불균일하게 포함하는데, 이로 인해 폭넓은 랜덤 워크 중심의 분포가 나타나고 결과적으로 평균 최초 도달 시간의 거리에 대한 축척 현상마저 변화시킨다. 최초 도달 시간의 불균일한 축척 현상은 연결된 이웃 지점의 수의 분포가 매우 불균일한 복잡계 네트워크와 같은 매질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되어 왔다. 본 연구는 이웃 지점의 수가 균일한 프랙탈의 경우에도 매질의 하위 구조들의 상이한 수송 특성에 의해 불균일한 축척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이러한 지적은 통념에 반하기 때문에, 기존의 결과들을 재검토하는 후속 연구들을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