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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강상관계 원리를 활용한 소재 및 소자 연구

고체 내 전자 간 상호작용의 계산 및 응용

작성자 : 김봉재 ㅣ 등록일 : 2024-08-02 ㅣ 조회수 : 348 ㅣ DOI : 10.3938/PhiT.33.020

저자약력

김봉재 교수는 2014년 포항공과대학교에서 응집물질물리이론으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이후, 2017년까지 비엔나 대학교, 2018년부터 2023년 여름까지 국립군산대학교에서 근무하였고, 지난 2023년 가을부터 경북대학교 물리학과에서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계산 방법론을 통해서 다양한 강상관 및 자성 물질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bongjae@knu.ac.kr)

The Computation and Application of Electron Correlation in Solids

Bongjae KIM

Correlated materials are often identified from the strength of the electronic Coulomb interactions. In this brief report, we present a method to quantify the electron interaction in a correlated system, and discuss a few representative examples which actively utilize Coulomb interactions to obtain specific material properties.

들어가는 말

응집물질물리학 분야에서 강상관 물질(strongly correlated systems)은 흥미로운 물성 발견과 발현의 근원적인 기작을 이해하기 위해 지난 몇십 년간 실험 및 이론의 다양한 방법으로 꾸준한 연구가 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연구자들이 강상관 전자계 분야의 최전선에서 연구를 진행 중이고, 작년에는 이 분야 대표 국제 학술대회인 SCES2023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trongly Correlated Electron Systems)이 한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되면서 강상관 분야에서의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 역시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간 강상관 물질 분야에서는 기본적인 전자 구조의 기술에서의 근원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응용적인 연구보다는 근본적인 물리 현상에 대한 이해를 위한 연구가 주로 진행되어 왔으며, 그 주제 역시 콘도 현상(Kondo phenomena), 초전도(superconductivity), 양자 상전이(quantum phase transition) 등 전자 구조에 대한 물리학적인 이해에 집중되었다.

최근에는 강상관 물질의 응용적인 측면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앞서 소개된 투명 전극 소재1) 외에도 리튬-이온 배터리,2)3) 트랜지스터 및 변색 유리4)5) 등이 있고 강상관 물질의 재료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나아가 소자로의 확장까지 연구가 발전하고 있다. 여기서 언급된 소재들의 경우 기본적인 전자 구조의 올바른 기술과 관련해 전통적으로 강상관 물질 연구자들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던 물질군임에도 불구하고 재료 연구자들 사이에서 전자 간 상호작용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간과된 측면이 있었던 물질이란 공통점이 있다. 한 예로, 많은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물질은 전이금속 산화물 계열인데, 이는 대표적인 강상관 물질로 전이금속의 d-전자에 기인한 전자 간 상호작용과 관련하여 꾸준히 많은 연구가 되어왔고 아직 진행되는 시스템이다. 이렇듯 강상관 물질계의 실질적인 응용은 응집물질 물리 연구자들과 응용 및 소자 물리를 하는 연구자들 모두에게 아주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기존 재료적인 측면에서 한계에 직면하고 있던 물성에 대해서, 강상관 물리의 적극적인 활용을 통해서 기저 원리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더 나은 물성으로의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여기서는 강상관 물질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기준인 전자 간 쿨롱 상호작용에 대한 간단한 논의와 더불어 계산을 통하여 전자 간 상호작용을 구하는 방법과 그 응용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전자 간 쿨롱 상호작용의 결정

강상관 물질(strongly correlated material)에 대해서는 다양한 정의가 가능하지만 흔히 고려되는 대표적인 특질로 전자 간 강한 쿨롱 상호작용을 들 수 있다. 고체 내에서의 전자 간 상호작용이 약할 경우, 전체 전자들의 운동을 서로 상호작용하지 않는 개별 전자의 움직임을 통해서 근사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국소화되어 있지 않은 s 혹은 p 궤도 전자의 경우에는 해당 근사가 실제로 상당히 잘 맞다. 하지만 d 혹은 f 궤도 전자가 물성을 결정하는 시스템의 경우 국소화되어 있는 전자들의 다체 상호작용으로 인해 평균장 이론 기반 운동 기술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고, 전자 간 강한 쿨롱 상호작용(U)을 어떻게 이론적으로 계산해내는지가 중요해진다. 또한, 이를 어떤 실험과 비교해 보고 정량적으로 이해할 것인지는 응집물질물리에서의 중요한 주제이다.

Fig. 1. Comparison of experimental spectra with DFT+U and DFT+ U+V.[7]Fig. 1. Comparison of experimental spectra with DFT+U and DFT+ U+V.7)

대표적인 고체 계산 방법론인 밀도범함수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DFT)에서도 평균장 근사 접근법으로 인해 강상관 물질에 대한 기술이 쉽지 않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많은 경우 강한 전자 간 상호작용을 허버드 모형(Hubbard model) 기반 방법론과 결합한 형태인 DFT+U 및 DFT+DMFT 등의 방법론을 사용하게 된다.6) 해당 방법론의 경우도 전자 간 상호작용에 해당하는 U 값을 이론적으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 물리적으로 볼 때 U 값은 전자를 강상관이 있는 궤도(d 궤도 등)에 넣거나 뺄 때의 에너지 차이에 해당하므로, 실험적으로는 전자 친화도(electron affinity)와 이온화 에너지(ionization energy) 등에서 구할 수 있고, 광전자 방출 분광(photoemission spectroscopy) 및 역 광전자 방출 분광(inverse photo-emission spectroscopy)에서 알아낼 수 있다(그림 1). 더 실용적인 U 값의 추정 방법으로는 실험에서의 물성을 잘 설명하는 U 값을 우리가 임의로 선택 및 사용할 수가 있고, 이때 대표적으로 참고하게 되는 실험 수치로는 자기 모멘트, 밴드갭, 유효질량 등이 있다. 이 경우 DFT 기반 계산에서는 U값을 탐색해 가며 관심이 있는 실험적인 물성을 잘 근사하는 U 값을 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계산을 진행하게 된다. 다만, 이 경우는 쿨롱 상호작용 값을 결정함에 있어서 이론적인 근거가 없고, 예측 가능성(predictability)에서 명백한 한계가 있다.

DFT 및 그 확장 방법론에서 U 값을 계산하는 다양한 방법 역시 발전해 왔으며, 대표적으로 선형 응답(linear response), constrained DFT, 및 Hartree-Fock 기반 방법론 등이 있다. 여기서는 허버드 모형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constrained random phase approximation (cRPA) 방법론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하겠다.

Constrained Random Phase Approximation

허버드 모형 형태의 해밀토니언을 생각해서, 두 전자 사이의 유효 쿨롱 상호작용은 다음과 같이 얻을 수 있다.

\[U_{ijkl}= \lim_{\omega \rightarrow 0} {\iint _{} ^{} {d {\vec{r}} d {\vec{r^\prime }} w_{i}^{*} ( {\vec{r}} )w_{j}^{*} ( {\vec{r^\prime }} ) {\tilde{U}} ( {\vec{r}} , {\vec{r^\prime }} , \omega )w_{k}^{} ( {\vec{r}} )w_{l}^{} ( {\vec{r^\prime }} )}}\tag{1}\]

즉, 상호작용 값은 가려진 쿨롱 핵함수(screened Coulomb kernel) \(\small {\tilde{U}} ( {\vec{r}} , {\vec{r^\prime }}, \omega )\)의 기댓값으로 구할 수 있는데, 이때 \(\small {\tilde{U}} ( {\vec{r}} , {\vec{r^\prime }} , \omega )\) 값은 RPA 방법론을 통해서 구하되, 구속된 편극율(constrained polarizability)을 사용한다. 즉, 전체 편극율에서 우리가 구하자고 하는 강상관력을 줄 것으로 생각되는 강상관 오비탈(correlated orbitals)의 편극율을 뺀 나머지의 편극 \(\small P ^{r} =P-P ^{c}\)을 통해 구하게 된다.

\[{\tilde{U}} ^{} = {\tilde{V}} + {\tilde{V}} P ^{r} {\tilde{U}} \tag{2}\]

여기서 \(\small {\tilde{V}}\)는 맨 쿨롱 핵함수(bare Coulomb kernel)이다. 식 (1)에서 \(\small w _{i} ( {\vec{r}} )\) 등으로 표시된 함수는 우리가 구하고자 하는 쿨롱 상호작용 값을 주는 강상관 국소 궤도 함수(correlated local orbital)로 다양하게 정의할 수 있지만 흔히 국소화된 실수값 Wannier 함수를 쓴다.

실제 cRPA로 계산된 상호작용 값을 바로 응용함에 있어서 몇 가지 문제 혹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 번째로, 이론적으로 계산한 상호작용 변수 값에 대응되는 실험적인 값이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예로, 흡수 분광 등의 실험 데이터를 해석할 때 쓰는 cluster model 등에서 사용하는 일반적인 Slater-Condon 변수는 원자 값의 80% 정도 값을 쓰는데,8) 절대값 자체로는 cRPA에서 구한 d-전자들 간 상호작용보다 훨씬 크다. 이는 cRPA에서 우리가 주로 관심을 가지는 상호작용 변수는 가려진(screened) 값이기 때문이다. 물론 맨 쿨롱 핵함수를 통해서 가려지지 않은 쿨롱 상호작용 값 역시 구할 수는 있지만 cluster model에서의 값과는 차이가 있다. 두 번째로, cRPA에서 계산된 쿨롱 값은 사용한 기저(basis)와 투영(projection)에 따라서 차이가 난다. 따라서, 구한 값을 DFT+U 등의 방법론으로 바로 응용함에 있어서 기저 함수의 차이로 인해서 그 적용이 타당한지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오히려 DFT를 다체계산(DFT+DMFT 등)과 접목할 경우 같은 Wannier 함수의 사용으로 인해, 그 부조화가 오히려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허버드 모형 등의 계산과의 비교에서도 마찬가지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가려진 쿨롱 상호작용 값 자체도 cRPA 방법론으로 구할 경우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게 나온다는 것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고, 더 나은 방법론들 역시 현재 학계에서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다.

여러 가지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cRPA 방법론의 장점 역시 명확한데, 가장 큰 것은 그 방법론의 명백함이다. 강한 상호작용이 있는 국소 궤도 함수를 정의하고 해당 궤도에서 다체론적 쿨롱 상호작용을 생각하는 방식은 처음 허버드 모형에서의 접근법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가려짐(screening)에 대해서 그 원인을 분석할 수 있고, 다른 진동수에서도 상호작용 변수를 구할 수 있다는 점(\(\small U(\omega )\)), 그리고 국소 궤도 함수만 정의가 되면 on-site뿐 아니라 먼 거리 상호작용(long-range interaction) 역시 구할 수 있다는 점 등은 이후 다른 DFT와 다체론 방법론과의 결합에서도 큰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7)9)

Fig. 2. (a) XAS at Cu L3-edge resonances (left) and the theoretical results for Coulomb interaction U (right) are presented. Experimental and theoretical derived hopping parameters t are presented in b, as indicated.[11]Fig. 2. (a) XAS at Cu L3-edge resonances (left) and the theoretical results for Coulomb interaction U (right) are presented. Experimental and theoretical derived hopping parameters t are presented in b, as indicated.11)

강상관 물리의 응용

여기서는 전자 간 쿨롱 상호작용 계산의 응용 사례를 몇 가지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최근 한국에서도 기판 변형을 통하여 물성을 최적화하고자 하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기판 변형에 대해서 영향을 받는 물리량으로 생각되는 것은 대칭성, 깡충뛰기 변수(hopping parameter)의 크기 변화 혹은 전, 자기의 이방성 등이 있다. 최근 같은 화학식을 가지는 물질도 수 퍼센트 내의 기판 변형이 일어날 경우에 쿨롱 상호작용 값이 바뀌는 것을 알 수가 있었고,10) 해당 물리가 구리 초전도체에서 최적의 임계 온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보고되었다(그림 2).11) 일반적으로 전이금속 산화물 등 연구에서 강상관을 줄 수 있는 전자가 같은 환경(산소 팔면체 내 전이금속 d-전자) 내에 있을 때는 거의 같은 물리 변수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기 쉽지만, 약간의 격자 반응에도 쿨롱 상호작용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은 관련 연구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고 하겠다.

Li 및 Na 기반 전이금속 산화물 배터리 물질에 대해서도 쿨롱 상호작용에 대한 발전된 기술이 물성의 묘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최근 연구에서 드러나고 있다(그림 3). 최근 본 연구자는 공동 연구를 통해서 층구조를 가지는 전이금속 산화물 물질군에서 강상관 쿨롱 상호작용이 삽입 전압(intercalation voltage)을 기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일 수 있었고,2) 기존의 재료 기반 연구에 또 다른 물리적인 관점을 제공하였다. 관련해서 다양한 연구자들이 서로 다른 방법론을 통해서 강상관 물성과 배터리 시스템의 물성 간의 관계에 대해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이는 전고체 연구 등의 응용으로도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소개한 투명 전도성 산화물(Transparent conducting oxides, TCOs)의 경우 역시 가시 광선대의 밴드갭을 가진 물질에 대해서 도핑을 통해서 높은 전도도를 얻고자 하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강상관 물질을 이용하는 노력이 최근 제시되고 있다. 이 경우 강한 전자 간 상호작용을 가지지만 금속 상태인 물질(SrVO3 등)을 기본 플랫폼으로 그간 크게 주목받지 않았던 전자 간 상호작용을 하나의 변수로 생각하여, 전하 운반자의 유효 질량을 조절하는 방식을 통해 전도도를 얻게 된다. 이 경우, 박막 형태의 나노 공정을 통해서 빛의 흡수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1)

Fig. 3. The average voltage calculated using several combinations of functionals and vdW correction for different U values.[2] Fig. 3. The average voltage calculated using several combinations of functionals and vdW correction for different U values.2)

맺음말

지금까지 강상관 물리에서의 중요한 물리 변수인 전자 간 상호작용을 계산을 통해서 알아내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였고, 이를 적극적으로 응용하여 원하는 물성을 이루는 방향의 연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였다. 많은 경우, 강상관 물질계를 탐구하는 연구자들은 주로 기초적인 연구에 집중해 왔고, 소재의 물성 및 소자로의 응용 연구에 집중하는 연구자들과 서로 관심사가 일치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다. 본 소고가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추후 공동 연구 등으로의 확장까지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각주
1)L. Zhang et al., “Correlated metals as transparent conductors,” Nature Mater. 15, 204 (2015).
2)B. Kim et al., “Quantification of Coulomb Interactions in layered Lithium and Sodium Battery Cathode Materials,” Phys. Rev. Mater. 5, 035404 (2021).
3)I. Timrov et al., “Accurate Electronic Properties and Intercalation Voltages of Olivine-Type Li-Ion Cathode Materials from Extended Hubbard Functionals,” PRX Energy 1, 033003 (2022).
4)M. Nakano et al., “Collective bulk carrier delocalization driven by electrostatic surface charge accumulation,” Nature 487, 459 (2012).
5)J. M. Tomczak and S. Bierman, “Optical properties of correlated materials – Or why intelligent windows may look dirty,” Phys. Status Solidi B 246, 1996 (2009).
6)M. J. Han and J. Shim, “First-principles Electronic Structure Calculations of Strongly Correlated Electron Systems: DFT+U and DFT+DMFT,” Phys. High Technol. 26(10), 2 (2017), DOI: 10.3938/PhiT.26.037.
7)I. R. Reddy et al., “Exploring the role of nonlocal Coulom interactions in perovskite transition metal oxides,” arXiv:2407.05565 (2024).
8)E. Stavitski and F. M. F. de Groot, “The CTM4XAS program for EELS and XAS spectral shape analysis of transition metal L edges,” Micron 41, 687 (2010).
9)P. Seth et al., “Towards a First-Principles Determination of Effective Coulomb Interactions in Correlated Electron Materials: Role of Intershell Interactions,” Phys. Rev. Lett. 119, 056401 (2017).
10)B. Kim et al., “Strain-induced tuning of the electronic Coulomb interactions in 3d transition metal oxide perovskites,” Phys. Rev. B 98, 075130 (2018).
11)O. Ivashko et al., “Strain-engineering Mott-insulating La2CuO4,” Nat. Commun. 10, 78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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