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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오비탈 전류, 오비트로닉스-스핀트로닉스의 확장

오비탈 전류를 이용한 자화제어기술: 스핀트로닉스를 넘어 오비트로닉스로

작성자 : 이수길·이년종·강민구·박병국 ㅣ 등록일 : 2020-12-01 ㅣ 조회수 : 1,507 ㅣ DOI : 10.3938/PhiT.29.035

저자약력

이수길 박사는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에서 2016년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19년까지 KAIST 물리학과 초고속스핀동역학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했고 동년 KAIST 신소재공학과 나노스핀트로닉스 연구실로 옮겨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스핀 전류와 자성체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하고 있으며 특히 오비탈 전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lee.soogil.83@kaist.ac.kr)

이년종 박사는 이화여자대학교 물리학과에서 2015년에 박사학위를 받은 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2017년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스핀공학물리연구팀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2018년 울산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로 옮겨 현재는 물리학과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비공선형 반강자성체/비자성체 접합구조에서 스핀궤도돌림힘을 이용한 스핀제어 및 동역학적 특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leenj829@ulsan.ac.kr)

강민구 대학원생은 KAIST 신소재공학과에서 2018년에 석사학위를 받은 후 2019년까지 LG이노텍 중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였다. 현재는 KAIST 신소재공학과 나노스핀트로닉스 연구실에서 박사과정으로 재학 중이며 자성체 소자에서 전류로 유도되는 스핀궤도돌림힘 및 게이트 전압을 이용한 스핀궤도돌림힘 제어 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mingu@kaist.ac.kr)

박병국 교수는 2003년 KAIST 재료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2003~2006년 네덜란드 Twente 대학의 박사후연구원, 2006~2011년 영국 Hitachi Cambridge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을 거쳐 2011년 KAIST 신소재공학과에 부임하여 현재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나노스핀트로닉스 연구실의 연구책임자로 스핀궤도돌림힘 자성메모리, 스핀기반 로직소자, 테라헤르츠 발생 스핀소자, 스핀열전소자 등의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bgpark@kaist.ac.kr)

Magnetization Control through the Orbital Current: Orbitronics beyond Spintronics

Soogil LEE, Nyun Jong LEE, Min-Gu KANG and Byong-Guk PARK

A recent study on orbital current, as a result of the orbital Hall effect, has received much attention because it is expected to provide energy-efficient electrical magnetization control in emerging spintronic devices. In this article, we introduce the concept of the orbital-current-induced spin torque, which is called the orbital torque, and discuss the advantages of using the orbital current for magnetization switching. We also summarize the recent theoretical and experimental results for the orbital current and the orbital torque in various material systems.

들어가며

2007년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프랑스의 알베르 페르(Albert Fert)와 독일의 고(故) 페테르 그륀베르크(Peter Grünberg)에게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강자성체(ferromagnet)/비자성체(nonmagent)/강자성체 다층박막(multilayer)에서 거대자기저항(giant magnetoresistance) 효과1)2)를 발견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며 “인류 역사상 최초의 나노기술 응용 사례”를 수상의 이유라 밝혔다.3) 그렇다면 거대자기저항 효과는 우리 삶의 어느 부분에서 응용이 되었기에 노벨상을 탈만한 업적으로 평가받은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컴퓨터의 정보 저장을 담당하는 하드디스크의 미세한 자화(magnetization) 정보를 읽는 기술에 응용”이다. 이 기술은 정보 저장 용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켜4) 인터넷 보급과 더불어 21세기 정보화 시대(Information age)를 가속화하였다. 이러한 거대자기저항효과의 발견을 시작으로 기존 전자의 전하(charge)를 이용하는 일렉트로닉스(electronic)를 확장해 전자의 또다른 물성인 스핀(spin)을 이용하고자 하는 스핀트로닉스(spintronics)라는 새로운 학문이 자연스럽게 태동했다. 특히 거대자기저항효과를 발견한 강자성체/비자성체/강자성체 다층박막 구조는 물리학적 새로움을 넘어 공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데, 이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통해 강자성체로부터 비자성체로 전하 전류(charge current)를 흘려 스핀 전류(spin current)를 발생시키고 이를 이용해 다른 강자성체의 자화방향을 스핀전달돌림힘(spin transfer torque, STT)을 이용해 전기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을 발견했기 때문이다.5)6)7) 스핀전달돌림힘을 이용하는 경우 기존 방법대로 자기장으로 자화를 제어하는 것보다 더 적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자성체 기반의 차세대 메모리(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MRAM)의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그 결과 2019년 삼성전자에 의해서 실제 제품으로 양산화가 진행되기도 했다.8) 앞으로의 논의를 위해 [그림 1](a)와 같은 일반적인 강자성체/비자성체/강자성체 다층박막에서 스핀전달돌림힘 현상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자 한다. 다층박막에 수직하게 전하 전류를 흘려주면 첫 번째 강자성체(FM1)를 통과하며 강자성체의 자화방향으로 스핀분극(spin polarization)된 스핀 전류가 전하 전류와 평행한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이때 강자성체의 자화방향과 페르미준위(Fermi level)에서의 스핀분극은 같은 극성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한다. 스핀분극된 전류는 두 번째 강자성체(FM2)로 입사(injection)하여 자화와 서로 스핀각운동량을 교환하며 그 결과로 자화반전이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스핀전달돌림힘을 이용해 강자성체/비자성체/강자성체 다층박막의 두 강자성체의 자화방향을 서로 평행(parallel)하거나 반평행(anti parallel)하게 전기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

Figure 1. Schematics of (a) spin transfer torque in the ferromagnet (FM1)/nonmagnet/ferromagnet (FM2) multilayer and (b) spin-orbit torque in the nonmagnet/ferromagnet bilayer. The white arrows in each ferromagnet indicate magnetization direction and blue arrows represent spin angular momentum direction of the spin current.Fig. 1. Schematics of (a) spin transfer torque in the ferromagnet (FM1)/nonmagnet/ferromagnet (FM2) multilayer and (b) spin-orbit torque in the nonmagnet/ferromagnet bilayer. The white arrows in each ferromagnet indicate magnetization direction and blue arrows represent spin angular momentum direction of the spin current.

최근 스핀전달돌림힘처럼 강자성체로부터 스핀분극된 스핀 전류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닌, 비자성체/강자성체 이중층 구조에서 비자성 물질 자체의 스핀홀효과(spin Hall effect, SHE) 혹은 비자성체/강자성체 계면의 라쉬바-에델스타인 효과(Rashba-Edelstein effect)를 이용해 수평방향의 전하 전류를 흘려 수직방향의 스핀 전류를 생성하고 인접한 강자성체에 스핀돌림힘(spin torque)을 발생시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그림 1(b)).9)10) 이러한 사실에 학계뿐만 아니라 산업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되는데 이 현상을 이용해서 스핀전달돌림힘처럼 전기적으로 강자성체의 자화방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간단한 비자성체/강자성체 이중층 구조에서 전류를 흘려 강자성체 자화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음이 이미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다.9)10) 스핀홀효과 혹은 라쉬바-에델스타인효과를 바탕으로 자화를 제어하는 방법을 스핀궤도돌림힘(spin-orbit torque, SOT)이라 부르며 이는 최근 스핀트로닉스의 중요한 연구 분야 중 하나이다. 자성체를 스핀궤도돌림힘을 이용해 제어하는 경우 기존 스핀전달돌림힘을 이용하는 것보다 많은 장점을 가지게 되는데, 여러 장점 중에 중요한 것은 더욱 적은 에너지를 이용해서 전기적으로 자화의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이 높은 스핀트로닉스 기반의 소자(device)를 실현시키기 위해 큰 스핀궤도돌림힘 즉, 큰 스핀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는 비자성 물질을 찾는 많은 노력이 현재 앞다투어 진행되고 있다.11)12)13)

그렇다면 스핀 전류와 유사하게 오비탈홀효과(orbital Hall effect, OHE) 및 오비탈 라쉬바-에델스타인효과(orbital Rashba-Edelstein effect, OREE)를 통해 생성되는 오비탈 전류(orbital current)는 큰 스핀 전류, 나아가 큰 스핀궤도돌림힘을 발생시키는데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 알아보기 위해 본 특집 원고에서는 우선 오비탈 전류로부터 발생하는 오비탈돌림힘(orbital torque)과 스핀궤도돌림힘과의 차이점을 살펴보고 이를 검출하기 위한 실험적 접근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또한 오비탈 전류 및 오비탈돌림힘을 이용할 경우 스핀궤도돌림힘 대비 어떠한 장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예상을 언급하고자 한다. 끝으로 오비탈 전류가 크게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 물질들 및 현재 이를 관찰하기 위한 실험결과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스핀궤도돌림힘(spin-orbit torque) vs 오비탈돌림힘(orbital torque)

앞으로의 논의를 위해 스핀궤도돌림힘의 작용원리에 대해서 간단하게 고찰해보고자 한다. 그전에 계면에서 발생하는 라쉬바-에델스타인효과에 의한 스핀돌림힘 역시 스핀각운동량(spin angular momentum) 생성의 메커니즘만 다를 뿐 스핀돌림힘을 자성체에 인가하는 것은 유사한 원리를 공유하기 때문에 본 논의에서는 간략하게 스핀홀효과와 오비탈홀효과에 의한 스핀궤도돌림힘과 오비탈돌림힘만 고찰하기로 한다. 강자성체/비자성체 이중층에서 그림 1(b)와 같이 비자성체의 스핀홀효과에 의해서 발생한 스핀 전류는 인접한 강자성체에 확산(diffusion)을 통해 스핀각운동량을 주입하고 이는 강자성체 자화에 교환상호작용(exchange interaction)을 통해 스핀각운동량을 전달하게 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전달된 스핀각운동량과 자성체 자화의 스핀각운동량 사이에 보존 법칙이 성립해야 하므로 만약 주입되는 스핀의 방향이 자화와 반대방향이라면 자성체의 자화는 주입된 스핀과 스핀각운동량을 서로 교환해서 반대방향으로 자화반전(magnetization switching)이 일어나게 된다. 이때 주입된 스핀은 자화와 스핀각운동량을 교환함에 따라 입사할 때와 반대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이것이 스핀 전류를 이용해 전기적으로 자화를 제어하는 기본원리이다. 또한 여기서 예를 들어 설명하는 수평자화를 갖는 자성층뿐만 아니라 수직자화를 갖는 자성층 역시 전기적으로 자화반전 제어가 가능하다. 이러한 스핀궤도돌림힘에서는 스핀 전류를 발생시키는 구조적 반전비대칭(structural inversion asymmetry) 및 강한 스핀궤도결합(spin-orbital coupling)이 필수로 여겨지고 있다. 구조적 반전비대칭은 이중층 계면 혹은 이중층 양쪽에 위치하는 물질의 차이에 의해서 쉽게 형성되는 반면 스핀궤도결합은 보통 원자번호에 비례해서 커진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큰 스핀궤도돌림힘을 얻기 위해 Pt, W, Ta 등 무거운 금속(heavy metal)들을 중심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핀트로닉스 기반 소자의 에너지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 위상절연체(topological insulator), 바일금속(Weyl metal) 등 더욱 큰 스핀궤도돌림힘을 일으키는 물질 및 구조에 대한 연구가 경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Figure 2. Schematic of mechanism for exerting orbital torque. The orbital current cannot exert the spin torque on the magnetization directly. The orbital-to-spin conversion process via spin-orbit coupling (SOC) is essential to exert the spin torque on the magnetization.Fig. 2. Schematic of mechanism for exerting orbital torque. The orbital current cannot exert the spin torque on the magnetization directly. The orbital-to-spin conversion process via spin-orbit coupling (SOC) is essential to exert the spin torque on the magnetization.

이제 오비탈돌림힘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그림 2]와 같은 강자성체/비자성체 이중층에 전하 전류를 흘려주면 비자성체의 오비탈홀효과 때문에 생성된 오비탈각운동량(orbital angular momentum)이 인접한 강자성체에 주입되게 된다(그림 2의 가운데 비자성체에서 강자성체로 주입되는 빨간색 화살표). 여기서 논의의 편의를 위해 강자성체로 주입되는 왼쪽 방향의 오비탈각운동량의 방향을 양수로 정의하기로 한다. 또한 오비탈돌림힘과 용어의 혼동을 피하기 위해 스핀홀효과에 의해서 발생하는 스핀궤도돌림힘을 스핀홀돌림힘(spin Hall torque)으로 칭하기로 한다. 오비탈홀효과와 스핀홀효과 사이의 자세한 관계는 물리학과 첨단기술 본편의 고동욱 박사와 이현우 교수의 기고문 “오비트로닉스: 오비탈 전류의 생성 메커니즘과 동역학” 및 논문14)을 참고하길 바란다. 이때 발생하는 오비탈돌림힘의 경우 스핀홀돌림힘보다 상황이 복잡한데 그 이유는 오비탈 전류로 주입되는 오비탈각운동량과 강자성체자화의 스핀각운동량 사이에서는 교환상호작용(exchange interaction)이 존재하지 않기에 직접적인 돌림힘을 인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그림 2의 가운데 강자성체에 주입된 빨간색 화살표와 하얀색 화살표 간의 상호작용). 따라서 오비탈돌림힘을 인가하기 위해서는 오비탈 전류를 스핀 전류로 변환(conversion)해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스핀궤도결합이 이러한 변환에 중요한 매개로 작용할 수 있음이 고동욱 박사, 이현우 교수의 논문의 이론적 연구를 통해 제시되어 있다.15) 만약 스핀궤도결합의 부호가 양수라면 들어온 오비탈각운동량을 그림 2의 강자성체 내부 왼쪽과 같이 양수 부호의 스핀각운동량으로 전환하고 스핀궤도결합의 부호가 음수인 경우 그림 2의 강자성체 내부 오른쪽과 같이 음수 부호의 스핀각운동량으로 전환하게 된다. 추가적으로 언급할 점은 우리가 스핀궤도결합이 상대적으로 작다고 생각해온 3d 전이금속 강자성체(Fe, Co, Ni), 특히 Ni의 경우 주입된 오비탈 전류로부터 오비탈돌림힘을 발생시키기에 충분한 것이 이론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Figure 3. Schematics of spin-orbit (spin Hall) torque vs. orbital torque in (a) W/Fe and (b) W/Ni.Fig. 3. Schematics of spin-orbit (spin Hall) torque vs. orbital torque in (a) W/Fe and (b) W/Ni.

오비탈돌림힘은 스핀홀돌림힘과 인가하는 원리에서 차이가 있지만 결과는 동일한 대칭성(symmetry)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험적으로 이 둘을 구분하기가 매우 어렵다. 여기서는 고동욱 박사, 이현우 교수의 논문15)16)을 기반으로 오비탈돌림힘과 스핀홀돌림힘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이 방법의 가장 중요한 점은 앞서 예를 들어 설명한 바와 같이 오비탈돌림힘의 부호가 오비탈-스핀 변환과정에서 오비탈홀효과 및 스핀궤도결합의 부호를 이용해서 결정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스핀홀돌림힘과 오비탈돌림힘을 구분하는 실험이 W/Fe, W/Ni 구조에서 계산 결과를 통해 제안되어 있다.16) 스핀홀효과와 오비탈홀효과만 고려한다고 가정하면 시스템 전체에 인가되는 스핀돌림힘은 다음과 같이 간략하게 나타낼 수 있다.

\[\textsf{전체 스핀돌림힘 = 스핀홀돌림힘 + 오비탈돌림힘} \tag{1}\]

스핀홀돌림힘의 방향은 비자성체의 스핀홀각도(spin Hall angle)의 부호에 의해 결정되고 W의 경우 스핀홀각도는 음수로 밝혀져 있다. 여기서는 편의상 W의 스핀홀효과에 의해 나타나는 스핀홀돌림힘의 부호가 스핀홀각도의 부호와 같다고 가정하도록 한다. 먼저 [그림 3](a)와 같은 W/Fe의 경우 오비탈-스핀 변환을 일으키기에 Fe의 스핀궤도결합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전체 스핀돌림힘은 그림 오른쪽에 표시된 스핀홀돌림힘에 의해 주로 결정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W/Fe의 전체스핀돌림힘 방향은 음수로 간주할 수 있다. 그림 3(b)와 같은 W/Ni의 경우 상황이 재미있어지는데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Ni의 경우 Fe과 다르게 오비탈돌림힘을 생성하기에 충분한 스핀궤도결합크기를 가지고 있다. W의 오비탈홀각도는 양수이고, Ni의 스핀궤도결합 부호 역시 양수이기 때문에 W/Ni 구조에서 오비탈돌림힘의 부호(=W의 오비탈홀각도×Ni의 스핀궤도결합 부호)는 양수가 될 것이며 이는 W의 스핀홀효과로부터 인가되는 스핀홀돌림힘의 방향과 반대이다. 만약 Ni에서 오비탈-스핀 변환에 의해 인가된 오비탈돌림힘이 W에서 스핀홀효과 때문에 발생한 스핀홀돌림힘보다 크다면 전체 스핀돌림힘의 부호는 양수가 되게 된다. 따라서 W/Ni의 경우 전체 스핀돌림힘을 측정해보면 일반적으로 W을 비자성체로 사용한 경우와 반대 부호를 갖는 결과가 측정될 수 있고 이를 통해 스핀홀돌림힘과 오비탈돌림힘을 구분해내고 나아가 오비탈홀효과 및 오비탈 전류의 존재를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 있다.

비자성체에서의 오비탈 전류의 발생

그렇다면 실제 물질에서 오비탈홀효과 및 오비탈 전류는 스핀홀효과 대비 어느 정도의 크기를 갖고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현재 오비탈 전류에 대한 연구가 태동기이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많은 결과가 있지는 않다. 여기서는 먼저 몇몇 그룹들이 전이금속들에서 이론적으로 오비탈홀효과에 대해서 계산한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나고야 대학의 H. Kontani와 T. Tanaka 및 동료들은 4d, 5d 전이금속에 대한 스핀홀효과와 오비탈홀효과에 대한 계산을 수행했는데 이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대부분의 물질에서 오비탈효과가 스핀홀효과보다 매우 크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17)18) 특히 우리가 일반적으로 스핀궤도돌림힘을 발생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강한 스핀궤도결합을 가지고 있는 Ta, W, Pt같은 물질들에서도 스핀홀효과보다 오비탈홀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포항공과대학교의 이현우 교수 연구팀은 오비탈홀효과를 3d 전이금속까지 확장해서 연구를 수행했는데 놀라운 점은 스핀궤도결합이 작아서 스핀홀효과가 거의 없다고 생각되던 물질들조차 아주 큰 오비탈홀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Cr의 경우 스핀홀효과의 세기를 나타내는 스핀홀전도도(spin Hall conductivity)가 ~‒144 (\(\small\hbar\)/e)·(­Ω·cm)-1 정도인데 오비탈홀효과의 세기를 나타내는 오비탈홀전도도(orbital Hall conductivity)는 ∼+8,000 (\(\small \hbar\)/e)·(Ω­·cm)-1 정도로 거의 50배 가까이 차이가 나며 심지어 스핀홀물질로 주로 사용되는 Pt의 스핀홀전도도(~+2,000 (\(\small \hbar\)/e)·(Ω­·cm)-1)보다 거의 4배 이상 큰 값이 얻어졌다는 사실이다.19) 이러한 결과의 중요한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만약 효과적인 오비탈-스핀 전환을 이뤄낼 수 있다면 기존 스핀홀효과에 더해 더욱 큰 스핀돌림힘을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둘째, 기존 스핀홀효과 기반의 스핀궤도돌림힘을 연구할 때 강한 스핀궤도결합이 필수라 여겨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던 상대적으로 가벼운 금속들(특히 3d 전이금속들)에서 충분히 큰 오비탈 전류 및 적절한 오비탈-스핀 변환을 통해 아주 큰 오비탈돌림힘을 얻어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추가로 이차원 재료에서 이론적으로 오비탈홀효과에 대하여 계산한 결과를 소개하고자 한다. 미주리 대학의 S. Bhowal과 S. Satpathy는 비중심대칭성(non-centrosymmteric) 재료 이차원 전이금속 다이칼코게나이드(two-dimensional transition metal dichalcogenide, TMDC)인 MoX2(X=S, Se, Te)에서 오비탈홀효과를 살펴보았다.20) 그 결과 ~1 (\(\small\hbar\)/e)·(Ω­)-1[이차원 재료이기에 단위가 (\(\small\hbar\)/e)·(Ω­)-1임] 수준의 작은 스핀홀 전도도에 비해 상당히 큰 ~104 (\(\small\hbar\)/e)·(Ω­)-1 정도의 큰 오비탈홀전도도를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Luis M. Canonico와 그의 동료들은 Bi/SiC(0001)과 같은 벌집격자(honeycomb lattice)를 갖는 15족 기반 이차원 다중-오비탈 재료에서 스핀홀전도도 및 오비탈홀전도도를 분석한 결과, 위상 절연체에서도 전이금속처럼 스핀홀효과보다 오비탈홀효과가 크다는 것과 특히, 절연(insulator)상에서 스핀홀효과 없이 오비탈홀효과만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21) 이외에도 BiAg2,22) p형 도핑 그래핀(graphene),23) Cu2Si와 같은 삼각형 격자구조 이차원 물질24) 등에서 오비탈 라쉬바-에델스타인효과 및 오비탈홀효과가 이론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오비탈 전류를 이용한 오비탈돌림힘의 관측 결과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스핀홀효과 또는 라쉬바-에델스타인 효과에 의해 생성되는 스핀 전류와 달리 오비탈 전류는 비자성체의 스핀궤도결합과 무관하게 생성될 수 있다. 때문에 스핀궤도결합이 매우 작은 것으로 보고된 물질에서 상당한 크기의 스핀궤도돌림힘을 측정하는 것은 오비탈 전류를 실험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 될 것이다. 최근의 실험 결과들은 스핀궤도결합이 상대적으로 작은 금속인 Cu와 자연 산화된 CuOx 사이의 계면에서 상당한 크기의 스핀궤도돌림힘이 발생함을 보고하고 있으며 이를 오비탈 전류에 의한 현상으로 해석하고 있다.25)26)27) 참고로 지금까지 오비탈홀효과에 의해 생성되는 오비탈 전류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해왔으나 소개하는 실험결과들은 오비탈 라쉬바-에델스타인효과가 오비탈 전류를 생성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는 생성방법에 대한 차이만 있을 뿐 오비탈돌림힘을 인가하는 원리는 유사하다는 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먼저, 일본 동경대의 Y. Otani 교수 연구팀은 Co25Fe75/Cu/Al2O3 구조에서 스핀돌림힘 강자성공명(spin torque ferromagnetic resonance, ST-FMR) 측정법을 통해 스핀궤도돌림힘을 분석하였다.25) 이들은 해당 구조에서 관찰된 스핀궤도돌림힘의 효율을 결정하는 데 두 가지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함을 보고한다. 첫째는 강자성체/비자성체 계면의 물성으로서, 강자성체의 종류와 열처리 온도를 변화시켜 계면 상태를 조절하고 강자성체/Cu 계면의 상태가 서로 섞임에 따라 측정되는 스핀궤도돌림힘의 효율 또한 감소함을 관찰하였다. 보다 흥미로운 것은 두 번째 요소로서 강자성체/Cu 계면뿐만 아니라 Cu/Al2O3 계면 또한 스핀궤도돌림힘의 생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Cu 두께 의존성 및 산화물 종류에 따른 스핀돌림힘 강자성공명 신호의 부호 반전을 통해 확인하였다. 해당 연구팀은 이러한 스핀궤도결합 효과가 매우 작은 것으로 알려진 Cu 시스템에서 관찰된 매우 큰 크기의 스핀궤도돌림힘이 Al2O3에 의해 부분적으로 산화된 CuOx와 Cu 사이의 계면에서 발생하는 오비탈 라쉬바-에델스타인효과에 의한 것으로 주장한다. 이는 Cu/CuOx 계면에 전류가 흐르면 전하-오비탈 전환에 의해 오비탈 전류가 생성되고 이것이 확산에 의해 Cu층을 투과하여 자성체에 주입됨으로써 스핀궤도돌림힘이 발생하는 원리로써 관찰된 Cu 시스템에서의 스핀궤도돌림힘의 크기 및 두께 의존성을 잘 설명해준다.

이와 유사하게 일본 게이오대학의 K. Ando 교수 연구팀은 Ni81Fe19/Cu/CuOx 구조에서 50~300 K의 온도 범위에서 스핀돌림힘 강자성공명을 측정하여 스핀궤도돌림힘을 분석하였다.26) 8.2 nm의 Cu층을 자연산화시켜 형성된 Cu/CuOx 계면에 의한 스핀궤도돌림힘 효율의 크기는 온도가 감소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특히 [그림 4](a)에서처럼 50 K에서 Cu/CuOx의 스핀궤도돌림힘 효율은 잘 알려진 중금속이나 대부분의 위상 절연체에서 관찰된 크기보다 10배 이상 큰 결과를 보였다. Y. Otani 교수 연구팀과 마찬가지로 K. Ando 교수 연구팀 또한 이러한 예외적으로 매우 큰 스핀궤도돌림힘 효율의 근원으로 오비탈 라쉬바-에델스타인효과에 의한 오비탈 전류의 생성을 설명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Cu/CuOx에서 발생하는 오비탈 전류가 초저전력 스핀트로닉스 소자의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한편, 생성된 오비탈 전류로 자성체 자화의 방향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스핀 전류로의 전환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데, 독일 마인츠대학의 M. Klaui 교수 연구팀은 오비탈 전류를 생성하는 Cu/CuOx와 자성체 사이에 스핀궤도결합이 큰 중금속 Pt 층을 삽입하는 방법을 도입하였다.27) 해당 연구팀은 TmIG/Pt/CuOx 구조에서 비정상홀(anomalous Hall)저항 이력곡선(hysteresis)의 변화 정도를 통해 자화에 작용하는 스핀궤도돌림힘 효율의 크기를 분석하였고 스핀홀자기저항(spin Hall magnetoresistance, SMR) 측정을 통해 추가 검증하였다. 특히 그림 4(b)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Pt 두께가 1.5 nm일 때, 상온에서 TmIG/Pt/CuOx 구조의 스핀궤도돌림힘 효율의 크기가 TmIG/Pt 구조와 비교해 16배 증가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이는 중금속 층을 포함하는 이종접합(heterostructure) 구조를 도입하면 산화물 기반의 스핀궤도돌림힘 소자에서 발생하는 오비탈 전류를 자화에 돌림힘을 전달하는 유용한 수단으로서 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위 세 그룹의 연구 결과는 모두 Cu/CuOx 계면에서의 오비탈 라쉬바-에델스타인효과에 의한 오비탈 전류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이러한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스핀궤도결합이 작은 금속/산화물] 계면에서의 오비탈 전류 및 오비탈돌림힘에 대해 더욱 활발한 연구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Figure 4. (a) Temperature (T) dependence of the spin-orbit torque efficiency (denoted by damping-like torque efficiency: ξDL) for the naturally-oxidized-Cu (10 nm)/Ni81Fe19 bilayer. Adapted from Ref. [26]. (b) spin-orbit torque efficiency (denoted by damping-like torque efficiency normalized by electric field: ξ_DL^E) as a function of Pt thickness for samples Series A without CuOx (black circles) and sample Series B with CuOx (blue squares). Adapted from Ref. [27].Fig. 4. (a) Temperature (T) dependence of the spin-orbit torque efficiency (denoted by damping-like torque efficiency: ξDL) for the naturally-oxidized-Cu (10 nm)/Ni81Fe19 bilayer. Adapted from Ref. [26]. (b) Spin-orbit torque efficiency (denoted by damping-like torque efficiency normalized by electric field: ξDLE) as a function of Pt thickness for samples Series A without CuOx (black circles) and sample Series B with CuOx (blue squares). Adapted from Ref. [27].

맺음말

본 기고문에서는 거대자기저항의 발견과 함께 시작된 스핀트로닉스에서 오비탈 전류가 어떻게 새로운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연구자들이 고체 내 오비탈 전류의 존재를 인지한 지 얼마 안되었기 때문에 주로 이론적인 연구들이 현재까지 이루어져 왔고 관련한 실험적 증거들이 조금씩 차곡차곡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대표적으로 스핀궤도결합이 약해 스핀궤도돌림힘을 발생시킬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지던 Cu를 이용한 실험들을 통해 오비탈돌림힘을 측정하는 연구들을 주로 소개하였으나 오비탈홀효과 및 오비탈 전류는 이론 연구들에서 제시하듯이 오비탈을 가지고 있는 모든 물질에 존재하므로 앞으로 다양한 물질들의 오비탈 전류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특히 오비탈 전류에 의해 운반되는 오비탈각운동량을 효과적으로 스핀각운동량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기존에 스핀궤도돌림힘의 크기를 매우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관련해서도 많은 연구가 이뤄지기를 기대해본다. 오비탈홀효과 및 오비탈 전류에 대한 연구가 스핀트로닉스를 넘어 오비트로닉스라는 새로운 분야를 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필자들도 새로운 조류에 작게나마 이바지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아 글을 마치고자 한다.

각주
1)M. N. Baibich et al., Phys. Rev. Lett. 61, 2472 (1988).
2)G. Binasch et al., Phys. Rev. B 39, 4828 (1989).
3)Press release: NobelPrize.org. Nobel Media AB 2020. 09 October (2007), https://www.nobelprize.org/prizes/physics/ 2007/press-release/.
4)M. Hilbert et al., Science 332, 60 (2011).
5)J. C. Slonczewski, J. Magn. Magn. Mater. 159, L1 (1996); J. C. Slonczewski, J. Magn. Magn. Mater. 195, L261 (1999).
6)L. Berger, Phys. Rev. B 54, 9353 (1996); L. Berger, J. Appl. Phys. 90, 4632 (2001).
7)E. B. Myers et al., Science 285, 867 (1999).
8)Samsung ships first 28-nanometre eMRAM: Segye Ilbo 06 March (2019), http://www.segye.com/newsView/20190306 000577.
9)I. M. Miron et al., Nat. Mater. 9, 230 (2010).
10)L. Liu et al., Science 336, 555 (2012).
11)J. W. Lee et al., Phys. Rev. B 96, 064405 (2017).
12)S.-h. C. Baek et al., Nat. Mater. 17, 509 (2018).
13)H.-Y. Lee et al., APL Mater. 7, 031110 (2019).
14)D. Go et al., Phys. Rev. Lett. 121, 086602 (2018).
15)D. Go et al., Phys. Rev. Research 2, 013177 (2020).
16)D. Go et al., Phys. Rev. Research 2, 033401 (2020).
17)T. Tanaka et al., Phys. Rev. B 77, 165117 (2008).
18)H. Kontani et al., Phys. Rev. Lett. 102, 016601 (2009).
19)D. Jo et al., Phys. Rev. B 98, 214405 (2018).
20)S. Bhowal and S. Satpathy, Phys. Rev. B 101, 121112(R) (2020).
21)L. M. Canonico et al., Phys. Rev. B 101, 075429 (2020).
22)D. Go et al., Sci. Rep. 7, 46742 (2017).
23)I. V. Tokarly, Phys. Rev. B 82, 161404(R) (2010).
24)V. T. Phong et al., Phys. Rev. Lett. 123, 236403 (2019).
25)J. Kim et al., https://arxiv.org/abs/2002.00596.
26)Y. Tazaki et al., https://arxiv.org/abs/2004.09165v1.
27)S. Ding et al., Phys. Rev. Lett. 125, 17720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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