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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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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도시물리학: 우리는 어떻게 모여 사는가?

건축가가 바라보는 다양한 도시의 미래 스마트 시티

작성자 : 우정현·이남주·이재원·이대송 ㅣ 등록일 : 2021-05-11 ㅣ 조회수 : 7,240 ㅣ DOI : 10.3938/PhiT.30.012

저자약력

우정현 박사는 하버드 디자인 대학교 박사(2020)로 현재 MIT City Form Lab의 박사 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며 경험적 도시분석을 기반으로 한 도시 디자인 및 계획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jh.woo@outlook.com)

이남주 소장은 하버드 디자인 석사(2017), UC 버클리 건축학 석사(2015), MIT공대 연구원(2012)을 하였다. 데이터 활용한 디자인 프로세스를 연구 개발 교육을 하고 있다.(nj.namju@gmail.com)

이재원 소장은 영국 런던 AA School을 졸업하고, 비물리적인 도시 구조가 현대 도시 문화의 핵심이고, 이와 연관된 물리적 도시 구조 및 건축 공간 연구가 더 나은 도시적, 건축적 삶을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 이후 도시건축정류소(URbanARrchitectureSTation)와 리얼씨티랩(Real City Lab)을 설립하여 다양한 성격과 스케일의 프로젝트와 연구를 상호 보완적으로 진행 중이다.(jaeone.yi@gmail.com)

이대송 작가는 영국 런던 AA School을 졸업, 왕립건축사이자 물질론자이다. 현재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자연에서 일어나는 창발의 현상을 건축디자인에 적용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daesonglee@yonsei.ac.kr)

An Architect’s Perspective on the Future of the City, Smart City

Junghyun WOO, Namju LEE, JaeWon YI and Dae Song LEE

Architectural industries are facing much pressure on the endless national projects about ‘Smart City’ which are pushed by IT evolution nowadays. This is a difficult task, and all are stumped to suggest promising smart cities in a short period of time without any priori projects. However, based on their own ideas many architects have already commenced responding to the 4th industrial wave. In this paper, we invite three researchers from three distinctive fields and introduce their sketches of future cities according to the value creation, city networking and social hierarchy.

글을 시작하며

4차산업-IT 혁명은 이미 스마트 도시라 불리는 국가 프로젝트를 발주시키며 건축가들에게 ‘스마트한’ 도시계획들을 종용하고 있다.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난감한 일이다. “스마트”라는 개념이 사람마다 모두 다를 뿐만 아니라, 정보 기술의 혁신이 식생활만큼이나 오래된 정주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 나서서 주장할 만큼 확신이 들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에도, 도시 미래에 대해 다양한 생각을 내는 사람들도 건축가인데 아름다운 미래를 담보해 공간을 파는 일이 건축산업의 원리임을 이해하면 숙명쯤 될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 정보기술, 공간-네트워크, 도시의 보이지 않는 사회적 주제를 연구하여 건축을 하시는, 전문가 속에 전문가이신 3분을 초대하여 그들이 생각하는 다양한 도시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고 소개하려고 한다.

가치창조를 위한 스마트시티

1. 들어가는 말

1차 산업혁명은 기계화를 통한 증기기관과 물의 힘으로 혁신적 발전을 가져오며 도시화를 촉진하였다. 2차 산업혁명에서는 석유 및 전기에너지를 이용한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하며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삶을 영유하게 되었으며, 3차 산업혁명은 정보기술을 이용한 자동화와 인터넷을 통한 디지털 혁명과 자유로운 정보 공유가 이루어졌다. 4차 산업 혁명은 무엇보다 다양한 기술의 융합과 인공지능 중심의 인지 혁명으로 특히 지능형 첨단 센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러한 산업혁명은 역사적 발전 과정을 통하여 도시의 기능과 형태에도 변화를 이끌어왔으며,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변화할 스마트 시티의 모습을 살펴보고자 한다.

2. 4차 산업과 스마트 시티

Smart Cities1)의 저자 Germaine Halegoua은 스마트 시티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며 설명하고 있다. 그는 현재 떠오르고 있는 스마트 시티는 도시 계획가, 기업, 정부에서 제시 한 것과 같이 새로운 기술 및 빅데이터 수집을 통해 관리 예측할 수 있는 도시 생활에 대해 다소 유토피아적인 비전을 가진 지속 가능하며 디지털 네트워크를 활용한 최적의 솔루션인지, 아니면 신자유주의적이며, 기업이 통제하고, 비민주적인 장소인지에 대한 의문을 던지며 스마트 시티를 정의 내리고 있다. 그리고 도시 생활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추며 센서 기술, 공용 Wi-fi, 빅데이터 및 다양한 기술과 방법 등 스마트함이란 결국 도시와의 기존 관계를 인식하고, 기술을 통해 지역 사회와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정보기술의 융합과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혁신이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도시의 삶의 질 향상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물리적, 생물학적, 디지털 세계 등과 관련한 담론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도시, 건축, 바이오, 마케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신기술을 통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스마트 홈, 스마트 시티 관련 기술과 시스템은 이미 현 도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스마트 시대에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물리적 환경과 디지털 공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3. 물리적 환경의 변화

Fig. 1. Smart home as a multi-functional space.Fig. 1. Smart home as a multi-functional space.

4차 산업이 가져온 물리적 세계의 변화는 일상생활 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 먼저, 인간의 오감(촉각, 시각, 청각, 후각, 미각)을 닮은 센서 활용의 일상화이다.2) 스마트 홈에서 센서의 활용 범위는 매우 포괄적이다. 가전제품은 센서를 통해 거주자의 생활 패턴에 맞춘 최적의 환경을 자동으로 맞춰준다. 또한 온도, 습도, 햇빛의 양, 형상인식, 동작감지, 터치 센서 등을 이용하여 스마트 홈은 쾌적한 주거 환경을 제공하며 이외에 휴식, 레저, 업무, 쇼핑의 공간으로 다변형적으로 활용가능하다[그림 1]. 주변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변신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협업, 체험, 재생, 개방, 공유 등을 통해 복합적이고 새로운 정체성의 공간으로 변신하는 개념인 것으로 ‘카멜레존(Chamele-zone)’이라고 불린다.3) 이는 기존의 공간 활용의 틀을 넘어선 공간의 재탄생을 일컫는 컨셉으로 2019 트렌드 코리아 저서에 소개되었다.

우리의 주생활에 있어서는 건강한 먹거리 제공을 위한 도심 속 농업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미래형 식물공장인 스마트팜[그림 2]과 같이 조성되고 있다. 도심 속 컨테이너 또는 지하상가를 활용한 빌딩형 식물공장은 생장에 필요한 모든 환경이 통제와 관리되며 이는 경제적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능 또한 담당하게 되며 도시 농업을 통해 도시민의 이웃간의 소통, 공동체 문화 회복, 정서적인 즐거움을 주는 긍정적 역할을 한다.4) 또한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로 인해 다가올 대중 교통수단, 물류의 이동 및 도로 시스템과 구조가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러 제약적인 환경 조건들 때문에 아직 국내에서 상용화하기는 어렵지만 [그림 3]과 같이 실험도시 K-City, 실제 도로를 활용한 테스트베드, 자율 주행을 위한 정밀도로지도 작업 등 스마트도로를 위한 다양한 연구와 시범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5) 최근 해양드론 기술을 통해 해상 드론 배송 서비스를 상용화하였고, 부산 남외항에 정박하는 선박들에게 배송되는 기존의 비용과 시간보다 약 1/8 절감한 경제적 효과가 나타났다.6) 그 밖에 해양수산부는 2018년 ‘조인트벤처 1호’라는 조직을 만들어 해양 드론의 [그림 4]와 같이 폭넓은 활용계획을 발표하였다.7) 이 모든 변화들은 도시 삶의 질의 향상과 개인의 요구와 필요에 따라 상호작용하는 맞춤형 도시 공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Fig. 2. (left) Shipping container farm of The30F.[8] (right) Metro farm in Seoul.[4]
Fig. 2. (Left) Shipping container farm of The30F.8) (Right) Metro farm in Seoul.4)
Fig. 3. K-city, a testbed for autonomous vehicle.[9]
Fig. 3. K-city, a testbed for autonomous vehicle.9)
Fig. 4. Vision of ocean drone 555.[7]
Fig. 4. Vision of ocean drone 555.7)

4. 디지털 공간의 삶

이 밖에 디지털 공간에서의 삶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된다. 4차원의 공간에서 다양한 사회활동, 교육, 업무가 가능해지고 지역과 거리 시간을 넘어선 진정한 글로벌 사회문화 교류가 가능하게 되었다. Zoom 또는 Spatial[그림 5]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자유로운 미팅과 업무가 가능해졌으며, IoT(Internet of Things) 기반의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은 비지니스의 서비스질 및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디지털 트윈 공간(Digital Twin Space, DTS)’ 즉,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서로 연결, 상호 작용이 가능한 플랫폼 구축에도 많은 관심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DTS는 3차원 모델링을 통해 현실공간의 물리적 자산이나 객체, 프로세스 등을 디지털로 복제하여 모니터링, 분석, 예측,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얻은 정보를 현실세계에 다시 반영하여 운영 최적화, 문제해결, 사전 예방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인구감소, 기후변화, 재난재해 등 도시가 안고 있는 다양하고 복잡한 도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그림 6]10)

Fig. 5. Spatial VR meeting application use.[11]
Fig. 5. Spatial VR meeting application use.11)
Fig. 6. DTS concept model.[10]
Fig. 6. DTS concept model.10)

5. 도시의 가치와 맺음말

도시의 역할은 도시에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구성원 간의 이해를 조율하여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있다. 가치 중심적 관리를 통해서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능력 및 자원을 효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도시의 핵심적 역할이다. 이러한 도시의 기능은 산업혁명 이전 현대 도시 형태가 나타나기 이전 유럽의 주요 도시들이 추구하는 가치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삶의 변화의 중심에는 웰빙의 건강한 삶에 대한 가치와 환경문제에 민감한 시대에 대응한 최소한의 자원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구현할 수 있는 기술에 관한 관심과 노력이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 정부는 Dubai Plan 2021이라는 6개의 주제를 포함한 스마트 시티 계획을 발표하였고, 특히 ‘행복 계량기’(Cities Happiness Index)를 첫 번째 이루어야 할 목표로 설정하였다.12) 시민의 행복 정도를 측정하는 것이 스마트 시티의 첫 번째 주요 역할이자 이것은 우리가 과거부터 추구했던 변하지 않은 삶의 가치인 것이다. 이러한 가치 평가는 산업혁명을 거쳐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일괄적으로 고민되어 왔다. 이제는 융합된 첨단 기술을 이용하여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일어날 것이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이고 기능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진 주거, 상업, 업무, 레저 공간이 아닌 혁신적인 도시 구조와 환경친화적이며 사용자의 편의에 초점이 맞추어진 도시를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정현]■

도시 네트워크 & 기술과 4차 산업

1. 변화하는 것 & 변화하지 않는 것

“전략은 변하지 않는 것에 토대를 두어야 한다. 사람들은 나에게 5년 후나 10년 후 무엇이 변할 것인지는 묻지만, 무엇이 변하지 않을 것인지는 묻지 않는다.”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Jeff Bezos)는 말한다. 우리가 무엇을 예측할 때, 변하지 않는 것에 기초해야 한다.

도시 네트워크를 생각할 때, 무엇이 변할 것이고, 무엇이 변하지 않을 것인가? 무엇이 어떻게 왜 변해야 하는가? 그 가운데 도시는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

(1) 변화하는 것들: 네트워크의 형식

도시의 형태적 측면의 네트워크들은, 그 시대와 기술, 문화, 그리고 니즈에 맞춰서 변화를 해 왔다. 보도, 차도, 철도, 지하도, 해양로, 항공로를 통해서 도시 안에 요소들을 연결뿐 아니라, 도시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 또한 다양해졌고, 그 거리들은 비약적으로 줄어들었다.

팍스 로마나(Pax Romana)를 가능케 한, 로마의 도로 네트워크,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의 해양항로 네트워크, 미국의 정치 경제를 통합시킨 철도 네트워크, 더 나아가, 21세기 팍스 아메리카나를 외칠 수 있는 이유도, 에너지, 군사, 정치, 외교의 네트워크의 정점들을 주체적으로 디자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에 도전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결국 네트워크의 선점의 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생적인 도시를 가능케 해주는, 상하수도, 현대 문명의 에너지인 전기, 전력, 통신 네트워크도 있다. 시대의 필요와 기술로 네트워크는 발전하고, 이러한 네트워크들은 우리의 삶에 깊숙이 연결되어 있고, 네트워크들을 통해서 삶을 살아가고, 설명될 수 있다.

(2) 변화하지 않는 것들: 네트워크의 내용

네트워크의 본질은, 관계성, 연결성의 추상화다. 즉, 본질을 드러내면, 정점(Node)과 간선(Edge)으로 압축된다. 이산수학의 그래프이론은 잘 정리된 영역이기도 하며, 네트워크의 구성 요소요소들의 연결과 관계성으로, 도시를 바라볼 수 있게 해 준다.

Fig. 7. Network(Graph) Visualization, NJSTUDIO.
Fig. 7. Network(Graph) Visualization, NJSTUDIO.

2. 네트워크의 도약

Fig. 8. What The Future Looked Like In 1900, https://allthatsinteresting.com/future-in-1900.
Fig. 8. What The Future Looked Like In 1900, https://allthatsinteresting.com/future-in-1900.

[그림 8]은 1900년도 사람이 미래도시를 상상한 것이다. 당시 사람들의, 철도 네트워크가 도시를 바꿀 것이라는 기대와 바람이 느껴진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다.

Fig. 9. The shrinking map of the world through innovation is transport which ‘annihilate space through time’, the Condition of postmodernity david harvey.Fig. 9. The shrinking map of the world through innovation is transport which ‘annihilate space through time’, the Condition of postmodernity david harvey.

(1) 어떤 문제가 있었을까?-변화하는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미래를 예측할 때, 현재를 기준으로 예측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문제라고 진단한다. 즉, 발전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의 발전을 거듭으로 가속화가 이루어지며 나가지만, 우리는 현재를 기준으로 선형으로 미래를 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 간극이 전혀 다른 미래를 출산한다.

(2) 그간 100년간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가? 어떤 기술의 변화가 주요했는가? 도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정보 전달을 위해 직접 이동해야 하는 시대에, 마차도로와 차도 그리고 철도 네트워크가 중요했다. 하지만, 전기와 통신의 발달로 더 효과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기존 네트워크들을 증강시키거나 대체시키기 시작했다. 20세기 후반부터 시작된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극단적인 효율로 연결해주는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과거 사람의 생각처럼 철도로 도시 네트워크를 발전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기반인 가상공간의 네트워크의 도약이 사실상 일어나고 있었다.

과거에는, 하나의 장소가 네트워크의 정점이었다면, 지금은, 개개인 스스로가 네트워크의 정점에 될 수도 있다.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모든 사람들에게 스마트폰이 주어진 시대다. 정적 네트워크를 넘어, 동적인 네트워크로, 흐름을 가속시키며, 우리 삶에 주요한 요소가 되었다.

결국, 예전에는 철도 네트워크를 통해, 효과적으로 연결된 도시를 기대했다면, 현재는 소프트웨어의 기반의 디지털 네트워크의 형식으로, 그 내용적 측면인 “연결”을 비교할 수 없이 효과적으로 성취되었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통적인 네트워크에서 기대할 수 있는 거의 대부분의 정보들을 디지털 데이터의 형식으로, 단 몇 번의 클릭과 터치로 실현할 수 있게 되었다.

3. 4차 산업과 도시 네트워크

4차 산업은 다양한 키워드로 나누어질 수 있다.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 클라우드, 에지 컴퓨팅, 사물인터넷, 초 연결, 5G, 자율주행, 드론, 병렬 컴퓨팅, 블록체인이 그 예들일 수 있다.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지만, 그 공통분모에는, (1) 4차 산업의 쌀인 “데이터”가 있고, (2) 그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 것인가(IOT, 5G, 초연결, 초저지연...)? (3) 그 데이터를 어떻게 프로세스(병렬, 에지 컴퓨팅, 블록체인...)할 것인가? (4) 그 데이터로 온 통찰(AI, 머신러닝...)을 어떻게 적용(자율주행, 드론...)할 것인가로 압축할 수 있다.

(1) 초연결 & 초저지연 & 초지능(초융합)

가상세계에 기반을 둔 네트워크는, 확장성, 개발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용이하다. 4차 산업의 주요한 키워드인 “초연결”은, 개인뿐 아니라, 도시의 사물 하나하나가 인터넷이라는 거대 네트워크에 연결이 되고, 데이터를 교환한다. 과거에도 가능했던 것이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현실의 사물을 인터넷 네트워크로 편입시켜, “초저지연”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가령, 자율주행의 경우, 초저지연이 필수적이다. 왜냐하면 ‘1000분의 1초’(1 ms) 수준으로 낮아지는 ‘초저지연’ 통신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1 ms의 경우, 100 km/h의 속도로 달리는 차량의 이동 거리는 약 27.77 cm를 이동한다고 한다. 만약 지연시간이 느려진다면, 2미터 혹은 10미터 이상 이동거리의 오차가 생겨,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네트워크를 더 강하고 넓게, 사물까지, 초저지연 연결을 구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도시에서 생성되고 소비되는 데이터를 모으고 연결하려는 것이다.

(2) 데이터 & 통찰

데이터(Data)는, 결국 정보(Information)로 정제되고, 정보는 통찰(Insight)로 압축되고, 통찰은 지능(Intelligence)으로 활용될 수 있다. 방대한 데이터와 효과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은 4차 산업의 중요한 키로 여겨진다. 예컨대, 이세돌 9단과 대결한 알파고의 학습량은 바둑 가사 1명이 하루에 3판을 둔다는 가정하에, 거의 1천 년에 이르는 학습량이라고 한다. 하지만 알파고는 4주 동안 100만 번에 달하는 대국 훈련할 수 있었다. 전적으로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하드웨어의 발전뿐 아니라, 절대적으로 소프트웨어 세상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구석기시대부터, 고대 그리스, 동서양의 수학, 과학, 철학 등의 지식을 누적시켜 왔듯이, 데이터의 활용과 통찰 또한 누적되며, 결과적으로 초지능이라는 도구를 만들어, 다양한 산업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3) 소프트웨어

4차 산업은, 소프트웨어 혁명이 그 중추라 볼 수 있다. 가령 컴퓨터 프로그램 혹은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특정 작업을 수행하는 프로그램 정도로 이해하면, 어떤 혁명이 왜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 생각한다. “소프트웨어”, 다른 말로 알고리즘 혹은 프로그램이라 불릴 수 있는데, 이는 인류가 역사를 통해 쌓아 올린 지식과 기술을, 실행 가능한 형태로 패키징 해놓아, 이동과 분배가 쉬운 형태의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수천 년 동안 쌓아 올린 지식체계의 어깨 위에 올라서서, 초당 수십 조번의 연산을 하는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하고, 데이터로 온 통찰을 가상의 네트워크를 통해 지구 어디에서나 실행할 수 있다는 것은, 인류 역사상 과거에 경험해 보지 못한 도구와 환경인 것은 분명하다.

4. 현실에서 가상으로 & 가상에서 현실로

세계 상위 10대 기업 중 8개 이상의 기업이, 소프트웨어 파워를 활용한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모으고, 프로세스하고, 데이터를 팔아서 수익을 만드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다. 마치, 국가가 길과 같은 사회와 도시의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시민들이 사용하듯이, 작금의 거대 IT 회사들은, 국경을 초월한 가상의 디지털 세상에서 그들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는 그 네트워크에서 사용하면서 데이터를 만들어내고, 그 데이터로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즉 그들이 구축해 놓은 네트워크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이고, 권력이고, 돈이 되는 것이다.

(1) 현실에서 가상으로: 장소에서 데이터로의 권력 이동

구글을, 오늘날 구글로 만들어준 구글의 검색 엔진도, 결국 입력한 키워드로 네트워크를 검색할 수 있게 도와준다. 즉,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는 문서, 즉 사이트의 지식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고.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사회관계 네트워크를 연결해주고 있다. 아마존도, 판매자와 구매자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제공해주고 있다. 이처럼 탑다운 방식의 네트워크뿐 아니라, 바텀업 방식의 네트워크, 즉 개인들이 모여 만드는 네트워크도 중요해지고 있다. 미국의 최대 소셜 뉴스 커뮤니티인 레딧도, 사람들의 관심사와 키워드에 맞게 소통할 수 있는 뉴스와 장을 제공해주고 있다. 실제 도시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가상의 세상에서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가상의 지식, 관계, 경제 등등의 다양한 네트워크들이 기회이고, 핵인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가상현실, 증강현실, 혼합현실 등등의 키워드와 패러다임은 현실세계를 보조하고, 증강시키는 것을 넘어, 디지털 네트워크 환경에서만 가능한 것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령 블록체인 컴퓨팅과 NFT(Non-Fungible Token) 기술로 디지털 자산의 가치가 현실 자산의 가치를 넘어서는 환경과 신뢰도 구축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메타버스의 세상 안에서 수익을 만들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가상의 도시와 네트워크 위계질서가 세워지고 있고, 학력, 피부색, 나이, 심지어는 동물의 모습의 아바타로, 지역에 상관없이 친구를 사귀고 경제활동을 하며, 다양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분명, 우리로 하여금 도시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Fig. 10. Joseph R. Biden Jr.’s presidential campaign introduced campaign signs in Animal Crossing (Left), Blockeley Minecraft Commencement 2020 (Middle), Family picture in Roblox (right).Fig. 10. Joseph R. Biden Jr.’s presidential campaign introduced campaign signs in Animal Crossing (Left), Blockeley Minecraft Commencement 2020 (Middle), Family picture in Roblox (right).

(2) 가상에서 현실로

앞서 살펴본 것처럼, 소프트웨어 기반의 가상공간은, 많은 장점들을 가지고 있으나, 현실세계와 상호 보완적인 발전이, 더 근본적인 지속 가능한 변화의 기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도 Sidewalks Labs를 통해서 스마트 시티를 연구하고 구축하고 있다, 즉, 구글의 강점인 소프트웨어 파워를 더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하드웨어로의 도시를 바라보고 있다고 생각한다. 페이스북도 BIM 팀을 통해서 건축 공간 데이터를 이해하고, 그들의 프로덕트를 실제 세상에 확장시키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아마존도 드론과 차량을 이용한 배송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즉, 현실의 한계가 가상의 네트워크를 촉진시켰고, 다시 가상의 네트워크가 현실을 역설계하는 관계도 나타난다.

변화가 빠르고, 쉬운 가상의 네트워크의 발전이, 역설적으로 현실의 발전을 견인하는 형국인 것이다. 개인적으로, 도시의 변화는 보수적여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변화의 주체인, 시민과 정부가 시간을 가지고 작은 변화의 모멘텀을 누적시킴으로써 방향과 속도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폭과 속도는 상대적으로 더딜 수밖에 없다는 단점도 있다. 따라서, 자본과 권력을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주체적으로 현실의 도시를 속도감 있게 개선시키려는 시도도, 부정적인 지점보다는, 긍정적인 시사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3) 가상연결에서 현실 모빌리티로

결국, 도시 네트워크는 연결이고, 전통적인 관점에서는 이동을 나타낸다. 결국 실제적인 이동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특별히, 우리 앞에 성큼 다가온 자율주행이 그러하다. 이동수단으로 여겨졌던 자동차가, 배터리, 컴퓨팅, 소프트웨어, 그리고 네트워크 파워를 활용하여, 이동수단뿐 아니라,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증강, 변화시킨 것처럼, 스마트 모빌리티는 우리 도시와 삶에 또 다른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크고 다재 다능한 스마트폰 타고 다니며, 이동으로서의 네트워크뿐 아니라, 실제와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장소로서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변화는 마차, 자동차 등의 이동수단 발달, 그리고 그 이동 네트워크의 확장이, 도시 네트워크의 흥망성쇠 사이클처럼, 도시 네트워크에 유의미한 변곡점을 가져다 줄 것이라 생각한다. 도요타의 우븐 시티(Woven City) 그리고 현대기아차의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이 흥미로운 이유다.

(4) 도시 네트워크의 역할은?

처음의 질문을 다시 상기해보자, 무엇이 변할 것이고, 무엇이 변하지 않을 것인가? 그 가운데 도시는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가? 과연 물리적인 도시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어떤 기회가 도시에 존재할까? 4차 산업의 파도는, 사실상 굉장히 보수적이고, 보수적여야만 하는 도시디자인과 도시계획에 많은 도전을 하고 있는 현실이다.

도시 네트워크들은 정치가, 행정가, 권력가 군사참모에 의해 주도되기도 했었다. 전문화 세분화되면서, 도시 디자이너와 계획가, 혹은 건축가들이 이러한 네트워크들의 설계에 참여하는 부분도 있었다. 도시 문화적, 혹은 국가의 정치 경제적 관점으로도 네트워크들은 사용되기도 한다. 도시 네트워크가 가상의 네트워크와 병합 이동하면서, UI, UX, 가상현실 디자이너들의 시각으로 네트워크들이 디자인되기도 한다. 연결이라는 본질을, 사람, 물류, 혹은 문서의 이동, 이제는 가상 네트를 통한 데이터의 이동으로 네트워크를 의도들에 맞게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발전을 가속시키고 누적시켜, 보다 편하고, 효율적이고, 다양한 연결을 계속해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거대 독점적 네트워크와 그 네트워크를 통해 확보된 데이터는 양날의 검과 같다. 마치, 터널, 다리, 도로를 독점케 하는 민자사업처럼, 독점적 네트워크와 데이터 중심의 사회는, 프라이버시와 비주류의 데이터는 경시되는 사회가 될 수도 있다. 권력을 가진 승자 독식의 네트워크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고, 다각도로 설계되어야 할 도시 네트워크도 권력자의 니즈에 맞추어 디자인될 수 있다.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좀 더 편리하고, 계산 가능한 오류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가려고 한다. 결국, 데이터로 천편일률적인 도시의 예측 가능한 윤곽만을 바라보면, 개개인의 삶과, 필요, 욕망, 더 나아가 개성 있는 도시 장소와 독창성은 용납되지 않을 수도 있다.

과거 100년 전의 사람들이 현대의 도시를 상상한 것처럼, 현재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다. 하지만, 어떤 권력이 주도권을 잡고, 어떤 네트워크를 디자인하며, 어떤 기술들이 주류로 활용되고, 이어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즉, 변화하지 않는 본질의 재료는 무엇인지, 어떤 것이 그 재료를 다루기 위해 진화되는 도구들인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 후, 지난 20년간의, 누적시켜온 발전은 참으로 경이로웠다. 하지만, 앞으로의 5년 10년의 도전과 변화는 더 눈부실 것이라 기대한다. [이남주]■

Metro-localism_메트로 로컬리즘

1. 들어가는 말

스마트폰을 손에 떼놓고 살 수 없는 우리의 삶에서 네트워크 개념은 의식하지 않더라도 깊숙이 들어와 있으며, 도시 분야에서도 분석, 계획 또는 디자인을 할 때 항상 고려하는 요소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기술혁신을 통해서 앞선 글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연결망의 고속화, 소프트웨어의 고도화, 데이터 축적과 사용 방식의 혁신화를 통해서 교통 네트워크와 같은 물리적인 연결 이외에 가상 네트워크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가 되었다.

이 글에서는 도시 네트워크가 역사적으로 어떻게 도시에 대한 권리(the right to the city, 도시권(都市權))를 구현할 수 있게 했으며, 현대 도시 거주자들이 도시를 주도적으로 사용하고 즐기는 방식들을 통해서 기존 도시 구조와 위계가 다른 건축 공간 중심의 네트워크가 파생되는지 대도시 서울권역(Metro Seoul)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리서치를 통해서 밝혀보고, 앞으로의 도시가 어떤 모습을 할지 예측하고자 한다.

2. 도시에 대한 권리(the right to the city)와 도시 변형

도시권은 앙리 르페브르(Henri Lefebvre)가 1968년 출간한 ‘도시에 대한 권리(the right to the city)’에서 주창한 개념이다.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사상의 자유와 함께 자유, 소유권, 안전, 압제에 대한 저항의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한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13)과 인간의 자유권, 사회권, 연대권을 담은 세계인권선언14)처럼 도시에 사는 거주자들은 도시를 사용하고 즐기고 그로 인해 행복할 수 있는 권리가 도시권이다. 즉, 도시에 사는 거주자들은 천부인권과 마찬가지로 도시에서 살기 때문에 자유, 행복, 평등한 도시 전유(appropriation), 참여를 통한 연대를 할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15) 앙리 르페브르의 개념이 근대 도시를 대상으로 전개되었고, 시민과 도시 거주민 개념이 근대 이후에 발생하였지만, 정치 참여 주체들이 정치적인 발언을 하고 도시에서 사회적 활동을 했던 공간은 시대별로 존재했고, 도시 네트워크와 연관하여 형성되었다. 로마시대에는 교통 네트워크인 카르도(cardo)와 데쿠마누스(decumanus)가 만나는 교차점 또는 대로와 접하는 부분에 광장인 포럼(forum)이 형성되었고, 중세시대는 산 또는 바다에 위치해서 구불구불한 좁은 길로 연결되었지만 길이 만나는 성당과 시청앞 공간에는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이 도시의 주요 공간이었다.[그림 11]

Fig. 11.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1559 (oil on oak panel), Bruegel, Pieter the Elder (c.1525-69) ⓒ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Austria / Bridgeman Images Retrieved from https://www.bl.uk/collection-items/the-fight-between-carnival-and-lent.Fig. 11.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1559 (oil on oak panel), Bruegel, Pieter the Elder (c.1525-69) ⓒ Kunsthistorisches Museum, Vienna, Austria / Bridgeman Images Retrieved from https://www.bl.uk/collection-items/the-fight-between-carnival-and-lent.

1차산업혁명 후, 격자 도시 체계가 모델이 된 근대 도시는 마차 대신 차량, 철도 교통이 교통 네트워크의 근간이 되고, 전화, 전보 같은 통신 네트워크가 발전하면서 정보를 교환하던 광장의 역할은 축소되었다. 그로 인해 주 도로의 교차점에 광장을 계획하는 것보다는 일정한 거리마다 광장 대신 공원을 계획했다. 세르다(Ildefons Cerda)가 계획한 바르셀로나의 에이샴플라(Eixample)가 대표적인 예로, 공원은 집회 장소로 사용되는 것처럼 정치적 성격을 띠기도 했지만,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광장과 달리 도시민들에게 자연을 경험하게 하는 보편적인 휴식공간이었다.[그림 12]

Fig. 12. Project for the Extension of Barcelona and its port. April 1859 version, approved by Royal Order of 7 June, 1859 and lithographed at a scale of 1:15. Cerda chose to highlight his ruralizing objectives by his use of green for the interior of the interways, and to emphasise, through the title, the importance he attributed to the “enlargement” of the port. SOURCE: Undated lithograph, 80.5*117.5 cm. Ajuntament de Barcelona, Arxiu Historie de la Ciutat, IG 2947. Photograph by Index. from Ildenfons Cerda. (1999). Cerda: The five bases of the general theory of urbanization. Arturo Soria y Puig (Eds.). S.A.: Electa Espana.Fig. 12. Project for the Extension of Barcelona and its port. April 1859 version, approved by Royal Order of 7 June, 1859 and lithographed at a scale of 1:15. Cerda chose to highlight his ruralizing objectives by his use of green for the interior of the interways, and to emphasise, through the title, the importance he attributed to the “enlargement” of the port. SOURCE: Undated lithograph, 80.5*117.5 cm. Ajuntament de Barcelona, Arxiu Historie de la Ciutat, IG 2947. Photograph by Index. from Ildenfons Cerda. (1999). Cerda: The five bases of the general theory of urbanization. Arturo Soria y Puig (Eds.). S.A.: Electa Espana.

3. 가상 네트워크와 현대 도시의 도시권 향유

21세기 현대로 들어서면서 도시는 더욱 거대화되고, 고밀화되면서 도시 거주민들은 하루에 주로 머무는 공간에서 일상 생활을 영위하고, 도시권을 누리고자 한다. 일터가 밀집한 중심 지역에 있는 사람이든 집 근처 동네에서 생활을 하는 사람이든 마찬가지이다. 직주 근접의 삶을 찾는 경향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자신이 주로 머무는 곳에서 도시 공간을 전유(appropriation)하고, 참여하고자 하는 경향은 서울을 포함한 밀도가 높은 아시아 대도시에 더욱 잘 나타나며, 4차 산업 기술혁신16)을 통해 구현된 가상 네트워크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근대 도시 모델의 급진적 변화에는 새로운 교통 네트워크, 통신 네트워크 발전이 기여한 것처럼 가상 네트워크 중심으로 변화하는 교통, 통신 네트워크가 또 다른 도시 모델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4. 도시 공간 횡단하기

2021년 현재, OTT 서비스로 영화를 골라보고, SNS로 기획하여 나를 알리고, 정보를 취합한다. 내가 먹고 싶은 음식은 배달 앱으로 주변 상가에 배달하거나, 리뷰를 보고 선택한 후 먹으러 나간다. 스마트폰은 이 과정을 더욱 쉽고 편하게 도와주고 있으며, 자율 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가 보편화된다면 이는 제2의 스마트폰 이상이 될 거라 예측한다. 우리 주변의 모든 기술혁신은 커스터마이징을 응원하고 있으며 모두 개취 존중의 시대를 즐기고 있다. 이로 인해 개인들은 도시 공간, 건축 공간도 선택하여 횡단한다. 과거처럼 영화를 보려면 종로3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넷플릭스로 보고, 특별한 체험을 위해서는 아이맥스 영화관을 가는 선택을 하고, 전자책을 읽거나 택배 배송으로 책을 구입하다가 특별히 큐레이션(curation)된 책만의 공간을 체험하고자 할 때 이태원의 독립 서점을 방문한다. 이태원, 연희동, 종로, 신사동, 방배동이 지역만의 특성이 생기고, 하나의 도심 의미가 사라지고 있다. 가상 네트워크가 시공간을 초월하여 나를 내가 원하는 모든 것과 연결해주고, 동시에 나는 집과 일터에 오래 머무를 수 있게 되면서 나에게 특별한 삶의 리듬, 동네, 이웃의 의미가 더 강해질 것이다. 즉, 집에서 줌을 통해서 송년회를 하거나 미팅을 하고, 다른 한편으로 나와 내 커뮤니티 도시를 즐기는 장면은 코로나로 부각되었지만,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5. 강남역 사거리

Fig. 13. Gangnam everyday network (based on google earth). from Design studio cooperative works. (2020). professor: Jaewon Yi, drawing: Juneyoung Lee, Ayoung Lee, Research: Yongbin An, Juneyoung Lee, Ayoung Lee, Museong Lee, Seunggyun Park, Junhyung Jo, Borim Kim, Jiwoo Kim, jiyeon Yoon, Changhyun Cho. Department of architecture, Hanyang University Erica.Fig. 13. Gangnam everyday network (based on google earth). from Design studio cooperative works. (2020). professor: Jaewon Yi, drawing: Juneyoung Lee, Ayoung Lee, Research: Yongbin An, Juneyoung Lee, Ayoung Lee, Museong Lee, Seunggyun Park, Junhyung Jo, Borim Kim, Jiwoo Kim, jiyeon Yoon, Changhyun Cho. Department of architecture, Hanyang University Erica.

지하철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 공간으로 오전 7‒9시, 오후 6‒8시에 출퇴근 인파로 붐비는 장소이다. 유동 인구 집계뿐 아니라 카드 사용량, 교통량, 맛집 순위 등을 통해서 이 공간의 인구밀도, 수요, 도시 사용 패턴 등이 항상 업데이트된다. 데이터 축적 및 분석 기술이 발달하면서 정교해지고, 새로운 데이터도 파생되지만, 많은 결과들은 여전히 강남대로와 테헤란로변의 길과 블럭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다른 변수가 이 도시의 작동과 위치를 다르게 설명하고 있다. 많은 쇼핑 샵 중 사람들을 많이 머물게 하는 체험형 오프라인 공간, 택배 라이더들이 움직임과 쉬어가는 공간, 공간 정보를 전달하는 건물 파사드 이미지 체계, 대로 너머 도시 블럭 안쪽에 있지만 도시 거주민의 일상에 활력을 제공하는 공원의 역할, 퇴근 후 새로운 일상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원데이 클라스와 작은 서점 공간. 이 공간과 사람들의 일상 또는 비일상의 동선 시스템을 따라가다 보면 강남역 블럭은 강남대로, 테헤란로 중심이 아닌 내부 블럭까지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그림 13] 이 변수들은 정량화될 수 있는 데이터가 아니라서 직접 도시에 뛰어들어 추적하고, 만나서 기록하면서 발견하고,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으로써 보편적일 수도 있지만, 개인적이면서 특수한 도시 변수(urban physical/social variables)이자 솔직하게 도시의 작동을 드러내는 정보이기도 하다. 도시 거주민들이 도시 공간을 자기만의 방식대로 사용하는 방식과 스마트 폰으로 연결되는 가상 네트워크를 통해서 찾는 실제 공간들의 활성화가 강남 블럭의 위계를 사거리 도로변 중심에서 도시 블럭 전체로 해체하고 있다. 

6. 과천

Fig. 14. New generation commune. from Design studio works. (2020). professor: Jaewon Yi, student: Eungang Ko, Junhyung Jo. Department of architecture, Hanyang University Erica. Fig. 14. New generation commune. from Design studio works. (2020). professor: Jaewon Yi, student: Eungang Ko, Junhyung Jo. Department of architecture, Hanyang University Erica.

과천은 정부종합청사를 건립하면서 형성된 서울의 위성도시이다. 청계산과 관악산의 아름다운 풍광에 둘러싸여 있으면서 작은 규모의 밀도를 조절해서 계획한 도시였다. 세종시가 건립되어 정부 기능이 이전하고, 재건축이 시작되어 고층 아파트로 밀도가 높아지고, 과천 확장 계획이 발표되면서 기존 과천의 가치를 이어가고 싶은 주민들의 정치적인 의식이 높아졌다. 그래서 과천에는 환경, 지방자치 등에 의견을 제시하는 풀뿌리 운동을 하는 단체, 도시공간 등이 많이 생겼고, 국회의원 선거보다 지방의원 선거가 더 관심을 받는 도시가 되었다. 다양한 연령대의 과천시민들과 인터뷰, 참여 리서치를 통해서 풀뿌리 운동은 블로그, 인터넷 공간에서 도움을 받았지만, 실질적으로는 도시 공간인 카페, 지역 사람들 간의 모임 등을 통해서 더 강화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과천에서 태어난 젊은 층의 자발적인 문화 활동이 또 다른 원동력임을 발견했다.[그림 14] 과천은 과거 행정도시에서 풀뿌리 정치 문화가 있는 지역으로 지역성(locality)이 도시 거주민이 형성한 공간과 네트워크로 강하게 유지가 되고 있는 공간인 것이다.

7. 메트로 로컬리즘_Metro-localism

앞의 리서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앞으로 도시는 길을 따라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일상의 거점이 개인의 중심 공간이 되고, 강남 내부 블럭이 활성화되고, 위성도시가 지역성을 가지게 되는 과정에서 도시 거주민들의 인적 네트워크와 함께 가상 네트워크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도시는 위계를 가지고 형성되었고, 그 위계를 지시하는 빅데이터로 이해하기 쉬웠지만, 앞으로는 상호적인 가상네트워크 중심의 연결과 지역의 숨은 연결이 작은 도시, 건축공간을 드러내고, 영역을 확장시킬 것이다. 이 과정에서 도시를 전유하고, 참여하고, 향유하고자 하는 개인들이 자기만의 사회적인 범위와 방식으로 도시 곳곳에 침투하면서 앞의 도시 건축 공간은 더욱 많아지고 세분화되고 연결될지 모른다. 지금 현재 아지트 공간이 어디든 생겨나고, 사람들을 모이게 하고, SNS라는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모습이 하나의 단편이다. 도시권을 획득하고자 하는 개인의 욕구가 어디에서나 다른 방식으로 표출되는 지금과 미래에는 기차와 가솔린 자동차로 만들어진 대로 중심의 격자형 도시에 지역, 동네, 하나의 공간으로 형성되는 ‘로컬’을 느슨하고 때로는 강하게 연결하는 도시가 겹쳐지는 메트로 로컬리즘(Metro-localism)이 실현될지 모른다. 이와 같은 상상과 예측은 1960년대에 실험적인 건축가 그룹 아키줌(archizoom)이 제안한 노스톱 씨티(no stop city)[그림 15, 16]가 그리드 방식이 아닌 네트워크 방식으로 2021년이 대도시에 겹쳐지는 모습일 거 같다. [이재원]■

각주
1)G. R. Halegoua, Smart Cities (MIT Press, 2020).
2)H. J. Kim, TTA Journal, no. 170, 66-67 (2017).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Article.do?cn=JAKO201764656421523&dbt=NART.
3)N. D. Kim, Rebirth of Space, Trend Korea 2019 (Seoul, Window of Future, 2018), pp. 339-366.
4)Maeil Business News Korea, Special Report - Urban agriculture is reborn (2020). Retrieved from https://www.mk.co.kr/news/economy/view/2020/07/763125/.
5)The Science Times, Completely autonomous driving basis in 2022 (2018). Retrieved from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Trend.do?cn=SCTM00173322&dbt=SCTM.
6)Kukto Mail News, Marine drone technology launches the first drone delivery service in Korea (2021). Retrieved from http://www.pmnews.co.kr/104176.
7)Ministry of the Interior and Safety, Press release report 3(7), 1-10 (2018). https://www.innogov.go.kr/ucms/bbs/B0000037/view.do?nttId=730&menuNo=300083&pageIndex=27.
8)The30F (n.d.). Retrieved from http://www.the30f.com/.
9)Ministry of Land, Infrastructure and Transport, Press release news (2016). Retrieved from https://www.molit.go.kr/USR/NEWS/m_35045/dtl.jsp?lcmspage=1&id=95077872.
10)H. S. Sagong et al., Strategy to build a “digital twin space (DTS)” that will lead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 KRIHS Policy Brief, No. 661 (2018). Retrieved from https://www.krihs.re.kr/issue/cbriefList.do.
11)Spatial How Work Should Be (n.d.). Retrieved from https://spatial.io/.
12)Government of Dubai The Executive Council (n.d.). Retrieved from https://tec.gov.ae/en/dubai-plan-2021.
13)Hyun Soo Kang, Space&Environment 32, 45 (2009).
14)lbid., p.48.
15)구체적으로 도시에 대한 권리는 도시라는 상품이 아닌 작품에 대한 권리, 참여와 소유가 아닌 전유의 권리, 도시 생활에 대한 권리, 부활된 도시 중심성에 대한 권리, 만남과 교환의 장소에 대한 권리, 생활 리듬과 사용에 대한 권리, 완전하고 완벽한 시간과 장소의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권리라고 앙리 르페브르는 주장한다. lbid., p.51-52.
16)가상 네트워크-블록체인, 인공지능, 머신러닝,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통신 네트워크-초연결, 5G, 교통 네트워크- 자율주행, 드론, 등으로 앞의 글(이남주)의 4차산업의 키워드를 참고하여 정리하였다.
물리대회물리대회
사이언스타임즈사이언스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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