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지난호





|

특집

아인슈타인의 한계를 넘어서

블랙홀, 중성자별 그리고 수치상대론

작성자 : 김진호 ㅣ 등록일 : 2021-07-12 ㅣ 조회수 : 3,179 ㅣ DOI : 10.3938/PhiT.30.017

저자약력

김진호 박사는 2012년 서울대학교에서 천체물리학으로 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2012년부터 서울대학교 및 미국 노트르담 대학교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한 후, 2017년부터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 및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상대론적인 수치 시뮬레이션을 이용하여 블랙홀, 중성자별과 같은 밀집성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물리적인 현상에 대한 수치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jkim@kasi.re.kr)

Black Hole, Neutron Star and Numerical Relativity

Jinho KIM

Compact stars, e.g., black holes and neutron stars, are the most energetic objects in astrophysics. These objects are accompanied by extremely strong gravity and a high velocity, which approaches the speed of light. Therefore, compact objects should be dealt with in Einstein’s relativity. This article will briefly introduce a numerical method that will allow us to obtain general solutions in general relativity. Several applications using numerical relativistic simulations will also be presented.

왜 상대성 이론인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별도 태어나고 죽음을 반복하며 우주를 구성하고 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주어진 환경과 본인의 유전자적 특성에 따라 삶의 궤적이 다르듯 별 또한 그 질량과 구성물질에 따라 별의 진화가 달라진다. 이 중 태양 질량의 약 8배 이상의 무게가 매우 무거운 별의 죽음은 이보다 가벼운 별과 전혀 다른 진화 과정을 따른다. 즉 질량이 높은 별의 마지막은 밀도가 매우 높거나 중력이 매우 큰,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볼 수 있었던 ‘가르강튀아’와 같은 천체, 밀집성(중성자별 또는 블랙홀)이 된다.(블랙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가르강튀아를 차용했다. 영화 속 가르강튀아는 거대질량 블랙홀로 일반적인 별 질량 블랙홀과는 생성 기작이 다르다.)

Fig. 1. Size of a black hole having one earth mass is same as ten Korean Won.
Fig. 1. Size of a black hole having one earth mass is same as ten Korean Won.
[Table 1] Dimensionless compactnesses and rotation speeds at the surface of various astronomical objects.
Table 1. Specifications of PLS-II Linear accelerator.
천체
표면 중력장 (GM/Rc2)
표면 회전 속도 (v/c)
블랙홀
0.5
n/a
중성자별
0.2
~ 0.2
백색왜성
0.0003
0.0003
태양
10-6
7×10-6
지구7×10-10
1.6×10-6

밀집성은 큰 질량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림 1]과 같이 지구가 블랙홀이 되기 위해서는 지구 질량은 그대로인 채로 10원 동전 크기인 직경 18 mm 크기로 수축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밀집성은 높은 질량에 비해 크기가 매우 작기 때문에 중력장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 강한 중력으로 인해 주변의 빛이 크게 휘어지거나 빛 자체가 빠져나오지 못하는 천체가 된다. 또한 밀집성 자체나 그 주변 물질의 움직임은 강한 중력 에너지에 의해 빛의 속도에 근접한 속도로 운동한다. [표 1]은 다양한 천문학적 천체에 대한 중력장의 크기와 속도를 차원이 없는 물리량으로 표시한 것이다. 블랙홀과 중성자별과 같은 밀집성은 다른 천체에 비해 중력장이 매우 강하고 그 움직임이 매우 빨라 빛의 속도에 근접한다. 그리고 이러한 천체에 대한 구조와 운동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방정식을 푸는 것이 필요하다.

수치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접근: 수치상대론

Fig. 2. Foliation of the spacetime <em>M</em> by spacelike hypersurfaces.Fig. 2. Foliation of the spacetime M by spacelike hypersurfaces \(\small \Sigma_t\).

밀집성에 대한 연구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방정식을 푸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정식은 10개의 식이 비선형적으로(non-linear) 복잡하게 얽혀 있는(coupled) 텐서 편미분 방정식이다(partial differential equation, PDE). 그리고 이 방정식의 해는 특별한 가정을 한 매우 제한적인 경우에만 알려져 있고 일반적인 해는 아직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이 방정식을 풀기 위해서는 컴퓨터를 이용한 수치적인 계산을 하는 것이 현재로써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럼 이 방정식을 수치적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까? 우리는 4차원 시공간에 대한 정보를 알고 싶다. 따라서 수없이 많은 격자로 구성된 휘어진 3차원 공간을 켜켜이 쌓아 올려 완전한 4차원 공간을 구성하는 방법을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한다[그림 2]. 이러한 방법을 3+1 정규화(3+1 formalism)라고 말한다.1)

3+1 정규화 방법을 아인슈타인 장방정식에 적용해 보면 시공간의 진화에 대한 쌍곡선 편미분 방정식(hyperbolic PDE) 형태의 진화 방정식(evolution equation)과 타원 편미분 방정식(elliptic PDE) 형태의 제약 방정식(constraint equation)으로 분해할 수 있다. 수학적으로는 시공간의 진화 방정식을 풀면 제약방정식은 항상 만족하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문제는 수치적인 계산은 언제나 절단오차(truncation error)나 반올림 오차(round-off error)와 같이 피할 수 없는 오차를 동반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오차가 진화방정식에 들어감으로써 기하급수적인 제약방정식 위배(constraint violation) 발생의 원인이 된다. 따라서 수치 계산의 성패는 피할 수 없는 제약 방정식 위배를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에 달려있다.

역사적으로 이것을 잘 관리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 번째는 켜켜이 쌓아올린 3차원 공간에 대하여 제약방정식을 모두 푸는 방법이다(constrained evolution method). 하지만 제약 방정식은 타원 편미분 형태의 방정식으로 쌍곡선 편미분 형태의 진화 방정식보다 극단적으로 많은 수치 계산을 요구하게 된다. 따라서 이 방법은 3차원 수치 계산에서는 아직까지는 쓰기 힘들고 대칭성을 고려한 1차원 혹은 2차원 시뮬레이션에서 주로 사용한다. 두 번째 방법은 진화 방정식에 제약 방정식을 다양한 방식으로 적절히 섞어 넣어 제약 방정식 위배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방지하는 방법이다. 대표적으로 BSSN 방법이 많이 쓰이고2)3) 여기에서 파생한 다양한 방법들을 이용해 경험적으로 제약 방정식 위배를 관리한다.4)5)

상대론적 유체역학

앞서 얘기한 아인슈타인의 장방정식은 시공간의 휘어짐의 시간적 진화에 대한 방정식이다. 따라서 물질이 없는 블랙홀에 대한 수치 시뮬레이션은 아인슈타인 방정식 풀이로 충분하다. 하지만 중성자별 자체와 블랙홀 주위의 물질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현상에 대한 연구를 위해서는 아인슈타인 장방정식 외에 휘어진 시공간에서 물질의 운동에 대한 방정식을 함께 풀어야 한다. 그리고 장방정식과 물질에 대한 방정식은 서로 얽혀 있어 휘어진 시공간이 물질의 움직임을 결정하고 다시 물질의 분포와 운동이 시공간의 휘어짐을 결정한다. 

상대성 이론에서 물질의 움직임은 측지선 방정식(geodesic equation)으로 기술한다. 즉 물질 하나하나를 모두 기술할 수 있다면 단순히 측지선 방정식의 풀이를 지속해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접근은 미래에 아무리 컴퓨터가 발전하더라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중성자별을 기술하기 위해서 태양질량의 1.4배 질량을 가진 중성자별의 모든 중성자의 움직임을 기술한다면 대략 1057개의 중성자의 움직임을 계산해야 한다. 현재 N-body 계산의 한계가 106개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에는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도 계산이 불가능한 것이 자명해 보인다. 따라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통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즉 국소 영역에서 기체 입자가 단위 부피에 몇 개가 있는지(밀도), 기체 입자의 전체적인 움직임이 어떤지(속도) 그리고 기체들의 불규칙적인 움직임 및 충돌(온도 및 압력)을 통해 기체에 대하여 기술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으로 기체 혹은 액체를 기술하는 방법을 유체역학이라고 한다.

뉴턴 역학에서 유체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은 현재 7대 밀레니엄 난제에 들어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일반해가 아직까지는 발견되지 않았고 컴퓨터를 이용한 수치 시뮬레이션에 의존하고 있다. 휘어진 시공간에서의 유체의 움직임을 다루는 상대론적인 유체역학의 일반해는 더더욱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수치 시뮬레이션을 이용해야만 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Fig. 3. Grid structure of the finite volume method (FVM) for numerical fluid dynamics. FVM enforces a local conservation of the conservative variables () in a control volume.Fig. 3. Grid structure of the finite volume method (FVM) for numerical fluid dynamics. FVM enforces a local conservation of the conservative variables (\(\bar{\small U}\)) in a control volume.

유체역학 수치 시뮬레이션에는 유한체적법(finite volume method)을 많이 사용한다. [그림 3]과 같이 유한체적법은 그리드(control volume)를 대표하는 값으로 부피 평균된 값(\(\Large \bar{\small U}\))을 사용한다. 그리고 그리드 표면에서 표면 평균된 플럭스(\(\Large \bar{\small F}\))를 구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Large \bar{\small U}\)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본다. 이 유한체적법을 이용하면 보존 방정식을 반올림 오차 범위로 만족하는 수치 계산을 진행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반올림 오차는 절단 오차에 비해 매우 작다). 이를 통해 유체의 총 질량, 운동량과 에너지와 같이 수치 시뮬레이션을 지속하는 동안 보존되어야 하는 물리량을 매우 정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다.

상대론적인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은 뉴턴역학에서의 시뮬레이션과 비교해 몇 가지 큰 어려움이 존재한다. 첫 번째로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물질은 빛의 속도를 넘을 수 없다. 하지만 수치 계산 과정 중에 유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를 넘게 되면 모든 물리 법칙이 깨지게 되고 더 이상 계산을 진행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문제는 제트와 같이 유체의 속도가 빛의 속도에 매우 근접해 로렌츠 인자(Lorentz factor)의 값이 큰 시뮬레이션에서 잘 나타난다. 두 번째 어려움은 보존 변수(conservative variable)와 원시 변수(primitive variable) 사이에 해석적으로 변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따라서 수치적으로 변환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는 해가 없거나 여러 해가 존재하거나 빛의 속도를 넘는 등 상대론적인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야기하는 원인이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수치 계산에 많은 안전장치를 도입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하게 작동하는 장치는 아직 없는 상황이다.

중성자별 시뮬레이션

별은 수축하려고 하는 중력과 바깥으로 밀어내려고 하는 압력에 의해 평형을 이루고 있는(정역학적 평형에 있는, hydrostatic equilibrium) 천체이다. 우리가 아는 태양과 같은 일반적인 별은 별 내부 핵융합에 의해서 매우 뜨거운 상태다. 즉 별은 온도와 복사에 의한 압력으로 중력과 평형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별의 진화의 마지막 단계에 만들어지는 백색왜성과 중성자별은 내부의 모든 핵융합이 멈춘 상태로 온도에 의한 압력을 더 이상 줄 수 없다(온도가 0K라는 것이 아니라 온도로 주는 압력이 다른 압력에 비해 매우 작다).

여기서 비교적 질량이 작은 별(태양 질량의 약 8배 이하의 별)의 마지막은 백색왜성으로 진화하는데 이 천체는 전자의 축퇴압으로 유지된다(높은 질량의 백색왜성은 상대론적 전자의 축퇴압). 그리고 비교적 무거운 별(태양 질량의 약 8배 이상의 별)은 최종적으로 찬드라세카 한계 질량(태양 질량의 약 1.4배)을 넘어서게 되면서 더 이상 전자의 축퇴압으로 유지되지 못하고 중성자별로 진화한다.

축퇴압으로 유지되는 별은 우리가 아는 상식과는 조금 벗어난 특징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별은 질량이 커질수록 그 크기와 밝기가 모두 커지게 되지만 축퇴압으로 유지되는 별은 질량이 커질수록 별의 크기가 작아지는 특징이 있다.

이제 중성자별 내부로 들어가면서 중성자별 내부에서 어떠한 일이 발생하는지에 대하여 알아보자. 중성자별 표면에서 내부로 들어가면 물질이 점점 응축되어 밀도가 107 g/cm3에 이르게 되는데 이 밀도에서 역 베타붕괴(inverse beta decay)가 일어나게 된다. 역 베타붕괴란 물질의 원자핵 속의 양성자가 전자와 결합해 중성자로 변하게 되는 과정이다. 즉 이 과정을 통해 원자의 핵이 점점 중성자가 많은 상태로 변하게 된다. 또한 많은 중성미자(neutrino)가 방출된다. 이제 조금 더 내부로 들어 가보면 밀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원자의 핵이 더 많이 중성자로 변하게 된다. 밀도가 4.3\(\times\)1011 g/cm3에 이르게 되면 원자 속의 중성자가 지나치게 많아지게 되어 더 이상 안정된 원자로 유지되지 못하게 되면서 중성자가 원자 속에서 튀어 나오기 시작한다(중성자 드립, neutron drip). 따라서 이렇게 나온 중성자는 어디에 속박되지 않은 자유 중성자를 구성하게 되는데 이는 중성자로 이루어진 초유체(superfluid)를 구성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태는 1014 g/cm3 정도까지 유지되고 이보다 더 높은 에너지 상태에 대한 것은 아직까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따라서 중성자별의 구조를 알기 위해서는 앞에서 설명한 다양한 밀도에 따라 물리적 상황에 맞는 압력에 대한 정보를 잘 알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밀도-압력에 대한 정보를 알면 중성자별의 구조에 대하여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보를 물질에 대한 상태방정식(equation of state)이라고 한다. 중성자별의 내부물질 특히 밀도가 1014 g/cm3 이상의 중성자별 중심은 아직 미지의 영역이고 다양한 물질의 상태 그리고 구성물질에 따라 다양한 상태방정식이 제시되고 있다.

그럼 중성자별 모델은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중성자별 내부 고밀도 영역에 대한 상태방정식이 주어지면 이것을 이용하여 상대론적인 정역학적 평형 상태에 대한 식(Tolmann-Oppenheimer-Volkoff equation, TOV)을 풀이함으로써 우리는 중성자별에 대한 모델을 구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손으로 풀 수는 없고 수치적인 방법을 통해서 구할 수 있다.

그러나 구대칭을 가진 중성자별의 모델을 구하는 것은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실제 관측되는 중성자별(펄서)은 보통 빠르게 회전하고 있어 회전하는 중성자별의 모델을 구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빠르게 회전하는 별의 경우에는 중력과 압력뿐만 아니라 회전에 의한 원심력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별의 구조 자체가 구대칭이 아닌 축대칭인 2차원 모델을 구현해야 되기 때문에 매우 까다롭다.

Fig. 4. A two-dimensional density profile of the rapidly rotating neutron star. y-axis is a rotating axis, and the profile is symmetric about the x-axis (equator). The color-coded rest mass density (normalized by 6.3×1017 g/cm3), and several isodensity contours of the rotating neutron star are shown.

[그림 4]는 회전하지 않는 중성자별에서 점점 회전을 증가시켜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의 모델을 구한 것이다. y축으로 회전을 하고 있으며 x축은 적도축으로 적도축을 경계로 대칭성을 가지고 있다. 색상은 밀도를 의미하고 크기는 중성자별의 적도축 크기로 정규화했다. 영상에서 알 수 있듯 중성자별의 회전을 증가시킬수록 원심력에 의해서 점점 별이 찌그러져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다. 회전속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게 되면 별 표면이 케플러 운동 속도보다 커지게 되고 이 순간 별 표면의 물질은 별 표면에서 튕겨 나가게 된다. 그리고 더 이상 안정된 별을 생성할 수 없게 된다(mass shedding limit).

이제 이 중성자별 모델을 이용해 앞서 개발한 수치 코드와 접목시켜 보자. 우리가 피부를 살짝 눌렀을 때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과 마찬가지로 모든 역학적 평형 상태에 있고 안정한 상태에 있는 물체는 살짝 건드렸을 때 원래 상태로 돌아오고자 하는 성질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북을 쳤을 때(평형 상태에서 살짝 건드렸을 때) 원래 상태로 복원하려는 성질로 인해 북의 표면은 진동하게 된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북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또한 우리가 소리를 듣고 북이라고 알 수 있는 것은 북의 모양과 크기로 결정되는 특정 주파수를 우리가 듣기 때문이다. 이것은 별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별의 질량과 크기 그리고 내부 구성 물질에 따라 별은 특정 주기로 진동을 할 수 있다. 태양의 경우 이러한 진동에 대하여 매우 정확하게 알려져 있다. 이것은 모든 평형 상태에 있는 별에 적용 할 수 있는 것으로 중성자별에 대하여서도 적용할 수 있다. 이러한 연구를 성진학(stellar seismology)이라고 한다.

Fig. 5. Pulsation modes of the rapidly rotating neutron star.Fig. 5. Pulsation modes of the rapidly rotating neutron star.

이제 그림 4에서 구한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 모델을 이용하여 앞서 개발한 상대론적인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코드를 이용하여 역학적 진화를 통해 중성자별의 진동을 볼 것이다. 이를 통해 중성자별의 질량, 크기, 모양 및 구성물질에 따라 나오는 고유 진동수를 볼 수 있다. 특히 중성자별의 내부 구성 물질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고 다양한 상태방정식이 제시되어 있는데 다양한 상태 방정식에 따라 (마치 북을 크기와 무게 그리고 무슨 물질로 만들어지는지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듯) 진동수를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중성자별의 진동을 통해 중성자별 내부구조와 구성물질을 추정할 수 있다. 특히 중성자별과 같은 밀집성의 진동은 중력파를 방출할 수 있어 중력파를 통한 중성자별의 진동수 측정은 중성자별 연구 더 나아가 고에너지 입자에 대한 연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5]는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의 축대칭이 있는 진동 모드를 보여준다. 중성자별의 역학적 시간은 수 밀리초이기 때문에 고유 진동수는 수 kHz로 나온다 된다. 이 수치 시뮬레이션에서 특정 모드에 대한 움직임을 뽑아내는 것은 매우 힘들지만 모드 재활용 방법(mode recycling method)을 이용하면 특정 모드에 대한 별의 움직임을 어느 정도 찾아낼 수 있다. [그림 6]은 그림 5에서 나오는 모드 중 몇 가지 특징적인 모드에 대하여 그린 것이다. 이를 통해 빠르게 회전하는 중성자별의 진동에 대하여 이해하고 여기에서 유래하는 다양한 현상 특히 중력파를 분석함으로써 중성자별 내부 물질(상태방정식)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Fig. 6. Eigenfunctions of several non-radial modes. Density and velocity fluctuation are shown in colors and arrows, respectively. Each figure represents left: inertial mode (i), middle: non-radial fundamental mode with l=2 (2f), and right: pressure mode with l=2 and n=1 (2p1), where superscript l and subscript n are a degree of spherical harmonics and the interior number of nodes, respectively. The mode recycling method is used to extract one specific mode.
Fig. 6. Eigenfunctions of several non-radial modes. Density and velocity fluctuation are shown in colors and arrows, respectively. Each figure represents left: inertial mode (i), middle: non-radial fundamental mode with l=2 (2f), and right: pressure mode with l=2 and n=1 (2p1), where superscript l and subscript n are a degree of spherical harmonics and the interior number of nodes, respectively. The mode recycling method is used to extract one specific mode.

블랙홀 시뮬레이션

성간 물질에서 중력 수축에 의해 별이 만들어질 때 많은 수의 별이 쌍성계를 이룬다. 이 쌍성계에서 일반적으로 질량이 큰 별은 더 빨리 진화를 하기 때문에 두 별 중 질량이 큰 별이 먼저 진화해 블랙홀이 될 것이다. 그 이후 동반성에서 블랙홀로 질량 유입이 있을 때(동반성의 적색거성 상태로의 진화 혹은 조석력에 의한 깨짐에 의한 물질 유입) 궤도 각 운동량으로 인해 디스크 형태를 이루며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게 되고 중력 위치 에너지가 빛으로 변환되어 강력한 에너지를 방출하게 된다. 이러한 천문학적 천체를 강착원반(accretion disk)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 강착원반은 강력한 X선을 내는 천체다(Low Mass X-ray Binary, LMXB).

또한 블랙홀로 디스크 형태로 질량 유입이 있을 경우 블랙홀 근처에서 질량 유입의 수직 방향으로 강한 물질의 방출이 이루어진다(천문학적 제트, jet). 특히 이 현상은 자기장의 역할로 인해 더욱 가속되고 자기장의 텐션(hoop stress)으로 인해 더욱 단단하게 묶이게 된다.

Fig. 7. Numerical simulation of the accretion disk around black hole. Strong outflows are shown in y axis which is a rotation axis of the accretion disk.

[그림 7]은 블랙홀 주변에서 물질 유입이 있는 경우 디스크의 생성과 그 수직방향으로 강한 제트가 방출되는 수치 시뮬레이션의 결과이다. 블랙홀은 원점에 존재하고 있으며 원심력 벽(centrifugal barrier)에 의해 디스크는 불연속적인 면이 존재한다.

한편 천문학적 제트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제트나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제트에 비해 극단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다. 제트의 안정성은 제트의 크기 반지름에 비해 얼마나 모양을 유지하며 퍼져 나갈 수 있는지 그 비율에 따라 제트의 안정성을 평가한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제트는 그 반지름의 수 배 정도 후에 모양이 깨지게 되는데 천문학적 제트는 제트 반지름의 수백만 배에서 수천만 배의 거리를 퍼져 나갈 수 있다. 천문학적 제트가 보이는 이러한 극단적인 안정성은 아직까지 천문학의 난제로 남아 있다.

그럼 제트는 왜 불안정성이 생기고 어떻게 안정성을 증가 시킬 수 있는 것일까? 제트는 일반적으로 주변 물질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주변물질과의 상대적인 속도 차이로 인해 불안정성을 유발한다. 이러한 불안정성을 켈빈-헬름홀츠 불안정성(Kelvin-Helmholtz instability)이라고 한다. 특히 제트 표면과 주변물질과의 속도차이가 있을 경우(매우 얇은 경계면을 따라 상대 속도가 반대의 경우, voltex sheet) 켈빈-헬름홀츠 불안정성은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제트표면에서 주변물질과의 속도 차이를 줄여주면 이러한 불안정성을 크게 줄여줄 수 있다.

제트는 앞서 기술한 것과 같이 그 발생과 가속에서 자기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자기장은 제트의 안정성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자기장의 텐션은 제트가 방사형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안정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에 착안하여 토카막 장치에도 플라즈마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기장을 이용한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장은 전류로 인한 불안정성(current driven instability)과 같은 또 다른 불안정성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천문학적 제트는 지구상의 제트와는 다르게 빛의 속도에 근접한 속도로 움직인다. 특히 감마선 폭발에서 나오는 제트의 속도는 로렌츠 인자(Lorentz factor)가 대략 100에서 1000에 이른다.6)7) 따라서 제트의 속도에 의한 특수상대론적인 효과가 매우 중요하고 이 효과는 제트의 안정성에 기여할 수 있다.

제트에 대한 안정성 분석은 일반적으로 선형화 방법을 이용한다. 이는 (자기)유체역학 방정식을 전개하여 첫 번째 차수의 항만 취해서 특정 파장에서 제트가 얼마나 불안정해지는 가를 보는 방식이다. 하지만 이러한 선형적인 방법은 제트의 섭동이 매우 작은 경우에만 만족하므로 제트의 불안정성이 생겨 그 섭동이 매우 커질 경우에는 만족하지 않는다. 이 경우 상대론적인 수치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따라서 제트에 대한 선형적 그리고 비선형적 상대론적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한 상호 보완적인 연구를 통해 제트의 안정성에 대하여 더 높은 이해를 할 수 있다.

Fig. 8. Numerical simulation of the astrophysical jets. Left: a jet without magnetic file and interal velocity shear, center: a jet with magnetic file which does not have current sheet at the surface, right: a jet with magnetic field and velocity shear.

[그림 8]은 유체역학 시뮬레이션을 통한 제트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 결과이다. 특정 파장에 대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서 제트의 섭동은 선형적 방법을 통해 얻은 결과로 주었다. 제트가 시간이 지나면서 불안정성에 의해서 와해되는데 앞서 여러 가지 요인이 제트의 안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영상이다. 왼쪽 영상은 일반적인 제트로 자기장과 제트 내부의 속도 차이가 없는 제트, 가운데는 제트가 자기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 그리고 오른쪽은 제트가 자기장과 내부 속도 프로파일에 속도 시어를 가지고 있는 제트이다. 이를 통해 제트의 자기장과 속도 시어가 제트의 안정성 향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마치며

이번 특집호를 통해 상대론적인 수치 유체역학 시뮬레이션 코드의 개발과 이를 이용한 다양한 천체물리학적 연구에 응용을 소개하였다.

수치상대론을 통한 연구는 전통적으로 관심이 높았던 상대성 이론과 컴퓨터 코딩에 대한 접목이다. 또한 중력파 검출과 다중신호 천문학의 시작 그리고 최근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망원경의 블랙홀 그림자 및 편광 관측으로 세계적으로 관심과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특히 최근 3번의 노벨 물리학상이 천체물리 특히 블랙홀과 고밀도 천체에서 나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반해 수치상대론 분야는 학문 특유의 어려움과 수치 코드 개발에 드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그로 인한 학위 과정의 뒤처짐의 이유로 후속 세대 양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학문적 관심이 실용적인 측면에 크게 초점이 맞춰지게 되면서 더욱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는 비단 수치상대론 분야뿐만 아니라 수치 계산을 이용한 천체물리를 연구하는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독립적인 수치코드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독자적인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만드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이번 특집호를 통해 수치 계산을 통한 천체물리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기를 기대해 본다.

각주
1)R. Arnowitt, S. Deser and C. W. Misner, General Relativity and Gravitation 40, 1997 (2008).
2)M. Shibata and T. Nakamura, Phys. Rev. D 52, 5428 (1995).
3)T. W. Baumgarte and S. L. Shapiro, Phys. Rev. D 59, 024007 (1999).
4)M. Ruiz, D. Hilditch and S. Bernuzzi, Phys. Rev. D 83, 024025 (2011).
5)A. Weyhausen, S. Bernuzzi and D. Hilditch, Phys. Rev. D 85, 024038 (2012).
6)T. Piran, Rev. Mod. Phys. 76, 1143 (2004).
7)E. S. Rykoff et al., ApJ 702, 489 (2009).
물리대회물리대회
사이언스타임즈사이언스타임즈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