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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발사체 발사의 의의

작성자 : 진승보 ㅣ 등록일 : 2021-10-21 ㅣ 조회수 : 153

저자약력

진승보 책임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 박사(복합재료 전공)로서, 현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본부 기획조정팀 팀장으로 재직 중이다. (jsbjsb@kari.re.kr)

2013년 1월 30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발사되어 나로과학위성을 목표궤도에 투입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발사체 개발에 성공한 국가가 되었다.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2018년 11월에는 우리나라가 개발한 75톤급 액체엔진의 성능검증을 위한 시험발사체 발사에 성공하였다. 그리고 3년이 흐른 지금 국내기술로 개발한 한국형발사체(누리호)의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마침내 발사체 기술 자립

그림1. 발사운용의 최종점검 과정을 수행중인 누리호 인증모델그림 1. 발사운용의 최종점검 과정을 수행 중인 누리호 인증모델.

누리호 발사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1.5톤급 실용위성을 지구저궤도(600∼800 km)에 투입 가능한 3단형 실용위성 발사체 기술자립 및 우주수송수단 확보로 위성 발사 등과 같은 우주개발을 자력으로 수행할 수 있고 우주탐사를 위한 기반기술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땅에서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발사를 할 수 있는 기간 발사체를 가지게 됨으로써 우주강국 진입 및 우주개발을 위한 국제공동프로젝트에 참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나로호부터 누리호까지 발사체 개발을 수행한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마침내 우리가 발사체 기술을 확보한다는 것이 가장 뜻깊은 일일 것이다.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그동안의 연구개발과정에서 있었던 환희와 기쁨, 때로는 좌절과 눈물의 과정들이 있었기에 현재와 같은 발사체 기술자립의 문 앞에 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발사체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과정

우리나라의 발사체 개발은 1980년대 후반 “고공탐사로켓 기본 기술 연구” 등을 통해 로켓 개발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1993년 1단형 고체추진 과학로켓(KSR-I) 개발을 완료했으며, 같은 해 6월 4일과 9월 1일 발사시험을 수행했고 이어 2단형 고체추진 과학로켓인 중형과학로켓(KSR-II)을 개발해 1997년 7월 9일과 1998년 6월 11일에 발사시험을 수행했다. 또한, 국내 최초의 액체추진 과학로켓(KSR-III)을 개발해 2002년 11월 28일 발사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학로켓 개발을 통해 발사체 설계 및 제작능력을 확보했으며, 발사체 지상시설을 구축하고,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위성발사체 개발을 위한 초석을 다져왔다.

그림2. 우리나라가 개발한 발사체그림 2. 우리나라가 개발한 발사체.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는 1단 액체엔진과 2단 고체엔진(킥모터)으로 구성된 2단형 발사체로 2002년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2009년 8월 25일에 1차 발사를 실시하였지만 페이로드 페어링의 분리 실패로 위성을 목표궤도에 진입시키지 못했다. 2010년 6월 10일 2차 발사 때는 비행 중 1단 연소구간에서 발사체 폭발로 실패했다. 1,2차 발사 실패에 따른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한 후 2013년 1월 30일 오후 4시에 마지막 3차 발사를 수행하여 위성을 목표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2002년부터 시작된 나로호 개발사업이 약 12년의 기간을 거쳐 마침내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은 ’07년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 수립을 통해 구체화되었다. 소형위성발사체(나로호)의 후속사업은 나로호 개발 사업 및 선행연구를 통하여 습득한 기술로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목표로 발사체의 핵심기술인 고추력 액체엔진의 국내 독자개발 능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2010년부터 착수한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은 국내 주도의 기술로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하는 계획으로 총 3단계 사업으로 계획되었다. 1단계 목표는 추진기관 시험설비 구축과 7톤 액체엔진 연소시험을 달성해 국내 액체 추진기관 개발을 위한 필수 시설인 추진기관 시험설비 10종의 구축과 함께 7톤급 액체엔진의 연소시험 수행으로 액체엔진 자력개발을 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 2단계 목표는 75톤급 액체엔진 1기를 활용한 시험발사체 발사로, 2018년 11월 28일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해 엔진이 151초간 연소하면서 최대고도 209 km, 지상거리 429 km 지점의 공해상에 낙하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하였다. 마지막 3단계 사업의 목표는 75톤급 엔진 클러스터링 기술개발 및 한국형발사체 2회 발사로 최종 목표인 한국형발사체 개발을 위한 단별 체계모델 조립 및 시험 등을 완료하고 한국형발사체 성능을 검증하는 최종 비행시험은 2회 예정되어 있으며, 2021년 10월과 2022년 5월에 비행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발사체 개발의 어려움과 극복

발사체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나로호 개발을 통해 이미 우리가 경험한 바 있으며 해외 우주개발 선진국에서도 일정 연기, 폭발 등의 소식도 들을 수 있다.  미국 SpaceX사의 Falcon-1 개발 시에는 처음 세 차례 비행에서 모두 실패하고, 네 번째 비행에서야 성공한 바 있고 미국 NASA에서 개발 중인 초대형 유인발사체 SLS (Space Launch System) 개발에서도 첫 발사 일정이 당초 계획 대비 4차례 연기되었다. 일본 H-II, H-3 개발도 첫 발사가 연기된 사례가 있다.

그림 3. 75톤급 액체엔진 비행모델 연소시험그림 3. 75톤급 액체엔진 비행모델 연소시험.

우리도 누리호 개발을 통한 발사체 기술 확보과정에서 여러 차례 어려운 과정을 겪었다. 우주 발사체 기술은 이중용도 사용으로 인한 위험성으로 기술이전 자체가 불가능하다. 우주 선진국이 수십 년간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축적한 기술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일이기에 수많은 난관을 스스로 돌파해야만 했다.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와 만나고, 때로는 예상했으면서도 쉽게 풀 수 없는 난제에 부딪히기도 했다. 나로호 1차, 2차 발사 실패와 연기 과정을 거치면서 수행된 수많은 조사, 점검 과정은 우리에게는 더 많은 경험과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마침내 성공한 3차 발사를 통해 그 기회를 한국형발사체 개발에 활용할 수 있었다.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을 통해 최초로 시도된 75톤급 액체엔진 개발은 개발과정에서 조립을 다시 하는 일은 다반사였고 제작은 물론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할 때도 있었다. ‘연소 불안정’ 문제 해결에만 10여 차례의 설계 변경과 20회가 넘는 시험을 거치는 등 1년 4개월의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3.5 m 직경에 벽 두께는 2~3 mm에 불과한 추진제탱크 역시 제작 불량이 발생하여 공정개발부터 다시 시작해 마침내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어려움이 반복될 때마다 연구진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해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모든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최종 발사를 앞둔 현재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누리호 개발과 같은 발사체 개발은 대형·장기 프로젝트인데 그 결과는 두세 번의 발사를 통해 판가름나게 된다. 10년 이상의 연구개발 끝에 확보한 기술이 약 15분 동안의 발사과정을 통해, 그것도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에서 작동해야 하는 제약을 감안한 채 그 성공유무가 결정된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의 모든 절차는 완료되었다.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발사대를 떠나기 직전까지 점검하고 확인하는 것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시작되는 발사체 개발

한국형발사체의 발사 이후에는 누리호를 활용하여 우리나라가 개발한 실용급 위성인 차세대중형위성, 차세대소형위성 및 초소형위성의 발사가 계획되어 있다. 2022년부터 착수하게 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을 통해 2027년까지 4차례의 발사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형발사체 개발 기술의 민간이전을 통해 체계종합기업을 육성함으로써 고도화 사업 이후 국내 위성 발사의 경우 민간주도로 발사서비스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는 다시 차세대 발사체라는 새로운 발사체의 연구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다가오는 2020년대 중반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중심으로 새로운 발사체의 연구개발이 수행되고 민간기업을 중심으로 누리호 기술이 바탕이 된 우주개발이 수행되는 등 국내 발사체 개발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태이론물리센터의 <크로스로드>지와의 상호 협약에 따라 크로스로드에 게재되는 원고를 본 칼럼에 게재합니다. 본 원고의 저작권은 아태이론물리센터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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