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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ysical Review Focus
등록일 : 2021-11-24 ㅣ 조회수 : 1,022복잡성, 원자에서 대기까지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은 복잡성의 이해에 관한 성과를 인정했다. 상의 절반은 미국 Princeton University의 Syukuro Manabe와 독일 Max Planck Institute for Meteorology의 Klaus Hasselmann의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는 인자를 특정한 공로에 주어졌다. 나머지 절반은 Sapienza University in Rome의 Giorgio Parisi에게 돌아갔는데, 그의 스핀 유리 이론은 단백질과 금융 시장을 포함한 넓은 종류의 무질서계를 이해하는 바탕이 되었다. 복잡성은 어디에나 있다. 1970년대 이래 몇몇 물리학자들은 스핀 유리의 복잡성에 집중해왔다. 스핀 유리의 특이한 미시적 구조로 말미암아 이상한 자성 특성이 발현되는데, 구리와 무작위적으로 배열된 철 원자의 금속 합금이 한 예이다. 철 원자의 자기 모멘트(스핀)는 상호작용 때문에 정렬된다. 그러나 결정 구조를 따라 스핀이 정렬되는 고체와 달리, 스핀 유리 상태에서의 상호작용은 물질 내에서 불균일하고 각각의 스핀이 경쟁적인 힘을 받아 무질서하다. 이를테면, 서로 같은 거리의 세 스핀의 각자가 나머지 두 스핀과 반대 방향으로 정렬하고자 한다면, 모든 스핀을 만족시키는 그런 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쩔쩔맴” 현상은 거의 같은 에너지를 갖는 다수의 평형 상태들을 만든다. 이는 스핀 유리의 평형 상태 에너지 함수를 그리면 거의 같은 깊이를 갖는 많은 수의 골짜기가 존재한다는 것과 같다. 1979년에 Parisi는 하나의 값을 갖는 질서 변수가 아니라 여러 값에 걸친 분포 형태의 새로운 질서 변수를 창안함으로써 스핀 유리 상태를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를 제시했다.1) 질서 변수의 대표적 예는 강자성체의 자기인데, 질서 변수가 1이면 모든 스핀이 정렬되어 있고, 0이면 무작위적임을 나타낸다. 통상적인 질서 변수는 스핀 유리에서 거의 0이라 쓸모가 없지만, Parisi의 다중 질서 변수는 스핀 유리 상태의 복잡성을 특징짓는 도구이다. 또한 Parisi와 다른 학자들은 스핀 유리 질서 변수의 이론을 체계화했다.2)3) 그들의 이론은 복제 방법을 사용하는데, 마치 계를 두 개로 복사하여 각각 따로 거동하게 하는 것이다. 어떤 스핀들은 똑같이 움직이겠지만, “쩔쩔맴”이 있는 스핀들은 두 계에서 다른 방향이 될 수 있다. Parisi의 질서 변수는 이러한 복제 계들이 서로 달라지는 정도를 측정한다. Ecole Normale Superieure의 Marc Mézard는 “두 계가 어느 정도 비슷하게 정렬되어 있을 확률”이라고 설명한다. 질서 변수를 알고 있으면 다른 많은 양을 계산할 수 있다. 엔트로피와 상전이 점을 결정하고 계가 하나의 평형 상태에서 다른 상태로 어떻게 바뀌는지 이해할 수 있다. Parisi의 모형은 구조화된 유리, 날알계, 단백질 구조, 금융 시장, 그리고 기계학습 알고리듬을 포함한 많은 분야에 응용되었다. National Research Council in Rome의 Andrea Cavagna는 “스핀 유리의 은유적 가치가 엄청났다.”라고 말했다. Mézard는 “노벨상으로 이론적 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Parisi의 연구가 미친 영향은 분명하다”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통계물리학은 미시적 상호작용을 바탕으로 거시적 거동을 설명하는 것이 목표인데, 무질서계는 이에 대한 특별한 도전이다. “어떻게 모든 스핀이 저마다 다른 환경을 갖는 계를 기술할 수 있는가?” Parisi가 그 방법을 보여주었다. 복잡계로부터 예측을 끌어내는 능력은 현대 기후 연구의 핵심이고, 이러한 토대의 많은 부분은 Manabe와 Hasselmann의 선구적인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1967년 Manabe와 연구팀은 대기의 복사와 대류를 모형화하여 지구의 온도 상승과 높아지는 이산화탄소 레벨 사이에 분명한 연관이 있음을 보였다.4) 1976년 Hasselmann은 기후 데이터에서 자연적인 요동을 다루는 방법을 알아냈고,5) 이를 이용해 인류 활동을 포함한 기후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요소들과 연관된 “지문”을 찾아내었다. Cavagna은 기후 과학과 스핀 유리 모형 둘 다 다중 길이 척도들을 다룬다고 말한다. 그는 세 명의 노벨상 수상자 모두 복잡성이 단순화될 수 있는 올바른 길이 척도를 찾아 문제를 들여다본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물리학이 매우 잘하는 일이 바로 단순화”라면서. |
주기적 구동계에서 열화 늦추기 주기적 구동계는 양자 현상과 새로운 물질 상태를 탐색하기 위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플로켓(Floquet)계가 비평형 “prethermal” 영역에 있을 때 이러한 현상들을 연구하기가 좋다. 그러나, 주기적 구동으로 운반된 에너지는 결국 계를 가열하여 열평형상태로 만들어 버리고 원하는 양자 상태에 관한 정보를 없애버린다. 최근 University of California at Berkeley의 William Beatrez와 연구팀은 다이아몬드 결함을 둘러싸는 핵스핀으로 만드는 플로켓계에서 thermalization을 현재까지 구현된 가장 긴 시간 동안 늦추는 데 성공했다.6) 이 연구는 prethermal과 thermalization 동역학을 관측할 수 있는 시간 영역을 크게 확장하여 매우 민감한 자력계와 스핀 센서를 구현할 가능성을 제시한다. 플로켓계를 구현하기 위해서 다이아몬드 질소 공극 중심에 레이저 펌핑을 가하여 분극을 만들고 마이크로파를 사용하여 분극을 주변의 탄소-13 핵으로 이동시키면 쌍극자 상호작용으로 나머지 다이아몬드로 분극이 퍼지게 된다. 가만히 두면 이 상태는 1.5 ms 내에 사라지지만, 연구팀은 라디오파 펄스로 계를 구동함으로써 핵스핀에서 집합적 세차운동을 유도하여 분극의 수명을 60,000배 이상 늘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세차운동을 핵 자기 공명을 이용하여 측정했다. Beatrez와 연구팀은 그들의 방법으로 prethermal 상태를 지속하는 정도가 놀라운 수준이라 자평했다. 이전의 극저온 원자를 이용한 실험들은 prethermal 상태를 대략 22,000 구동 주기 정도 유지했다. 그들의 실험은 수명을 1,600,000 구동 주기로 늘였다. 연구팀은 시간 격자 같은 비평형 현상을 연구하는데 이러한 이점을 이용할 수 있으리라 전망한다. |
격자 위의 양자입자 흉내내기 양자시뮬레이터는 제한적 용도의 양자컴퓨터이다. 고전적인 방법으로는 너무 복잡하여 시뮬레이션하기 힘든 특정한 양자계의 거동을 복제하도록 구현한다. 상대적인 단순함 덕분에 많은 연구자는 양자시뮬레이터가 보편적 양자컴퓨터보다 더 이른 시일에 뭔가 실용적인 결과를 가져다줄 수도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러한 목표에서 University of Waterloo의 Christopher Wilson과 연구팀은 칩 기반 초전도 공동을 이용하여 격자 위 양자입자를 흉내 내는 양자시뮬레이터를 구현하였다.7) 이러한 입자-격자계는 고온 초전도체 혹은 원자핵 안 입자의 거동 모델로서 사용될 수 있다. 연구팀이 시연한 초전도 공동은 공동의 크기에 의해 결정되는 특정 주파수 혹은 모드의 마이크로파 복사를 잡아둔다. 한쪽 끝에서 광자의 진행을 지연함으로써 공동의 유효 크기를 바꿀 수 있다. 공동이 여러 개의 마이크로파 광자를 가둔다면, 유효 길이를 조절해서 여러 공동 모드가 서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실험 장치를 이용해서, 소위 bosonic Creutz ladder라고 불리는, 보존 입자가 4 노드의 격자 위에서 이동하는 간단한 모형을 구현하였다. 연구팀의 Creutz 모형 구현에서는 공동-모드의 상호작용을 조절하여 각각의 공동-모드가 하나의 격자 노드에 대응될 수 있도록 하였다. 연구팀은 다른 주파수의 마이크로파를 공동에 인가해 시뮬레이터를 실시간 프로그램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러한 기술은 칩 위에 여러 초전도 공동을 집어넣어 보다 복잡한 양자계를 흉내내도록 확장할 수 있을 것이다. |
*Translated from English and reprinted with permission from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
*This work may not be reproducded, resold, distributed or modified without the express permission of the American Physical Society.
[편집위원 김동희 (dongheekim@gist.ac.kr)]
- 각주
- 1)G. Parisi, Phys. Rev. Lett. 43, 1754 (1979).
- 2)G. Parisi, Phys. Rev. Lett. 50, 1946 (1983).
- 3)M. Mézard et al., Phys. Rev. Lett. 52, 1156 (1984).
- 4)S. Manabe and R. T. Wetharold, J. Atmos. Sci. 24, 241 (1967).
- 5)K. Hasselmann, Tellus 28, 473 (1976).
- 6)W. Beatrez et al., Phys. Rev. Lett. 127, 170603 (2021).
- 7)J. S. C. Hung et al., Phys. Rev. Lett. 127, 100503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