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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의 위기와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

작성자 : 이재갑 ㅣ 등록일 : 2021-12-16 ㅣ 조회수 : 749

저자약력

이재갑 교수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원 의학박사(2010)로서 고려대의료원 내과 전공의(2000-2004), 국제협력의사-카자흐스탄 파견(2004-2006), 고려대 구로병원 전임의(2006-2007)를 거쳐 현재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분과장(2008-),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대우(2021-)로 재직 중이다.

델타 변이의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말미암아 백신만으로 유행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낭만은 깨어진 지 오래며 코로나19의 유행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자각하게 되면서 각 국가들은 나름의 일상을 회복하는 전략을 시작하였다. 국가마다 경험한 코로나19의 유행 수준이 다르고 의료체계도 다양하며 코로나19를 위험으로 인식하는 수준도 다르기 때문에 각국의 위드코로나 전략은 다르게 나타날 수밖에 없고 어떤 국가의 모습이 성공 또는 실패라고 하기는 어렵다. 개별 국가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찾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완료율이 70%를 넘는 때를 위드코로나의 적용시점으로 정하고 단계적 일상 회복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본격적인 위드코로나의 시기를 시작하였다. 10월 중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민관협의체인 일상 회복 지원위원회를 총리 산하에 구성하여 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1월 2일 드디어 단계적 일상 회복의 1단계를 시작하였다.

우리나라의 단계적 일상 회복은 3단계로 진행하며 1단계에서는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을 없애거나 완화하고 2단계에서는 대규모 행사를 허용하며 3단계에서는 사적 모임의 인원 제한을 해제하는 형태로 구성되었다. 각 단계의 이행은 6주마다 평가하며 안정적인 상황이 유지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며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는 단계의 완화는 연기될 수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의 과정 중에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할 수 없는 수준으로 입원환자와 중환자가 발생하게 되면 비상계획이 발동되어 일시적으로 거리두기를 강화할 수 있는 안전장치도 마련하였다.

백신 접종률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델타 변이의 어마어마한 전파력으로 인하여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하면 확진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중증 환자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전국의 상급종합병원에는 준중환자 병상을, 병원급 의료기관에 중등증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을 확보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전국의 병원들이 중환자와 입원 환자를 위한 병실을 증설하기도 전에 확진자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중환자와 입원환자가 급격히 늘면서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증가하였다.

정부는 11월 29일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였으나 주로 의료 대응의 확충에 대한 내용이 담겼을 뿐 유행상황을 완화할 수 있는 거리두기와 관련된 대응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한동안 의료체계는 매우 어려운 시련을 겪게 될 것이다.

위드코로나의 시대 확진자와 중환자의 증가는 어떻게 막을 것인가?

첫 번째, 의료대응체계가 버틸 수 있도록 확진자 규모와 중환자 증가의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 위드코로나의 상황에서 거리두기의 완화는 필연적이지만 각 나라마다 거리두기의 완화가 유행에 끼치는 영향은 다르게 나타나므로 점진적인 완화가 필요하다. 만약 완화 이후 급격한 환자의 증가가 있다면 거리두기의 속도를 조절하여 다시금 유행상황을 안정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두 번째, 추가접종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많은 백신학자들은 코로나19의 백신 접종이 델타변이 이후의 상황에서는 3회 접종이 기본이라고 설명한다. 2회 접종 이후 고위험군에서는 4개월 이후 감염예방효과와 중증예방효과가 감소하기 시작하며 젊고 건강한 성인에서도 5‒6개월이 지나면 감염예방효과가 감소한다. 4‒6개월을 기점으로 하여 3차 접종을 시행하는 것이 기본 접종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3회 접종을 완료한 사람에 대해서는 추후 예방효과의 감소 정도를 다시 확인하여 추가접종 일정을 조정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50대 이상의 3차 접종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 연령대의 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되는 12월 말 이후에는 중증 환자도 다시금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 번째 마스크, 손 위생 등 개인 위생 수칙의 준수이다. 델타변이의 유행으로 마스크를 벗는 삶은 앞으로 몇 년 이상 더 늦추어야 할 때가 되었다. 코로나19 이후 강조되는 개인 위생의 준수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지켜야 할 덕목이다.

코로나

11월 말 남아프리카에서 시작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변이 자체의 존재가 확인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보의 수준은 제한적이지만 몇 가지 우려되는 측면이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올해 여름부터 델타변이가 지역사회 내 만연해 있었는데 11월 이후 감염 환자의 증가와 함께 오미크론 변이가 전체 유행의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델타변이의 유행을 이겨낼 정도의 전파력 또는 백신 효과의 감소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오미크론의 변이에 대한 분석에서 전파력을 증가시키는 알파 변이나 델타 변이와 유사한 유전자 변이가 관찰되고 백신의 효과를 상당히 감소시키는 베타 변이와 유사한 유전자도 확인되고 있다. 백신 효과의 실제적인 감소와 관련하여서는 1‒2주내 세포 단계에서의 실험 결과를 통해 백신의 효과 감소 가능성은 검증될 것이다. 실제 지역사회 내에서의 유행 상황이 지속되면 백신의 실제 효과가 감소할지 중증화 정도나 치명률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분석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도 11월 29일부터 남아프리카 8개국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내국인에 대해서는 10일간의 시설격리를 발표하였다. 추후 지역사회 유행이 확인되는 국가에 대한 입국 관련 조치는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리가 델타에서도 보았듯이 국경의 통제는 해외 유입을 늦출 수는 있으나 근원적인 차단책이 될 수는 없다. 국내 유입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하면서 준비를 해야 할 때다.

현 상황의 타개책으로도 언급되었지만 전 국민의 예방접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접종자의 접종을 더욱 독려해야 하며 소아청소년의 접종도 적극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백신 접종 후 시간이 지난 사람들도 3차 접종을 반드시 맞아야 한다. 오미크론 변이 때문에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데 백신을 더 맞으라고 부탁하는 이유는 변이 바이러스라고 하더라도 백신 효과를 완전히 떨어뜨릴 수는 없으며 더 높은 항체가를 유지할수록 감염예방의 효과는 더 크게 나타난다.

일부 예방효과의 감소가 발생하더라도 중증 예방 효과는 상당 부분 보전되기 때문에 중증 환자와 사망환자의 감소를 위해서라도 백신 접종을 부지런히 해야 한다. 이렇게 3차 접종을 진행하는 동안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외 백신회사와 접촉하여 변이 바이러스 대응 백신의 사전 구매도 준비해야 한다.

국내의 유행상황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외부에는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도 걱정되는 때이다. 이제 정말 우리가 일상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포기하고 코로나19의 장기적 유행에 맞추어 우리의 삶의 모습을 변화시킬 때가 된 것 같다. 진정한 위드코로나는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이런 코로나의 유행상황에서도 안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후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국민들의 자발적인 방역 동참으로 인하여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냈다. 위드코로나와 함께 찾아온 이 위기도 국민과 함께 잘 이겨낸다면 코로나의 유행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위드코로나는 성큼 우리 곁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아태이론물리센터의 <크로스로드>지와의 상호 협약에 따라 크로스로드에 게재되는 원고를 본 칼럼에 게재합니다. 본 원고의 저작권은 아태이론물리센터와 원저작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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