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지난호





|

PHYSICS PLAZA

새로운 연구결과 소개

등록일 : 2022-02-21 ㅣ 조회수 : 1,390

   

Conformal Quantum Dot-SnO2 Layers as Electron Transporters for Efficient Perovskite Solar Cells


김민진, 조임현, 김동석 (KIER), Science 357, 305 (2022).


그림 설명▲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상용화를 위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식도.

최근 유래 없던 이상기후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여러 가지 정책을 실행 중이며,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 또한 최근 206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이러한 세계적 상황에 따라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에너지 전환과 특히 재생가능한 에너지 확대는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오늘날 친환경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태양전지는 인류에게 반영구적인 에너지를 제공함으로써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분야 중 하나이다. 태양전지 기술은 보통 세대로 구분된다. 1세대 태양전지는 다결정(mc-Si) 및 단결정(sc-Si) 실리콘으로 만든 태양전지를 의미한다. 2세대 태양전지는 다양한 종류의 박막 태양전지군을 의미하며, 비정질실리콘(a-Si) 태양전지, 구리-인듐-갈륨-셀레나이드(CIGS) 태양전지, 카드뮴-텔류라이드(CdTe) 태양전지 등을 통칭한다. 3세대 태양전지로는 염료감응형 태양전지(Dye-sensitized Solar Cell, DSSC), 유기 태양전지(Organic Photovoltaics, OPV), 양자점 태양전지(Quantum-dot Solar Cell, QDSC), 그리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Perovskite Solar Cell)가 있다. 

이중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용액공정을 통해 값싸고 손쉽게 제조할 수 있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연구되어지고 있는 분야이다. 국내에서 25.7%의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으나, 0.1 cm2 이하인 소면적 셀이며, 대면적(200 cm2 이상) 제조 기술은 일본 등 다른 나라에 뒤처져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상용화를 위한 고효율·대면적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고효율·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모듈을 제조하기 위해서는 전자수송층을 얇고 균일하게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께가 얇을수록 빛을 잘 통과시키기 때문에 높은 전류값을 구현할 수 있으며, 균일하지 못한 전자수송층은 결함으로 작용해 대면적 모듈 제조 시 효율 손실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전자수송층은 화학용액증착법(Chemical Bath Deposition, CBD)으로 제조된 산화주석(SnO2) 또는 치밀막 산화타이타늄(Compact TiO2) 위에 다공성 산화타이타늄(mesoporous TiO2)을 형성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SnO2 CBD는 저온 공정이 가능하지만, 제조시간이 매우 길며 넓은 면적에서는 균일성이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산화티타늄은 박막의 안정성이 낮고, 500도 이상에서 1시간 이상 고온 처리를 거쳐야 해 대면적 상용화에 적합하지 않은 방법으로 여겨져 왔다.

이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김동석 박사 연구팀은 두께가 얇고 균일하며 10분 내에 저온에서도 제조 가능한 전자수송층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크기에 상관없이 균일한 박막을 짧은 시간 내에 150도 이하 저온에서 형성할 수 있어 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드는데 최적화된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술의 핵심은 산화주석과 산화티타늄 박막을 이중으로 코팅하는 것으로, 먼저 산화 타이타늄을 치밀막을 형성한 뒤 산화주석 나노입자를 도포하는 방식이다. 이때 폴리아크릴릭산(Poly Acrylic Acid, PAA)을 이용하면 두 입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굴곡진 표면에서도 균일한 두께로 산화주석을 결함 없이 코팅할 수 있다. 이렇게 형성된 전자수송층을 태양전지에 활용할 경우 전하의 재결합을 억제하고, 빛 흡수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고효율 태양전지를 얻을 수 있다. 0.1 cm2 이하 소면적 태양전지 효율 25.72%로 비공인 세계기록을 달성했으며, 국제공인인인증기관(Newport)에서도 25.4%의 효율을, 25 cm2 및 64 cm2 크기의 서브모듈에서도 각각 21.66% 및 20.55% 공인인증효율을 기록하여, 각 면적에서 모두 세계최고 수준의 변환효율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연구결과는 고효율·대면적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상용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가 원천기술이나 원리에 중접을 두어 연구하였다면, 앞으로는 실리콘 태양전지를 대처할 만한 상업적인 관점에서의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서 다양한 종류의 태양전지가 상업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해 본다.



   

Topological Magnon Band Crossing in Y2Ir2O7


Thi Huyen Nguyen, Jaeseok Son, Soyeun Kim, Hwanbeom Cho, Choong H. Kim, Y. P. Wang, Kenneth S. Burch, In-Sang Yang, Jaehong Jeong, Je-Geun Park, S. J. Moon, and T. W. Noh, Phys. Rev. Lett. 127, 267203 (2021).


그림 설명▲ (a) R2Ir2O7의 마그논 봉우리 (R = Sm, Eu, Y). (b) 선형 스핀파 이론으로 계산한 Y2Ir2O7의 마그논 밴드 분산. (왼쪽) Model A. (오른쪽) Model B. (c) Y2Ir2O7의 A1g 포논 모드 에너지. (d) 스핀-격자 결합을 고려한 tight-binding 이론 계산을 통해 얻은 반강자성 상태에서 Y2Ir2O7의 A1g 포논 모드 에너지 변화. (e) R2Ir2O7 (R = Sm, Eu, Y)의 D/J 값. c-MB: 마그논 밴드가 교차하는 밴드 구조. n-MB: 마그논 밴드가 교차하지 않는 밴드 구조.

위상 특성은 위상 절연체, 비정상 홀 효과, 위상 초전도체와 같은 흥미로운 현상들을 유도하는 원인으로서 응집 물질 물리 학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응집 물질의 위상 특성에 대한 연구의 대부분은 물질을 구성하는 전자의 밴드 구조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밴드 구조의 위상 특성은 주기성을 갖는 계에서는 계를 구성하는 입자의 종류와 무관하게 나타날 수 있다.

최근에는 전자의 스핀으로 이루어진 계의 위상 특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도체 자성 물질의 마그논(magnon) 밴드 구조가 위상 특성을 가질 경우, 전하를 띠지 않는 마그논의 특성으로 인해 에너지 손실이 없는 스핀 수송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는 학문적으로 흥미로운 연구 주제일 뿐 아니라 스핀트로닉스 소자로에도 활용될 수 있다.

파이로클로르 구조를 갖는 이리듐 산화물 R2Ir2O7(R: 희토류 원소)은 마그논 밴드 구조의 위상 특성을 연구하기에 적합한 물질이다. R2Ir2O7의 자성을 결정하는 Heisenberg 상호 작용(J)과 Dzyaloshinskii-Moriya(D) 상호 작용 크기의 비율에 따라 서로 다른 위상 마그논 상태가 나타날 수 있음이 이론적으로 제안되었다. D/J가 특정 값보다 작으면 마그논 밴드의 교차가 없는 상태가 나타나며, D/J가 특정 값보다 크면 밴드의 교차가 있는 상태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R2Ir2O7에서 마그논 밴드 구조의 위상 특성과 상전이는 실험을 통해 확인된 바가 없었다.

본 연구진은 라만 산란 분광 실험을 통해 반강자성 부도체인 Y2Ir2O7, Eu2Ir2O7, Sm2Ir2O7의 마그논 밴드 구조를 연구하였다. R2Ir2O7의 마그논 위상 특성을 정확히 규명하기 위해서는 J와 D의 정확한 값을 알아야 한다. 본 연구진은 서로 상보적인 두 가지 접근법을 활용하여 이들의 정확한 값을 구할 수 있었다. 먼저, 반강자성 상전이 온도 이하에서 나타나는 마그논 봉우리(peak)의 에너지를 선형 스핀파 이론 계산과 비교하여, 서로 다른 두 쌍의 (J, D) 값[그림의 Model A, Model B]이 마그논 봉우리의 에너지를 설명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반강자성 상전이 온도 이하에서 나타나는 포논 모드의 에너지 변화 크기를 스핀-격자 상호 작용을 고려한 tight binding 모델 계산으로 분석하여, Y2Ir2O7에서는 Model B, Eu2Ir2O7, Sm2Ir2O7의 경우에는 Model A가 포논 모드의 에너지 변화를 설명할 수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결과는 Y2Ir2O7는 밴드 교차가 있는 마그논 밴드를 가지고 Eu2Ir2O7, Sm2Ir2O7는 밴드 교차가 없는 마그논 밴드를 가지며, R2Ir2O7에서 희토류 원소의 종류에 따라 마그논 밴드의 위상 상전이가 일어남을 의미한다.

본 연구 결과는 라만 산란이 마그논 밴드 연구에 활용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특히, 라만 산란은 에너지 분해능이 높아 마그논 밴드의 미세 구조를 파악하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 결과는 R2Ir2O7가 마그논 밴드의 위상 특성 제어가 가능한 물질군임을 보임으로써 이들 물질의 마그논 밴드 위상 특성에 대한 실험 연구를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Unconventional Interlayer Exchange Coupling via Chiral Phonons in Synthetic Oxide Heterostructures


정승교, 김영민, 한정훈, 최우석 (성균관대), 서성석 (University of Kentucky), Valeria Lauter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Takeshi Egami (University of Tennessee), Sci. Adv. 8, eabm4005 (2022).


그림 설명▲ (위) 격자 떨림에 의해 전파되는 자성 상호작용과 이를 구현하기 위해 제작된 단일 원자층 두께가 제어된 인공 산화물 결정의 모식도와 다양한 원자층 두께로 조절된 SrRuO3/SrTiO3 복합구조의 투과 전자 현미경 실험 이미지. (아래) 저온에서의 자성은 비자성 절연체 층의 원자층 단위 두께에 따라 진동하는 매우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줌. 이는 초격자 시스템 내에 층간 교환상호작용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함.

두 자성체 사이에 자성이 없는 얇은 도체가 끼워져 있으면 도체 내 자유전자에 의해 두 자성체 사이에 층간 교환 상호작용(interlayer exchange coupling)이 나타난다. 이는 RKKY(Ruderman-Kittel-Kasuya-Yosida) 상호작용이라 불리며, 비자성 도체의 두께에 따라 자화 정렬 방향이 진동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알베르 페르와 페터 그륀베르크는 층간 교환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드디스크에 활용되는 거대자기저항을 발견하여 2007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반면에 두 자성체 사이에 도체가 아닌, 자성이 없는 부도체가 끼워져 있는 경우에는, 두 자성체를 매개할 자유전자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에 알려진 RKKY 층간 교환 상호작용이 적용될 수 없으며, 특히 비자성 도체의 두께에 따라 자화 정렬 방향이 진동하는 층간 교환 상호작용은 아직까지 관측된 바가 없다.

한편, 격자진동이 양자화된 phonon은 자체적으로는 스핀을 갖지 않지만 유효한 각운동량을 갖게 된다면 spin과 강하게 상호작용한다는 것이 이론적, 실험적으로 밝혀졌다. Chiral phonon은 광학적으로 유도된 유효 자기장, AC Stark effect, phonon Hall effect, topologically-induced viscosity split 등 다양한 자기 양자현상의 원리를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magnon 또는 원형 편광된 photon과의 강한 결합 특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스핀트로닉스 또는 광전자 소자가 제안되는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정승교 박사와 최우석 교수 연구진은 phonon과 spin이 강하게 상호작용하는 인공 산화물 결정, 즉, 강자성 도체인 SrRuO3와 비자성 부도체인 SrTiO3를 번갈아 쌓아 만든 초격자를 제작함으로써 새로운 종류의 층간 교환 상호작용을 제시했다. 우선 초격자의 SrTiO3(1 unit cell=0.4 nm)를 원자 층 수준으로 정밀 제어하여(위 그림), 비자성 부도체 층의 두께에 따라 자성체 층의 스핀 정렬의 방향이 진동하는 것을 확인하였다(아래 그림). 나아가 편광 중성자 반사율 측정(polarized neutron reflectometer)을 통해 층층이 변화하는 나선형 스핀 구조를 실험적으로 관측해, 실재로 초격자에서 특이한 층간 교환 상호작용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비자성 부도체에서는 자유전자와 같은 매개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층간 교환 상호작용의 존재로부터 새로운 spin 매개체의 도입이 필요하다.

본 연구진은 새로운 층간 교환 상호작용의 매개체의 유력한 후보로 chiral phonon을 제시했다. Chiral phonon은 자유전자와 달리 부도체 층을 가로질러 전파될 수 있고 spin, orbital, phonon 자유도 간의 강하게 결합된 산화물 시스템에서 층간 교환 상호작용을 유도하기에 적절하다. Chiral phonon을 부도체를 가로지르는 새롭게 발견된 층간 교환 상호작용의 매개체로 제시하기 위해서는 초격자 내에서 chiral phonon의 존재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공초점 라만 분광법(confocal Raman spectroscopy)을 수행해, SrRuO3층의 강자성 정렬 온도 아래에서 phonon의 chiral 대칭성이 깨지고, 나아가 phonon Zeeman 효과가 나타남을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실험 연구로, chiral phonon과 spin 사이의 구체적인 상호작용의 메커니즘을 다루지 않았다. 그럼에도 초격자에서 나타나는 특이한 자성 정렬의 진동 파장과 chiral 대칭성이 깨진 phonon의 파장이 유사하다는 사실로부터 새로운 형태의 층간 교환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본 연구 결과는 원자 층 수준 정밀 제어된 인공 산화물 결정을 통해 포논으로 인해 전달되는 새로운 방식의 층간 교환 상호작용을 최초로 관측함으로써, 다양한 양자 자성연구에서 포논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는데 의미가 있다. 또한 chiral phonon과 관련한 다양한 형태의 후속연구를 기대하게 한다.



물리대회물리대회
사이언스타임즈사이언스타임즈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