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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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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돈에도 방정식이 있다

편집후기

작성자 : 정우성 ㅣ 등록일 : 2022-07-07 ㅣ 조회수 : 561

“복잡계 관점에서 바라본 한국 금융시장의 동역학적 특성”. 2006년 받은 박사학위 졸업논문 제목이다. 복잡계와 경제물리학이라는 분야가 생겨날 즈음 학위과정에 들어가서 논문 주제로 선정한 이후 여러 일이 있었다. 특이하고 재밌는 주제라는 평가뿐 아니라, 그것이 물리냐는 비판도 있었다. 대학원생이었던 필자뿐 아니라 통계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의 볼츠만 상을 받은 석학 역시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뿐 아니라 경제 분야 학회에서는 발표를 시작하자마자 혹독한 비판 덕에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한 석학 강연도 목격했다. 새로운 도전의 과정에서는 필연적인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자신이 재미있고 흥미로운 주제를 탐구하는 물리학자들이기에 그런 목소리에 그리 많이 속상하지 않았던 측면도 있었다. 학위과정을 마치고, 경제물리학이 태어난 곳에서 보내었던 박사후연구원 시절은 여러 의미에서 뜻 깊었다. 경제물리학이 사회물리학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목격할 뿐 아니라, 함께 그것을 만들어가는 희열을 느낄 수 있었다.

경제물리학뿐 아니라 사회 현상을 탐구하는 물리 분야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의미 있는 연구 성과가 꾸준히 나오고, 여러 곳에서 필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물리학 전공자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보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발판이다. 특히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은 연구할 주제와 대상을 무한히 확장시켰다. 최근의 물리학은 경제뿐 아니라 더욱 많은 사회 현상을 연구한다. 얼마 전 ‘물리학과 첨단기술’에 소개된 ‘도시물리학’뿐 아니라 사회물리, 스포츠물리 등의 세부 분야를 만들었다. 사회과학에서도 더욱 많은 데이터와 계산을 다루면서, 계산사회과학(Computational Social Science)이라는 영역이 커지고 있다. 그러면서 이전보다 훨씬 많은 학문 간 융합 연구가 이루어진다. 호기심을 자아내는 의문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건 달려가서 연구하며, 선입견 없이 누구와 협력하고 논쟁하는 물리학자들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번 특집에서는 가장 널리 쓰이는 금융시계열과 행위자분석모형을 중심으로 경제물리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을 소개하였다. 나아가 경제·경영연구소, 컨설팅회사, 금융회사 등에서 일하는 물리학 박사들이 이야기하는 경제물리학의 의의와 물리학자들의 강점을 소개한다. 경제물리학의 현재를 살피고 미래를 조망하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객원 책임편집위원 포항공과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정우성 (wsjung@postech.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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